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멋진 남자가 되는 법 라임 청소년 문학 7
벤 데이비스 지음, 마이크 로워리 그림, 서지연 그림 / 라임 / 2014년 9월
평점 :
절판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진정성 읽는 책을 펴내는 것을 목표'로 2014년 1월 푸른숲에서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해 새로 선보인 브랜드 <라임>. 첫 번째 이야기 <해피 머시기데이>를 시작으로 한 <라임청소년문학 시리즈> 일곱번째 이야기는 '진정한 나'의 모습을 찾아가는 이야기 열다섯 살 찌질이의 <<진짜 멋진 남자가 되는 법>>이다. 주인공은 15살의 찌질이, 우웩이라는 별명을 가진 조 코울리로 입 바른 소리를 너무 잘하는 녀석이다. 이 책은 주인공 조의 블로그 이야기로 시작된다. 날짜와 시간별로 기록한 조의 이야기에는 조의 고민이나 그날의 일들이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는데, 유쾌한 조의 블로그를 들여다보게 되면 요즘 15살의 고민, 학교생활, 생각 등을 리얼하게 엿볼 수 있다.

 

조의 부모님은 이혼을 했고, 아빠는 어린 러시아 여자와 살림을 차렸으며 엄마는 짐 아저씨와 사귀기 시작했다. 조는 축제 때 루이즈와 키스를 하려는 순간 그 애의 옷에 토하는 바람에 우웩이라는 별명을 가지게 되었고, 게빈에게 늘 괴롭힘을 당하고 있으며, 게빈을 좋아하는 리사를 짝사랑하고 있다. 찌질하기 이를데 없는 조는 이제 다음 학기가 끝나기 전까지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신하려 한다. 그래서 게빈에게 당한 만큼 복수하기, 인정받는 남자 되기, 진짜로 살아 있는 여자와 키스하기라는 세 가지 목표를 세웠다. 목표를 실천하기 위해 '진짜 사나이들의 세계'라는 사이트를 검색하는가 하면, 여자친구를 사귈 수 있다는 '십대들의 만남' 사이트에 접속하기도 했으며, 자신의 계획이 어떻게 실천되고 있는가도 되짚어보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조에게 크나큰 시련이 다가오게 된다. 엄마가 짐 아저씨의 청혼을 받아들임으로써 짐 아저씨의 아들과 함께 살게 되었는데, 그가 바로 게빈이었던 것이다. 이렇게 조의 적과의 동침이 시작되었지만 조에게도 감격스러운 일이 생겨난다. '십대들의 만남' 사이트를 통해 <스타 트렉>을 좋아한다는 공통점을 지닌 나탈리를 만나게 되고, 과제를 같이 할 짝으로 짝사랑하는 리사가 선택된다. 게빈과의 동침으로 조의 인생이 더욱더 고약해지면서 조는 게빈을 쫓아낼 방법을 찾게 되고, 게빈을 도와 늘 자신을 괴롭히곤 했던 그리니와의 뜻밖의 만남으로 일을 순조롭게 처리할 수 있게 된다. 게빈은 엄마와 살겠다며 곧 나갈 준비를 하고, 조는 리사와 연인 사이가 된다. 뿐만 아니라 나탈리가 조의 학교로 전학을 오게 되고, 공통점이 많은 두 사람은 곧 친해진다. 더욱이 조와 게빈이 형제가 되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조는 더 이상 괴롭힘을 당하지 않아도 되었다. 아니, 오히려 게빈을 등에 업고 권력을 쥐게 되었다.

 

"지금 이게 내 모습이야. 사람들이 받아들이지 못하면 그 사람들이 바보인 거지. 난 겉모습이나 인정받는 것 따위에는 관심 없어. 네가 바보 천치라서 애들이 따르는 거라면 그게 무슨 의미가 있어?" (본문 250,251p)

 

하지만 자신을 점점 바꾸려는 리사로 인해 조는 친한 친구인 해리와 애드와 트러블이 생겼고, 권력으로 인해 변해가는 조의 모습에 나탈리, 그리니와 어긋나게 된다. 리사와의 키스를 위해 리사의 바람대로 게빈이 떠나지 못하게 막으려는 조는 적이었던 게빈과 화해의 물꼬를 트게 되고, 리사를 통해 자신의 모습을 찾아가게 된다.

