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추석이다! 모두 풍요로운 시간을 누리시길 빈다. 한가위를 맞아 보내드릴 선물은 없고, 그냥 유용한 정보 나눔으로 이웃들의 고마움을 대신하고자 한다.

 

소수의 사람만 향유하기에는 너무도 대단한 정보(경험)라 함께 나누면 좋겠다시퍼 페이퍼를 쓰기로 했다. 변변치 않은 서재에 오시는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할 겸....겸사 겸사. 무엇보다 한가위지 않은가! 말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체험이 녹아 있는 글이기에, 읽는 분들은 감안하시고 보시면 좋을 듯싶다. 그럼 시작한다~

 

 

1

 

영어만 생각하면 치가 떨린다. 토익 공부는 2000년대 중반 접었고, 토플 공부는 cbt토플이 도입되던 그 무렵 그만 두었다. 그 이후 '다시는 영어 공부따위는 하지 않겠어!' 하고 공부를 때려쳤다. 그냥 짜증이 났고, 무엇보다 시간 투자 대비 효과가 안 나왔기 때문.

 

참으로 아쉬윘다.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했지만 효과가 없다는데에. 들인 시간이 아까워 계속 해보려 했다. 한데, 경제학을 공부해 보니 기회비용이라는 것이 있었다. 역시 그만해야겠지...하고 심각한 고민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사석에서 <강점에 올인하라>라는 책의 저자를 만나 그의 얘기를 들을 기회가 생겼다. 그리고 그 다음날 난 모든 영어 수험 책들을 갖다 버렸다.

 

영어를 공부하지 않으니 시간이 남아 돌았고, 그 시간을 온전히 책 읽기와 취미 생활에 쏟을 수 있어, 생활이 훨씬 재미있고 윤택했다. 영어를 잡고 있는 동안은 항상 내 자신이 무기력하고 열등감에 시달렸는데, 그런 마음이 완전히 샥 가셔버린 것이다.

 

 

 

2

 

혹자는 그럴 것이다. 영어는 꾸준함이다. 그런 꾸준함 없이 포기하다니...쯧쯧. 하지만 난 꾸준히 했다.하기 싫은 걸 억지로 그렇게도 오랜 세월을 걸쳐 해 온 내가 신기할 뿐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직후부터 10년 이상 지속적으로 했고, 안 쳐본 영어 시험이 없을 정도로 모조리 응시했다.

 

토익은 말할 것도 없고, 토플, 텝스, G-telp, GRE 등등. 사실 미국 유학을 가려고 하루 10시간 이상 씩 영어 공부를 한 적도 있었지만, 여전히 공인 영어 점수는 형편 없었다. 공부는 가열차게 지속적으로 열심히 했다. 하지만 영어 능력은 좀처럼 향상되지 않았다.

 

그런 나를 보고 동생 녀석은 참으로 신기한 일이라고 혀를 끌끌찼다. 이 녀석은 나보다 영어 공부를 훨씬 덜 하도고 중학교 때부터 영어를 잘하여 외국어 고등학교에 진학한 녀석이다. 자기는 힘들지 않고 공부하는데, 형이란 작자는 엄청 힘들여 열심히 하지만 성적이 개판이니 자기딴에도 좀 안타까웠나 보다.

 

그런데 집에서 내가 영어를 못하는 이유가 다른 사람들이 다보는 성문 시리즈를 안 보고, man to man 시리즈를 봐서 그렇다는 거다. 하도 듣다 보니 신경질 나서 성문 종합영어를 2번 정도 보았다. 독해와 문법 성적이 조금 나아지기는 했어도 여전히 영어는 못하기 마찬가지였다.

 

 

 

 

 

 

 

 

 

 

 

 

고교 졸업 후 10년까지 내가 본 영어 교재만도 수십 권은 족히 되었다. 한 권을 반복해서 보라고 해서 7-8회독 한 책도 꽤 된다. 김영로의 <영어 순해>와 <보카 22000>은 하도 봐서 책장이 모두 떨어져 나갈 정도였다. 김정기의 <리딩 워크숍>과, <이재옥 토플> 역시 마르고 닳도록 보았다.

 

 

 

 

 

 

 

(현재 판본들은 모두 표지와 내용이 약간씩 달라졌다.)

 

듣기가 안 돼, 처음 듣기 교재로 <abc월드 뉴스>(다락원, 1999) 잡지를 정기 구독한 적이 있었다. 흥미 있는 뉴스를 종류 별로 30개 골라 내어 스크립트를 복사했다. 듣기는 암기가 장땡이라는 말에 이 스크립트 30개를 미친듯이 다 외웠다.

 

지금도 이 중에서 저절로 암기하고 있는 부분이 꽤 된다. 얼마나 열심히 외웠는지 abc뉴스 스크립트는 복사한 부분이 희미해 지고 종이가 너덜너덜 해 졌다.  그래서 난 지금까지 이걸 갖고 있다. 정말 버릴 수가 없다. 항상 갖고 다녔던 거라. (지금도 피터 제닝스와 포레스트 소여의 환청이 들리는 듯하다..--;;)

 

단어 역시 단순 무식하게 외웠다. 보카 교재에서 정말 안 외어졌던 단어들만 따로 수첩에 적어 가지고 다니면서 암기했다. 그 수첩도 버릴 수가 없다. 회화에 좋다던 예날 동아일보 연재물도 매일 오려내어 제본해서 갖고 다니면서 보았다. 역시 이것도 버릴 수가 없어 지금까지 가지고 있다.

 

그래, 난 할만큼  한 거다. 그래서 깨끗히 포기했다. 단, 내가 공부를 아주 잘못하고 있긴 했다. 학원이나 선생에게 배워야 했는데, 난 정규 교육 과정을 제외하고 돈을 주고 뭘 배워본 적이 거의 없기 때문에 영어도 그냥 혼자서 독학으로 했다. 이게 치명적이 었다는 걸 나중에 알았지만 어쩌랴 생각 자체가 고루했던 걸.

 

영어 공부는 정말 어쩔 수 없이 울며 겨자 먹기로 했다. 흥미 있던 적은 중학교 1,2학년 때밖에 없었던 듯하다. 그 이후는 괴로움 속에서 '성적' 때문에, '대학 입시' 때문에, '고시 공부' 때문에, '유학' 때문에....여튼 뭣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했지, 자발적 즐거움을 위해 공부했던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3

 

그런데 어느날 쯤이었을 거다. 영어를 포기하고 한 참 지난 무더운 여름 어느날. 영어를 포기하니 독서에 열중할 수 있었다고 위에 밝혔다. [고전읽기모임]이라는 걸 만들어 열심히 고전을 읽어 가는 와중이었는데, 헌책방에서 우연히 초등학생용 영어 읽기책들을 만났다. 서서 몇 페이지를 읽는데, 우와~ 술술 읽히면서 재미있는게 아닌가!!

 

난 그 길로 흥미 있어 보이는 영어책 몇 권을 사서 일 주일 동안 사온 책들을 모조리 읽어버렸다. 그 전에도 영어 원서는 몇 권 읽어 보았다. 그런데 가독률이 현저히 떨어졌다. 하루 1-2시간을 꾸준히 읽어도 한달은 족히 걸려야 완독할 수 있었다. 그야말로 공부의 연장선이나 다름 없었다. 이때 읽었던 대표적인 책들이 에리히 프롬의 저작들이었다.

 

 

 

 

 

 

 

그런데 미국 초등학교 독해 훈련서로 나온 영어 원서들은 정말 쉽고 흥미진진한 이야기들로 읽는 재미를 배가 시켜주었다. 난 즉시 헌책방들을 뒤져서 재미있을 만한 책들을 사 모았다. 그것이 바로 scholastic에서 나온 동물 시리즈와 옥스포드 출판사에서 나온 Bookworms library 시리즈다. 뭐, 영어 원서 읽는 카페에 가니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그런 시리즈였다.

 

 

 

 

 

 

 

 

이 시리즈들을 알고나서 미국 초등학교용 독해 훈련서들을 사서 모았다. 너무 재미있고, 읽으면서 이해되니 우선 공부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고, 읽는 와중에 자연히 영어식 표현에 익숙하게 되었다. 옥스포드 북웜 시리즈를 사 모으면서 알게 되었는데, 이와 같은 수준의 영어 기초 원서들이 시리즈로 굴지의 출판사에서 나오고 있었다는 거였다.

 

펭귄 출판사의 <penguin readers>시리즈와 <Dominoes>시리즈, 콜린스의 <Collins english library>시리즈, 롱맨의 <The bridge series>, DK Readers 등이다. (현재 롱맨 <The bridge series>와 콜린스의 <Collins english library>시리즈만 절판된 듯하다.) 이들 시리즈들은 크게 3분류로 이루어져 있다.

 

작가를 발굴해서 펴낸 아동용 소설 문고 작품들, 아동용으로 다시 쉽게 쓴 고전류, 그리고 에세이류들이다. 각 시리즈는 모두 수준별로 이루어져있어 자기 수준에 맞는 책을 쉽게 고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알라딘에도 보면, 렉사일 지수를 제공하여 수준별 독해 시리즈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누구나 자신의 수준에 맞는 원서를 찾아 읽어 나가면 매우 쉽게 유창한 영어 표현을 배울 수 있다. 권당 한 3회독만 하면 웬만한 표현은 가능한 듯하다.

 

대체로 작품마다 권당 시디가 함께 들어 있어, 읽고 난 후 듣기를 통해 내용을 복기하고 듣는 훈련을 할 수 있어 1석 2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세계문학 작품을 원서로 읽어 교양을 함양하고, 영어 표현도 저절로 익힐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중요한 건 저절로 습득할 수 있다는 점!

