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같이 하자, 환경지킴이
장지혜 지음, 유경화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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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 대한 이야기는 하고 또 하고 또 해도 부족하기만 합니다. 우리가 수돗물을 틀어놓고 양치질을 하는 동안, 지구 반대편에서 살고 있는 아이들은 더러운 물을 마시고 질병에 걸려 아파하고 있습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그 더러운 물을 구하기 위해 3킬로미터가 넘는 거리를 걸어야 한다는 사실이죠. '희망TV SBS'를 시청하던 중 다리가 불편한 아이가 물을 구하기 위해 두 시간을 기어서 웅덩이에 고인 더러운 물을 담아 다시 두 시간을 기어 집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참으로 마음이 아팠습니다. 이는 비단 아프리카만의 문제가 아니랍니다. 우리 생활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로 지구의 온도는 점점 올라가고 있지요. 그 탓에 올 여름에도 푹푹 찌는 무더위에 모두들 힘든 여름을 보냈을 거에요. 이 무더위를 보내기 위해 에어컨과 선풍기가 쉴새없이 돌아가면서, 우리나라 전력 공급에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지요. 그뿐인가요? 점점 오염되는 공기 탓에 아토피, 천식 등과 같은 질병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어요.


사람들로 인해 지구는 병들어가고 있고, 결국에 사람들은 스스로 살아갈 터전을 위협받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환경문제, 정부만이 해결할 문제일까요? 모두들 잘 알다시피, 환경은 '작은 습관'과 '나부터'라는 생각에서 시작됩니다. 환경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환경에 관한 다양한 서적들이 나오고 있는 탓에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는 한 번 쯤은 들어봤겠지만 주니어김영사에서 출간된 <<다 같이 하자, 환경지킴이>>에서는 세계 환경에 대한 위기의식을 초등학생들에게 키워 주고자 기획되었습니다. 환경을 지키기 위한 습관은 바로 어릴 때부터 시작되어야 하기 때문이죠.


<<다 같이 하자, 환경지킴이>>는 아홉 살 단비가 아프리카 케냐에 봉사활동을 다녀온 뒤 환경에 대해 생각하면서 생활 습관을 바꿔가는 과정을 담았어요. 독자 어린들이 결코 거창하지 않은 아주 사소한 작은 습관이지만, 그 작은 습관이 바로 환경을 지킬 수 있는 아주 큰 힘이라는 것을 배울 수 있게 되지요.



아빠와 아프리카 케냐에 봉사활동을 가게 된 단비는 동갑내기 친구 마룬다를 만나게 됩니다. 날마다 물을 길으러 3킬로미터나 되는 거리를 걸어 웅덩이에 고인 물을 통에 담아 머리에 이고 다시 그만큼을 되돌아오는 마룬다의 발에는 상처가 나 있었죠. 마룬다의 꿈은 왕가리 마타이처럼 되는 것이었습니다. 나무들의 어머니라 불리는 왕카리 마타이는 심한 벌목으로 훼손된 아프리카 밀림을 되찾기 위해 나무 심기 운동을 벌여 2004년에 아프리카 여성 최초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여성 환경 운동가이자 인권 운동가입니다.



단비는 맨발로 다니느라 항상 상처투성이인 마룬다를 위해 자신의 분홍색 신발을 건네주었습니다. 한국으로 돌아온 단비는 수돗물을 틀거나 양치질을 할 때, 세수를 하거나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 마실 때마다 마룬다의 다친 발을 떠올리곤 했지요.
이제 단비는 마룬다를 생각하면서 조금씩 생활 습관을 바꿔 나가게 됩니다.



단비가 알려주는 환경을 지키는 작은 습관들은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작은 습관들이 지구의 환경을 지킬 수 있으며, 잘 먹지도 못한 데다 더러운 물까지 마셔야 하는 마룬다와 같은 아프리카의 많은 친구들을 도울 수 있답니다. 사계절이 뚜렷했던 우리나라도 이제는 봄가 가을이 없어질지도 모른다고 하네요. 우리의 작은 습관이 계절별로 다른 색깔을 보여주는 아름다운 우리나라의 모습을 지켜낼 수 있답니다.



