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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수의 탄생 일공일삼 91
유은실 지음, 서현 그림 / 비룡소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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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린드그렌 선생님><우리 집에 온 마고 할미><우리 동네 미자 씨><멀쩡한 이유정>은 나와 딸아이를 유은실 작가의 팬으로 만들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런 탓에 <<일수의 탄생>> 출간 소식에 이 책을 서둘러 읽어보기를 소원했음에도 이제야 읽어보게 되었네요. 읽어보고 싶었던 책인데다 궁금증을 자아내는 제목 탓에 책을 받자마자 서둘러 읽어보았습니다. 이 책은 일수의 탄생부터 어린이, 청년에 이르기까지의 시간을 아우르며 담아냈습니다. 있는 듯 없는 듯, 완벽하게 보통 아이인 일수가 나를 찾아가는 과정을 담은 <<일수의 탄생>>은 엄마인 저도 배울 점이 참 많은 책이었습니다.

 

일수는 아주 굵은 황금빛 똥을 아주 많이 누는 꿈을 꾼 아버지의 태몽 이후 결혼하고 십오 년 만에 생긴 귀한 아이로 태어났습니다.  어머니는 제일 돈 많고 유명하고 부지런했을 것 같은 세종대왕의 이야기로 태교를 하였으며, 행운의 7일 두 개나 되는 7월 7일에 출산하여 일등 할 때 일(一), 수재할 때 수(秀)를 합쳐 일등 하는 수재로 키우겠다는 어머니의 바람을 가득 담아 일수라는 이름으로 지었지요. 태어날 때 엄청난 태변을 물고 있어 뇌에 문제가 있을까봐 걱정을 했지만 다행히 길 때가 되어 기고, 설 때가 되어 서고, 걸을 때가 되어 걷고, 말할 때가 되어 말을 한 탓에 마음을 놓을 수 있었습니다. 어머니는 자장가 가사를 바꾸어 수재 되어 돈 잘벌고 돈방석에 앉혀달라는 '돈방석 노래'와 '일등 노래'를 불러주곤 했어요. 일수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되고, 1학년 첫 시험 받아쓰기에서 100점을 맞자 어머니는 감격했지만, 받침 있는 글자 받아쓰기부터는 실수로도 100점을 맞지 못했죠. 일수는 코딱지를 너무 많이 파서 콧속이 허는 거 외에는 말썽도 피우지 않았고, 장난치는 것도 싫어해서 늘 있는 듯 없는 듯, 칭찬할 것도 야단칠 것도 없는 아이가 되었습니다. 특별활동부를 정하는 날엔 엄마와 상의해 오라는 말이 없는 탓에 지원을 하지 못한 일수는 선생님의 뜻대로 지원한 사람이 하나도 없는 서예부로 가게 되었죠. 일수는 서예를 참 열심히 했지만 큰 재능을 가진 것 같지 않았어요. 성실하고, 그럴듯하게 따라 쓰는 데 소질이 있다는 것이 일수가 받은 최고의 칭찬이었죠. 그런데도 어머니는 곧바로 동네 최고의 명필이 있는 서예학원에 등록시켰습니다.

 

"일수야, 너는 누구니?"

"백일수요."
"그런 거 말고. 너는 누구니?" (본문 60p)

 

일수는 명필 선생님이 뭘 물어보는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자신의 생각을 정확하게 말할 줄 모르는 일수는 '같아요'라는 말만 할 뿐이었으니까요. 이후 청년이 된 일수는 친구의 조언에 따라 군대 가서 이발병을 해보고, 조리사도 해보았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결국 스물 다섯이 된 일수는 엄마가 운영하는 문구점에서 파리만 잡을 뿐이었지요. 그러던 어느 날 동네 아주머니의 부탁으로 초등학생 붓글씨 숙제를 대신 써 주게 되면서 돈을 벌게 되었습니다. 돈을 받고 다른 사람의 가훈을 쓰게 된 일수를 보며 엄마는 돈방석에 앉게 되었다고 좋아했죠. 그런 일수에게 초등학생이 건넨 '선생님의 가훈은 머에요? '라는 질문에 일수는 비로소 방황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오래전에 명필 선생님이 건넸던 질문을 생각하게 되지요.

