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댁에 놀러 가요 - 문화.지리 쉬운사회그림책 1
이기규 글, 심윤정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이들의 생활 속 이야기를 통해 자연스러게 사회와 마주할 수 있는 책이 나와서 반갑다. 책을 찬찬히 읽다 보면 따뜻한 시선의 그림과 더불어, 어렵게만 느껴졌던 사회와 어느새 친구가 될 수 있다. -배성호(수송초등학교 교사. 전국초등사회교과모임 공동대표)

 

 

주니어김영사에서 초등 1~2학년 어린이들에게 어려운 사회를 쉽게 만들어 주는 책 <쉬운 사회 그림책> 시리즈가 출간되었습니다. 아이들은 사회, 과학을 어려워한다고들 합니다. 어릴 때부터 꾸준히 접해온 수학, 영어, 국어와 달리 사회, 과학은 부모에게도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어렵고 막막한 과목인데다, 접해본 적 없는 분야의 이야기를 다루다보니 아이들에겐 당연히 어렵게 느껴지게 마련이죠. 하지만 사회나 과학은 우리 주변의 이야기, 현상들을 다룬 과목입니다. 특히 사회는 우리가 주변에서 쉽게 만나는 일상의 이야기이며 하루하루 생활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사회'이기 때문에 쉬운 과목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에 이 시리즈에서는 초등저학년 어린이들이 '사회'를  친숙하게 받아들이고, 이야기의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사회 개념을 익힐 수 있도록 구성하였습니다.

 

현재 초등학교에서 어린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선생님이 '통합 1~2학년군' 교과 전체를 분석한 뒤 그림책으로 엮었기 때문에, 1~2학년 어린이들이 꼭 알아야 할 내용들만 쏙쏙 뽑아 쉬운 그림책 속에 녹여 둔 것이 특징이다. (출판사 서평 中)

 

 

오늘은 하늘이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삼촌과 할아버지 댁에 가는 날입니다. 삼촌 집까지는 걸어서 10분밖에 안 걸리지만 혼자 찾아가는 길은 엄마도 걱정, 하늘이도 걱정입니다. 삼촌 집에 가는 법을 말로 설명하던 엄마는 쉽게 지도로 그려주기로 합니다. 엄마는 종이에 하늘이네 빨간 지붕 집과 하늘이가 뛰어다니는 집 앞 골목길도 그렸고, 동서남북, 네 방향도 표시했습니다. 힘차게 대답하고 길을 나선 하늘이는 아기 고양이를 따라가다 길을 잃게 되었지요. 다행이 엄마가 준 지도를 살펴보며 하늘이는 삼촌네 집을 잘 찾을 수 있었지요. 그렇게 만난 삼촌 손을 잡고 하늘이는 기차를 타고 할아버지 댁으로 출발합니다.

 

 

KTX를 타고 창문으로 시골 풍경을 구경하며 하늘이는 어느 새 할아버지가 사는 한옥 마을에 도착했습니다. 하늘이가 사는 아파트와 다른 할아버지 댁에서 하늘이는 친척들과 만나게 되었고, 함께 연날리기, 제기차기, 투호 등 전통 놀이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어요. 그러다 둘째 고모의 남자 친구이자 몽골 사람인 감바 씨가 찾아오게 되고 하늘이는 그들의 전통 의상과 물건들을 선물로 받았지요. 하늘이는 감바 씨에게 우리나라 전통 놀이를 가르쳐 주었고, 감바 씨는 하늘이와 아이들에게 몽골 전통 놀이를 가르쳐 주었습니다. 이렇게 하늘이는 할아버지 댁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되었답니다.

 

 

창작 동화에서 볼 수 있는 하늘이의 여행이 재미있게 그려진 이야기였습니다. 그런데 이 재미있는 이야기 속에 어린이들이 어려워하는 사회 교과 내용이 자연스럽게 녹아있답니다. 넓은 지역을 작게 줄여 간단하게 나타낸 지도의 종류와 지도의 기호의 뜻, 교통수단과 교통의 발달로 인한 생활의 변화, 우리나라의 지형, 주택의 종류와 우리의 전통문화, 가계도와 가족의 형태, 다른 나라의 인사법이나 전통 의상, 다른 나라의 문화와 음식 등을 자연스럽게 배우고 익힐 수 있게 되지요. 이렇게 할아버지를 만나러 가는 하늘이를 따라가다보면 사회를 보다 쉽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될 거에요. 다양한 사회 개념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는 저학년을 위한 <쉬운 사회 그림책>은 통합교과 속 막막한 내용이 쉬워지게 된답니다.

