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알코올 기운을 두르고 늦은 밤길을 걸어오는데, 나의 해방일지ost를 들어서 그런지 센치한 기분에 젖어

메모를 했더랬다. 그런데 다음 날 오전에 열어보니 없는 게 아닌가. 저장을 누르지 않고 닫았나 보다. 

별로 취한 건 아니었기 때문에 기억은 난다. 대충 이런 내용이었다. 


아주 중요한 사람들을 만나 아주 중요한 회의를 하고 아주 중요한 이야기를 나누며 식사를 마친 후 

나의 해방일지ost를 들으며 돌아오는 길, 

문득 나 자신이 너무 하찮게 느껴지고, 

모든 것은 결국 시간 속에 사라질 일, 

이렇게 열심히 계획하고 이렇게 열심히 다투고 이렇게 열심히 도모하며 

그런데도 누구도 자신있게 행복하지 못하고... 


새우깡 찾는 S답지 않지만 가끔은 S에게도 이런 순간이 있는 것이다.. 

이게 다 무슨 소용이야,, 하며 집에 들어와 자고 있는 아이들 얼굴을 보니 

아침의 둘째 모습이 떠올랐다. 


아침, 식사준비를 하고 있는 내 곁에 온 둘째가 수줍게 말한다.
"어린이집에 가면, 다른 애들은 잘 노는데," 
응, 그런데? 하니 베란다 문 뒤에 가서 얼굴을 빼꼼 내밀더니 이런다.
"나는 엄마 생각만 해."
크흡- (마음 속 비명) 
"엄마 회사 가서 내 생각 많이 해~"
하고 씩씩하게 어린이집에 갈 듯 하더니, 준비하다가 결국 눈물이 터진다.
예전에 울 때 손수건을 주면서 비비면 아프니까 톡톡 두드려 닦으라고 했더니, 그 이후로는 눈물이 나면 손수건을 들고 다니면서 눈가를 톡톡 두드리며 흑흑 운다. 무슨 비운의 주인공인냥.. 그 모습이 또 너무 귀여워서 웃고 만다. 
저녁에 집에 오니 "엄마 하늘만큼 땅만큼 보고 싶었어요." 해서
"엄마도 하늘만큼 땅만큼 보고 싶었어." 했더니
"아니 나는 하늘만큼 땅만큼 우주만큼 보고 싶었어요!"
크흡- (마음 속 비명2) 

너 나 추앙하니? 


물론 아이들과 이런 다정한 순간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가끔은 내 목청을 시험당할 때가 있다.. 

하지만 역시, 이게 다 무슨 의미일꼬..? 하는 순간에 나를 일으켜주는 건 사랑-

아이들이 양육자에게 보여주는 사랑은 원시적으로 순수한 것이어서 때로 무겁다. 

온 몸의 무게를 실어 내게 안겨들 때처럼 마음도 그렇게 온 존재를 실어서 준다. 

부모의 사랑은 가이 없다며 늘 칭송하지만, 과연 아이가 주는 사랑보다 양육자가 주는 사랑이 더 클까? 

양육자의 사랑도 처음에는 대체로 순수하다. 하지만 아이에게 점점 자기 의사가 생기면서 그 사랑에 조건이 붙어간다.

아이 역시 자랄수록 양육자에 대한 사랑의 순수함을 잃어갈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예쁜 아기를 많이 사랑해주기 위해 아기를 낳아 키운다고 믿는다. 하지만 사실은 그 무조건적인 사랑을 받는 경험을 하고 싶어서 아기를 낳는 게 아닐까? 

조건이 덕지덕지 붙어가기 전에, 더 많이 사랑해야겠다. 사랑받는 기분을 누려야겠다. 



대상항상성이 생긴 뒤에는 엄마의 이미지가 내면에 새겨져 잠시 혼자 있더라도 위안을 느낄 수 있다. 이를 ‘위안의 내재화soothing introject’라고 하며, 성인의 정서조절 능력의 밑바탕이 된다. 92/388(전자책 기준)
대상항상성은 추상적 개념이 아니다. 애착대상이 관계 속에서 보여준 수많은 위로와 지지, 포옹과 애무의 느낌, 따뜻한 미소와 눈 맞춤, 같이 놀았던 경험 등이 마음에 차곡차곡 쌓여서 만들어진 기억의 퇴적물이다. 눈앞의 현실과 손에 잡히는 감각만 존재하던 유아의 삶에 이제 기억이 자리잡고 과거라는 시제가 만들어진 것이다. 아이는 대상항상성을 머리로가 아니라 마음으로 알고 있으며, 필요할 때 꺼내 쓸 수 있다. 93/388

문요한 작가의 <관계를 읽는 시간>은 밑줄을 엄청 그으며 읽은지 한참 됐는데, 갑자기 생각나 메모를 열어보니 참 육아에 와닿는 글들이 많다. 내게 가장 위로가 되었던 부분은 이 부분이었다. 애착은 손상시키지 않는 것보다 회복이 중요하다고. 오히려 좌절은 꼭 필요한 요소라고. 

애착형성이 중요하다는 말이 많은 양육자들, 특히 엄마들을 옭아매고 죄책감을 주는데, 우리는 절대 완벽하지 않고 완벽할 필요도 없다. 


‘안정적 애착이란 애착손상을 주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크나큰 오해다. 그 누구보다 따뜻하고 지혜로운 양육자가 제아무리 애착손상을 주지 않으려고 애쓴다 해도 아이에게 애착욕구를 좌절시키지 않을 수는 없다. 초보 엄마일수록 더욱 그렇다. 처음부터 엄마인 사람이 어디 있겠나?

애착손상을 주지 않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애착손상을 회복하는 것이다. 애착은 한번 깨지면 붙일 수 없는 유리그릇 같은 것이 아니다. 수없이 넘어지고 다치면서도 오히려 더욱더 단단해지는 인간의 몸과 같다. 아무리 기술이 발달해 인간에 가까운 휴머노이드가 개발되더라도 인간의 굳은살을 흉내 내기란 어려울 것이다. 소재의 회복력이 좋으면 원형 복구까지는 되겠지만, 인간의 손발처럼 다치고 찢어지는 과정을 통해 더 단단해질 수는 없을 테니까.
애착은 그런 것이다. 한 번도 손상되지 않았기에 애착이 안정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수없이 깨지면서도 이를 다시 복구하고 연결시키기 때문에 단단해지는 것이다.  104-105/388

