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5 The First Sumerian Dictator

- Sargon and the Akkadians -


앞서 'cuneiform'을 만들어 사용했다는 Sumerian 이야기가 다시 나온다. 

이집트 빨강과 하양이 통일되어 richer, stronger, 승승장구 하였으니, 

그거 보고 그랬나? 우리도 질 수 없다! Sumer에도 통일시대가 온다. 


"city-states"였던 Sumer를 통일하여 Akkad(Akkadia 제국) *이미지 참조* 을 세운 주인공은 바로 Sargon. 

그는 여느 건국 신화가 그러하듯, 부모 없이 태어났다. (왜 부모를 부정해야 하지?) 그는 그냥 바구니에 담겨 유프라테스강에 떠내려왔는데(근데 그럼 당연히 바구니에 누가 넣은 거 아닌가) 당시 도시국가 Kish의 가신이 주워서 왕의 허락을 받고 키운다. Sargon은 다른 courtier와 함께 자라나고, 왕의 총애를 받아 "cup-bearer"까지 되는데.. cub-bearer는 왕이 마실 잔을 가져가는 사람인 모양으로, 왕이 대단히 믿는 사람만 맡을 수 있다고 함. 독살방지. 


그러나 왕은 인기쟁이 Sargon에게 뒤통수를 맞는다. Sargon은 BC 2334년경에 왕권을 차지한 후 주변 도시국가들을 함락시키고 그 지역을 통일한다. 

그러나 말 안 듣는 도시국가들이 있게 마련. Sargon은 "in charge"(= having control of or responsibility for something)를 위해, "military dictatorship"을 시작하게 된다. 우리에겐 듣기만 해도 오싹한 그이름! 

"In a military dictatorship, the army is in charge."


오늘 아침에 시간이 별로 없었는데, 5장이 짧아서 다행이었다. ㅋㅋ 


* Empire Akkad 지도표시. (이미지출처: 위키피디아)




* Sargon 의 손자로 추정됨(이미지 출처: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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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3-09-13 13: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5장 짧아서 저도 좋았어요. 인기쟁이 Sargon!ㅋㅋ 지도 클릭하면 이미지 더 크게 나올 줄 알았더니 그 크기 그대로라 놀란!ㅎㅎ 위키피디아 가서 확인해보겠습니다.

독서괭 2023-09-13 18:14   좋아요 1 | URL
앗, 지도를 클릭해보셨군요. 저도 그대로 복사해서 첨부했는데 너무 쪼그매서 잉?했었어요 ㅋㅋ

미미 2023-09-13 13: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짧은 이야기들이라서 좋고 어떤 건 좀 더 이어지는 점도 좋고! 첫 책으로 넘 잘 고른 것 같아요.
바쁜 괭님을 위한 짧고 인상적인 이야기ㅋㅋㅋㅋ

독서괭 2023-09-13 18:14   좋아요 1 | URL
그러니까요. 미미님의 탁월한 선택^^ 6챕터는 좀 길더라고요? ㅋㅋ

미미 2023-09-13 18:41   좋아요 1 | URL
함께 고른거죠^^

독서괭 2023-09-15 10:26   좋아요 1 | URL
역시 달달한 미미님♥

단발머리 2023-09-13 19: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인기쟁이 cup-bearer 에게 뒤통수를 맞다니 ㅋㅋㅋㅋㅋ 역시 사람은 뒤를 조심해야 합니다. 함달달 화이팅!!

독서괭 2023-09-15 10:26   좋아요 0 | URL
인기쟁이를 조심하라!! ㅋㅋ 인류 최초로 기록된 통수맞기 였을까요? 궁금하네요. 응원 감사합니다 단발님^^
 


Chapter 4 The Old Kingdom of Egypt


- Making Mummies -

앞서 빨강이랑 하양이가 싸우다 하양이가 이겨서 천하를..아니, 이집트를 통일했다는 내용을 공부했다. 하양이 왕 Narmer의 통일시대를 "Old Kingdom of Egypt"라고 부른다. 이 왕국은 1000년동안 유지되었다고.


