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설렘으로 집을 나서라 - 서울대 교수 서승우의 불꽃 청춘 프로젝트
서승우 지음 / 이지북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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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이 앞으로 각자의 길을 정하고 인생의 걸음을 시작하다 보면 첫걸음 떼기가 겁나고, 가다가 넘어져서 다시 일어서야 할 때가 온다. 내 얘기가 그러한 순간에 자신감을 불어넣어주고 작은 성공들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필요할 때마다 짚고 의지할 수 있는 지팡이 역할을 했으면 싶다. 그 얘기들은 사회에 적응하고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준비와 실행전략들이며, 관념적이고 막연한 격려성의 말이 아니라 좀더 실용적이고 구체적인 방법론에 가까운 것들이다. (본문 7p)

 

여러 권의 자기계발서를 접했고, 용기와 노력, 열정과 도전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해들었다. 그렇기에 조금은 식상한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방황하는 우리를 잠시나마 위로하고, 치유하는 주제임에는 틀림이 없다. 아쉽다면, 이런 위로들의 유효기간이 짧고 우리는 곧 현실의 자리로 돌아오고 또 방황을 시작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많은 사람들은 '용기''노력''열정''도전'을 주제로 많은 이야기를 하는 것일까? 이 책에서 저자는, '용기' '노력' '열정' '도전'은 인생사에서 유통기한 없는 만고불변의 진리라는 사실에 나는 오히려 희망을 가졌다. 여러분에게 필요한 것은 현실의 불안을 잠시 잊게 해주는 도피성 위로가 아니라 불안을 잘 제어하고 관리해나가는 실질적인 방법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본문 8p) 라는 답으로 나의 의문을 잠재웠다. 식상한 이야기이지만, 전혀 식상하지 않을 수 있음을 그는 단언했다. 직접 경험했기에 말할 수 있는 당당함이리라. 그래서 더 솔깃해졌다.

 

자기계발서라고 하기엔 <<아침 설렘으로 집을 나서라>>라는 책 제목이 너무 감성적이다. 뻔한(?) 이야기를 하는 자기계발서에 조금은 싫증이 나 있었는데, 이 감성적인 책 제목이 나를 이끌었다. 용기,노력, 열정, 도전이라는 주제에 그는 18년간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부딪쳤던 한계와 현실, 저자가 목격한 성공 사례들에서 추출한 실행전략들 담아냄으로써 체계적으로의 접근을 시도하고자 했다. 살면서 어떤 문제에 부딪쳤을 때 어떤 요소들을 가장 중요하게 볼 것이며,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어떤 절차와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적절하며, 그 과정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무엇인지까지 분석적으로 접근한 그의 이야기는 여타의 작품과는 다른 차별성이 느껴졌다. 이는 직접 해봤기에 하면 할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하고, 고비 때마다 지탱해주었던 용기, 노력, 열정, 도전의 중요성을 직접 확인해 보았던 탓일지도 모르겠다.

 

현실을 바꿀 수 있는 마법이란 남들보다 빨리, 그리고 멀리 손을 뻗어 원하는 것을 붙잡는 것뿐이다. (본문 197p)

 

성공을 위한 실행 방안을 제시한 Part 1 한 편의 경영 드라마를 만들다에서 저자는, Justification 명분, Plan of goals 계획, Distinction 차별성, Role 역할, Accuracy 정확성, Making a team with professionals 전문가의 도움, Advertisement 알림이라는 실행 방안의 단계별 키워드를 이렇게 요약한다. 이 머리글자는 'JP-DRAMA'라는 조합으로 형성되고 JP는 계획 수립의 과정이고 DRAMA는 이행의 과정으로 본다. 이는 사람들이 보통 성공을 한 편의 드라마에 비유하는 것(본문 19p)과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다.

Part2 용기로 도전하고 열정으로 노력하라는 실행전략 10가지를 이야기한다. 여기서는 학생들이나 사회생활 신참들이 도움이 될 만한 방법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실제로 저자의 연구실 학생들을 대상으로 시도해서 좋은 반응을 얻었던 것들도 있어 솔깃한 내용들이다. 마법이 통하지 않는 현실, 모두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숨찬 일상을 견디고 있는 현실에서 우리가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경쟁력이라는 무기이다. 이 파트에서는 위안과 힐링보다는 쓴소리에 가까운 충고를 통해 현실세계에 발을 들여놓는 이들에게 제대로 잘 듣는 약 처방을 내려준다.

