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팅 1
조엘 샤보노 지음, 임지은 옮김 / 북폴리오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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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잔 콜린스의 <헝거게임>시리즈는 딸의 권유로 읽게 된 작품이었다. 별 기대없이 읽었던 작품이었는데 생각지도 못한 스토리에 시리즈 3권에 모두 흠뻑 빠져 읽었던 기억이 난다. 이후 영화까지 챙겨봤으며 곧 개봉될 <캣칭 파이어>에도 큰 기대를 걸고 있는 탓에, <헝거게임>마니아를 위한 가장 강력한 생존 게임 <<테스팅>>의 등장은 나를 설레게했다. 스쿨라이브러리저널에서는 <헝거게임>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분명 크게 만족한 작품이라 하였는데, 백번 공감하는 말이다. <헝거게임> 못지않은 액션과 로맨스로 정말 흥미로운 이 작품은 많은 독자들이 읽는내내 <헝거게임>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분명 많은 부분 흡사한 스토리이기는 하지만, <<테스팅>>에서만 볼 수 있는 독창적인 부분이 있기에 이 작품만이 가지는 또다른 마력이 충분히 존재한다. 美 파라마운트사에서 영화 제작을 결정하기로 했으며, USA투데이에서 '올여름 최고의 판타지'로 선정되었다는 것만으로도 <<테스팅>>의 존재력을 확인할 수 있으리라.

 

7차에 걸친 전쟁에서 살아남았다는 첫 번째 증거로 건설된 토스시티는 7차에 걸친 전쟁이 일어난 이유는 각국 지도자들의 자질의 부족 즉, 지성과 압박감 속에서 버텨낼 수 있는 능력, 리더십이 적절하게 배합되지 못한 사람들이 수장이 되어 나라를 이끈 게 치명적이었다는 생각에 따라 통일연방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유일한 길로 미래의 지도자 후보를 철저히 선별하기 위한 '테스팅'을 실시하게 된다. 이에 식민주(植民州)인 다섯 호수 마을에 사는 시아는 회색 눈의 미남인 토마스 엔드레스와 수줍음이 많지만 상냥한 말라카이 로크, 그리고 아름다운 외모를 지닌 잰드리 힉스와 함께 테스팅에 선발된다. 테스팅에 합격하게 되면 대학에 진학하게 되고, 이들은 미래의 과학자, 의사, 교사 그리고 정부 관리가 될 수 있기에, 앞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막막한 질문을 하게 되는 졸업생들에게는 '테스팅' 응시자로 호명되기를 바라는 건 오랜 희망사항이자 꿈이었다. 더군다나 다섯 호수 마을에서 응시자를 배출한 건 10년 전이 마지막이었기에 시아와 친구들에게는 더없는 영광이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시아의 아빠는 응시자로 뽑히지 말아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오래 전 테스팅에 통과했던 아빠는 테스팅에 관한 사라진 기억과 악몽을 전하며, 그동안 오빠들을 보호하기 위해 신종품 개발에 오빠의 공을 말하지 않았던 이유를 설명한다. 테스팅에 참가하러 집을 떠난 뒤에 단 한 번도 부모님을 보지 못했던 아빠와 엄마는 시아을 잃고 싶어하지 않는다. 하지만 시아가 꼭 가야하는 곳이기에 아빠는 당부를 잊지 않는다.

 

"네가 믿고 있는 사람을 가장 조심해야 한다, 시아. 그러면 다 괜찮을 거야." (본문 51p)

 

테스팅을 치루기 위해 토수시티에 모인 108명의 아이들 중 최대 스무 명이 대학에 입학하게 되는데, 10년 만에 테스팅에 응시하게 된 다섯 호수 마을의 아이들은 이들의 관심을 받게 된다. 테스팅은 총 4차로 구성되어, 1차 시험은 이틀간 역사와 과학, 수학, 읽기 분야에 대한 지식과 함께 논리력과 문제해결능력을 측정하기 위한 필기시험으로 진행되고, 여기서 합격된 이들은 지식을 실제 상황에 적용하는 능력을 보여주는 실기 시험으로 진행된다. 다시 여기서 합격하면 3차 과정인 팀 과제에 응시하게 되고, 마지막 네 번째 시험에서는 의사결정 능력과 리더십을 평가하게 된다. 이 4차에 걸친 과정에서 모두 고득점을 기록한 학생을 대상으로 1대 1 면접이 진행되고, 인성과 심리 검사를 통해 최종적으로 대학에 진학할 사람이 선발된다.