 

순간, 머릿속이 복잡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나는 가끔 내 머릿속이 컴퓨터와 계기판, 갖가지 조명들로 가득 찬 조종실이라고 상상한다. 실험복을 입은 작은 연구원들이 그 안에서 내 생각을 조종하는데, 대체로는 내가 정상적인 행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지만 가끔씩은 미친 짓을 하도록 부추긴다. (본문 17p)

 

<<진짜 멋진 남자가 되는 법>>에는 십대들의 고민이 담겨져 있는 작품이다. 위 글은 십대의 심정을 너무도 잘 표현한 문구인 듯 하여 담아보았다. 선과 악이 공존하는 듯한 십대의 생각을 마치 누군가 조종하고 있다는 문구로 표현하는 것이 인상깊었다. 조는 이렇게 십대들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동반되는 고민들을 리얼하게 보여주고 있는데, 그런 과정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찾고, 또 성장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나는 말 그대로 깡충깡충 뛰면서 집까지 왔다. 정말로 깡충깡충 뛰었다. 행복한 척하는 게 아니라 진짜로 행복했다! 그래, 다시는 멋진 애들 무리에 낄 일은 없을 거다. 내가 멋있지 않다는 건 나도 알고 있다. 그래도 괜찮다. 나는 다르니까. 나는 <스타 트렉> 연감(게빈 때문에 많이 훼손되었지만!)을 수집하고 가끔씩, 아니 사실은 아주 많이 말실수를 한다. 하지만 그러면 어때? 내 이런 모습에도 불구하고 나를 좋아해 주는 친구들과 여자 친구가 있는걸! (본문 286p)

 

유머로 십대들의 고민을 생생하게 풀어낸 <<진짜 멋진 남자가 되는 법>>은 우정, 이성, 첫 키스, 가족, 교육 관계 등 십대들의 통과의례인 고민들을 통해 진짜 내 모습을 찾아가는 과정을 유쾌하게 그려냈다. 십대들은 조의 고민에 웃음을 터트릴 것이고 공감할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고민이 성장하는데 필요한 밑거름이며, 내 모습을 알아가는 중요한 과정임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조, 찌질해보이지만 남자다운 면이 있는 나름 귀여우면서도 멋진 녀석이다. 주인공 조라는 인물은 십대들의 이중적(?)인 면을 너무도 잘 표현한 캐릭터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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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짜툰 2 - 고양이 체온을 닮은 고양이 만화 뽀짜툰 2
채유리 지음 / 북폴리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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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에게만 무뚝뚝한 아부지, 소녀감성 어머니 그리고 작가와 10년째 동거 중인 새침 도도 아가씨 짜구, 카리스마 군기반장이며 짜구와 친자매인 뽀또, 그리고 까칠 고독한 왕따 쪼꼬와 낭이계의 이승기인 포비가 <<뽀짜툰 2>>로 다시 돌아왔다. 일러스트레이터 채유리가 길에서 주워온 뽀또, 짜구 그리고 쪼꼬, 포비 네 마리의 고양이와 동거하면서 쓴 카툰 일기는 다음 만화속세상 화제의 웹툰으로 프롤로그에 들어서면서부터 한없이 웃게 만드는 매력적인 작품이었기에 2권의 출간은 너무도 그리고 또 너무도 반가운 일이다. 이번에는 분홍색 표지로 더 귀엽고 상큼하게 돌아왔다. 왠지 집나갔던 고양이가 다시 돌아온 듯한 이 반가움을 어찌 표현하랴. 웹툰을 즐겨읽는 딸아이 역시 손에서 놓을 줄 모르는 것을 보면 네 마리의 고양이가 각자의 매력으로 우리 가족의 마음을 홀딱 빼앗은 것이 분명하다.

 

 

1권에서는 좋아하는 마음보다 책임지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 책임지기 위해서는 준비되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면 2권에서는 인간과 짐승, 새와 벌레 그리고 산, 강, 바다가 모두 더불어 함께 숨 쉬어야 살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히히낙락하며 읽어내려가던 이야기 속에서 보여준 감동의 메시지가 꽤 오랫동안 남겨진다.