 

요새 영어 때문에 사교육 비가 엄청나게 들어가는데, 내가 생각하기론 위 시리즈 중 아무거나 하나 잡아서 렉사일 지수별로 한 40-50권만 읽으면, 영어 공부는 끝나는 거 같다. 비싼 돈 들여 어학연수 갈 필요도 없겠다싶다. 대학 입시는 물론 영작과 회화도 뭐, 저절로 되니..

 

옥스퍼드 북웜 시리즈를 기준으로 말씀드리자면, 레벨1 수준은 정말 쉽다. 토익 독해보다 3배는 쉬운 거 같다. 그런데 표현은 아주 풍부하다. 그냥 읽으면서 내용과 표현을 모두 익힐 수 있다. 초등학교 6학년이나 중학교 1학년 때 이 시리즈를 마스터 해 주면 앞으로의 영어 공부는 그냥 마스터 할 듯..

 

 

 

 

나오며

 

나는 학생 시절 이 좋은 교재를 왜 몰랐는지 모르겠다. 뭐, 정보의 부재이겠고 또 영어 원서 시장에 무지한 부모님 때문이겠지...그래도 나이 들어 이 시리즈를 안 게 내겐 행운이다. 나처럼 시행착오를 반복하는 사람들에게 영어 공부의 정석을 너무도 쉽게 가르쳐주니 말이다.

 

나중에 안 일인데, 호주나 미국에 어학 연수를 다녀온 녀석들도 알고보면 학원에서 이런 책들을 무지 읽고 왔다나....아마도 내 생각에 독해 교재 이외에 이런 책을 읽는 과정이 연수 과정의 핵심 중 하나일 거라는 추측을 해본다.

 

어쨌든 난, 북웜 시리즈를 통해 1석 3조의 효과를 보고 있는 중이다. 아무리 해도 안 되던 영작 실력이 되는 걸 보면. 것두 저절로!ㅎ 해도 실력이 늘지 않아 영어 공부를 포기한 내가 이정도니, 학습을 목적으로 집중해서 읽는 경우, 그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는 가늠하기 힘들겠다. 아마도 엄청나겠지..

 

내가 효과를 보고, 신기하여 친척 아무개와 아이 교육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지인 몇에게 알려 줘 봤다. 근데,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다니는 자신의 아이들이 3개월 만에 탁월한 독해력을 보였다니, 효과는 확실한 듯하다. 한 명도 아니고, 여러 명이니..(표본의 작음은 어쩔 수 없지만)

 

단, 이 책으로 아이들 독해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부모가 같이 책을 읽어야 한다는 점. 레벨별로 10권씩 정해서 부모가 가이드 해 주면 일취월장 할 수 있다. 뭐, 책의 말미에 문제를 해결하는 코너도 있지만, 부모와 함께 책 내용을 토론하는 와중에 표현력과 논리력 그리고 요약력을 기를 수 있어 그 효과는 상상 이상이다.

 

내가 만약 자식을 낳아 기르면 반드시 아이에게 이 시리즈를 읽힐 것이다! 것두 유치원 때에 말이다..ㅋㅋ 그래서 나의 전철을 밟지 않게 하겠다!!! 꾸준히 같이 읽고 이야기 하는 과정을 10년 정도 하면.....아이는 아마도 수재가 돼 있지 않을까 한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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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5-09-28 1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어특화를 시킨 사립이었는데..제 발음은 한마디로 개ㅡ구릴 겁니다 .ㅎㅎㅎ
그치만 선생은 제가 영어하는 걸 좋아했죠.
수업 점수와 상관없이..특이하다..했어요.
넌 참 잘 듣는다..이 말이지..하면서.
스페링을 외는 것 보단 전체 대화의 맥락을 잡으려 하던 이상한 버릇..탓 이라고..여깁니다.
회화로는 자격증을 ㅡ학교서 따곤..더는 말았는데...지금은 뭐 하나 발음하려해도 사전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ㅋㅋ

yamoo 2015-09-30 22:56   좋아요 1 | URL
헐~ 영어 특화 사립 학교를 나오셨다니, 대단하십니다!
영어 원서와 어렸을 때부터 친하셨을 거 같아 부럽네요. 영어 특화 학교에 다니는 사람들을 보니, 영어와 아주 친숙하고 영어는 기본으로 잘하더이다~

알고 보니 그장소 님께서는 숨은 고수셨네요^^

oren 2015-09-28 13: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영어 잘 하고 싶은 게 언제나 `간절하고도 중요한 목표`에서 빠질 리 없었던 참으로 오랜 나날들을 떠올리게 하는 글이네요. 이재옥 TOEFL, 아카데미 TOEFL, voca 22000, 33000 말고도 숱한 영어테잎이며, 영어학원 다니며 쏟아부은 시간과 돈과 노력들을 생각하면 아직도 영어가 참 얄밉기만 하단 생각도 듭니다. 저는 직장 초년병 시절에 몇 해 동안 각고의 노력 끝에 간신히 `해외 연수`를 떠날 기회를 얻은 적이 있었는데, 하필 연수를 떠나기 직전에 다른 요직 부서(?)로 이동 발령이 나는 바람에 그 기회를 놓친 게 저로서는 `영영 영어와는 이별`이 되고 말았던 듯하네요. 그런데 지금 문득 되돌아보니 20 년쯤 전에 `해외 연수`를 다녀온 (직장 근처에서 함께 영어 학원 다니고 함께 영어시험 치러 다녔던) 몇몇 친구들이 지금은 그때만큼은 부럽지 않다는 게 조금은 신기하단 생각도 듭니다. 한때 그토록 영어를 잘하고 싶어 안달했었는데 말이지요.

yamoo 님의 이 글을 읽으니 저도 한때 영어책을 무척이나 재미있게 읽었던 시절이 있었구나 싶어 괜시리 반갑네요 아마도 중학교에 다닐 때 읍내 서점에서 만났던 `펭귄 북스`에서 나온 `영문대역 문고판 세계명작 시리즈`를 읽을 때였지 싶어요. 겨우 100쪽 내외로 무척이나 얇았던 데다가 이해하기 힘든 관용어나 어려운 단어들은 `한글`로 친절하게 설명을 덧붙여 놓은 책이어서 그냥 술술 읽어나갈 수 있었거든요. 그때 읽었던 영어책들이 <주홍글씨>, <노인과 바다>, <톰 소여의 모험>, <무기여 잘있거라>, <좁은 문>, <로빈슨 크루소>, <리어 왕> 등등이었으니 보잘 것 없는 영어실력으로도 얼마나 재미있게 술술(?) 읽었을지는 짐작하고도 남을 만하지요. 심지어 여름방학 땐 강가로 멱 감으러 갈 때조차 그 빨갛고 얇은 책을 두세 권씩 들고 가서 시원한 나무그늘 아래에서 정신없이 재미있게 푹 빠져 읽었던 기억도 나네요. 영어 잘하는 방법이 결코 한둘이 아닐텐데도 수많은 사람들이 너무나도 자의적으로 무턱대고 접근하다가 숱한 낭패를 본 게 아니었을까 싶은 생각이 참 많이 듭니다.

yamoo 2015-09-30 23:00   좋아요 1 | URL
그 영한 대역 문고 저도 갖고 있어요. 시사영어사에서 나온 얇은 거...아마도 별표 표시가 돼 있던 걸로 압니다. 영한 대역문고는 지금도 나오고 있지만 이 별표 있는 시리즈는 절판 된듯합니다. 이건 대역이 아니라 그냥 밑에 단어 숙어 정리돼 있는 정도 였지요.

전 이거 몇 권 사서 앞에만 끄적 거리다가 말았어요. 난이도 높은 것만 골라서 읽다가 포기하기를 몇 번 한 기억이 있어요..ㅎ 영한대역 문고본은 옆에 해석된 것만 읽은 기억이 있습니다. ㅎ

저도 지금은 연수 다녀온 친구들, 유학 갔다온 친구들 별로 부럽지 않아요. 근데, 책 내는 친구는 무지 부럽더라구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09-28 15: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펭귄 북스로 읽은 기억이 나네요.... 역시 야무 님은 시리즈의 제왕이십니다.
이재옥 토플... ㅎㅎㅎㅎㅎㅎ 아, 오랜 님 글 보다가 반가운 이름이.......

yamoo 2015-09-30 23:02   좋아요 1 | URL
시리즈의 제왕...ㅋㅋ 계속 시리즈 제왕 컨셉으로 밀고 나가야 할 듯합니다..ㅎㅎ
생각해 보니, 이거 괜찮을 듯삽니다..ㅎ

이재옥 토플, 아카데미 토플...이 두꺼운 토플 책을 학교에서 강의 들으면서 5-6회독 한 기억이 생생합니다~ 한 때를 풍미했던 책들이지요..김영로 보카 22000권 함께...근데, 지금은 다 절판되고...오로지 김정기의 리딩 워크숍만 살아 남은 듯합니다..영어 순해하고요..ㅎ

2015-09-29 00: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9-30 23: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초원 2015-10-04 20: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잘 읽었습니다. 원서를 읽어볼 요량으로 영어공부를 시작하려고 검색 중입니다. 토플이나 어학사전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야무 님의 추천은 노인 학습에도 효과적이려나요? 아무튼 반가운 글이네요.
 

