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아나 1997 - 상 - 어느 유부녀의 비밀 일기
용감한자매 지음 / 네오픽션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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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위기의 주부들>보다 위태롭고 <섹스 앤 더 시티>보다 발칙하다는 책 표지 문구. 도대체 무슨 이야기이길래 이처럼 강렬하단 말인가? 오래 전부터 소설과 영화 시나리오를 써온 작가는 실력으로 수많은 독자들과 관객들의 마음을 훔쳤으나 모든 결과를 빼어난 미모 탓으로 음해하는 세력 때문에 올해부터는 필명으로 작품을 발표하기로 작정했다는 저자 소개 또한 강렬하다. 어쨌거나 이 책의 작가의 이름은 용감한자매. 강렬했던 문구와 작가 소개를 시작으로 흥미롭게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프롤로그 또한 강렬하다. 모든 것이 강렬한 책 <<줄리아나 1997>>이다. 19금을 연상케하는 자극적인 이야기에 처음엔 놀라움으로 그 다음에는 호기심으로 읽어내려갔다. 2013년 봄날, 어느 유부녀에게 생긴 이 이야기는 작년 초여름의 어느 날로부터 시작되고 있었다. 문학소녀였던 송지연의 첫 책이자 마지막 책이 되어버린 <<줄리아나 1997>>을 추천한 유명한 재즈 여가수로 인해 지연은 작가로 한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되었고 이 계기로 프로그램 폐지로 인한 쫑파티에도 참석하게 되었다. 그곳에서 만나게 된 사람은 유명한 남성 패션 잡지의 편집장인 진수현이다. 진수현의 팬인 친구 은영을 핑계로 다시 만난 진수현은 유부남이었지만 선수 같았고, 그것을 앎에도 불구하고 지연은 수현이 싫지 않았다. 지연은 설렘과 죄책감이 들었지만 그보다 우선 호기심이 먼저 일었다. 뺀질뺀질한 선수 수준인데 이상하리만치 거부감이 들지 않은 그, 진수현. 그렇게 지연은 친구 정아의 조언에도 불구하고 진수현과 문자를 통해 더욱 친밀해진다.

 

이야기는 지연이 화자가 되어 시작되고 있으며, 현재와 20년 전의 대학시절을 오간다. 20년 전, 이대의 국문학과인 지연과 은영, 법학과 정아, 영문학과 세화, 그리고 나중에 합류하게 된 비서학과의 진희까지, 줄리아나 나이클럽을 오가며 이십 대 초반 아가씨들의 특권을 마음껏 누렸던 '줄리아나 오자매'의 에피소드가 발랄하게 그려진 반면, 20년 후의 지금은 41살의 주부와 노처녀의 현실 그대로를 보여주고 있다. 은영이 마음에 드는 남자친구를 소개하는 자리에 그동안 연락이 되지 않았던 한때 걸레라 불리었던 진희까지 합류하며 오자매는 다시 만나게 된다. 지연은 수현과 만남과 문자 대화를 지속했고, 무능력한 남편과 살고 있는 정아에게는 윤상무라는 사람이 껄떡대고 있었으며, 줄리아나 바를 운영하는 진희는 은영의 남자친구인 주민석의 관심을 한몸에 받는다. 지연은 출장갔다 돌아오는 남편을 마중나가기 위해 공항에 나갔다가 남편이 4년 전 자신을 고통의 늪에 빠드렸던 남편보다 열 살 어린 대학원생과 함께 나오는 것을 보게 되고, 그 길로 수현을 만나러 간다.

 

나는 시트를 잡아 뜯으며 소리를 질렀다. 미친 여자처럼. 그는 엎드린 내 등에 입을 맞추기도 하고, 말을 타듯 엉덩이를 찰싹찰싹 때리기도 했다. 불규칙한 자극 때문에 내 신경을 롤러코스터처럼 짜릿하게 울렁거렸다. 쾌락. 그 두글자가 머리에 쾅쾅 새겨졌다. (본문 321p)

 