 

"자네 쓸모는 누가 정하지?" (본문 76p)

 

일수는 그렇게 어디에도 없는 것 같은 자신을 찾아 떠납니다. 모든 것이 불분명했던 일수, 자신의 선택은 어디에도 없었던 일수, 그런 일수가 자신의 쓸모를 알아가기 위한 여행을 시작한 게 된 것이지요. 늘 어머니의 뜻대로 움직여야했던 일수였고, 어머니는 일수의 모든 것을 정해주지만 이제 일수는 자신의 존재를 찾기로 스스로 결심한 것입니다. 그리고 어릴 때부터 뭐든지 분명했던 친구 일석이도 함께였어요.

 

"전에는 모든 게 분명했는데, 요즘은 분명한 게 하나도 없는 것 같아. 인터넷을 찾아보니까, 내 고민은 사춘기 때 하는 거래. 서른이 넘었는데 이제 사춘기란 말이야?" (본문 118p)

 

자신의 존재, 가치를 찾는 일은 서른이 넘었다고 해서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늘 내가 가야할 길을 고민하고 노력하며 살아가는 것이니까요. 아는 것이 없었던 일수도, 모든 것이 분명했던 일석이도 그리고 우리 아이들도 그리고 어른이 된 부모들도 말입니다. 그러니 지금 아무것도 확실하지 않다고해서 우리 아이들이 걱정할 필요는 없는거 같아요. 지금부터 차근차근 자신을 찾아가다보면 내가 가야할 길을 볼 수 있을테니까요. 하지만 아쉽게도 우리 아이들은 부모의 조급함에 늘 미래의 좋은 대학, 좋은 직업만을 생각하며 달립니다. 마치 이 책의 일수처럼 말이죠. 우리 아이들이 자아를 찾고, 자신이 가야할 길을 스스로 찾아볼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것이 바로 부모의 역할이 아닐까 싶네요.

 

<<일수의 탄생>>은 어른들이 함께 읽어야하는 동화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부모의 뜻대로 자신이 가야할 길을 찾지 못하는 아이들을 대변한 일수, 아이들에게 많은 것을 기대하며 그들이 가야할 길까지 대신 찾아주려는 부모의 모습을 대변한 일수의 어머니,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엄마인 저를 되돌아보게 되었으니 말이죠. 덧붙히자면, 서른이 넘은 일수와 일석이가 고민을 하듯, 저 역시도 꾸준히 제가 가야할 길을 제대로 걷기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일수의 출생부터 서른까지의 성장과정을 담은 이 동화는 조금은 가볍게 그려진 듯 하지만, 정말 많은 내용을 내포하고 있는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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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꿀페파 2014-01-22 2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잘 보고 갑니다.
 
위인들에게 배우는 똑똑한 가치 이야기
스펜서 존슨 글, 댄 앤드리어슨 그림, 이원경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13년 11월
평점 :
절판


<<위인들에게 배우는 똑똑한 가치 이야기>>는 위인의 실제 이야기에 상상력을 발휘해 더욱 재미있게 쓰는 '상상 전기' 형식으로 쓰여진 작품입니다. 상상 전기를 처음 접하게 된 것은 <성공을 위한 5가지 가치 이야기>를 통해서였는데, 알고보니 이 책이 <성공을 위한 5가지 가치 이야기>를 초등학교 1~2학년 독자 대상에 맞게 제목과 책의 판형 그리고 내보 디자인을 변경해서 새롭게 발행한 책이었네요. 익숙한 내용에 서둘러 찾아보긴 했는데, 재미있는 동화를 통해 듣게 되는, 위인들이 스스로 믿고 따랐던 그들만의 가치에 관한 이야기는 읽고 또 읽어봐도 재미있고 유익하네요. <누가 내 치지를 옮겼을까?>의 작가 스펜서 존슨은 어린이를 더 강하고 더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꼭 필요한 5가지 가치를 위인들을 통해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그 5가지 가치는 바로 믿음, 도움, 정직, 결심 그리고 웃음의 가치이지요.