 

 

한 집에서 함께 산지도 7년째지만, 할머니가 방에 들어오는 게 영 반갑지 않은 뽀또의 에피소드는 어찌나 웃기던지, 할머니가 오면 풀썩 자빠져 유혹의 몸짓을 보내던 뽀도에게 할머니가 보낸 선물(?)로 뽀도가 할머니를 반가워하지 않게 되었다니 뽀또와 할머니는 아주 찐한 기억을 공유하게 된 것 같다. 털이 많은 뽀또의 털을 빗겨주면 생산되는 엄청난 양의 털을 보며 작가는 애꿎는 동물을 산채로 벗겨 만드는 끔찍한 모피옷 대신 보송보송 고양이의 빠지 털을 가공해서 털옷을 만드는 등의 기발한 생각을 해낸다. 그러다 고양이털을 뭉쳐 털공을 만들어주는 재활용법을 생각해내긴 했지만 작가가 모피의 진실에 대해 알게 되고, 채식지향자가 된 사연은 고양이가족과 살면서 자연스레 변화된 가치관들이었다.

 

 

 

내 고양이들과 다를 것 없는 생명들이 단지 고기가 되기 위해, 먹거리를 생산하기 위해 제대로 생을 누려보지도 못하고 공장의 부속품처럼 살다 고통 중에 죽는다는 건.....뭔가 많이 잘못된 거 같아서...(중략) 사람들이 채식을 하는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나는 여기서부터 시작했다.

'고기가 될 생명이라도 사는 동안 고통스럽지 않았으면 좋겠다.' (본문 77~79p)

 

 

냉장고 옆 구석에 처박혀 있던 빨간 봉지를 뒤집어 쓰고 귀신을 본 듯 놀라하는 뽀또, 비닐을 뜯어먹어 꼭 토악질을 해대면서도 비늘을 자꾸먹어대는 뽀또, 똑같이 동물을 좋아하고 고양이를 키우지만 그 방식은 서로 다른 형부와 작가, 개를 키우는 사람들이 부러워 고양이들이 같이 산책하고 싶어 구매한 반려동물용 유모차에 관한 에피소드, 고양이가 그의 반려인을 배려하는 사려깊은 행동들 등 그들과의 에피소드는 너무도 재미있어 자꾸만 읽어보게 된다. 그러나! 이야기는 유쾌함에 그치지 않는다. 꼬꼬마 시절 읽었던 '서울 손님 오신 날'이라는 동화를 통해, 어려서부터 온갖 동물이란 동물은 다 좋아했었지만 도저히 좋아할 수 없었던 뱀에 관한 기억을 통해 작가는 동물에 대한 시선, 함께 살아야 하는 이유 등을 자연스레 담아놓았다. 유쾌하지만 그 속에 담아놓은 찐한 감동과 깨달음이 있어 이 작품은 더 큰 매력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다. 고기가 될 생명이라도 사는 동안 고통스럽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작가의 말이, 나만 살려고 하면 나도 죽을 수 밖에 없다는 작가의 말이 자꾸만 귓전에 맴돈다. 뽀또의 치멸적인 뱃살의 유혹이 눈에 자꾸만 아른거리듯이..

 

 

동화 속 살찐이와 두 쥐가 약속한 것 처럼 우리도...이 땅을 함께 살아가는 생명들과 약속했으면 좋겠다.

우리의 약속이...우리를 살려주는 거야. 나만 살려고 하면 나도 죽을 수 밖에 없어. (본문 128, 129p)

 

 

싫어한다고 해서 함부로 짓밟을 권리는 없다.

밭고랑 사이를 지나가는 뱀도...아파트 지하실 한 켠에 몸을 녹이러 들어오는 길고양이도...다 제각각 열심히 자신에게 주어진 생을 살아가는, 우리와 공동명의를 가진 이 땅의 주인이 아닌가...

인간도, 짐승도, 새도, 벌레도, 물고기도...산도, 강도, 바다도....

모두 더불어 함께 숨 쉬어야 살 수 있다는 걸, 어리석은 우리 인간은 자꾸만 망각하는 것 같다.

고통받아도 되는 생명? 그런 건 없다. (본문 318, 319,p)

 

 

각자의 매력으로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네 마리 고양이 짜구, 뽀또, 쪼꼬, 포비의 이야기 <<뽀짜툰 2>>는 유쾌함과 따뜻함이 공존하는 그리고 너무도 사랑스러운 이야기다.