지연의 과거 회상을 통해 20년 전 젊은이들의 문화를 엿볼 수 있어 잠시동안 추억에 빠져들었다. 그리고 그 속에는 오자매의 사랑과 배신, 우정, 질투 등이 지금과 다를 바 없는 젊은이들이 겪는 의식과 같은 일들이 펼쳐지고 있었다. 남편의 불륜에 절망하면서도 지연은 바람을 핀 적이 있었고, 지금 또다시 남편이 아닌 다른 남자를 만나고 있는 아이러니를 보여준다. 예전에 드라마 <애인>으로 인해 유부남, 유부녀들의 애인 만들기가 유행아닌 유행처럼 번진 일이 있었다. 그렇다면 이 책으로 인해 권태로운 결혼 생활로 인해 무기력한 여자들에게 젊은 애인 만드는 것이 불륜이 아닌 로맨스처럼 다가올 수도 있으려나? 하지만 오해하지 말기를. 소설은 소설일 뿐이다. 그들의 불륜 아니 로맨스라 불리는 그들의 연애가 달콤하고 달달하게 다가오고, 그들의 일탈이 흥미롭게 바라보며 즐거워하면 되는 것 아닌가. 소설 속 주인공에게 법과 도덕의 잣대를 들이대며 읽을 필요는 없지 않나? 그렇다면 소설이 주는 재미를 온전히 느끼지 못할테니까. 그저 재미있게 읽으면 그만인 것을. 현실이 아닌 소설이기에 가능한 이야기, 그래서 오히려 더 강렬한 이야기이다. 저자는 처음부터 강렬하게 시작한 <<줄리아나 1997>>의 하권에서는 이 보다 더 강렬한 이야기를 보여줄 수 있을까?

강렬하면서도 달달한, 재미있게 읽고 싶은 책을 원한다면, 좀 놀아본 다섯 언니들의 온몸 뜨거워지는 고백을 담은 <<줄리아나 1997>>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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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브리치 세계사 즐거운 지식 (비룡소 청소년) 17
에른스트 H. 곰브리치 지음, 클리퍼드 하퍼 그림, 박민수 옮김 / 비룡소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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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2005년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선정 '올해의 책'. 2006년 미국 대학 출판부 협회(AAUP) 선정 도서, 2010년 <가디언> '청소년을 위한 좋은 책'으로 선정된 세계사 입문서의 결정판 <<곰브리치 세계사>>에 대한 명성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던 터라 꼭 읽어보고 싶었는데, 이제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은 세계적인 석학 곰브리치가 '과거의 사건들 중 어떤 것이 대다수 인간의 삶에 영향을 끼쳤으며, 또 오늘날 우리의 기억에 가장 크게 남아 있는가?'라는 단순한 물음을 선별의 기준으로 삼아 기록한 작품이다. 책을 받아보고는 450페이지가 넘는 두께때문에 다소 놀랐지만, 곰브리치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유머스러움이 녹아있는 진짜 옛이야기로 인해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어 그 두께는 결코 문제가 되지 않았다.

 

우연한 기회로 책을 쓰게 된 곰브리치는 오전에는 그날의 주제와 관련해 집에서 찾아낼 수 있는 모든 책과 글을 읽고, 두꺼운 백과사전을 뒤지는 것도 게을리하지 않았으며, 좀더 신빙성 있는 내용을 담기 위해 오후에는 도서관으로 가서 그날 다루는 시대에 쓰인 문헌을 가능한 한 많이 찾아냈다고 한다. 이런 노력으로 1936년 출간된 이 책은 대단한 호평을 얻었으며, 출간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5개 국어로 번역되었다고 한다. 얼마 후 평화주의의 관점을 가졌다는 이유로 나치에 의해 금서로 낙인 찍힌 후 세상에서 잊혀진 듯 했지만, 1985년에 독일어본 2판이 출간되면서 다시 부활하게 되었다.

 

"이 책은 학교에서 사용되는 역사 교과서를 대신할 의도로 집필된 것이 아니다. 이 책은 학교에서 읽히는 교과서와는 전혀 다른 목적을 갖고 있다. 나는 독자들이 필기를 하고 또 이름이나 연대를 외워야야 한다는 부담 없이 느슨한 마음으로 읽어 나가기만을 바란다. 그리고 제대로 읽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꼬치꼬치 질문을 하지 않으리란 점도 약속하겠다." (본문 18,19p)

 

 

