제임스 조이스, 어느 더블린 사람에 대한 일대기 (만화평전)
알폰소 자피코 지음, 장성진 옮김 / 어문학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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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모임의 좋은 점이 많지만 그래도 가장 큰 장점은 책을 완독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잘 읽든 아님 힘들게 꾸역꾸역 대충 읽어내던, 어쨌든 모임 날까지 책을 끝까지 읽어야만 한다. 무조건 완독해야 한다는 각오와 그것을 해낼 수 있는 의지가 있어야 독서모임에 참가할 자격이 있는 것이다.

 

독서모임에서 호메로스의 오뒷세이아를 읽었고, 그 덕분에 율리시스까지 읽을 수 있었다. 모임이 아니었다면 아마 이 두 책을 읽지 못했을 것이다.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는 읽기가 쉽지 않았다. 좋은 문장도 많았지만 대다수 글들의 맥락과 작가의 여성관, 등장인물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아 어려웠다.

 

독서모임의 회원 중 한 분은 책을 읽을 때, 그 책에 나오는 배경지식이나 작가에 대해 아주 열심히 공부하며 읽으신다. 영문학 전공자라 원문과 한글 번역본을 동시에 읽는다. 율리시스의 문장이 굉장히 음악적이라 영어 원문으로 읽으면 훨씬 더 소설 이해가 좋을 것이다. 그 분의 열정을 보면서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지만(도움도 많이 받았다) 한편으로 우리가 소설을 읽을 때 작가가 의도하는 소설의 배경을 그 정도까지 낱낱이 파헤치며 읽어야 하는가?’라는 회의가 들기도 했다.

 

소설에는 분명 글을 쓰는 작가의 개인적 체험이 많이 반영되어 있다. 그 배경을 무시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우리가 소설을 읽을 때, 어디까지 그것을 참조해야하는지도 고민이 된다. 나는 작가의 이력이나 소설의 배경이 되는 실제적인 것을 조금만 참조하고, 작가의 글에서 내 나름의 느낌을 받거나 상상하는 것을 더 좋아한다. 소설을 읽으며 그 내용이나 출처에 대해 너무 많이 고민하고 알고자 한다면 한 번씩 이런 뒤통수를 맞을 수도 있다.


-p172

 

알폰소 자피코의 그래픽 노블 제임스 조이스는 글과 그림이 많은 책이다. 조이스의 삶을 연대기적으로 충실히 서술했다. 제임스 조이스의 조상부터 시작해 역사적인 사실들과 주변 인물 등을 상세하게 묘사했으며 그림도 정갈하다. 조이스에 대해 이 책 한 권만 읽어도 충분히 알 수 있을 정도로 잘 정리해 놓았다. 조금 가볍고 쉽게 읽히는 그래픽 노블의 특성도 잘 살렸고 만화가 주는 유머러스한 느낌도 상당히 좋다. 원제목인 ‘Portrait Of A Dubliner’에 맞게 제임스 조이스의 인생 전체를 일목요연하게 잘 꿰뚫어 놓았다.

 

자피코는 그의 만화평전을 통해서 조이스의 작품을 어려워하거나 사전처럼 두꺼운 조이스의 자서전을 선뜻 읽을 엄두를 내지 못했던 독자들을 단숨에 사로잡았으며, 아일랜드의 거장인 조이스의 삶과 그의 예술가적 기질을 가감 없이 표현해 냈다.(p7)”라는 커커스의 평에 걸맞다.

 

 

제임스 조이스의 삶은 소설 율리시스의 문장과 닮아 있었다. 그는 즉흥적이고 자유분방하며, 술주정뱅이에다 낭비벽이 심한 사람이었다. 평생 가난에 시달려 여러 군데를 전전해야 했지만 거기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 나름의 삶을 산다.



-p.43

 

자신감이 대단하다.


-p.116

 

밥맛없는 말투도.


-p.166~167

 

마르셀 프루스트와 만난 일화가 재미있다.

그렇지!

프루스트씨라면 당연히 이렇게 가차 없이 떠나갔을 것이다.

처음 만난 사람에게 느껴지는 인상과 성격 파악에 탁월한 프루스트씨가 본 조이스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엄청 궁금하다.

 

조이스는 아첨하기 않고 기분대로 살아가는 대책 없는 사람이기도 했다. 율리시스의 출판이 어려웠을 때, 그의 책을 처음으로 출판해 주고 10년 동안이나 도와준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실비아 비치여사에게도 나중에 별로 고마워하지 않았다.



-p.161

 

친구 버전에게 보낸 편지의 내용이 조이스의 성격을 가장 잘 나타내 준 것 같다. 자신이 마음만 먹으면 앞과 뒤를 생각하지 않고 뭐든지 했던 사람의 글에 저절로 웃음이 나왔고, ‘인생 이렇게 한 번 살아봐도 괜찮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해본다.



-p.170

 

조이스는 녹내장으로 눈이 좋지 않아 여러 번 수술도 하고 통증으로 고통을 겪었지만 글을 쓰고자 하는 열정만은 대단했다. 침대에 누워서도 계속 글을 썼다.

 

 

 

이 책으로 조이스의 인생에 대해 많이 알게 되었다. 어쩌면 그의 삶에 대해 몰랐으면 더 좋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실망한 부분도 많지만, 결국 그러한 것이 바탕이 되어 젊은 예술가의 초상’, ‘더블린 사람들’, ‘율리시스라는 걸작이 탄생했으니 조이스라는 인간을 만날 수밖에 없다. 조이스는 평생 불행한 삶을 살았다. 딸 루치아의 정신병으로 고통도 받았다. 그렇지만 조이스가 겪은 불행은 그 자신 스스로의 선택에 의한 것이 많으니 그의 삶이 불행보다는 행복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본다. 아일랜드를 대표하는 상징성, 그리고 그가 쓴 소설속의 문장으로 제임스 조이스라는 이름을 확실히 각인시켰으니 그의 인생은 성공한 셈이다.



순전히 율리시스때문에 방문했던 파리의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서점.

 

 

조이스는 자발적으로 아일랜드를 떠났지만 그의 글은 아일랜드에 깊은 뿌리를 두고 있다. 밖에서 객관적으로 자신의 조국을 들여다보며 신랄하게 비판하지만, 밖에서 본 아일랜드가 전부가 될 수는 없다. 자신이 힘들 때 영국에서 주는 후원금을 받아 쓴 적도 있다. 그런 정체성의 혼란이 평생 조이스를 괴롭혔을 것이다. 그의 인생에서 그런 인간의 불완전함을 본다. 누구나,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내 인생에서도 불완전함은 존재한다.

