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속삭여 봐 푸른도서관 63
강숙인 지음 / 푸른책들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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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죽음에 대한 상상으로 풀어내어 삶과 나를 둘러싼 모든 이들에 대한 소중함을 일깨우는 <푸른 하늘 저편>이라는 청소년 소설을 읽은 적이 있다. 푸른 하늘 저편 어디에선가는 살아있는 자의 불행까지도 부러워하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을, 살아있다는 건 아주 큰 축복임을 일깨운 이 작품은 누나와 심하게 다투고 교통사고로 죽게 된 소년이 누나에게 못다한 말을 하기 위해 이승으로 내려와 노력끝에 누나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전한다는 이야기였다. <<나에게 속삭여 봐>>를 읽으면서 문득 이 작품을 떠올리게 된 것은, 죽음이라는 소재로 삶에 대한 소중함을 일깨우는 방식 탓이었다. 뜻하지 않은 죽음으로 못다한 이야기, 못다한 일로 세상 저편으로 가지 못한 채 이승을 떠도는 주인공의 모습은 오래 전 흥행했던 영화 '고스트'를 통해서도 이미 본 적이 있다. 세 작품의 공통점에서 우리는 귀신이 되어 이승을 떠돈다는 것은 무언가 못다한 일(말)들이 남아있다는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기억해야 할 말이 있다. 이 책에서 서준이 말하는 '카르페 디엠' 이다.

 

 

'엄친아' 혹은 고리타분한 '범생'이라 불리는 서준에게는 8분 늦게 태어난 이란성 쌍둥이 동생 유주가 있다. 사극 스타일인 서준과 달리 가수가 되기를 꿈꾸는 유주는 아빠 엄마의 반대로 꿈꾸던 예술고가 아닌 일반 고등학교에 입학할 수 밖에 없었다. 어릴 때부터 사이가 좋았던 쌍둥이었지만, 개인적인 문제로 유주하게 까칠하게 굴었던 서준은 개인적인 문제를 정리한 터라 그동안 냉랭하게 굴었던 것을 해명하고 화해도 할 겸 유주에게 빛예고 편입을 적극 권하려 했는데, 때마침 유주에게 동네에 있는 커피숍 에서 만나자는 전화가 걸려온다. 엄마에게 유주의 예술고 편입을 복선으로 깔아두고 유주와 만나고 오겠다며 나간 서준은, 교통사고로 끝내 돌아오지 못한다.

 

새벽 2시 38분, 아리는 지난 며칠 동안 잠결에 으스스한 기운을 느꼈고, 어제와 똑같은 시간에 깨어났다. 치귀지사 사주를 가진 아리는 민속 문화를 연구하는 이모의 도움으로 귀신이 왜 자신을 찾아왔는지 알아보기로 결심한다. 죽은 서준은 빛의 길을 따라 저승으로 가려했지만 가슴 속에 있는 그 어떤 것 때문에 일반 혼의 중량보다 무거워져 빛의 길에 오르지 못한다. 49일 뒤에도 이 길에 오르지 못하면 떠도는 원혼이 될 수 밖에 없는 서준은 그 무게가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을 유주와, 유주 때문에 죽었다고 생각하고 용서하지 못할 엄마, 슬퍼하고 있을 아빠에 대한 걱정 때문임을 깨닫는다. 서준은 앞으로 46일 동안 서로 사랑하면서 행복하게 살기를 바란다는 자신의 뜻을 전하고 편안하게 저승으로 갈 수 있을 방법을 모색하게 되고,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누군가를 찾다가 아리를 발견하고 매일 밤 찾아가게 된다.

 

"카르페 디엠. 라틴어야. 현재에 충실하라는 뜻이지. 지금 슬프면 맘껏 슬퍼하고 기쁘면 맘껏 기뻐하라, 뭐 그런 뜻. 죽어 보니까 알겠더라. 우린 다만 순간을 사는 것이고, 그게 어떤 순간이든 소중히 여기고 충실히 살아야 한다는 걸 말이야." (본문 143p)

 