<<다 같이 하자, 환경지킴이>>는 우리나라의 단비와 아프리카의 마룬다를 통한 동화는 어린이들에게 세계 환경에 대한 위기의식을 심어주고, 우리가 실천해야 할 작은 습관들은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그림으로 잘 표현해주었습니다. 우리의 작은 습관이 우리 가족, 우리나라를 넘어 지구 반대편에서 살아가는 사람들까지 도울 수 있다는 점을 일깨우는 이 책은 우리 아이들에게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넓혀주기도 하지요. 저도 이제부터 단비가 알려주는 방법으로 환경지킴이가 되려 합니다. 환경지킴이가 되는 일, 어렵지~않아요. 우리가 살아가야 할 터전인 지구를 위해 단비와 함께 다 같이 환경지킴이가 되어 실천해보는 건 어떨까요?

(사진출처: '다 같이 하자, 환경지킴이'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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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동창생 - 열아홉, 소년의 약속
윤이경 지음, 김수영 각본, 오동진 인터뷰.글 / 북폴리오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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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뉴스를 통해서 빅뱅의 멤버 탑이 영화의 주연을 맡았다는 소식을 접했다. 가수 출신의 연기자에 대한 약간의 편견이 있었던 터라 그다지 흥미롭게 보지 않았다. 그러다 얼마 전 주말, 영화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에서 영화 <동창생>에 대해 소개하던 중 가수 탑이 아닌 배우 최승현을 보게 되었다. 살아있는 눈빛이 캐릭터와 너무도 잘 어울렸는데, 특히 내가 좋아하는 스토리, 동생을 위한 오빠의 사투가 감성을 자극했고 이 호기심은 <<소설 동창생>>으로 이어졌다. 영화를 보고 싶다는 딸래미와 함께 읽기 위해 주문하고 책을 받고보니 꺄~ 소리가 저절로 나온다. 배우로서의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표지 삽화가 마음에 쏙 든다. 그렇게 배우로서의 최승현에 대한 호감으로 책을 읽기 시작하다보면 어느 새 강대호 아니 리명훈의 캐릭터에 빠져들게 된다. 북의 세력 다툼, 공작원, 간첩이라는 전반적인 스토리가 <은밀하게 위대하게>와 얼핏 비슷하게 느껴질지 모르지만 전혀 다른 감성으로 다가오는 작품이었다. 묵직하게 다가오는 슬픔이 매력적이었다.

 

명훈아, 혜인아....미안하다...명훈아...니 동생 잘 지켜야 한다... (본문 16p)

 

쓰러진 영호의 손에는 영화와 그의 아들 명훈, 그리고 딸 혜인이 찍힌 가족사진이 쥐어져 있었다. 가족을 만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버텨왔던 모든 일들을 뒤로한 채 이제 고향으로 갈 일만 남았건만, 영호는 끝내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그리고 2년 후,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한 영호를 대신해 명훈이 서울에 오게 되었다. 누군가는 사람답게 살고 싶어서 남한으로 내려오지만, 명훈은 그저 '살고 싶어서' 내려왔다. 아버지가 배신자로 낙인 찍히자, 어머니는 총살을 당했고 명훈과 혜인은 수용시설에서 서로를 의지한 채 추위를 견디고 있었다. 8살 밖에 되지 않은 혜인을 열세 살에 불과한 명훈이 지키고 있었다. 그런 명훈의 모습을 지켜보던 정찰국 소속 대좌 문상철은 명훈에게 동생 리혜인과 살아 나갈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혜인을 데리고 지옥에서 나갈 수 있다는 말에 명훈은 사냥꾼이 쳐놓은 올무에 걸려버린다. 혜인을 지키기 위해 명훈은 그렇게 기술자가 되어 서울에 오게 된 것이다. 탈북자 강대호가 된 명훈은 탈북자들에게 제2의 고향이라 불리는 하나원에서 생활하다가 약국을 운영하는 한 중년 부부에게 위탁된다. 그 중년부부는 오랜 세월 정찰국 8전단의 고정 간첩으로 안전가옥을 운영하면서 은밀하게 마약 거래를 통해 비밀 정치자금을 조달하는 임무를 맡고 있었다. 평범한 열아홉 살의 고등학생 강대호가 되어 학교에 가게 된 명훈은 왕따를 당하고 있는 혜인과 짝이 된다. 동생 혜인과 같은 이름인데다 왕따를 당하고 있는 혜인의 처지에 명훈은 혜인의 편에 서게 되고 둘이 친구가 된다.