아이러니하게도 인간에게는 ‘적절한 애착손상’이 필요하다. (가능한 일은 아니지만) 애착손상이 전혀 없는 것은 애착손상이 심각한 것만큼 문제가 될 수 있다. ‘적절한 애착욕구의 좌절’은 세상을 헤쳐나갈 독립심을 주고, 자아중심성에서 벗어나 상호적인 관계를 맺어갈 기초가 되고, 대상의 좋은 면과 안 좋은 면을 바라보고 통합할 수 있는 시야를 준다. 좌절은 발달의 중요한 요소다. 107/388

그러므로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상처를 주고받지 않으려는 것보다 관계의 상처를 잘 회복할 수 있는 능력이다.  108/388
부모라면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부모들의 헌신으로 지금 우리 아이들은 행복한가? 아니면 나중에라도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우리 아이들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삶의 주체로서 성장하고 있는가? 만일 아니라는 대답이 떠오른다면 즉시 자녀와 자신의 바운더리를 살펴보고 조절해야 한다. 부모의 생각과 달리 아이의 삶을 좌우하는 것은 부모에게 달려 있지 않다. 질병이 치유되는 본질적인 힘은 약물이나 의술이 아니라 사람의 내적 치유력인 것과 같다. 의술이나 약물은 그 힘을 도울 뿐이다. 부모의 역할도 마찬가지다. 부모는 아이를 앞에서 끌고 가는 사람이 아니라 뒤에서 밀어주는 사람일 따름이다.  173/388



댓글(20) 먼댓글(0) 좋아요(2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청아 2022-06-10 16:3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렇죠 아이들이야말로 누구보다 엄마를 추앙하죠!!*^^* 괭님도 나의 해방일지ost좋아하시는군요. 저도 요즘 계속 즐겨들어요. ‘일종의 고백‘은 여성보컬 버젼도 좋아요 헨(Hen)이 부른거요

독서괭 2022-06-10 16:51   좋아요 3 | URL
미미님, 전 ost 들을 생각은 못하다가 누가 좋다고 해서 들어봤는데, 좋더라구요. 선선한 밤공기에 참 좋았어요. 찔끔찔끔 보는 중이라 아직도 끝을 못 봤지만요 ㅎㅎ 매 회 명대사가 나오네요. 일종의 고백 여성보컬 버젼도 들어볼게요^^

페넬로페 2022-06-10 17:0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우왕
독서괭님의 귀여운 둘째의 추앙!
넘 귀엽고 애틋하고 따뜻해요
제 마음이 뭉클해질 만큼요~~
대학생인 된 딸아이와 저는 요즘 대놓고
우리는 주고 받는 사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 안엔 추앙의 맘이 깔려 있어요 ㅎㅎ
저에게 다시 과거의 한순간으로 돌아갈 기회를 준다면 저는 딸아이 어렸을 때 였으면 좋겠어요.
지금도 좋지만 그래도 그때도 좋았어요^^

독서괭 2022-06-10 17:43   좋아요 4 | URL
로페님, 둘째가 한창 떼부리고 난장 피우다가 그 시기가 지나니 너무 사랑스럽습니다..ㅎㅎ
대학생이 된 따님과 추앙의 맘이 깔려 있다고 하시는 말씀도 뭉클하네요^^
저도 애들이 커가며 제게서 떨어져나가는 건 당연한 과정이지만, 그 안에 그런 맘이 깔려 있으면 좋겠어요.
애들 좀 빨리 커서 혼자/혹은 부부만의 시간을 갖고 싶다 생각하면서도 그때 되면 지금이 그립겠다 싶습니다.
지금 예쁜 시절을 잘 누려야겠어요^^

거리의화가 2022-06-10 17:2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제 부모님께 원시적인 순수함을 보였을 때가 있었겠죠^^; 음... 아무리 생각해도 기억이 오래되서인지 떠오르지가 않네요-_-; 둘째의 그런 표현에 엄마로서 많은 감정이 드셨을 것 같아요~^^

독서괭 2022-06-10 17:46   좋아요 4 | URL
화가님, 주양육자에 대한 애착은 생존의 문제라 원시적이고 더 강렬한 것 같아요~ 위험한 상황에서 주양육자에게 다가가려는 게 본능이기 때문에 바로 그 주양육자가 나를 학대하더라도, 오히려 더 주양육자에게 의존한대요ㅠ 그 말 들으니 넘 슬펐어요. 가끔 이 사랑이 권력으로 느껴지거든요. 권력을 휘두르지 않으려고 애쓰려고요. ^^

잠자냥 2022-06-10 17:2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둘째 말에 왜 제가 눈물 나죠? 주책 ㅋㅋㅋㅋㅋ

독서괭 2022-06-10 17:48   좋아요 4 | URL
오 자냥님, 감동 받으셨다~~^^

레삭매냐 2022-06-10 17:5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알코올 기운을 두르고...

왜 이리 정겨운지요.

저도 낼 알코올 기운
두르러 간만에 출격합니다.

독서괭 2022-06-10 23:01   좋아요 1 | URL
취하는 정도보다 알코올 기운을 두른 정도가 딱 좋을 것 같습니다^^
매냐님 내일 한잔 하러 가시는군요.
알코올 기운 따스히 두르며 즐건 시간 보내세요^^

프레이야 2022-06-10 18:0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우왕 둘째 넘나 사랑스럽네요
아이가 엄마를 추앙해 줄 때가 있었는데 말이죠 ㅎㅎ 크면서는 엄마가 지들을 추앙해줘서 다 컸잖아요. 진심 연애하면 추앙만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럴 때가 좋았는데 말이죵 ㅎㅎ

독서괭 2022-06-10 23:03   좋아요 4 | URL
프레이야님, 둘째가.. 애교가.. 아휴.. 말도 못합니다 ㅋㅋ
엄마랑 아빠가 세상 최고고 모르는 게 없고 뭐 그렇다고 생각할 때가 있죠 ㅎㅎ 이 시기를 누려야겠어요.
짝사랑하고, 연애 초기에는 추앙하는 것 같아요 ㅋㅋ 콩깍지..ㅋㅋ

새파랑 2022-06-10 19:5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독서괭님은 너무 사랑받으셔서 안센치하셔도 될거 같지만 쓰신 메모는 너무 좋네요 ^^ 사랑받는 엄마 너무 멋지십니다~!!