 

 

"난 할 수 있어. 보이지 않는 적, 광견병을 물리칠 약을 찾아내고 말 거야." (본문 12p)


자신이 할 수 있다고 믿고 노력하여 결국 그 결실을 이루어낸 루이 파스퇴르는 '믿음의 가치'를 보여줍니다. 이 이야기에서는 꿀벌 믿음이가 화자가 되어 파스퇴르의 삶을 보여주고 있지요.
하늘에 떠 있는 별 반짝이가 화자가 되어 들려주는 해리엇 터브먼의 이야기는 '도움의 가치'가 주는 힘을 보여줍니다. 주인이 시키는 대로 힘들게 일하며 살아야했던 노예였던 해리엇은 다른 사람의 도움으로 탈출하게 되고, 자유를 얻게 되었지요.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은 해리엇은 얼마 후 자유롭지 못한 많은 노예들을 도와 그들의 탈출을 도와주었고 사람들은 해리엇을 ’모세’라고 부르기 시작했지요. 남을 도와주며 살아가는 것 역시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을 해리엇을 통해 깨닫게 됩니다.

부엉이 현명이는 공자를 통해서 '정직의 가치'가 주는 중요성과 소중함을 일러줍니다.


"안녕. 내 이름은 현명이야. 넌 이미 지혜로워지기 시작했어. 스스로 이렇게 물어봐. ’무엇이 올바른 것일까?’ 올바르게 행동하면 너는 정직해질 거야. 그리고 정직하게 행동한다면 가장 좋은 답을 찾게 될 거고." (본문 44p)


봄이, 들음이, 말함이 세 명의 친구는 헬렌 켈러를 통해 '결심의 가치'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굳은 결심만 있으면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고, 더욱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사실을 헬렌은 직접 보여주었지요. 그녀의 용기는 어린이들에게 큰 힘이 되어줄 거에요.

 

"우린 네가 정말 자랑스러워! 너의 굳은 결심이 엄청난 일을 해낸 거야!"

'결심이 우리의 삶에 얼마나 중요한지 알겠죠?' (본문 61p)


마지막으로 밧줄 명랑이는 윌 로저스를 통해서 '웃음의 가치'를 이야기합니다. 웃음을 주는 재주가 있는 윌이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하게 하는 과정을 통해서 어떤 일을 하든 웃음을 잃지 않는다면 원하는 바를 이루어낼 수 있으며 자신 뿐만 아니라 타인까지 행복하게 할 수 있음을 깨닫게 해준답니다. 이렇게 5명의 위인들의 상상 전기는 그들이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노력하는 과정을 통해서 믿음, 도움, 정직, 결심, 웃음의 가치가 주는 소중함을 일깨워주지요.

 

 

이제 여러분 스스로 생각해 볼 차례입니다. 자신을 믿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드나요? (본문 21p)

이제 또 하나의 이야기가 끝났어요. 다시 한 번 스스로 생각해 보세요. 정직하게 사는 것은 얼마나 중요할까요? (본문 49p)

이제 또 하나의 이야기가 끝났으니 스스로 한 번 생각해 보세요. 굳은 결심이 여러분에게도 쓸모가 있을까요? (본문 63p)

드디어 마지막 이야기가 끝났습니다. 이제 여러분 스스로 생각해 보세요. 웃음이 여러분을 행복하게 해 줄까요? (본문 77p)


