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살아서 좋아 - 도시 속 둥지, 셰어하우스
아베 다마에 & 모하라 나오미 지음, 김윤수 옮김 / 이지북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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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어하우스란,

다수가 한 집에서 살면서 지극히 개인적인 공간인 침실은 각자 따로 사용하지만 거실, 화장실, 욕실 등은 공유하는 생활방식으로 1~2인 가구가 많은 일본, 캐나다 등의 도심에 많으면 일본의 경우 1980년부터 등장한 주거 양식(네이버 지식백과 中)을 말한다.

 

우리나라 1인 가구는 전체 가구의 25% 정도 된다고 한다. 점점 늘어가는 1인 가구에 맞춰 새로운 주거 형태가 뜨고 있는데 이것이 바로 셰어하우스다. 같은 직장에 다니는 동생은 서울에서 혼자 자취를 하고 있다. 50만원이 넘는 월세비로 인해 저축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라고 한다. 이는 대학이나 직장으로 인해 지방에서 서울로 상경한 젊은이들이나 가족으로부터 독립하기 위해 집을 나온 젊은이들이 겪게 되는 고통 중의 하나일 것이다. 저자 아베 다마에 역시 한적한 지방 도시에서 대학진학과 함께 상경하였고, 이후 직장 때문에 도내 한복판으로 이사해서 늘 혼자 지내고 있었다. 광열비와 제반 경비 지출까지 감안하면 현실적인 문제로 월급의 절반은 집세와 관련된 비용으로 사라지는 비싼 집세와 좁은 방, 더불어 쓸쓸함까지 덮친 괴로운 일상을 보내던 무렵 '셰어하우스'가 화제가 되기 시작하였고 '타인과 삶'으로써 넓은 공간에서 싸게 살 수 있고 매일 시끌벅적 지낼 수 있는 '셰어하우스'라는 라이프 스타일은 아주 신선하고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고 한다. 그런 그는 지금 도내의 한 패밀리 맨션에서 다른 두 사람과 한집에서 살고 있다. 앞으로 도시에서는 도내에서 혼자 사는 젊은이라면 한 번쯤은 시도해볼 만한 라이프 스타일이며 실제로 얻게 되는 이점도 많기 때문에 셰어하우스가 증가할 것이기에 셰어하우스를 다룬 잡지 특집 기사나 서적은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젊은이들이 왜 지금 셰어하우스를 선택하는지 그 대답을 직접 언급한 기사는 적기에 저자는 '모두의 집인 셰어하우스의 규칙과 왜 셰어하우스를 하는지, 셰어하우스를 떠나면 다시 혼자 살아야 하는 것인지' 등의 의문에 대한 답을 하고자 이 책을 썼다고 한다. 더불어 그는 스무 가구가 넘는 셰어하우스의 설문 조사를 통해 이 의문과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내면까지 살펴보고자 했다.

 

이 책은,

제1장 셰어하우스란 무엇인가? 셰어하우스가 유행하는 이유를 필두로 셰어하우스를 엿보고 왜 셰어하우스를 선택하며 결혼해도 셰어하우스가 가능한지 그리고 셰어하우스의 미래까지 살펴보고 있다. 혼자 사는 삶과 달리 타인과 사는 셰어하우스는 분명 경제적인 문제나 쓸쓸함 외 다른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이들은 셰어하우스를 선택하는 것일까? 셰어하우스를 해보면 타인과의 차이를 조율하는 일은 필수사항인데 실제로 셰어하우스에 사는 사람들 은  "셰어하우스에 살면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단련되었다"고 한다. 셰어하우스 네 곳의 인터뷰를 살펴보면 셰어하우스에 사는 이유를 더 잘 살펴볼 수 있다.