독서괭 2022-06-10 23:04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새파랑님. 술과 밤과 음악이 섞이니 아무리 저라도 센치함이 몰려오더라구요! 인생 허무함은 애들 사랑으로 물리쳤습니다^^

햇살과함께 2022-06-10 23: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둘째 넘 귀엽^^ 저희집 둘째도 어릴 때 저를 너무 사랑해서 내가 이렇게 사랑받아도 되나? 생각한 적 많아요 ㅋㅋ 첫째는 저 닮아서 무뚝뚝한데 말이죠~

독서괭 2022-06-13 11:59   좋아요 2 | URL
햇살님도 둘째에게 많이 사랑받으셨군요! 둘째들이 대체로 첫째에 비해 애교가 많은 것 같습니다. 저도 내가 이 사랑을 받을 자격이 되나 싶을 때가 많아요^^

- 2022-06-11 09:1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요! 인간이 가장 사랑할 수 있는 때는 바로 그때 주양육자에 대한 사랑이라 생각합니다 ㅋ (저는 기억나요 내가 엄마를 얼마나 사랑했는지가 ㅋㅋ) 모든 성인 인간은 그런 담대한 사랑을 이미 해본 것이죠 ㅋㅋ 그리고 독립하여 자기 자신이 되어야 하는 데… 고것이.. (눈물이 맺혀있다)

독서괭 2022-06-13 11:59   좋아요 2 | URL
엄마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기억 나시는군요! 저는 그때의 마음은 잘 기억이 안 나네요 ㅎ 울 엄마는 애교를 부려도 받아주는 사람이 아니었... ㅠ ‘독립하여 자기 자신이 되어야 하는데..‘ ㅋㅋㅋ 아니 왜요, 쟝쟝님 넘 잘하고 있는데!

mini74 2022-06-11 20: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너무 예쁘고 설레요. 울 애도 그럴때가 있었지하며 아련한 ㅎㅎㅎ지금을 즐기십시오 ㅎㅎㅎ

독서괭 2022-06-13 12:00   좋아요 2 | URL
ㅎㅎㅎ 미니님, 그 시절 그리우실 때가 있죠? 지금을 즐기려 노력하겠습니다^^ 그리 길지 않은 것 같아요.
 
나는 고백한다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69
자우메 카브레 지음, 권가람 옮김 / 민음사 / 202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장면전환이 아무 예고 없이 이루어져서 처음에 좀 혼란스럽지만, 곧 적응되고 점점 흥미로워진다. 아드리아의 사랑없는 유년기도 비알에 얽힌 역사도 다 무거운데, 역시 아직 어린 소년이다 싶은 생각들과 툭툭 던져지는 유머들 덕분에 예상보다 훨씬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다음 권이 궁금하다~!

댓글(8) 먼댓글(0) 좋아요(2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mini74 2022-06-04 23:0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역시. ㅎㅎ 독서괭님 별도 다섯개 *^^*

독서괭 2022-06-05 22:28   좋아요 2 | URL
네 기대를 저버리지 않더라구요~^^

새파랑 2022-06-05 11:1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책 구매해 놓고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고 있었는데~~ 이 책이 어디에 있는지 찾아봐야 겠어요~!!

독서괭 2022-06-05 22:28   좋아요 2 | URL
ㅎㅎ 어서 찾아 읽어보세요! 이번 여름휴가 때 읽으셔도 좋을 듯요^^

scott 2022-06-06 00: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2편의 고비를 넘으시면
괭님 유월은 나는,나는 고백하고 싶어집니다
여기, 알라딘 서재방에서

┻┳|
┳┻|__∧
┻┳|•﹃ •)
┳┻|⊂ノ
┻┳|J

독서괭 2022-06-07 12:02   좋아요 2 | URL
으앗, 뭔가 고백해야 하는 건가요? ㅎㅎㅎ
담벼락 고양이 넘나 귀엽습니다♥

단발머리 2022-06-07 20: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장면 전환 때마다 저도 무릎을 치고는 했어요. 절묘하기 그지 없습니다!! ㅎㅎㅎㅎ

독서괭 2022-06-10 10:35   좋아요 0 | URL
너무 자연스럽게 넘어가서 헷갈리기도 하더라구요. 2권 초반부는 많이 헷갈리던데 정신 바짝 차리고 읽어야겠습니다 ㅎㅎ
 
[세트] 파친코 1~2 세트 - 전2권
이민진 지음, 이미정 옮김 / 문학사상 / 2018년 3월
평점 :
품절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파친코>의 중심은 선자다. 

선자는 파친코의 처음부터 끝까지, 그 모든 역사를 겪어내며 살아나간 인물. 작가는 선자를 큰 줄기로 해서 여러 인물들의 삶을 가지로 뻗어 보여준다. "역사가 우리를 망쳐놨지만 그래도 상관없다"라는 이 소설의 첫 문장은 100여년을 관통해가는 이 소설이 독자에게 하고 싶은 말인 듯하다. "역사가 우리를 망쳐놨다"는 자각, "그래도 상관없다"는 의지. 


역사는 어떻게 선자와 그 주변 인물들을 망쳐놓았는가. 

선자의 부모 훈이와 양진의 이야기부터 마지막에 이르기까지 이들은 역사의 흐름에 속절없이 휩쓸려간다. 혹은 태생적인 운명에 의해, 혹은 딱히 다른 선택지가 없었던 선택에 의해. 

부산 근처 영도라는 작은 섬에 살면서 어머니와 함께 하숙집을 운영하는 선자는 어느날 장에 다녀오던 길에 일본인 남자애들에게 추행을 당한다. 그때 고한수가 나타나 그녀를 구해준다. 고한수가 없었다면 그놈들에게 더 몹쓸 짓을 당하여 그들의 아이를 가지게 되었을 지도 모를 일. 게다가 아버지의 장애 때문에 혼인에 어려움이 있는 선자는 솔직한 호감을 보이는 고한수에게 끌릴 수밖에 없다. 그의 아이를 가지게 된 선자는 일본에 아내와 딸들이 있어 결혼은 할 수 없지만 너와 아이를 잘 돌봐주겠다는 고한수의 제안을 거절한다. 고한수가 선자가 자신이 유부남인 걸 알아도 관계를 가질 거라고 믿었다면, 선자가 아이를 가질 때까지 그 사실을 숨겼을 리가 없다. 진짜 써글놈이다. 


선자의 하숙집에 머물고 있던 목사 백이삭이 그녀의 사정을 알게 되고, 결혼하여 함께 일본으로 가자고 청한다. 이때 백이삭을 따라간 것이 선자의 삶의 방향을 결정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어느 쪽이 더 나았을지는 결코 알 수 없지만. 일본에서 백이삭의 형 요셉과 그의 아내 경희와 함께 지내면서, 선자는 무사히 노아를 낳는다. 몇 년 후, 백이삭과 사이에서 생긴 아들 모자수도 낳는다. 그러나 백이삭은 그의 교회에서 일하는 소년이 일본 신사에서 천황을 위한 뭔가를 외우지 않았음이 발각되는 바람에 투옥되고, 오랜 시간이 흘러서야 만신창이가 되어 집에 돌아온다. 