상상 전기 속에서 화자들은 어린이들에게 물음을 제시합니다. 이는 어린이들 스스로 자신의 내면 속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어 더 의미있는 문구가 아닐까 싶네요. 이 물음은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이며, 내가 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이고, 내가 잘하는 것이 무엇일까를 곰곰 생각해 볼 수 있도록 이끕니다. 위인들처럼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이들이 일깨워주는 가치의 중요성을 안다면, 자신의 삶을 더욱 행복하게 만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요?
상상력이 가미되어 위인들의 이야기가 더욱 재미있게 수록한 상상 전기 <<위인들에게 배우는 똑똑한 가치 이야기>>는 어린이들을 더 강하고 더 행복하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각 장마다 수록된 [인물 탐구]를 통해서 위인들에 대해 더 알아 볼 수 있습니다. 그들이 말하는 5가지 가치의 의미를 더욱 잘 이해할 수 있게 될 거에요.

(사진출처: '어린이를 위한 똑독한 가치 이야기'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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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트리드 린드그렌 <난 뭐든지 할 수 있어> 서평 이벤트
난 뭐든지 할 수 있어 그림책은 내 친구 36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글, 일론 비클란드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 논장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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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으로 우리에게는 너무도 친숙한 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딸아이는 <나의 린드그렌 선생님>이라는 동화책을 읽은 후에 린드그렌의 열렬한 팬이 되었습니다. 이후 린드그렌의 많은 작품들을 섭렵하며 읽었고 소장하게 되었지요. <<난 뭐든지 할 수 있어>>는 12편의 단편을 엮은 동화책에서 이미 접한 바 있는 이야기였는데, 2014년 예쁜 그림책으로 새롭게 만나보게 되었습니다. 전에 접했던 동화와 달리 린드그렌의 작품 대부분의 삽화를 그린 일론 비클란드의 그림과 함께 볼 수 있어서 더욱 좋았습니다. 린드그렌은 로타를 통해서 우리 아이들에게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당당함을 심어주고자 했습니다. 물론 실수도 할 수 있지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실수도 두려워할 것이 못되지요.



"난 마음만 먹으면 뭐든지 할 수 있어."

로타는 요나스 오빠와 미아 마리아 언니한테 휘파람을 잘 부는지 보여주면서 한껏 뻐기며 말했습니다. 미아 마리아는 허풍이 너무 심하다고 말했고, 요나스는 스키 타고 방향 바꾸기를 할 수 있는지 물었지요. 로타는 화가 났어요. 방향 바꿀 수 있다고 말할 적은 없었거든요. 로타는 방향 바꾸기만 빼고 뭐든지 다 할 수 있었습니다. 로타는 요나스와 미아 마리아가 스키를 챙겨 스키장에 가자 스키가 타고 싶어졌어요. 물론 스키장에서는 말고요. 방향 바꾸기도 연습하면 별로 어렵지 않을 거에요. 이쪽저쪽으로 왔다 갔다 하면 되고, 방향을 바꿀 때마다 엉덩이를 씰룩씰룩 흔들면 되니까요. 엉덩이 흔들기라면 로타는 자신있었거든요. 하지만 제대로 연습을 시작하기 전에 부엌에 가서 엄마가 뭘 하는지 살펴보는게 우선이지요. 엄마는 베리 아줌마한테 크리스마스 빵 좀 갖다 드리고 아줌마 심부름도 해 드리고 오라고 하죠. 로타네 이웃인 베리 아줌마는 지금 몸이 아프고 숨이 차고 답답합니다. 로타는 아픈 사람도 잘 돌보고, 뭐든지 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심부름이 마음에 들었어요. 로타는 낡은 봉제 돼지 인형인 밤세도 데리고 가기로 했습니다.



