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리끼리 차곡차곡 - 정리정돈 누리과정 유아 인성동화 8
한태희 글.그림, 최혜영 감수 / 소담주니어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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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들의 참된 인성과 바른 생활 습관을 기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소담주니어 <유아 인성동화> 시리즈 여덟 번째 이야기는 유아에게 자연스럽게 주변을 깨끗이 하는 습관을 기를 수 있도록, 정리정돈을 통해서 건강하고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게 도와주는 <<끼리끼리 차곡차곡>>입니다. 바른 생활 습관은 어릴 때부터 길러주는 것이 좋습니다. 두 아이를 키우면서 어릴 때부터 차근차근 길러주지 못한 습관은 자라서도 쉽게 극복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소담주니어 <유아 인성동화> 시리즈가 더욱 눈에 들어오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일 것입니다.

 

딸아이가 어릴 때 외할머니가 손녀를 보기 위해 집에 오셨습니다. 인형과 소꿉놀이가 방안 가득 어질러져 있는 것을 보고, 외할머니는 손녀에게 잔소리를 하기보다는 함께 설거지를 하자며 소꿉놀이 그릇을 하나둘 씻는 시늉을 하며 바구니에 담기 시작했지요. 아이는 신이 나서 할머니와 함께 설거지를 하며 씻은 그릇을 바구니에 하나둘 담기 시작했고, 그렇게 장난감이 정리되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며 아이들에게 놀이를 통해 정리하는 즐거움을 느끼게 해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잠깐의 깨달음으로 끝났던 에피소드였지만 이 그림책 속에서 어린 시절의 딸아이와 할머니의 모습을 본 것 같아 왠지 웃음도 나네요.

 

 

 

유치원에 갔다 온 민수는 옥을 휙 벗어 놓고는 동화책을 읽기 시작했어요. 민수 옆에 수북하게 책이 쌓여갔지요. 이제 민수는 블록 상자를 들고와 우르르르 쏟고서는 철길을 만들고 역도 만들고 문도 만들며 신 나게 기차 놀이를 했습니다. 기차 놀이가 끝난 후에는 동물놀이를 하고, 자동차놀이도 하고, 로봇놀이도 했지요. 그리고 이제 민수는 야구놀이가 하고 싶어졌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찾아도 야구공이 보이지 않네요. 야구공을 찾다보니 민수의 방은 어느새 장난감으로 어질러져버렸네요.

 

 

그때 간식을 들고 오던 엄마는 꼬마 자동차를 밟아 하마터면 미끄러질 뻔했습니다. 엄마는 야구놀이를 하고 싶다는 민수에게 함께 다른 놀이를 하자고 제안하네요. 바로 정리놀이 게임입니다. 온통 장난감으로 어질러진 방을 어떻게 정리할까요? 엄마의 제안에 민수는 친구끼리 모아보기로 합니다. 책은 책끼리, 블록은 블록끼리, 로봇은 로봇끼리 말이죠. 그렇게 정리놀이가 시작되었습니다. 놀이로 생각해서인지 민수가 신 나게 정리를 합니다. 어느 새 방이 깨끗하게 정리되었네요. 그리고 옷걸이 구석 안쪽에서 민수가 찾던 야구공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정리왕이라는 엄마의 칭찬에 민수는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마침 회사에서 돌아온 아빠는 깨끗해진 방을 보고 칭찬을 해주셨고, 민수와 함께 야구를 해주셨습니다. 민수가 힘차게 휘두른 공이 하늘 높이 날아갑니다. 민수는 정리왕이기도 하고, 홈런왕이기도 하네요.

 

 

민수엄마처럼 저도 아이가 어질러놓은 장난감을 밟아 발바닥을 다친 적이 있습니다. 저는 아이에게 잔소리를 늘어놓은 반면 민수 엄마는 아이와 함께 정리하는 방법을 찾았네요. 그 모습을 보니 제 자신이 갑자기 부끄러워집니다. 저의 잔소리 탓에 아이가 정리하는 것을 싫어하게 된 듯 합니다. 바른 생활 습관은 엄마의 잔소리로 길러지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에게 정리하는 즐거움을 알려주고, 정리를 함으로써 기분도 상쾌하고 즐거워진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어야 하지요. 고로, 이 책은 아이와 엄마가 꼭 함께 읽어보기를 권합니다. 정리를 놀이, 게임처럼 즐거운 마음으로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법이 바로 이 책에 있기 때문이지요.