이야기의 시작은 '옛날 옛적에'로 시작된다. 곰브리치는 우리가 아는 '옛날 옛적' 앞에는 그보다 더 먼 "옛날 옛적'이 있게 마련이고, 그 시작이 어딘지는 알 수 없기에 바닥없는 우물과도 같다고 했다. 산들이 생겨나기도 전에 지구상에는 이미 공룡이라 부르는 동물이 살았다. 이따금 이들의 뼈가 땅속에서 발견되었기 때문에 우리는 그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때도 아직은 태초가 아니며, 태초에 이르려면 수십억 년은 더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거대한 동물은 아직 나타나지 않았고 달팽이나 조개류가 살았을 뿐이었던 그 때를 더 거슬러 올라가면 지구상에는 식물조차 살지 않은 말 그대로 '텅 비어'있었다. 바로 그 '옛날 옛적' 이야기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옛날 옛적에....". 옛날 옛적, 지구는 공처럼 둥근 가스 덩어리였을 것이다. 오늘날 전체 망원경으로 볼 수 있는 우주의 가스 덩어리, 지구보다 훨씬 더 큰 가스 덩어리처럼 말이다. 10억 년 혹은 1조 년 전, 지구는 태양 주위를 돌았따. 지구에는 암석이나 물이 없었고 생명체도 살지 않았다. 그 전에는 태양조차 없었다. 무한히 넓은 우주 안의 가스층들 사이로 이상한 모습의 거대한 별들과 그보다 조금 작은 별들이 돌아다니고 있었을 뿐이다. (본문 25p)

 

곰브리치는 어느 친구의 어린 딸에게 복잡한 전문 용어가 아닌 쉬운 물, 총명한 아이라면 이해할 수 있는 말로 박사 논문의 주제를 알기 쉬운 글로 설명해 준 적이 있었단다. <<곰브리치 세계사>>는 저자의 이런 경험으로 쓰여져 옛날 이야기처럼 이해하기 쉬운 말들도 수록되어 있는 탓에, 책의 두께에 고개를 절레절레 가로질렀던 것과 달리 '옛날 옛적에'로 시작되는 이야기에 푹 빠져 읽게 된다. 말을 하거나 곡식을 만든 음식을 먹거나 도구를 사용하거나 불을 쬘 때면 이따금 기억해봐야 할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발명가였던 원시인들, 평소 우리가 쓰는 요일 이름에 숨겨진 진기하고 중요한 그리고 수천 년이나 된 이야기, 약 3000년 전 외국으로 나간 페니키아 인들이 번화하고 분주한 고향의 항구 도시로 편지를 써 보내기 위해 만든 기호 알파벳, 먼 지역에도 여러 도시를 건설했을 뿐만 아니라 페리키아 인으로부터 문자로 글을 쓰는 놀라운 기술을 전수받은 그리스 인에 관한 이야기, 기원전 146년 한니발의 도시가 최후를 맞이하면서 로마가 서양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도시로 부상하게 되는 이야기에 이어 자신이 원하지 않는 책들을 세상에서 없애려 했던 진시황제의 계획, 그리스 어로 말하고 그리스 문학 작품을 읽고 그리스 예술 작품을 수집하는 것이 고상한 일로 생각했던 로마 인의 취향으로 우리가 그리스 문화를 알게 되었다는 사실, 별이 빛나는 밤이라 불렸던 중세시대, 청명한 아침에 비유되는 피렌체에서 시작된 새로운 시대 이야기, 새로운 사상의 원칙에 따라 살고자 한 탓에 1776년 자유와 평등에 기초한 신성한 인권을 신생 국가의 기본법으로 천명했던 계몽의 시대와 프랑스 혁명 등 인류에 영향을 미친 역사적 사건이나 세계사의 흐름을 바뀌어 놓은 사건들에 대한 이야기에 누구나 귀를 기울이게 되리라.

 

 

 

생생한 이야기와 유머로 어려운 역사를 설명하는 곰브리치만의 매력으로 수록된 이야기 <<곰브리치 세계사>>는 인류 진화에 대한 진짜 옛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이름이나 연대를 외우지 않아도 되는 세계사, 역사가 무엇인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세계사 이야기 <<곰브리치 세계사>>는 세계사를 처음 읽는 청소년 뿐만 아니라 성인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1977년 오스티랑 최고 훈장, 1975년 에라스무스 상, 1976년 헤결 상, 1985년 발잔 상을 수상한 세계적인 석학 곰브리치가 청소년을 위해 쓴 세계사 입문서의 고전. 수많은 인간의 삶에 영향력을 끼치고 오늘날까지 우리의 기억에 남아 있는 사건들을 중심으로 인류의 역사를 조망한다. (표지 中)

