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병직 전 건교부장관의 신도시 발언으로 촉발된 집값 상승은
때아니게 우리 회사 복리후생팀 직원들마저 힘들게 하고 있다.
사연인 즉슨 전세로도 별 불만없이 살던 직원들마저 이 참에 내 집을
마련하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생각들인지 사내근로복지기금으로 운영되는
주택구입자금의 재원을 싹싹 긁어갈 정도라고 한다.
게다가 사내에서 목동이나 강남에 10년이상 거주하다보니 최근들어
갑작스럽게 부자 내지 준재벌의 반열에 든 직원들의 성공신화가
부러움과 선망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이사갈 준비한다고 이 책 저 책 정리하면서 새삼 알게된 사실인데,
2002년 대선당시 노무현을 지지율이 이회창에 비하여 밀린 서울시 지역은
강남구와 서초구 지역밖에 없었다.
강남의 바운더리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차이가 있긴 하지만,
어떻게 설정해도 확실히 강남에 속하는 두개의 구에서는 노무현을 지지하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 아이러니칼하게도 노무현 정부 집권이후 가장 집값이 급상승한 지역이
또 이 동네다... 여러가지 이해가지 않은 일을 많이한 현 정권이라지만,
똥과 된장조차 명확히 구분치 못한 포지셔닝으로 지지율이 바닥을 치게한
주요한 요인 중에 하나라 생각된다.
<쾌도난마 한국경제>를 읽으면서 박정희에 대한 호의적 평가를 내린 장하준,정승일 교수도
내내 맘이 편치는 않았던 모양이다. 한때 이른바 민주화운동(지금은 민주화운동이나 운동권 이력을
자랑스러이 내세우는 상당수의 사람들에게 호의보다는 의심의 눈초리를 많이 갖고 있기에)
경력이 있어 더욱 그런 거 같다.
하지만 이들은 박정희에게서 다른 독재자와의 차이를 찾아낸다.
이승만을 비롯한 소위 못사는 나라들의 독재자들은 부당하게 편취한 부를 자신과 추종세력의
사리사욕을 위하여 사용했지만, 박정희는 동일한 방법으로 모은 자원을 경제발전을 위하여
쏟아부었다는 것이 이들의 평가이다.
감정적으로 수긍하기 쉽지 않으나,여전히 먹고사는 게 힘겨운 많은 나라들과 비교해 우리나라는
분명히 지극히 짧은 시간에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룬 것은 분명하고, 결과론적으로 뭔가 차별화된
요소가 존재했고,그 요소 중 하나를 박정희에게서 발견한 것이다.
아울러 강력한 관치금융을 통하여 자원을 효과적으로 관리한 것도 성장의 뒷받침 역할을 했으나,
현재는 관치=악이라는 관념하에 재벌 해체와 주주 자본주의에 충실한 방향으로 가고 있고,
이는 장기적인 성장 보다는 단기적으로 주주의 이익을 보장하는 정책을 양산하므로 종국적으로
경제성장에는 치명적인 취약점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강한 충격을 주었다.
책이 최근에 출간된 것이 아니기에 현재의 부동산 폭등과 버블론의 진위에 대한 장하준,정승일 두분의
견해를 청취하지 못해 아쉽지만,한국 경제를 큰 틀에서 좀더 냉철하게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된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