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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잭과 콩나무 ㅣ 애덤 기드비츠의 잔혹 판타지 동화 2
애덤 기드비츠 지음, 서애경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14년 9월
평점 :
절판
내가 어릴 때도 그러했고, 우리 아이들도 그러하듯, 많이 사람들이 명작 동화를 읽으며 자란다. 대부분의 명작 동화가 아이들이 좋아할 법한 재미있는 스토리 속에 권선징악이라는 주제를 담아내고 있기 때문일 게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명작 동화의 내용이 원작 동화의 내용과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는가? 원작 동화가 잔인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는 것은 익히 들어 알고 있는 사실일 게다. 물론 아직은 읽어본 적이 없어 그렇다고 하더라, 라는 사실을 알 뿐지만, 어쨌거나 우리는 어릴 때부터 해피엔딩의 예쁜 명작 동화를 접해왔다. 그러나 요즘은 명작 동화를 패러디하거나 재해석한 색다른 느낌의 창작 동화나 영화가 등장함으로써 새로운 명작 동화를 종종 접하게 된다. 그런데 여기 좀더 특별하고 좀더 기괴하게 재탄생한 명작 동화가 있다. 바로 <<위험한 잭과 콩나무>>이다.
너희가 듣고 또 듣고, 듣도 또 들은 이런 옛이야기는 '진짜' 옛이야기가 아니야. (중략) 기이하고, 피가 튀고, 무시무시하지. (본문 12p)
<헨젤과 그레텔>이 충신 요하네스, 황금 머리카락 등의 다른 전래 동화와 만나 피가 튀고 무시무시한 잔혹 동화로 다시 태어난 <사라진 헨젤과 그레텔>에 이은 애덤 기드비츠의 잔혹 판타지 동화 시리즈의 두 번째 이야기 <<위험한 잭과 콩나무>>는 <잭과 콩나무><거인 사냥꾼 잭><개구리 왕자><벌거벗은 임금님><잭과 질> 등 기존의 옛이야기에 잔혹하고 무시무시하며 오싹한 상상력을 입혀 기발한 이야기로 재탄생한 판타지 동화이다. 용감한 소년 잭과 지혜로운 소녀 질의 고난 가득한 모험 속에는 '타인의 눈에서 자기 자신의 모습을 찾는 일을 그만두어라'는 메시지를 수록하여 독자들로 하여금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찾기를 바라고 있다.
"너희는 혼동하고 있는 거야. 완전히, 순전히 혼동하고 있는 거야. 너희는 너희가 구하는 걸 절대 찾지 못할 거야. 그게 지금 여기 있어도. 남이 소원하는 게 아니라, 너희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할 때, 너희가 '타인'들의 눈에서 너희 자신의 모습을 찾는 일을 그만둘 때 너희 자신의 얼굴과 얼굴을 마주할 때 그때, 너희는 너희가 진실로 구하는 것을 찾게 될 거야." (본문 238p)
옛날 옛날에, 가장 멋진 어머니한테서 태어난 소녀가 있었다. 소녀의 어머니는 왕비였고, 아름다웠다. 이 멋진 어머니가 자기 방 거울 앞에 앉아 있었고, 그의 딸인 질은 어머니가 숙련된 솜씨로 고운 입술과 창백한 뺨을 붉은색으로 화장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왕비의 '중간 생일'날, 전 세계에서 가장 고운 왕비 전하의 드레스를 만들 가장 고운 비단 을 가져왔다는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홀바인 코닐리어스 앤스슨이 나타났다. 비단 상인이 가장 정교한 비단이라고 내어놓은 비단은 가장 좋은 눈으로만 볼 수 있었고, 왕비는 마치 무지개가 태양을 따라잡기 위해 달리는 것 같다며 감탄하는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실은 왕비의 드레스를 만들기에 충분하지 않았기에 삼 주 뒤에 있을 왕실 행차에 질이 입을 드레스를 만들기로 한다. 그리고 왕실 행차에 드레스를 입게 된 질은 실제로 완전히 벌거벗고 있었던 것이 드러나 성을 떠나고 만다. 무작정 달리던 질은 우물에서 아름다우면서도 잔인한 공주에 의해 벽에 부딪혀 다리 하나 잃은 개구리를 만나 함께 사촌네 집으로 향한다.
아버지는 몽상가인 잭이 남자처럼 행동하기를 바랐다. 형편이 어려워진 아버지는 잭이 혼자 암소를 시장에 끌고 가서 팔아 옴으로써 어엿한 남자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생일 선물로 준다. 암소 밀키를 팔러간 잭은 약장수를 만나게 되고, 결국 잭은 자신을 괴롭히는 마을 소년들의 수작에 넘어가 결국 하얀 콩 한 알과 바꾸게 된다. 화가 난 아버지는 허파가 터지도록 버럭버럭 소리를 질러댔고, 콩을 창밖으로 휙 던져 버렸다. 콩을 따라 달려 나간 잭은 그렇게 사촌 질과 말하는 개구리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이들 앞에 다가온 늙은 여자는 잭에게는 모두가 잭을 좋아하고 존경할 수 있도록, 질에게는 왕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녀로 만들어 주겠다는 약속을 하고, 대신 마법 거울을 찾아달라고 한다. 늙은 여자는 콩을 하늘까지 자라게 해주었고, 그렇게 잭과 질 그리고 말하는 개구리는 천 년 전에 잃어버린 마법 거울을 찾는 모험을 시작한다.
여러 편의 원작 동화가 하나의 작품으로 탄생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야기의 흐름이 산만하지 않고 자연스러운데다 오히려 들어본 적 없는 듯한 전혀 새로운 이야기로 탄생된 듯 했다. 기발하면서도 오싹한 이야기는 아이들의 구미를 당기는 흥미로운 소재로 가득했는데, 그 속에 숨겨놓은 놀라운 메시지 역시 가슴에 와닿았다. 애덤 기드비츠의 기발한 상상력에 감탄하게 되는 이야기 <<위험한 잭과 콩나무>>는 진짜 삶을 사는 법을 일깨운다. 늘 남의 시선을 의식하며 살아가는 우리는 진정으로 내가 원하는 것,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른 채 타인의 눈에 자신을 맞춰가며 살아가기 마련이다. 그것이 마치 '진정한 나의 모습'인 냥 혼동하며 살아가고, 또 그런 잣대로 타인을 바라보고 있다. 진짜 내 모습을 알고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아는 것, 그것이야 말로 진짜 자신의 삶을 온전히 살아가는 진정한 첫걸음이 아닐까. 잊고 있었던 자신의 모습을 되찾기 위한 모험을 담은 <<위험한 잭과 콩나무>> 그 무시무시하고 핏빛 가득한 이야기를 통해 자신을 모습을 똑바로 바라볼 수 있는 용기를 얻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