 

(이미지출처: '뽀짜툰 2'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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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당무 푸른숲 징검다리 클래식 39
쥘 르나르 지음, 전혜영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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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흘러 사람들이 사는 모습도 달라지고 생각도 달라졌다. 그러나 시대와 장소를 뛰어넘어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삶'이다. 사람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존재하는 삶은 항상 저마다의 무게를 떠안고 있다. 그 무게는 진실이라는 옷을 입고 문학 작품 속에 영원히 생명을 불어넣는다. 우리는 그것을 '고전'이라 부른다. (기회의원의 말 中)

 

작품이 본디 지닌 맛과 재미를 고스란히 살리면서 청소년들이 읽고 소화하기 쉽게 글을 다듬고, 현직 국어 교사들이 직접 쓴 해설을 통해 작품에 대한 풍부한 설명과 작품들이 지니고 있는 현재적 의미까지 상세하게 짚어주는 <푸른숲 징검다리 클래식>시리즈 서른아홉 번째 이야기는 프랑스의 대표 작가 쥘 르나르가 자신의 어린 시절의 경험을 토대로 쓴 자전적 성장 소설인 <<홍당무>>다. 이 작품은 머리카락이 빨갛고 얼굴에 주근깨가 많다는 이유로 '홍당무'라 불리는 소년과 그 가족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상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어두운 밤 닭장 문을 열려있자 르픽 부인은 큰아들 펠릭스에게 문을 닫고 오라고 하지만, 겁이 많은 데다 게으르기까지한 펠릭스는 시큰둥하게 대꾸한다. 에르네스틴 역시 무서워 싫다고 하자 르픽 부인은 막내아들인 홍당무를 시킨다. 홍당무 역시 무섭다고 하지만, 르픽 부인에게 홍당무의 이야기는 통하지 않는다. 마음이 여린 에르네스틴이 촛불을 가져와 복도 끝까지 가주었지만 촛불이 꺼져 도망가 버린 탓에 홍당무는 어둠 속을 덜덜 떨면서 다녀와야했다. 숨을 헐떡거리며 한껏 뿌듯한 마음으로 돌아온 홍당무에게 르픽 부인이 건넨 말은 매일 밤 닭장 문을 닫으라는 지시뿐이었다. 칭찬을 기대했던 홍당무에게 르픽 부인이 내린 처우는 너무도 잔인했다. 어린시절부터 오늘까지 이 작품을 여러 차례 읽어왔지만, 그 때마다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르픽 부인의 이러한 행동이었다. 홍당무를 향한 알 수 없는 르픽 부인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은 이 뿐만이 아니다. 상처를 입고도 죽지 않는 동물들의 숨통을 완전히 끊는 일을 홍당무에 맡기고, 맡을 일을 해야만 하는 홍당무를 오히려 잔인한 아이로 몰아간다. 자고 가는 사람들 때문에 자신의 침대를 내주고 엄마와 자야하는 홍당무가 코라도 골면 아들의 엉덩이를 피가 나도록 세게 꼬집는 엄마가 또 누가 있으랴. 더욱 황당한 것은 이불에 실례를 한 홍당무의 그것을 수프에 넣어 먹였다는 것.

 

"아이고! 더러워. 네가 지금 뭘 먹었는지 알아? 넌 지금 '그것'을 먹었어. 네가 싼 것을 도로 네 입에 넣고 삼켰다고."

"그럴 줄 알았어요."

홍당무는 모두의 기대와는 달리 매우 태연하게 대답했다.

홍당무는 이제 이런 일에 아주 익숙했다. 무슨 일이든 익숙해지고 나면 더 이상 놀랄 것도 없는 법이다. (본문 25p)

 

홍당무: 차라리 고아였으면 좋겠어. (본문 192p)

 

르픽 부인의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은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어린 시절에는 책의 말미에는 르픽 부인이 친엄마가 아닌 새엄마임이 밝혀질 거라 기대했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뺨을 때리는 일은 다반사며, 괴롭히려고 일부러 누명을 씌우기도 하니 어린 시절 그런 마음을 갖게 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을 게다. 홍당무는 이런 엄마의 학대를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한 적이 있을 정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홍당무의 모습은 무척이나 밝게 그려졌다.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둘러대는 행동이나 말들, 엄마를 위해 오노린를 위기에 빠뜨리는 일 등은 요즘말로 정말 웃픈 상황이다. 홍당무는 엄마에게 상처받지만, 다행이 무뚝뚝하지만 홍당무를 사랑하는 아빠가 있고, 홍당무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대부가 있기에 비관적이지 않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작가는 홍당무를 왜 이렇게 그려 놓았을까? 쥘 르나르는 1890년에 쓴 일기에 이른 글을 남겼다.