 

경기도 화성시 소재 자동차안전연구원 주행시험장에서 2012년 10월 20일과 21일에 열린 무인태양광자동차경주대회를 2년 가까이 준비하면서 열정, 노력, 용기, 도전을 직접 경험한 서울대 교수 서승우 저자가 후배들에게 꼭 들여주고 싶은 이야기인데 혹시 나중에 기억하지 못할까 봐 가슴을 졸이거나 어딘가에 메모를 해놓고 찾지 못하면 어쩌나 불안해했던 마음까지 담아 쓴 책 <<아침 설렘으로 집을 나서라>>는 사람들의 아픈 마음을 감싸 안아주는 더없이 달콤하지만 짧은 유효기간을 지닌 위안이 아닌 만고불변의 진리인 용기, 노력, 열정, 도전으로 불안을 제어하고 관리해나가는 실질적인 방법을 전한다. 마치 좋은 스승처럼 끊임없이 용기를 주듯이. '괜히 시작했나?' 보다는 '용기 내서 해볼걸'이라는 후회를 더 많이 하고 살아왔던 나이다. 이것이 바로 나에게 주어진 기회를 이용하지 못하고 놓치게 된 결정적인 이유일 것이다. 같은 기회가 주어져도 멋지게 활용하는 사람과 그 기회를 놓치는 사람이 만들어낸 큰 차이는 '작은 용기'에서 비롯된다고 한다. 이에 저자는 말한다.

 

일단 도전한 사람에게는 결과에 상관없이 자신감과 경험이라는 선물이 주어진다. 자신에게 새로운 도전을 허락하는 순간, 변화는 이미 시작된 것이다. (본문 9p)

 

(이미지출처: '아침 설렘으로 집을 나서라'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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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월
전민식 지음 / 북폴리오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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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저는 이 시대에 사는 한 이런 감시 속에서 영원히 벗어날 수 없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경계하지 않으면 제가 제 자신조차 믿지 못하게 되는 끝없는 구렁텅이로 떨어지게 되겠지요. 그게 가능해진 세상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미 이런 일이 흔하게 되어 버렸는지도 모릅니다. 당신은 안녕하신가요?

 

우리의 편의의 이름으로 노출하는 정보들이 결국 우리를 감시하는 도욱가 되고 있다는 것을요. 전화번호, 신용카드 사용 내역, 교통 카드 사용 내역, 적립 카드 사용 내역, 스마트폰 사용 내역 등등. 일상적인 일이니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일 수도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그런 정보들로 한 인간이 가진 취향이나 이동 경로, 성향, 심지어 철학이나 친구 관계까지도 파악할 수 있는 애깁니다. 문명의 발달이 인간을 어제보다 편하게 만들어 준 건 분명하지만, 그만큼 인간의 삶을 감시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게 만들었다는 것을 저는 실감했습니다. (본문 364,365p)

 

언제였던가, 우연히 보게 된 시사프로그램에서 내가 만든 보너스 적립카드가 아주 싼 가격에 내 정보를 파는 행위라는 내용을 접하게 되었다. 그리고 얼마 뒤 나는 쇼핑 성향에 맞는 쿠폰을 제공한다는 메일을 받았다. 그동안은 무심코 보게 되었던 메일이, 그 시사프로그램을 통해 조금 섬뜩한 느낌을 받았지만 곧, 일상적인 일로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여지게 되었다. 내 이름과 전화번호 등의 인적사항이 해킹당하는 일이 다반사가 되었고, 다양한 스팸 전화와 메일, 문자를 받게 되는 것도 이제는 그리 놀라운 일이 되지 않았다. 그런데 이제! '나의 모든 것을 낱낱이 지켜보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에 대한 큰 두려움을 느끼게 되었고, 그것은 우리 사회의 현재와 미래를 위협하는 문제를 제기한 <<13월>>을 통해서였다. 정보 유출로부터 안전할 수 없는 우리 사회, 지금 나는 안녕한가?

