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아이 노란상상 그림책 14
안젤라 맥엘리스터 글, 그레이엄 베이커-스미스 그림, 김경연 옮김 / 노란상상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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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환적이면서도 너무나 아름다운 삽화가 눈길을 끄는 그림책입니다. 마음에 쏙 드는 삽화에 표지를 한참동안이나 들여다 보았네요. 추운 겨울에 정말 딱 어울리는 삽화입니다. 표지 삽화에 마음을 빼앗겼다가 그 안에 담긴 이야기에 또 한 번 마음을 빼앗기게 됩니다. 삽화 못지 않은 감동적인 이야기가 참 예쁜 그림책이네요. 아마 이 그림책을 읽어보게 되는 많은 독자분들이 저처럼 삽화와 스토리에 두 번 반하게 되지 않을까 짐작해봅니다.


할머니는 아침마다 창틀 나무화분에 쌓은 눈을 털어 내면서 봄이 온다는 신호인 초록빛 싹이 보이길 바랍니다. 반면 겨울을 사랑하는 톰은 낮에는 온종일 호수에서 스케이트를 타거나 언덕에서 썰매를 타면서 겨울이 끝나지 않기를 바랬지요. 엄마는 톰의 행복한 모습에 기뻐했지만, 따뜻한 봄의 햇살이 필요한 할머니 때문에 걱정이 되었죠.



톰은 스키를 가져와 눈 덮인 하얀 들판을 달렸어요. 찬 공기가 상쾌했지요. 그 때 눈 속에서 한 소년이 걸어왔습니다. 창백한 얼굴에 하늘빛 눈을 지닌 소년이었습니다. 둘은 함께 놀기로 했습니다.
두 소년은 바람에 날린 눈이 골짜기를 깊이깊이 뒤덮고 있는 비밀 골짜기를 발견했어요. 톰과 소년은 겨울이 끝나지 않기를 바랬지요.



다음 날, 헛간에는 땔나무도 네 개밖에 없었던 터라 할머니를 따뜻하게 해 드릴 방법이 없는 엄마가 한숨을 쉬자, 톰은 나무 스키를 쪼개 땔깜을 만들었어요. 그리고 소년과 함께 숲에서 주렁주렁 매달린 고드름으로 겨울의 음악을 연주하며 놀았지요.
다음 날이 되자 땔나무가 하나도 없었고, 톰은 나무 놀이집 사다리를 떼어 냈습니다. 엄마는 마지막 남은 야채로 할머니를 위해 뜨거운 수프를 만들었어요. 꽁꽁 언 땅에 씨를 뿌릴 수 없어 엄마는 겨울이 끝나기를 바랬습니다. 하지만, 톰은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소년과 함께 순룩을 타며 하루 종일 얼음 폭포에서 놀았지요.



다음 날 아침에는 불이 없어 빵을 구울 수 없어 먹을 것도 없었지요. 할머니는 너무 여위고 얼굴엔 핏기 하나 없었습니다. 여느 날처럼 소년은 톰을 함께 놀자며 톰을 기다리고 있었지만, 톰의 마음은 무거웠습니다. 그날 밤 오두막 창밖에서는 방 안을 가만히 들여다보는 창백한 얼굴이 있었습니다. 할머니는 초록빛 싹을 보지 못할 거 같았어요. 그래서 나무화분으로 불을 지피려고 했죠. 톰은 나무화분 아래 발자국을 보게 되었고 소년을 뒤쫓아갔습니다. 겨울이 끝나지 않기를 바랐던 소년은 이제 집에 갈 때가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그 소년은 겨울 아이였어요. 봄이 오려면 겨울 아이는 잠들어야 합니다.



"겨울은 정말 멋져" 톰이 말했어요.
"친구를 갖는 것도 그래." 소년이 말했어요.
"난 네가 할머니를 위해 어떻게 하는지 보았어. 이제 내가 너를 위해 무언가를 해 주고 싶어. 너에게 봄을 주고 싶어." (본문 中)





톰과 소년은 내년에 다시 만나기로 약속합니다. 그리고 다음 날, 나무화분에 작은 초록빛 싹이 흙을 뚫고 올라오는 것을 보게 되지요. 톰은 하얀 눈모자를 쓴 산을 바라보며 눈이 다시 내리면 또 함께 놀자며 겨울 아이에게 인사를 건넵니다.
겨울을 사랑한 톰은 겨울이 끝나지를 바라지 않았지만, 추위 때문에 힘들어하는 할머니 걱정에 겨울이 끝나지 않아도 행복하지 않음을 알게 되었어요. 겨울 아이 역시 친구가 된 톰을 위해 겨울이 끝나지 않게 해 주려 하지만, 할머니 걱정에 슬퍼하는 톰을 보자 행복하지 않았지요. 톰과 겨울 아이는 정말 겨울을 사랑했고 겨울이라 행복했지만, 진짜 행복이라는 것은 친구와 혹은 가족과 함께 행복할 때 비로소 행복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겨울 아이>>는 진짜 행복이란 나 혼자만의 행복이 아니라, 가족이 모두 함께 행복해야 진짜 행복하다는 것을 일깨우는 그림책입니다. 그리고 그런 톰을 위해 기꺼이 봄을 주기 위해 떠나는 소년의 아름다운 우정을 통해 참 우정이 무엇인지도 일깨우지요. 이 그림책은 페이지마다 펼쳐지는 겨울 풍경에 넋을 잃고 보게 됩니다. 몽환적인 느낌을 주는 삽화가 너무도 예쁘지요. 페이지 한 장 한 장 허투로 볼 수 없답니다. 그리고 드디어 찾아온 봄의 풍경도 겨울 풍경 못지 않은 아름다움을 선사합니다.

행복, 우정의 의미를 일깨우는 감정적인 이야기 그리고 그 감동 못지 않은 감동을 선사하는 삽화가 너무도 마음에 드는 그림책이었습니다.


(사진출처: '겨울 아이'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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