 

그것으로 조이스는 소설을 썼고, 우리는 그의 글을 읽으며 불완전함의 보편성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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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3-06-12 18: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일단 아숩게도 그래픽 노블 평전
은 저희 동네 도서관에는 비치되
어 있지 않네요 흠 -

파리에 두 번이나 갔지만, 그 시절
에는 지금처럼 책에 대한 애정이
없어서인지 <셰익스피어> 캄퍼니
는 가보질 못했네요.

다시 가게 된다면 일빠로 찾을 곳
인데 말이죠 ㅋㅋ 뭐 인생이 그런
거죠.

페넬로페 2023-06-12 19:12   좋아요 1 | URL
이 책이 그래픽 노블이지만 조이스에 대해 잘 서술되어 있어 만족했어요.
도서관에는 왜 그래픽 노블을 희망도서로 받지 않는지 모르겠어요 ㅠㅠ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에서 내부는 사진 찍지 말라해서 조금 빈정 상했어요~~ ㅎㅎ

새파랑 2023-06-12 19:0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역시 아일랜드는 문화강국! 저는 무서워서 율리시스 시작도 못하고 있는데, 이 책을 읽으면 조금은 도움이 되겠군요? ^^ 사서 읽어야 겠습니다~!!

저도 독서모임 같은거 해보고 싶네요 ㅋ

페넬로페 2023-06-12 19:14   좋아요 3 | URL
아일랜드가 처한 역사적 배경이 글을 쓰게 만드나봐요.

독서모임이 좋은데 그 구성원도 중요하더라고요.
새파랑님은 영입순서 1순위가 될 것입니다^^

그레이스 2023-06-13 22:13   좋아요 2 | URL
환영합니다 ~~♡

서니데이 2023-06-13 20: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원서를 같이 읽으면 문장의 의미를 이해하는 것도 좋은 점이 많을 거예요. 하지만 누구나 할 수 있는 건 아니라는 점이.^^;
페넬로페님, 날씨가 많이 더워졌어요.
더위 조심하시고, 시원하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페넬로페 2023-06-14 16:25   좋아요 1 | URL
네, 네~~
외국어 공부 열심히 하지 않은 거 후회하고 있어요.
날씨가 은근히 더워요.
서니데이님께서도 건강 조심 하세요^^

희선 2023-06-14 04: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글은 쓰는 사람보다 읽는 사람이 더 거기에 뭐가 담겼을까 많이 생각하는 것 같아요 작가가 담으려고 한 게 있기는 하겠지만... 여러 가지 참고해서 보는 것도 괜찮고 자기대로 봐도 괜찮지 않을까 싶습니다


희선

페넬로페 2023-06-14 16:27   좋아요 0 | URL
네, 책 읽는 방식은 각자의 취향대로 하면 될 것 같아요.
책을 읽으며 그래도 조금의 의미라도 찾으려고 하고 있어요^^

미미 2023-06-15 21: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불완전함의 보편성! 저도 페넬로페님과 비슷한 생각을 해 본 적 있어요. 어떤 작가에 대한 배경지식을 너무 많이 쌓다 보면 오히려 나의 독자적인 작품해석의 즐거움이 반감되는 것은 아닌가?하고요.
다만 그리 많이 공부할 자신도 없고 기억력도 나빠서 큰 걱정은 안됩니다ㅋㅋㅋ
이 책 저도 찜해두었었는데 궁금하네요^^

페넬로페 2023-06-15 22:43   좋아요 1 | URL
책을 읽으며 언제나 고민하는 포인트인데~~
일단 게으르기도 하고, 빨리 끝내고 다른 책을 읽고 싶은 욕구가 강해 깊이 들여다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ㅎㅎ
미미님 말씀이 맞아요
뭔가 검색을 해도 돌아서면 까먹어요~~ㅠㅠ
이 책 제임스 조이스에 대해 잘 서술해 놓았더라고요.
금방 다 읽을 수 있지만 내용이 엄청 알차요^^
 
달러구트 꿈 백화점 - 주문하신 꿈은 매진입니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
이미예 지음 / 팩토리나인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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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 독서동아리에서 올해에 읽을 책을 선정했다. 한 사람이 두 권의 책을 추천하고 순서를 정해 그 책들을 읽는다. 그런 시스템으로 진행하다 보니 다른 회원이 선정한 책이 마음에 들지 않아도 읽을 수밖에 없다. 내가 추천한 책이 다른 사람의 기호에 맞지 않을 수도 있다. 오랫동안 독서모임을 해왔지만 책 읽기의 성향은 사람마다 다르고 여러 가지 변수도 생겨 같이 해온 세월에 비례해 발전하지 못하는 점이 아쉽다.

 

동아리 회원 중 독서의 열정이 식어 평소에 책을 거의 읽지 않고, 필독서만을 겨우 읽어 오는 분이 있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은 그 회원이 추천한 책이다. 의무적으로 책을 추천해야 기에 아마 급하게 검색을 해 결정했을 것이다.

 

이 책은 이번 달 독서동아리 필독서이지만 돈 주고 사기는 싫었다. 책을 빌리려고 했지만 주변의 모든 도서관에서 대여되거나 상호대차 중이었다. 마침 밀리의 서재에 있어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은 앉은 자리에서 휘리릭 다 읽을 수 있을 정도로 가벼웠다. 가독성이 좋다는 것과는 좀 더 다른 의미이다. 그리고 계속 궁금했다. 왜 이 책이 베스트셀러일까? 눈물샘을 자극하는 것도, 막장도 아닌, ‘그럼에도 불구하고힘내서 한 걸음 나아가 보자는 것도 아니었다. 그냥 꿈을 소재로 여러 에피소드만을 나열한 소설이었다.

 

이번 모임에는 추천자가 몸이 안 좋아 참석하지 않았다. 그 회원이 없어 나머지 우리는 솔직할 수 있었다. 10년 동안 독서모임을 해오면서 이렇게 완벽한 의견일치를 본 것이 처음일 것이다. 다들 책을 집어 던지고 싶었다는 것이었다. 왜 사람들이 이 책을 좋아하는지 이유가 궁금하다고 했다. 만약 추천자가 모임에 참석했다면 그 분이 상처받거나 기분 나쁠까봐 두루뭉술하게 말했을 것이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은 우리가 잠을 자면서 꾸는 꿈이 사실은 꿈 백화점에 가서 구매하는 것이라는 설정으로 시작된다. 주인공인 페니가 달러구트 꿈 백화점에 취업하고, 여러 꿈 제작자와 백화점을 방문하여 꿈을 사가는 사람들에 얽힌 내용으로 진행된다. 꿈을 사 간 사람들이 꿈을 꾸며 설렘, 호기심, 자신감, 자부심 등을 느끼고, 그 꿈들로 고난을 극복하고 용기를 얻는다는 것이다.