이제 이야기는 아리와 서준의 이야기가 중접척으로 전개되어가고, 아리는 서준의 이야기를 유주에게 전한다. 그리고 이야기는 유주까지 더해져 세 명의 이야기로 전개된다. 떠나는 시간동안 매일밤 아리를 찾아와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둘은 친구가 되고, 서준은 아리에게 첫사랑의 느낌을 갖게 되면서 고민하지만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긴 여운을 남겼던 '현재를 붙잡으라'을 통해 매순간마다 찾아오는 감정에 충실하기로 한다. 반면 유주는 서준에게 서준이 작곡했던 '작별'을 불러 주고 싶은 마음에 노래를 하려했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음에 절망한다. 서준은 유주한테 하고 싶은 말을 아리를 통해 편지로 남긴다. 그 편지를 전해받은 유주는 엄마와의 갈등을 풀게 되고, 유주는 아리의 도움으로 보이지 않는 서준 앞에서 서준의 용기를 받으며 다시 노래할 수 있게 되는데, 어려서부터 둘이서 해 오던 수신호였던 가위바위보 놀이로 힘을 주는 오빠의 모습을 보게 된다. 반면 유전자 공부하고 싶은 자신과 의사가 되기를 바라는 엄마와의 갈등 속에서 아리는 서준의 '카르페 디엠'을 통해 용기를 얻게 되고, 서준과의 만남으로 진로를 결정하게 되고, 생각지도 못한 반전을 털어놓고 서준은 세상 저편으로 가게 된다.

 

<<나에게 속삭여 봐>>는 기존에 읽었던 <푸른 하늘 저편>과 같은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를 사는 삶의 소중함'이라는 큰 줄기 속에 서로 다른 이야기 전개와 요소들을 가미함으로써 다른 느낌으로 감동을 전한다. 무엇보다 17살에 죽은 서준이 보여주는 첫사랑의 감정과 두 소녀가 보여주는 꿈에 대한 이야기는 청소년들에게 삶에 대한 의미의 크기와 공감을 느낄 수 있도록 이끌어 줄 듯 싶다. 저자는 이렇듯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자신의 자리를 돌아보고 삶을 반추해 보도록 하였다.

 

"난 이렇게 일찍 죽었기 때문에 다시 태어나서 해 보고 싶은 게 많아. 난 무엇보다 첫사랑을 제대로 해 보고 싶어. 그냥 바라만 보는 게 아니라 햇빛 찬란한 야외로 나가 데이트를 하고 싶어..." (본문 233p)

 

요즘 우리 아이들은 잉여의 삶을 추구하기도 하고, 앞에 놓인 장애물에 버티고 이겨내려고 하기보다는 너무도 쉽게 무너지고 삶을 포기하려고 한다. 살아있는 자의 불행까지도 부러워하는 세상 저편의 사람들(아니..귀신들?)이 있다. 살아 있음에 우리는 꿈을 꾸고, 또 사랑하고,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것이리라. 너무도 일찍 죽음을 맞이한 서준을 통해 지금 살아있음에 감사하며, 현재에 충실하기를...바래본다. 그리고 다 같이 되내여보면 좋겠다. '카르페 디엠'

 

(사진출처: '나에게 속삭여 봐'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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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꽃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73
정연철 지음 / 비룡소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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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사는 게 장애물달리기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내 짧은 인생에도 폐타이어, 매트, 줄넘기, 간짓대 같은 장애물들이 곳곳에 널려 있다.

하지만 어떻게든 버티고 이겨내다 보면 뜻밖의 행운도 따른다.

대롱대롱 매달린 과자를 따 먹고, 달리기에서 2등을 먹기도 하고... (본문 161,162p)

 

흐느적거리는 몸, 개개풀린 눈, 풀풀 풍기는 술 냄새. 술주정뱅이의 전형. 아버지다. 이마에 땀이 흥건했고 베갯잇은 축축했다. 치 떨리는 악몽으로 기범은 일어났다. 마룻바닥에 둔탁한 소리를 내며 떨어진 것은 낫이었고, 마룻바닥에 선혈이 뚝뚝 떨어져 있었으며, 엄마는 문설주를 잡은 채 천천히 주저앉으며 흐느끼고 있었고, 기범 자신도 망연자실 엄마를 바라보며 그 자리에 털퍼덕 주저앉았다. 아버지는 이렇게 기범의 꿈속을 자유자재로 드나들었다. 아버지의 존재를 잊기 위해 수학 정석을 파고들고 영어 문장을 통째로 외운 탓에 아버지라는 세균을 퇴치한 듯 했는데, 아버지는 대학 입시를 하루 앞둔 날, 예고 없이 등장했다. 억눌려 있던 감정들이 되살아나면서 결국 기범은 2교시 수리 영역 시험을 치르던 중 시험장을 뛰쳐나왔고, 공든 탑은 허무하게 무너지고 말았다. 그리고 기범은 치유 불가능한 상처들을 해결하기 위해 한때는 탈출하고 싶어 안달 났던, 아버지의 흔적들이 지천에 깔려 있는 고향행 버스에 승차했다.