 

1차 시험이 끝나고 시아의 룸메이트였던 라임은 자살을 하게 되는데, 응시자가 자살하는 것을 손 놓고 구경만 하던 정부, 오답을 썼다는 이유만으로 사람을 죽이면서도 눈 하나 깜짝하는 않는 그들을 보면서 시아는 다섯 호수 마을의 행정관과 박사, 학교 선생님들이 마을 학생들을 테스팅이라는 위험으로부터 지켜내기 위한 눈물겨운 노력을 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계속 되는 감시와 죽어가는 친구들 속에 시아는 토마스의 위로와 용기를 받으며 토마스와 함께 3차 테스팅까지 합격 한다. 마지막 실무능력을 시험하는 4차 테스팅은 핵전쟁 후 방사능에 오염된 변종 생물들과 통일연방에 소속되기를 거부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아직 재견되는 않은 곳들을 탐험하는 것이다. 아빠의 악몽에 등장하는 그 곳으로.

 

"응시자들은 시험을 시작할 때는 한 사람씩 개별적으로 출발합니다. 하지만 계속 홀로 남아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여러분 모두가 함께 팀을 짜고 싶은 사람을 선택할 수 있죠. 다른 동료가 성과를 올리지 못하게 방해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물론 그들보다 앞서 합격하기 위해서 시험을 치르는 동안 여러분이 한 선택, 그리고 행동들은 최종 평가에 반영됩니다." (본문 152p)

 

그렇게 시작된 4차 테스팅으로 통해 시아는 다른 응시자로부터 죽음의 위기 상황에 놓이기도 하고, 동물의 위협을 받기도 하는데 토마스와 한 팀이 되어 서로를 의지하며 도착지를 향해 나아간다. 그 과정에서 싹트는 그들의 로맨스와 죽음의 사투에서 벌어지는 액션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지게 되는데, <헝거게임>에서 보여주었던 생명을 걸었던 배틀이 또다시 재연되고 있었다. 죽은 응시자를 위해 무덤을 만들고, 배고픔에 허덕이는 다른 응시자들을 위해 음식을 나눠주는 시아의 행동은 캣니스와도 많이 닮아있었다. 시아는 아빠가 들려주었던 이야기와 다섯 호수 마을에서 아빠에게 배우고 함께했던 일들을 토대로 많은 장애물을 슬기롭게 헤쳐 나가지만, 용감하고 강한 시아도 어찌할 수 없는 난관앞에 봉착하게 된다. 결국 진실 앞에 마주하게 된 시아는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믿음과 배신 그리고 삶과 죽음의 사투를 벌이는 이들의 테스팅은 마치 얼마전 전쟁같은 대학수능시험을 치루었던 고3 수험생들의 모습을 보는 듯 했다. 친구가 아닌 경쟁자가 되어 그들을 밟고 올라서야만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 합격할 수 있는 수험생들. 서로 죽고 죽이는 테스팅 응시자들과 다를 바 없는 수험생들의 안타까운 현실을 <<테스팅>>을 통해 마주하게 된다.

 

"대학에 들어가려면 경쟁자를 제거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믿는 응시자들이 있단다. 뭐, 대체로 사실이기도 하지." (본문 164p)

 

흥미진진한 스토리로 책 속에 흠뻑 빠져 읽었다. 아직 풀어내지 못한 수수께끼가 숨겨진 <<테스팅>>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다음 시리즈에 대한 호기심이 더욱 커져만 간다. 토마스와 윌은 믿을 수 있는 인물이었을까? 시아를 응원하는 듯한 미하우는 어떨까? 4차 테스팅에서 시아를 도와주었던 백발의 남자는 누구였으며, 토마스와의 로맨스는 진실이었을까? 이 모든 궁금증을 하루라도 빨리 풀어내고만 싶다. <헝거게임>시리즈의 아성에 도전하는 <테스팅> 시리즈,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강력한 액션과 로맨스, 호기심을 자극하는 장치들.....흠잡을 데 없는 구성이다. _퍼블리셔위클리