 

설정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다만 이 설정으로 진행되는 내용에 맥락이 없었다. 환타지 소설이나 SF 소설의 설정과 내용은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획기적인 것이 많지만 결국은 지금 이 시대를 살고 있는 독자를 이해시키고 감동을 줄 수 있어야만 한다. 현실에 바탕을 두지 않은 기이한 이야기로만은 좋은 소설이 될 수 없다. 드라마나 다른 매체에서 본 듯한 기시감도 이 소설의 매력을 떨어뜨리는 것이었다.

 

[, 푹 자는 것만으로도 어제의 근심이 눈 녹듯 사라지고, 오늘을 살아갈 힘이 생길 때가 있잖아요? 바로 그거예요. 꿈을 꾸지 않고 푹 자든, 여기 이 백화점에서 파는 좋은 꿈을 꾸든, 저마다 잠든 시간을 이용해서 어제를 정리하고 내일을 준비할 수 있게 만들어지는 거예요. 그렇게 생각하면 잠든 시간도 더는 쓸모없는 시간이 아니게 되죠.

-p.36/354]

 

새벽 두, 세시 쯤 내가 사는 복도식 아파트 복도에 센스등이 켜지며 누군가 뛰어 다니는 소리가 들린다. 새벽 배송을 위한 택배 기사들이 뛰는 소리이다. 그들은 많은 물량을 시간 내에 배달해야하기에 뛰어다니며 물건을 현관문 앞에 던져 놓는다.

 

언젠가부터 잠은 인간에게 공평하게 주어진 것이 아니게  되었다. 현실의 고달픔과 육체적 아픔도 잠이 든 순간만큼은 잊고, 황당한 꿈이라도 한번 꾸고 싶지만 그것마저 여의치 않는 각박한 세상을 우리는 살고 있다.

 

환상은 우리에게 잠깐의 여유와 망각을 주지만 단지 그것뿐이다. 이 시대의 베스트셀러는 현실을 잊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주는 중독성 강한 각성제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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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오 2023-05-31 18: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그분 안오셔서 다행입니다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독서모임도 힘드네요. 저는 남이 추천해도 안 땡기는 책은 읽기 싫어서 독서모임은 못할 것 같은데 가끔 너무 좋은 책 읽으면 진짜 누구 붙잡고 같이 얘기하고 싶잖아요?! 그럴때만 누가 저랑 독서모임 해줬으면 좋겠는데.... 불가능한 일 ㅠㅠ

독서괭 2023-05-31 19:27   좋아요 2 | URL
그래서 자꾸 육고집사님께 가려고 하시는 거군요!!

은오 2023-05-31 19:40   좋아요 2 | URL
게다가 육고집사님이랑 결혼하면 20년정도는 더이상 책을 사지 않아도 될 것 같은 엄청난 서재가!! (속닥속닥)

페넬로페 2023-05-31 19:50   좋아요 2 | URL
네, 내년부터 책 선정 방식을 좀 달리 해보자는 결의도 했어요 ㅎㅎ

좋은 책 읽으면 같이 공감할 수 있는 분들과 교감 나누고 싶더라고요~~

은오님!
육고집사님과의 결혼, 응원합니다!
빠샤^^

책읽는나무 2023-05-31 20:16   좋아요 3 | URL
아니..은오 님!
육고집사 님의 책장이 탐나서??
ㅋㅋㅋㅋ
CD장도 보셨나요?
음악도 무한 플레이 들을 수도 있겠던데요.^^

잠자냥 2023-05-31 21:12   좋아요 3 | URL

coolcat329 2023-05-31 20: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청소년 소설로 알고 있어서 별 관심을 갖지 않았는데 ‘잠깐의 여유와 망각‘을 주는 데서 그쳤군요.
페넬로페님은 무슨 책을 선정하셨을지 궁금하네요~

페넬로페 2023-06-01 00:07   좋아요 0 | URL
저는 알라딘 서재 친구분들이 좋다고 한 책을 추천했어요.
읽었던 책보다 읽고 싶은 책을 추천했는데 혹시 제가 없을 때 한소리 들은 건 아니겠지요 ㅎㅎ

책읽는나무 2023-05-31 20: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밀리의 서재 한 달 무료 듣기할 때 궁금해서 클릭했다가 성우의 목소리에 뿅!!!!
했었던 책이었네요.^^
한 달 무료 끝나기 전에 다 못들어서 뒤의 내용은 잘 모르겠네요. 근데 이 책도 2권까지 나오지 않았던가요?
성우의 목소리 연기는 참 좋던데....
엄청나게 팔릴만큼의 내용은 아녔던 것 같기도 합니다. 차라리 <불편한 편의점>이 더 나은 것도 같구요. 편의점 이야기는 인간미가 있잖아요.^^

페넬로페 2023-06-01 00:11   좋아요 1 | URL
저도 밀리의 서재 오디오북 듣는데 성우분들 목소리와 딕션이 너무 좋더라고요.
이 책 엄청나게 팔렸다고 하더라고요.ㅠㅠ
더 잘 쓰고 좋은 책들은 잘 팔리지 않으니 안타까워요~~

저도 이 책보다는 불편한 편의점이 훨씬 좋았어요^^

독서괭 2023-05-31 20: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 저도 이 책 읽었는데요, 그냥 가볍게 잘 읽히고 설정도 이해가 쉬워서 인기있는 거 아닐까 싶습니다. 독서모임 구성원들도 취향이 안 맞으면 힘들 것 같아요~

페넬로페 2023-06-01 00:13   좋아요 1 | URL
독서모임 회원들이 다들 착해 웬만하면 비판 잘 안하는 분들인데 이번에는 다들 이 책 별로라고 하더라고요.
설정은 괜찮았는데 그것을 연결시키고 확장시키지 못한 거 같아 별로였어요^^

새파랑 2023-06-01 18: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표지만 보면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느낌이 나네요 ㅋ 독서모임하다보면 안읽고 싶은 책을 읽어야 하는 고충이 생기는군요 ㅎㅎ 저랑 이런 분위기의 책은 잘 안맞더라구요 ㅜㅜ