2015년 9월 16일 오후 9시30분 경. 저는 신도림 역으로 가는 열차에서 존 파울즈의 <은밀한 본능>을 읽고 있었습니다. 여자와 남자의 대화로만 일관하는 내용이라 좀 지루해서 읽기를 중단하고, 스마트 폰으로 알라딘 중고서점 검색을 시작했지요.

 

당연히 찾는 책은 DK지식 시리즈였습니다. 혹시나 해서 강남점부터 검색을 하는 중에 건대점에 떡하니 <경제의 책>이 있었지요! 아드레날린이 치솟으며 당장 달려가고 싶었지만, 가면 폐점이라 내일을 기약했습니다.

 

17일 아침 일어나자 마자 출발하려고 했지만, 그날따라 아침에 일이 생겼습니다. 생각 끝에 아침 업무를 잠시 미뤄두고 건대점에 있는 책부터 사오기로 했어요.

 

조금 늦게 출발했지만 아침부터 지식시리즈가 팔릴 혹률은 극히 희박하다고 확신했습니다. 경험상 건대점은 그랬지요. 책이 들어오고 나가는 게 타점보다 좀 늦은 편이라서요.

 

10분 발로 검색을 하면서 갔지요. 헉! 근데, 중간 쯤 갔을 때, <경제의 책>이 팔렸다고 나옵니다! 이런, 젠장!!! 중간에서 하차하여 빡오름을 진정시켜야 했습니다. '이럴수는 없는 기다! 이럴수는!!!!' 이런 내면이 소리가...

 

낙심하여 이 시간 우로 손에 일이 잡히지 않았지만 그냥 엄벙덤벙 해냈습니다. 그리고 알라딘 서재에 접속하여 글을 읽는 와중에 서재 이웃 분이 <경제의 책>을 구입했다고 하는 글을 봐 버렸습니다.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철학의 책, 경제의 책 구입했습니다.
도서정가제 시행되기전에 반값에 팔았던걸로 알고 있는데(기억이 가물가물..) 매번 살까말까 고민하다가 매장에 있길래 그냥 질렀네요.
철학사는 종류대로 가지고 있는것 같습니다.
경제의 책도 기대됩니다.

 

라는 자랑 페이퍼. 제 페이퍼 보구 구입했다는 군요! 이런~~ㅠㅠ

 

저는 자책해야만 했습니다. 제가 14일 페이퍼를 올리면서도 설마설마 했지요. 하도 빡쳐서 어떻게든 불만을 가라앉혀 보자는 심사에서 올린 페이퍼였지요. 책값도 꽤 비싸서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이 책을 노리는 알라디너가 있으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치 못했습니다.

 

근데 정말 우려가 현실이 되니, 심하게 자책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책을 어느 정도 완비하고 페이퍼를 올릴 껄 그랬다고. 그냥 막 제게 욕을 퍼부었습니다. '이 천하에 븅~~신' '얼빠진 넘' '머저리, 등신, 개쉑' 등등..

 

그날 밤 도저히 화가 가라앉지 않아 새 책을 구입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알라딘에 검색창을 열어 검색했지요. 아, 그랬더니 7권 전집이 50% 반값 세일을 하더군요! 도서정가제가 끝나서 반값 도서는 없는 줄 알았는데, 출판사에서 재고를 처리하려고 아직도 반값 이벤트를 하는 거 같았습니다.

 

뭐, 닥치고 주문을 넣었지요. 사는 김에 예전부터 벼르고 있던 <사회학의 핵심 개념들>과 <물질과 기억> 원서를 함께 넣었습니다. 반값에 구입해서인지 갑자기 기분이 업 되면서 위안이 되더라구요~

 

 

 

 

 

 

 

 

 

 

 

 

 

 

 

 

빡침과 아쉬움 그리고 자책이 눈녹듯이 사라졌습니다..ㅎㅎ 원하는 책 구입의 위력이랄까요.

 

그나저나 지식갤러리의 DK지식 시리즈 소개를 좀더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뭐, 제가 시리즈 완비 했으니 꺼리낄게 없지요..ㅋㅋ 많이 구입하시길 바랍니다. 이 책들은 정말 갑 중의 갑이지요.

 

 

 

 

 

 

 

 

 

 

 

 

아마존 들어가서 외국애들이 이 책에 대해서 리뷰 쓴 걸 쭉~ 훑어 봤는데요. 정말 평들이 하나같습니다.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환타스틱하다!' '이런 책은 두고두고 봐야 한다.' '정말 굉장한 책이다~' '전혀 비싸지 않고, 활용도 만점인 책' '이런 편집이 있을 수 있다니!'

 

뭐, 대충 이런 내용. 저도 물론 모두 동의하는 평들이구요. 권당 책 가격이 꽤 비싸지만 읽어보면, 가격이 오히려 싸게 느껴지는 희한한 시리즈 입니다.

 

개인적으로 사전류의 책들을 매우 좋아합니다. 글을 정확하고 밀도 있게 쓰기 위해서 그리고 기초학문에 대한 이해를 튼튼히 하기 위해서 쟁여 놓는 책들이지요. 

 

누가 글 잘쓰기 위해서는 사전류는 필수적이라 말해줘서 닥치고 사모으는 편입니다. 문학, 철학, 사회학, 경제학, 미학, 디자인 등에 대한 사전 형식의 책은 그냥 닥치고 필독서죠. 정확한 개념을 확인하고 이해하기 위해 이런 책만큼 좋은 건 없습니다. 활용을 잘하면 금상첨화지요.

 

헌데, 가지고 다니기 편하고 가독성 높은 사전류를 만나기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많이 나오는 책도 아니구요. 그래서 인문학과 사회과학 그리고 예술 분야의 사전류는 예의 주시하는 편입니다.

 

지식갤러리의 DK지식 시리즈는 매우 독특한 편집과 디자인이외에도 사전류가 갖고 있는 장점을 담고 있습니다. 각 권은 모두 통사적인 형식을 띠고 있지만, 각 학자들과 맥락읽기 코너를 따로 박스로 처리하여 중요도를 높였습니다.

 

그래서 학자들만 소개된 박스만 읽어도 웬만한 경제학사나 철학사 개론서를 읽는 효과가 있습니다(<경제의 책>과 <철학의 책>의 경우). 물론 잘 알려지지 않는 학자들은 독자적인 박스가 없지만 중요한 학자들인 경우는 매우 상세합니다.

 

그리고 서로 연관된 이론과 학자들을 연결해 주는 밑의 '참조'코너는 누가 누구에게 영향받고 누구에게 영향을 주었는지 알 수 있는 정보를 담고 있어 유익합니다.

 

'맥락 읽기' 코너는 그야말로 역사적인 맥락에 대한 소개인데요, 한 학자의 이론 소개에 앞서 해당 분야의 전후 관련 역사를 짚어 주어 비슷한 시대의 학문적 관심사를 알아 볼 수 있습니다.

 

에컨대 <과학의 책>에 보면, 윌리엄 스미스(1769~1839)라는 학자가 나옵니다. 대중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지질학자인데요, 이 사람은 영국의 지층도를 제작한 학자입니다. 영국 최초의 전국지도를 만든 사람으로, 우리나라로 따지면 고산 김정호 정도의 위상을 갖는 학자입니다.

 

[맥락 읽기]를 보면 이렇게 돼 있지요. (p115)

 

 

 

 

분야

지질학

 

이전의 관련 역사

1669년 : 니콜라스 스테노가 지질학자들이 지층을 이해하는데 길잡이가 될 층서학의 기본 법칙을 발표한다.

1760년대 : 독일에서 지질학자 요한 레만과 게로르크 퓍셀이 최초의 실측 지틍 단면도 및 지도를 제작한다.

1813년 : 영국의 지질학자 로버트 베이크웰이 잉글랜드와 웨일스의 암석 종류를 보여주는 지질도를 최초로 제작한다.

 

이후의 관련 역사

1835년 : 영국 지질도를 체계적으로 제작하기 위해 영국 지질 연구소가 설립된다.

1878년 : 제1회 국제 지질학 회의가 파리에서 열린다. 그때부터 3~5년마다 꼬박꼬박 열렸다.

 

대중적으로 유명하지 않은 학자는 1페이지에, 아주 유명한 학자, 예컨대 칸트같은 학자는 무려 6페이지에 걸쳐 있습니다. 학자의 중요 핵심 주장을 따옴표로 표시해 배치하고, 어려운 내용은 그림을 통해 이해를 돕습니다.

 

예컨대 <철학의 책>에 보면 칸트가 한 유명한 말들이 눈에 그대로 들어오게끔 편집돼 있습니다. " 철학의 시작은 바로 그 한계를 아는 것이다"(p167), "인간의 관점에서만 우리는 공간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다."(p169), "인간의 이성은 떨쳐버릴 수도 대답할 수도 없는 질문에 시달린다."(p170), "이성은 자기 방식대로 만들어 낸 대상을 통찰할 뿐이다."(p170)

 

무엇보다 이 책의 최고 강점이자 편집의 승리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은 논증도입니다. 반드시 알아야 할 학자의 경우, 그 학자의 핵심 주장을 논증 형식으로 구성하여 보여주지요. 학자가 한 수많은 주장들 중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주장을 뽑아 논증도로 보여 줍니다.

 

존 롤스의 경우는 이렇습니다. <철학의 책> p294

 

우리는 모두 자신의 이익을 증진하고자 한다.

                                                   ▼

그러기 위해서는 함께 일해야 한다.

                                                   ▼

그래서 원칙이 필요하다.

                                                   ▼

공정하고 정의로운 원칙은 사회적 지위를 막론하고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적용되어야 한다.

                                                   ▼

정의의 원칙은 무지의 베일에서 선택되어야 한다.