용어공부

* BC = Before Christ / BCE = Before the Common Era

* AD = Anno Domini(The Year of Our Lord) / CE = Common Era 


바로 이 시기에 Mummy가 탄생한다. 미라를 만드는 것을 "embalm"이라고 하며, 그 과정은 상당히 복잡하다. Embalming은 오직 priests만이 할 수 있는 일종의 특권이었다. mummy 제작과정은 생략하자. pharaoh Cheops(* Khufu라고도 알려져있다는데 이쪽이 귀에 익은 듯)의 intestine이 어떻게 되었는지 별로 알고 싶지 않아.. 

다만, Cheops's heart gets special treatment. 라는 문장은 흥미를 끈다. 저세상으로 가면, the god Osiris가 그 심장에 실린 죄의 무게를 잰다고. 심장은 다시 파라오의 가슴 안으로 넣고, 다른 장기들은 "canopic jars"에 보관된다. 

그리고 mummy는 three coffins에 들어가는데, 가장 마지막 무덤 안 돌로 만든 관이 "sarcophagus"다. 


- Egyptian pyramids -


이집트인들은.. 아니 파라오 본인은 자기가 저승 가서도 잘 먹고 잘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자기 무덤에 온갖 좋은 것들을 때려 넣는데. 그러다보니 도둑이 훔쳐갈까봐 걱정되어 피라미드는 크고 복잡한 구조물이 된다. 이걸 "mastaba tomb"라고 하는 모양. 그중에서도 가장 큰 tombs를 pyramids라고 한다. 

Cheops의 피라미드는 지금도 카이로에 있고 이를 the Great Pyramid라고 부른다. BC 2550년경 지어졌다고 추정됨. 4000년 동안이나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이었다고 하니, 놀랍다. 아놔, 그 시절 노예로 태어났으면 아주 그냥 뼈빠지게 무덤만 파다가 무덤 들어가는 것이여.. 

그것도 모자라서 pyramid를 지키는 watchdog를 만드는데 그것이 바로 sphinx 다. 

이 모든 지랄에도 불구하고 

"Cheops and his gold had disappeared forever."라고 하니 피땀 흘린 인부들만 불쌍하지..  



* 지난번에 이어 아프리카 사진 투척. 함달달 덕에 예상치 못하게 다시 보는 이집트 사진 ㅎㅎ 

 카이로, 피라미드를 본 감상은 별로. 엄청 크다~ 였다. 내부를 볼수가 없었어서 아쉽. 카이로 공기 너무 나빠서 싫었음. 아래쪽 나일강 주변 도시들 신전투어가 좋았다. 



* 코 무너진 스핑크스. 넌 무엇을 지키고 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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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3-09-11 20: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요. 무덤이 뭐길래~사람들 고생시키고. 슬기로운 저승생활!!ㅋㅋㅋㅋ
괭님 이집트 여행 다녀오신 덕분에 이렇게 공부하며 구경도 하고 일석이조!
저도 다녀와서 별로였다고 말하고 싶어요ㅋ 코 좀 예쁘게 보수해주지...^^

독서괭 2023-09-12 17:57   좋아요 1 | URL
저승이 뭐길래! ㅋㅋㅋ 스핑크스 코가 세월을 느끼게 해줍니다.. 카이로 진짜 공기 최악;; 먼지바람이 장난 아니었어요^^; 그래도 다녀왔으니 이렇게 자랑을 ㅋㅋㅋ

scott 2023-09-11 21: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집트 유물의 거의 모든 중요한 것들은 영쿡에 있습니다 매달 대영박물관에서 머미 만드는 거 영상으로 보여 줍니다 카이로에선 모래바람과 코 없는 스핑크스 거대한 신전 기둥만이 ^^

독서괭 2023-09-12 17:58   좋아요 2 | URL
오 머미 만드는 영상을요?? 우어.. 저도 옛날에 대영박물관 가봤는데 막 벽까지 뜯어와서 존시해둔 거 보고 진짜 나쁜 넘들이다.. 했었더랬죠 ㅋㅋ