 

(사진출처: '테스팅'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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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미스터리
J.M. 에르 지음, 최정수 옮김 / 단숨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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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자나 독자들이 간혹 빠져드는 불가해한 열정, 픽션 캐릭터를 실존 인물이라 믿고 심지어 그와 사랑에 빠지거나 파괴적인 관계를 맺게끔 하는 그 심리적 상태를 나는 '홈스 콤플렉스'로 부르자고 제안하는 바이다. -피에르 바야르, <셜록 홈스가 틀렸다>

 

추리소설의 고전으로 120년이 넘는 시간동안 영화, 소설, 드라마 등으로 재탄생 되면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 <셜록 홈스> 시리즈. 아서 코난 도일이 탄생시킨 이 캐릭터는 당시 작품을 읽는 사람들로 하여금 그가 실존 인물이라고 착각하고 작품의 배경으로 등장했던 '베이커가 22번지 B호'로 사건을 의뢰하는 편지를 보내기도 할 정도였다고 한다. 1926년, 유명한 범죄 소설 작가인 아가사 크리스티가 실종되었을 때 경찰이 실제로 코난 도일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고 하는데, 이는 코난 도일의 뛰어난 관찰력이나 추리력 때문이기도 했겠지만, 그가  만들어낸 셜록 홈스라는 실존 인물이라는 착각을 일으키는 탐정 캐릭터 때문은 아니었을까 싶다. 이렇게 <셜록 홈스>시리즈는 작품 뿐만 아니라 캐릭터까지도 120년이 지난 현재까지 독자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데, J.M. 에르는 셜록 홈스를 연모하고 그에 관한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소재로 한 <<셜록 미스터리>>를 내놓았다. 어쩌면 저자 또한 셜록 홈스를 무척이나 추종하는 인물은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셜록 홈스가 실존 인물이었으며, 아서 코넌 도일은 셜록 홈스의 전기 작가인 존 H. 왓슨이 고용한 출판 대리인이었다고 믿는, 셜록 홈스가 등장하는 추리 소설들은 픽션이 아니며, 홈스의 생일이나 왓슨의 결혼 횟수 같은 중요한 미스터리를 풀려고 애쓰는 홈스를 사랑하는 분류에 따라 7~10레벨의 배타적 집단 중의 한 명은 아닐런지. 하기사, 나도 가끔은 <셜록 홈스> 시리즈를 읽다보면 셜록 홈스가 실존 인물일지도 모른다는 착각을 일으키게 만드는 착각에 빠지기도 하니 말이다.

 

홈스가 숙적 모리아티와 대결을 벌인 라이헨바흐 폭포와의 근접성을 이유로 베이커 스트리트 호텔에서는 셜록 홈스에 관한 존 왓슨의 글을 연구하는 일명 홈스학자인 유명 대학교수들의 학회가 열렸다. 하지만 예기치 못한 눈사태로 호텔은 사흘 동안 고립되었고, 소방차와 레스트레이드 경감이 도착했을 때는 호텔에는 아무도 없었다. 이들이 배고픔에 주방 냉장고를 열었을 때, 음식과 함께 10구의 대학교수들의 시체들이 보관되어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경감은 학회 참석자 중 한 명이 작성한 지난 주말 동안의 상세한 기록과 그 외 다른 참석자들이 남긴 편지와 각종 메모들 그리고 아직 내용이 확인되지 않은 휴대용 녹음기 안의 음성 파일 두 개로부터 사건의 정황을 되짚어 보기로 한다.