페넬로페 2023-06-01 22:21   좋아요 1 | URL
안그래도 독서모임에서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책 얘기도 나왔어요.
그 책과 비슷한 느낌이지만 나미야가 극적 재미도 있었고 내용도 좋았다고요~~
이 책 좋다는 사람의 마음이 궁금해요, ㅎㅎ

그레이스 2023-06-01 20: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별로였어요
비슷한 이유로 읽었는데, 광고의 힘으로 잘 팔린듯요
이제는 내용도 기억 안나요 ㅋ

페넬로페 2023-06-01 22:27   좋아요 1 | URL
광고 마케팅이 얼마나 대단한지 새삼 알겠네요.
설정은 좋았는데 더 이상 이끌 힘이 작가에게 없는 것 같더라고요~~
이런 성공이 작가에게 도움이 됐을 것 같지 않아요^^

2023-06-01 22: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6-01 22: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곡 2023-06-02 10: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벌써 상반기 마지막달이 시작되었네요 시간의 흐름을 새삼 또 느끼게 됩니다 이 달 건강하게 잘 보내시고 즐독 응원합니다!

페넬로페 2023-06-02 14:54   좋아요 1 | URL
네, 세월이 정말 빨리 가네요.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더운 여름이 시작되어요.
서곡님!
건강 잘 챙기시기 바래요.
감사합니다^^
 

파리에서의 5박6일 일정을 마치고 암스테르담으로 이동했다. 어떤 사람은 파리에 실망했다고 했지만 나는 파리가 좋았다. 어디를 가든 볼거리가 넘치는 곳이었다.
여행 일정중 제일 먼저 도착한 곳이라 의욕도 넘치고 체력도 소진되지 않아 더 좋았는지도 모르겠다.

파리의 지하철은 듣던데로 낡고 불편했다. 오래전 영화 ‘퐁네프의 연인들‘에서 레오 까락스가 지하철 역사에 불을 지르던 모습 그대로였다. 다리가 불편한 딸이 계속 계단을 오르내려야했기에 옆에서 부축을 하며 천천히 다녀야했다.

파리에 소매치기가 많다는 것이 사실이었다.
딸아이와 지하철 통로를 지나가는데 뒤에서 내 배낭 지퍼가 서로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다.
뭔가 불길한 예감이 들어 나도 모르게 비명을 질렀다.
뒤로 돌아보니 12살 정도 되는 흑인소녀 두 명이 나의 배낭지퍼를 여는 중이었다.
내 비명소리에 그들도 놀라 지나가버리고 뒤에 오던 흑인 여성이 우리에게 배낭을 앞으로 메고 다니라고 하였다.
여행 끝까지 여권만은 사수해야하기에 식겁했다.
불편했지만 할수없이 전대를 차고 다녀야했다.

기차를 타고 암스테르담으로 건너왔다.
왼쪽으로 보아도 오른쪽으로 보아도 끝없이 펼쳐진 평원을 보고 이 땅들이 축복받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우리보다 경쟁하지 않아도 먹고 살 먹거리가 충분히 재배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그들에게 유리한 것인가를 실감했다.

암스테르담은 어디를 가든 물이 있어 사진을 찍으면 그것 자체로 하나의 작품이 되었다.
파리와는 느낌이 조금 달랐다.
좀 더 활기차고 알록달록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파리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이곳은 교통이 좋다.
지하철, 트램, 버스로 환승이 쉽고 모든것이 깨끗하고 시설이 좋다. 9유로면 하루종일 어떤 대중교통도 이용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암스테르담은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대마초와 매춘이 합법인 나라이다.
그래서인지 길거리 전체가 담배꽁초로 가득차 있고 대마 냄새가 많이 난다. 심지어 대마가 들어간 쿠키도 있다.

홍등가는 구경하러 간것이 아니라 암스테르담 셀트럴역 근처에 숙소가 있기에 그곳을 자주 지나다녀야 했다.
저녁 시간이 되면 진한 화장에 야한 속옷을 입은 여자들이 거리를 지나가는 남자들을 유혹했다.
그곳에 눈길을 주기가 거북했고 기분이 별로였다.
이 두 가지가 암스테르담에 대한 좋은 감정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었다.

암스테르담에 왔으니 하이네켄 생맥주를 당연히 마셔야지.
분위기가 건전한 바에 이틀 연속 가서 맥주를 마셨다.
안주 없이 간단하게 맥주만 한 잔하고 나와도 되는 것이 좋았다.

암스테르담에서 기차를 타고 30분정도만 가면 볼 수 있는 튤립축제와 풍차마을도 좋았다.
특히 쾨켄호프의 툴립축제가 기대 이상으로 너무 좋았다.
아침 일찍 도착해 사람이 별로 없는 곳에서 정원을 산책할 수 있었고 여러 종류의 튤립꽃도 아름다웠다.
비가 조금 와서 아쉬웠지만 그래도 운치가 있었다.

암스테르담 국립 미술관과 반 고흐 미술관도 좋았지만 파리의 오르세에서 본 ‘론강의 별이 빛나는 밤‘과 오랑주리의 ‘수련‘을 능가하지는 못했다.

지금은 유로스타를 타고 런던으로 넘어가는 중이다.
방금 브뤼셀역을 지났는데
도버해협을 어떻게 지날지 기대된다.

여행을 하다보니 아무래도 먹는 것과 잠자리가 부실하다.
피부는 푸석해지고 살도 많이 빠진듯 하다.
체력도 약간 고갈되고 피곤해서인지 입 주변에 염증도 생겼다.

남은 여행일정도 멋졌으면 좋겠다.
런던이 나를 잘 받아주기를^^

어디를 가든 나는 진정한 책쟁이에게 관심이 많이 간다.
기차를 타고부터 계속 책을 읽고 있는 여성이 있다.
여행 핑계로 책을 너무 멀리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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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 2023-05-13 22: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 너무 잘 봤습니다 ㄷㄷㄷ 저 유명한 그림들을 직관!!! 프사 바뀌셨네요 새 프사로부터 독서갈증이 느껴집니다 ㅎㅎ 나머지 여정도 기대하겠습니다~~

페넬로페 2023-05-14 07:25   좋아요 0 | URL
직관하는 그림들이 확실히 좋더라고요. 사진으로 보는 느낌과는 달랐어요. 프사는 책 읽는 여성으로 대체했어요 ㅎㅎ

새파랑 2023-05-13 22: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파리에 암스테르담에 아직 영국까지 남으셨다니~!! 완전 멋집니다 ㅋ
소매치기 안당하셔서 다행입니다~!!