바람돌이 2023-09-11 21: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그런데 피라미드에 대해서는 노예노동으로 만든 것이 아니라 농한기 농민들의 임금노동이었다는 설이 유력합니다. ㅎㅎ

독서괭 2023-09-12 17:58   좋아요 1 | URL
오호 하나 배웠습니다. 농한기에 돈벌이도 되고 괜찮은 일감이었던 걸까요? 개고생은 개고생일 것 같긴 한데.. 노예보단 나은 것 같기도 하네여ㅋㅋ

책읽는나무 2023-09-12 15: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코가 왜 사라진 걸까요?
모래바람 때문인가요?
아님 누가 떼 갔을까요?

독서괭 2023-09-12 17:59   좋아요 1 | URL
코에 금박이라도?? 있었음 진짜 떼어갔을 듯요ㅎㅎ 형상은 그냥 풍파 때문일 것 같은데..

바람돌이 2023-09-12 18:12   좋아요 2 | URL
원래 저렇게 튀어나온 부분이 제일 약해요. 오랜 풍화작용 때문요.ㅎㅎ

독서괭 2023-09-12 18:46   좋아요 2 | URL
코가 제법 높았나 봅니다 ㅎㅎ

책읽는나무 2023-09-12 18:48   좋아요 3 | URL
전 바람이겠거니 싶으면서도 혹시 이집트에서도 아들 낳으려고 사람들이 긁어갔나? 의심했네요.ㅋㅋㅋ

독서괭 2023-09-13 11:29   좋아요 3 | URL
아들 낳으려고 ㅋㅋㅋㅋㅋㅋ 아 너무 합리적 의심 ㅋㅋㅋㅋ
 
호르두발 지만지(지식을만드는지식) 소설선집
카렐 차페크 지음, 권재일 옮김 / 지만지(지식을만드는지식)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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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인(死因)마저 분실되어 버린 한 인간의 초상을 아름답고 쓸쓸하게 그려낸 소설. 누군가가 죽고 나서 행해지는 조각모음의 결과가 얼마나 진실에 가까울 수 있을까? 전달되지 않은 선의에 의미는 있을까? 역시나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카페크의 철학 3부작. 이제 <별똥별>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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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3 The First Writing


수, 목요일에 못 올렸지만 작심삼일 아니고요, 늦게 퇴근하는 바람에 다음날 모닝루틴을 못해서 그렇습니다. 

오늘은 착실히 했습니다. 챕터3은 특히나 짧아서 좋았네요 ㅋ 


- Hieroglyphs and Cuneiform - 


이번 장은 이거 대체 어떻게 읽는거야? 싶은 단어가 소제목으로 뚜둥. 

3장 제목에 의해 유추 가능하긴 하지요. 


             BC 3200

Egyptians : hieroglyphs      ---------->  papyrus

             (carve into stones)            (reed-paper)

Sumer :     cuneiform

             (carve into tablets of wet clay)


이 장에서 가장 당황스러웠던 건 papyrus의 발음. 파피루스가 아니라 파파이러스라고 읽더이다. 티그리스강도 타이그러스강이라고 읽던데,, 우리가 영어를 그대로 쓸 거면 발음도 그대로 쓰든가, 아니면 아예 우리말로 바꾸든가, 헷갈리게시리.. 


수메르는 1장에서 나왔던 Fertile Crescent에 살던 민족으로, 이 지역을 "Mesopotamia"라고 불렀다. 

Meso = between, potamia= rivers

덧붙여 재미난 hippopotamus 어원도 알려준다. 

hippo = horse, potamus = river , 즉 예전에 하마를 강의 말이라고 여겼던 것. 


위에 적었듯 상형문자와 설형문자는 BC3200년경에 발명되었다고 나오지만, papyrus가 언제 처음 만들어졌는지는 안 나오는데, 그 이유가 뒤에 나오는 종이의 문제점들 때문이 아닐까 싶다. 