 

"확신을 조심하게, 소방위. 셜록 홈스는 사실들을 모두 조사하기 전에 결론을 내는 것보다 더 위험한 일은 없다는 걸 우리에게 가르치지 않았나. 사변은 논리적 추리의 적이라네. 백지 상태로 사건에 접근하고, 객관적인 사실들을 수집하고, 그 사실들로부터 결론을 끌어내야 해. 사건의 정황은 그리 간단하지 않을 수도 있다네." (본문 27p)

 

이제 사건의 전말은 보보 교수가 주최하는 이번 학회에서 홈스학자들에 관한 취재를 하려는 신문기자인 오드리 마르무쟁이 쓴 내용과 그 외의 다양한 기록물들을 짜맞추어 전개되는 액자 형식으로 진행된다. 오드리 마르무쟁은 웨이트리스 신분으로 무리에 섞여 홈스학 정교수가 되려는 10명의 학자들을 세밀하게 관찰하고 있다. 최연장자 보보 교수, 무리의 우두머리 맥고나한, 홈스의 목소리를 듣는 코카인 중독자 페르슈아, 성형 미녀 에바, 짐승 로드리게스, 제멋대로 돌로레스, 카멜레온 글룩, 풋내기 오스카, 인조인간 뒤리외와 대학원생 뤼퓌스까지. 그리고 "그 자리를 차지할 수만 있다면 다들 살인라도 할 걸세."(본문 26p)라는 보보 교수의 농담이 더 이상 가벼운 농담일 수 없는 치열한 쇼가 보여진다.

 

몇 분 뒤, 혹은 몇 시간 뒤에는 모든 것이 끝나리라. 불안의 나흘, 공포의 나흘. 나흘간 이 호텔은 무덤으로 변했다...누가, 왜 우리를 함정에 빠뜨렸는지 알고 싶다. 아마도 그 답은 내 이야기의 한 귀퉁이에서 솟아오르지 않을까? (본문 25,26p)

 

셜록 홈스에게 자신의 인격을, 자신의 욕망을 투영하려는 그들 안에 살고 있는 셜록 홈스에 대한 열정은 그들을 살리고 있음과 동시에 그들 스스로를 파괴하고 있었다. 독자들은 다양한 기록물들을 전개되는 내용들을 통해서 범인을 추리해 가야한다. 모두가 설록 홈스가 되어야 하는 셈이다. 홈스학 정교수가 되기위한 그들의 인간적 욕망 속에서 전개되는 스토리는 마치 셜록 홈스의 팬을 위한 추리소설처럼 보여진다. 이야기 곳곳에 쓰여진 <셜록 홈스> 시리즈에 등장하는 사건, 사고 외에도 셜록 홈스의 행동 하나하나, 일상의 모습들은 이 작품의 스토리가 된다.

 

셜록 홈스와 셜로키언에 대한 애정과 경의를 담은 메타픽션 <<셜록 미스터리>>는 '셜록 홈스'라는 캐릭터에 대한 애정은 아닐까 싶다. <셜록 홈스> 시리즈를 읽으면서 '실존 인물은 아닐까?'라는 착각을 느껴본 적이 있는 독자라면 적극 추천해본다. 물론 셜록 홈스 팬이라면 말할 필요도 없겠지만 말이다. 그동안 <셜록 홈스> 시리즈를 읽으면서 사건과 추리과정에 주목하곤 했는데, 이후 이 시리즈를 다시 읽게 된다면, 그 캐릭터에 좀 빠져봐도 좋을 성 싶다는 생각을 해보게 하는 작품이다. 과연 그동안 알지 못했던 셜록 홈스는 어떤 인물이었을까?

 