 

명훈은 교복을 입는 순간 너무도 빠르게 그 나이 또래의 고등학생으로 돌아갔다. 잔혹하리만큼 철저한 훈련으로도 어쩌지 못하는 것이 있었다. 명훈의 피부에 스며든 것들. 피부가 교복을 감지한 순간 되살아나는 습관들. 선생님과 동급생들, 분필 냄새와 소음들, 수업 시작 종과 청소, 벌칙과 훈계 같은 것들. 떠나왔던 시간 속으로 명훈을 쭈뼛쭈뼛 걸어 들어갔다. (본문 51p)

 

그렇게 평범한 학교 생활을 보내던 명훈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건강 악화 이후에 생긴 세력 다툼에 의한 명령을 하달받고 노동당 35호실 공작원들을 사살하기 시작한다. 이 대리전으로 국정원 요원인 정민과 동섭은 기술자를 쫓게 되고 명훈은 지키고 싶은 단 하나, 혜인을 위해 모든 것을 걸게 된다. 그렇게 8전단과 35호실의 다툼 속에 명훈은 끝까지 살아남아 북으로 돌아가려하지만, '북으로 돌아간 기술자는 없다'는 말처럼 결국 죽음 앞에 내몰리게 된다.

 

"오빠랑 무슨 사입니까?"

"무슨 사이?"

무슨 사이라고 말할까...

"우리 그냥 학교 친구야!"

"동창이란 말입니까?"

그래, 동창생....서로가 서로에게 세상 하나밖에 없는 친구. (본문 284p)

 

아버지가 죽고, 기술자로 만들어지게 되고, 사람을 죽이게 된 명훈. 이념이나 신념이 아닌, 그저 죽이지 않는다는 약속에 미끼가 되어 필사적으로 달려든 명훈은 그저 평범한 고등학생일 뿐이었다. 그는 친구 혜인 옆에 서면 영락없는 고등학생이었다. 선생님의 질문에 쭈뼛해지며, 혜인이 건네는 노트를 훔쳐보며 대답하는 우리 아이들과 같은. 사람을 죽이는 기술자가 되었지만, 근본까지 달라질 수 없는 어린 소년. 그의 어깨에 짊어진 세상은 너무도 무거웠다.

<<동창생>>은 세력 다툼 속에서 어떤 선택도 할 수 없는 미끼가 될 수 밖에 없는 어린 기술자의 고뇌를 그려냈으며 그 속에 윗선의 이해관계에 따라 이용당하는 남한이나 북한의 현실도 함께 녹아내고 있었다.

 

힘 있는 자들을 낚는 미끼는 돈이나 권력이었다. 하지만 작고 힘없는 저들에겐 그저 죽이지 않는다는 약속이 미끼가 될 수 있엇다. 그것만으로도 저들은 필사적으로 달려들었다. 돈이나 권력은 선택일 수 있지만 목숨은 선택 사항이 아니었다. 그걸 미끼로 쓸 때, 인간은 인간이 아니게 되는 것이다. (본문 257p)

 

 

<<소설 동창생>>을 읽으면서 울컥하는 감정으로 눈시울이 붉어지는 장면들이 있었다. 어린 소년이 감내해야 할 세상의 무게와 말보다는 몸으로 겪는 것이 더 익숙한 명훈의 고통 때문에, 동생 혜인에게 건네는 '오빠야'라는 말 한마디에, 오빠에게 주기 위해 직접 만든 빨간 목도리를 더워도 풀지 않는 혜인이 때문에, 그리고 서로 다른 이념과 신념으로 희생되어가는 작고 힘없는 이들 때문에.

간첩, 기술자, 공작원이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는 명훈은 동창생이라는 이름이 가장 잘 어울리는 열아홉 살 소년일 뿐이었다. 그 소년의 고뇌가 담겨진 배우 최승현의 눈빛이 잊혀지지 않는다.

 

(사진출처: '소설 동창생'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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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품은 맛있다
강지영 지음 / 네오북스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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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품한 거니?"