대부분의 작가들은 아이를 천사로 생각한다. 하지만 아이들은 잔인하고 사악한 면을 지니고 있다. 아이는 어른과 마찬가지로 악덕과 미덕을 동시에 지닌 복합적인 인격체라는 것을 증명하고자 했다. (본문 266p)

 

홍당무라는 캐릭터는 정말 독특하다. 굉장히 순수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동물들을 끔찍하게 죽이는가 하면, 천진한 듯 보이지만 가끔은 교활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이런 모습이 더하지도 빼지도 않은 우리 아이들의 순수하면서도 때로는 거친 모습 그대로를 너무도 잘 묘사하고 있는 듯 하다. 엄마의 마음에 들기 위해 노력하고 애쓰지만, 홍당무에게 돌아오는 건 따귀 세례나 꾸지람 뿐이다. 그런 부당한 대우에도 의연한 듯 행동하고 아무런 상처를 받지 않은 듯 행동하며 꿋꿋하게 잘 버티던 홍당무는 결국 엄마의 행동에 맞서며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어려움에 처할수록 재치와 기지를 발휘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상상 속에 빠지거나 글을 써가면서 성숙해져가는 홍당무가 드뎌이 자신만의 세상을 만들어가는 모습이 반갑기만 하다. 나는 여전히 르픽 부인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에 대한 이유를 찾아내지 못했다. 매가 잘 통하기 때문이라는 홍당무의 이야기만으로는 전혀 납득할 수 없다. 작가의 입장에서 볼 때, 홍당무의 밝고 긍정적인 성격을 두각시키기 위해 르픽 부인과 같은 엄마를 탄생시킬 필요가 있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짐작만 할 뿐이다. 그러고보면 작가 쥘 르나르도 꽤 잔인한(?) 면이 있다.

 

역경에 굴하지 않는 홍당무의 밝은 성격과 긍정적인 자세는 삶이 불우하다고 느끼는 아이들에게 위안이 될 수도 있다. 실제로 작가 쥘 르나르도 어려서 고생을 많이 했지만, 나중에 어머니에게 자립심이 강한 사람으로 키워 준 것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했다고 한다. '인내는 쓰다. 그러나 그 열매는 달다.' 라는 격언이 딱 들어맞는 셈이다. (본문 265p)

 

<<홍당무>>라는 고전에서 보여주는 삶의 무게는 무엇일까? 열악한 환경에도 용기와 긍정적인 태도로 위기와 갈등을 극복하고 해결해 가려는 자세가 아닐까 싶다. 부모의 사랑과 애정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책 읽기와 공상 그리고 글쓰기 등을 통해 성숙해져가는 홍당무가 가진 자세 말이다. 누구나 저마다의 고통을 끌어안고 살아간다. 하지만 그 고통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겨내려할 때 우리는 성장해간다. 고통은 성장의 밑거름인 것이다. 쥘 르나르가 후에 어머니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던 것처럼. 우리도 훗날 그 고통에 감사하게 되는 날이 오게 될 것이다. 유머를 통해 어두운 이야기를 유쾌하게 이끌어가는 <<홍당무>>는 평범한 소재로 다양한 매력을 선보이는 작품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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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트가 들려주는 실증주의 이야기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 49
윤민재 지음 / 자음과모음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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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장르를 빌어 철학자의 사상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이야기> 시리즈 49번째 이야기는 사회학이라는 학문을 창시한 오거스트 콩트의 사상을 담은 <<콩트가 들려주는 실증주의 이야기>>입니다. 콩트가 살았던 19세기는 전통적인 시대가 끝나고 새로운 시대인 근대 사회가 본격적으로 발전하는 시기였으며, 계몽주의가 꽃을 피우고 실증주의가 모든 사회를 지배하던 이 시기에 사회학이 출현하게 됩니다. 그리고 온갖 미신과 비합리적이고 비객관적이며 비논리적인 사고와 철학이 난무하던 중세 시대의 잘못된 세계가 차츰 폭로되기 시작했는데, 그 중심에는 과학이 있었습니다. 콩트가 살았던 계몽주의 시대의 핵심은 바로 이 과학이었지요. 콩트는 인류의 발전 과정을 설명하고 앞으로 진행될 과정을 예견할 수 있는 과학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이 책에서는 주인공 창호네 가족을 통해 콩트의 이러한 사상을 좀더 쉽게 접근하고자 합니다.