이 모습을 처음으로 본 노아, 희미한 기억 속에 그리워했던 아버지가 고문으로 엉망이 된 모습으로 돌아온 걸 본 노아는 어땠을까? 원래도 영리한 노아였지만, 아마 이때부터 그는 완전한 일본인이 되어 멸시당하지 않고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겠다고 마음 먹었을 것 같다. 이 작은 노아를 떠올리면 가슴이 아프다. 결국엔 선자의 가슴에 대못을 박고 마는 노아.. 그건 저 뒤의 일이지만.


어려운 생활을 꾸려나가기 위해 선자와 경희는 김치장사를 시작하고, 그러던 중 큰 고깃집에서 전속으로 김치를 담가달라는 제안을 받는다. 전쟁이 터지고, 요셉이 크게 다치고, 고한수가 나타나고, 그의 도움으로 피신했다가 돌아오고, 노아는 일하며 열심히 공부해 와세다대학에 입학하고, 모자수는 파친코에서 일하게 된다. 

파친코. 드디어 나오네? 당시 일본인들이 보통의 직장에서는 조선인을 써주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조선인들이 파친코 사업에 관여하게 되었다고 한다. 와세다대학에 들어갔던 노아도 결국은 객지에서 파친코 직원이 되고, 모자수의 아들 솔로몬은 콜롬비아대학에 가서 경제학을 전공했지만 결국에는 일본에 돌아와 파친코에.. 참으로 씁쓸한 순환이 아닐 수 없다. 그들은 제약을 뛰어넘고자 그저 열심히 달렸지만, 일본과 조선의 역사가 이들을 좌절시켰다. 


한국에 가면 일본인이라고 욕을 먹고, 일본에서는 아무리 일본에서 나고 자랐어도 3년마다 등록증을 받아 목에 걸어야 하며 조선인에 대한 혐오의 시선을 받아야 하는 이들. '디아스포라'라고 일컫는 그 정서는 인종혐오, 정치적박해, 빈곤 등 다양한 이유로 모국을 떠나 자리를 잡아야만 했던 전세계 많은 사람들의 마음까지 울린 모양이다. 


내게 가장 마음 아팠던 장면은 선자가 노아를 생각하며, 노아가 그렇게 모든 걸 완벽하게 해내면 상황이 바뀔 거라는 희망을 갖게 해서는 안 됐던 게 아닐까, 후회하던 거였다. 그 믿음이 무너지고, 아슬아슬하게 쌓아올린 거짓된 삶조차도 무너질 위험에 처하자 노아는 목숨을 끊어버렸으니까. 하지만 어떻게 엄마가 그럴 수 있었겠는가. 아직 어린 아이에게, 앞날이 구만리 같은 아이에게, 희망을 가지지 말라고, 어차피 우리는 여기가 한계라고,, 그런 말을 어떻게 할 수 있겠는가? 

노아가 밉고 불쌍하다. 노아가 조선인임을 속이고 일본인인 척 하며 결혼한 일본인 여성은 그 아버지(?)가 자살했기 때문에 안 좋은 시선을 받으며 살아온 사람이었다. 남편마저 자살해버린 후 그녀가 아이들과 꾸려나갔어야 했을 삶은 얼마나 팍팍했을지. 고한수와 관계했다는 이유로 엄마를 비난한 노아는, 결국 그 결과물인 자기 자신을 견딜 수 없었을 것이다. 


마지막 장면에서 선자는 남편 백이삭의 무덤에 간다. 일본경찰의 고문에 죽어간 백이삭의 무덤에서 이야기를 끝내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비록 일본에서 자리를 잡아 풍족하게 생활하고 있지만 역사를 잊지 않겠다는, 잊지 말자는 작가의 외침일까. '역사가 우리를 망쳐놨다'는 것을 잊지 않은 채, 그러나 '그래도 상관없다'는 마음으로 앞을 바라봐야 한다고. 혈연으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누구보다 선자와 서로 의지하고 살아온 가족 경희가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가는 선자의 모습에는, 꿋꿋하게 세월을 견뎌내온 소나무 같은 기상이 있다.  


리뷰의 제목을 고민하다 문득 푸쉬킨의 시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가 떠올랐다. 

부당한 상황에서 개인의 믿음으로 뚫고 지나가라는 식의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지만, 세상의 흐름에 휘둘리는 작은 인간에게는 존엄을 지킬 수 있는 마지막 방법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삶이 나를 속일 때 마음껏 슬퍼하거나 노여워 하겠다. 그러고 나면 지나보낼 수 있을 것이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 말라!

우울한 날들을 견디면

믿으라, 기쁨의 날이 오리니


마음은 미래에 사는 것

현재는 슬픈 것

모든 것은 순간적인 것, 지나가는 것이니

그리고 지나가는 것은 훗날 소중하게 되리니


- 최선 옮김, 민음사, 1997 (네이버 지식백과 '세계의 명시')-



댓글(9) 먼댓글(0) 좋아요(2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단발머리 2022-06-03 12: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좋았는데 독서괭님 리뷰 읽으니 여러 장면들이 겹쳐져서 참 좋네요. 전 이번에 3년에 한 번씩 재일한국인이 일본정부에 등록하는 일(지금은 어쩐지 모르겠네요)에 대해 읽으면서, 그렇게 생김새가 비슷한데도 심지어 일본에서 태어났고 자랐고 그런데도 ‘구별‘하고 싶어하는 일본인들의 마음은 뭘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요. 한편으로는 우리도 외국에서 온 분들이 많아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그들에 대한 편견이 맘 속 깊이 있는건 아닌가, 아니 대놓고 무시하고 임금을 착취하고 있지는 않은가, 그런 생각이 들어서 참 그렇더라구요. 집 떠나면 우리 모두 나그네인데 말입니다.

마지막 시도 참 좋네요. 저는 여기가 좋아요.

모든 것은 순간적인 것, 지나가는 것이니......

독서괭 2022-06-03 12:56   좋아요 2 | URL
네 ‘구별‘하고 싶어하는 일본인들의 마음.. 우리도 똑같은 것 같아서 씁쓸합니다ㅠㅠ 차라리 외국인이라고 다 똑같이 차별하면 나은데, 외국도 외국 나름으로 차등을 두어 대우하니까요.. 말만 글로벌 시대지 마음이 열리는 건 아직 갈 길이 먼 것 같습니다.
저는 이 시 둘째 연은 낯설던데, 단발님이 좋다 하신 그 다음 행, ˝지나가는 것은 훗날 소중하게 되리니˝가 맘에 와닿아요^^
단발님 댓글에 좋아요 누르려다가 잘못 해서 제 글에 좋아요를 눌렀더니 ˝자신의 글을 좋아요 할 수 없습니다˝라는 알림이 떠서 부끄러웠네요 ㅋㅋ

단발머리 2022-06-03 13:05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 좋아요,는 저한테 맡기세요 ㅋㅋㅋㅋㅋ 독서괭님 댓글도 좋으니까요!!