 

 

대충 도식으로 나타내 보았지만, 책을 열고 편집된 부분을 보면 머릿속에 그대로 박힙니다. (위와는 좀 다르게 편집돼 있습니다) 두꺼운 철학사 책을 읽으면, 번역 외에도 많은 내용 때문에 핵심을 잡을 수 없는 경우가 많은데, 이 시리즈의 책들은 그냥 아주 깔끔하게 머리속에 정리됩니다. 그래서 경탄을 내뱉게 됩니다~

 

사실 이 시리즈는 각 권이 'OO의 책'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지만 이면을 보면 각 학문의 역사 개론서입니다. 관심은 있지만 해당 분야를 잘 모르는 분들에게 그 분야의 개론적 지식을 체계적이고도 아주 알차게 알려주는 최고의 입문서라 할 수 있겠습니다.

 

아쉽게도 예술 분야는 없지만, 비슷한 컨셉으로 예전에 예담에서 나온 '예술의 유혹'시리즈가 있습니다. 편집과 내용 면에서 DK시리즈에는 못 미치지만 나름의 장점이 있는 예술사 개론서들입니다. 이 시리즈도 참 좋지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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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P 2015-09-21 2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헛 제가 구입했던 경제의 책이군요ㅋㅋ
철학의 책은 노원점에 있었어요. 그나저나 반값이벤트 어디서 하나요? 저도 전집구매하고 싶어요.

yamoo 2015-09-21 22:57   좋아요 0 | URL
네네 바로 건대점에서 구입하신 경제의 책입니다..ㅎㅎ
흠, 노원점에도 있었군요! 노원점은 잘 가지 않는 편이라 잘 검색을 하지 않습니다. 근데, 철학의 책은 작년에 구매한 거에요..ㅎ 이거 보구 이 시리즈를 탐내게 됐지요..ㅋㅋ

BGP 2015-09-21 2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13~4만원 하는게 반값이었군요. 크레마 카르타 사려고 벼루고 있어서 패스해야겠어요. 그나저나 새책으로 전집 구비하셔서 더 부럽습니다ㅠ

yamoo 2015-09-21 22:59   좋아요 0 | URL
네, 각 권 따로 살려면 귀찮고 가격이 훨씬 쌔서 한꺼번에 반값할 때 사면 좋지요. 제겐 3권이 겹치지만 그래도 질렀어요~ㅎㅎ

크레마는 주의 평이 좀 안 좋아서 킨들을 구매할까 전 망설이고 있다지요..ㅎ

부러우면 지는 겁니다. 얼른 지르세요~ 반값 끝나기 전에요!ㅎ

BGP 2015-09-21 2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선 철학의 책 먼저 완독하고 결정하려구요...마음은 이미 질렀지만 총알의 압박때문에...세트는 계속 저 가격이면 나중에라도 꼭 질러야겠어요. 제가 졌습니다ㅠ

yamoo 2015-09-26 23:16   좋아요 0 | URL
저두 총알의 압박을 많이 받았지만 너무 탐나기 때문에 졌어요~ㅎ

ㅋㅋ 이건 지는게 좋은 겁니다...네네~^^
 

초중교를 다니면서 그렇게 싫어 했던 수학. 수학 없는 나라에서 태어났으면 하는 바람도 가졌더랬다. 항상 꿈은 과학자였지만 수학 점수는 별로 였기에, 나는 인문계 고등학교로 진학하여 역시 인문계 반에서 공부하여 인문 사회 계열 대학을 목표로 공부했었다.

 

그 결과 나는 평생 인문 사회과학 전공자라는 표식을 부여받고 이 땅에서 살아가게 되었다. 뭐, 그다지 불만은 없다. 나에게 체제를 거부할 수 있는 깨달음은 당시 없었으니.

 

그런데, 대학을 졸업하고 한참을 지난 어느날 나는 일명 '교양 수학'이라는 분야에 빠져있던 적이 있었다. 문제 푸는 것도 재미있었고, 수학적으로 사고하는 방법이 무척이나 매력적이었다. '아니, 이렇게 재밌는 수학을 왜 학교에서는 그렇게 지루하게 문제만 풀게 했지?'라는 불만섞인 생각이 터졌고, 급기야 학교 수학 샘들이 매우 괘씸하게 여겨졌다.

 

확실히 수학은 흥미 있는 과목이었다. 단, 누가 어떻게 가르치느냐에 따라 흥미와 적응 그리고 응용력이 판가름 나는 것 같았다. 지금 '수포자(수학포기자)'를 양산하고 있는 상황은 입시 위주의 수학 교육의 폐해라는 걸 극명하게 알 수 있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아주 한참 후에 진정으로 느꼈다는 말이다.

 

사실 학창시절 수학에 흥미가 없었던 건 아니었다. 흥미를 갖고 공부를 해 보려고 했지만 수학 정석의 연습문제는 나에게 넘을 수 없는 산이었고(뭐 그리 어려운 문제들을 그리 많이 풀게하는지..) 학교 수업도 교과서 문제풀이만 줄창해서 지겨움의 극치만을 내게 안겨 주었다.

 

하지만 교양 수학서의 하나인 <수학 악마>(하인리히 헴메, 푸른숲) 속 문제를 풀 때에는 전혀 지루한 줄 몰랐고, 문제를 풀지 못해도 상황 자체가 너무도 재미있었기에 계속 문제에 도전할 동기가 부여되었다. 풀리지 않던 문제가 풀리면 신기해하며 다음 문제를 생각하는 즐거움에 빠질 수 있었다. 정말 신기한 경험이었다.

 

 

한 권을 다 풀고나서는 비슷한 수학책이 없나 눈에 불을 켜고 찾아 다닌 결과 <수학 악마>의 후속편과 같은 책 <고스트 수학)(헴매)과 <마술같은 수학>(브라이언 볼트, 경문사)을 발견하기도 했다. 문제가 한 페이지 정도 되는 가까운 다소 까다로운 문제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문제들은 공식없이 순수하게 생각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구성되어 있는 게 장점이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일명, 퍼즐형 수학 문제는 수도쿠 문제들처럼 생각을 통해(공식 적용이 아닌) 수학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키워주는 분야였다. 아주 흥미롭게도 아이와 어른이 같은 문제를 푸는데, 아이가 어른보다 훨씬 먼저 푸는 문제가 아주 많다. 그리고 아무리 시간을 줘도 어른이 못 푸는 문제도 있다. 쉬운 문제인데도 말이다.

 

어른이 쉬운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것은 생각의 고정 관념 때문이다. 약간만 다르게 생각해도 쉽게 풀리는 문제를 자신만의 익숙한 생각에 갇혀 벽에 무딪친다. 그래서 가족이 같이 풀면 즐거운 한 때를 아카데믹하게 보낼 수 있고, 굳어 있는 사고도 유연하게 할 수 있어 매우 유익하다. 배 먹고 이 닥는 격~

 

이런 유형의 책들 중에서 가장 교과서 적인 책으로는 스티븐 크란츠의 <문제해결의 수학적 전략>(경문사, 2000)이 있다. 기하학, 경우의 수, 논리, 대수와 해석 등 수학 공식을 사용하지 않고 수학적 사고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텍스트이다. 주로 수학과 교양 수업 교재인데, 대부분의 문제 위주 교양 수학책들은 이 책의 쉬운 버전이라고 보면 된다.

 

 

가장 뛰어나고 널리 알려진 책이 아마도 김용운&김용국의 <재미있는 수학여행1,2,3,4>(김영사, 2007)일 것이다. 수, 논리, 기하, 공간 등의 분권 책 부제만 보아도 크란츠의 책을 중고교 생의 눈높이에 맞춰 쓴 책임을 직감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외에도 아이자와 아키라가 쓴 <머리가 좋아지는 논리퍼즐>(도서출판 홍, 2002), 박형빈&이헌수의 <재미있는 수학퍼즐1,2>(경문사, 2005), <즐거운 365일 수학>(팬더북, 2004) 등의 책들이 문제 위주의 교양 수학 책들이다.

 특히아키라 씨가 쓴 책은 논리 비중이 매우 높고, <즐거운 365일 수학>은 다양한 문제를 접할 수 있다. 전미 수학교육학계에서 추천하는 책이라 문제의 질도 좋다. 아쉬운 점은 현재 나와 있는 <창의력에 생각을 더하는 수학>의 미국판 쯤 된다. 학습용 성격이 강한 책이다.

 

 

비슷한 문제 위주의 책이지만 이보다 격조 높은 책들이 있다. 문제의 질도 그렇지만 저자만으로도 1급 수학서라는 보증표가 따라다닌다. 바로 마틴 가드너가 쓴 <이야기 패러독스>와 <아하! 바로 그거야>(현재는 <이야기 수학퍼즐 아하!>로 개정 출간됐다)다. 루이스 캐럴 연구가이자 수학 퍼즐 문제 개발자이기도 했던 가드너가 가장 성공을 거둔 책들이다.

 

개인적으로 가드너의 책이 헴메나 볼트의 책보다 훨씬 좋았다. 가드너의 문제들은 주로 만화와 함께 제시되어 있어 헴메나 볼트 책(이들의 책은 주로 삽화가 많다.)보다 친근하고 문제도 매우 간결하며 논리적이다.

 

위에서 <수학 악마>의 문제 푸는 즐거움을 언급했는데, 가드너의 책들은 더 재미있고, 대부분의 문제들이 아이들과 같이 풀 수 있는 문제이다. 헴메의 문제들이 문제 자체의 난도가 높은 경향이 강한 반면 가드너의 문제들은 다르게 생각해야 풀리는 문제가 많다. 더군다나 논리 비중이 헴메의 문제보다 더 부각된다.