 

 

그는 자연과학이 인간을 위해 많은 것들을 가져다준 것처럼 사회학도 인간에게 유익함을 가져다주어야 한다고 보았어요. 그래서 사회학도 과학이어야 한다는 주장을 한 것입니다. 그래서 콩트의 사회학은 실증주의와 아주 밀접한 관계에 있습니다. 사회학은 계몽주의 전통이 없었다면, 혹은 실증주의가 존재하지 않았다면 출현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본문 106p)

 

창호네 가족은 초등5학년인 창호, 할머니 그리고 형 이렇게 세 식구로 옥탑방에 살고 있습니다. 창호는 매서운 바람에 창문이 흔들리는 소리만 듣고도 겨울의 바깥 날씨를 짐작할 수 있지요. 창호네 가족은 할머니가 주워 모은 종이나 박스, 고철 같은 것을 모아 판 돈으로 식구가 먹고 살았는데, 할머니의 건강이 몇 달 전부터 나빠지셔서 창호는 걱정이 많습니다. 엄마는 아주 오래전에 돌아가셨고, 몇 해 전에 건설 현장에서 일을 하시던 아빠마저 사고로 돌아가신 뒤 할머니는 창호와 형을 돌봐주셨어요. 형은 공부를 잘 했지만, 할머니가 아파 누워 계신 뒤로는 생계를 책임져야해서 대학을 가지 못하고 공장에 다니고 있어요. 하지만 사회학자가에 대해 더 많이 공부하고 싶은 형은 아무리 늦게 끝나도 집에 오면 책을 펴고 공부를 하지요.

 

형의 공장을 구경하러 간 창호는 사람들 손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일을 잘하는 것에 놀랐어요. 그런 창호에게 형은 공장에서 사회학 이론을 현실에서 다시 배우는 기분을 느꼈다고 했지요. 자연현상에도 법칙이 있는 것처럼 사회에도 법칙이 있다며 형은 인간 사회의 발전과 진보의 내용에 관심을 가졌던 콩트의 사회학에 대해 들려주지요.

 

겨울치고 날씨가 따뜻한 오늘, 창호는 동네 놀이터를 순찰하다가 성성섭이라는 친구를 만나게 됩니다. 성섭이는 엄마가 집을 나간 뒤 아빠하고 살았지만, 아빠마저 집을 나간 뒤에는 할아버지와 단 둘이 살고 있다고 했어요. 성섭이네 집에 가게 된 창호는 볕 한 줌 들지 않는데다 살림도 너무나 낡았고 좁은 부엌에는 먹던 그릇이 마구 널려 있으며 밥통은 때가 새카맣게 끼어있는 것을 보고는 많이 놀랐지요. 세상에서 자신이 제일 불쌍한 사람일 거라고 생각했던 창호는 성섭이의 모습이 안타깝고 가여웠지만 그 덕에 자신이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지를 깨닫게 되었어요. 할머니도 계시고, 부모 역할을 해 주고 있는 형도 있으니까요. 할머니와 형에게 성섭이의 이야기를 들려주자 형은 콩트가 말한 '여성의 힘'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콩트는 진정한 사회적 단위를 가족이라 생각했고, 가족이 행복하려면 여성의 역할이 아주 중요하다고 말했대요. 성섭이네는 여자가 없어서 더 힘든 상황이 된 것 같았으니까요.

 

"콩트는 사회가 완성되기 위해서는 여성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했단다. 여성은 모든 인간 활동을 조절하는 도덕적인 힘을 제공한다고 생각했어. 여성은 사랑할 줄 알고 사랑의 감정을 불러일으킨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여성이 가진 그 사랑으로, 사회성을 우세하게 가져야 한다고 콩트는 주장했지. 남을 배려할 줄 알고, 자신의 이익만 내세우지 않으며 사회의 공론을 생각하는 마음 말이야." (본문 63p)

 