"The paper writings of the Egyptians have crumbled and disappeared."

papyrus의 발명으로 엄청나게 편리해졌겠지만, 역사를 연구하는 사람들에게는 그 후부터의 자료가 많이 사라져 버리게 되는 안타까운 발명이었던 것.  


Fragment of a wall with hieroglyphs from the tomb of Seti I (reign c.1294 or 1290 - 1279 BC) (이미지출처: 위키피디아)



* A large cuneiform inscription found on the south side of the Van Castle hill, in eastern Turkey.

 (이미지출처 : 위키피디아)




* 이집트 문명과 메소포타미아 문명 지도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오랜만에 찾아본 저의 이집트 여행사진. 추억 돋네요. 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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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3-09-08 14: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파파이러스? 파피루스로 배워서인지 발음이 입에 잘 안 붙네요!^^
올려주신 첫번째 tomb of Seti 문양도 세밀하고 색감까지 입혀져서인지 화려하고 멋지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종이는 기록하기에는 용이하지만 불에 특히 약해서 아쉬워요. 과거의 소실된 기록이 얼마나 많을까요?

독서괭 2023-09-08 14:40   좋아요 1 | URL
그러니까요. 파파이러스는 파파이스 생각나지 않습니까?ㅋㅋㅋ
저도 상형문자가 저렇게 화려한 게 있는지 몰라서 신기했어요^^ 그러고보니 저 옛날에 이집트 여행 가서 신전에 새겨진 상형문자 봤었는데.. 사진 어디갔는지.. ㅠㅠ

독서괭 2023-09-08 15:13   좋아요 1 | URL
여행사진 오랜만에 찾아봤네요 ㅋㅋ 사진 추가했습니당

얄라알라 2023-09-09 16:33   좋아요 1 | URL
그런 단어가 한 둘이 아닌 것 같습니다. 거리의 화가님

파파이러스!!! 스무번은 말해도 입에 안 붙을 듯...파피루스 효과라니


˝아밀라아제˝라고 배웠던 세대인 저는 창피를 많이 당해보았습니다^^;;;; 근데 입에 아밀라아제가 붙어 버려서...

건수하 2023-09-08 15: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파파이러스 오사이리스 등등 이게 뭐지 하고 글자를 보면 응? 하는 것들이 있었습니다 ㅎㅎ

이집트 여행을 다녀오셨다니!!!! 부럽다아아아...

독서괭 2023-09-08 20:08   좋아요 1 | URL
후훗 10년도 전의 일이네요. 그땐 …

건수하 2023-09-08 20: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파피루스는 습도가 높은 기후에서 오래가지
못하고 약하여 200년을 넘기지 못한다.

<갈대 속의 영원> 170p.

독서괭 2023-09-11 16:37   좋아요 0 | URL
앗 갈대 속의 영원이라는 게.. 갈대가 그 갈대였군요??
영원이라 하기에는 파피루스 수명이 짧네용..

책읽는나무 2023-09-09 12: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파파이스라는 인스턴트 음식 생각납니다.ㅋㅋㅋ
티그리스 강이랑 유프라테스 강이름 발음할 때도 좀 생소해서 오잉? 했었어요.
이집트....다녀오시다니???
그것도 10년 전에...
역시!!!!
괭 님은 괭 님이시닷!!!ㅋㅋㅋ

얄라알라 2023-09-09 16:34   좋아요 2 | URL
오호!! 종로 파파이스 매장에서 제 친구가 일햇었던 기억이 생각납니다 ㅋㅋㅋ지금은 없어진 종로서적과 파파이스!!