 

(이미지출처: '쉬운 사회 그림책 1_할아버지 댁에 놀러 가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가 참 좋아! - 자아존중감 누리과정 유아 인성동화 7
강경수 글.그림, 최혜영 감수 / 소담주니어 / 201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유아기의 자아존중감은 자신을 소중히 여기고, 자신과 다른 삶과의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마음가짐으로, 만 2세경부터 발달하는 밥 먹기, 옷 입기, 세수하기, 대소변 가리기 등의 발달 과업을 수행하면서 더불어 시작됩니다. 자아존중감이 높은 유아는 또래와의 관계에서 사교적이며, 개방적이고, 자신을 유능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높습니다. 반면 자아존중감이 낮은 유아는 부정적인 자아 개념을 갖게 되어 무력감에 빠져들 수 있습니다. 매일 생활 속에서 유아가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반복하며 조금씩 넓혀 나가도록 하여 유아 스스로 자신에 대한 유능감을 느낄 수 있도록 지도해 보세요.

 

-국립한경대학교 아동가족복지학과 최혜영 교수

 

 

몇 해전부터 아이의 자존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자존감이 높은 아이는 어떠한 역경에서도 주어진 일을 잘해 낼 수 있으며, 타인과의 건강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자존감은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그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는 것이겠이요. 저자 강경수는 성적이 좋거나, 사교성이 뛰어나거나 인성이 바른 아이로 키우고 싶다면 자존감을 먼저 키울 수 있게 해 주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자존감은 어떻게 키워줄 수 있을까요? 자존감은 수학, 영어처럼 학원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바로 부모의 사랑과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에서 시작되는 것이지요. 유아들의 참된 인성과 바른 생활 습관을 기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소담주니어 <유아 인성동화>시리즈 일곱 번째 이야기 자아존중감을 키워주는 <내가 가 참 좋아!>>에서는 바로 '나는 소중한 사람'이라는 것을 일깨워줌으로써 아이들이 자신을 더 사랑하고 아껴 주도록 이끌어주고 있지요.

 

 

유치원에서 돌아오는 민우를 위해 과자를 만들고 있던 민우의 엄마는 울면서 들어오는 민우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민우는 유치원에서 율동을 하다가 혼자 거꾸로 해서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은 탓에 울고 말았습니다. 그런 민우의 속상한 마음을 엄마가 다독여주지만, 민우는 친구들의 말처럼 자신이 운동 신경이 좋지 않은 것만 같았습니다. 친구들 중에 키도 작고 율동도 제일 못하는 걸 보면 자신은 정말 운동 신경이 좋지 않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지요. 민우는 친구들이 잘하는 것을 하나 둘 떠올려봅니다. 그리고 엄마는 민우가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이야기해주지요.

 

 

찬영이는 민우와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춤을 잘 추지만, 민우는 그림을 잘 그립니다. 민우는 영희처럼 노래를 잘 부르지도 못한다고 생각하지만, 민우가 쓴 동시를 읽어준다면 친구들은 깜짝 놀랄 거에요. 민우는 많은 사람 앞에센 부끄러워 이야기를 잘 못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민우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아이에요. 그때, 책장 위에서 털실을 가지고 놀던 고양이 율무가 장난을 치다가 바닥으로 뛰는 것을 본 민우는 율무가 위험하다는 생각에 몸을 던져 떨어지는 고양이를 받았답니다.

 

 

"그래, 민우는 춤도 못 추고 노래도 잘 못 해. 친구들 앞에서 부끄럼도 많이 타고. 하지만 그림을 잘 그리고 동생도 잘 챙기고, 또 동물들을 사랑하는 예쁜 마음을 가지고 있잖아. 민우가 실수해도 괜찮아. 자기 자신을 믿고 노력하면 언젠가 친구들이 인정해 줄 거야. 옆에서 엄마가 항상 응원하고 있을게. 엄마는 언제나 민우를 사랑하니까." (본문 中)

 

그리고 며칠 후 , 친구들과 함께 행복하게 웃는 민우 사진이 걸렸습니다. 친구들과 비교하며 자신을 못난 아이라고 생각했던 민우는 자신의 장점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어요. 자신만의 장점을 알게 된 민우의 자존감은 그렇게 높아지게 되었습니다.