 

 

유아기에 정리정돈 습관을 갖는 것은 자신의 물건을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뿐만 아니라 정리정돈된 환경을 통해 정서적인 안정감도 길러 줄 수 있습니다. 유아기 자녀의 정리 습관을 길러 주기 위해 우선 필요한 것은 정리정돈을 잘했을 때 좋은 점, 편리한 점을 자녀가 분명히 느끼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장난감마다 정리 방법과 정리할 장소를 자녀와 함께 정하고 부모가 꾸준히 자녀와 같이 정리정돈을 하는 것입니다. 정리정돈이 서툰 자녀를 부모가 답답하게 여기거나 꾀를 피운다고 다그치게 되면 자녀는 오히려 위축되고 불안감을 느끼게 됩니다. 이야기 속 민수네처럼 게임을 통해 놀이처럼 정리정돈을 하면 부모가 야단을 친다거나 잔소리를 하지 않고도 정리정돈을 잘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_국립한경대학교 아동가족복지학과 최혜영 교수 (표지 중)

 

(이미지출처: '끼리끼리 차곡차곡'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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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름, 트라이앵글
오채 지음 / 비룡소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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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삽화, 제목 모두 내 스타일인 탓에 눈에 쏙~ 들어오는 작품이다. 사춘기 아이를 키우는 탓에 늘 관심을 두고 읽게 되는 비룡소 <블루픽션> 시리즈 75번째 이야기는 한 빌라를 배경으로 한 가족과 꿈, 성장 그리고 행복을 풀어낸 <<그 여름, 트라이앵글>>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열일곱 살의 세 명의 주인공은 서로 다른 꿈을 가지고 있으며, 서로 다른 가족의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지만 고민하고, 그 고민을 통해 성장해가는 모습만은 닮아 있었다.

 

이 책의 주인공은 '몽마르뜨 언덕 위'라는 굉장히 낭만적인 이름을 가지고 있는 한 빌라에 할아버지와 단 둘이 살고 있는 소월이와 식당을 운영하는 엄마와 단둘이 살고 있는 형태 그리고 소월이와 형태의 단짝친구으로 이 빌라를 제 집 드나들듯 하는 시원이다. 소월이가 태어나면서 엄마가 돌아가시자, 아빠는 그런 소월이를 책임지기 힘들어 도망간 탓에 구둣방을 운영하는 할아버지와 사는 소월이는 옥탑방에 사는 맑은 아저씨에게 관심을 갖고 있으며, 엄마의 유품인 카세트를 좋아한다. 잔잔했던 이런 소월이의 삶은 느닷없는 아빠의 등장으로 바뀌게 된다. 엄마의 뜻에 의해 예고 재수생이 된 형태는 엄마 몰래 미용고등학교에 가기 위해 미용실에서 알바를 하며 아슬아슬한 삶을 살고 있다. 반면 바이올린으로 예고 수석 입학을 한 시원은 오천만 원짜리 바이올린을 들고 다니지만 사는 게 재미없다고 말하곤 한다. 소월이를 좋아하는 시원은 근사한 직업에 자상하기까지 한 부모님과 살고 있지만 어릴 때부터 연습 분량을 다 채우지 못할 때마다 엄마에게 목검으로 맞곤 했다. 그런 시원은 지금 학교를 그만 둘 결심을 하고 있다.

 

늘 도망가기 바쁘고 한 가지 일을 제대로 못하는 아빠로 인해 오히려 아빠를 보살펴줘야 할 소월이는 나비를 타고 벚꽃 파티를 하는 행복한 날이 자신에게 오기는 할지 의문이다. 할아버지가 쓰러지자 소월이는 제대로, 잘 살고 싶다는 생각을 처음 해 보게 되지만,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그렇게 소월이는 자신의 미래에 대해서도 고민하게 되었고, 아빠와의 관계도 회복될 기미가 보인다. 그리고 형태와 시원은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결단을 내리게 된다.

