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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양과 죄의식 - 대한민국 반공의 역사
강준만.김환표 지음 / 개마고원 / 2004년 10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마음이 무거웠다.
이성적으로도 납득하기 어려웠고,감성적으로는 더더군다나 수긍하기 어려운
가슴아픈 이야기들이 너무나도 많이 이 책안에 담겨있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많이 알려진 조용수 민족일보 사장의 사형,조봉암 진보당수의 사형 등의 이야기들은
익히 다른 책이나 방송에서 듣고 보아왔던 내용이라 새삼스럽지 않았으나,
같은 동네 주민들간의 살육의 반복과 그 과정에서 친공이나 반공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조차
없었을 어린아이들이 나중에 복수의 화신이 될 것을 두려워한 사람들에 의하여
그 어린 나이에 불귀의 객이 된 사실은 그 당시를 휩쓸었던 광기가 얼마나 극심한 것인지
느끼게 하였다.
아울러 자신이 가족의 월북이나 납북으로 인하여 남한에 남아있던 가족들의 고통도 상식 수준에서
조차 이해하기 힘들었다.
반공을 명분으로 많은 사람을 죽이고,감옥에 가둔 이들은 누구인가? 그리고 그들은 진정 조국을
사랑하고 민족을 지키기 위해 이러한 만행을 서슴없이 저질렀던 것인가?
그리고 지금 우리가 발딛고 서있는 현실은 반공의 깊고 어두운 그늘에서 벗어나 있는 것일가?
아직까지도 수많은 억울함의 산실이었던 국가보안법이 존폐의 기로에 서있기는 하지만 엄연히 존재하고
있고,김정일을 잡아죽이자는 목소리가 서울 한가운데 울려퍼지는 현실을 바라보며,
또한 대부분의 형법 교수님들이 없애도 된다고 했는데 그말을 믿어주지 않는 이들을 바라보며,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서 반공과 상식의 싸움은 끝나지 않았음을 몸서리 치게 느끼는 것은
나만의 과민반응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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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샘 2006-04-21 2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텔레비전에 김동춘 교수도 나오고... 하면서, 이승만이가 죽인, 그러고 나서 빨갱이로 몰아붙였던, 그리고 박정희가 혁명재판으로 몰고 갔던 <민간인 사망자 유가족 신고기간> 광고도 나오던걸요.
그걸 보면서, 당연하단 생각이 들면서도, 한편으론 어떤 넘들은 저 광고를 보고는 '빨갱이가 판치는 세상'을 개탄하지 않을는지...
아직 반공주의자들의 몰상식이 퇴조하려면 수십 년 걸릴 것 같습니다.
 
니가 뭔데 - 젊은 인권운동가가 들려주는 인권 현장이야기
고상만 지음 / 청어 / 2003년 3월
평점 :
품절


김영삼이 대통령이 되면서 문민정부라는 간판을 달고 출범한 이래 우리나라는 기나긴 군사독재의 사슬을 끓고 민주적인 선거절차에 의하여 나름대로 정당성을 가진 정부를 세번째로 이어오고 있다.

경찰이나 권력기관에 대한 시각이나 이들 기관의 인식도 많이 바뀌어 이제는 어느 정도 인권이 보장된 사회에 살아가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유흥가가 밀접해 있는 파출소에 근무하는 경찰아저씨들이 민간인들과 접하는 모습을 보면 인권보장이 너무 과하게 보장되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든다..맨날 맞는다 술취한 사람들,시비붙어 주먹질하는 사람들한테)

그러나 이책을 보면서 그러한 나의 생각은 크나큰 착각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전반적인 인권수준은 향상되었을지 몰라도 특수한 집단(특히 군)이나 소외된 계층(장애인,여성 등)에서의 인권상황이나 인권의식은 어느 인권후진국 못지 않을 정도로 뒤떨어져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김훈 중위의 사망사건에 대한 이야기와 아버지가 성추행을 했다고 아버지를 살해했다는 혐의를 받아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김서희씨 사건(이 사건은 문화방송의 죄와벌이라는 법정드라마에서도 다루어진 적이 있다)은 마치 한편의 추리소설을 보는 듯 했다. 그러나 보통의 추리소설들이 멋지게 범인을 잡아내는 것으로 결론을 내는 반면에 위 사건들은 억울한 사연과 많은 의혹만을 남긴채 여전히 미궁에 머물러 있다. 이 과정에서 유족이나 증인들이 곤욕을 치르거나 모욕을 당하고 있다. 위로를 받아도 시원치 않을 사람들인데..