 

(이미지출처: '곰브리치 세계사' 본문,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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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석 지음 / 네오픽션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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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16년 전 통신 게시판에 올리며 첫 회 14회라는 조회 수를 기록했던 <<통>>은 누군가의 추천의 글을 통해 하루 방문객 240만이라는 기록을 남기게 되었고, 2012년 만화가 백승훈 작가와 함께 만화의 형태로 세상에 다시 내보이게 되었으나 웹툰이 연재되고 있는지 조차 몰랐던 이 작품은 또 다시 독자들의 SNS을 통한 전파로 2013년이 끝나갈 무렵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면서 다시 자생하게 된 작품이다. 저자는 이 작품에 대해 기적 같은 일이라 말한다.

통? 무슨 뜻일까 했더니, 한 조직에서 싸움을 가장 잘하는 주먹 짱을 의미하는 부산 및 영남 지역 사투리란다. 책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통>>은 액션, 스토리, 캐릭터 무엇 하나 빠지지 않는 소설로 남자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여성 독자인 나에게 짱, 통, 액션 등의 스토리는 크게 와닿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첫 페이지를 읽는순간 그 놀라운 흡입력에 순식간에 이 책을 다 읽어버리고 말았다. 그동안 이런 류의 스토리에서는 전혀 느끼지 못했던 '재미'를 느낄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다만, 교생 선생님을 죽여버린 작가의 극악무도한 설정에 쬐끔 화가 났다. 물론 교생을 살려두었다면 스토리가 조금은 이상하게 변하고 재미도 반감되었겠지만, 해피엔딩을 좋아하는 나는 교생의 죽음이 더없이 슬프게 느껴졌다. 머 어쨌거나, 등장인물들이 주인공 이정우에 빠져들듯이 나 역시도 주인공 이정우에 푹 빠져버리고 말았으니 이 작품이 이렇게 자생하게 된 이유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부산에서는 '짱'을 '통'이라고 부른다.

'대가리'라는 말도 쓰지만 나는 좋아하지 않는다.

그것은 짐승의 머리를 일컫는 말이니까.

나는 부산에서 통이었다. (본문 13p)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3개월 만에 서울의 동진고로 전학오게 된 이정우는 전학 첫 날 자신을 건드는 태한이라는 녀석에게 초장에 확실한 인상을 심어주었다. 그런 그를 보고 다가온 녀석은 윤정현. 그를 통해 스카우트 제의가 들어오지만 그들을 상대로 완승을 거둔 정우는 전학 온 지 며칠 만에 1학년뿐 아니라 2,3학년 전체의 판도를 바꾸고 있었다. 그런 정우에게 인범은 어중간한 양아치가 아닌 진짜 남자들이 모인 곳, 새로운 세상을 열어주겠다고 하지만 정우는 거절했고 결국 인범이 휘두른 칼에 맞게 된다. 그런 인범을 피해 달아난 정우는 정임이라 불리는 여자의 도움을 받게 된다. 학생주임의 요주의 인물이 된 정우는 주먹이 남다른 탓에 조직폭력배들의 표적이 된다. 그런 정우를 강덕중 선생님은 진심으로 조언하지만 정우는 마음속으로 그런 선생님의 말에 하나하나 반박하며 상담 시간을 버티곤 했다.

 

"너희들은 미운 시기야. 이건 시기란다. 누구나 그런 때가 있지. 너희들은 개성이 강해서 조금 눈에 잘 띄는 것뿐이야. 이 시기만 지혜롭게 넘기면 너희들은 아주 건강한 삶을 살 수 있어. 친구들하고 어울리면서 선생님, 부모님한테 반항하고 자기 마음대로 살고 싶고 왠지 주먹 쓰면서 이기면 쾌감을 느끼고.......그건 모두 시기란다. 때가 지나면 말이다, 그 시기가 지나면 아무 의미도 없는 그런 거야." (본문 128,129p)

 

사장 윤재식은 정우를 후계자로 생각하고, 정우는 그가 자신의 운명을 바꾸어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정우는 인근 지역에서 확실한 절대 강자로 부상하게 되는데, 정임이 정우네 반에 교생으로 배정을 받게 된다. 정임은 정우를 타이르지만 정우는 조직폭력배의 일에 조금씩 개입하게 되고 정우 대신해 정현이 죽게되자 정우는 정현의 복수를 감행한다. 조직의 룰을 어기면서 정현의 복수를 하려는 정우는 더 깊은 구렁 속으로 빠져들어가고 있었다.