거리의화가 2022-06-03 13:1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 노아의 마지막을 생각하니 또 한번 가슴이 무너지고 마네요. 괭님 리뷰 잘 읽었습니다. 푸쉬킨의 시와 파친코의 내용이 잘 어우러진다는 생각이 듭니다. 차별과 억압을 벗어나고자 했지만 결국 쳇바퀴처럼 돌아오고 만 여러 조선인들을 생각하게 만드네요~ㅜㅜ

독서괭 2022-06-03 22:35   좋아요 1 | URL
노아의 마지막에 읽다가 소리내서 헉! 했어요 ㅠㅠ 선자 얼마나 괴로웠을지..
결국 쳇바퀴처럼 돌아오고 말았다는 말씀이 딱 맞네요. 이 책이 그분들 마음에 많은 위로가 되었을까요?

scott 2022-06-03 15:0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자이니치들은 여전히 일본 주류 사회 진입이 어렵습니다 요식업-유흥업-연예계로 진출하는 것 이외에는 좋은 학교를 나와도 일본에 뿌리 내리지 못하게 해놨어요 현재도 일본 파친계는 자이니치들이 꽉 잡고 있다고 ,,,

독서괭 2022-06-03 22:37   좋아요 1 | URL
그렇군요 지금도 그렇군요 ㅠㅠ 일본 상황도 잘 아시는 스콧님!👍 파친코를 잡고 부유해졌지만 끊임없이 차별을 받는 것이.. 갑자기 유대인이 떠오르네요. ㅠ

새파랑 2022-06-03 16:1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푸쉬킨과 연결되는 파친코네요~!! 전 개정판 나오면 꼭 읽어보겠습니다~!! 별 다섯이니 완전 기대되네요 ㅋ

독서괭 2022-06-03 22:37   좋아요 1 | URL
개정판 8월에 나온다니 얼마 안 남았네요! 8월엔 18권 읽으실 듯한데 그중 2권은 파친코로 ㅎㅎㅎ
 

5월도 무사히 견뎌냈다. 구매의 유혹을..! 

이번 달 두 권의 책은 이분들이다. + 커피 
















<전쟁일기>는 스콧님 리뷰 보고 알게 된 책인데, 이건 일단 구매를 해야겠구나 싶었다. 우크라이나의 그림책 작가인 저자는 전쟁이 발발하고 일어나는 일들을 스케치와 짧은 문장들로 묘사한다. 단순한 선들과 담담한 문장들 뿐인데도, 전쟁의 충격이 느껴진다.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고향에 부모님을 두고, 남편과 헤어져서 떠나야만 하는 서글픔... 

* 알라딘 서재 이미지 넣는 거 너무나 불편함. 제발 어떻게 좀 해줘요! 



<해러웨이 선언문>은 잘 모셔두고 있다. 잘... 이쁘게.. 빨강이 참 이쁘네? 가끔 만져보면서. 

요즘 몸이 좀 안 좋거나 스트레스 받으면 자꾸 소설을 집어들어서.. 더 심하면 드라마로 빠지고. ㅠㅠ 

'콜드브루 헤밍웨이'는 이제 날이 더워지므로 샀다. 요거 우유에 타서 바닐라시럽 조금 타서 먹으면 맛나다. 

지금 읽고 있는 책 중에 <헤밍웨이>가 있는데, 

<- 요거.

 이 커피랑 헤밍웨이랑 뭔 관계인지는 전혀 모르겠으나 쌉싸름하고 묵직한 바디감 그런 게 헤밍웨이 이미지인가? 헤밍웨이는 <노인과 바다> 밖에 안 읽었는데, 이 책을 읽다보니 그다지 더 읽어보고 싶지는 않다. 백민석 작가도 초반부터 시원하게 까주듯이, 헤밍웨이가 좀 마초여야지.. 그가 그리는 여성상은 거의 똑같다고 한다. 평생 만난 여성들도 비슷비슷한 이미지. 참전하고, 투우에 뛰어들고, 해보고 싶은 거 다 해보면서 사는 삶, 그거 나도 한번쯤 그렇게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그건 그거고, 똑같이 스페인내전 참전했어도 헤밍웨이보다는 조지 오웰 쪽이 좋다.. 고 말하기에는 헤밍웨이 한권 읽었을 뿐이라 미안하.. 아니 내가 미안할 이유는 없지?! 








예외: 그림책



























이번달에는 이렇게 여섯 권의 그림책을 샀다. <북극곰 로라와의 인터뷰>는 아이들이 '하나언니의 동화나라'(오디오클립)를 워낙 좋아해서 책도 있다길래 사봤는데, 이미 아는 얘기라 그런지 책에는 큰 관심을 안 보였다. 

<마담 바두비다>는 글밥이 좀 많은데, 이야기가 제법 재미있다. 7세 이상~초저 정도? 

<개를 원합니다>도 귀엽고 아이가 좋아했다.이건 글밥이 많지 않아서 5세~초저 정도?

<이게 정말 나일까?>는 요시타케 신스케니까 샀다. 아이가 재미있게 읽었다.

<캡슐 마녀의 수리수리 약국>은 아이가 좀 글밥 많은 책을 좋아해서 사봤는데 꽤 재미있게 읽었다. 그런데 초1~2학년 용으로 되어 있는 책은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듯도 싶다. 글을 잘 읽어도 사고의 범위가 미치는 게 6세와 8세는 다를 것이다. 우리 6세 아이에게는 내용이 조금 이해하기 어려웠을 것 같다는 얘기.

<달빛 학교의 미술시간>은 내가 아직 못 읽어봤다.. 


 그리고 EQ의 천재들이라는 시리즈를 대여해서 봤다. 무려 82권이나 되는 이걸 다 닦고 간수하느라 귀찮았지만 첫째가 한동안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이게 영어 리딩이 되면 원서로 읽히기도 하는 모양.








읽은 책 : 6권



  

























<최소한의 선의>는 문유석 전판사의 법률에세이다. 헌법에서 정한 여러 기본권들의 의미를, 문유석 작가답게 재치있는 말로 풀어나간다. 법률에 관해 깊이 파고드는 내용은 아니지만 아예 관심이 없는 사람이 가볍게 읽기에는 다소 어려울 수도 있다. 법에 관심이 있는 고등학생이나 대학초년생, 일반 성인들도 한번 읽어보면 괜찮을 듯. 

<토지>1, 2권은 윌* 오디오북으로 완독(청?)했다. 재미있다 재미있어.. 