엄마는 빵을 담은 비닐봉지를 건네주었고, 가는 길에 버려 달라며 쓰레기 봉지도 건네주었지요. 두 손에 비닐봉지를 들고 옆구리에 밤세를 끼고 집을 나선 로타는 스키를 타고 방향 바꾸기 연습을 하며 가기로 했어요. 밤세는 빵봉지에 잠시 넣어두고요. 가끔씩 엉덩이 흔드는 걸 깜빡했지만 로타는 스레기통까지 빠르게 내려갔고, 쓰레기통 속에 봉지를 던졌습니다. 그리고 베리 아줌마네 도착했지요. 그런데 이게 왠일이에요. 베리 아줌마에게 건넨 건 빵 봉지 아니라 쓰레기봉지였지 머에요. 그렇다면, 아줌마한테 드릴 빵은? 쓰레기통 속에 있어요. 로타는 가엾은 밤세를 생각하며 서둘러 갔지만 이미 칼레 프란손 아저씨가 마을의 쓰레기를 쓰레기차에 실어 간 후였습니다. 서둘러 쫓아간 로타는 칼레 아저씨의 도움으로 밤세와 빵을 찾았어요. 그리고 로타는 방향 바꾸기 따위는 절대 안 배우기로 했습니다. 그딴 걸 배우니까 멍청한 짓을 저지르게 되니까요.



아줌마의 심부름을 도와주던 중 아빠가 사온 크리스마스트리를 보러 집에 갔던 로타는 눈이 많이 내려 숲 속의 전나무를 충분히 베지 못해 크리스마스트리를 준비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지요. 가족 모두 실망했고, 요나스는 뭐든지 할 수 있다고 말했던 로타에게 크리스마스트리를 구해 오라고 하죠. 로타는 가게에서 신물을 사서 베리 아줌마한테 갖다 드리기 위해 울적한 기분을 떨치려고 썰매를 타고 달리지요.


그러다 크리스마트리용 전나무도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트럭을 발견했어요. 하지만 운전사는 로타의 부탁에도 전나무를 팔지 않고 가버렸죠. 하지만 신기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트럭이 끼이익 하고 방향을 트는 순간 전나무 한 그루가 스르륵 미끄러져 길바닥에 떨어졌고, 로타는 크리스마스트리를 구해냈답니다.


'신기해. 난 할 수 있는 게 정말 많아. 그리스마스트리를 구하는 일이든 뭐든 다 할 수 있어. 맞아, 정말로 난 뭐든지 할 수 있어.'



물론 방향 바꾸기는 할 줄 모르지만 말이에요. 가족모두 로타의 전나무를 영원히 기억하기로 했습니다. 로타는 정말 사랑스러운 캐릭터인 거 같아요. 로타를 보면 누구든 사랑하게 될 거 같습니다. 로타의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행동이 참 예뻐요.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쓰레기차를 쫓아 달려가는 모습조차도 너무 예쁩니다. 우리 아이들도 모두 로타처럼 당당하고 자신감있게 행동했으면 좋겠어요. 당연히 실수도 하게 될 거에요. 하지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더욱 성장할 수 있으니 실수를 두려워하지말고 당당하게! 자신감있게! 행동해보아요. 로타처럼 말이에요. 뭐든 잘 할 수 있다고 큰 소리 쳐보세요. 못하는 건 로타처럼 연습해보고, 안되는 건 로타처럼 인정해보세요. 그거 빼고는 뭐든 다 잘할 수 있으니 당당해도 좋아요.



<<난 뭐든지 할 수 있어>>에서는 이렇듯 당당한 로타의 사랑스러운 모습을 볼 수 있어요. 주목할 것은 로타의 당당함 뒤에는 그런 로타를 도와주는 베리 아줌마, 블롬그렌 아저씨, 칼레 아저씨 등이 있었지요. 우리 아이들이 당당하고 자신감있게 행동하기 위해서 부모들은 어떻게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해야 하는지 이 그림책을 통해서도 충분히 알 수 있답니다. 삐삐, 로타 등 어린이들의 마음을 너무도 잘 이해한 캐릭터들을 탄생시킨 린드그렌, 아이들 뿐만 아니라 어른들까지 정말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작가라는 생각을 또 하게 됩니다. 문득 어린시절 재미있게 보던 삐삐가 그리워집니다.


