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름대로 제2차세계대전에 관심을 갖고 이 책 저 책 기웃거렸는데,
특히 일반적으로 많이 알려지지 않은 독소전에 대한 궁금증을 제법 갖고 있는 편이다.

일전에 읽은 <스탈린과 히틀러의 전쟁>이 독소전 전반에 시종을 관찰한 결과물이라면,
이번에 접한 <여기 들어오는 자,모든 희망을 버려라>는 특히 스탈린그라드 전투를 집중적으로
조명하고 있는 책이다.
히틀러가 소련을 침공하면서 명한 바바로사 작전에서는 중부,남부,북부집단군으로 편제하여
소련의 주요 거점을 목표로 하여 초반에는 독일이 서유럽을 장악한 것과 유사한 방식인
전격전에 의하여 거침없이 진군을 해 나간다.
더군다나 스탈린에 의하여 유능한 장교들이 대거 숙청된데다 병사들의 전투력도 수준이하이며,
장비의 수준도 덜떨어진 붉은 군대를 맞아 연전연승을 거두며 최종 승리를 목전에 두게된다.
그러나 히틀러가 예상한 것보다 붉은 군대의 저항은 만만치 않았고, 나폴레옹때부터 이 지역을
침공한 세력은 날씨라는 무서운 적군을 맞아 고역을 면치 못했는데,거듭되는 승리로 인하여
병참에 대한 감각이 무뎌딘 히틀러는 이런 중차대한 문제를 간과하게 된다.
스탈린그라드가 갖는 상징성으로 인하여 히틀러와 스탈린은 자부심을 걸고 전투에 임했는데,
전장에서 실제 전투를 수행하는 장군들의 목소리에 좀더 귀를 기울인 스탈린의 승리로 마무리된다.
게다가 주코프의 천왕성 작전 (간단히 말하면 독일의 제6군을 포위하여 섬멸하는 작전)의 대성공으로
포위를 당하게된 독일 제6군에게 현 위치를 사수하라는 명령을 내려 개죽음 내지는 항복을 유도한
히틀러는 스스로 자신의 무덤을 파는 행위를 했으며, 이 전투의 패배를 기점으로 나치 독일의 명운은
급격하게 내리막을 걷게 된다.
이 전투에서 죽음을 당하거나 포로가 되어 짐승이하의 취급을 받다가 죽어간 숱한 이들에게
정녕 스탈린그라드는 생지옥이었을 것이며, 그들의 고통을 막연하게나마 느낀 독자로서 히틀러나
스탈린같은 사람 목숨을 파리 목숨으로 아는 이들을 살아 생전에 만나지 않길 간절히 바라는
소박한 희망이 불끈 솟아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