 

 

터널같은 어둡고 불안했던 시간, 마법처럼 그 시간을 딛고 꽃을 피운, 어느 소년의 비밀스러운 성장 일기 <<마법의 꽃>>, 사춘기 딸을 둔 엄마이기에 성장 소설에 관심이 갔고, 책 제목에 호기심을 갖게 되었다. 그 이야기가 궁금해 서둘러 책을 펼쳤는데 첫 장부터 마음이 아프다. 아버지로부터 벗어나고 싶어 발버둥쳤던 기범은 결국 아버지의 손아귀를 벗어나지 못했던 모양이다. 가족이 있다는 건 태풍에도 꿈쩍 앉는 울타리가 있는 거라고 하지만, 기범이네 가족은 위태로운 듯 보인다. 아버지에 대한 기범의 분노, 연민, 고통, 슬픔이 느껴진다. 기범을 따라 나는 서둘러 그의 어머니와 여동생 영순이만 남아 있는 고향으로 따라가보았다. 그곳에는 터널같이 어둡고 불안하기만 한 어린 기범이 있었다.

 

마을로 가는 길은 기범에게는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을 거슬러 가는 기분이었다. 3박 4일 수학여행 떠나보냈던 자식을 맞이하는 표정인 엄마는 오늘따라 더 왜소해 보였다. 기범은 중학교 1학년 때, 난생 처음 성적 우수 장학금을 받자 아버지가 선물한 책꽂이가 딸린 중고 책상을 보았다. 이제는 쓸모없는 책상을 들어냈을 때 기범은 책상다리를 받쳐 두었던 공책 한 권을 보게 되었다.

비밀 일기장 권기범.

첫 장을 넘겨자 누런 종이에는 꼭꼭 눌러 쓴 듯한 깨알 같은 글씨로 빽백하게 하소연이 적혀 있었고, 기범은 가리가리 찢어졌던 기억의 파편들이 테트리스 게임의 테트로미노처럼 재결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제 이야기는 기범의 일기와 함께 초등학교 6학년이었던 기범에게로 옮겨졌다. 기범은 아버지와 정면승부를 벌이기 위해서 천천히 일기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먹구름주의보 발령 상태인 집, 아버지에 대한 공포와 중오가 뼈와 살과 키는 물론 영혼마저 갉아먹고 있었다. 늘 술에 절어있는 아버지는 엄마와 자식들을 때리곤 했고, 그런 탓에 기범은 집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었다. 기범이 기억하는 아버지는 늘 상처만 남기고 휭 떠나가는 얄미운 태풍과도 같았다. 술에 취해 집으로 자주 태풍을 몰고 왔고, 술이 깨고 태풍이 가라앉으면 때려 부순 물건들만 고치고 상처 받은 자식들의 마음은 그냥 내버려 두곤 했으니 말이다. 기범의 일기장에는 아버지에 대한 슬픈 기억, 아버지로 인해 상처 받은 기억, 그리고 가난 때문에 힘겨웠던 기억이 많았다. 

 

만날 재미있고 만날 기뻐서 웃는다면, 행복도 얼마나 시시하고 지겹겠는가? 그래서 난 내 마음이 어둠으로 꽉 차기 전에, 가끔은 오늘같이 햇살 가득한 날을 선물로 받는다면 크게 욕심 부리지 않을 작정이었다. 아버지가 가끔 변해서 집 안 구석구석에 웃음꽃이 주렁주렁 달리면, 행복도 얼마나 값진 줄 알게 될 테니까. (본문 117p)

 

다행히 아버지에 대한 복수심에 홧홧 달아오르다가도 아궁이 속에서 구워낸 노란 군고구마 하나 가지고도 금세 식어 버리곤 한 탓에 기범은 아버지와 가난이라는 거대한 먹구름 층을 버텨 내고 있었다. 무엇보다 터널같이 어둡고 불안했던 그 시간에는 기범이가 기억하지 못했던 아버지에 대한 기억들, 즐거웠던 유년의 기억들이 일기장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자신을 감싸안았던 아버지에게서 느꼈던 따뜻함, 위기에서 구해주었던 아버지의 무모함, 함께 다슬기를 먹으며 영순이를 놀려먹다가 허허 웃기도 하던 아버지, 자신과 다르지 않았던 아버지의 슬픈 과거에 대한 동정심, 아픈 아버지를 위해 산 국화빵을 가슴속에 품고 왔던 기억들...그 기억들은 기범의 가슴에 많은 흔적을 남긴 아버지로 인해 가려져 있었고, 기범은 일기장을 통해 그렇게 즐겁고 행복했던, 때로는 아버지가 좋다(?)고 착각했던 날들도 있음을 알게 된다. 그 기억들은 상처가 곪다가 터져 피 칠갑이 되었지만 꿰매도 덮어 두기만 했기에 낫지 않았던 돌곰겼던 상처를 터뜨려주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일기장에서 이 죽일 놈의 방황에 대한 정답이 있음을 알게 된다. 수많은 장애물을 통과왔으니 이제 과자를 먹고 싶다고. 그는 방전될 위기에 처했던 삶의 배터리가 충전되는 것 같았다. 기범의 삶처럼 우리도 수많은 장애물을 넘고 있다. 간혹 과자를 먹으며 생각지도 못한 2등을 하기도 했을 것이다. 물론 앞으로도 먹구름주의보는 계속 발령과 해제를 반복할 것이며, 장애물 앞에 놓이게 되는 날은 무수히 많을 것이다. 기범은 고향에서 망각하고 있었던 시간을 되찾았다.