 

"혹시 우물을 파 보신 적이 있습니까? 저는 아프리카에 봉사활동을 가서 우물을 파 본 적이 있습니다. 도무지 어디까지 파야 물이 나올지 알 수가 없더라구요. 너무 지쳐서 제가 감독하시는 분께 물었습니다. 언제까지 파야 하냐고요. 그분은 아주 간단하게 대답했습니다. 물을 만날 때까지 파는 거라고. 어떤 경우는 1센티미터를 안 파서 물을 못 만날 수도 있다고. 꿈도 그런 것 같습니다. 포기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이루게 돼 있는 것 같습니다. 그것이 무엇이 되었든, 오늘부터 차근차근 만나러 가 보십시오. (중략) 무엇보다, 스스로의 응원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남들에게는 박수를 많이 쳐 주지만 자기 자신에게 박수 치는 일에는 인색합니다. 넌 할 수 있다고 한 번 박수를 쳐 주십시오. (중략) 공연 중에 연주자들이 불협화음이 난다고 연주를 멈춥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그래도 연주는 계속되어야 합니다. 살다 보면 불협화음을 만날 때도 있고, 아름다운 하모니를 만날 때도 있습니다. 그 모든 것은 또 지나가기 마련입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래도 계속 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계속 걸으면서 여러분의 자리를 찾으십시오. 좋아 보이는 자리 말고, 내가 있어야 할 자리를 찾으십시오. 그럴 때 아주 가끔, 한 모금의 행복을 맛볼 것입니다." (본문 199~201p)

 

<<그 여름, 트라이앵글>>은 십대 청소년들의 다양한 고민들을 보여주고 있다. 대부분의 성장소설에서 보여주는 전형적인 고민과 해결방식을 보여주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이 눈길을 끄는 것은 이런 고민들이 청소년들만의 고민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는 점이다. 빌라의 옥탑방에 사는 맑은 아저씨는 배우가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고, 소월이의 아빠 역시 자신이 할 줄 아는 일, 좋아하는 일이 뭔지 몰라 제대로 된 직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어른들도 두려워서 꼼짝하지 못하는 일이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작가는 십대들에게 고민으로 절망하지 말라며 응원하는 듯 했다. 그리고 그렇게 어른이 되어가는 것이라고 말이다. 여기서 또 하나 주목할 점은 형태 엄마였다. 아이들의 꿈, 미래에 엄마들이 갖는 기대는 크다. 나 역시도 그러한 엄마 중 하나이기도 하다. 예고에 가길 바라는 형태 엄마와 미용 고등학교를 가고 싶어하는 형태, 두 사람의 서로 다른 꿈이 형태 엄마와 형태 사이에 장벽이 되었다. 여느 집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갈등이기도 한 이 문제를 이 책에서 너무도 잘 풀어내고 있다. 그런 탓에 청소년 뿐만 아니라 부모도 함께 읽어보길 추천하는 작품이다. 더불어 소월이와 소월아빠, 형태와 형태 엄마를 통해 가족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는 따뜻함도 느낄 수 있으니 말이다.

 

이 책에서는 세 명의 주인공을 통해 하나의 질문을 던진다. '나는 살아 있는 것일까......' 라는. 이 작품은 우리에게 '나의 꿈'에 대해 스스로 자문할 수 있도록 이끈다. 소월, 형태, 시원 그리고 맑은 아저씨, 소월아빠, 형태엄마까지...청소년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나는 진정 살아 있는 것인가에 대한 물음에 대답할 수 있기를.