핸드폰을 갖고 싶다는 창호에게 형은 사회의 외형적인 구조 변화가 자본주의, 산업주의 사회를 출현시켰다고 해서 경제적 분석, 물질적 분석을 중시했던 다른 학자들과 달리 정신적, 도덕적인 영향력을 강조했던 콩트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창호는 만 원짜리 몇 장하고 천 원짜리가 꼬깃꼬깃 뭉쳐진 종이를 꺼내 보여 주면서 휴대전화를 사러가자는 할머니의 말씀에 휴대전화보다 더 기쁘고 고마운 할머니의 마음에 형의 말을 이해하게 됩니다. 사람에게 중요한 것은 물질보다 마음이라는 사실을요.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창호네 가족 이야기가 담긴 동화적 스토리를 통해 우리는 콩트의 사상을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일상의 이야기를 담은 재미있는 동화 한 편에 스며놓은 콩트의 사상은 독자들에게 철학으로의 접근을 용이하게 할 뿐만 아니라 자연스럽게 철학을 이해하게 도와주고 있으니까요. 이처럼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는 철학 사상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철학으로의 안내서이자 부록으로 수록된 [통합형 논술 활용노트]를 통해 논술 교재로서의 역할도 충실히 하고 있는 일석이조의 유익한 책이지요. 우리의 현실과 접목시켜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어 접근하기가 더 용이한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 어린이 뿐만 아니라 청소년, 성인들에게까지 적극 추천하고 싶은 시리즈이기도 하답니다.

 

(이미지출처: '콩트가 들려주는 실증주의 이야기'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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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달 절집 밥상 : 두 번째 이야기 -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138가지 제철 밥상 열두 달 절집 밥상 2
대안 지음 / 웅진리빙하우스 / 2014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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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에서는 음식을 취하는 것을 식사가 아니라 '공양'이라고 합니다. 공경하는 마음을 담아 좋은 것을 부처님이나 스승, 부모 앞에 올리듯 좋은 음식을 만들고 먹는 일 또한 공덕을 쌓는 일이라는 것이지요. 절집 밥상을 만드는 것은 음식은 물론 몸과 마음까지 청결하게 하여 함께 차려내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본문 16p)

 

 

패스트푸드, 인스턴트 음식에 길들어진 우리는 조리료의 맛에 의해 음식 맛을 결정짓곤 한다. 조미료 가미가 곧 맛을 좌우하고 있는 셈이다. 조미료가 덜 들어간 음식은 싱겁거나 혹은 맛이 없는 음식처럼 느껴지는 탓에 각종 양념과 향신료가 들어가지 않는 절집 밥상은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조미료 가미로 인한 현대인의 잘못된 식습관으로 각종 질병이 생겨나면서 조미료 대신 간장, 된장, 고추장, 소금 등 우리 전통 장류와 제철 재료 그리고 인공 조미료 대신 직접 만든 천연 맛가루로 자연 그대로의 깊을 맛는 내는 절집 밥상이 대중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열두 달 절집 밥상 두 번째 이야기>>는 전권에서 미처 다 담아내지 못한 절집 밥상 레시피와 노하우 그리고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는데, 수십 년 간 사찰 음식을 연구하며 전 세계에 사출 음식을 알리기 위해 힘쓰고 있는 대안 스님의 진심이 그대로 묻어난다. 봄, 여름, 가을, 겨울에 나는 제철 재료로 만들어 낸 밥, 국, 반찬 외에도 일품요리와 다과, 차 등 다양한 종류의 요리를 선보이면서 더욱 풍성해진 느낌이다. 그동안 다양한 요리책을 접하면서 익숙하지 않는 재료와 양념을 가미해야하는 레시피로 인해 불편했던 경험이 많았는데, 절집 밥상은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제철 재료와 간단한 양념들로 준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요리 초보자인 나에게는 무척이나 흡족하다. 특히 그 음식에 대한 설명과 건강상의 이점까지 소개하고 있어 음식이 더욱 풍성해지는 듯 했다.

 

 

각 재료가 갖고 있는 본연의 맛과 식감을 최대한 살린 건강한 절집 밥상을 차려내기 위해 필요한 된장, 고추장, 간장, 소금을 구입하는 법, 만드는 법을 소개하고, 인공 조미료 대신 사용한 첫연 맛가루를 만드는 법도 소개하고 나면, 매월 다양한 음식들을 소개한다. 3월에는 입맛을 살리고 기운을 돋우는 쑥밥, 한 그릇이면 하루에 필요한 비타민A를 다 섭취할 수 있는 봄철 영양식 냉이콩나물국, 각종 비타민과 포도당, 무기질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 피로 회복에 탁월한 효능이 있는 원추리나물, 잡곡을 싫어하는 아이들에게 만들어주면 좋을 냉이잡곡꼬치 등이 연둣빛 생명력이 밥상을 풍성하게 하고, 4월에는 쑥이 가장 부드러워질 때 들큼한 맛이 일품인 쑥된장국과 산채의 제왕이라 불리며 단백질, 비타민, 칼슘 등 다양한 영양소가 함유되어 있는 두릅으로 만든 두릅밀전병무침으로 에너지를 불어넣고 피로를 풀어주어 춘공층을 이길 수 있다. 속이 쓰러거나 배에 통증이 있을 때 이를 달래주는 효과가 있는 찰밥에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 땅콩을 더해 영양과 고소한 맛을 더할 수 있는 땅콩찰밥은 5월에 제격이다.