고흐그림은 그래도 자주 봐서 그런지 익숙하네요 ^^

영국 여행도 즐겁게 하시길 바라겠습니다~!!

페넬로페 2023-05-14 07:28   좋아요 1 | URL
소매치기가 진짜로 있더라고요.
그것도 어린 소녀들이라 더 충격적이었어요. 그들도 부모 잘 못 만나 그런것 같아 안타까웠습니다.
런던 일정도 잘 소화하겠습니다^^

서니데이 2023-05-13 23: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여행 잘 다녀오세요.
고흐의 아몬드 나무, 페넬로페님이 찍으신 사진으로 보니 더 좋네요.
즐거운 여행 하시고 좋은 주말 보내세요.^^

페넬로페 2023-05-14 07:30   좋아요 1 | URL
고흐의 아몬드 나무 정말 좋더라고요. 여기도 주말이라 사람이 많은 것 같아요.
서니데이님께서도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 바래요^^

hnine 2023-05-14 00: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진들이 정말 좋습니다. 저도 눈호강 하네요.
런던에서의 일정도 기대됩니다.

페넬로페 2023-05-14 07:32   좋아요 0 | URL
풍경이 좋아 저절로 멋진 사진이 나오는 것 같아요. 런던도 구경 잘하고 돌아가겠습니다^^

은오 2023-05-14 07: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께서 저한테 사진 한장은 너무하다고 하실만도 하셨네요 ㅋㅋㅋㅋㅋ 이렇게 많은 사진이!! 저도 눈호강 했습니다 ㅋㅋㅋ
그리고 어딜가든 책 읽는 사람한테 관심 가는 거 완전 공감이요 ㅋㅋㅋ 저도 지하철이든 카페든 어디서든 누가 책 읽고 있으면 꼭 눈길이 가고 어떤 책인지 궁금해지더라고요 그리고 혼자 내적 친밀감을 느낍니다 ㅋㅋㅋㅋ
페넬로페님!! 남은 여행도 안전하고(어휴 소매치기ㅠ_ㅠ) 즐거운 여행이 되셨으면 합니다 잘다녀오셔요!!😆

페넬로페 2023-05-14 08:05   좋아요 1 | URL
저도 은오님 계속 생각했어요 ㅎㅎ
여행은 눈에 많은 것을 담아 와야한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그래도 남는 건 사진밖에 없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ㅎㅎ
남은 여행, 더 좋은 추억 쌓고 돌아갈께요^^

레삭매냐 2023-05-14 08: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래 전 이태리 여행에서도
그리고 마르세유에 갔을 적에도
현지 사람들이 배낭을 뒤로 메지
말고 앞으로 메라고 하더군요.

다행이었습니다.

저도 언제고 암스테르담-마드리드
여행을 해보고 싶다는. 다시 더부럽.

페넬로페 2023-05-14 15:46   좋아요 1 | URL
배낭을 앞으로도 매어봤지만 불편하더라고요. 그런면에서 전대가 안전한 것 같았어요.

유럽에서 스페인이나 포르투갈쪽이 좋다고 하던데 저도 언젠가는 스페인쪽으로도 꼭 가보고 싶습니다^^

얄라알라 2023-05-14 14: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여정 일정 빠듯하신 와중에
입술 부트르실 정도로 피곤하신 와중에
이렇게 생생한 여행기 올려주셔서 감사드려요

유럽판 레모나는 없나요? 비타민 잘 챙기시고 여권 잘 사수하시고 안전 귀국 하시기를!!^^

페넬로페 2023-05-14 15:44   좋아요 1 | URL
한국에서 영양제랑 레모나까지 챙겨서 갔어요. 아무래도 먹는것이 부실하고 많이 걷다보니 피곤이 쌓이는 것 같아요.
어디를 다니든 일단 긴장을 하니 정신적으로도 긴장하고 있어요.

마지막까지 여권사수하며 잘 다녀오겠습니다^^

모나리자 2023-05-14 21: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사진만 봐도 설렙니다! 여행은 설레면서도 고생인 것 같아요. 건강 잘 챙기시고 안전하게 돌아오세요.^^

페넬로페 2023-05-16 04:47   좋아요 2 | URL
고생이 되면서도 또 좋은 걸 많이 보니 설레기도 해요 ㅎㅎ
건강하게 잘 다니겠습니다^^

서곡 2023-05-14 23: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튤립이 너무 이뻐 필 받고 튤립 그림 찾아 포스팅했습니다 ㅎㅎ

페넬로페 2023-05-16 04:48   좋아요 1 | URL
툴립에 대한 에피소드도 많은 것 같아요. 포스팅 잘 읽겠습니다^^

희선 2023-05-15 03: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풍차와 튤립을 보고 네덜란드가 생각났는데, 암스테르담이 네덜란드 맞군요 고흐도 네덜란드에서 태어났군요 처음에 파리 이야기가 있어서 프랑스를 생각했습니다 유럽은 여기 저기 가기 쉽다는 말 보기는 했군요 어떤 사람은 유럽에서 sns 하다가 가방 도둑 맞았다고 합니다 가방을 잘 보고 있어야지 sns를 하다 그걸 잊다니... 한국하고 다르게 좀 느려서 더 그런 거 아니었나 싶기도 합니다

페넬로페 님 남은 시간 즐겁게 보내시고 잘 돌아오세요


희선

페넬로페 2023-05-16 04:53   좋아요 1 | URL
네덜란드는 풍차와 툴립 이미지로 대표되는 것 같더라고요.
거기에 따른 굿즈도 많아요.
고흐가 네덜란드 출신이지만 정작 고국에서는 별로 환영받지 못한 것 같아요.

이제 여행 일정도 얼마남지 않았네요.
남은 일정동안 잘 지내다 돌아갈께요^^

거리의화가 2023-05-15 10: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튤립, 풍차를 보니 네덜란드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특히 풍차요!ㅎㅎㅎ 이곳에서도 튤립 축제를 하고 튤립으로 꾸며진 인공 정원들도 많이 있지만 아무래도 규모가 그리 크진 않을 것 같아서. 어딜 가나 물이 있어서 찍으면 사진이 된다는 말씀에도 공감이 갑니다. 덕분에 사진 잘 감상했습니다.
여행 중에는 잘 챙겨먹기는 쉽지 않죠. 저도 좀 그런 편인데... 그래도 하루에 한끼 이상은 꼭 근사한 걸로 잘 챙겨드시길 바랍니다. 남은 여행 건강하게 별탈 없이 마무리하시길!