 

책 속 정덕중 선생님의 말처럼 누구나 그런 시기들을 맞이한다. 그리고 또 그 시기가 지나가기 마련이다. <<통>>은 그런 시기를 맞이한 고등학생 정우의 방황이 담겨져 있다. 이 시기를 맞이한 독자들은 분명 동질감과 쾌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분명, 정덕중 선생님으로부터 위로와 삶의 조언과 관심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영화 <친구>가 큰 흥행을 했지만 사실 나의 취향과는 거리가 먼 탓에 나는 영화의 재미를 느끼지 못했다. 이 작품도 영화 <친구>와 비슷한 느낌을 주고 있지만, 이 작품은 영화와 달리 주인공의 캐릭터가 여성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을 만큼의 매력을 갖고 있어서인지 그 영화와 달리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액션, 스토리, 캐릭터 무엇 하나 빠지지 않는 소설 <<통>>, 나는 이 책을 통해서 남자의 세계를 조금 엿볼 수 있었다. 굉장히 흥미로운 작품, 한 번 책을 읽기시작하면 순식간에 읽을 수 있는 엄청난 속도감, 그리고 놀라운 흡입력을 가진 작품 <<통>>이었다.

 

(이미지출처: '통'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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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처 프랑스 정통 컬러링북
데상 앤 뜰로라 지음 / 솜씨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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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출판계에는 어른들을 위한 컬러링북이 열풍이다. 그런 탓에 나도 어린시절 색칠공부에 열중하던 때를 생각하며 한 번쯤 구입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기에 프랑스인들의 무한 신뢰를 받은 인스피레이션 컬러링북 시리즈인 <<네이처>>를 만나게 보게 되었다. 특히 <<네이처>>는 프랑스의 <비밀의 정원>이라 불리며 출간 즉시 프랑스 아마존 베스트셀러로 등극했다고 하니 더욱 관심이 갔던 작품이다. 6년의 회사생활을 마치고 6개월의 휴식을 가졌다가 최근 다시 직장 생활을 시작한지 3개월이 넘었다. 이 과정 속에서 받게된 스트레스로 피로는 더 크게 다가왔고,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무언가가 절실한 필요한 탓에 그 관심은 그 무엇보다 더욱 컸던 거 같다.

 

무심히 지나친 자연의 아름다움에 빠져보세요.

다양한 무늬의 꽃과 풀잎부터 작고 귀여운 새와 나비떼까지.

신비로운 자연이 당신을 유혹할 거예요.

좋은 음악, 따뜻한 차 한잔, 달콤한 쿠키와 함께 책을 펼치고 한 페이지 한 페이지 선을 따라 칠해보세요.

도구는 상관없어요. 그저 마음가는대로 칠하고 즐기면 됩니다.

인스피레이션 컬러링북 시리즈를 통해 이 세상 하나뿐인 당신의 컬러를 보여주세요. (표지 중)

 

 

 

결론부터 말하자면, 책을 처음 받자마자 느낀 건 '편안함'이었다. 꽃과 잎, 몽환적인 느낌의 나비 떼, 귀여운 새, 환상적인 자연의 패턴 등 자연의 신비로운 아이템 70가지가 편안한 느낌을 주고 있었다. 단조롭지 않은 다양한 자연의 모습이 환상적이며 몽환적인 느낌을 주었기에 복잡했던 일상으로부터 벗어나는 듯한 느낌이었다. 이 신비로운 패턴을 형형색색으로 색칠하면서 집중하고 몰입하다보면 머리 속을 복잡하게 했던 고민과 걱정을 잊고 스트레스로부터 가벼워지는 느낌을 줄 것만 같았다. 무엇보다 색연필, 싸이펜 등을 이용해 색칠공부를 하며 즐거워했던 어린시절의 그 모습 그대로의 나와 마주할 수 있다는 점이 너무도 행복하게 했다.