 

"오늘은 질문으로 시작하고 싶습니다. 당신은 살아 있습니까? 언젠가 영화를 보러 갔다가 이 질문이 딱 등장하는데 숨이 턱 막혔습니다. 여러분은 저 사람은 살아 있어, 라고 말할 때 어떤 기준으로 평가를 하시나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꿈이 아닐까 싶습니다. 여러분은 살이 있습니까?" (본문 19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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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물조물 내 손안의 우리 역사 1 - 선사시대 ~ 고조선 조물조물 내 손안의 우리 역사 1
구완회 지음, 이희은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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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고학년이 되면 아이들은 역사를 배우기 시작합니다. 초등저학년부터 학원이나 학습지, 문제집 등을 통해 꾸준히 접해오는 수학, 영어와 달리 역사를 자주 접할 기회가 없는 아이들은 당연히 사회,역사 과목을 버거워하지요. 그런 연유로 부모는 초등저학년때부터 역사를 재미있게 접할 수 있고, 가까이할 수 있는 다양한 접근을 시도하게 됩니다. 저 역시도 학습만화나 읽기 쉬운 그림책 등으로 아이에게 역사와 가까이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역사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아 조금 안타까운 상황이었지요. 그런데 조금은 색다른 구성을 지닌 역사책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바로 주니어김영사에서 출간된 <<조물조물 내 손안의 우리 역사>>시리즈입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스티커, 숨은 그림 찾기 등으로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구성으로 역사를 워크북활동으로 직접 체험해볼 수 있도록 하였지요.

 

우리 역사를 내 손으로 만들어요!

 

 

뗀석기부터 고인돌까지 우리 역사를 내가 직접 만들어요.

옛날 사람들이 사용하던 도구도 스티커로 붙여 보고 선사시대 마을 풍경 속에서 숨은 그림도 찾아봐요.

연필 들고 줄 긋고 낱말 맞추고 그림에 색칠도 하다 보니 우리 역사 이야기가 어느새 내 머릿속으로 쏙 들어와요! (표지 中)

 

 

 

<<조물조물 내 손안의 우리 역사>>시리즈 첫 번째 이야기는 선사시대~고조선까지를 다루고 있어요. 타임머신을 타고 우리나라 역사 여행을 다니자는 권유로 시작되는 이야기는 아이들과 대화하듯 풀어나갑니다. 단순한 구어체로 말하듯 들려주는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옆에서 함께 대화를 하듯 묻기도 하고, 대답해주기도 하면서 아이들을 이야기 속으로 끌어당기지요. 재미있는 그림을 보며 들려주는 이야기 속에는 어린이들이 알아야 할 역사 상식이 가득 담겨져 있습니다. 진짜 타임머신을 타고 역사 여행을 하듯 그 시대의 모습을 들여다보는 어린이가 등장을 하지요. 그 어린이처럼 독자 어린이들도 구석기 시대의 동물을 구경하고, 신석기 시대의 움집도 들어가보면서 역사를 여행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듯 합니다.

 

 

 

이렇게 함께 대화하듯 이끌어가는 스토리도 마음에 들지만 매 장마다 수록된 [조물조물 역사 활동]이 가장 마음에 듭니다. 아이들에게도 인기만점일 것이 분명한 이 구성은 앞서 배운 내용을 이해하고 익힐 수 있도록 돕는 줄 긋기, 색칠하기, 퍼즐 맞추기, 단어 넣기, 점 따라 그리기, 다른 그림 찾기, 스티커 붙히기 등의 워크북 활동입니다. 조물조물 손으로 해보는 활동은 역사를 더 재미있게 느끼게 할 뿐만 아니라 오래오래 기억할 수 있게 도와주지요. 역사는 재미있는 것이구나~ 라는 생각을 할 수 있어 역사를 처음 접하는 아이들에게 안성맞춤인 거 같아요.