 

튀밥꽃 피는 시간. 이제 다시는 그 시간의 끄나풀을 놓치지 않을 거다. 필요할 때 언제든 끄집어내 꽃을 활짝 피울 거다. 그 마법이 꽃을. (본문 229p)

 

상처를 아물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고통의 시간과 대면하는 일이라고들 한다. 기범은 아버지와의 정면대결을 통해 아버지에게 받았던 상처만을 기억했던 어린시절에서 행복했고 즐거웠고 한편으로는 기억하지 못했던 아버지의 다른 모습을 떠올리게 되었다. 그렇게 기범의 시간을 쫓다보니 나 역시도 과거의 암울했던 기억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어쩌면 내가 놓치고 있는 행복하고 즐거웠던 시간이 있으리라. 그리고 앞으로 수많은 장애물 앞에 놓이게 될 우리의 삶에 기범이 보여준 용기는 마법이 꽃이라는 달콤한 희망을 선물해주었다. 이제 고등학생이 되는 딸아이, 수능이라는 긴 터널 앞에 놓이게 되었다. 그런 딸에게 터널같이 어둡고 불안했던 시간을 딛고 꽃을 피운 기범의 성장 일기를 보여주련다. 버티고 이겨내다보면 장애물 저편에 놓은 맛있는 과자가 놓여있음을 깨닫게 되리라.

 

때로는 유쾌하게, 때로는 마음 아프게, 때로는 잔잔한 감동으로 전하는 기범의 이야기 <<마법의 꽃>> 그 성장이 너무도 아름다운 작품이었다.

 

(사진출처: '마법의 꽃'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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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논이 들려주는 논리 이야기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 27
오채환 지음 / 자음과모음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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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의 유명한 철학자들인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가 모두가 이 사람의 영향을 받아 철학 사상을 펼쳤다고 합니다. 그는 바로 엘레아학파였던 제논입니다. 제논은 논리와 수학, 두 가지 학문에 큰 기여를 했는데, 하나는 피타고라스 수론의 잘못된 내용을 지적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잘못을 지적하는 방법 자체를 제공한 것이지요. 제논의 패러독스가 수론의 잘못된 내용을 수학적으로 정정하여 새로운 내용을 제시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첫 번째 기여는 높이 평가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두 번째 기여는 귀류법이라는 중요한 증명 기법을 직접 제공함으로써 수학에 결정적인 공헌(책머리에 中)을 했습니다. 여기서 귀류법이란, 상대방의 주장이 잘못되었음을 증명함으로써 자신의 주장이 옳다는 것을 보이는 간접증명 방법을 말합니다.

 

 

요즘 우리는 다르게 생각하는 법에 대한 중요성을 이야기하곤 합니다. 이에 흔히 알고 있는 동화나 명작을 새로운 관점을 바라보고 새로운 동화나 영화를 창조해내기도 하지요. 오래전 모두가 '예'라고 할때 '아니로'라고 할 수 있는 용기있는 사람이 되자는 CF광고도 있었지요. 제논은 남들과 다른 생각, 즉 '거꾸로 생각하기'가 주특기였다고 합니다. 다른 사람과 다르게 생각하는 법, 그것이 논리적 사고력을 기르기 위한 시작이기도 합니다. '논리' '논증', 왠지 어렵고 지루하게 느껴지는 이야기지만 <<제논이 들려주는 논리 이야기>>에서는 조금 다르게 다가옵니다. 남들은 어렵다고 이야기하지만, 이 책을 읽고나면 우리는 새롭다, 재미있다, 라고 남들과 다르게 이야기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논리대장이라 불리는 영준이는 사실 게임 대장이었습니다. 게임 대장에서 논리 대장으로 바뀌게 된 것은 초등5학년 때 특별한 친구를 만나면서였지요. 이제 그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그날도 어김없이 두 살 어린 동생 주호와 컴퓨터게임을 하고 있었습니다. 컴퓨터게임의 영원한 맞수인 이웃집 남매의 협공을 이겨 내기에는 늘 역부족이었던 다른 때와 달리, 그날은 영준이와 주호가 이겼지요. 이웃집 남매는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고, 져야 당연했던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영준은 '그때그때 달라요!'라며 약올리고 있었습니다. 그때! 『컴퓨터에 치명적인 논리적 오류가 발생하여 시대가 이동됩니다.』라는 이상한 문구가 뜨면서 컴퓨터가 멈춰버립니다. 할 수 없이 PC방으로 가기 위해 방문을 열자, 형제 앞에 고대 그리스가 펼쳐졌습니다. 영준은 재산은 많지만 식물인간이 되어 누워 있는 남자를 서로 자신의 남편이라는 두 여자의 주장에서 거짓말을 하는 여자를 가려낸 제논이라는 꼬마 아이를 만나게 됩니다. 영준은 제논이 자신들을 다시 미래로 보내줄 수 있다고 생각하고 따라다닙니다.