 

 

실수해도 괜찮아요. 비교하지 마세요.

내가 남들보다 못하다는 생각이 들 땐

차근차근 내가 잘하는 걸 하나씩 떠올려 보세요.

 

나는 나!

나는 소중한 사람입니다.

나를 더 사랑하고 아껴 주세요! (표지 中)

 

 

자신을 알고 소중히 여기게 되는 민우를 보면서 우리 어린이들도 자신의 좋은 점을 발견하고 자존감을 높여갈 수 있을 듯 합니다. 나만의 장점을 가지고 있음에도 친구와 자신을 비교하다보면 내가 남들보다 못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우리는 누구나 자신만의 장점을 가지고 있으니 자신의 가치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존중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답니다다.

<<내가 참 좋아!>>는 우리 아이들이 민우를 통해 공감하면서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울 수 있도록 도와줄 것입니다.

 

(이미지출처: '내가 참 좋아!' 본문에서 발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모택동이 들려주는 건국 이야기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 31
이철승 지음 / 자음과모음 / 2006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세계가 처음부터 완성된 상태로 있는 것이 아니라, 불완전한 모순의 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며 1937년에 '모순론'이라는 글을 발표한 모택동은 현대 중국인들에게 영향을 가장 많이 미친 사람 가운데 한사람입니다. 그는 우주론을 정립하여 당시 중국 사회에서 발생하는 각종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으며, 그의 이러한 이론은 격동의 중국 사회를 변혁하는 이론 기초로 작용하면서 실제적인 역할을 하기로 했는데, 이 책에서는 이러한 그의 행적 가운데 건국에 초점을 맞춘 1949년 10월 1일 '중화인민공화국'이 성립되기까지의 삶과 사상을 동화 장르를 통해 구성하였습니다.

 

지난 봄, 유니네는 아빠가 중국에 있는 회사로 일자리를 얻은 탓에 중국 북경으로 이사 오게 되었습니다. 중국에 온 뒤로는 일이 많아 늘 바쁜 아빠가 내일 10월 1일은 중국의 국경일이라 오늘은 일찍 일을 끝내고 퇴근하셨네요. 아빠는 유리에게 모택동 기념관에 가자고 하십니다. 놀이 기구도 없고, 재밌는 영화도 틀어주지 않아 가고 싶은 않은 유리는 아빠가 들려주는 재미있는 이야기에 모택동 기념관에 가고 싶어졌습니다. 그 이야기는 바로 모순 마을의 이야기입니다.

 

 