 

 

이 책 [조물조물 내 손안의 우리 역사1]은 기획 단계에서부터 '만만하게 다가갈 수 있는' 역사책을 추구했습니다. 아이들 눈높이에 맞게 역사 정보를 쉽게 전달하고자 했습니다. 저자는 최대한 짧은 문장으로 옆에서 전해 주는 말투로 친근하게 서술해, 글을 읽다 보면 체험 학습 현장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큼지막한 그림은 친근감을 더하며 1~2년 전에 독자들이 했던 활동의 틀을 가져와 앞에서 읽은 역사 내용을 정리하도록 했습니다. 일명 '조물조물 역사 활동'입니다. 여섯 개로 이루어진 장에 이 활동이 각각 3~4개씩 따라 붙는데, 내용을 확인하기 위한 직접적이고 단순한 활동이 아니라, 역사를 전체적인 시각에서 조망해 보도록 도우며 역사에 대한 흥미를 갖게끔 합니다.  (출판사서평 中)

 

 

처음에는 <<조물조물 내 손안의 우리 역사>>라는 책 제목이 선뜻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내 손으로 직접 역사를 만들어가는 활동을 들여다보니 책 제목을 정말 잘 지었다 싶네요. '조물조물'은 놀이같은 느낌을 주어서 아이들이 관심을 보일 거 같아요. 손으로 그리고 퍼즐을 맞추고, 숨은 그림을 찾다보면 아이들의 집중력이 향상되는 효과도 있을 듯 싶네요. 특히 대부분의 아이들이 좋아하는 스티커 놀이는 즐거움을 더하지요. 정말 내 손으로 직접 만들어가는 역사인 것 같습니다.

 

이 시리즈를 통해 역사가 만만해지면 주니어김영사 '등 저학년을 위한 처음 한국사 시리즈' <역사야 친구하자>로 역사와 더욱 친숙해지는 계기를 마련해주면 좋을 거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저학년들에게 역사에 대한 흥미를 키워 주는 역사 입문서 <조물조물 내 손안의 우리 역사> 시리즈는 어린이들에게 역사의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는 가장 좋은 구성을 가진 책이라는 확신이 드네요. 저학년들에게 강추!!해봅니다.

 

(이미지출처: '조물조물 내 손안의 우리 역사 1'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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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취록 - 조선 최고의 예언서를 둘러싼 미스터리
조완선 지음 / 북폴리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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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은 미래의 예언에 대해 상당히 궁금해하는 편이다. 연초가 되면 사람들이 자신의 사주팔자를 알아보기 위해 점을 보러다니는 일도 그러하지만, 지구의 종말이니, 제3차대전이니 하는 예언은 늘 어디서나 관심을 모으고 있으니 말이다. 제 3차대전이 한반도에서 비롯된다는 이야기도 있었던 듯 싶은데, 믿음의 여부를 떠나서 이러한 소재들이 많은 관심을 모으는 것은 사실인 듯 하다. 개인적인 생각인지 모르겠으나 이런 예언은 종교적인 색깔이 강하게 드러난다. 지구의 종말이라는 예언 때문에 집단 죽음을 맞이했던 몇 년전의 일들만 해도 그렇지 아니한가. 그것이 사실이 되든 그렇지 않든 어쨌거나 예언에 관한 소재는 상당히 흥미로운 것만은 사실이다. 여기 <외규장각 도서의 비밀>에서 보여준 저자 조완선이 고문서에 대한 애정과 연구를 통해 19세기의 예언이 21세기 현실로 나타나는 상상 그 이상의 이야기가 있다. 바로 <<비취록>>이다.

 

『비취록』은 태생부터가 남달랐다. 홍경래의 난은 『정감록(鄭鑑錄)』으로 무장한 주도 세력이 조선왕조를 전복하려던 대사건이었다. 그들에게는 오로지 백성을 위한 '이상적인 국가'를 세우겠다는 뚜렷한 정치 목표가 있었다. 그래서일까, 손길이 가는 곳마다 조선 민초가 꿈꾸던 세상이 오롯이 펼쳐져 있었다. 당시 조선 민초들에게 홍경래는 열망의 화신이었다. 그들은 화신이 부활하여 또다시 봉기의 주역이 되기를 원했다. 그런 열망을 모아 태어난 게 『비취록』이었다. (본문 7,8p)

 