<파친코>1권. 2권은 6월 진입 후 완독. 리뷰 써야 하는데. 대단한 작품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분명 뭔가 마음에 오래 남을 것 같은 여운이 있다. 

<돌이킬 수 있는>은 백자평에 썼지만 내겐 별로였던 것... 그런데 내가 이 책을 절반쯤 읽었을 때 남긴 메모에는 이렇게 적었다(비공개로 적어둠).


 몸 상태가 좋지 않아서, 그냥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이 뭐가 있을까 둘러보다가 책장에서 꺼낸 책이 문목하 작가의 <돌이킬 수 있는>이다. 이 책을 왜 사게 됐는지 잘 기억나지 않지만, 평이 갈렸던 기억이 있어서 찾아보니 맞다. ㄷ님과 ㅈ님의 평이 극과 극이었다. 서로 좋아하고 내가 좋아하는 두분의 평이 이렇게 나뉠 때가 가끔 있는데, 참 재밌다. 반쯤 읽고 보니 왜 두분의 평이 갈렸는지 알 것 같기도 하고.. 절반 읽은 내 느낌은 꽤 재밌다, 정도? 

 유래가 없는 싱크홀이라는 재난과 거기서 살아남아 초능력을 갖게 된 사람들, 그리 특별할 것은 없는 소재지만 잘 엮었다는 생각이 든다.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은 재난, 묻어두고 금지해두고 잊어버리고 싶은 어둠에 대해서 세상은 어떻게 대처하는가. 그리고 그 세상에 마주하는 이들의 태도는 어떠한가. 당신이 그 상황에 처한다면, 최주상이 될 것인가 이경선이 될 것인가, 이찬이 될 것인가? 그런 질문을 던져오는 것 같아 흥미롭다. 


그런데 남은 절반 읽고 나니 평이 확 달라졌던 것.. ;; 역시 책은 끝까지 읽어봐야 하나보다. 

6월 책 두권은 이미 주문해버렸다. ㅠㅠ 내게 남은 것은 그림책 주문권 뿐.. 이미 사둔 책 열심히 읽자.

작년 북플에서 많은 분들이 극찬하셨던 <나는 고백한다>를 드디어 시작했다. 1권 170쪽까지 읽었는데 대작의 스멜이 난다. 이거 끊기면 안 될 것 같은데 다른 읽던 책들 어쩌나... 뭐, 일단 즐겁게 읽자. 


6월- 여름이 시작되고 햇살이 뜨거워졌습니다. 점점 길어지는 이 여름을 잘 견뎌내 보자구요~!  



댓글(25) 먼댓글(0) 좋아요(3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거리의화가 2022-06-02 13: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파친코 괭님이 느끼는 소감이 궁금합니다^^; 그리고 책은 역시 끝까지 읽어봐야 하는건가봐요^^ <나는 고백한다> 저도 작년에 북플을 휩쓸었던 기억이 납니다. 많은 분들이 칭찬하는 데는 이유가 있겠죠~? 즐겁게 읽으시길!

알라딘 서재 이미지 올리기 진짜 좀 개선했으면 좋겠어요. 저 북플 알라딘 앱(아이폰용) 쓰는데 이미지가 추가가 안되서 PC로 업로드하고 올리고 그런 이중 작업을 거치고 있습니다ㅠㅠ

이제 낮에 산책하긴 좀 많이 뜨겁지만 여름이 이래서 여름이지 하는 생각도 합니다! 6월 한달도 화이팅입니다!

독서괭 2022-06-02 16:29   좋아요 1 | URL
화가님 <파친코> 다 읽으셨지요? <파친코>도 1권보다 2권까지 다 읽었을 때 평이 더 좋아지는 것 같더라고요. 끝까지 읽어봐야!
<나는 고백한다> 무려 세 권짜리라 계속 미루고 있었는데 덜컥 시작해 버렸네요..^^;
북플앱으로는 아예 이미지 추가가 안 되나요? 저는 글은 거의 PC로 작성해서 몰랐어요. PC로도 불편하고..ㅠ 제발 개선 좀~~
응원 감사합니다 화가님. 화가님도 화이팅입니다~^^

새파랑 2022-06-02 15:0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너무나 약속을 잘지키시는 독서괭님 인간미가 없으십니다~!! 6월에는 6권 구매하시는걸로 해주세요 ^^ 저 글씨는 독서괭님이 쓰신건가요? ^^

독서괭 2022-06-02 16:31   좋아요 2 | URL
ㅋㅋ 제가 쓴 거면 좋겠네요 ㅋㅋ 이사가서 큰 책장을 구매하기 전까지는 약속을 지켜나가 볼 생각입니다.. 몇 년은 걸릴 것 같은데 가능할지 모르겠네요. 아니면 사둔 책을 다 읽어버리거나..? 이쪽은 불가능할 것 같고요 ㅋ

단발머리 2022-06-02 15: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읽은 ㅋㅋㅋㅋ <해러웨이 선언문>과 아이들이 읽던 <캡슐마녀의 수리수리 약국> 눈에 띄네요.
독서괭님, 6월 독서계획도 화이팅입니다!

독서괭 2022-06-02 16:32   좋아요 0 | URL
존경합니다. 단발님. <캡슐마녀> 단발님 아이들도 읽었군요! 초1~2 분야에서 보니 그림보다 스토리에 집중하는 책들이 많아지더라구요. 저도 읽기 재밌고^^ 응원 감사합니다 단발님!

건수하 2022-06-02 15: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독서괭님 잘 지키고 계십니다!
6월은 뭘 사셨을지 궁금하네요 ㅎㅎ

독서괭 2022-06-02 16:32   좋아요 1 | URL
수하님, 한권은 여성주의 책읽기 도서로 정해져 있어서 ㅎㅎ 나머지 한권은 6월 페이퍼에서 밝히겠습니다(이게 뭐라고 비밀로ㅋㅋ)!

단발머리 2022-06-02 16:36   좋아요 1 | URL
우앙~~~ 그 한 권 뭔지 궁금합니다! ㅋㅋㅋㅋㅋ 비밀이라서 그런 걸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2-06-02 17:41   좋아요 1 | URL
저도 넘 궁금하네요 ㅎㅎ 기다릴게요 독서괭님~~ ☺️

독서괭 2022-06-02 18:17   좋아요 1 | URL
맞추기는 힘드실 겁니다.. 쿠쿠쿠

레삭매냐 2022-06-02 16:4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설렉션이 고저 화려합니다.

그림책 <이게 정말 나일까>
저는 땡기네요.

이달에도 사들일 책들이 부지
기수라 참 걱정입니다.