9.11.테러사건을 보고 오히려 가슴이 후련했다는 조중필씨(이태원에서 미군속의 자식들이 그냥 재미로 9군데를 난자하여 살해당함.범인은 미국으로 도주) 어머니의 사연은 남겨진 이들의 원한과 분노의 깊이가 얼마만큼인가를 단적으로 나타내주는 것이다.

우리 국민들은 내가 어려울 때 국가가 나를 보호해 주거나 도와줄 것이라고 생각해서 없는 살림에 세금도 내고,군대도 가는 것이다. 위와 같이 국가가 오히려 생짜같은 사람을 잡거나 정당한 처벌권조차 행사하지 않는다면 존재할 가치가 있는가 하는 강한 의문이 든다. 인권 보장의 선봉에서 오늘도 분투하고 있을 저자와 인권단체 여러분의 건승을 기원하며,인권침해 사건들이 조속히 처리되어 이땅에 한을 품고 살아가는 사람이 없는 세상이 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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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ine 2005-03-11 16: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어 보고 싶은 책이네요 보관함에 일단 담습니다 ^^
 
새벽을 깨우는 A4 한 장 - 인권총서 12
김혜진 외 지음 / 사람생각 / 2003년 9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인권운동 시민단체인 '인권운동사랑방'이 발행하는 인권소식지 '인권하루소식'에 실린 칼럼 중 현재까지도 그 의미가 살아있는 글들을 모은 것이다.

군사독재를 지나 비교적 민주화와 인권이 보장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우리나라의 인권 현실은 구석구석 부족한 부분이 너무나 많음을 이 책을 통하여 확인할 수 있다. 인권침해의 대표선수는 역시나 국가권력이었고,우리 현대사에 깊숙이 개입해서 이 땅이 지네 것인지 남의 것인지 구분하지 못하는 미국이 그 다음을 이어가는 것 같다. 또한 무시할 수 없는 것은 동성연애자,외국인 이주노동자 등 소위 마이너리티를 바라보는 우리 다수의 소수자 배제의 마인드가 가장 부수기 힘든 벽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해본다.

타인의 인권이 침해당하는 것이 나의 문제가 아니라고 외면하고 무관심 속에 방치해 두면 나중에 자신의 인권인 탄압을 받을 때에도 아무도 관심을 기울여 주지 않는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의 연대의 정신이 필요함을 간접적으로 역설하고 있는 듯하다. 이 책에서 주장하고 있는 부당한 인권침해 사례들이 개선되어 인권운동사랑방이나 인권하루소식이 할일이 없어서 문을 받는 그런 시간이 빨리 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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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 I
아트 슈피겔만 지음, 권희종 외 옮김 / 아름드리미디어 / 1994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단지 몇개의 단어만으로 나열된 사건은 사건의 실체에 다가가기전에는 실감이 잘 안난다. '유태인 대학살'도 그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히틀러의 극단적인 인종차별주의와 당시 독일경제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던 유태인들의 재산을 약탈하기 위하여 저질러진 만행에 대하여 단지 그런 일이 있어 수많은 사람들이 가스실에서 죽어갔다는 사실 정도로만 인식하고 있었다.