 

어쨌든 가드너의 두 책은 교양 수학책으로는 보기 드물게 스테디 셀러로 자리잡은지 오래다. 내가 갖고 있는 <이야기 패러독스>는 2000년 간행된 38쇄다. <아하! 바로 그거야>는 1990년 간행된 거다. 교양 수학책이 90년 이후로 지금까지 계속 팔리고 있다는 사실! 

 

 

가드너의 책이 문제 위주라서 보기가 좀 거시기 하다면 <70일 간의 수학여행>(새터, 1995/2012)과 이시하라 기요타카의 <세상밖으로 날아간 수학>(파란자전거, 1999/2007)을 강추할 수 있겠다. 전자는 '70일 간'시리즈 중 한 권인데, 수학의 각 분야를 속담과 연결시키는 혜안이 돋보이는 책이다.

 

 

후자는 수학의 개념을 밝혀주는 이야기 책이다. 숫자, 면적, 비례와 관계된 문제를 통해 수학적 개념의 기원을 탐색한 책이랄 수 있다. 삽화를 곁들여 문제 풀이 보다는 문제의 기원을 서술하고 있는 책. 물론 공히 수학 문제를 다룬다는 점에서 두 책은 공통점이 있다.

 

 

 

근데, <세상 밖으로 날아간 수학>은 초등학생용 책으로 분류되어 있다. 읽어본 경험 상 그 유명한 박경미의 <수학콘서트>와 비교해 절대 수준이 떨어지지 않는 책이다. 그만큼 어려운 내용을 평이하게 아이들 눈높이에 맞췄다는 증거이지 않을까.

 

이렇게 수학적 개념을 알기 쉽게 설명한 책이 문제 위주의 책보다 훨씬 유익하다는 건 두말하면 잔소리다. 이런 류의 책은 문제를 풀어 사고력을 증진시키는 대신, 왜 수학에 관심을 가져야 되고, 왜 수학을 공부해야 하는지 그 당위를 드러내 준다.

 

수학은 정말 알게 모르게 우리 생활 깊숙히 들어와 있는데, 우리가 단지 모를 뿐이라며 친절히 이를 밝혀 설명해 주는 책이다. 정말 교양을 함양해 주는 책이 아니겠는가?! 박경미의 <수학콘서트>는 이런 욕구를 충족시켜줘서인지 수학책으로는 드물게 베스트셀러가 됐고, 지금도 꾸준히 읽히는 책이다. (<수학콘서트>의 인기에 힘입어 '플러스'도 나왔다!)

 

 

한데, 비슷한 내용으로 강석진 박사의 책들이 박경미의 책보다 먼저 나왔지만, 대중적 성공을 구가한 책은 <수학콘서트>인듯하다. <축구공 위의 수학자>(문학동네, 2002)와 <수학의 유혹1,2>(문학동네, 2010/2011)은 범위와 깊이 모든 면에서 박경미의 책들보다 더 빼어난데 말이다.(물론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

 

 

 

 

 

 

 

 

지금까지 교양 수학책들 중 일부를 살펴보았다. 줄창 썼다시피 현재 대중을 위한 교양 수학책은 두 부류다. 하나는 수학적 문제 해결 능력을 키워주는 문제 위주의 책들이고, 다른 하나는 수학을 배워야하는 당위와 수학의 개념을 알기 쉽게 풀어주는 책들이다. 출간된 책들의 컨셉은 약간씩 차이가 있지만 책을 가만히 살펴보면 두 부류 중 하나라는 걸 알 수 있다.

 

 

 

 

 

 

 

 

 

 

 

 

 

 

 

 

수학 개념이나 이론을 알기 쉽게 소개하는 이론서도 있는데, 여기에는 유명 수학자의 업적을 소개하거나 유명 수학자의 일대기를 이야기 형식으로 푼 책도 있다. 역시 위 분류 중 후자 쪽에 가까운 책이다. 단지 좀더 전문적이고 이론적인 성향이 짙은 부류라 할 수 있겠다. 위의 책이 쉽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다음 책들을 읽으시면 좋다~

 

 

 

 

 

 

 

 

이론서의 연장선으로 수학사를 쉽게 서술한 책도 있다. 수학사는 대부분 딱딱한 교과서 류의 책들이 많은데, (내가 읽어 본) 가장 유익한 책으로(여기서 유익하다는 건 매우 쉽다는 거다ㅎ) 꼽을 수 있는 책이 2권 있다. 야노 겐타로가 쓴 <생각하는 수학>(사이언스북스, 2002)과 샌더스 스미스의 <수학사 가볍게 읽기>(한승, 2002)다.

 

야노 겐타로는 일본의 저명학 수학자로 알려져 있다. 이 책은 수학사를 다룬 책 쳐놓고 일본에서 매우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그도 그럴것이 수학의 핵심 개념과 원리를 고대에서부터 최근의 확률이론까지 간단 명료하게 설명하고 있기 때문. 수학자들이 생각하는 수학의 본질이 어떤 것이었는지 수학사의 흐름을 쌈박하게 일별해 볼 수 있는 책이다.

 

 

 

<수학사 가볍게 읽기>는 야노 교수의 책보다 더 쉽다(편집 때문에 아주 쉬워 보인다). 유명 수학자와 사건 그리고 중요 개념을 108개의 단편으로 구성한 게 가장 돋보인다. 시대별로 사회, 문화, 종교 등과 관련해 수학사를 설명하는데, 정말 편집의 승리라 할 수 있다. 매우 전문적인 식과 이론이 즐비하지만 편집때문에(?) 전혀 어려움을 느끼지 않고 읽게 된다!

 

한 단편마다 3~5개의 주관식 문제도 있는데(짜증나게 되게 어렵다~!), 그냥 가뿐히 뛰어 넘으면 된다.ㅎ 야노 교수의 책처럼 간추린 수학사라서 역사 이전의 수개념 형성부터 최근의 카오스 이론까지 살펴볼 수 있다. 더욱이 한 단편이 2페이지에 삽화와 같이 들어가 있어 아주 간명하게 주요 수학 이론의 발전사를 알 수 있다.

 

<수학사 가볍게 읽기>는 정말 수학사와 수학 문제를 절묘하게 조화시킨 몇 안되는 책이다. 쉬운 서술 때문인지 2005년 서울시 교육청 선정 중고교용 수학과 추천도서였다. 아, 근데 문제는 고교 수학올림피아드 문제같다. 실력 정석 연습 문제는 여기에 대면 매운 쉬운 듯하다.

 

마지막으로 권해 드릴 수 있는 책은 수학에서 고전의 반열에 오른 책들이다. 아주 어려운 책을 제외하고 보면 일반인이 읽을 수 있는 책은 이 분야에서 지극히 한정적이다. 그 중에서도 내가 꼽은 책은 3권이다.

 

먼저 가장 강추할 수 있는 책은 <이상한 나라의 사각형>(경문사, 2003)이다. 영국의 주교였던 에드윈 애벗이 쓴 이 책은 정말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읽힌 수학책 중의 하나가 됐다. '최초의 수학 SF소설'이라는 타이틀이 붙은 이 책은 유럽 학생들 사이에서 <해저 2만리>만큼이나 인기가 있었다고 한다. 19세기에 나온 책이 지금도 여전히 아이들에게 읽히는 걸 보면 빈말이 아닌 듯하다.

 

사실 이 책이 아이들 소설이라는 탈을 뒤집어 쓰고 있지만 주제는 차원을 다뤘기에 그리 만만한 책은 아니다. 그럼에도 쉽게 다가오는 이유는 작가가 너무도 평이한 이야기에 고차원적인 내용을 이야기로 담았기에 그렇다.

 

작가가 이런 발상을 했다는 자체가 정말 놀랍다. 그것도 19세기 빅토리아 시대에 말이다. 당시의 풍자도 엿볼 수 있는, 기가 막힌 차원에 관한 수학책. 아인슈타인이 4차원 시공간을 표현한 것은 어렸을 때 이 책을 본 게 틀림없다고들 회자된단다. 믿거나 말거나.ㅎ

 

이 보다 조금 어렵지만 수학의 대중성에 공헌한 것 때문에 회자되는 책이 있다. 알프레드 레니이의 <수학의 발견>(과학과인간사, 1979)이 그것인데, 부제가 '소크라테스식 대화를 통하여'라고 돼 있다. 플라톤의 저서들처럼 대화형식으로 주요 주제를 풀어간다. 책의 2장인 수학의 응용에 관한 대화'가 가장 인상깊었다.

 

수학과 자연과학 그리고 인문학과의 관계는 무엇이며, 수학은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에게 무엇을 줄 수 있는가를 이 책에서 확인할 수 있다. 좀더 근본적이고 전문적인 내용을 석학으로부터 친절히 설명받는 느낌이랄까. 어쨌든 쉽게 읽을 수 있는 수학의 명저인데 절판이라 좀 유감이다. 조속한 재간을 바라마지 않는다.

 

대화 형식을 취한 석학의 명저가 한 권 더 있다. 임레 라카토스의 <수학적 발견의 논리>가 바로 그 책이다. 라카토스는 과학철학자로 알려져 있는데, 그가 수학책도 냈다는 사실이 이색적이다. 이 책과 더불어 <과학적 연구프로그램의 방법론>이 그의 주요 저서 중 하나다.

 

<과학적 발견의 논리>는 그가 쓴 학위 논문을 수정 증보하야 책으로 낸 것이라 하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아주 어렵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책이다. 대화 형식임에도 불구하고 그렇다!