혼자 농사를 지을 수 없을 만큼 땅이 많은 사람도 있는 반면 모택준이라는 청년처럼 자기 땅이 없어 땅이 많은 사람의 농사를 대신 지어 주고 품삯을 받으며 살아가는 사람도 있었지요. 가난한 택준은 병든 어머니를 모시고 살았으며 성실했지요. 어느 날 모순 마을은 마을 일을 도맡아 할 수 있는 이장을 뽑기로 했고, 부자에 학벌 좋은 장씨가 이장이 되었습니다. 이장이 되고 나서 장씨는 더욱 거만해졌고, 돈이 있음에도 품삯을 미루기 일쑤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장씨는 친구이자 면사무소의 면장으로부터 '평화로운 마을'을 뽑기로 했으며, 표창장 뿐만 아니라 지원금도 나오니 벼슬아치들에게 잘 보여야한다며 귀뜸했지요. 결국 돈으로 평화로운 마을로 뽑혔지만 장씨의 횡포는 더욱 심해졌지요. 반면 어머니가 의식을 잃고 쓰려져 병원으로 옮기고, 품삯을 받지 못해 병원비와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병원에서 일을 하게 된 택준은 이러한 사실을 알 수 없었지요. 그러던 어느 날, 병원에서 화장실 청소를 하던 택준은 10년 전에 이사간 지금은 의사가 된 어릴 적 친구인 산이를 만나게 되고 산이로부터 장씨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산이의 권유로 자신의 권리를 찾기 위해 책을 읽게 된 택준은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장씨에 대한 문제를 마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마을을 새롭게 변화시키기 위해 모순 마을로 돌아가게 됩니다. 하지만 택준은 장씨의 모함으로 쫓겨나게 되고, 지혜롭고 따뜻한 택준의 마음씨에 감동받은 친구들과 함께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만나고 세상을 알아보면서 속고 사는 사람들을 가르쳐주기로 합니다. 그런 길고 긴 고난의 대장정에서 늘 사람들로부터 쫓겨나기 일쑤였던 택준은 자신들은 사람들을 바보로 여기며 가르치려고만 했지 그들의 마음을 헤아이고 어루만지지 못했던 것을 깨닫게 되고, 사람들의 마음에 귀 기울이며 그들이 진정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알아보게 됩니다. 결국 그들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게 되고, 도적들로 쑥대밭이 된 모순 마을로부터 마을을 구해 달라는 연락을 받게 됩니다. 택준의 지혜로 도적들을 몰아냈고, 마을 이장으로 남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장씨는 결국 모순 마을에서 쫓겨나 소말이라는 섬에서 살게 되었지요. 택준은 마을의 이장이 되어 자유와 평등을 누리는 새로운 마을로 만들었습니다.

 

모택준과 모순 마을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유리는 아버지로부터 서양의 과학 기술을 바르게 쓰지 못했기 때문에 중국이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된 것으로 생각한 모택동이 새롭게 펼쳐지는 세상의 흐름에 관심을 기울이고 서양의 사상과 위인들에 관한 책을 많이 읽었던 모택동의 이야기도 듣게 됩니다. 또한 세상의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하며 우리나라의 3.1운동의 영향을 받은 5.4운동에 적극 참여하고, 진정으로 국민이 주인 되는 세상을 만드는 데 온 힘을 기울였던 이야기가 펼쳐지지요.

 

"그 당시 모택동과 동료들은 국민들 각자의 마음속에 간직되어 있는 고유한 생각의 차이를 존중하였지. 아울러 각자의 생각이 독선적인 방향으로 흐르지 않도록 유도하면서. 자유와 평등이 보장되는 건강한 공동체 국가를 건설하기 위해 노력했던다. 그러한 모택동의 생각은 중국인들이 수천 년 동안 이상으로 여겼던 '대동사상'을 현대의 민주주의 사상과 잘 조화시킨 것이라고 할 수 있단다. 즉 이것은 모택동이 자신들의 뿌리가 되는 전통 사상을 함부로 버리지 않고, 생산적으로 계승하여 현대에 맞게 활용하는 지혜를 발휘한 것이라고 할 수 있지." (본문 140p)

 

 

배우지 못한 사람, 적게 배운 사람, 가난한 사람, 농민, 노동자 등 당시 사회의 약자의 위치에 있는 서민들의 권리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며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이 인간답게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던 모택동의 사상이 <<모택동이 들려주는 건국 이야기>> 속에 자연스럽게 담겨져 있습니다. 유리가 아버지로부터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독자들도 마치 옛날 이야기를 듣듯 재미있게 그의 사상을 알게 됩니다. 이에 모순론, 실사구시, 대동사상, 인식과 실천을 주장한 모택동의 대장정과 철학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는 철학 사상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철학으로의 안내서이자 부록으로 수록된 [통합형 논술 활용노트]를 통해 논술 교재로서의 역할도 충실히 하고 있는 일석이조의 유익한 시리즈입니다. 어린이를 위한 철학안내서이지만 알찬 내용은 성인에 이르기까지 두루 활용할 수 있어 아이와 부모가 함께 읽으면 더욱 좋은 책이지요. 이 시리즈를 꾸준히 읽고 있는 저는 점점 이 시리즈의 장점에 매료되어 가고 있답니다.