내 질문에 그녀가 미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하품, 참 맛있게도 하네." (본문 248p)

 

2013년 7월부터 9월까지 네이버 웹소설을 통해 연재된 <<하품은 맛있다>>는 네이버 웹소설 미스터리 부문에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던 작품으로 이번에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는데, 독특한 책 제목이 눈길을 끈다. 이 책은 타임슬립을 소재로 꿈을 통해 과거와 미래를 오가며 몸을 공유하게 되는 두 여자의 이야기를 담아낸 미스터리 소설로 굉장한 흡입력을 갖고 있다. 사실 도입부와 중반부에 비해 후반부는 조금 미흡한 느낌을 주며, 결말로 치닫는 절정이 조금은 약한 느낌을 주지만 전반적으로 꽤 흥미로운 작품임에는 틀림이 없다.

 

이야기의 시작은 살인 사건이 일어난 집을 청소하는 대행업체의 일과에서 시작된다. 그들 중 특수청소 업체에서 아르바이트로 일하고 있는 대학4학년의 이경이 이 책의 주인공 중 한 명이다. 번번히 커피숍이나 편의점의 사장 면접이라는 다분히 형식적인 문턱에서조차 좌절하곤 하는 이경은 졸업을 한 학기 남겨둔 지금, 학자금대출은 이미 삼천을 넘어섰기에 돈을 마련하지 않으면 졸업과 동시에 신용불량자가 되는 탓에 이 더러운 알바를 하게 되었다. 뇌경색으로 쓰러진 아빠와 지난달 간병인 교육을 수료하고 환자를 간병하면서 아빠를 돌보는 엄마이기에 이경은 제대로 된 직장을 얻을 때까진 일을 가릴 형편이 아니었다. 죽은 여대생의 고가의 유품을 정리하던 이경은 수십 개의 스노볼 중 '하늘색 물, 미네소타'라는 글귀가 적힌 스노볼 한 개를 갖기로 한다. 그리고 그날부터 이경은 수상한 꿈을 꾸기 시작한다. 그 꿈은 이경이 꿈속에서 예쁘고 늘씬하며 부유한 다운의 몸속으로 들어가 그녀의 일상을 지켜보는 것이었다. 반면, 아침마다 엄마가 건네는 녹즙을 마시며 일어나는 어리광이 잔뜩 밴, 높고 가느다란 음성, 이십대 초반의 미인인 다운은 키 작고 뚱뚱하고 못생긴 여자가 되어 웬 아저씨들이랑 어딘가 몰려가서 억세게 청소하는 꿈을 꾼다.

 

그녀의 악몽은 본래 나의 일상이었다. 키 작고 뚱뚱하고 못생긴 청소부의 억척스러운 삶. 그녀가 악몽에서 현실로 돌아왔다면, 나 역시 이 달콤한 꿈에서 깨어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나는 방금 전 말을 되씹었다. 잠원동, 행운아파트가 보이는 집. 가본 적이 없는 곳이었다. 그녀는 대체 나의 어느 지점을 헤매고 있는 것일까. (본문 26p)

 

꿈에서 깨어난 이경은 남사장의 전화를 받고 일을 하러 가게 되는데, 그곳은 바로 꿈에서 다운이 말하던 잠원동이었다. 어젯밤 다운이 했던 말들이 하나씩 실현되고 있었던 것이었다. 이경은 과거의 다운을, 다운은 이경의 미래를 꿈을 통해 체험하고 있는 것이었다. 다운은 불길하게 느껴지는 이경의 미래를 꿈꾸고 노트에 적기 시작했고, 이경은 그런 다운의 삶을 엿보면서 한때 연예기획사에서 일했다는 임 대리를 수상하게 여기게 되고, 스노볼의 주인이었던 여대생의 죽음과 연관이 있음을 알게 된다. 전직 경찰이었던 남사장 역시 임 대리의 행동을 수상하게 여기게 되고, 유품으로 남겨졌던 다운의 노트와 이경의 꿈을 통해 범인을 쫓는다.

그런 와중에 이경은 초등학교 때 짝이었던 유나의 뜻하지 않는 전화를 받게 되고, 내림굿을 받았다는 유나는 오래 전 사신을 속이고 명줄을 바꾸었던 이경의 목숨이 위태롭다고 충고한다.

그렇게 서로의 꿈을 엿보게 되면서 의식 뿐만 아니라 몸을 지배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게 되는데, 이경은 다운의 꿈을 통해 자신의 미래가 바뀌고 있음을 알게 된다.