페넬로페 2023-05-16 05:00   좋아요 1 | URL
쾨켄호프가 툴립꽃도 많았지만 넓고 조경도잘 해 놓아 다른 볼거리도 많아 넘 좋았어요.

네, 하루에 한끼는 좋은 걸 먹으려고 해요. 대도시라 그런지 먹는게 그리 나쁘지는 않아요. 물가가 비싸서 그렇지요 ㅎㅎ
거릭의화가님, 격려해주셔서 감사드려요.
얼마남지 않은 여행도 잘 마무리하겠습니다^^

페크pek0501 2023-05-16 13: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진이 너무 좋습니다. 첫 번째 사진도 나무와 꽃 사진도, 고흐 그림 사진도...
글도 잘 읽었습니다. 좋은 추억을 쌓으셨습니다.
귀한 페이퍼라고 생각하며 잘 봤고 감사드립니다.^^

페넬로페 2023-05-16 16:22   좋아요 0 | URL
경치가 좋아 아무렇게 찍어도 좋은 그림이 나오는 것 같아요.
제 여헹기 좋게 읽어주셔서 감사드려요^^

stella.K 2023-05-24 15: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암스텔담에서 보는 고흐의 그림은 좀 남다를 것 같긴해요.
지난 번 마침 고흐에 관한 책이 정가인하해서 살까 하다가
장바구니에서 뺐는데 이 페이퍼보니 괜히 후회가 되네요.
다름 책 주문 때까지 계속 정가인하하길 바랄뿐입니다. 흐흑~

페넬로페 2023-05-24 19:03   좋아요 1 | URL
고흐의 생애에서 그의 부모를 비롯해 네덜란드는 별로 그에게 호의적이지는 않았다고 알고 있어요. 고흐미술관에서 그의 그림을 볼 때 자꾸 그런면이 연상되어 아쉽더라고요.
죽어서 대우받는다면 그나마 다행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2023-05-25 21: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5-26 00: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5-28 23: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5-30 07: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레이스 2023-05-30 10: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언제 좋아요를 눌렀을까요? ㅋ
여행기 올리시는 줄도 몰랐네요
이제서야 봤습니다.
사진 구도가 남다르네요~
무사히 다녀오셔서 감사해요 ~~

페넬로페 2023-05-30 19:15   좋아요 0 | URL
제가 생각보다 여행 체질이더라고요 ㅋㅋ
딸아이에게는 사진 못 찍는다고 구박 많이 받아요^^
 

{여행은 온전히 나의 기쁨을 누리는 것이다.
그러니 나만의 로망을 실현하는 것을 잊지 말자.
ㅡ˝런던 셀프 트래블‘, 박정은, 상상출판}

외국영화에 나오는 묘지를 보면서 내가 만약 여행을 가게 된다면 그런 묘지를 한 번 가 보는 것이 나의 로망이었다.

반 고흐가 마지막 여생을 보냈던 ‘오베르 쉬르 우아즈‘는 아름다운 마을이었다. 그 곳 좁은방에서 말년을 고독하게 보냈던 고흐는 그의 죽음마저도 초라했던지 동생 테오도르와 함께 묻혀 있는 그의 묘지는 생각보다 너무 소박했다.

죽은 사람들이 묻혀 있지만 묘지는 아름답고 정겨웠다.
그들을 그리워하고 추모하는 후손들의 정성과 사랑이 보였다.


오늘 아침 일정은 프루스트의 묘지가 있는 페르 라세르 공동묘지에 가 보는 것이었는데 비가 오고 다리를 다친 딸아이가 힘들어질까봐 포기하고 여유있게 브런치를 먹고 있다.

한국에 돌아가면 파리의 많은 것중에 카페의 야외테라스가 제일 많이 기억나고 그 정취가 그리울 것 같다.

여행,
내가 현재 존재하고 방문하는 장소도 분명 나와 인연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갈 수 있는 곳에서 즐기고
갈 수 없는 곳은 미련을 갖지 말고 다음을 기약하자,
만약 다시 올 수 없다면
할 수 없다^^

C‘est la v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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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3-05-09 18: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페넬로페님 고흐를 만나러 가셨군요 저도 덩달아 마음이 설레네요^^ 즐겁고 안전하게 여행 잘 다녀오시길*^^*

페넬로페 2023-05-09 20:09   좋아요 1 | URL
일상을 벗어나니 좋아요 ㅎㅎ
네, 잘 보고 올께요^^

stella.K 2023-05-09 19: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부럽습니다.ㅠ
무사히 잘 다녀오십시오.
근데 누가 페페님인가요? 스니커즈...? ㅎㅎ

페넬로페 2023-05-09 20:10   좋아요 1 | URL
스니커즈아니고 청바지입니다 ㅎㅎ^^
여권사수하며 무사히 잘 다녀오겠습니다^^

stella.K 2023-05-09 20:12   좋아요 1 | URL
아, 그러시군요.
근데 그곳은 지금 몇신가요?
갑자기 궁금해졌습니다.ㅋㅋ

페넬로페 2023-05-10 05:18   좋아요 1 | URL
본래는 8시간 늦는데 지금 섬머타임 실시해서 7시간 차이나요^^

레삭매냐 2023-05-09 20: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더부럽 -.-

페넬로페 2023-05-10 05:27   좋아요 0 | URL
ㅎㅎ~~
열심히 다니겠습니다^^

서곡 2023-05-09 21: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와 멋있습니다! 건강히 잘 다녀오시기 바랍니다~~

페넬로페 2023-05-10 05:20   좋아요 2 | URL
넵, 잘 다녀오겠습니다^^

책읽는나무 2023-05-09 22: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멋진 여행을 하고 계시군요?
따님과 추억을 쌓는^^
근데 여행을 가서 발을 다쳐서 어떡한대요?ㅜㅜ
저도 저렇게 야외 테라스에서 커피를 마셔 보고 싶단 생각을 종종 하곤 합니다.
비가 와도 운치 있네요^^
고흐의 묘지는 꽃들로 인해 예쁘네요.
그리고 성당인가요? 고흐 그림에서 본 것 같기도 하네요?
암튼 즐겁고 편안한 여행이 되시길 바랍니다^^