(사진출처: '난 뭐든지 할 수 있어'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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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4-01-04 1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으로 따사롭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입니다.

동화세상 2014-01-05 21:51   좋아요 0 | URL
예쁜 이야기였어요. 삐삐만큼이나 예쁜 캐릭터에요
 
아Q정전 푸른숲 징검다리 클래식 37
루쉰 지음, 김택규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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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을 함께 마무리한 책은 바로 중국 현대 문학의 거장, 루쉰의 대표적인 작품 8편을 담은 푸른숲징검다리클래식 시리즈 37번째 도서 <<아Q 정전>>이다. 루쉰은 중국 현대문학의 선구자이기도 하지만, 오늘날의 중국을 사유할 만큼 위대한 혁명가이자 사상가이기도 하단다. 그런 탓인지 이 작품에는 그의 사상이 많이 드러난 듯 보였고, 결코 읽기 쉬운 내용들은 아니었다. 현직 국어 교사의 꼼꼼하고 풍부한 해설을 담은 [<<아Q 정전>> 제대로 읽기]가 아니었다면 작품을 오롯이 이해하지 못한 채 '단순한 읽기'에 만족해야했을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이 부록이 내가 이 시리즈를 유독 좋아하는 이유일지도 모른다. 자신의 욕망과 이익을 위해 아무런 생각 없이 '혁명'을 지지하는 아Q의 모습과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미군을 대표하는 S소위의 비위를 맞추는 채만식 <미스터 방>의 방삼복이라는 인물과 비교하는 식의 작품에 대한 폭넓은 지식을 넓혀주는 설명 방식은 특히 마음에 든다.

 

<<아Q 정전>>에는 루쉰의 대표적인 작품 광인 일기, 쿵이지, 약, 고향, 아Q 정전, 복을 비는 제사, 여와가 하늘을 고치다, 노자가 관문을 떠나다 등 총 8편이 수록되어 있다. 봉건 제도의 폐해를 고발한 [광인 일기]는 피해망상류의 병을 앓고 있는 모 씨 형제의 동생의 일기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일기 속에는 옛날부터 내려온 식인의 관습을 버리고 참다운 사람이 되기위해 고쳐나가자와 아이들을 구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이는 봉건 관습을 바꾸는 것이 결코 쉽지 않으며, 이 구습이 아이들에게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모름지기 사천 년간의 식인 이력을 가지게 된 나는, 처음에는 몰랐을지라도 이제는 분명히 알게 되었다. 참다운 사람을 만나기 어렵다는 것을!

사람 고기를 한 번도 먹은 적 없는 아이가 아직 있을까?

아이들을 구해야 한다. (본문 29p)

 

격변하는 시대 흐름에 따라가지 못해 조롱당하는 지식인을 풍자한 [쿵이지]는 글을 잘 알지만 하급 시험에도 합격하지 못한 게으른 쿵이지가 봉건주의 사상에서 깨어나지 못한 채 혼란을 겪은 채 죽음에 이르는 인물로 등장한다. 혁명가에 대한 중국 민중의 두려움과 증오심을 나타낸 [약]은 죽은 사람의 피와 장기를 먹으면 병이 낫는다는 미신으로 아들의 폐병을 낫게 하기 위해서 처형당한 혁명가의 피를 묻힌 찐빵을 구하여 먹이는 라오솬네 가족 이야기를 담았다. 하지만 아들 샤오솬은 죽음을 면치 못했다. [광인 일기]와 비슷한 느낌의 이야기였는데, 설명에 의하면 루쉰은 샤오솬의 어머니를 통해 주제 의식을 표현하고 있다고 한다. 미처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들도 있지만, 이렇게 설명을 함께 들여다보면 작품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어 앎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루쉰의 결연한 의지와 희망을 엿볼 수 있다는 작품 [고향]은 이십 년 넘게 떠나 있던 고향을 찾아온 주인공이 어린시절 친구였던 룬투를 만나면서 시작된다. 친구였던 그를 나리라 부르는 룬투가 그릇과 접시를 몰래 숨겨 놓은 모습을 보면서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는데, 주인공은 아이들이 자신과 같지 않음을 바라는 내용을 통해 희망을 보여주고자 했다.