 

(이미지출처: '모택동이 들려주는 건국 이야기' 표지에서 발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등 뒤의 기억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동화부터 소설, 에세이까지 폭넓은 집필 활동을 해나가면서 참신한 감각과 세련미를 겸비한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에쿠니 가오리의 독특한 추리 형식의 장편소설 <<등 뒤의 기억>>을 만나보게 되었다. 서정적인 느낌과 상큼한 느낌이 드는 표지 삽화와 에쿠니 가오리라는 작가의 신뢰도가 합쳐져 이 작품에 대한 기대가 사뭇 컸다. 더불어 가공의 여동생과 차를 마시면서 6번가의 추억을 이야기하는 히나코로 출발하는 이야기는 호기심을 주기에 충분했다. 가공의 여동생이라니? 하나코에게는 어떤 등 뒤의 기억이 존재하는 걸까? 그 신비함에 이끌려 읽게 된 이야기 속에는 기억이라는 것, 상대방을 마음에 품고 있는다는 것이 얼마나 따뜻한 것인가를 느끼게 했다.

 

 

 

관계가 끝났다고 해서 기억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이미 끝난 사랑이라 해도, 그 사람이 마음을 품고 있는 한 그것은 유효하다. -에쿠니 가오리

 

밀크 티에 비스킷을 적셔서 먹고 있는 쉰네 살의 히나코는 가공의 여동생과 함께였다. 가공의 여동생과 돌아가신 지 10년이 넘은 그녀들의 어머니와의 기억을 이야기하며 온전히 자신만의 시간에 빠져있는 그녀에게 옆집 남자가 찾아온다. 심심하면 놀러 오는 이 옆집 남자가 히나코도 싫지않다. 둘째 아들에게 점점 더 오락가락 하는 것 같다는 소리를 들은 히나코는 가공의 인간과 현실 속의 인간이 한 공간에 있을 때에는 현실 속의 인간을 우선시하며 정신 상태를 의심 받지 않도록 노력한다. 이러한 히나코의 이야기에 그녀가 살고 있는 고령자 아파트의 옆집 남자인 단노 류지와 그의 아내 단노 게이코, 5층에 사는 도루코와 그의 아내 게이코의 이야기가 스며든다.

 

아파트를 벗어나면 아내와 태어난 지 6개월 된 갓난아기와 함께 사는 마사나오와 마사나오의 배다른 남동생 마코토와 그의 여자친구 아미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리고 갑자기 동떨어진 듯 3학년이 된 아이 나쓰키의 학교 생활이 펼쳐진다. 아빠가 해외로 발령이 나면서 캐나다로 오게 된 나쓰키는 일본인 학교에 다니고 있는데, 엄마와 아빠에게도 친구인 드류에게도 하지 못한 말을 고지마 선생님에게만은 털어놓는다. 선생님은 비밀을 지켜주기 때문이다.

 

이렇게 다양한 인물들이 번갈아가며 등장하고 각각의 인물들은 서로 다른 사연을 털어놓는다. 각각의 인물들과 사연들, 그 어떤 개연성도 느껴지지 않는 이야기에 처음에는 스토리를 이해하는데에 어려움을 느꼈지만, 인물간의 관계가 마치 퍼즐을 맞추듯 하나씩 맞추어질때마다 히나코의 과거와 진실이 드러나게 되면서 이야기는 점점 흥미로워졌다.

 

보이지 않는 실로 이어진 여덟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서서히 맞춰지는 진실의 조각들. 그 조각들이 모인 귀퉁이, 귀퉁이마다 히나코의 그들, 그리고 우리 주변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의 고독과 슬픔이 조용히 스며 있다. 사람이 살지만 아무도 살지 않는 것 같은 히나코의 방 안, 허망하리만치 고요한 풍경처럼. (표지 中)

 