 

 

이야기의 시작은 1988년 9월 17일, 서울 세검정 백사골 계곡을 등지고 포란된 알처럼 자리 잡은 유토라는 이름의 조리원에서 발생한 화재에서 시작된다.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들썩이던 날 새벽, 조리원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산모와 아이들이 대피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하지만, 산모 한 명과 신생아 한 명이 미처 나오지 못했고 화재가 진압된 후 조리원에서는 산모의 시체 단 한 구만 발견되었다. 아이의 시체는 없었기에 죽은 사람은 산모가 아니라 보호자일 가능성이 있다는 서너 줄짜리의 잛은 언급으로 화재 사건은 올림픽의 함성에 묻혀 조용히 사라졌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그곳에서 시작되었다. (본문 9p)

 

2012년 9월 17일 금요일, 수인은 1년 동안 수고했다는 메모와 함께 52권의 새로운 관찰일지를 전달받았다. 강박증과 관음증을 앓았던 정신 병력으로 그녀는 대학을 졸업하고 5년 만에 '비밀을 엄수하겠느냐'는 서약과 함께 정부 산하 기관인 목장연구소에 합격하게 되고, 그녀만의 애칭으로 부르는 '밥'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수인이 쫓는 그는 스파이도, 배우도, 간첩도 아닌 여느 인간과 다르지 않는 인물이었다. 수인에게 허락된 건 하루 종일 도서관에 처박혀 책만 보고 어느 날은 집안에 틀어박혀 아예 나오지 않는 상대의 불빛 이동 경로를 보며 관찰 기록을 정리하는 것이었는데, 요즘 밥의 동선에 변화가 생겼고, 보육원 친구였던 광모의 등장으로 밥의 규칙적이었던 이동 경로는 변하기 시작했다. 사견 없이 그저 관찰만 해야한다는 규칙에도 불구하고 수인은 자꾸 그에 대한 의문을 갖게 된다.

 

휴일이라도 해도 하루 패턴은 달라지지 않은, 아침 6시에 기상, 7시 30분에 등교, 8시까지 학교 식당에서 식사, 9시에 강의실로 들어가거나 도서관으로 향한다...주유소에서 아르바이트를 끝내고 자취방으로 돌아오는 시간은 늘 자정 무렵이었던 재황은 오랫만에 광모를 만나게 된다. 보육원을 나오면서 영원히 단절되기를 바랐고, 기억 속에 저정된 20년의 세월을 모두 지워 버리고 싶었지만, 만나자는 청을 들어 주지 않았다면 학교까지 찾아왔을 게 분명했을 광모이기에 필사적으로 감춰 왔던 과거를 맥없이 드러내고 싶지 않았던 재황은 광모를 찾아올 수 밖에 없었다. 광모가 보육원 출신임에도 명문대학에 입학한 재황을 찾은 이유는 여자 장사를 하는 광모에게 여대생은 큰 돈이 되기 때문이었다. 결국, 미모의 여성이라면 한 달 300만 원 이상 고소득을 보장한다는 명함을 돌려주기만 한다면 주유소 알바는 필요없게 된다는 광모의 회유와 협박이 재황을 사지로 내몰게 된다.

 

<<13월>>은 광모를 만나면서 삶에 변화가 생기는 재황, 그런 재황을 관찰하는 수인, 두 사람의 이야기가 중첩적으로 구성된다. 고아였으며 청소년 시기 광모와 함께 방황하기도 했지만, 환경을 극복하고 명문대생이 된 재황은 자기과는 다른 신분을 가진 승희를 좋아하고, 만나게 되지만 자신과는 다른 승희에게 다가가기 위해 소설을 쓰고 문학상을 받지만 곧 표절로 밝혀지고 휴학을 한다. 승희는 그런 재황에게 다가오는 반면, 광모로 인해 코너에 몰렸던 재황은 광모와 파트너가 되어 폭력에 가담하면서 승희와의 점점 다른 계급이 되어간다. 그리고 재황은 과거의 어느 지점을 향해 시간을 거슬러 걸어가는 기분을 느낀다. 그런 밥을 관찰하는 수인은 폭력이라는 가장 원시적인 방법으로 늪을 탈출하려는 그에게서 안타까움을 느낀다. 아빠의 불륜을 훔쳐보다 관음증을 앓게 되고, 아빠의 자살과 자신에게 요구만하는 가족들 사이에서 수인은 점점 그에게 빠져들게 되고, 밥의 뒤를 밟는 게 업무가 아니라 수인의 삶이 되어버린 채 그의 그림자가 되어간다.