독서괭 2022-06-02 18:17   좋아요 1 | URL
<이게 정말 나일까> 상상력이 귀엽습니다^^ 요시타케 신스케 <벗지 말 걸 그랬어>랑 <있으려나 서점>도 좋아하는데요.
이달에도 많이 사세요 매냐님!^^

잠자냥 2022-06-02 17: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예외에 책이 왕창 나와서 깜놀! ㅋㅋㅋㅋㅋ

<돌이킬 수 없는> 이야기 재미나네요. 중간까지는 저도 괜찮았던 것 같은데…. ㅎㅎㅎ

<나는 고백한다> 진짜 재밌죠?! 대작 맞습니다. 이 작품은 끝까지 대작이니 안심하세용…

독서괭 2022-06-02 18:15   좋아요 1 | URL
옴마 <돌이킬 수 있는>인데 내내 “없는”으로 썼네요??🤣 너무 헷갈리는 제목입니다…
으흐흐 <나는 고백한다> 기대 만발~~입니다^^

햇살과함께 2022-06-03 01:31   좋아요 2 | URL
돌이킬 수 없는 ㅋㅋ 저는 이 책 돌이킬 수 있는 지점부터 별로 였어요.. 제 취향은 아니었어요.

독서괭 2022-06-03 12:10   좋아요 1 | URL
햇살님도 그러셨군요. 평이 많이 갈리는 작품 같아요!

페넬로페 2022-06-02 18: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무사히 견디신 독서괭님 장하다고 생각하면서 매번 그림책에 빵 터져요.
역시 엄마이십니다.
토지는 긴 호흡으로 읽어야 할 책인데 나는 고백한다까지 시작하셨군요.
6월에도 아자아자^^

독서괭 2022-06-03 12:11   좋아요 2 | URL
뭔가.. 제 책을 두권밖에 사지 못하는 스트레스(?) 좌절된 욕구가 그림책 핑계로 터져 나오는 것 같기도 합니다.ㅋㅋ 제 책과 달리 그림책은 못 읽고 갖고 있는 건 없기도 하고요 ㅋ
로페님 감사합니다. 6월 아자아자입니다~^^

scott 2022-06-03 00: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대작의 스멜ㅎㅎ<나는 고백한다>괭님의 오월 독서 고백 이야기 푹 빠져 버렸습니다 유월에는 아프지 마세요 ㅜ.ㅜ

독서괭 2022-06-03 12:12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스콧님~^^ 어째 몸이 좀 비실비실 했는데, 이제는 괜찮아요! <나는 고백한다> 열심히 읽어보겠습니당 ㅎㅎ

햇살과함께 2022-06-03 01: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EQ의 천재들!! 너무 좋아했습니다만.. 이거 은근 글밥 많아서 애들이 이거 몇권 읽어달라면 목이 너무 아파 죽을 것 같았어요:;; 몇년전에 동생 줘버려서 지금은 집에 없네요. 영어책도 알라딘에서 몇권 샀었어요^^

독서괭 2022-06-03 12:14   좋아요 1 | URL
맞아요 글밥 많아요 ㅠㅠ 한번 읽으면 네다섯 권씩은 연달아 읽었던 것 같아요. 다행히 둘째는 많이 좋아하진 않아서 첫째는 좀 읽어주다가 혼자 읽으라고 했습니다..^^;;
변형 반복되는 문장이 많아서 영어공부하기 좋을 것 같아요. 아이 리딩 시작하게 되면 읽어봐야겠어요^^

mini74 2022-06-03 13: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EQ의 천재들이라니 ㅎㅎ 우리 아이가 어릴적 정말 좋아했던 시리즈입니다. 그림책들 반갑네요. 그땐 우리 애도 귀여웠는데 지금은. 어르신 오셨습니까 하고 인사해야 할 것 같은 비주얼 ㅠㅠ 울 아이가 좀 노안이라 ㅎㅎ 캡슐마녀도 반갑고. 약속 지키시려는 모습도 귀엽고. 겹치는 책도 반갑고 ~ 네 무더위에도 우리 열심히 읽어보아요 *^^*

독서괭 2022-06-03 22:40   좋아요 1 | URL
오 EQ의 천재들과 캡슐마녀 역사가 있는 책들이군요! 전 EQ는 지인에게 들어서 알았고 리틀코리아에서 대여해서 봤어요^^ 애들 안 보는 책들 좀 정리하고 사고 싶은데 정리가 잘 안 되어 쌓여만 가는 중..;; 미니님 여름에도 즐거운 독서 이어나가요~^^
 




<파친코>에서 선자의 어머니 양진은 몇차례의 유산은 물론, 출산을 하고도 몇달만에 아기가 병치레로 죽는 경험을 거친 후 선자를 가진다. 선자는 결혼할 수 없는 상대와의 관계에서 임신하여 노아를 낳지만, 둘째 모자수를 갖기 전 그도 여러 차례 유산을 겪는다. 모자수의 아내 유미도 몇 번의 유산 끝에 솔로몬을 무사히 낳는다. 모자수가 사별 후 사귄 여자 에쓰코의 딸 하나는 임신을 한 채 엄마에게 찾아온다. 

임신은 여성들의 삶에 찾아오는 거대한 습격이다.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원했지만 낳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든, 임신이 이루어지는 순간 여성의 몸은 결정권을 잃는다. 콩알만한 수정란이, 아직 인간의 형체가 전혀 나타나지도 않은 배아가 여성을 지배한다. 소중한 생명을 품은 자궁. 그속의 콩알을 위해 모든 욕구를 참아가며 몸을 보존해야만 하는 지엄한 명령. 


파리바게뜨 여성노동자들의 현실에 관한 기사를 읽었다.


관련기사: “아파도 못 쉬고 유산까지… 여성 노동자 보호하라”

링크☞ http://www.wome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23567


여성 직장인의 연간 유산율이 23%라는 것도 놀랍고, 파리바게뜨 제빵기사들의 연간 유산율이 50%에 이른다는 것은 충격적이다. 직장 다니며 임신해서 유산 없이 두 아이를 낳은 나는 무척 운이 좋았던 것이다. 

임신한 여성을 위한 어떤 조치도 취해주지 않는 직장에서 여성이 자연유산을 할 때, 누구도 그 책임을 지지 않는다. 민사상 손해배상은 어렵게 인정이 될지 모르지만, 사업주에게 태아의 생명을 해친 죄를 묻지는 않는다. 하지만 똑같이 태아가 생명을 잃는 결과가 일어났음에도 그것이 여성 스스로의 선택에 의한 경우에는 그를 처벌하겠다는 것이 낙태죄다. 