히나코는 현실속 여동생의 존재여부를 알지 못한다. 히나코는 현실 속에서 행방불명이 된 여동생을 찾으려 한다기보다 가공의 여동생과 대화를 나누는 것을 택한다. 그런 모습이 히나코를 더욱 고독하고 슬프게 보이게도 하지만, 두 사람의 대화를 통해 기억하는 어린시절의 추억은 히나코와 여동생의 관계를 이어주는 끈처럼 보였다. 그 기억은 두 사람을 이어주는 매개체가 되어주었고, 그들의 관계는 그렇게 그들이 모르는 사이에도 여전히 지속되고 있었던 것이다. 히나코 뿐만 아니라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그들이 가진 기억에 대한 다양한 감정들 속에서 현실을 살아가고 있는 듯 보였다. 누군가는 과거는 과거일 뿐이라고 치부할지도 모르지만 현재는 과거의 내가 만든 모습이다. 과거의 시간이 만들어낸 후회와 그리움이 현재를 지탱하는 힘이 되어주고 있는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행복했던 기억에 의존해 사는 히나코, 자신을 버린 어머니를 증오하는 한편 그런 어머니에게서 벗어나지 못하는 마사나오, 과거에 얽매여 히나코 주변을 맴도는 단노, 부모님을 따라 캐나다에 간 열두 살 소녀 나쓰키가 만난, 어딘가 비밀을 가진 듯한 고지마 선생님. 그들이 가진 기억의 파편들과, 그 안에 담긴 후회와 두려움, 그리고 그리움에 관한 이야기(출판사 서평 中)<<등 뒤의 기억>>은 그렇게 독자들 각자의 잃어버린 추억과 마주하게 하는 힘을 가진 작품이었다.

 

과거가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은 기억의 무덤에서 헤어나와 현재의 삶을 뒷받침할 때다. 얘기들이 하나둘 맞물려 등장인물들의 연결 고리가 원의 중심에 모였을 때, 현재의 히나코에게 내민 손, 그 손을 마주잡는 순간 뒤로 밀려났던 시간이 제자리를 찾고 히나코의 삶은 소설의 지평을 떠난다. (본문 202,203p)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동물이 행복할 자격, 동물 권리 테마 사이언스 13
플로랑스 피노 지음, 이정주 옮김, 안느 리즈 콩보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4년 9월
평점 :
절판


일요일 오전에 방영되는 SBS <TV 동물농장>은 우리 가족이 즐겨보는 프로그램입니다. 특히 동물을 좋아하는 작은 아이가 가장 애청하는 프로이기도 하지요. 이 프로그램은 동물들의 색다른 모습이나 감동적인 사연들이 즐거움을 자아내기도 하지만, 학대를 당한 동물들이나 주인에게 버려져 길거리를 헤매는 동물, 좁은 창살에 갇혀 무기력한 동물들의 아픔을 전달하기도 하지요. 동물들도 사람들처럼 보호받고, 사랑받고, 자유롭게 살아갈 권리가 있다는 걸 아시나요? 사람들처럼 고통을 느끼고, 웃을 줄 알며, 친구의 죽음을 애도하는 마음을 가진 동물들, 그리고 그들이 가진 권리를 주니어김영사 <테마 사이언스 시리즈> 열세 번째 이야기 <<동물이 행복할 자격, 동물 권리>>에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인간은 지구에서 수십억 마리의 동물들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어떤 동물은 최초의 사람인 호모사피엔스가 등장하기 전부터 지구에서 살았지요. 인간은 호랑이, 사자, 치타 등 큰 고양잇과 동물에게 잡아먹히고, 코끼릿과 동물인 매머드에게 들어받히자 스스로 지키는 법을 생각해 냈고, 사냥하는 법을 익혀서 동물을 잡아먹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인간을 위협하지 않는 동물을 키우는 법을 익히게 되었지요. 인간은 동물을 신비롭고 매력적인 존재로 생각하고 신으로 숭배하기도 했지만, 동물을 공연에 이용하기도 했습니다. 동물보다 큰 힘을 갖게 되면서 지구를 지배하게 된 인간은 이제 수천 마리의 동물을 좁은 공간에 몰아넣고 기계로 사료를 먹여 키우는 밀집 사육 시설을 등장시켰고, 일정한 몸무게에 이르면 도살장으로 보내 스테이크와 소시지로 만들었습니다. 공장에서 사육하는 동물이 살아 있는 기간은 고작 몇 달 뿐이었지요.