 

 

셰어하우스는 고독감을 해소시켜주는 효과가 있다. 맨션 앞에 도착해서 집을 올려다보면 전깃불이 켜진 방이 보이고 현관문을 열면 잡담을 나눌 수 있는 동거인이 "이제 오니?"하고 맞아준다. 일본에서는 받아들여지기 어려울 것이라던 셰어하우스이지만, 지금은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실질적인 유대 관계를 갈망하는 우리한테 환영받는 선택지가 되었다. (본문 131p)

 

저자는 셰어하우스를 시작함으로써 당시에 품었던 집세가 비싸고 집이 좁고 쓸쓸하다는 문제를 해결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는 '타인과 사는' 생활은 그러한 문제 해결이 전부였던 것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고 말한다. SBS <룸메이트>라는 프로그램을 시청한 바 있다. 서로 다른 성격의 사람들, 서로 다른 이유로 함께 살게 된 사람들이 모여 규칙을 정하고 서로 관계를 형성해가는 과정을 재미있게 보았다. 저자의 말처럼 셰어하우스는 그저 단순히 경제적인 부분과 쓸쓸함만을 해결하는 것은 아닐 것임을 이 프로그램만으로도 쉽게 알 수 있었다. 이 책은 일본의 현실을 토대로 하고 있지만, 1인 가구 비율이 25%를 육박하는 우리나라 역시 주목해야할 부분이다.  

 

 

라이프 스타일을 선택하는 일은 다시 말해 그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을 바꾸는 행위다. 텔레비전을 혼자 볼지 타인과 볼지, 선물받은 과자를 혼자 먹을지 타인과 먹을지, 작은 일들이 반복되면서 우리는 바뀌어간다. 우리는 타인과 사는 방법을 배우는 체험이 재미있고 도움을 받는 일도 많아서 즐겁게 지낼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타인과 살고 있다. (맺음말 中)

 

<<함께 살아서 좋아>>는 이처럼 셰어하우스 생활에 흥미가 있는 사람들의 입문서이자 미래의 주거지나 커뮤니티의 모습을 생각하는 계기를 마련해주는 책이었다. 인터뷰를 통해 셰어하우스 속 사람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실제 생활 모습을 살펴볼 수 있어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1인 가구가 점점 늘어남으로써 생겨나는 주거문제에 셰어하우스는 분명 그 대처방안이 될 것이고, 이 책은 좋은 안내서가 되어줄 것이다.

 

(이미지출처: '함께 살아서 좋아'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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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미술이 필요해 - 창의적인 자기주도학습서 노란상상 교양 4
신선화 지음, 송진욱 그림 / 노란상상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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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의 즐거움을 찾아주는 <그러니까 필요해> 시리즈는 초등학생들이 교과목의 개념을 정확하게 이해하도록 해 주고, 탄탄한 개념 위에서 스스로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책 표지 中)

 

<그러니까 수학이 필요해>를 시작으로 <그러니까 역사가 필요해><그러니까 독서가 필요해>를 이어 <<그러니까 미술이 필요해>>가 출간되었습니다. 오늘날 현대 사회를 이미지 사회라고도 합니다. 이미지는 인류의 등장 이래 원시사회부터 의사소통의 도구였다고 하지요. 언어와 문자의 등장으로 이미지는 언어와 문자의 보조수단이었지만,  과학 기술의 발달과 더불어 폭발적인 양적 팽창을 이루게 된 이미지는 이제 새로운 문화의 원천이 되었습니다. (네이버 지식백과 中) 이에 미술에 대한 이해가 더욱 중요시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초등학교를 다니는 아들의 학교에서는 명화 퀴즈대회가 열렸습니다. 그만큼 어린시절부터 아이들에게 미술에 대한 다양한 접근과 시도가 필요하다는 뜻일 겝니다. 하지만 미술에 대한 접근과 이해는 그리 쉽지만은 않습니다. 그러니까 이 책이 필요한 것이겠지요.

 

본 서적 <<그러니까 미술이 필요해>>는 그 궁금증에 대한 친절한 안내서이며 어린이에게서 어른까지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는 미술의 이해에 관한 서적이라고 생각한다. 미술 생산자와 소비자라는 간단한 이분법적 전개를 넘어 모두가 함께 공유하고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그림이 있는 미술 입문서의 성격을 띠고 있다. 본 서적의 초점이 미술입문 교양서로서의 성격을 띄고 있기에 미술에 관한 실질적인 이해를 높이기에 충분하리라 본다. (추천의 글 中)

 

 