페넬로페 2023-05-10 05:26   좋아요 1 | URL
추억도 쌓고 가끔씩 빈정 상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딸아이 다리는 여행 3주전에 다쳤는데 영 시원치 않아 지금 지팡이 짚고 천천히 다니고 있어요~~
고흐의 그림에 있는 것과 실제 모습이 너무 닮아 있더라고요.
보통 교회라고 나와 있는데 실제로는 성당입니다
여행 잘 하고 돌아가겠습니다^^

coolcat329 2023-05-09 22: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부럽습니다. 즐거운 여행되시길요~^^

페넬로페 2023-05-10 05:27   좋아요 1 | URL
네, 감사합니다^^

희선 2023-05-10 03: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파리라니, 파리에서도 이렇게 쓸 수 있군요 이게 그렇게 신기한 건 아니기도 하겠지만... 다른 나라에 살고 글을 쓰시는 분도 있지만, 여전히 신기합니다 이럴 땐 정말 인터넷이 좋기도 하네요 페넬로페 님 따님과 좋은 시간 보내시고 잘 돌아오시기 바랍니다


희선

페넬로페 2023-05-10 05:30   좋아요 2 | URL
여기는 한국보다 인터넷이 느려 조금 불편해요. 핸드폰으로 북플에 글을 쓰니 사진이 한꺼번에 올라가게 되네요.
딸아이와 좋은 시간 보내고 갈께요.
감사합니다^^

새파랑 2023-05-10 12: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페넬로페님 부럽습니다 ㅜㅜ 파리라니!
전 언제 한번 가볼수 있을런지 모르겠습니다 ㅜㅜ 사진보니 너무 즐거우실거 같아요. 행복한 여행 되십시요~!!

페넬로페 2023-05-10 17:54   좋아요 2 | URL
저도 유럽은 이번에 처음이예요.
새파랑님은 저보다 휠씬 젊으니 기회가 더 많으실 것 같아요.
약간 고생하고 있지만 그래도 행복한 여행 하고 갈께요^^

자목련 2023-05-11 09: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 님의 즐거운 여행기 기대할게요^^
따님과 좋은 시간 보내세요!

페넬로페 2023-05-11 15:03   좋아요 0 | URL
일상을 떠나 여행 오니까 좋네요.
감사합니다^^
 
7월 14일
에리크 뷔야르 지음, 이재룡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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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하는 나와 다르게 남편은 책을 거의 읽지 않지만, 가끔씩 내가 읽는 책에 관심을 보이기도 한다. 마침 식탁위에 놓여 있던 이 책의 제목을 보고, “714? 프랑스 혁명?... 1789년이던가? 맞지!”라고 자신의 기억력을 대해 약간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세계사 시간에 배운 대로 나 역시 딱 그 정도까지만 알고 있었다. ‘714은 프랑스 민중이 바스티유감옥을 습격한 날이며 1794년까지 이어진 시민혁명의 시발점이 되는 날이라는 구체적인 사실은 기억의 회로에서 지워진 상태였다.

 

프랑스 사람도 아니면서 ‘714에 대해 웬만큼 안다는 건 이 날이 갖는 의미가 무척 중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토록 유명한 이 날을, 작가 에리크 뷔야르(처음 들어보는 작가이다.)는 어떤 시선으로 바라봤으며, 무엇을 중점적으로 부각시켰을지 궁금했다. 제목만으로 이 책을 꼭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 에리크 뷔야르는 이 소설에서 이름 없는 군중들에게 나름 이름을 찾아주고자 한다. 노동자, 목공, 양복장이, 지게꾼, 노점상, 열쇠공, 인쇄공, 석공, 씨앗 장수, 배달부, 가난한 어린아이, 매춘부, 남편의 성을 사용하는 여자 등, 수많은 민중들의 이름을 불러준다.

 

714, 세월호와 이태원 참사, 지금도 계속되는 전쟁에서 사망하는 사람들, ‘경포가 진나라 포로 20만을 갱()하다라는 문장에서 나는 뭉뚱그려진 인간이 아닌 그들 한 사람, 한 사람 개인을 생각해 본다.

 

공적인 서류에 몇 자밖에 적히지 않고, 일렬로 눕혀져 어떤 상태로 죽었는지에 대한 서술만 있어도 그들 모두에게는 각자의 이름과 삶이 존재했다. 작가는 1789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그때의 상황을 상상하고, 짧은 기록들을 읽어가며 개인의 삶에 초점을 맞춘다. 작가가 나와 비슷한 생각을 했다는 것이 반가웠다.

 

장편소설이지만 역사적인 날이 배경이기에 이 책에는 혁명의 원인에 대한 뚜렷한 맥락이 있다. 1789423, 왕립 채색 벽지 제조 공장의 사장인 장 바티스트 레베용은 직공의 급여를 낮추겠다고 한다. 그 당시 프랑스는 흉년이 들어 대기근을 겪고 있었고 민중은 굶주려 있었다. 428일 민중은 레베용의 저택(티통 별장)으로 쳐들어가 약탈하고, 군인들이 그들에게 발포한다. 열여덟 명의 사망자는 통브이수아르 공동묘지로 옮겨졌고 그들 주머니에 레베용 저택에서 훔쳐간 물건이 들어있지는 않은지 경찰들이 와서 샅샅이 뒤진다.

 

루이 14세는 50년에 걸쳐 시골 마을의 저지대에 백성들을 강제 동원해 화려한 베르사유 궁전을 지었고, 귀족들을 불러 모아 사냥과 승마, 당구와 춤을 즐겼다. 루이 16세와 마리 앙투아네트 왕비 역시 민중들과는 동떨어진 그들만의 세계에 살았다. 이 책에서 작가는 베르사유 궁전에서의 루이 16세와 왕비를 비판하며 비꼰다.

 

[그러다가 왕비가 전원생활을 그리며 향수병에 걸리자 작은 오두막을 짓게 되었는데 여기는 궁정 생활의 근심거리, 왕국의 기근, 국가 채무 등을 잊게 만드는 연극과 축제가 벌어지는 작은 천국, 전원풍 희극의 무대가 되었다....또 장자크 루소의 소설 신엘로이즈에서 영감을 얻기도 했다. 가장 우스꽝스럽고, 아마도 흥미로운 대목은 마리 앙투아네트가 이처럼 사회 계약론의 지은이를 살짝 빌려다 썼다는 점이다.