독서괭 2023-09-11 16:38   좋아요 3 | URL
네, 책나무님. 괭이라서.. 괭이를 예로부터 좋아했다는 이집트 방문 좀 하고 왔습니다 ㅋㅋ
얄라님도 파파이스 ㅋㅋ 저도 대학생 때 파파이스 즐겨 먹었는데 말예요. 앞으로 파피루스 볼 때마다 파파이스 떠올릴 판 ㅋㅋ

미미 2023-09-09 13: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괭님 이집트 다녀오셨었군요!!!!
저도 꼭 한 번 가보고 싶은곳입니다^^
역시 PC로 봐야하는 괭님의 공부 페이퍼ㅋㅋㅋㅋ

독서괭 2023-09-11 16:40   좋아요 1 | URL
미미님! 저도 북플로는 쓱 보고 PC에 와서 다시 보게 되더라고요 친구님들 글을요^^
아프리카가 갈수록 위험해지는 것 같아서.. 그때 다녀오길 잘한 듯 합니다 ㅠㅠ
 
평범한 인생 열린책들 세계문학 275
카렐 차페크 지음, 송순섭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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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삶은 전체적으로 보아 행복했고, 소심하지만 목가적인 삶에서 발견한 조그맣고 규칙적인 행복은 부끄러울 게 없다.  -20쪽


노년에 이른 퇴직한 철도공무원이 남긴 자전적 글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발견하게 될까? 

<평범한 인생>이라는 제목, 그리고 죽은 철도공무원이 남긴 글을 읽게 된 젊은 의사와 포펠이라는 노인의 대화를 읽으며 나는 막연히 <스토너>를 연상했다. 일전에 ㅈㅈㄴ님이 이 책에 대해 남긴 '죽고 싶지만 차페크는 읽고 싶어'(https://blog.aladin.co.kr/socker/13189342)라는 글에 댓글로 "스토너랑 비슷한가요?"라고 물었을 때는 아직 <스토너>를 읽지 않은 상태였지만, 지금은 읽었다! 그리고 그때 ㅈㅈㄴ님이 "어떤 면에서는 스토너 생각도 좀 나네요"라고 애매하게 답변하신 이유를 이제 알게 되었다. 전반부는 비슷한 느낌일 수 있지만 후반부가 전혀 달랐던 것!


한 사람의 인생, 대략 70년 정도로 친 세월을 글로 정리한다는 것, 그게 가능한 일일까? 그게 가능하기 위해서는, 일단 많은 가지들을 쳐내야 한다. 그의 한평생을 설명할 만한 중심 줄거리를 세워 놓고 거기서 벗어나는 잔가지들은 적당히 쳐내거나 살짝만 보여주거나 다소 왜곡하는 방식으로. 이 책의 화자가 스스로 설정한 중심 줄거리는 위에서 인용한 문장이라 할 수 있겠다. 이에 따라 정리된 이야기가 전반부에서 진행된다. 자신의 정리에 만족하여 마무리를 하려는 순간, 그의 내면에서 강한 반발이 일어난다. 그가 마구 쳐내고 생략한 그 잔가지들의 목소리가, 그를 향해 외쳐댄다. 이봐, 나는 어때? 너는 이런 행동도 했잖아? 사실 그건 그게 아니잖아? 


마음 속 목소리들과 대화를 나누며 '나'는 때로는 전면에 나서고 때로는 숨기도 하면서 자신의 인생에 나타났던 수많은 자아들을 인식한다. 그러나 이 소설은 큰 충격으로 인해 숨겨져 있던 인격이 드러난다는 전개(<아이덴티티>, <킬미 힐미>)와 무관하고,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서'(feat. 가시나무) 괴롭고 남을 받아들일 여유가 없다는 내용이 아니며 오히려 정반대로 나아간다. '나'가 인식한 자아들은 전반부에서 언급되었던 많은 주변 인물들의 반영임을 깨닫게 된다. 즉, 인생이 여기까지 오게 된 데에는 '우연'과 '습관'이 작용하였을 뿐이니 내가 보았던 그 어떤 인물의 삶이든 그것이 바로 나의 삶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은 열려 있었다는 것. 이러한 깨달음은 타인에 대한 공감과 이해, 연대의 바탕이 된다. 