그럼 일단, 미술을 이해하기에 앞서 미술이 무엇인가를 짚고 넘어가야 겠지요. 그림이나 조각으로 국한되어 있던 미술의 범위가 세월이 지날수록 점점 넓어지고 있으며 현대 미술이 광범위한 범주로 늘어남으로써 이것이 미술인지 아닌지 구분하기 힘든 지경에까지 이르렀다고 합니다. 미술의 사전적 의미는 '공간 및 시각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예술'을 뜻하는데, 넓은 의미에서 미술은 시각으로 파악할 수 있는 미적 표현 일체를 말하고, 좁은 의미로는 시각적 미술 즉, 건축, 회화, 조각, 공예 같은 분야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미술의 시작은 무엇인가를 숭배하며 원하는 것을 성취하기 위해, 기록하기 위해, 감정이나 의견을 표현하기 위해, 종교적인 이유로 그리고 존재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위해 제작되어 왔습니다. 미술은 종교에 의해 많은 발전을 하게 되었으며 이제 우리는 매일매일 미술을 보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이 책은 1장 미술의 개념을 시작으로 미술의 변천사, 미술의 종류 등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빌렌도르프의 비너스부터 백남준의 비디오아트까지 세기의 예술가를 한 눈에 살펴볼 수 있지요. 매일매일 미술을 보며 살아가는 우리는 손에 연필을 쥘 수 있을 때부터 미술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만큼 미술은 우리에게 친숙하면서도 가까이 있었던 것이지요. 한국과 미국에서 큐레이터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저자 신선화를 통해 실제 작품 사진과 함께 듣는 미술 이야기와 미술의 수수께끼는 마치 미술관에 온 듯한 즐거움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미술이 필요해>>는 미술의 개념과 다양한 기능을 이해하도록 돕고, 세기의 미술품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으며 재미있는 그림과 디자인을 통해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미술에 대한 궁금증을 시원하게 풀어낼 수 있었으며, 미술관을 관람하는 듯 세기의 미술품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미술 종합 교양서'인 이 책을 통해 현 문화 사회를 이끌어가는 있는 미술과 친숙해질 수 있을 것입니다. 초등학생은 물론 어른들이 읽기에도 손색이 없는 알찬 내용이 마음에 쏙 드는 책이었습니다. 초등학생인 아이가 탄탄한 개념을 가질 수 있도록 앞으로도 <그러니까 필요해> 시리즈가 계속 필요해질 듯 싶습니다.

 

(이미지출처: '그러니까 미술이 필요해'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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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리스 우즈의 그림들 - 2003년 뉴베리 상 수상작 청소년문학 보물창고 33
패트리샤 레일리 기프 지음, 원지인 옮김 / 보물창고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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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에서 권위 있는 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하고 필독도서로 선정되어 널리 읽히고 있는 작품들만 엄선한 청소년을 위한 본격 문학 시리즈 <청소년문학 보물창고> 33번째 이야기는 뉴베리 상 수상작인 <<홀리스 우즈의 그림들>>이다. 2013년 태시 월든 상 수상작으로 까칠한 열두 살 소녀 칼리가 위탁 가정에 가게 되면서 겪게 되는 에피소드를 통해 가족의 사랑을 배우게 된다는 내용을 담은 <가족 연습>이라는 책을 읽은 바 있었는데, 최근들어 '위탁 가정'을 소재로 한 이야기들이 자주 등장하고 있는 듯 싶다. 위탁 가정이라는 말이 다소 생소하게 느껴지겠지만 이런 책들을 통해 온전한 가정에서 자라지 못하고 상처받는 아이들이 늘어나는 현대 사회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으리라.