 

"박이경, 궁금한 게 많지? 언제부터 네 존재를 알고 있었는지, 오피스텔엔 누가 기다리고 있는지, 앞으로 넌 어떻게 될지. 기다려. 오늘이 다 지나가기 전에 가르쳐줄게." (본문 189p)

 

꿈을 통해 미래를 바꾸면서 이경의 목숨을 점점 조여오는 다운과 그런 다운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파헤쳐가는 이경의 팽팽한 기싸움이 긴장감있게 진행된다. 오직 꿈속에서만 이뤄지는 전혀 다른 두 여자의 수상한 동거를 통해 보여지는 흥미로운 작품 <<하품은 맛있다>>에서는 인간의 악한 모습이 여과없이 그려져있다. 인간의 모습이 어디까지 악할 수 있는지를 보면서 섬뜩한 느낌마저 들었다. 믿는 자와 믿지 못하는 자의 엇갈린 진실과 나와 다른 누군가와의 엇갈린 운명이 타임슬립이라는 흥미로운 소재를 통한 팽팽한 긴장감 속에 독자들의 손에 땀을 쥐게하는 작품이었다. 덧붙히자면, 가난하고 못생긴 이경과 예쁘고 부유한 다운, 이들의 운명을 결정짓게 되는 유나는 짧지만 굉장히 강렬한 캐릭터로 두 주인공 못지 않게 인상적인 인물이다.

 

혹여 지금의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를 살고 싶었던 적은 없었던가? 나는 지금의 나보다 더 나은 누군가를 동경하고 부러워했던 기억들이 많다. 만약 내가 지금의 내가 아닌 동경하던 그 인물로 살아간다면 행복할 수 있을까? 두 주인공을 통해 나는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찾게 되었다. 혹 이런 자문을 해본 적이 있다면 이 책을 통해 그 물음의 답을 찾아보길 바란다. 달콤하고 쓴 꿈의 이면을 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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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되는 집안의 10cm 비밀 - 풍수 인테리어를 이용한 정리와 배치의 기술 내 손으로 하는 풍수 인테리어 시리즈 1
이성준 지음 / 예문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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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수의 본래적 의미는 지극히 일상적이고 평범한 생활환경을 대변해 주고 있는데, 풍(風)은 기후와 풍토를 지칭하며, 수(水)는 물과 관계된 모든 것을 가리키고 있다. 따라서, 풍수의 대상은 현대 지리학의 관심분야와 다를 것이 없다.

도읍이나 마을의 자리 잡기, 집터 잡기, 물자리 찾기, 정원수의 배치, 길내기 등은 말할 것도 없고, 땅을 보는 기본적 시각, 즉 풍수의 사상성은 인문주의적 입장과 같다. 또한, 철저한 윤리성과 인과응보적 토지관은 오늘날 사회지리학자들의 지역불평등에 대한 태도와 일치된다. 이런 면에서 풍수는 인류의 출현과 함께 자연스럽게 형성, 발전되어 온 땅에 대한 태도의 체계화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살아 있는 사람과 땅의 관계뿐 아니라, 죽은 사람의 경우까지 매우 중요시한다는 점에 풍수의 특징이 있다.

풍수의 기본논리는 일정한 경로를 따라 땅 속을 돌아다니는 생기(生氣)를 사람이 접함으로써 복을 얻고 화를 피하자는 것이다. 사람의 몸에 혈관이 있고 이 길을 따라 영양분과 산소가 운반되는 것처럼 땅에도 생기의 길이 있다는 것이다. (네이버 지식 백과 中)

 

<<잘되는 집안의 10cm비밀>>의 저자 이성준은 전통 풍수학과 현대 건축을 접목한 '풍수 인테리어'를 처음으로 대중에 소개했던 대한민국 풍수 1인자로 '풍수 인테리어' 바람을 불러일으켰을 정도였다고 한다. 풍수에 관한 책을 접해보는 것은 생활 전반에 응용한 풍수 인테리어를 담은 <<잘되는 집안의 10cm 비밀>>이 처음이다. 풍수하면 구시대적인 관습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풍수학은 우리 조상들이 천 년 이상 의지하고 살았던 자연관이며 인체 이론을 자연에 적응한 것으로 결코 구닥다리 관습이라고만 치부할 수는 없다. 풍수는 보통 집터나 묫자리를 정할 때만 사용하는 것으로 생각했었는데, 풍수를 인테리어에 접목시켜 금전운과 시험운을 높일 수 있다고 하니 왠지 솔깃해진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는 말처럼 집은 사람하기 나름입니다. 사는 사람이 얼마나 노력하느냐에 따라 생기 넘치는 집이 되기도 하고 흉기 가득한 집이 되기로 하는 것입니다. (본문 4p)