네가 누구든 나는 너를 알아본다. 우리 각자가 어떤 다른 가능성을 살기 때문에 우리는 똑같은 사람들이다. 네가 누구든 너는 나의 무수히 많은 자아이다. (...) 나는 내가 이해할 수 있는 만큼의 나이다. 더 많은 사람들의 삶을 이해할수록 나 자신의 삶은 더욱 완성되리라. (...) 다른 사람들이 있음으로써 이 세상은 얼마나 늘어나는가! 세상이 이렇게 커다란 공간이고, 이렇게 찬란한 곳인지 누가 알았으랴! 그것이 진정하고 평범한 인생이며, 가장 평범한 인생이다. 내 것이 아닌 우리의 삶, 우리 모두의 광대한 생명 말이다. - 239,240쪽 


'우리'에 대한 이토록 찬란한 외침이 또 있을까? 관용, 포용, 연대 이런 말들이 공허해지는 이 시대에 "다른 사람들이 있음으로써" 세상이 이렇게 넓어지고 찬란해짐을 외치는 이 소설이 더 많이 읽히기를 바란다. 

<평범한 인생>은 읽은 뒤 여운이 많이 남는 작품이다. 독자는 자신이 지금까지 지나온 길에서 '가지 않은 길'이나 갔다 돌아온 길, 안 간 척 지워버린 길들을 떠올려보게 될 것이다. 내 곁의 타인에 대해서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될지도.  



(+) 카렐 차페크에 대해 특히 높이 평가하고 싶은 한 가지는, '나'의 아내의 삶, 일하는 남편에게 의지하여 그의 생활을 완벽하게 뒷바라지 함으로써 의미를 얻는 그런 삶에 대해 깊은 통찰과 이해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이미 남편은 자신의 의지대로 행동했고 얽매이려 하지 않았어. 아내가 자신을 독점하려는 것이 불쾌하게 여겨졌지. 다행히도 아내는 사려 깊은 여자였기 때문에 아무런 소란을 피우지 않았고 담담하게 처신했어. 그 후 <아내는 있는 그대로의 상황에 익숙해졌고, 자신과 타협을 했다>, 다시 말해 자신을 굴종시키고 남편을 위해 헌신하기 시작한 거야.

그녀 스스로 원했던 일이야!

그래, 하지만 그녀에게 다른 선택이 있었나? 이혼을 하거나, 결혼한 사람들 간에 그러듯 은밀하면서도 광적으로 서로 미워하거나, 아니면 <남편의> 게임 룰을 인정하여 그가 주인이고 모든 것이 그를 중심으로 돌아가도록 하는 것 말고. 서로를 결속시켜 주던 것이 사라지자, 그녀는 남편의 것으로 남편을 붙잡으려 했지. 그의 안락과 습관과 욕구들로 말이야. 그러자 단지 남편만이 존재하게 된 거야. 그의 가정과 부부 생활은 오로지 그의 편안과 영달을 위해서만 존재했지. -145쪽


남성 작가가 가정주부에 관해 이렇게 날카롭게 지적하다니. 너무 좋은데? 

절반 좀 넘게 읽은 <호르두발>도 카렐 차페크의 이런 통찰이 느껴진다. 이 책의 주된 화자인 호르두발은 7년 동안 미국에서 죽도록 일하다가 아내와 아이가 있는 고향으로 돌아왔는데, 아내는 그를 보고 몹시 당황해하며 거리를 두고, 머슴일을 하는 젊은 남자는 뭐지.. 이런 상황에서 작가는 얼마든지 선정적으로, 열받게, 아내를 몹쓸 인간으로 몰아붙이고 호르두발을 세상에서 제일 불쌍한 남자로 만들 수 있을 터다. 그러나 차페크의 섬세한 글을 읽다 보면 어느 누구를 단적으로 심판할 수 없게 된다. 호르두발이 불쌍한 건 사실이지만, 7년이나 집을 비우고 5년이나 연락이 없던 남편인데, 그사이 젊은 아내도 나름의 삶을 살아야 했을 것 아닌가? 그런 관점을 놓치지 않는다는 것. <호르두발> 처음엔 하도 호르두발 머릿속 생각이 많이 나와서 지루했는데 점점 흥미로워지더니 2부에서 이야~ 사건 터졌는데 뒤가 궁금하다. 주말에 마저 읽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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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3-09-07 15:3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ㅈㅈㄴ 누군지 모르겠지만 참 똑똑한 사람이군요.