 

 

다행이 과학이 발전하면서 어떤 동물은 도구를 쓸 줄 알고, 새끼에게 기술을 가르쳐 준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동물이 생각만큼 어리석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문명이 생겨난 이후, 철학자들은 동물의 본성에 대해 궁금해했고, 인간에게 마음대로 동물을 다룰 권리가 있는지 생각하게 되었지요. 하지만 17세기 프랑스 철학자 르네 데카르트가 동물이 기계의 일종이라 주장하게 되면서, 동물은 자극에 자동 기계처럼 반사적으로 반응하고 자기 자신에 대해서 의식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며 고통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인간이 어떻게 다루든지 문자게 되지 않는다고 말한 탓에 오랜 세기 동안 과학자들은 동물을 학대한다는 죄책감을 느끼지 않고 동물에게 갖가지 실험을 해왔습니다. 다행스럽게도 19세기 영국 생물학자 찰스 다윈이 동물과 인간의 차이를 기존의 과학자들과 다르게 생각하면서 동물의 권리가 중요하게 생각되었지요. 인간은 동물을 보호하기 위해 점점 힘을 모았고, 최초의 동물 보호 단체는 사냥 금지 운동을 벌이기도 했답니다.

 

1824년 영국에서는 세계 최초로 동물 학대 방지 협회(RSPCA)가 생겼고, 프랑스에서도 의사 엔티엔 파리제가 동물 보호 단체(SPA)를 세웠으며, 1924년 프랑스 작가 앙드레제로가 동물 권리를 알리는 선언문을 발표했으며,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에서는 처음으로 인문학자들이 동물 존중에 대해 토론하기 시작했고, 1970년대에 '동물 윤리'를 내세우며 동물 권리 보호 운동에 앞장섰지요. 19세기 후반 미국에서는 처음으로 살아 있는 동물을 마취하지 않은 채 몸을 자르고 해부하는 생체 해부를 반대하는 운동이 일어났으며, 1976년 7월 10일 프랑스에서는 동물도 고통을 느끼는 생명체로 인정하고 동물을 키우는 주인은 동물의 생물학적인 필요에 맞는 환경을 갖춰 줘야 한다는 법을 선포하기도 했습니다.

 

 

 

동물은 인간이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영리합니다. 까마귀는 자신을 해치려는 인간과 해치지 않을 인간을 구별할 줄 알고, 자신을 해치려고 한 인간은 일 년 뒤에 봐도 알아볼 수 있다고 해요. 코끼리는 죽음을 애도하고, 아주 영리한 앵무새는 수백 개의 단어를 외우고 상황에 맞게 적절하게 사용할 줄 알며, 미로 속 문어는 출구를 쉽게 찾아낸답니다. 하지만 인간은 자신의 눈을 즐겁게 하기 위해 동물들을 서커스 공연에 이용하고 동물원과 수족관에 갇아두지요. 인간은 동물의 공연을 보면서 큰 즐거움을 느끼지만 동물들은 결코 행복해 보이지 않습니다. 누군가는 동물원은 자연 서식지보다 안전하다고 말하겠지만, 동물은 야생에서 누리던 자유를 잃어 버리게 되었습니다. 20세기부터 동물 보호론자들의 주장이 받아들여져 몇몇 동물들의 삶은 전보다 나아졌지만, 동물의 고통보다는 사람의 이득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들로 인해 여전히 고통받고 있습니다. 이에 자신들이 겪는 고통과 불행을 호소할 수 없는 동물 보호 의식은 더욱 확산되어야 합니다.

 

 

<<동물이 행복할 자격, 동물 권리>>에서는 동물에 대한 다양한 생각, 동물의 신비 등을 통해 자의식과 고통을 느끼는 동물들도 행복할 권리가 있음을 이야기합니다. 오로지 사람의 이익을 위해 오락에 이용되고, 실험실에 이용되며 인간의 식탁에서 생을 마치게 되는 동물들에게 인간이 아무것도 바꾸지 않으려는 핑계를 댄다면 결국 동물들은 사라지고 말 것입니다. 인간은 자연을 군림하며 살고 있다고 자만하지만, 인간은 자연없이는 살 수 없습니다. 동물이 사라진다면 인간 역시 지금의 삶을 누릴 수 없을 거에요. 이 책에서는 인간과 함께 지구에서 살고 있는 동물이 인간처럼 자유롭게 살아갈 권리가 있음을, 인간과 더불어 행복하게 살아갈 권리가 있음을 일깨우고 있답니다. 그렇게 인간과 자연이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배우게 되는 것이지요.

 

(이미지출처: '동물이 행복할 자격, 동물 권리' 본문에서 발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