 

여기 한 소녀가 있다. 가족에게 버림받을까 봐 자신이 먼저 가족으로부터 도망치는 소녀. 태어나자마자 버려진 곳의 지명에서 따온 '홀리스우즈'라는 이름을 가진 소녀는 오랜 시간 위탁 가정들을 떠돌며 정착하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행운처럼 만난 조시 아줌마는 홀리스가 오랜 시간 쌓아 온 마음의 장벽을 가볍게 허물고 성큼 다가온다. 천부적인 재능을 지닌 홀리스가 그린 글미들 속에 때로는 슬프고 때로는 따뜻한 추억들이 펼쳐지고, 가슴 아픈 기억들도 한 꺼풀씩 정체를 드러낸다. 2003년 <뉴베리 상> 수상의 영예를 안은 이 소설은 열두 살 소녀의 간절한 소망과 예술적 영감을 통해 청소년들에게 자신이 진정으로 머물 수 있는 장소와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 준다. (표지 中)

 

한 살 때 담요도 없이 '아이를 홀리스 우즈'라고 불러 주세요'라고 적힌 쪽지 한 장이 전부인 채로 홀리스우즈라는 곳에 버려진 아이 홀리스는 오랜 시간 위탁 가정들을 전전했으며 어느 곳에서도 오래 머문 적이 없었다. 태어나자마자 가족에게 버림받은 홀리스는 가족을 원하면서도 가족에게 버림받을까 봐 먼저 가족으로부터 도망치곤 했다. 결국 그녀는 문제아, 사고뭉치로 낙인 찍혔고 홀리스는 다른 사람과 소통하지 않은 채 마음을 닫아버렸다. 그런 홀리스가 이번에 가게 된 위탁가정은 고양이 헨리와 단둘이 살아가는 조시 아줌마네 집이었다. 미술 선생님이었던 그녀가 미술에 재능 있는 홀리스에게는 좋은 곳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입양기관에서 말한 것처럼 홀리스는 이곳에서 잠시 머물게 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한다.

 

<<홀리스 우즈의 그림들>>은 홀리스가 자신이 그림을 통해 아저씨, 이지 아줌마 그리고 그 집 아들인 스티븐이 사는 리건 가족의 집에서의 일들을 추억하는 이야기와 아무 편견 없이 자신을 바라봐주는 조시 아줌마와 함께하는 이야기가 중첩적으로 펼쳐진다. 홀리스는 늘 리건 가족을 그리워하고 있지만, 그녀는 그들과 함께하고 있지 않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이야기가 계속될수록 더해져만 가는 궁금증에 책 속에 자꾸만 빠져들게 된다. 홀리스는 조시 아줌마와 생활하면서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지만 아줌마의 건망증이 심해지면서 홀리스는 다른 집으로 가야만 했다. 하지만 홀리스는 아줌마를 떠날 수도 그렇다고 머물 수도 없게 되었다. 결국 홀리스는 조시 아줌마와 함께 도망치는 것을 선택했고 그 곳은 리건 가족의 여름 별장이었다. 그리고 그 곳에서 홀리스는 리건 가족의 사랑을 깨닫게 된다.

 

누군가로부터 버림받기 전에 먼저 도망가는 홀리스가 자신이 진정으로 머물 수 있는 장소를 찾아가는 과정을 담은 <<홀리스 우즈의 그림들>>은 가족의 부재로 인한 상실감, 위탁 가정에 맡겨진 아이들의 혼란과 입양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아이의 시선으로 매우 섬세하게 표현했다는 찬사와 온전한 가정에서 자라지 못하고 상처받는 아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현대 사회의 아픔과 슬픔을 가장 잘 그려 낸 소설이라는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사람들의 오해와 편견 속에서 자신을 가치 있는 사람으로 생각하지 못한 채 늘 도망가기만 했던 홀리스는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준 리건 가족과 조시 아줌마로 인해 자신도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 존재로 생각하게 된다. 온전히 내 편이 되어주는 가족, 우리는 홀리스의 여정을 통해 가족의 소중함, 가족의 의미를 되새겨 보게 된다. 홀리스의 여정은 가슴 아프고 때로는 따뜻했으며 뭉클한 감동을 느낄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홀리스가 리건 가족으로 도망칠 수 밖에 없었던 그 이유를 쫓아가는 과정은 꽤나 흥미롭기까지 했다.