 

제논은 거리를 돌아다니며 여기저기 모여 자신의 사상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을 아주 좋아했고, 제논은 아무도 피타고라스의 주장이 틀렸다는 것을 논리적으로 증명해 내지 못하고 있기에 자신이 꼭 해내고 말겠다고 다짐하기도 했지요. 제논은 자신이 내는 퀴즈를 푼다면 영준을 도와주겠다고 했습니다. 그 퀴즈는 '날아가는 화살은 과연 움직일까?' 였습니다. 움직인다는 영준의 대답에 제논은 '날아가는 화살은 사실 움직이지 않는다'라고 말합니다. 제논은 이오니아의 피타고라스의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변화한다'는 주장에는 모순이 있으며, 존재와 변화의 모순을 통해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을 논리적으로 주장했지요. 영준은 제논만이 자신을 도와줄 수 있을거라는 생각에 또 한 번 퀴즈에 도전하게 되고, 제논은 우리가 한 번은 들어봤음직한 '아킬레우스와 거북이의 경주'를 퀴즈로 냅니다. 발이 빠른 아킬레우스와 거북이가 경주를 하는데, 거북이가 조금 더 앞에서 출발할 경우 누가 이기겠느냐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영준은 앞서 말했던 피타고라스의 이야기를 적용시켜 제논의 퀴즈를 맞히게 됩니다.

 

"존재를 인정한다는 것은 존재하는 것마다 일정한 크기를 갖는다는 것이고, 변화를 인정한다는 것은 그 크기를 끝없이 쪼갤 수 있다는 말이잖아. 그러한 주장대로 날아가는 화살을 생각해 봤을 때, 화살과 과녁 사이의 거리는 끝없이 쪼갤 수 있게 되지. 그런데 그렇게 화살과 과녁 사이의 거리를 무한 분할하다 보면 결국 화살은 그 쪼개진 공간마다 정지하고 있는 셈이 되어 버려. 그렇게 되면 변화 즉, 운동을 인정하는 그 주장에 모순이 생기게 되므로....존재하는 것은 변화하지 않는다는 결론이 나오게 되지!" (본문 150,151p)

 

그렇게해서 영준은 제논과 함께 거리에서 열리는 재판에 참여하면서 삼단논법, 직접논증, 간접논증, 오류, 전제 등을 이해하게 되고, 다르게 생각하는 법도 이해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때그때 달라요'라는 말 속에 엄청난 오류가 담겨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되지요. 집으로 돌아간 영준과 주호는 <위대한 철학자 제논> 책을 통해 제논이 귀류법을 개발하여 위대한 철학자가 된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두 아이는 제논과 함께 공부했던 논리를 잊지 않는다면 제논과 함께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생각에 논리를 공부하고 논리대장이 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논리적 사고력을 중요시하고 있는 요즘, 제논은 우리 아이들이 알아야 할 철학자인 셈입니다. 이 책은 어렵게 느껴질 수 있을 논리에 관한 이야기를 재미있는 동화 속에 풀어내어 우리 아이들이 접근하기 쉽도록 구성하였습니다. 동화지만 청소년, 어른들이 읽어도 손색없는 알찬 내용은 연령을 아우르며 활용할 수 있어 더욱 마음에 드는 구성이기도 하지요. 논술을 중요시하는 요즘 우리 아이들이 꼭 읽어보기를 추천하는 책입니다. 부록으로 수록된 [통합형 논술 활용노트]는 제논의 논리 이야기와 딱 어울리는 구성이네요. 자신의 주장이 옳음을 설명하는 것과 달리 상대방의 주장이 잘못되었음을 보여줌으로써 자신의 주장이 참임을 보여주었던 제논, 하지만 패러독스라 불리는 제논, 과연 그의 주장은 모두 맞는 것이었을까요? 제논의 주장에 대해 제논의 특기인 거꾸로 생각하기를 이용해 어린이들이 직접 논리적 사고를 펼쳐본다면 재미있는 독후활동이 될 듯 합니다.