 

 

 

책을 받아 본 후에 이 책이 더 마음에 든 것은 본권과 동일한 내용으로 수록된 미니북을 수록해주었다는 점이었다. 이유인 즉, 아이들의 눈으로 보아도 예쁜 이 책을 탐하는 두 아이로부터 내 마음에 쏙 드는 나만의 힐링 컬러링북 <<네이처>> 본권을 사수하는데 사용할 수 있었던 탓이다. 한 권에 사계절의 신비한 자연의 모습을 모두 담아둔 <<네이처>> 컬러링북의 진짜 매력을 알기 위해서는 두 가지를 잊지 말라고 당부한다. 누구보다 잘 하려고 하지 말고, 완성해야 한다는 부담을 가지지 말라는 것. 컬러링북은 내 마음이 내키는대로, 내가 칠하고 싶은 부분부터 욕심을 버리고 차근차근 칠하면 된다. 그렇게 부담없이 내키는대로 칠하다보면 머릿속 무거운 생각들이, 쌓여있던 스트레스들이 훌훌 날아가버리는 느낌이었다. 오늘 드디어 기말고사가 끝나는 고등학생 딸아이도 오늘부터 사용해본다고 한다. 시험기간동안 쌓였던 딸아이의 스트레스도 훌훌 날아가버리길.

[한우리 북카페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이미지출처: '네이처' 본문에서 발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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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주만드 뷰티 살롱
이진 지음 / 비룡소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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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회 블루픽션상 수상작 <원더랜드 대모험>의 이진 작가의 새로운 작품은  2014 우수 출판콘텐츠 제작 지원 사업 당선작인 <<아르주만드 뷰티 살롱>>이다. 처음 책을 접할 때는 제목과 표지삽화가 코믹하고 독특하다는 느낌에 흥미를 느꼈는데, 책을 읽고난 뒤에는 표지삽화를 이보다 더 잘 표현할 수는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삽화에 그려진 것처럼 자기만의 개성을 가진 세 여고생들의 고민을 담은 이 작품은 내가 고등학생이었을 때 가졌던 고민이기도 하고, 현 여고생들이 가지고 있는 다이어트, 외모, 성적에 관한 고민을 그대로 담아내고 있어 청소년들에게 많은 공감을 얻을 수 있으리라 본다. 그러면서도 어둡지 않게 코믹하게 풀어낸 것이 마음에 쏙 드는 작품이다.

 

결혼 전에는 외할머니에게, 결혼 뒤에는 친할머니에게 굼뜨고 둔하다며 구박을 당한 엄마는 이 악물고 다이어트를 시작해 지금은 44사이즈이지만, 세아는 인터넷 쇼핑몰에서도, 동네 옷가게에서도 , 전철역 지하상가에서도 쉽게 구할 수 없는 77사이즈를 입는다. 반평생을 다이어트와 함께 살아온 엄마는 아침마다 세아의 방문 앞에 체중계를 가져다 놓기 시작했고, 세아는 65.7을 가르키는 바늘을 바라봐야 했다. 살 빼라는 엄마, 여자는 예뻐야 한다는 가정 선생님의 잔소리에 세아는 바닐라와 초콜릿이 반반 섞인 아이스크림의 달콤함을 떠올리고 말았다. 그러다 학교 뒷문 쪽 피아노 학원 골목에 새로 생긴 떡볶이 집에 아랍 왕자가 일한다는 소문에 세아는 야자를 땡땡이 치고 '아르주만드 떡볶이'라는 희한한 이름의 떡볶이 집을 가게 되는데, 가게 주인은 깜짝 놀랄 정도로 예쁜데다 온몸에서 찬란하게 빛을 발하는 공작새 같은 느낌을 받았다. 희한한 맛, 도저히 왕자님처럼 보이지 않는 주방장이 실망스러웠지만 간판 메뉴일 바그다드 즉석 떡볶이의 고추장에 섞인 정체불명의 양념에는 중독성이 있어 세아는 그 기묘한 맛에 단단히 매료되고 만다. 그즈음 학교 근처에서는 검은색 승요차를 모는 정체불명의 남자가 밤중에 혼자 집으로 가는 여고생들을 소리 없이 쫓아가다 차 안으로 끌어들여 몹쓸 짓을 한다는 흉흉한 소문이 돌고 있었다.