비록 명당이 아니라 할지라도 고금의 지혜를 통해 삶 터를 가꿈으로써 편안하고 건강하게 살아가자는 것이 풍수 인테리어의 주안점이다. (본문 15p)

 

집을 이사할 때마다 어른들이 하시던 말씀이 있었다. 기억나는 것만 적어보자면, 방문을 열 때 장농이 정면으로 보이면 안된다, 문을 열었을 때 거울이 정면으로 보이면 안 된다 등 이다. 괜한 미신은 아닌가 생각하곤 했었는데 오랫동안 전해진 우리 조상들의 풍수학을 알려주셨구나, 라는 생각을 처음 해보게 되었다. 집이 편해야 하는 일도 잘 된다는 말이 있다. 저자는 풍수 인테러이에 관한 글을 쓰고 강연을 통해서 한결같이 전하고자 했던 것은 집은 푸근한 어머니 품속 같아야 한다는 것이었는데 바로 이런 이치가 아니었나 싶다. 그럼 이제 이 책을 통해 풍수 인테리어를 이용한 정리와 배치의 기술을 배워보도록 하자.

이 책에서는,

인생이 술술 풀리는 풍수 인테리어 상식 / 잘되는 집안은 뭐가 달라도 다르다 / 100세 건강 좌우하는 10cm의 지혜 / 시험운을 높이는 풍수 인테리어 / 금전운을 좌우는 10cm 비밀로 나뉘어 그 기술을 담아냈다.

 

풍수 인테리어의 원칙으로 가구와 벽 사이뿐만 아니라 각 가구 사이에 최소한 10센티미터라도 여유를 두는 것이 기의 흐름에 좋다고 한다. 침실 외에는 조명을 밝게 해야 하고, 특히 현관을 밝게 해야 하며 집에서 가장 밝아야 하는 곳이 욕실과 화장실이여야 한다. 공간이 비좁아 침대가 방 한 가운데를 차지하고 있는 것처럼 되더라도, 침대는 창문과 벽으로부터 반드시 떼어 놓아야 한다고 하는데 이는 외부의 온도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실내의 탁한 기운이 모여서 감도는 곳이 때문이라고 한다.

나쁜 기운을 막고 중화시키기 위해서는 생명체가 담긴 화분, 부드럽고 따뜻한 그림이 도움이 된다. 화분은 흉한 기를 완하하고 막아 주는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나쁜 공기를 정화해 주고 산소를 공급해주고 자연의 생명 기운을 우리 몸에 불어넣어 주기 때문이다.

 

크고 화려한 장식의 거울은 치우는 것이 좋고, 맑은 소리가 나는 종이나 풍경을 현관에 달아 심심찮게 일부러 소리가 나게 하는 것은 가장의 출세, 성공을 부추기는 방법이다. 싱크대 매트를 초록색으로 깔면 재물운과 남편의 성공을 기약할 수 있으며, 주방 창가에는 선인장이나 패랭이 꽃 등의 작은 화분을 한두 개쯤 놓아두는 것이 좋단다. 화분의 활용에 대해서는 시험운을 높이는 아이들의 방을 꾸미는 풍수 인테리어에서도 볼 수 있는데 대나무와 선인장은 공부와 관련되어 좋은 기운을 받을 수 있는 식물이라고 하니 기억해두면 좋겠다. 취업을 희망하는 사람은 침실 문에서 오른쪽 구석에 싱싱한 화분을 두면 도움이 된다고 하니 이 또한 기억해두자.

화분은 집안에 생기기 쉬운 온갖 흉한 기운을 대신 삼키기도 하며 자녀들의 진로에도 도움을 주기 때문에 신중하게 배치해야 하는데, 안정적인 금전운을 원하는 경우에는 주방 창가에 붉은 꽃이 있는 작은 화분을 놓아두고, 꽃이 없는 화분일수록 좋다고 한다.