 

(사진출처: '제논이 들려주는 논리 이야기'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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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엄마라서 감사해요 - 슬픔 대신 감사로 인생을 바꾼 우리 엄마 김희아
김희아.양태석 지음, 최정인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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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엄마라서 감사해요>>는 안면장애를 극복한 저자 김희아님의 가족 이야기를 바탕으로 각색한 실화 동화입니다. KBS <강연100℃><여유만만> 등에서 뜨거운 감동을 준 김희아님을 알게 된 것은 자신의 진솔한 삶을 담은 에세이 <내 이름은 예쁜 여자입니다> 책을 통해서였습니다. 붉은색 모반으로 뒤덮인 얼굴과 상악동암으로 함몰된 반쪽 얼굴로 안면장애 3급을 받은 그녀는 이 책을 통해서 자신의 삶을 여과없이 보여주었었는데, 얼굴 때문에 많은 좌절과 아픔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반점을 불행의 씨앗이 아닌 '복점'으로 받아 들이는 긍정의 사고와 세상에 감사하는 그녀의 감동적인 사연은 제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었죠. 그녀의 이야기는 어른뿐만 아니라 아이들에게도 꼭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동화 <<우리 엄마라서 감사해요>>로 출간되어 우리 아이들에게도 김희아님의 힐링 스토리를 들려줄 수 있게 되었네요. <내 이름은 예쁜 여자입니다>는 김희아님이 직접 전하는 이야기였다면 <<우리 엄마라서 감사해요>>는 김희아님의 큰 딸 예은이가 화자가 되어 이야기합니다. 전작에서도 많이 울었지만, 동화로 읽는 이야기는 더욱 슬픈 듯 합니다. 엄마의 어린시절 일기장을 읽으면서 엄마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고, 엄마로 인해 타인에게 차별대우를 받는 예은이의 아픔이 고스란히 전해진 탓인가 봅니다.

 

실내화에 '왈가닥 공주''재수 없는 OO' 이라고 적인 낙서에 예은이는 화가 났습니다. 애써 분한 마음을 가라앉히며 누가 그랬을까를 곰곰이 생각하며 마음이 복잡했던 예은이는, 놀이터에서 동생 예지가 같은 반 친구 정아, 미영이랑 신나게 놀다가 정아 엄마가 더 놀고 싶다는 정아와 미영이까지 끌고 데리고 가자 잔뜩 골이 난 모습을 보게 됩니다. 예은이는 두 아이를 데리고 가는 정아 엄마가 "너희들, 예지랑 놀지 말랬지! 왜 말을 안 들어?" 라고 말하는 소리에 충격을 받지요. 정아 엄마가 안면 장애 3급 장애인인 엄마를 두고 수군거리곤 한다는 걸 예은이는 알고 있습니다. 엄마는 비록 선캡과 마스크를 쓰고 다니기는 하지만 움츠러들거나 사람을 피하지 않는 누구 앞에서든 항상 당당하고, 천성적으로 낙천적이어서 사람들에게도 제법 인기가 좋은 임에도, 이웃들에게 아무런 피해도 주지 않는데도 삐딱하게 보는 시선들이 있습니다.

 

 

"예은아, 엄마 얼굴의 이 점은 그냥 점이 아니라 복점이야." (본문 16p)

 

실내화 사건과 정아 엄마 때문에 마음이 울적해진 예은이는 우연히 엄마의 오래된 일기장을 발견하게 되고, 엄마의 어린 시절 속으로 빠져 들게 되지요. 공방을 운영하는 엄마는 낙서된 예은이의 실내화를 감쪽같이 페인트로 칠해주었어요. 놀이터에서의 속상했던 사건을 들은 엄마는 마음이 안 좋아보였지만, 곧 낙천적인 엄마로 돌아왔지요.