 

희망은 본래 있다고도, 없다고도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땅 위의 길과도 같다. 사실 땅 위에는 본래 길이 없었다.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만 그게 곧 길이 되는 것이다. (본문 72p)

 

 

이 작품의 표제작인 [아Q 정전]은 작가가 이 작품을 어떤 형식으로 쓰여하는가에 대한 고민으로부터 시작된다. 결국 작가는 성과 이름, 본적뿐만 아니라 과거 행복도 불확실한 아Q에 대해 정전 형식으로 쓰고자 한다. 이는 기존의 상식을 뒤엎는 것으로 당시의 틀에 박힌 규범에 과감히 문제 제기를 하고 비판을 가하는 행동이었다고 한다. 아Q는 그만의 독특한 정신적인 승리법으로 스스로 노예임을 인정하지 않다가 돈, 여자를 갖고자 가짜 양놈을 찾아가 굽신거리는 노예근성을 보여주었는데, 아Q는 낡은 세계로부터 벗어나지 못한 민중의 자화상을 그린 인물이었다. 설명에 따르면 루쉰은 혁명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죽어 가는 아Q와 같은 인물이 이십 년 뒤에도 다시 나타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고 그런 아Q를 죽이는 무심한 눈빛도 여전히 존재할 거라고 여겼다(본문 215,217p)고 하는데, 작가는 이렇듯 작품을 통해 현 사회에 대해 날카로운 비판을 던졌다. 이외에도 [복을 비는 제사]에서는 유교 중심 사회의 폭압에 희생당한 가련한 여성 샹린댁의 삶을 통해 자신의 무책임한 행동을 정당화하고 책임을 회피하려고 하는 지식인의 나약함을 비판했으며, 인류를 창조한 여와 신화의 이야기를 본떠 만든 [여와가 하늘을 고치다]를 통해 현실을 꼬집었고, [노자가 관문을 떠나다]를 통해 봉건 사회의 계급적 압박과 서양 열강을 비롯한 일본 제국주의의 침략으로 삶이 황폐해진 민중들에게는 유가와 도가 같은 사상은 억지로 참고 견뎌야 할 고통임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본문 232p).

 

 

<<아Q 정전>>은 서울대학교에서 선정한 '꼭 읽어야 할' 인문 고전 중 하나라고 하는데, 사실 나는 이 작품을 접하는 것은 부끄럽게도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의 시대적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탓에 작품을 이해하는 것이 무척이나 어렵게 느껴졌는데, 부록을 통해 설명이 아니었다면 작가 루쉰이 작품을 통해 이야기하고자 했던 세상의 부조리에 맞선 비판이나 새로운 세상에 대한 희망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 루쉰의 가정 환경이나 작품을 쓰게 된 배경, 중국의 시대적 상황 등을 수록함으로써 작품의 의미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었는데, 이는 고전에 대한 가치를 이해하지 못하는 청소년들을 고전으로 이끄는 역할을 해 줄 듯 싶다. 서양의 고전에 익숙했던 터라 중국의 고전은 다소 생소한 느낌이었으나, 다양한 작품을 읽어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2013년의 마지막을 함께 한 작품으로 꽤 탁월한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작품을 읽고나니 표지 삽화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겠다. 표지는 루쉰이 이야기하고자 했던 우월주의와 노예근성을 함께 가지고 있는 인간의 이중성을 너무도 잘 표현하고 있었다.

 

(사진출처: '아Q 정전'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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