또한 둥근 시계는 기운을 조화롭게 하여 재물운을 북돋우는데, 취침 위치는 항상 창 쪽으로 머리를 두고 자는게 좋으며 가장의 취침 위치는 침실 출입문에서 가장 안쪽의 대각선 모서리 지점이 좋으며 부인은 바깥쪽이 좋단다.

 

집 사랑의 기본 중의 기본은 다른 무엇보다 '청소'와 '정돈'이다. 집과 친해지려면 청소를 자주 해야 한다. 집이 어수선하면 해로운 일이 많다. 집이 깨끗하면 좋은 기운이 모이기 마련이다. 현관의 바닥은 지저분하게 놔두면 안 되며, 신발과 우산 등은 깔끔하게 수납하고 정리해둔다. 이외에도 집 구석구석의 불필요한 물건을 없애야만 기의 흐름이 원활해지고 공간의 여유와 함께 마음의 여유를 찾을 수 있다.

자신이 좋아하고 늘 사용하는 물건은 강하고 활기찬 에너지를 내지만, 무시당하고 버려진 물건은 주변의 에너지 흐름을 정체시킨다. 사용하지 않는 물건의 수가 늘어나 쌓이게 되면 결국 공간이 지니는 기운은 반감되고, 그곳에서 생활하는 사람의 인생에까지 악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 (본문 24,25p)

 

<<잘되는 집안의 10cm비밀>>을 읽다보면 자연스레 집안을 둘러보게 된다. 내일은 현관에 달 작은 종을 하나 사와야겠고, 화장실에 놓아둘 붉은 색 꽃이 피는 작지만 화사한 화분을 좀 사놔야겠다. 내년이면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딸아이 방도, 산만한 작은 아들의 방도 좀 바꿔줘야겠고, 우리 부부의 안방도 변화를 줘야할 듯 싶다. 외부 기운을 집 안으로 공급하는 호흡기와 같다는 베란다는 항상 청결해야한다고 하니, 이번 주말에는 베란다 청소도 해줘야겠다. 그동안 직장 다닌다는 핑계로 집안을 좀 소홀히했는데, 그 부족함이 여실히 드러난다. 정리를 잘해야 하고, 치워야 하며 집안이 밝아야 한다는 풍수 인테리어의 기초부터 시작해야겠다. 아무래도 옆에 두고 틈틈이 읽어가면서 차근차근 정리하고 배치하여 가족의 건강과 운을 챙겨야겠다. 풍수 인테리어에 관한 책은 처음 접해 봤는데, 굉장히 흥미롭다. 편독이 심해 자주 접하는 분야의 책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꽤 흥미롭게 읽었다. 처음에는 쓸데없는 소모는 아닐까 싶었는데, 읽을수록 빠져드는 작품이다. 한 번 즈음은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책이다.

 

같은 공간일지라도 이용하는 사람의 기질이나 습관에 따라 전혀 다른 집이 되기도 한다. 바람직한 공간의 긍정적인 역할은 결국 이용하는 사람의 몫이기에 인간과 공간 간의 조화로운 관계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본문 15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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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꿀페파 2013-11-18 0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잘보고 갑니다.
 
북유럽에서 온 손뜨개 소품 - 머플러, 장갑, 모자 쉽게 따라할 수 있는 북유럽 스타일 겨울 소품 23종
스기야마 토모 지음, 맹보용 옮김 / 북폴리오 / 2013년 10월
평점 :
절판



(14년 전 즈음에 뜬 작품들이다. 다른 작품들 사진은 찾다가 포기하고 겨우 두 작품 사진만 찾아냈다. 초창기 작품이라 좀 서투면도 있지만 겨울이면 꼭 찾게되는 아이템이다. 손뜨개 옷처럼 따뜻한 옷은 없다.)