"이번 사건에서 지목해야 할 책임자가 있다면 그건 바로 추리소설이야..." (본문 37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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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전쟁 마음이 자라는 나무 37
로이스 페터슨 지음, 고수미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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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의 등장은 컴퓨터를 손바닥으로 옮기는 혁명을 가져왔고, 이는 생활의 편리함 뿐만 아니라 그에 따른 부작용도 함께 가지고 왔다. 현택수 고려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가족이 헤어져 있을때 스마트폰을 이용해 소식을 전하지만 오히려 같이 있을 때는 게임이나 메신저를 이용하는 모순적인 현상이 벌어진다"고 말한 바 있다.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많은 사람들이 집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어 가족간 대화의 시간은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가족이 함께 있다해도 저마다 각자의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것이 요즘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현대인들의 모습이다. 여성가족부가 2013년 5월에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청소년들의 35.2%가 휴대폰에 중독된 것으로 나타났다(출판사 서평 中)고 한다. 시험 기간에 조차도 휴대폰을 가까이 두고 있는 중3 딸아이 역시 휴대폰 중독을 의심해봐야 할 듯 싶다. 중독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사상이나 사물에 젖어 버려 정상적으로 사물을 판단할 수 없는 상태를 말한다. 휴대폰 중독은 이미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기에 이 위험성에 대한 경고, 조언이 필요하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과 달리 교육현실은 아직 제자리 걸음이다. 이에 푸른숲주니어의 <마음이 자라는 나무> 시리즈에서는 휴대폰 중독을 본격적으로 다룬 첫 번째 청소년 소설로 <<휴대폰 전쟁>>을 출간하였다.

 

열다섯 살의 다리아는 뜻하지 않게 절친이었던 셀레나와 조시와 헤어져 델타로 이사오게 되었는데 서로 떨어져 있는 이들의 소통은 휴대폰 문자 메시지였다. 다리아는 엄마의 말씀 중에도 끊임없이 문자 메시지를 확인하고 답장을 보내곤 했는데, 학교 수업시간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날도 어김없이 다리아는 선생님 눈에 잘 띄지 않는 쪽에 자리를 잡고 책과 공책을 꺼내서 책상에 올려놓고 그 위에 휴대폰을 얹어 두었는데, 다리아 옆에 새로 전학온 클리오가 앉게 된다. 함께 거리 구경하자는 클리오의 제안을 뿌리치고 휴대폰 화면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던 다이라는 한쪽 다리에 깁스를 한 할머니와 부딪치게 된다. 할머니는 "우리 손자들도 그렇더라구나. 어쩌다 우리 집에 와도 휴대폰에나 정신이 팔려 있고 말은 한마디도 하지 않아." (본문 20p)라는 말로 응수한다. 친구들과 함께 여행을 가기로 한 탓에 아르바이트를 해야하는 다리아는 신시아 아줌마네 집 아이들인 케이든과 에미를 돌보기로 하는데, 두 아이를 돌보는 동안에도 다리아의 문자 메시지는 끊이지 않는다. 그런 다리아를 보며 클리오는 중독에 대한 충고를 하지만, 다리아는 자신의 상황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런 와중에 조시와 셀레나와의 여행 계획에 차질이 생기게 되는데, 두 아이를 돌보던 중 다리아의 마음을 달래주려는 조시의 전화를 받게 되고, 다리아를 부르는 아이들의 목소리에도 다리아는 전화 통화만 매달리게 된다. 결국 케이든은 큰 사고를 당하게 되고, 다리아는 아르바이트에서 짤릴 뿐만 아니라, 아빠에게 휴대폰을 압수당한다.

 

"넌 휴대폰 세상에서 혼자 사는 것 같아. 그놈의 휴대폰 없이는 아무것도 못하잖니?" (본문 87p)

"그냥 낯선 곳을 떠도는 느낌이야. 이 세상에서 튕겨져 나와 있는 것같이. 내 주위의 모든 것과 동떨어져 있는 듯해." (본문 97p)

 

이로 인해 다리아는 클리오와 친구가 되고, 사회 숙제로 휴대폰 중독의 영향에 대한 조사를 하게 된다. 다리아는 여전히 하루에도 수십 번씩 전화기를 찾지만, 여기로 이사 온 뒤로는 누군가를 자세히 살펴본 적이 없음을 깨닫게 되었고, 틈틈이 학교생활이나 영화, 책에서도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저는 휴대폰 중독의 영향에 대해서 발표했습니다. 아마도 대부분은 여러분이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었을 겁니다. 수업이 끝나자마자 여러분은 오늘도 문자 메시지를 습관처럼 확인하겠지요? 우리가 휴대폰에 얼마나 얽매여 있었는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것입니다...우리의 발표를 계기로 여러분 스스로 휴대폰 중독에 대해서 한 번쯤 생각해 보기를 바랄 뿐입니다." (본문 134,135p)

 

휴대폰을 보며 걷는 친구들이나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듣다가 차가 오는 소리를 못 드는 사람을 쉽게 볼 수 있다. 휴대폰을 보며 걷다가 교통사고가 나는 경우도 뉴스를 통해 접한 바 있다. 그 뿐인가. 휴대폰의 중독은 정서 불안, 소통 장애, 대인 기피, 사고력 부재 등 심각한 문제까지 초래할 수 있다고 하니, 지금 우리 아이들의 올바른 휴대폰 사용이 절실하다. 