이 책을 보고서야 단지 추상적으로 인식하고 있던 학살이 얼마나 잔인하고 끔찍한 것인지 생생히 알 수 있었다. 아이러니칼한 것은 이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유태인 탄압의 피해자였던 저자의 아버지가 흑인을 자신의 차에 태우자 또다른 모습의 인종차별주의자가 되는 것이었다. (왜 지저분하고 도둑놈인 깜둥이를 태우냐는..) 이것이 인간의 본성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소름이 돋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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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5-23 20: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짱구아빠 2005-05-24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접한 서평에 땡스투를 주시다니..나치의 유태인 학살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극악한 학살행위임은 분면합니다. 하지만 이스라엘을 건설한 후 유태인들이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행했던 그리고 행하고 있는 만행도 그 이상의 잔악한 행위임을 정문태 기자님의 글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역사는 반복된다는 언듯 별로 말이 안되어 보이는 격언이 들어맞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음입니다.
 
박종철 평전 - 교양총서 2
김태호.최인호 지음 / 박종철출판사 / 199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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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무릇 문명국가라는 타이틀을 걸고 잇는 국가의 가장 드러내기 싫은 치부중의 하나가 공권력을 전제로한 국가폭력이다.] 국가의 존재를 긍정하는 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침해하는 세력에 대한 방어의 목적으로 일정한 국가폭력은 허용된다.

그러나 우리의 역사는 국가폭력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목적보다는 권력을 유지하고자 하는 세력의 반대세력 억압수단으로 이용된 부끄러운 전례가 있다. 박종철은 그중 가장 극적인 예이다. 그의 죽음으로 인하여 국민들은 전두환 정권의 잔혹하고 폭압적인 모습을 똑바로 인식하게 되었고 전 국민의 분노를 결집하여 군사독재정권을 무너뜨리게 된 것이다.

그후 이전보다는 절차적 정당성을 갖춘 정권이 등장하였으나 이들은 상당 부분 국민의 기대에 못미치고 있으며,계속되는 무능과 부패로 인하여 스스로의 무덤을 파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본서는 박종철의 죽음 직후의 상황과 박종철의 짧았던 삶동안의 모습을 사실에 입각하여 보여주고 있다. 박종철의 죽음이후 15년이 지난 지금 80년대의 엄혹했던 상황에 저항하는 그의 모습은 온전히 투사의 모습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80년대의 끄트머리에 발을 담갔던 세대로서 너무나 박종철을 이상화 시켜버린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든다. 멋모르던 신입생 시절 선배가 다가와 사회를 배워보자고 했을 때 거의 무한한 공포감에 떨었던 기억에 비해 그는 처음부터 운동을 하기 위하여 대학을 가서 열심히 운동을 하다가 독재정권의 고문에 숨진 것처럼 느껴졌다.

중간에 그의 부모님에 대한 걱정이 나오기는 하지만 그는 간단히 떨쳐일어나고 운동을 위해 분연히 일어서는 모습을 보여준다..과연 그의 삶에 대한 고민이 그렇게 단순한 것이었을까? 솔직히 이책은 그의 삶의 외형중 일부만을 드러낸 것이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든다.중간쯤을 읽으면서부터는 저자들이 박종철을 너무 이상화 시켜버린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한때 한국사회를 변화시키는 주된 동력중에 하나였던 학생운동이 학교에서는 기층 대중들의 지지를 상실하고 사회적으로는 별반 관심을 얻지 못하는 것은 삶을 바라보는 시각의 경직성에서 비롯된 것은 아닌가 싶다. 본서의 여기저기에서도 그러한 흔적을 발견한 것 같아 안타깝다.

1980년 광주의 의미도 이제는 어느 정도 다양한 시각을 가지고 접근을 하는 것 같다. 그의 삶과 죽음도 이제는 좀 자유로워져야 하지 않을까? 또한 아울러 박종철과 동시대인으로 함께 어깨를 걸었던 자들중 이제는 변절하여 얼굴에 개기름이 좔좔하르면서 기득권의 수호천사가 된 이들에 대한 엄정한 평가가 본서에서 반드시 언급되었어야 할 부분이 아닌가 한다.머리속에 여러가지 생각이 혼란스러워 정리가 되지는 않지만 인간다운 삶을 추구하였고 그러한 삶을 위하여 자신이 가진 꿈과 희망을 접었던 많은 이들에게 누가 되지나 않을까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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