찬바람이 솔솔 불더니 어느 새 춥다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날씨가 쌀쌀해졌다. 이제 슬슬 월동준비를 할 때가 된 듯 싶다. 갈수록 추워지는 겨울이기에 따뜻한 잠바, 내복 뿐만 아니라 모자, 머풀러, 장갑 등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춰야 한다. 장갑이나 머플러, 모자는 시중에서 파는 것도 좋지만, 가장 따뜻한 건 손뜨개로 직접 뜬 것이 정말 따뜻하다. 결혼하고 시어머님에게 뜨개질을 배우고는 한동안 뜨개질 삼매경에 빠진 적이 있는데, 손뜨개로 뜬 조끼 하나면 추운 겨울도 문제없다. 몇 해동안 뜬 조끼, 가디건은 지금도 겨울이면 즐겨입곤 한다. 이렇게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뜨개질 생각이 난다. 머플러, 장갑, 모자는 간단하게 뜰 수 있는 소품이면서도 겨울에 필수 아이템이라서 간간히 뜨곤 하는 탓에 손뜨개 관련 서적은 늘 눈여겨 보게 된다.



이번에 북폴리오에서 출간된 <<북유럽에서 온 손뜨개 소품>>은 머풀러, 장갑, 모자 등 쉽게 따라할 수 있는 북유럽 스타일 겨울 소품 23종을 담았는데, 북유럽의 전통 무늬와 색상을 기본으로 한 패션 소품이 눈길을 끈다. 그동안 시어머님표 손뜨개를 추구해왔던 탓에 요즘 트렌드인 북유럽풍으로 눈이 반짝반짝, 손이 근질근질해진다.



벙어리장갑, 핸드워머, 모자, 헤어밴드, 베레모, 방울모자, 넥워머, 보디워머, 양말, 레그 워머 등 다양한 아이템을 작은 새무늬, 전통문양, 꽃무늬, 다람쥐무늬, 나뭇잎무늬, 기하학적 문양, 삼각형무늬, 다이아몬무늬, 닻무늬, 줄무늬, 페어아일무늬 등의 다양한 문양으로 선보이고 있다. 23종의 소품을 보면 절로 뜨개질이 하고 싶어질 정도다.


장갑이 답답해 끼기 싫어하는 딸에게는 핸드워머와 추운 겨울 교복과 어울릴 법한 레그 워머를,


귀염둥이 아들에게는 닻무늬 아이모자와 두 가지 컬러의 방울 모자를 선물하면 좋을 거 같다. 추운 겨울에 꽁꽁 손이 시러운 것도 개의치않고 스마트폰을 하는 아이들에게 핸드워머는 아주 쓸모가 있겠다.


아이들에게만 어울리는 것이 아니라 스타일리시하게 연출할 수 있는 아이템과 차분하면서도 어른스러운 문양들도 많아 온 가족이 함께 활용하기 참 좋겠다.


뜨개질을 해 본 경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간혹 손뜨개 서적을 뒤적이다보면 도안이 참 어려운 책들이 많아 아쉬워한 적이 참 많았다. 예쁜 소품에 눈길을 사로잡았지만 혹시나 뜨는 법이 어렵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는데, 예상밖으로 도안이 참 착하게도 보기 쉽게 그려져 있다. 뜨는 법을 한 컷 한 컷 담아낸 사진과 친절한 설명이 초보자들에게도 어렵지 않게 도전할 수 있을 듯 싶다.



Special Page를 통해 소개하는 대바늘 손뜨개의 기초, 뜨개질이 즐거워지는 정보를 보면 손뜨개의 재미에 푹 빠질 수 있을 게다. 덧붙히자면 동네에 실을 판매하는 상점에서 주인 아주머니가 친절하게 가르쳐주기도 하니, 뜨개질을 배우고자 하는 생각이 있다면 배우는데는 그리 어렵지 않다. 물론 실 가격이 좀 비싸다는 단점은 있다.

손뜨개는 한 번 바늘을 잡으면 절대 놓을 수 없는 중독(?)에 빠지면 헤어나오기 쉽지 않다는 단점이 있지만, 한 작품을 만들어갈 때마다 성취감과 뿌듯함이 너무도 매력적인 활동이다.



책을 살펴보고나니, 뜨개질하고 싶은 마음이 새록새록 돋아난다. 한동안 손을 놓고 있었는데, 장농 깊숙이 넣어둔 대바늘이랑 돗바늘부터 꺼내야겠다. 가정시간에 뜨개질 배운 딸아이랑 같이 만들어봐도 좋을 거 같다. 예쁜 아이템들에 자꾸만 눈길이 간다.


(사진출처: '북유럽에서 온 손뜨개 소품'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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