 

광모를 통해 점점 무의식 중에 잃어버렸던 과거 속으로 가던 재황은 자신의 출생에 관한 실마리를 찾게 되고, 수인 역시 재황의 체온에 의해 반응하던 인식기의 불빛이 완전히 꺼지면서 이 프로젝트에 대해 알게 된다. 이제 스토리는 미로의 끝을 찾아가는 재황의 불안감과 밥을 관찰한 지 2년째 되는 날에 갖게된 수인의 정체모를 두려움 그리고 우리도 이런 감시 속에서 영원히 벗어날 수 없다는 독자의 두려움까지 뒤섞여 이 불안과 두려움이 누구의 것인지 모를 감정에 뒤범벅 되어버린다. '13월'은 불안과 위기의 시간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 그런 13월을 살고 있는지 모르겠다. 위치 추적이 가능해졌으며, 전화번호 정보 확인이 가능한 어플도 만들어졌다. 스팸전화번호를 차단할 수 있다는 편리성에서 비롯되었겠으나, 내가 걸고 있는 이 전화에 대한 정보가 순식간에 상대방에게 뜬다는 사실은 놀라움을 넘어 두려움까지 일게 한다. 나에 대한 모든 정보가 순식간에 타인에게 전달되고 있으며, 그들은 나의 모든 것을 낱낱이 알게 된다는 것이, 두렵기만 하다. 순식간에 신상이 공개되는 인터넷 세상은 이 감시 사회의 단면이기도 할 것이다.

 

 

고도로 발달된 문명사회 속에서 낱낱이 노출되는 한 개인. 개개인의 모든 정보를 수집, 통제하여 뛰어난 인류를 개량하려는 단체가 있다면? 그 음모로 실험 대상이 되는 한 남자와 그 남자를 그림자처럼 쫓으며 스스로의 존재로 잊고 마는 한 여자의 이야기. (표지 中)

 

<<13월>>이라는 책 제목은 아주 짧으면서도 강렬한 느낌을 준다. 인류에 가장 적격한 유전자를 찾아내겠다는 의도하에 진행되는 프로젝트는 감시를 통해 가장 이상적인 적격의 통계를 얻고자 함이었다. 우연, 선택, 운명 등이 어쩌면 누군가에 의해 의도된 것일지도 모른다는 섬뜩한 가정이 왠지모를 두려움을 느끼게 하는 것이 그런 세상을 가능케하는 현실 때문일 것이다. 지금까지 무수히 많은 '동의'를 걸쳐 제공된 나의 정보들이 결국 나의 우연이나 운명을 이끌고 있는 프로젝트일지도 모른다는 헛된 망상까지 하게 되는 걸 보면 이 책을 통해 저자는 우리 사회의 가장 서늘한 문제를 잘 그려내었다는 뜻이리라. 그는 묻는다. '당신은 안녕하신가요?' 라고. 작가의 말마따나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경계하지 않으면 끝없는 구렁텅이로 떨어지게 될지도 모를 지금 우리 사회에서 나는 정말 안녕한걸까? 지금 나는 불안 속의 13월을 보내고 있다.