대학원생의 석사 논문을 표절한 것이 드러나 조교수 임용, 오직 그 하나에 모든 걸 걸었던 십 년 가까이 공들여 얻은 자리가 위태로워진 명준에게 중절모의 한 사내가 찾아온다. 목울대에서 김빠지는 목소리가 나는 그 남자는 『비취록』이라는 한문으로 된 필사본을 건네며 진위를 가려달라했다. 이 분야에서 몇 되지 않는 전문가였던 명준은 위작이 아님을 짐작할 수 있었다. 실로 오랜만에 접하는 진품이기에 명준은 볼일을 다 봤다며 돌아가는 중절모를 세워 간신히 10여 쪽밖에 되지 않는 복사본을 얻어냈다. 사나흘 후에 다시 올 것이라던 중절모는 닷새가 지나도록 깜깜무소식이었고 대신 고서에 문제가 생기면 온전치 못할 거라는 해괴한 전화를 받았다. 그리고 얼마 뒤 중절모는 명준에게 전화를 걸어 이 고서가 심상치 않으며, 고서에 적힌 대로라면 조만간 우리나라에 아주 심각한 일이 벌어질 것 같다며 이틀 후에 찾아오겠다는 기약 없는 약속을 했다. 그러나 이틀 후 오재덕 반장이라는 경찰이 명준을 찾아와 중절모의 사내 최용만이 실종되었다며 찾아온다. 하지만 명준은 『비취록』한 권의 고서와 징계 철회를 맞바꿀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이 고서를 찾기로 한다.

 

한편 유정은 해광의 입적 소식에 강한 의문을 품고 쌍백사로 간다. 이전에 해광이 보낸 몇 통의 편지에는 쌍백사의 기이한 풍경이 적혀 있었고, 입적하기 나흘 전에 도착한 편지에는 숱한 의혹이 적혀있었기 때문이다. 암자 안에서 해광의 온기를 더듬어오던 유정은 황글불상 밑에서 해공의 염주 알을 발견하게 되고, 틀림없이 뭔가 곡절이 있음을 깨닫는다.

 

최용만의 실종 사건을 해결하던 오반장은 그가 살해되었음을 알게 되는데, 유력한 용의자이자 보름째 행방이 묘연했던 안기룡 역시 살해되었음을 밝혀지면서 판이 점점 커지고 있음을 짐작한다. 명준은 『비취록』을 홀로 찾아내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 생각했고 경찰을 끌여들여 책의 행방을 따라가 보기로 한다. 오반장은 안기룡의 웃옷 안주머니에 적혀있던 글귀와 사건 현장 주위의 풀밭에서 발견된 승복에 다는 단추를 보고 쌍백사에 가보게 되는데, 때마침 유정에게 해광이 타살된 것이라 알려주었던 경운이 이해할 수 없는 추락사를 하면서 유정은 오반장을 만나게 된다. 이렇게 유정, 오반장 그리고 명준을 통해 쌍백사의 미스터리와 『비취록』의 비밀이 수면 위로 오르게 된다.

 

鷄龍百石(계룡백석) 草浦行舟(초포행주) 世事可知(세사가지)

계룡산의 돌이 하얗게 되고, 초포에 배가 다닐 때 세상일을 알 수 있다.

 

이는 결코 공염불 소리가 아니었다. 새로운 세상을 갈망하는 이들을 위한 구원의 메시지였다. 이제 곧 개벽의 세상이 올 것이다. 모든 사람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후천개벽이 열릴 것이다. (본문 202p)

 

『비취록』의 존재가 드러나면서 의문의 연쇄살인이 벌어지고 쌍백사에 거대한 음모가 도사리고 있음을 알게 되면서 이야기는 글을 해독하고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과정을 통해 더욱 흥미진진해진다. 사이비 종교에 빠져 아들과 함께 가출한 부인으로 인해 쌍백사의 비밀을 꼭 밝혀내고 싶은 오반장, 교수 징계위원회에 회부될 상황에 『비취록』이 꼭 필요한 명준의 캐릭터도 인상 깊었지만 가장 인상깊은 인물은 뭐니뭐니해도 쌍백사의 주지인 형암이다. 예언서에 빠져 내쳐진 파계승이었던 형암은 『비취록』에 기록된 예언을 위해 모든 거사를 준비하고 있다. 사이비 종교처럼 보이는 인물이지만 그가 거사를 준비하는 이유를 안다면 누구도 그를 미워할 수 없으리라.