 

모의고사 성적이 지난번 모의고사보다 20점 넘게 추락한 세아는 속풀이를 위해 아르주만드 떡볶이 집에 갔다가 잠재된 아름다움을 발굴해준다는 '아르주만드 뷰티 살롱'의 광고문을 보게 되는데, 살빼라는 엄마의 잔소리에 등록을 하게 된다. 아르주만드 뷰티 살롱의 회원은 세아, 여드름 때문에 고민인 전교 3등 윤지, 키 177센티미터에 모델처럼 날씬하고 얼굴도 작았지만 짧은 헤어스타일을 하고 있어 대부분의 코찔찔이 남자애들보다 훨씬 멋있어 여고에서 인기가 많지만 여성스러워지고 싶은 화영이다. 이들은 아르주만드 언니의 조금은 낯설고 특별한 수업을 듣게 되고, 그들의 이유있는 고민들을 풀어내게 된다.

 

아르주만드 뷰티 살롱은 번데기였다. 그리고 만두 언니는 화려한 날개를 지닌 나비였다. 언니는 화려한 날개를 보란 듯이 퍼덕이며 우리에게 끊임없이 속삭였다. 우리는 번데기 속에서 혹독한 겨울을 나는 작은 애벌레이며, 석 달 후에는 멋지게 탈피할 거라고. (본문 121p)

 

그들은 아르주만드 언니의 프로그램에 따라, 그리고 신장을 비롯하여 모든 신체 사이즈의 제한이 일체 없다는 십 대들이 자연스러운 모습을 그대로 보여 줄 모델을 뽑는 오디션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지만, 흉흉한 사건에 주방장이 연류되어 있다는 소문으로 장사가 잘 되지 않은 아르주만드 떡볶이 집은 문을 닫게 되고, 윤지는 성적이 더 떨어지고 화영은 고민을 해결할 필요가 사라져 오디션을 참석하지 않기로 한다. 세아는 살이 빠지고 있었지만, 그동안 알지 못했던 가족의 문제를 알게 되면서 고민에 빠지게 된다. 세아는 오디션에 참석하게 되고 의도치않게 사람들의 관심을 받게 되면서 숫자 너머에도 세상이 있음을 알게 된다. 그랬다. 세상은 겉으로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었던 게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디든 인터넷이 연결되어 있는 곳에서 나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내 모습을 보고 있다. 만나지 않아도 사람들은 서로의 존재를 알 수 있다. 학교 앞 떡볶이 집에서 배운 체조로 살을 뺄 수도 있고, 통통한 몸매로 모델 오디션에 나가서 세계적으로 유명해질 수도 있다. 외국인 노동자가 상습 성추행 범을 멋지게 퇴치해 낼 수도 있다. 크고 대단한 회사에서도 아무렇지 않게 거짓말로 아이들을 속일 수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도 세상은 존재했다. (본문 217p)

 

나는 끝내 엄마처럼 44사이즈는 되지 못했다. 화영도 윤지도 원하던 꿈을 이루지는 못했다. 세상은 변함없이 아이들을 숫자와 외모로 재단하고 있다. 그러나 숫자 너머에도 분명히 세상은 있다는 것을 이제 나는 안다. 만두 언니의 존재가 거짓이건 진짜건 상관없다. 나는 아르주만드 뷰티 살롱에서 분명히 다른 세상을 보았다. (본문 222p)

 

현 고등학생들의 모습을 담아내고 있어서인지 통통 튀는 이야기가 풋풋하기도 하며, 유쾌하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풋풋한 여고생들을 키, 몸무게, 성적이라는 숫자로만 재단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나 싶다. 세아가 숫자 너머의 세상을 보았듯이, 우리도 그들을 숫자 너머의 그들의 모습을 봐야하지 않을까? 유쾌하게 이끌어가는 스토리 속에 담담하게 그려놓은 보이는 것 너머의 이야기들이 웃프게 다가온다. 책을 읽는 와중에 큰 아이는 첫날 시험을 치루고 왔다. 가방을 내려놓기도 전에 시험 결과를 물어보면서 아차 싶었다. 숫자 너머의 딸의 모습을 바라본지가 얼마나 되었지? 세 여고생의 고민을 들여다보면서 내 아이의 고민도 짐작해보기도 했으며, 숫자 너머로 딸을 바라보게 되었다. 유쾌함 속에 다양한 생각을 이끄는 이야기가 정말 매력적인 작품 <<아르주만드 뷰티 살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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