 

(이미지출처: '13월'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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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자가 들려주는 상과 벌 이야기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 26
임옥균 지음 / 자음과모음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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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장이 된 철민이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동화를 통해서 한비자의 사상을 이해하기가 참 쉬웠던 것 같다. 한비의 사상을 이해함과 동시에 유가와는 다른 법가의 사상의 옳고 그름까지 생각해보고, 서로의 장단점을 살펴봄으로써 생각의 폭도 함께 키울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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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자가 들려주는 상과 벌 이야기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 26
임옥균 지음 / 자음과모음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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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는 기원전 280년에 전국 말기 한(韓)나라 출신으로 이름은 한비로, 성악설을 주장했던 순자를 스승으로 모셨던 중국 고대의 이름난 사상가이자 법가 학파를 대표하는 인물입니다. 한비자는 말을 더듬고 말도 잘 꾸미지 못했던 인물이었지만 글을 잘 쓰는 탓에 뛰어난 문장으로 인정을 받았지요. 한비자는 유가 학설에 반대하면서 군주의 권술에 대해 대서특필하여 훗날 군주가 전제독재로 신하를 통제할 수 있는 이론과 방법을 제공한 책을 썼으며, 받아들여지지는 않았지만 한왕에게 부국강병의 모략을 건의하기도 했습니다. 그에 반면 이웃 나라 임금인 진시황은 "내가 이 사람을 만나 사귈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겠다"고 할 말할 정도로 한비의 견해를 감탄해했습니다. 진나라의 공격에 한나라는 다급해졌고, 한비를 진나라의 사신으로 파견했으나 함께 동문수학한 사이였던 이사에 의해 한비는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진은 이사의 간사한 말에 한비를 옥에 가두었고 한나라를 멸망시켰습니다. (네이버 지식백과 中) 

 

<<한비자가 들려주는 상과 벌 이야기>>에서는 앞서 말한 법가의 집대성자이자 통치술, 제왕학의 창시자이기도 한 말더듬이 한비자의 통치 체계-법.술.세를 볼 수 있습니다.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동화형식으로 구성된 스토리에서는 한비의 친구 유가가 등장하면서 서로의 의견 차이를 보며 다투는 모습을 볼 수 있지요. 역사적으로도 법가와 유가는 서로 비판적인 입장을 취했고 한비는 유가에 대해 창과 방패의 모순을 들어 서로 양립할 수 없음을 이야기했는데, 현대적 상황으로 꾸며진 스토리에서 두 사람의 이견차이를 통해 누구의 생각이 옳고 그른지 생각해보며 읽어도 좋을 거 같습니다.

 

열한 번째 시험에서 낙방을 하고 아예 집을 나와 고시원에서 고시 공부를 하는 한비는 고시원 터줏대감인 유가와 친구가 되었습니다. 둘 다 큰 꿈을 이루지 못한 탓에 서로를 위로하며 격려해 주곤 했지만, 이견으로 인해 자주 다투곤 했지요. 반면 한비의 조카인 초등학생인 철민이는 장난감 회사에서 모집한 장난감 아이디어 공개 모집에서 영예의 대상을 받고 명예 공장장이 됩니다. 철민이는 이 기회를 활용해 멋지고도 놀랄 만한 성과를 보여 주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고, 생산부의 박 과장의 도움을 받으며 공장장으로서의 면모를 갖추어 나가게 되지요. 한 달 후 철민이의 기발한 아이디어와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로 인해 공장은 발전을 거듭하여 놀랄 만한 경영 실적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박 과장은 열심히 일한 직원 중 제일 점수가 높은 사람에게 세탁기를 선물로 주려하는데, 이를 알게 된 한비는 중국 위나라의 '오기'장군의 이야기를 토대로 법가 사상에서 중요시 했던 상 제도와 진나라의 왕 문공과 호언이의 이야기를 통해 한비자의 상과 벌이라는 두 개의 칼자루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현명한 임금이 신하를 제어하는 방법은 두 개의 칼자루를 쥐는 것입니다. 두 개의 칼자루란 상과 벌입니다. 신하는 상 받는 것을 좋아하고 벌 받는 것을 두려워합니다. 임금은 상과 벌을 직접 자신이 주어야 합니다. 만일 상과 벌을 내리는 일을 신하에게 맡긴다면 백성들은 그 신하를 좋아하거나 두려워할 것입니다. (본문 53p)

 

헌데 한비의 우려대로 권력은 공장장인 철민보다 박과장에게 기울어집니다. 한비는 조카인 철민을 위해 한비자의 사상으로 공장의 경영에 참견하게 되지요. 바로 이 스토리에 권력을 가지고도 신하들을 제대로 통제 못한 한왕에 대한 안타까움과 허영과 사치에 빠져 나라를 위기로 몰고 간 인물들을 등용하고, 그들의 지위가 나라에 공을 세운 공신들보다 더 높았던 권력의 부패를 막고자했던 한비자의 통치 체계-법, 술, 세의 내용을 담아내지요. 그리고 한비는 자신과 다른 의견을 보이는 유가와 끊이지않는 말다툼을 하곤 합니다.