 

"예은아, 예지야, 이렇게 가끔씩 우리 가족에게 속상한 일이 생기기는 하지만 엄마는 그래도 괜찮아. 엄마는 너희들이 있어서 자랑스럽고 늘 감사한 마음으로 살고 있단다. 따지고 보면 화나고 짜증나는 일은 세상에 없는 거야. 어떤 일을 앞뒤로 살펴보면서 잘 생각해 보면 어떤 것에든 감사한 점이 있는 거란다." (본문 29p)

 

어린 시절이 마냥 행복한 건 아니었던 같은 엄마가 행복했다고 말하는 걸 들으면 예은이는 엄마가 신기하기만 합니다. 다른 사람과 다른 엄마를 사랑하는 아빠는 수호천사였지요. 예은이는 그런 엄마 아빠가 정말 좋습니다. 예은이는 '남들이 어떻게 보든 어떤 말을 하든 그 사람들을 늘 친절하게 대해 주면 언젠가는 틀림없이 우리의 진심을 알아 줄 날이 온다'는 엄마의 가르침대로 정아 엄마가 엄마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을 하는 정아를 괴롭히는 남자 아이를 혼내주고, 자신의 실내화에 낙서를 했던 창식이에게 친절하게 대해주었죠. 그랬더니 정말 엄마의 말씀처럼 되었네요. '스타 주부 강사' 오디션에 나가게 된 엄마는 우승자가 되었고, 많은 사람들이 엄마의 이야기에 감동을 받았습니다. 이제 엄마가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이상하게 쳐다보는 사람이 없었고, 엄마의 얼굴을 무상으로 성형해 주겠다는 병원 연락도 받았고, 강연 청탁도 밀려들었습니다.

 

 

예은이는 항상 감사하는 마음,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살 수 있게 가르쳐주고, 남을 이해하고 사랑할 줄 아는 아이로 키워 준 엄마가 정말 고마웠습니다. 일기를 읽으면서 엄마를 더 많이 이해하게 되고, 엄마 아빠를 더 사랑하게 된 예은이의 이야기가 가슴 뭉클하게 전해집니다. 자신을 버린 부모에 대한 원망이 있을 법도 한데, 이렇게 태어나서 죄송하다고 말하는 김희아님의 감동적인 사연은 오늘 또 저를 반성하게 합니다. 저도 김희아님을 보면서 예은이처럼 많은 가르침을 받았네요. 감사하는 마음, 긍정적인 마음으로 살아가야겠습니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할 것이 무엇인지, 무엇이 우선시 되어야 하는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됩니다.

 

"인생에는 '불평'과 '감사'라는 두 가지 길이 있는데 엄마는 감사의 길을 선택했단다." (본문 30p)

 

 

<<우리 엄마라서 감사해요>>는 이렇게 큰딸 예은이가 엄마의 일기를 읽으면서 엄마를 이해하게 되는 과정을 동화를 통해 감동적으로 전하고 있습니다. 이 감동 외에도 이 책에서 눈에 띄는 것은 각 페이지마다 그려진 바코드였습니다. 무엇인가 했더니,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 변환 바코드가 삽입되어 있었네요. 부록으로 수록된 예은이네 가족 사진을 보고 있자니 저절로 미소를 지어집니다. 진정 사랑할 줄 아는 아빠, 밝은 예은이와 예지, 늘 당당한 김희아님이 담겨진 가족 사진이 참 예쁘게 보이네요. 전작을 읽으면서 김희아님이 가르쳐 주었던 '감사하는 마음, 긍정적 사고'를 그새 또 잊고 있었군요. 오늘은 예은이가 가르쳐주었으니 잊지말고 가슴 깊이 새겨두어야겠습니다.

 

(사진출처: '우리 엄마라서 감사해요'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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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우리나라 좋은동화 12 우리나라 좋은동화
김문홍 외 지음, 모라 외 그림 / 주니어파랑새(파랑새어린이)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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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읽어야 할 제 나이에도 저는 소설보다는 동화를 더 사랑하고 즐겨읽습니다. 아무리 감동적인 소설이라 할지라도 동화에서 보여주는 깨끗하고 따스한 감동까지는 보여줄 수 없기 때문이죠. 뿐만 아니라, 동화를 읽으면 내 아이의 마음을 엿볼 수 있고 아이의 눈높이에서 이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엄마인 저에게 동화는 참 좋은 육아서인 셈입니다. 이렇게 동화에 남다른 애착을 가지고 있는 제가 파랑새에서 출간된 <<우리나라 좋은 동화 12>>책을 만난 것은 참 행복한 일이 아닐 수 없네요.

이 책은 한 해 동안 아동문학 잡지에 발표된 동화 중에서 12편을 선정하였고, 사랑과 배려, 친구들 사이의 폭력, 통일, 세대차이 등 다양한 주제를 담아냈습니다.

 

동화 속에는 사람의 마음을 아름답게 만들어 주는 묘한 마술이 숨어있으니까요. (본문 201p)

 

이 책이 유독 제 눈길을 끈 것은 동화 읽기에 서툰 작은 아이때문이기도 합니다. 과학분야, 학습만화는 잠을 자는 것도 잊은 채 열심히 읽는 작은 아이가 유독 동화 읽기를 힘들어하는 탓이죠. 어쩌면 좋은 동화를 선별하여 엮은 이 책이 아이에게 동화를 읽는 즐거움으로 이끌어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예감은 적중했습니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었지만요.