 

天下之所可畏者(천하지소가외자) 唯民而已(유민이이)

夫天之立司牧(부천지립사목) 爲養民也(위양민야)

천하에 두려워할 것은 오직 백성뿐이다.

무릇 하늘이 지도자를 세운 것은 백성을 돌보기 위함이다. (본문 276p)

 

'예로부터 천하에 두려워할 것은 국민이라 했으나, 어떤 지도자가 국민을 두려워한단 말이오. 되레 가진 자들의 탐욕은 늘어만 가고 권력을 쥔 자들은 제 배만 채우려 하고 있지 않소.'

'썩은 물은 걷어내고 곪은 데는 도려내야 하지 않겠소?' (본문 290p)

 

어느 정도 밑그림이 그려졌다. 그가 꿈꾸고 있는 것은 새로운 세상이었다. 민초가 주인이 되는 세상, 인간이 인간답게 사는 세상....『정감록』이나 예언서에 나오는 이상향과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본문 291p)

 

혼탁한 현 사회에 형암이 준비하는 거사는 지금 우리가 꿈꾸는 세상과 다를 바 없으며, 또 현 사회 속에서 세상을 바꾸어줄 누군가를 기다리는 우리에게 형암은 그에 부합하는 인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 캐릭터에 자꾸만 빠져든다. 물론 『비취록』을 쫓는 인물들이 가진 저마다의 세상은 현 사회에서 벗어나기 위해, 징계위원회의 회부라는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함이라는 목적이 있었다. 허나 역사 속 '홍경래의 난'이나 <<비취록>>에 등장하는 형암의 거사는 제 배만 채우려는 권력자들의 부조리와 탐욕 등으로 혼탁한 세상 속에서 절망에 잠겨있는 민중의 바람, 꿈, 희망을 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정감록>에서, 내가 가장 인상이 깊었던 것은 예언 내용이 아니다. 선조의 지혜와 통찰력, 예지력도 아니다. 이 책 저변에 깔려 있는 백성에 대한 애틋한 사랑이다. 살가운 문장 속에는 백성을 향한 애정과 관심이 절절하게 묻어나왔다. 적어도 내가 보기엔 그랬다. (중략) 과연 세계의 예언서 중에, 이처럼 백성의 애정이 가득 담긴 예언서가 어디에 또 있을까. (작가의 말 中)

 

<<비취록>>은 예언서를 통해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풀어낸 작품이다. 19세기의 예언를 21세기에 현실로 이루려는 이들의 거사를 통해 우리는 민중의 꿈을 읽어보게 된다. 그리고 그 속에『비취록』과 같은 예언서로 자신이 처한 현실을 도피하려 하기보다는 민초가 주인이 되는 세상을 위해 국민이 생각을 바꾸고, 행동해야 한다는 작가의 생각(그것이 아닐지라도...)을 조심스레 읽어본다. 세상은 예언대로 되는 것이 아니라 나라의 주인인 우리의 생각과 바람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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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정말 사과일까? 초등 저학년을 위한 그림동화 3
요시타케 신스케 글.그림, 고향옥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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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명작동화를 있는 그대로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상상력을 불어넣거나 다른 시각으로 바라봄으로써 전혀 새로운 동화, 영화로 재탄생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렇듯 현 사회는 어떤 사물이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가 아닌 새로운 각도로 바라보는 시각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그로인해 자녀들의 상상력을 키우는 프로젝트가 큰 관심을 모으고 있지요. 하지만 상상력은 어떤 교육에 의해서가 아니라 우리의 일상 생활에서 혹은 책에서 그리고 가족간의 대화 속에서도 충분히 키워나갈 수 있습니다. 여기 기발한 상상력에 의해 탄생한 책이 있습니다. 바로 주니어김영사 <초등 저학년을 위한 그림동화> 시리즈 세 번째 이야기 <<이게 정말 사과일까?>>입니다. 우리 주변에는 셀 수 없는 많은 물건이 있지요. 하지만 우리에게 그 물건은 있는 그대로의 물건일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그 물건이 우리가 알고 있는 물건일 뿐일까요? 어쩌면 내 가장 친한 친구가 외계인일지도 모르는 일이잖아요. 이 책에 보여주는 다양한 의문과 사물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는 방식은 우리 아이들의 상상력을 키워주고 있습니다.