 

"냉정하게 법을 만들어 철저하게 집행하라. 그래서 반대파들을 모조리 숙청하라. 철통같은 법과 질서로 백성들을 냉혹하게 다스려라. 그래야 전쟁이 났을 때 백성들을 몰아부여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 한비야, 그게 요즘 세상에 통할 수 있는 소리냐?"

"그럼? 너같이, 인정으로 사람을 사귀어라. 신의를 지키고 자애로움을 나누어라. 법에 앞서서 어진 마음과 의로운 정신으로 인간 세상을 평화롭게 하라. 뭐, 어쩌고저쩌고? 이게 나라 다스리는 짓이냐? 나라를 아예 망하게 하는 짓이냐?" (본문 63p)

 

공장장이 된 철민이를 통해서 한비자의 사상을 이해하기가 참 쉬웠던 것 같습니다. 한비와 친구 유가의 다툼을 통해 법가와 유가의 서로 다른 사상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있었지요. 한비의 사상을 이해함과 동시에 유가와는 다른 법가의 사상의 옳고 그름까지 생각해보고, 서로의 장단점을 살펴봄으로써 생각의 폭도 함께 키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국력이 약하여 여러 나라로부터 시달림을 당해야했던 한 나라에서 태어났던 한비자는 이렇게 강국 건설의 비법은 '법으로 나라를 다스리자'는 법치주의를 주장하였지요. 한비자의 사상을 좇았던 삼촌 한비는 독재자가 됩니다. 유가의 사상과 한비의 사상은 서로 양립할 수 없다고 하였지만, 서로의 조화가 있었다면 어떻게 될까요? 스토리를 통해서 독자 어린이들이 [통합형 논술활용노트]를 통해 생각을 정리하고 자문해본다면 철학을 좀더 깊이있게 이해할 수 있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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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약용 아저씨의 책 읽는 밥상 인성의 기초를 잡아주는 처음 인문학동화 6
김선희 지음, 박해남 그림, 곽은우 / 주니어김영사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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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문화체육관광부 우수교양도서’, ‘2012 소년한국 우수어린이도서’, ‘2013 책 읽는 서울 "한 도서관 한 책 읽기" 선정도서’ 등 각 분야에서 주목을 받은 <공자 아저씨네 빵가게>를 시작으로 한 <인성의 기초를 잡아주는 처음 인문학동화> 시리즈는 다양한 위인들과 만나면서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그 시작이 되어준 <공자 아저씨네 빵가게>의 저자 김성희 작가가 이번에는 <<정약용 아저씨의 책 읽는 밥상>>을 통해 다시 한 번 어린이들에게 새로운 멘토를 소개한다.

어려운 유학의 체계를 재정립하고 논리적인 치밀함까지 갖춘 학식과 실천하는 진실함 마음, 청렴결백함과 성실함 그리고 말과 행동이 갖고 겉과 속이 같았던, 명실상부한 애민 정치가이자 개혁 사상가였던 정약용이야말로 우리 어린이들의 진정한 멘토가 아닐까 싶다. 지금까지 공자, 마더 테레사, 소크라테스 등 외국의 옛 성인들과 만나왔는데, 드디어 우리나라의 옛 성인과 만날 수 있어 더 반가운 작품이 아닌가 싶다(살짝 늦은 감이 든다).