 

밥을 먹듯이 읽어야 하는 동화, 밥보다 맛있는 동화.

<<우리나라 좋은동화 12>>가 우리나라 어린이들의 손에 날개 달린 듯 날아가길 소망합니다. (본문 203p)

 

 

12편의 동화가 모두 따뜻하고 예쁘고 깨끗하고 순수했습니다. 문명의 발달로 인해 점점 사랑을 잃어버리고 삭막해져가는 현 사회의 모습을 200년 후의 미래를 배경으로 담은 <사랑이 뭔데요?>는 어머니의 사랑이 모든 사람에게 사랑의 감정을 되돌려 주는 내용으로 따뜻하게 담겨져 있지요. 점점 메말라가는 감정에 따스함이 퍼져갑니다. 실제 있었던 일을 바탕으로 쓴 <종이칼>은 유치원 아이들 사이에 일어난 폭력을 다룬 작품입니다. 친구의 폭력에 마음의 상처를 입은 종주, 하지만 어느 누구도 종주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지요. 종주의 마음을 헤아린 유치원 선생님으로 인해 종주는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입가에 미소를 띄울 수 있었습니다. 한편 종주에게 상처를 준 동구의 엄마는 오히려 동구를 두둔합니다. 동구의 엄마는 제 자식만을 두둔하는 잘못된 가정교육의 현실을 보여주고 있네요. <흰 민들레 소식>은 나눔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귀한 흰 민들레 씨를 나누지 않는 엄마를 대신해 바람이 흰 민들레 씨를 여기저기 나누어주었네요. 바람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행복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나눔의 의미가 바람을 통해 아이들에게 잘 전달될거 같아요. 작가가 어머니로부터 연화바위 전설에서 영감을 얻고 쓴 <강물을 거슬러 오른 고래 한 마리>는 아빠와 엄마에 대한 그리움과 간절히 원하고 노력한다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음을 따뜻한 동화로 이야기합니다.

 

 

분단의 아픔을 담은 <가락지빵>, 강아지의 눈으로 바라본 대형마트로 인해 점점 입지가 좁아지는 구멍 가게의 이야기를 담은 <하늘 아저씨네 구멍가게>, 경상남도 양산시 동면 여락리에 있는 봉림대의 전설로 쓴 <봉림대에서 부르는 노래>는 통일에 대한 염원이 진하게 배어져 있습니다. <황소 이발소의 마지막 손님>은 이발소를 고집하는 할아버지와 유행을 쫓는 꽁지머리의 손주 동석이간의 세대간의 차이를 통해 우리가 버려야 할 것과 지켜야 할 것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도록 이끕니다. 기분 좋은 말을 하자는 의미를 담은 <말의 씨앗>, 마음에 생긴 상처는 따뜻한 위로가 치료약이 된다는 것을 일깨우는 <그 나무가 웃는다>, 기훈이의 상상의 나래를 통해 독자 어린이들도 함께 상상력을 키우게 되는 즐거운 동화 <우리 집엔 마법사들이 산다>, 외모지상주의의 요즘 세태를 꼬집는 <돼지, 성형수술 하다>는 외모보다는 마음, 그리고 개개인이 가진 개성이 더 중요함을 일깨웁니다.

 

 

12편의 동화를 읽다보니 어느새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대형마트보다는 동네 구멍가게에서 느낄 수 있었던 정을 되찾게 되었고, 점점 삭막해져가는 사람과 사람사이에서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도 생각해 보게 되었지요. 재미있는 전설도 들었고, 기훈이를 따라 상상의 세계로 빠져들어보기도 했습니다. 동화를 읽는 즐거움이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싶네요. 어른의 눈높이에서는 절대 알 수 없을 상상과 동심 말입니다. 우리에게 꼭 필요한 주제로 정말 좋은동화만 엮은 책이네요. 하루하루 바쁘게 사는 탓에 주위를 둘러보지 못하는 어른들도 꼭 함께 읽어보길 권해봅니다. 마음의 여유와 따스함을 느낄 수 있을테니까요.

 

12편의 동화가 여러분의 가슴을 따스하고 깨끗하게 해 주는 역할을 하리라 믿습니다. 동화를 읽노라면 동화 속 주인공이 여러분에게 날아올 것입니다. 함께 뛰놀고 울고 웃으면서 여러분의 마음이 샘물처럼 맑아질 것입니다. 동화책을 덮고서도 여러분의 가슴에는 감동의 메아리가 잔잔하게 흐르리라 자신합니다. (본문 200,201p)

 

 

(사진출처: '제5회 우리나라 좋은동화 12'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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