<<휴대폰 전쟁>>에서는 다리아가 휴대폰 중독으로 인한 심각한 문제점을 깨달아가면서 스스로 휴대폰 사용을 통제하게 되는 과정을 재미있게 그렸다. 이 책에서 다리아 뿐만 아니라 다리아의 아빠 역시 휴대폰 사용을 절제하면서 겪는 심리를 담아두었는데, 이를 통해 휴대폰 중독은 청소년 뿐만 아니라 모두가 겪고 있는 문제임을 시사한다.

내 시간의 많은 부분을 빼앗는 휴대폰, 이제 그 휴대폰과의 전쟁이 필요하다. 이 책은 우리 아이들이 스스로 휴대폰 중독에 대해 생각해 보고, 휴대폰 중독의 심각성에 대해 깨닫는 계기가 되어줄 듯 싶다. 이 서평을 쓰는 동안 휴대폰을 몇 번 만지작한 나 역시도 심각하게 생각해 봐야 할 거 같다. 아이와 함께 이야기를 나눠봐도 좋을 성 싶다.

 

 

(사진출처: '휴대폰 전쟁'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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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스토텔레스 아저씨네 약국 인성의 기초를 잡아주는 처음 인문학동화 7
박현숙 지음, 윤지회 그림, 조광제 도움글 / 주니어김영사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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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성인들이 멘토가 되어 들려주는 어린이 인문학 대표 교양서 <처음 인문학동화> 시리즈 일곱 번째 이야기가 출간되었습니다. <공자 아저씨네 빵가게>가  ‘2012 문화체육관광부 우수교양도서’, ‘2012 소년한국 우수어린이도서’, ‘2013 책 읽는 서울 "한 도서관 한 책 읽기" 선정도서’ 등 각 분야에서 주목을 받으면서 이 시리즈는 독자들로부터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지요. 일곱 번째 이야기 <<아리스토텔레스 아저씨네 약국>>에서는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말한 아리스토텔레스가 약사가 되어 스스로 불행하다고 느끼는 성우에게 '누구나 노력하면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이야기입니다.

 

 

정우와 성우는 쌍둥이지만, 서로 많이 다릅니다. 1분차이로 성우는 형, 정우는 동생이 되었습니다. 동생 정우는 공부도 잘하고, 키도 크고 몸집도 클 뿐만 아니라, 돈을 푹푹 잘 써서 친구들한테 인기도 많지요. 엄마는 공부 잘하는 정우에게는 친절하고 후하답니다. 반면 성우는 정우와는 많이 다릅니다. 짠돌이 소리를 듣는데다, 동생 정우와 비교당하는 탓에 불평불만도 많고, 짜증도 많지요. 정우와 성우가 싸우면 엄마는 항상 정우 편을 듭니다. 그래서인지 성우는 스트레스성 두통을 알고 있어요. 조금만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내면 오른쪽 머리가 쿡쿡 쑤시고 아팠거든요. 한숨을 쉬면서 터벅터벅 걸어가는 성우는 새 단장한 건물에 새로 생긴 '아리스토텔레스 약국'을 보게 됩니다. 성우를 본 약사 아저씨는 개업 떡을 먹으라며 성우를 부릅니다. 그리고 마시면 머리가 맑아지는 음료를 건네지요. 어느 덧 성우는 깊고 착해 보이는 약사 아저씨에게 자신의 고민을 말하게 됩니다.

 

"저만큼 불행한 사람은 세상에 없을 거에요."