 

그 이유는 아마도 이 책의 주제 자체에서 기인하는 듯하다. 오일러의 다면체 정리를 주제로 수학사(18세기~20세기 초)의 발생이 어떤 논리에 따라 이루여졌는가를 교수와 학생의 대화를 통해 따져가기 때문일 것이다. 이 주제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는 필독서일 수 있지만 일반인이 읽기에는 좀 어려운 감이 없지 않다. <끝>

 

 

1. 아, 여기까지다. 첨엔 '그냥 써야지'라고 대충 생각했는데, 쓰다 보니 3시간이 넘게 훅 갔다. 수학책은 논리학 책과 더불어 가장 인기 없는 류의 책인데, 갑자기 써야 한다는 당위감이 발동하여 페이퍼를 쓰게 됐다. 박경미의 <수학콘서트>를 보면, 최근 수학에 관계된 교양서들이 꾸준히 팔리고 있는 듯해서.

2. 분명히 도움이 되는 분들이 있을 거 같기에 지금까지 읽었던 수학책들을 밑천 삼아 추천 페이퍼를 써 봤다. 물론 감안하시고 보시라. 비전문가의 추천이라 많은 한계가 있을 것이다. 잘못된 점이 있으면 지적해 주시면 감사하겠다.

3. 그냥 무식하면 용감하다 했다. 그래서 이런 페이퍼도 쓰게 됐다. 수학에 관계된 추천도서 페이퍼를 누가 써줬다면 이런 수고는 덜 수 있었을 텐데...하는 아쉬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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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5-08-30 1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제가 이 페이퍼 이달의 당선작 위원이었다면 꼭 추천했을 겁니다. 진짜로!
저도 수학은 일찌감치 담 쌓고 살았죠.
오죽하면 수학 하나 잘못해서 제 성적이 바닥을 헤메고 살았을까요?ㅠ
수학에 대해서는 야무님도 저와 비슷한 트라우마가 있으신 것 같고
그런 야무님이 추천하시는 책이니 관심이 갑니다.
이달의 당선작의 행운이 있길 바라며 이 페이퍼 찜해 놓겠습니다.^^

yamoo 2015-08-31 14:09   좋아요 0 | URL
이 페이퍼를 좋게 봐 주시니 감사합니다~
이달의 당선작에 대해서는 관심을 끊은지가 아주 오래됩니다~
누가 수학 책을 추천해 달라기에....오래 전부터 교양 수학책을 좀 정리해야 겠다는 생각을 갖고만 있었는데, 내침김에 썼습니다. 생각보다 정말 시간이 많이 걸렸답니다..ㅎㅎ 서재에 글을 후딱 후딱 잘 쓰시는 분들을 보면 매우 부럽다는~^^;;

cyrus 2015-08-31 17: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무님이 소개한 책들을 따로 목록으로 만들어서 헌책방이나 알라딘 매장에서 책을 구입할 때 참고해야겠습니다. 좋은 글을 써주셔서 고맙습니다. ^^

yamoo 2015-09-01 20:34   좋아요 0 | URL
어우~ 뭐 목록으로까지 만들어서 책을 구입하시려 하시나욤? 매장 가서 수학 코너에 가 이리저리 훑어보면 내게 맞는,내게 손짓하는 책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아, 근디....수학 문제로 생각하는 연습늘 하지 않거들랑 강석진 교수의 책들을 강추합니당~~^^

stella.K 2015-09-10 1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거 보십시오. 제가 이달의 당선작될 거라고 하지 않았습니까?ㅋㅋ

yamoo 2015-09-11 14:02   좋아요 0 | URL
헐~~ 이거이거, 스텔라 님 뭔가 촉이 생기신듯..ㅋㅋ
전 도통 모르겠다는....그래서 관심을 끊었는데...아~ 또 주네요..ㅎ 전 주는 족족 바로바로 쓰는 주의라서..헤헤~

시원한 바람 2015-10-29 0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학창시절 장수생 수포자였는데 나이가 30 중반이되니 갑자기 수학에 흥미가 많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중학교 수학부터 다시 공부하자는 생각으로 중학교 수학책도 샀네요ㅎ 수학 교양책 찾아보다가 야무님 글 읽고 많이 도움됐습니다. 아마도 야무님이 추천하신 책 중 여러권을 보게될것 같네요 공들여서 저세히 써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 저말고도 많은 분들이 도움을 얻을 것같네요

yamoo 2015-10-30 01:00   좋아요 0 | URL
도움이 됐다니 시간 내서 쓴 보람이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열독 하세요~^^

homecafe 2019-08-10 15: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릴적 집에 있던 ˝재미있는 수학여행˝ 책을 이제 읽으면서 이책을 왜 이제야 읽었을까 하다가 이 글을 읽게 되었습니다. 수학과 관련된 읽을만한 책들을 정리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개인적으로 컴퓨터 관련 일을 하고 있고, 수학(특히 계산) 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았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아이에게 읽히고 싶은 좋은 책이라 다른 책들도 읽어보고 싶네요.

락희가이 2021-02-13 06: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참고하겠습니디

기니 2021-10-06 0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쩜 이렇게 공들여 후기를 써놓으셨는지 긴글인데도 꼼꼼하게 읽게됩니다. 정말 도움이 될거같아요. 수학공부 아이들과 재미있게 해보려고 합니딘. 저는 수학을 잘 못했기때문에 재미있으면서도 유익한책 없을까 찾다가 야무님 글보고 한권씩 구매해서 읽어보려합니다 감사합니다^^ 복받으실거예요~~
 

요즘 미지의(정확히는 내가 알지 못했던) 소설들을 찾아 읽는 맛에 푹 빠져들고 있다. 소설들을 열독하고 있는 게 몇 년 만인지...하지만 그 시절에는 한국 소설과 일본 소설 그리고 베르베르를 거쳐 쥔스킨트를 읽을 때였다.

 

물론, 소설과 담을 쌓고 지내지는 않았다. 우엘벡과 키냐르의 소설들 그리고 늦게 알게 된 체홉과 포우의 단편집들은 소설 읽기의 재미를 계속 유지시켜 줬으니까. 사실 이 작가들을 만나지 못했다면 아마도 계속 소설을 읽는 재미를 느끼지 못했으리라.

 

 

이사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 재미있는 소설을 찾아 읽으려했다. 추천 받은 책들은 확실히 재미를 보장하는 거 같다. 그런 책 중에서 퍼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소설들에 가장 관심이 집중됐다. 이중 내가 구입할 수 있었던 건 <동물 애호가를 위한 잔혹한 책>.

 

집에 데려온 날 첫 애피소드를 읽었는데, 역시 느낌이 온다. 야금야금 읽어가려 한다. 재미를 보장한다는 말이 빈말이 아닌 것 같다. 트랜지언님과 진 허뷰튠님의 추천이다!!

제노사이드는 어머니가 먼저 읽고 대박이라 알려줬다. 역시 대기 중..

 

그런데, 이런 와중에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눈에 띄어 구입할 수밖에 없는 작품들이 있었다. 구입하기 전 리뷰를 훑어보고, 첫 3페이지 정도를 집중해서 읽은 후 느낌이 와서 구입한 책들이다. 단, 열린책들 미스터노 시리즈는 그냥 닥치고 구입했다. 내가 알라딘 중고 서점에서 구입한 끝내준다고 생각한 소설들이다.

 

 

 

 

 

 

 

 

 

위 구입 목록 중에서 가장 먼저 완독한 소설은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 지루한 감이 없지 않았지만 뵐의 독특한 서사가 읽기를 지속 시켜주었다. 언론 권력에 대한 고발을 다뤄 이미 고전이 되어 버린 작품이지만, 이제야 만나게 됐다. 읽고 나서 매우 화가 났다! 우리나라는 아직도 뵐이 비판한 70년대 독일 사회와 다르지 않은 거 같다. 아주 의미심장한 작품이었다.

 

<새의 노래>는 읽는 중이다. 작가가 저럴리스트 출신이어서 그런지 생생한 묘사가 압권이다. 영화를 보는 거 같다. <넌 동물이야 비스코비츠>는 완전히 깨는 소설이다. 생물학 박사의 내공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아주 희귀한 이야기. 동물을 빗대 인간을 비판하는 내용은 정말 혀를 내두를 정도. 이것도 아주 야금야금 읽고 있다.

 

나머지 열린책들 소설들은 그냥 닥치고 구입한 작품들. 나중에나 읽을 수 있을 거 같다. 왜냐하면 난 지금 한 작가를 막 발굴했느니까. 이 작가의 작품이 오래 전부터 집에서 돌아다니고 있었는데, 오늘 완독했다. 그리고 전작을 찾아 다니고 있다.

 

아, 르페브르의 <현대세계의 일상성>과 지그문트 바우만의 <쓰레기가 되는 삶들> 이전에 이 소설을 읽었어야 했음을 통렬히 느꼈다. 1965년 프랑스 평론가들로부터 '현대 소비에 관한 탁월한 사회학자의 보고서'라는 평가를 받은 이 작품은 그야말로 나를 단숨에 사로잡았다.

 

르노도상 수상작인 조르주 페렉의 데뷔작 <사물들>.  그는 우리가 무심코 지나쳐버린 자본주의 소비생활로부터 무엇일 잃어버렸는지 정확히 짚고 있다. 소비사회에서 나를 온전히 향유하려면 어떻게 살아야하는지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페렉의 문장들은 건조하지만 거부할 수 없는 마력으로 나를 휘어잡았다.(왜 이런 느낌이 들었는지는 도무지 모르겠다.)