은오 2023-09-07 16:29   좋아요 1 | URL
ㅈㅈㄴ 그분 누군지모르겠지만 멀지 않은 미래에 저랑 결혼하실거같군요 ㅋㅋ 느낌이 오네요

독서괭 2023-09-07 16:46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그분 대체 어디의 누구래요? ㅋㅋㅋ

잠자냥 2023-09-07 16:47   좋아요 1 | URL
괭 마음속의 ㅈㅈㄴ

독서괭 2023-09-07 16:53   좋아요 2 | URL
은오님, 요즘 잠자냥님이 저도 꼬시려고 하는 것 같은데 어쩌죠? 저는 오로지 학문적 관심에서 잠사모 회장을 맡고 있을 뿐인데..

은오 2023-09-08 18:26   좋아요 1 | URL
😮‍💨😮‍💨😮‍💨😮‍💨😮‍💨.... 어쩌다 이렇게 이사람 저사람 다 꼬시는분을 사랑하게 돼서....

미미 2023-09-07 15: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읽고 비슷한 생각을 했어요.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면 지구 멸망을 구하고 위기에서 사람들을 구해내는 거창한 영웅들...그런데 현실은 평범함의 연속이 아닌가?하고요. 우리는 그런 식으로 연결되어 있다고요. 저도 이 책 꼭 읽어보고 싶어요!^^

독서괭 2023-09-07 16:47   좋아요 1 | URL
오 <잘라라~>도 요런 느낌??^^ 미미님, 이 책 좋아하실 것 같아요. 꼭 읽어보셔요^^

은오 2023-09-07 16:2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저는 근데 딱 마지막 부분만 마음에 안들었어요.... 수많은 자아를 인식하고 그게 갑자기 인류애로 넘어가는게 ㅋ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감하기 어려웠다ㅋㅋㅋㅋㅋ
그냥 내 안의 자아들로 끝냈으면 저한텐 더 완벽한 작품이었을듯
좋았던 점은 노동과 질서의 아름다움(뒤에가선 억척이가 그건 합리화였을뿐이라고 하지만 그래도 평범이한텐 사실이었던것) 그리고 살아가면서 맞닥뜨리는 고뇌와 후회 다른 선택지들에대한 아쉬움을 수많은 자아가 싸우고 잠깐씩 이끌고 하는 과정으로 표현한게 아 이렇게 생각할수도 있구나 하면서 진짜 무릎퍽퍽치면서 감탄 ㅋㅋㅋ 😭👏👏
그리고 밑줄치고싶은 문장들이 엄청 많더라고요 제가 명언충(?) 작가들 좋아하는데 차페크가 딱 그랬어요. ㅋㅋㅋㅋ

잠자냥 2023-09-07 16:32   좋아요 2 | URL
차페크 형제 자체가 인류애 품은 형제들이라... 어쩔 수 없음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은오 2023-09-07 16:46   좋아요 2 | URL
차페크가 작가 형제가 있었군요! 아.. 원래 인류애가 넘치는구나 ㅋㅋㅋㅋㅋ 근데 이런거 알려주시는 잠자냥님 너무멋있어서 힘드네요ㅜ

잠자냥 2023-09-07 16:48   좋아요 3 | URL
형이랑 같이 창작한 작품 많아요. 형은 특히 그림 잘 그림요~
아 그만 잘난척해야지. 힘들다고하니.......