"불행하다고 생각하면 행복해지려고 노력하면 되지. 행복은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어지는 선물이거든. 노력하면 누구든지 행복해질 수 있어." (본문 29,30p)

 

 

성우는 오늘도 가슴이 답답합니다. 성우는 엄마 친구 딸인 민경이를 보자 가슴이 뛰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엄마와 정우는 민경이 앞에서 자신을 흉보는게 아니겠어요. 무인도에서 혼자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성우에게 약사 아저씨는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서로 모여 지켜야 할 도덕을 만들고 그걸 지킬 때 스스로 만족하고 행복을 느낄 수 있다고 말합니다. 성우는 주위 사람과 어울리려는 노력을 하겠다고 약사 아저씨와 약속을 하게 되지요. 하지만 엄마를 따라 처음 가게 된 보육원에서도, 길을 걷다가 자동차가 튀인 흙탕물 때문에도 성우는 지나치게 화를 내게 됩니다. 그런 성우에게 아저씨는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딱 중간 '중용'에 대해 일깨워주지요. 성우는 아저씨로 인해 조금씩 달라져갑니다. 시험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도 아저씨가 알려준 '나는 큰일을 할 사람'이라는 긍지를 갖게 되면서 자신감이 생겼지요. 스스로를 불행하다고 생각했던 성우는 이제 스스로 행복하다고 느끼게 되었습니다.

 

 

진정한 행복이 뭔지, 또 어떻게 살아야 행복한지 모르는 사람이 너무 많은 탓에 직접 사람들을 찾아나서게 된 아리스토텔레스와 불평불만이 가득한 성우의 이야기를 담은 <<아리스토텔레스 아저씨네 약국>>에서는 이렇듯 재미있는 동화를 통해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신을 담아냈습니다. '노력하면 누구나 행복해질 수 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행복하려면 덕에 의한 생활을 하라',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최고의 덕, 중용', '욕망을 이긴 자가 적을 물리친 자보다 위대하다', '아는 것을 실천하여 습관이 되게 하라', '시작이 반이다' 등의 철학이 성우의 성장 과정 속에 자연스럽게 담겨져 있어 아리스토텔레스의 교훈을 이해하는데 용이하게 접근합니다.

 

 

부록에서는 아리스토텔레스에 대해 알아볼 수 있으며, [인성의 기초를 잡아주는 처음인문동화 독후활동지]에서는 스스로 생각하며, 자신의 생각을 올바르게 표현하는 방법을 익히는데도 도움을 주어 더욱 알찬 구성이네요.

철학, 문학, 예술, 종교 등 인문학 분야를 대표하는 인물이 어린이들의 이웃으로 나타나 고민을 함께 나누고 인문학적 지혜를 자연스럽게 일깨워 주는 동화이자 자기계발서인 <인성의 기초를 잡아주는 처음 인문학동화> 시리즈가 앞으로도 우리 아이들에게 최고의 멘토가 되어주길 기대해봅니다.

 

(사진출처: '아리스토텔레스 아저씨네 약국'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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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현 : 소년의 약속 - 영화 동창생 스페셜 포토북
더 램프 지음, 오동진 인터뷰어 / 북폴리오 / 2013년 11월
평점 :
절판



얼마 전, 영화를 소개하는 한 프로그램에서 <영화 동창생>에 대해 소개하는 장면을 보게 되었다. 가수 출신 연기자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던 나는, 가수 탑이 아닌 배우 최승현을 보게 되었고, 그가 내뿜는 강렬한 카리스마에 주목하게 되었다. 방송을 보면서 '눈빛이 살아있다'라는 말이 절로 나왔는데, 프로그램에서 소개하는 영화의 줄거리와 배우 최승현의 이미지가 너무도 잘 맞아 떨어진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 영화와 배우에 대한 호기심이 일어 <소설 동창생>을 읽어보게 되었는데, 내용의 구성도 너무 좋았지만 배우 최승현에 대한 호감이 급 상승하는 건 나로써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다. 결국 <<최승현: 소년의 약속>으로 출간된 <영화 동창생 스페셜 포토북>까지 접해보게 되었니 말해서 머하랴. 내년이면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이렇게 멋있어 보이는데, 십대 여학생들은 어떨지 가히 짐작이 간다. 그 함성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 듯 하다. 개봉과 동시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으니, 최승현은 가수 탑으로서가 아닌 배우로서의 입지를 단단히 굳히게 된 듯 싶다.