 

 

그리고는 그의 최대 역작이라 불리우는 <인생 사용법>이 마구 읽고 싶어지는 거다. 결국 오늘 페렉 사상의 결정체라 불리우는 이 책을 손에 넣었다. 900페이지가 넘지만 한 문장 한 문장을 아주 깊게 음미하며 읽을 예정이다. 정말 페렉은 우엘벡과 키냐르와 동일선상에 놓을 수 있는 프랑스 작가인거 같다. 적어도 내게는 그렇다. (이런 대가를 왜 이제야 알았는지....<사물들>을 진작에야 읽었어야 했다!!)

 

 

이 외에도 멋지다고 생각하는 작품들을 차례로 구입했다. 하드보일드 소설의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받는 대실 해밋의 <몰타의 매>와 그 장르를 대중화시켜 말로라는 불멸의 캐릭터를 창조한 레이먼드 챈들러의 <기나긴 이별>, 그리고 '소산문시'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보들레르의 <파리의 우울>이 그런 책들이다. 뭔가 치명적인 포스를 간진한 작품들인듯해서 사들였다.

 

 

기욤 아폴리네르의 <알코올>과 페렉의 <어느 미술애호가의 방>은 찾는 책 바로 옆에 꽂혀 있어 닥치고 구매한 책들이다. 이 책들 역시 나에게 문학적 카타르시스를 선사해 줄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

 

 

 

 

물론 재밌는 쟝르 소설들을 발견해 같이 구입했다. <카라바조의 비밀>, <13계단>, <플랑드르 거장의 그림> 등. 이 책들을 언제 다 읽을지는 몰라도, 의심의 여지가 없는 건, 올해 문학 작품 감상은 제대로 할듯하다는 거. 단지, 이들을 구입하느라고 여윳돈이 바닥났다는 우울감이 이 뿌듯함을 상쇄하고 있다는 정도..

 

 

 

덧.

야무에게 재밌는 소설을 추천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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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3-20 2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열린책들 세계문학 전집이 예전처럼 `Mr.know 세계문학`이라는 타이틀을 그대로 유지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문학전집이 양장본으로 나오면서 `열린책들 세계문학`으로 변경되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미스터 노`라는 타이틀이 오래 가지 못한 느낌이 들어요.

yamoo 2015-03-25 12:34   좋아요 0 | URL
네...정말 안타깝게 생각하는 거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요즘 나오는 열린책들 세계문학 시리즈보다 엔날에 간행됐던 미스터노 시리즈를 찾게 됩니다. 디자인도 그렇고 지금 나오는 것 보다 훨씬 괜찮은 거 같다는...요즘 하드커버들은 멋진 표지를 벗기면 헬~이라서...좀 그렇습니다~

미스터노 시리즈...열심히 모으고 있습니다..ㅎㅎ

양철나무꾼 2015-03-21 1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동안 올려주시는 책들을 보면,
책탐에 들이기는 하나, 못 or 안 읽은 책이 많았는데,
오늘은 읽은 책이 더 많아요~^^
오랜만에 님 앞에서 으쓱, 으쓱이네요~^^

개인적으로, 제노사이드, 몰타의 매, 좋았어요.
플랑드르 거장의 그림은 좀 지루했지만, 수작임엔 틀림없었구요~!

yamoo 2015-03-25 12:35   좋아요 0 | URL
오~~~ 읽은 책이 많으시다니...부럽습니다. 읽으신 장르 소설 중에서 정말 재밌는 책으로 한 3권만 추천해 주세요...낼름 구입하겠습니다~ㅎ

페크pek0501 2015-03-21 1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양하게 읽기, 그리고 깊이 있게 읽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나는 그동안 뭐하고 살았나, 요런 책들도 안 보고... 뭐 이런 생각이
머리를 칩니다. 세게 아니고 약하게...

저는 저대로 에세이적인, 문학적인, 인간에 대한 깨닮음을 주는, 외우고 싶을 만큼
반하게 만드는, 삶의 위안을 주는 그런 책들을 향해 가겠습니다.
그러면서 야무 님의 서재를 힐끔힐끔 보면서 몇 권은 커닝하며 구입할 예정입니다.
예전에도 님의 페이퍼에서 본 책을 구입해 읽었는데
좋았습니다. (뭔지는 비밀입니다. 제목이 기억나질 않아서요... 하하~~ 제가 이래요.)

책에 대한 글은 뭐든지 좋아하는 1인, 다녀갑니다.

yamoo 2015-03-25 12:40   좋아요 0 | URL
다양하게 읽기는 뭐, 많이들 하지요~^^;; 근데, 깊이 있게 읽기는 생각보다 쉽지 않더군요. 많은 책을 읽지 못하고 읽은 책을 천천히 다시 음미해 봐야 하기 때문에 한 달에 몇 권 못읽습니다. 또 그런 의미해봐야 하는 책들을 만나기가 쉽지 않구요.

그치만 추천 책들 위주로 찾아 보니, 깊이 읽게 만드는 작품들을 만나게 되어 무척 고무되고 있는 요즘입니다~^^

페크님이 아주 높게 평가하시는 서머셋 몸의 작품들도 찾고 있습니다. <면도날>의 경우는 몇 일전 한발짝 늦어 손에 넣지 못했습니다.

흠...그 책 제목이 무엇인지 정말 궁금하군요! 근데, 기억나지 않는다니...OTL입니다..ㅎ

순오기 2015-03-24 0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쿠~ 읽은 책이 없네요.
다양한 분야 깊이 읽기.... 좋으네요.
겨울을 지나 봄을 맞았는데도 저에게 책읽기의 봄은 아직 오지 않았네요.ㅠ
눈이 아프다는 핑계로...

yamoo 2015-03-25 12:41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두 아직이십니까?! 흠...그러면 저 중에서 한 권 골라 읽으셔도 될 듯도 한데요~^^

순오기 님에게 책읽기의 봄이 빨리 도래하길 기원합니다!

Jeanne_Hebuterne 2015-03-26 1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꺅! 기나긴 이별!!! 레이먼드 챈들러의 하드보일드 저도 정말 좋아해요!!!
은유와 비유가 저 작가의 필터를 거치면 케케묵은 것이 아니라 주제로까지 발전하는 경지, 미국 하드보일드의 신화(어쩐지 제가 약장수가 된 것 같아서 좀 그렇...)!!
석유회사(맞지요?) 중역까지 올랐다가 술마시느라 퇴진당한 것, 연상의 아내를 향한 지극한 사랑, 이 사람의 사생활까지 한때는 좋아했더랬지요. 저 개인적으로는 하루키를 좋아하지 않습니다만, 챈들러를 향한 연모의 감정은 하루키가 더했던 것 같아요. 챈들러가 방문할 때 그를 위해 침대까지 짜맞추어 두었다는 후문을 들었거든요. 하필 지병으로 인한 사망으로 그가 방문하지 못했을 때의 하루키의 실망과 상심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는 소문도.

덧-존재의 세가지 거짓말(너무 유명해서 더이상 입댈 필요도 없는..)도 추천이요! 1부가 정말 좋았어요.

yamoo 2015-03-26 18:54   좋아요 0 | URL
흠....챈드러의 하드보일드 작품이 그렇게 대중성과 문학성을 겸비했는지는.. 요즘 새삼스럽게 알아가고 있습니다.ㅎ
쟌느님도 챈들러의 열혈 팬인줄은 미쳐 몰랐습니다~!

존재의 세가지 거짓말은 이미 읽었습니다. 추천 감사합니다~ㅎ 이 소설도 아주 좋았습니다!
 

 

네, 말그대로 책의 쓰레기 더미에서 건진 명저들입니다. 송파구에서 살던 시절, 아파트 쓰레기 가져가는 날을 살펴 늦은 저녁이나 이른 아침에 한바퀴 돌면 책의 더미들을 간혹 만날 수 있습니다. 아파트 관리자분에게 잘만 말하면 거기서 책들을 선별해 올 수 있었지요. 한 번 돌면 수십 권 정도는 얻어 올 수 있던 시절이었습니다. 제 서재에 꽃혀 있는 책들 중 일부는 그 시절 데려온 것입니다. 대표적인 책들을 꺼내면 이렇습니다.

 

 

 

 

 

 

 

 

 

 

 

 

 

 

 

 

 

 

 

 

 

 

 

 

 

 

 

이 외에도 피터 드러커의 <새로운 현실>(시사영어사 판)이나 중앙일보사의 세계문학전집도 있습니다. 쓰레기장으로 직행하기 직전 건진 책들입니다. <철학 에세이>는 명저라고 말하긴 좀 뭐하지만, 그래도 금까지 출간되고 있는 걸 보면 괜찮은 책임에는 틀림 없는 거 같아 요기 끼워봤습니다. 더 많지만 알라딘 이미지가 뜨지 않아 요정도만..

 

아파트 쓰레기 집결지는 아니지만 황학동 헌책방에서 가판대에 놓고 파는 1000원 짜리 책들이 있습니다. 먼지가 뽀얗게 앉은 책들인데, 잘만 고르면 정말 대박인 책들을 고를 수 있습니다. 명저들이 숨어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나중에 서점 사장님들에게 물어보니, 잘 팔리지 않은 책을 빨리 처분하고자 울며 겨자먹기로 내놓는다는 군요. 여기서 건진 명저들이 꽤 많습니다. 이런 책들이죠.