 

가치를 인정해주고 사랑받을만한 존재라는 것을 온전히 느끼게 해주는 단 하나의 이름 '가족', 그 이름 하나만으로도 가슴 뭉클해질 수 있음을 깨닫게 해주는 이야기 <<홀리스 우즈의 그림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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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레논 레터스
헌터 데이비스 지음, 김경주 옮김 / 북폴리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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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즈의 창립 멤버로 폴 매카트니와 공동 작곡을 통해 로큰롤 역사상 가장 인기있는 음악을 썼다는 평가를 받는 존 레논은 영국 싱글 차트에서 폴 매카트니에 이어 두 번째로 가장 성공적인 작곡가로 기록되어 있는 인물이다. 기쁘거나 짜증나거나 증오심이 치밀거나, 유쾌하거나 화가 나는 자신의 거의 모든 감정을 글이나 음악으로 남긴 존 레논이 작곡한 곡들은 전 세계적으로 사랑 받았으며, [Help!] [Lucy In The Sky With Diamonds] [Imagine] 외에도 많은 작품을 남긴 위대한 작곡자이자 시인이었다. 아마 그의 노래에 심취하지 않았던 이는 거의 없었을 게다. 나 역시도 그의 노래에 심취했던 시절이 있었기에 그가 생전에 남긴 편지들을 한 데 모은 최초의 책 <<존 레논 레터스>>에 굉장한 호기심을 가질 수 밖에 없었다.  존 레논은 가족, 친구, 팬, 모르는 사람들, 신문사, 여러 단체와 변호사, 심지어 세탁소에 펜이나 타자기로 편지와 엽서를 써서 보내기도 했는데, 그가 남긴 편지는 넘치는 위트와 설득력, 지혜로움이 돋보일 때도 있었고, 분노와 고뇌가 묻어나올 때도 있지만 어떤 때는 지나치게 감성에 젖어 있기도 하고 보고 있으면 마음이 아픈 편지도 있다. 저자는 사진과 원문을 실어서 시간의 흔적과 편지지의 얼룩을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하였다고 하니, 그의 음악을 사랑했던 팬들은 그의 새로운 모습을 보게 될 것이며, 그가 만들어낸 음악에 새로운 의미를 부가할 수도 있으리라 생각된다. 그로인해 그가, 그리고 그의 음악이 더 그리워질수도 있으니 유의해야할 것이다.

 

 

1940년 10월 9일 오후 6시 반에 영국 리버풀에서 출생한 존 윈스턴 레논은 6세부터 미미라고 불리기도 한 첫째 이모 메리의 손에서 성장했다. 어린 시절에는 다른 사람의 만화를 베기고 유명인사의 사진을 올려붙여 책을 만들었으며, 쿼리뱅크 고등학교 시절에는 직접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쓴 <왁지지껄 일보>를 만들어 재능을 뽐냈다. 15세 즈음에 로큰롤을 접하면서 음악에 빠져들었고, 영국의 젊은이들처럼 친구들을 모아 그룹을 결성하겠다며 흥분하기도 했다. 어릴 적 꿈은 언론인이 되는 것이었지만, 1960년 8월 함부르크로 음악 연주를 떠나면서 진정한 비틀즈의 역사가 시작되었고, 존 레논의 편지 그리고 그가 쓴 글의 역사도 함께 시작되었다. 그렇게 이 책도 시작되고 있다.

 

저자는 편지의 사연을 소개하고 당시의 존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존이 남긴 편지는 1951년 그가 10세였을 때 리버풀에 살던 이모에게 쓴 감사 편지부터 1980년 12월 8일 그가 40세의 나이로 암살당하던 날에 교환원에게 건네준 사인까지 매우 다양하게 수록되어 있는데, 그의 편지를 읽고 있자면 그의 삶, 그의 열정, 그의 고민 등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음악가로서가 아닌 한 인간으로서의 인물 존 레논을 마주하는 느낌이다.