배우 최승현은 그저 잘생겼다는 평으로는 조금 부족한 무언가가 있다. 영화 리명훈이라는 캐릭터에 매우 적합한 강렬한 카리스마와 눈빛이 있었기에 리명훈의 역을 소화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닌가 싶다. 배우 차승원이 최승현을 가르켜 '내가 20대라면 가장 갖고 싶었을 마스크를 가진 배우'라고 말했을 만큼, 최승현은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할 수 있는 배우로서의 마스크를 가진 듯 싶다. 특히 촉촉한 눈빛이 압권이다.



<<최승현: 소년의 약속>>은 배우 최승현의 첫 번째 화보집이자 영화 <동창생> 속의 최승현을 사진과 글로 담아내고 있다. <소설 동창생>을 읽어본 뒤 본 포토북은 리명훈이 느꼈을 세심한 감정을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는데, 반드시 지켜야 할 동생을 위해 모든 것을 건 리명훈과 탈북하여 남한의 고등학교를 다니게 된 강대호의 같으면서도 다른 느낌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배우 최승현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장면은 기술자 리명훈으로서 동생을 지키기 위해 공작원들을 죽이는 과정에서 고뇌하고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에서 찾아볼 수 있다. 복합적인 내면의 연기가 그의 표정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촬영 기간 동안 박홍수 감독과 최승현은 둘도 없는 친구이자 동지가 됐다. 최승현은 현장에 매번 최소 서너 가지의 아이디어를 들고 나타났다. 박홍수 감독은 그 아이디어들이 영화 전체게 도움이 되는 것이었다고 평가한다. (본문 中)



촬영장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장면에서는 최승현 본연의 모습을 볼 수 있는데, 배우로서의 진지한 모습에서 가수 빅뱅의 탑은 보이지 않았다. 이제 배우가 된 최승현, 그는 이 작품에서 리명훈 그 자체였다.


(뜯어보기도 아까운 포토카드 10매, 구겨질까 조심스레 다시 원상태로 복귀)


영화 동창생 스페셜 포토북을 비롯하여 영화 동창생 메이킹 DVD, 포토카드 10매로 구성된 영화 동창생 스페셜 포토북 <<최승현 : 소년의 약속>>은 촬영기간의 경험과 일과 삶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와 생생한 사진을 담아냄과 동시에 7년의 시간 동안 그를 믿고 지지해 준 팬들에게 보내는 최승현의 작은 선물이라는 의미도 담겨 있다고 한다.. 포토북을 통해서 그동안 몰랐던 최승현의 다양한 모습을 보면서 반하게 되는데, 그를 사랑하는 팬들은 오죽하랴. 강대호, 리명훈 그리고 최승현까지,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어 더욱 행복한 선물일 듯 싶다. 그뿐이랴, 그의 목소리와 NG 장면이 수록된 메이킹 DVD를 보다보면 배우 최승현에게 흠뻑 빠지지 않을 수 없으리라.



박홍수 감독은 최승현의 매력에 대해 "겉모습은 카리스마적인데 속은 순수한 영혼의 소년"이라고 요약했다. 강대호와 리명훈의 두 가지 모습을 모두 갖춘 최승현의 앞으로 배우로서의 행보에 기대를 해본다.



"침묵이 괴로웠다"
최승현은 스스로 리명훈이 되기를 선택했다. 리명훈은 따뜻함과 냉정함, 밝음과 어둠이 공존하는 인물이다. 그 간극을 파악하려면 직접 리명훈이 되는 수밖에 없었다. 영화 속 리명훈은 최슨현의 또 다른 모습 그 자체인 동시에 배우 최승현을 변화시킨 인물이기도 하다. (본문 中)


(꺄~ 멋지구리하구나야!)


(사진출처: 영화 동창생 스페셜 포토북 '최승현:소년의 약속'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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