 

 

뜨거운 햇볕이 대지를 달구는 여름에는 활기 넘치는 밥상을 차릴 수 있다. 섬유질이 풍부하고 사포닌도 많이 함유되어 있어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이 인삼 대신 먹는 열무로 만든 열무김치, 섬유질이 많은 머위와 불포화지방산이 많이 함유되어 있는 들깨로 만든 머위들깨짐은 성인병 예방에도 좋은 6월 음식이다. 7월, 더위에 뒤척이느라 밤잘 설치때는 상추대궁전이 좋으며, 입맛을 잃기 쉬운 여름날은 오이지무침, 배탈이 나기 쉬운 여름철 건강을 지켜주는 상추불뚝김치가 여름철별미이다. 수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고 섬유질도 많아 갈증 해소에는 물론 피부 회복에 좋은 여름철 채소인 노각으로 만든 노각무침은 반찬으로 먹어도 좋고, 밥에 넣고 비벼 먹어도 그만인 8월 음식이다.

 

 

봄과 여름을 견디며 알알이 여문 곡식과 열매로 차리게 가을 밥상은 군침을 돌게 하는 영양식 더덕밥으로 9월을 보내고, 폐를 튼튼하게 하고 기침을 가라앉게 하는 은행으로 만든 은행소스샐러드, 혈당을 안정시키고 필요한 영양분을 공급하는 효과가 뛰어난 우엉으로 만든 우엉찹쌀전병으로 10월을 즐길 수 있다. 11월에는 섬유질이 풍부한 곤드레나물로 만든 곤드레밥, 혈액순화과 기력 회복에 좋은 은행을 버섯, 애호박, 당근 등과 함께 끓인 은행전골이 좋다.

 

 

눈이 내리고 밤이 깊어질수록 온기가 더해지는 절집 밥상의 겨울은 현미를 달고 시원한 무를 넣어 만든 무밥과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생각나는 배추콩가루국으로 12월을, 발효균과 단백질이 풍부한 청국장수프와 부드럽고 고소한 두부와 시큼한 묵은지로 만든 두부묵은지조림으로 1월을 긜고 바다에서 건진 칼슘 영양제로 만든 톳과 항암에 효능이 있는 모자반을 넣어 만든 모자반톳밥, 카로틴이 많은 늙은호박과 비타민C가 풍부한 무청으로 만든 늙은호박김치로 2월을 즐길 수 있다.

 

때에 맞는 음식을 먹어라

제철의 음식을 먹어라

골고루 섭생하라

과식은 금하고 육식은 절제하라

 

-사분율

 

 

제철 재료로 조미료가 아닌 우리 전통 장류로 각 재료가 갖고 있는 본연의 맛과 식감을 최대한 살린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138가지 제철밥상을 수록한 <<열두 달 절집 밥상_두 번째 이야기>>는 세계가 주목하는 대한민국 사찰 음식의 대가인 대안 스님이 추천하는 가장 맛있고 건강한 '제철 절집 밥상' 레시피다. 어려운 이름의 소스나 재료가 전혀 필요없는 레시피는 간단하면서도 재료 본연의 맛을 그대로 살려 더욱 풍성하다. 오래된 전통과 이야기를 품고 있어 외국인들이 더 선호하는 사찰 음식은 우리의 건강을 지켜주는 안전하고 착한 음식이다. 손맛이 깃든 음식 절집 밥상은 자연의 맛을 그대로 살려 가족의 건강을 챙기는데 도움이 되기에 이제 조금씩 우리집 식단을 바꿔보려한다.

 

(이미지출처: '열두 달 절집 밥상'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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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상상 2014-10-22 2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잘 보고 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