 

 

어느 날 집에 와 보니 식탁 위에 사과 한 개가 놓여 있습니다. 하지만 그건....우리가 알고 있는 그 사과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너무도 당연하게 사과라고만 생각해 왔던 것은 아닐까요? 그것은 사과가 아니라 커다란 체리일 수도 있습니다. 앞 모습만 보고 사과라고 단정지을 수도 없지요. 보이지 않는 뒤쪽은 귤일수도 있으니까요. 아니...어쩌면 빨간 물고기가 몸을 동그랗게 말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저 겉모습만 보고 사과라고 단정지을 수 없는 것이지요.

 

 

이쯤되면 책을 읽는 우리는 책에 등장하지 않는 무엇인가를 찾게 될 것입니다. 어린이들은 점점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되겠지요? '엄마 어쩌면 이건 팽이일지도 몰라요' 라며 아이는 자신의 상상력에 흡족해할 거에요. 이제 우리가 알고 있는 사과는 사라지고 없습니다. 안쪽이 기계로 꽉 차 있는 로봇이거나, 어떤 것의 알이거나 혹은 물을 주면 커다란 집으로 변신할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우주에서 떨어진 작은 별이고 사과 껍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작은 외계인이 수없이 많을지도 모르지요.

 

 

이제 그럼 다른 각도로 생각해볼까요? 식탁 위에 있던 건 사과가 맞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사과는 정말 사과이고 싶었던 걸까요? 이제 사과의 입장에서 한 번 생각해보지요. 사과는 배가 되고 싶었을지도, 혹은 공이 되고 싶었을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비행기가 되고 싶었을지도 모르는 일이에요. 어쩌면 감정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슬플 때는 하애질지도 모르고, 무서우면 쭈글쭈글해지고, 만지면 헤헤헤 간지럼을 탈지도 모르지요. 식탁 위에 있던 사과는 모든 것을 다 알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내가 양치질을 안 한 것 까지도 말이죠.

 

 

어? 그런데 사과는 왜 여기에 있는 걸까요? 이제 또다른 의문이 생깁니다.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가 사과로 변신해 우리를 만나러 온 것일지도 모르고, 혹시 나를 붙잡기 위해 쳐 놓은 덫일지도 모르지요. 알고 보면, 나 말고 모두......사과였던 것은 아닐까요? 이 무시무시한 사과를 먹으면 어떻게 될까요? 먹고 나면 몸이 쑥쑥 커지는 것은 아닐까요?

 

 

 

그런데 사실 어쩌면 그냥 평범한 사과일지도 모릅니다. 아주아주 맛있는 사과 말이지요. 사과 한 개로 정말 수많은 생각을 할 수 있다니...정말 놀라울 따름입니다. 저자 요시타케 신스케는 어떻게 이런 기발한 상상을 하게 되었을까요? 혹시 저자가 사과였던 것은 아닐까요? 자신이 사과였을 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책을 쓴 것은 아닐까요? ㅎㅎㅎ 이제 정말 다양한 상상을 해보게 됩니다. 저자는 사과를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우리 차례이지요. 주변의 물건들은 모두 상상력의 세계로 안내하는 로케트가 될 수 있으니까요. 우리 아이들은 모두 커다란 상상력 주머니를 가지고 있습니다. 부모가 그 아이의 상상력을 보잘 것 없는 것으로 여긴다면 그 주머니는 점점 작아지지요. <<이게 정말 사과일까?>>는 작은 물건 하나로도 마음껏 상상할 수 있는 우리 아이의 주머니를 가득 채워줄 수 있는 책이라 생각되기에 아이들에게 적극 추천해봅니다.

 

(이미지출처: '이게 정말 사과일까?'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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