위 기사에서 나오듯이 여성 직장인의 연간 유산율이 23%이고, 심지어 40대 이상 임신부의 자연유산율은 50.5%(세계일보 2015. 2. 3.자 기사, "40대이상 임산부 2명 중 1명 자연유산, 전연령 유산율 22.1%")라는데, 무리해서 일하다가 자연유산하면 면죄되고 출산 후 양육이 어려워서 임신중지를 선택하면 처벌되는 것이 얼마나 부조리한가. 

 

100년이 지난 양진의, 선자의 이야기는 유미를, 하나를 거쳐 지금에 이른다. 그 시절에 비하면 유산율은 낮아졌을 테지만, 임신과 출산에 대한 여성의 선택권 부재라는 근본적 문제는 똑같다. 안전하게 임신중지를 할 수 있도록 의학적 기술이 발전하고, 난임시술 후 선택적 유산이 합법적으로 행해지고, 나이나 환경으로 인해 취약한 계층 여성들이 이도저도 못하다가 결국 출산한 후 영아살해/유기에 빈번히 이르러도(영아살해 2달에 1번, 영아유기 1달이 10번꼴로 발생한다는 관련기사: https://view.asiae.co.kr/article/2022051910450657235), 낙태한 여성을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변하지 않는다. 그들은 형벌로 처벌하지 않는다면 여성들이 무분별하고 무책임하게 성교할 거라고 본다(심지어 위헌소원에서 법무부 변론 내용 중에도 비슷한 취지가 있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846023.html). 나는 그 주장의 저변에는 여성을 '이성적이지 못한 열등한 존재'로 여기는 여성혐오가 깊이 깔려 있다고 여긴다. 가부장적으로 통제하는 국가가 없다면 여성은 무분별하게 성교하고 쉽게 낙태할 거라는 생각. 거기에는 주체적으로 자기 삶을 결정하고 꾸려나가는 한 사람의 모습도, '무분별한 성교'의 대상이 될 남성의 모습도 삭제되어 있다. 


낙태를 형사처벌하는 것은 결코 생명중시의 정언명령이 아니다. 그건 가부장제의 결과물이다. 만일 가모장제 사회였다면, 법은 여성의 낙태를 허용하고 여성을 임신시켜 낙태에 이르게 한 남성을 처벌했을 것이다. 그렇게 처벌하지 않으면 남성들이 '무분별하고 무책임하게' 성교해서 여성을 임신시킬 테니까. 

낙태죄의 완전하고 종국적인 폐지와 안전한 임신중단의 권리가 보장되길 희망한다.  


댓글(14) 먼댓글(0) 좋아요(3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청아 2022-05-30 19:0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관련해 미국에서 만든 다큐를 조금봤는데 미국에서 꽤 오래 이 싸움이 있었더라구요. 페미니스트 운동가 글로리아 스타이넘도 출연하던데 제목이 기억이 안나요ㅜㅜ 대신 관심있으실것같아 기사링크 올립니다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aver?volumeNo=33588667&memberNo=16432281&vType=VERTICAL

파리바게트 자연유산 이게 무슨일인지...저 안그래도 파업있고부터 이용안하는데요. 저기 다니는 아빠들 육아휴직은 아예 불가능하겠네요?ㅠ

독서괭 2022-05-30 21:33   좋아요 3 | URL
오 미미님 링크해주신 기사는 북플에서는 클릭이 안 되네요. 검색해보니 <reversing roe> 인 것 같아요. 이런 다큐도 있군요! 넷플 구독을 안 해서 ㅠ 2018 제작된 거라는데 최근에 더 핫하겠네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미미님은 이미 파바 불매중이시군요! 전 개인이 하는 동네빵집을 더 좋아해서 잘 안 가긴 했는데, 앞으로는 더 안 가야겠습니다.. 엄마들한테도 그러는데 아빠들 출휴/육휴는 택도 없겠네요 ㅠ

청아 2022-05-30 21:47   좋아요 2 | URL
네 그 제목 맞을거예요!!^^

얄라알라 2022-06-07 15:05   좋아요 2 | URL
미미님 덕분에 <reversing roe> 다큐를,
또 독서괭님 덕분에 파리바게트 이슈를 알게 되었습니다

˝곤이˝라는 뜻이군요.
roe.

청아 2022-06-07 15:38   좋아요 2 | URL
얄라알라님 넷플릭스에서 <제인 로 케이스 뒤집기>란
제목으로 보실 수 있어요^^

독서괭 2022-06-10 10:37   좋아요 1 | URL
roe는 사람 이름인데, 거기 곤이라는 뜻이 있군요? 가명인 걸로 알고 있는데 관련이 있을지 궁금하네요^^

새파랑 2022-05-30 21:2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낙태도 임신중단도 당연한 권리가 되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임신을 한쪽 성의 책임으로 모는건 잘못된것 같아요~!!

독서괭 2022-05-30 21:34   좋아요 4 | URL
맞슙니다~! 임신중단을 안전하게 잘 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하고 출산을 결심한 사람들을 위해 양육지원도 연결해주면 좋겠어요. 새파랑님 공감 감사해요~^^

레삭매냐 2022-06-02 10:1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어느 기사에서 봤는데
미쿡의 총기 지지자들이
낙태는 생명을 죽이는 일
이라며 극렬하게 반대하
면서, 정작 사람들을 죽이
는 총기 규제에는 그야말
로 사생결단하듯이 반대한
다는 말에 기가 막혔습니다.

정말 이상한 나라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율배반적
이구요.

독서괭 2022-06-02 12:47   좋아요 4 | URL
그러게 말입니다. 생명권을 이유로 낙태를 반대하는 거라면 다른 논점에도 일관성을 가져야 마땅할텐데 말이죠.
그냥 여성이나 취약계층이 겪고 있는 현실에 대해 무관심한 거라고밖에는 ㅠㅠ

mini74 2022-06-03 12:5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최고의 발명품이 피임약이라고. 여성을 해방시켰다고 하지만 왜 여성만? 남성피임약은 왜 앖지? 했는데 곧 나온다는 기사를 봤어요. 파리바게뜨 노동자들 ㅠㅠ 너무 속상하네요.

독서괭 2022-06-03 22:42   좋아요 3 | URL
그러네요! 그러고보니 왜 피임약은 여자만! 남성피임약이 나오는군요. 이제야 나오는 것도 희한하네요..
파바 노동자들의 근로조건이 빨리 개선되길 빕니다 ㅜㅜ

얄라알라 2022-06-07 15: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파친코를 읽고 있는 중이기 때문에 더욱더 독서괭님의 글이 제가 가깝게 느껴집니다.

독서괭 2022-06-10 10:37   좋아요 1 | URL
저는 번역에 딱히 불만이 없었는데 번역이 별로라는 평도 있더라구요. 얄라님은 원서로 읽으시니 더욱 좋으실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