 

 

'널 사랑해'라는 말로 가득 채운 신이아에게 보내는 편지 속에 '널 기타처럼 사랑해'라는 글귀가 담긴 편지, 스튜를 제외한 다른 멤버들과 리버풀로 돌아온 후 스튜와 꾸준히 주고받았던 편지, 조안이라는 팬의 부탁으로 기타 피크와 사인한 담뱃갑을 넣은 편지, 애장품을 달라고 부탁한 기자에게 보낸 편지에는 미미 이모의 앨범에서 빼낸 몇 장의 사진이 미미 이모에게 들키지 않기를 바란 듯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미미 이모에게 돈을 빌려 달라는 메모, 팬인 닉슨 부부에게 보낸 답장에는 3주 후에 LP가 발매되어 답장이 늦었다는 깜찍한 내용도 있었다. 가정부 도트에게는 한밤중에 개가 짖어서 밤잠을 설쳤다는 메모도 있었으며, 베트남 전쟁과 모든 거지 같은 상황들에 저항해야 한다는 베드인 평화 시위를 지지하는 사람들과 소통했던 편지와 <Twish and Shout>를 왜 녹음하는지에 대해 써놓은 글과 자신의 경험과 감성을 녹여내어 자전적인 요소들이 포함된 흥미로운 글인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서평, 뉴욕타임스에 발표한 러브레터, 세탁소에 항의하는 편지 등 다양한 내용들의 글이 수록되어 있다.

 

 

 

한 인간의 삶의 궤적을 따라가며 지난 시대를 재생하고 함께 호흡할 수 있다는 것. 그 점은 전기와 평전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 역시 아주 색다른 방식을 취하고는 있지만 결국 모든 평전들과 그 뜻을 같이한다. 게다가 직접 써 내린 글씨체, 센스가 엿보이지만 가끔 헛웃음이 나오는 낙서 같은 그림들, 가끔은 틀린 철자까지 존 레논의 손길이 닿지 않는 부분이란 단 하나도 없다! 이런 '아주 특별한 사소함'을 누구의 필터도 거치지 않은 채 생생히 접해볼 수 있다는 것은 <<존 레논 레터스>>만이 줄 수 있는 쏠쏠한 재미임이 분명하다. (본문 519p 옮긴이의 말 中)

 

 

이렇게 존 레논의 목소리 그대로 담겨진 책 <<존 레논 레터스>>는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지만 지금은 만날 수 없는 존 레논을 눈앞에서 생생하게 만나는 즐거움을 준다. 메일, 문자, 메신저 등의 발달로 누군가에게 직접 손글씨를 써서 전달하는 일이 지극히 드물다. 그런 탓에 어느 날 갑자기 생각지도 못하게 손글씨 편지를 받았을 때 느끼는 정겨움, 반가움, 감동 등 수많은 행복한 느낌들이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 듯 했다. 음악가로서, 한 청년으로서의 삶에 대한 고민, 슬픔, 분노 등이 고스란히 담겨진 편지나 그의 위트가 담겨진 글 속에서 존 레논을 느끼게 된다. 문득 비틀즈 음악에 심취했던 사춘기 시절을 떠올려본다. 한 개인의 예술관과 사생활을 들쑥날쑥하지만 그래서 더 생동감 있게 보여준 작품 <<존 레논 레터스>>, 날 것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준 존 레논과 그의 음악이 너무도 그리워지는 오늘이다.

 

비틀즈의 오랜 팬, 특히 스스로를 비틀즈의 1432번재 멤버 정도로 생각하며 살고 있을 열혈독자들은 분명 '전설'이 우리가 걷는 땅 위로 내려와 나와 비슷한 문제들로 골머리를 앓으며 전전긍긍하는 모습에 웃음을 터뜨리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베일에 싸여 있던 영웅의 역사가 넘치는 증거들과 함께 우리 앞에서 실체화되는 경험, 어찌 즐겁지 않겠는가. (본문 520p 옮긴이의 말 中)

 

(이미지출처: '존 레논 레터스'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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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진 자와 못 가진 자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황소연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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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과 바다>로 퓰리처 상(1953년)과 노벨 문학상(1954년)을 동시에 수상하고,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무기여 잘 있거라> 등 발표하는 작품마다 전 세계를 휩쓴 20세기를 대표하는 독보적인 작가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숨겨진 작품이 국내 최초로 출간되었다. 이 작품은 해외에서는 이미 수많은 출판사가 앞다투어 이 작품을 소개했고, ‘헤밍웨이의 전 작품 가운데 잔혹하도록 현실적지만 더없이 세밀하고 감동적인 관계로 가득하며 훌륭한 실험 정신들로 가득한 작품’이라는 평을 받으며 시나리오로 각색, 총 네 차례나 영화화된 작품이라고 한다. <<가진 자와 못 가진자>>는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첫 번째 사회소설로, 1937년 미국에서 초판이 출간된 이후 이후 큰 반향을 일으키며 오늘날까지 오래도록 회자된 작품이었음에도 국내 출간은 80년 만에 처음인 게다.