-p.38~39]

 

반면에

 

[이런 시선들에 지친 마리 앙투아네트는 트리아농의 오두막집으로 도망쳤다. 루이 16세는 왕으로서의 의무를 해야 했지만 왕비는 이런 의무로부터 도망칠 수 있을 때마다 도망쳤다. 사람들의 시선이 미치지 못하는 시골집에서 그녀는 닭과 염소, 양을 기르며, 루소의 자연주의를 몸으로 실천했다. 그리고 어린 딸에게도 소박한 삶의 행복을 가르쳤다.

-네이버 지식백과, 영화 속 클래식, 소피아 코폴라 감독, ‘마리 앙투아네트에서 발췌]

 

어떤 해석이 맞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부자들은 세금을 거의 내지 않았고 부르주아지는 번성했고 민중들은 빵을 살 돈조차 없었다.

 

혁명은 당연했고 714일 새벽에 민중은 앵발리드로 몰려가 무기를 탈취했고 바스티유로 전진했다. 굳게 닫힌 성채의 문을 열기 위해 누군가는 앞장서서 지붕 위로 올라가야 했고, 도개교를 내려야 했다. 그래서 누군가는 그 일을 수행하다가 죽어야 했으며 어떤 사람은 도망을 쳤고, 뒤에 교수형을 당했다. 구경꾼과 폭도도 있었다.

 

[이 사건이 프랑스 역사에서 연출한 역할을 이해하려면 네케르의 경우처럼 당시 바스티유의 상징적 의미를 고찰해야 한다. 파리 중심지에 우뚝 서 있는 바스티유의 성탑은 봉건제도의 음산한 영상으로 보였고 그에 따르는 국왕의 영장과 불법 투옥은 더욱더 불길한 악평을 조성했다....

1789714일은 혁명이라는 대사건의 출발점으로 잠깐 동안 벌어진 파리의 그 소동은 프랑스의 양상을 바꿔놓은 드라마의 제1장이었다. 그날의 사건은 프랑스인과 세계인의 눈에 상징적인 업적으로 길이 남았다.

-p.425~426, 앙드레 모루아, ‘프랑스사’, 김영사]

 

200페이지 정도의 이 짧은 소설에 작가 에리크 뷔야르는 많은 민중의 이름과 역사적 사실들을 정교하게 잘 배치해 놓았다. 그러나 생각보다 묵직한 울림이 없고 약간 지루한 부분도 있어 아쉬웠다. 어쩌면 작가는 역사의 방향을 틀 만큼 의미심장한 사실들을 담담히 표현함으로써 독자들에게 더 깊은 생각을 하도록 의도했을 수도 있다.

 

2023년 현재 프랑스는 격렬한 파업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중이다. 마크롱 대통령의 연금 개혁을 국민은 반대하고 있다. 2023년 현재 한국은 물가가 계속 오르고 있고 사회 불평등은 증가하며, 대통령을 전혀 신임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군벌 간의 충돌로 내전 중인 수단에서 기본적인 국민의 권리는 당연히 없을 것이다. ‘1789714부터 지금까지 무엇이 변했고, 우리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는가? 1789년의 민중과 2023년의 국민은 거창한 것을 바라지 않는다. 그저 평범하고 소소한 삶을 원할 뿐이다.

 

[사고는 사랑하는 모든 것을 뒤로했다. 젊은 아내, 가계부를 적어야 하는 소박한 삶, 플랑슈미브레의 허름한 집, 술친구들, 가나한 사람의 믿음, 그는 뭔가 잘해 보고 싶어서 희망을 갖고 자동인형처럼 몇 걸음 나아갔다.

어떤 기미를 느낄 수 있을까 싶어 첨탑에 시선을 고정한 채 몸을 드러내고 앞으로 나아가는 짧은 순간 그의 가슴은 뜨거우면서도 동시에 차가웠을 것이다....하나로 뭉쳐지지 못하는 진실의 미세한 부스러기들처럼 머릿속에서 모든 것이 소용돌이쳤다.

-p.155]

 

*제목-앙드레 모루아, ‘프랑스사’, p.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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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3-04-30 07: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혁명은 승리자 편에서 기술된다고 느껴집니다. 멋진 글입니다.

페넬로페 2023-04-30 09:04   좋아요 0 | URL
네, 그런 이유로 에리크 뷔야르 작가가 이런 글로 민중을 서술한 것 같습니다.
호시우행님, 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새파랑 2023-04-30 10: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제 프랑스하면 페넬로페님입니다 ㅋ
전 7월 14일이 프랑스혁명일인지 처음 알았습니다 ㅎㅎ

프랑스는 정말 매력적인 나라인거 같아요~!!

페넬로페 2023-04-30 16:38   좋아요 2 | URL
읽다보니 프랑스 소설을 요즘 많이 읽는 것 같아요.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어 다른 책을 참조해 보는데 복잡한 것 같습니다^^

초원 2023-04-30 20: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의미심장한 제목에 저절로 읽게 됩니다. 마리의 <전원생홀>도 ‘자연주의‘입니까 묻는다면 그들만의 잔치라고 할 수 있겠지요. 재미있게 읽었어요, 페넬로페님. 놀다갑니다.

페넬로페 2023-05-01 00:25   좋아요 0 | URL
저도 제목에 인용한 저 문장이 인상적이었어요. 반란이나 폭도로 규정하기보다 혁명으로 인정한다는 게 의미심장했어요.
마리 앙투아네트는 보는 시각에 따라 달리 평가되겠지만 민중의 입장에서 보면 용납되지 않은 부분이 많을 겁니다^^

희선 2023-05-01 01: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프랑스혁명 1789년 7월 14일이라는 거 몰랐습니다 몇해 전에 한번 찾아봤을 텐데 잊어버렸네요 7월 4일 이 날짜는 기억해요 미국독립기념일... 년도는 모르는군요 프랑스혁명이 일어나고 여기저기에서 혁명이 일어났다는 말이 있기도 하고, 그게 한국 그때는 조선에도 영향을 주지 않았나 하는 글을 본 적이 있군요 100년쯤 뒤지만... 지금은 더 빨리 다른 나라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역사란 이름 없는 한사람 한사람이 만들어 가는 거기도 하군요 그런 사람도 잊지 않아야 할 텐데...


희선

페넬로페 2023-05-01 08:11   좋아요 1 | URL
좀 더 정확히 말하면 7월14일은 프랑스 민중이 바스티유 감옥을 습격한 닐이고 아마 혁명의 전초전이라고 할 수 있겠죠.
7월 4일도 있군요.
학교때 외워 시험도 쳤는데 요즘은 다 가물가물합니다.
인간 한사람 다 중요한데 역사는 그것을 다 기록하지는 못하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