 

 

 

 

 

 

 

 

 

 

 

 

 

 

 

 

 

 

 

 

 

 

 

 

 

 

 

 

 

원래 <마지막3분>은 사이언스북스에서 나온 것이 아니었습니다. 동아출판사에서 '사이언스 마스터즈'시리즈로 기획한 책 중 첫 번째 권이었습니다. 황학동에서 1권 <마지막3분>과 함께 6권을 구입했지요. 구입하고 이 시리즈를 10권 쯤 모았을 때, 출판사가 두산동아로 바뀌더니 얼마 있어 모든 시리즈가 사이언스북스로 넘어갔습니다. 그리고는 판형이 줄어들고, 일부 목록이 교체되어 새롭게 출간된 시리즈가 사이언스북스의 '사이언스마스터즈' 시리즈입니다. 어쨌든 저는 절판된 동아풀판사(두산동아)로 모았기 때문에 사이언스북스판은 구입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황학동에서 입수한 타타르키비츠의 <미학의 기본개념사>는 미진사판입니다. 나중에 이론과실천사판 <여섯 가지 개념의 역사>를 구입했는데, 같은 책이더군요. 어쨌든 완역된 책을 보시려면 미진사나 이론과실천사 판을 구해서 보시면 좋을 듯합니다. 알라딘 중고서점에 간혹가다 출현하곤 합니다.

마지막으로 햄린의 <형이상학>과 <인식론>을 각각 1000원에 데려왔지요. 철학에 관심 있는 분들은 햄린의 책을 꼭 보시기 바랍니다. 매우 명쾌하고 쉽게 서술되어 있어 어려운 이론을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흙서점에서 1000~2000원 정도로 데려온 세계 문학 명저들이 있습니다. 절판된 명저들이 많아 알라딘 이미지가 뜨지 않는 책들이 많습니다. 알라딘 DB에서 확인 가능한 목록들을 꺼내봤습니다.

 

 

 

 

 

 

 

 

 

 

 

 

 

 

 

 

 

 

 

 

 

 

 

 

 

 

 

 

 

 

 

 

 

 

 

 

 

 

 

 

 

프리드리히 뒤렌마트의 <법>(솔)이나 에드거 알렌 포우의 <검은 고양이>(혜원출판사) 그리고 줄리아 크레스테바의 <사무라이>(솔) 등의 책들은 흙서점 1000원 코너에서 데려온 명작들입니다. 그런데 무엇보다 흙서점에서 데려온 최고의 절판 명작은 예전에 장원에서 '프랑스 문학'이라는 이름으로 10권 하드커버로 나온 시리즈가 있습니다. 이걸 권당 1000원에 데려온 것이 최고의 행운이었습니다. 지금은 구경할 수조차 없고 일반 도서관에서도 볼 수 없는 시리즈입니다. 정말 걸출한 프랑스 작가들의 엄선 작품이었는데, 당시는 하나도 모르고 시리즈가 있어 냉큼 데려왔는데, 지금 보니 정말 대단한 작가들(제라르드 네르발, 프랑스와즈 랄레 조리스, 에르베 바쟁, 드디 디드로, 싸드 등)의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들인것 같습니다. (불문학은 잘 몰라서..)

 

황학동 서점들이나 흑서점이나 헌책방의 1000원 코너는 그야말로 책의 쓰레기 더미 같습니다. 먼지 속에서 뒤져야 명저들을 발견할 수 있으니, 아파트 쓰레기 집결지와 별반 다르지 않은 거 같습니다. 거기서 저런 책들을 데려 올 수 있다는 게 신기하고도 재밌습니다.

 

요즘은 황학동이나 흙서점을 잘 가지 않습니다. 한 달에 한 번 정도 가지만 예전처럼 명저들을 발견할 확률이 매우 낮습니다. 그 대신 알라딘 중고 서점을 적극 이용합니다. 검색시스템이 잘 돼 있어, 검색해서 알라딘 중고서점을 돌아 보면 절판된 책을 착한 가격에 데려올 수 있기 때문이지요. 황학동이나 흙서점보단 좀 비싼 편이지만 그래도 만족할 수준입니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아름다운 가게의 헌책 가격이 대폭 오른 점입니다. 예전에는 500원 1000원에 명저들이 즐비했습니다만, 이제는 좋은 책들도 별로 없고 명저들이 있다 하더라도 알라딘 가격보다 비쌉니다. 차라리 알라딘에서 사는 게 더 싼 상황으로 변했지요. 여러모로 아쉬운 변화입니다.

 

새 책보단 헌책, 그것도 절판된 책을 주로 찾아 다니니 요즘 신간 정보에 더욱 어두워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도 가끔 대형 서점에 가서 둘러 보는 편인데, 그리 땡기는 책들이 없어 보입니다. 그래도 신해철 유고집은 반디 문고에서 앉아서 다 봤다지요. 읽으면서 웃기도하고 눈물이 핑 돌기도 했지요. 개인적으로 애증해 마지 않았던 아티스트였습니다. 신해철 유고도 제겐 명저 반열에 넣고 싶군요. 워낙 사랑과 증오가 교차했던 인물이라..

 

 

 

 

 

 

 

 

 

 

 

 

책을 정리하다가 보니, 책 하나하나가 구입한 경로가 생각나길래 페이퍼로 써 봤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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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2-05 15: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완전 대박인데요. 크리스테바의 소설을 1000원으로 득템하시다니! 중고샵에서는 <사무라이> 두권짜리를 묶어서 0 하나 더 붙여 팔더라고요. 노이에자이트님이라는 알라디너께서도 아파트 주변을 산책하다가 쓰레기 더미 속에서 좋은 책 몇 권을 찾는 분으로 기억해요. 저는 아파트 단지에 살지 않지만, 가끔 아파트 주변을 지나가면 쓰레기 더미 있는 곳을 기웃거려요. 혹시나 건질만한 책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그런데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은 책을 버리지 않더군요. ㅎㅎㅎ

yamoo 2015-02-08 16:51   좋아요 0 | URL
그쵸...크리스테바...대박 맞습니다..ㅎ 노이에자이트님이 예전에 페이퍼 쓰셨던 기억이 납니다..아파트 주변에 책이 나오는 날이 있습니다. 잘 노리고 가야 합니다..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5-02-05 15: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책만큼은 눈치 안 보고 줍습니다.

yamoo 2015-02-08 16:51   좋아요 0 | URL
그렇습니다. 책을 눈치보고 줍는다는 건 좀 거시기한 일입니다. 걍 닥치고 주워야 합니다..ㅋㅋ

oren 2015-02-05 20: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프랜시스 후쿠야마의 <트러스트>는 표지 디자인이 좀 이상하긴 하지만 책 내용만큼은 기가 막히게 좋더군요. 특히 한국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은 한국 사람이 읽어도 혀를 내두를 정도였던 기억도 나네요. 피터 드러커의 <새로운 현실>은 이젠 정말 책 이미지조차 뜨지 않네요. <방관자의 시대>,<단절의 시대>,<자본주의 이후의 사회>,<Next Society> 등이 한 때는 베스트 셀러로 시대를 풍미할 때도 있었는데, 그게 벌써 다 옛 일이 되고 말았군요. 드러커씨 약력을 다시금 보니 어릴 때부터 프로이트, 슘페터, 토마스 만 등과도 자주 만났다고 나오네요. 우린 그런 줄도 모르고 (우리가 그의 책을 읽을 때만 해도) 우리와 동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이 쓴 책을 읽고 있다고 여겼는데 말이지요. 이젠 저자도 죽고, 단골 번역자도 이미 고인이 되고 말았으니 뭔가 `단절`을 느끼지 않을 도리도 없겠다 싶네요..

yamoo 2015-02-08 16:54   좋아요 0 | URL
트러스트를 읽어보니 저도 오렌님과 같은 생각이었습니다. 후쿠야마의 <역사의 종말>도 괜찮았습니다. 후쿠야마 책을 리스트로 짜서 읽어야지...했는데, 어느 순간 관심에서 멀어져 있더군요..ㅎ

드러커의 책들도 꽤 많이 읽었는데, 지금 생각나는 건 거의 없습니다. 그의 책은 대체로 비슷비했던 거 같아요..하지만 드러커 만큼 다방면에 걸쳐 쉽게 책을 쓴 경영학자는 매우 드문듯합니다~

카스피 2015-02-06 2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저도 아파트 단지 기웃거리며 책을 몇권 주운 기억이 나는데 문제는 보통 밤에 가야하기에 순찰하는 관리어저씨 눈치가 보여서 힘들더군요ㅜ.ㅜ

yamoo 2015-02-08 16:55   좋아요 0 | URL
그냥 아저씨 음료수 하나 찔러주면 만사 오케입니다~ㅎㅎ 맘껏 골라가라 합니다..ㅎ 관리아저씨를 잘 구워삶아야 합니다~~

페크pek0501 2015-02-09 2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관심 있게 읽게 만드는 페이퍼네요.
앨빈 토플러의 <권력 이동>을 읽었던 시절이 떠올라요.
그 시절, 유명한 책이었죠.
<구토>도 보니 반갑네요. 읽고 실망했던 기억이...
책 이야기는 언제나 흥미로워요. ^^


yamoo 2015-02-10 21:00   좋아요 0 | URL
그쵸,,,권력이동은 이제 고전이 된 거 같습니다..ㅎ
<구토>같은 경우는 읽고서 매우 고무됐던 기억이 있습니다. 사르트르의 철학적 파편이 도처에 있어서 꽤 의미있었습니다. <존재와 무>를 읽는 입문서나 마찬가지였다고 생각했습니다.ㅎ <구토>를 읽고 어떤 점에서 실망하셨는지 무척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