 

이 작품의 시대적 배경은 정확히 밝혀져 있지 않다고 하는데, 극심한 빈부의 격차, 빈곤, 타락 등의 모습이 지금과 많이 닮아 있는 듯 보인다. 배를 잃으면 밥줄도 끊기는 탓에 외지인 셋을 키웨스트로 데려다 주는 대가로 큰 금액을 제시한 일을 거절한 해리는 3주째 한 손님을 태우며 바다낚시를 다니고 있다. 헌데 손님의 부주위로 350달러 이상 나가는 낚시 도구를 잃었을 뿐만 아니라, 다음날 배 전세금을 계산해준다는 손님이 나타나지 않은 탓에 해리는 빈털털이가 되고 만다. 딸린 식구가 있는데다 부두 세를 내야하는데 연료 넣을 돈마저 없는 해리는 부둣가를 어슬렁거디가 곧잘 잡일을 해주던 프랭키에게 어떻게든 돈을 벌어야 한다고 했고, 프랭키를 통해 싱이라는 인물을 만나 중국인 밀항을 돕는 일을 하기로 한다. 이렇게 시작된 밀항과 밀수로 아슬아슬 위태로운 삶을 살아가던 해리는 팔을 잃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쿠바 혁명단과 엮이게 되면서 결국은 죽음으로까지 이어지고 만다.

 

"한 사람만으로는 아무리 발광해도 기회가 없어." 그는 눈을 감았다. 그 말을 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고 그것을 배우기까지 평생이 걸렸다. (본문 252p)

 

특히 이 작품의 주인공 해리 모건이 죽어가면서 '한 사람만으로는 아무리 발광해도 기회가 없다'라고 되뇐 말은 현재 우리 사회에 깔린 무기력감을 대변하는 것 같다. 훗날 헤밍웨이는 『노인과 바다』에서 '인간은 파멸할 수 있을지언정 패배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는데, 해리 모건은 쿠바 혁명가들과의 총격전에 승리하지만 결국은 함께 파괴되고 만다. 그래도 그는 파괴될지언정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본문 300p)

 

<노인과 바다>와 비슷한 느낌을 주면서도 전혀 다른 분위기로 풀어가고 있는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는 가진 자들의 부패와 위선 속에 대항하는 빈자의 몸부림이 현 시대와 맞물려지면서 독자들에게 큰 공감을 얻을만한 작품이다. 어려운 경제 생활 속에 짊어지게 되는 가장의 무게, 아무리 몸부림쳐도 극복할 수 없는 빈부의 격차, 기회조차 오지 않는 빈자들의 무기력함 등이 현 사회의 모습을 그대로 그려놓은 듯 했다. 가서는 안 될 길임을 알면서도 목숨을 내걸고서라도 갈 수 밖에 없는 길에 놓여진 해리의 고독한 몸부림, 고뇌 속에서 현재를 살아가는 가장들의 무게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듯 했다. 파괴될지언정 결코 포기하지 않았던 해리의 모습은 경쟁이 강박관념이 된 현 사회에서 무거운 짐 하나씩을 짊어지고 있는 우리가 가진 자들의 부패와 위선 속에 기회조차 오지 않는 무기력함을 이겨내기 위해 힘겨운 투쟁을 하는 모습과 너무도 닮아있기에 연민이 느껴진다. 우울하고 어두운 사회의 단면을 보는 듯 하여 결코 읽기 쉬운 책은 아니었으며 포기하지는 않았지만 결국은 파괴되고 말아버린 해리의 모습이 마치 빈자들의 최후인 듯 하여 씁슬하기까지한 작품이었으나 <노인과 바다>의 이미지로 각인되어 있던 헤밍웨이의 또다른 모습을 볼 수 있어 개인적으로는 나름의 의미를 지닌 작품이라고 해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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