 

 

시험관 아기 여섯 번째 시도 끝에 엄마 아빠의 결혼 10년 만에 태어난 준서, 어렵게 얻은 자식이라 엄마는 준서에게 지극정성을 다했다. 가장 좋은 것만 먹이고, 가장 좋은 것만 입히고, 가장 좋은 장난감을 사 줬으며, 준서가 겨우 걸음마를 뗄 때부터 영어로만 수업하는 영어 유치원을 비롯해 승마, 골프, 수영, 피아노까지 안 가르친 게 없었으며 밤마다 책도 읽어 줬다. 다행이도 엄마의 말처럼 자신을 특별한 아이라고 믿는 준서는 놀 틈도 없이 공부하는 것이 싫지 않았다. 준서가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준서네 집은 학원과 과외를 세 군데나 가야 하는 일요일이 가장 바빴다. 그렇게 정신없는 일요일 아침을 보내고, 아빠와 엄마의 삶은 없는, 오직 준서의 삶만 있는 이 집에서 아빠는 뭔가 잘못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지금 우리는 행복한가? 나중에도 행복할까? 무엇보다 중요한 건 가족이 화목한 건데.' (본문 20p)

 

여름 방학이 시작되고, 아빠와 엄마는 큰 결심을 하게 된다. 아빠 엄마는 한 달 일정으로 해외여행을 떠나게 되고, 늘 엄마가 뭐든 것을 해주었던 준서는 이제 혼자 지내야만 한다. 물론 아빠의 부탁을 받고 준서와 함께 지내 줄 사람이 오기로 했지만 말이다. 아빠 엄마가 떠나고 이제부터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지에 대한 -한 번도 해 본 적 없는- 고민을 하게 되는데, 그때 준서와 함께 지낼 다산 아저씨가 찾아온다. 반찬은 김치와 밥이 전부였는데, 준서의 투덜거림에 아저씨는 각각 '근', '검'이라고 적힌 봉투를 건네며 근검의 뜻을 이야기하지만, 준서는 아무것도 듣지 않으려고 한다. 원하는 거라면 뭐든 사 줬던 엄마, 준서는 근검을 해야 하는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아저씨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던 준서는 놀이터에서 친구가 없는 자신의 편을 들어주고, 수레를 끌고가는 할머니를 도와주는 아저씨를 보면서 조금씩 친밀감을 느끼게 된다. 그렇게 준서는 아저씨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통해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갖는 법, 독서하는 법을 배우고, 남에게 베푸는 법을 배우게 된다.

 

 

"재물을 오래 보존하는 방법 중에 남에게 베푸는 것보다 더 좋은 건 없단다. 남에게 뭔가를 베푸는 건 곧 자기 자신에게 베푸는 것과도 같으니까." (본문 127p)

 

<<정약용 아저씨의 책 읽는 밥상>>은 준서를 통해 정약용 아저씨가 주장하는 삶의 덕목들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었다. 각 단락마다 위인들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잘 전달하고 있는데, 동화 속에서도 재미와 감동을 통해 충분히 인문학적 덕목을 이해할 수 있지만, 부록을 통해 동화만으로 부족한 인문학적 지식을 쌓을 수 있다. 또한 [독후활동지]를 통해 동화 내용을 이해함으로서 기초 인성을 기르고, 자신의 경험과 맞물려 표현함으로써 인성을 다지고, 인문학 인물을 탐구함으로써 논리적 사고를 키울 수 있어 인성 발달에 더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살다 보면 혼자 힘으로 해결하기 힘든 문제를 만나게 된단다. 독서를 통해 얻은 지식과 경험은 그런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지." (본문 85p)

 

<인성의 기초를 잡아주는 처음 인문학동화> 시리즈는 이처럼 어린이들의 고민이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는 책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 어린이들은 분명 이 시리즈를 통해서 책을 통해서만 뚫리는 지혜의 구멍(다산 아저씨가 말한)이 뚫리게 되리라. 인성과 감동 그리고 올바르게 표현하는 방법을 익히는데도 도움이 되는 이 책은 어린이들에게 친구 사귀는 법, 진짜 공부법, 자기 관리, 근검, 이웃 사랑 등을 일깨워주는 감동과 재미를 두루 갖춘 책이다.

 

(사진출처: '정약용 아저씨의 책 읽는 밥상'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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