독서괭 2023-09-07 16:50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 저도 마지막에서 모두가 내 형제!하고 하느님 찾길래 좀 오바 아닌가 하긴 했습니다만 ㅋㅋㅋ 그래도 곱씹을수록 좋더라고요.
노동과 질서의 아름다움에 대해서는 <호르두발>에서 더 자세히 나오는 듯해요.
저도 문장 참 좋더라고요. 명언충 ㅋㅋㅋㅋㅋ 어디 인용하기 좋지요 ㅋㅋ
차페크 형제 있는 거 뒤에 작가설명에 나왔던 것 같은데.. 은오님 뒤는 건너뛰신 거 들킴 ㅋㅋㅋ

페넬로페 2023-09-07 16: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리가 거의 펑범한 사람들이잖아요.
사실 우리가 다양한 경험을 하지 못하고 사는 사람들이니 타인이 다 같은 사람이란 표현이 공감되네요.

독서괭 2023-09-07 16:52   좋아요 1 | URL
네, 페넬로페님. 지금의 나는 여러 우연에 의해 형성된 것이고 다른 우연에 의해 내 속의 다른 자아가 치고 나왔다면 완전히 다른 인생을 살고 있을 수도 있다..이런 의미에서 여러 인생을 이해할 밑바탕을 깔아주는 것 같아요^^

책읽는나무 2023-09-07 20: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차페크 저도 읽어볼 생각인데 괭 님 리뷰를 읽으니까 더욱더!!!!^^

독서괭 2023-09-08 11:38   좋아요 1 | URL
흐흐 책나무님 감상도 궁금합니다^^

새파랑 2023-09-08 10: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이 책 읽었고 별점도 잘 준거 같은데

독서괭님 리뷰를 봐도 기억이 잘 안나네요 ㅜㅜ
독서괭님 과 ㅈㅈㄴ님이 극찬하셨으니 다시 읽어봐야 겠습니다~!!

잠자냥 2023-09-08 11:36   좋아요 2 | URL
ㅋㅋㅋ 지난번에 새파랑님은 읽다가 멘붕왔다고 하셨어요. 멘붕으로 다 잊음?! ㅋㅋㅋㅋㅋ

독서괭 2023-09-08 11:38   좋아요 1 | URL
넹?? 어째서 멘붕이??😱

새파랑 2023-09-08 11:47   좋아요 1 | URL
ㅈㅈㄴ님은 천재신거 같아요 ㅋ 어찌 다 기억하시는지 ㅋ 대박!
후반부가 좀 충격적이었던거 같아요 ㅎㅎ

잠자냥 2023-09-08 12:26   좋아요 2 | URL
푸핳하 멘붕이 너무 인상 깊었나보죠!
무슨 천재씩이나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3-09-08 13:21   좋아요 1 | URL
잠자냥님을 플러팅하시는 거 보니 새파랑님도 잠사모 가입하셔야겠는데요(회원 모집중) ㅋㅋ
멘붕 오셨다면 굳이 다시 읽으실 필요는 없지 않을까요! 자세한 멘붕 사유가 궁금하긴 합니다만..ㅎㅎ
(여기까지 쓰고 새파랑님 글을 찾아보고 왔는데) 평범한 인생 2021년 12월 읽은 책 중에 탑3로 꼽으셨는데요..? 리뷰도 자세히 써놓으셨으니 리뷰 복습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ㅋㅋ

새파랑 2023-09-08 13:29   좋아요 1 | URL
잠자냥님은 너무 인기가 많으셔서 전 팬클럽은 안들겠습니다 ㅋ
좋은 의미의 멘붕이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잠자냥 2023-09-08 14:16   좋아요 2 | URL
새파랑님 인기는요, 잠사모 회원 둘밖에 없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회장 괭
회원 은오
&
정체를 알 수 없는데 먹을 때만 오는 이상한 분 다락방


독서괭 2023-09-08 14:36   좋아요 1 | URL
아닌데요. 은오님은 명예회원이고(장래 지위변동을 꿈꾸며) 다락방님은 우수회원이고요, 그외 잠사모 발족과 동시에 자동가입되신 우수회원님들 몇분 계십니다. 명단은 비공개이니 신청하시면 문자로 보내드립니다. 신청서 필수 기재사항: 휴대전화번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