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한국 현대사를 말하다 1 - 불의에 맞선 칼날 헌법재판소, 한국 현대사를 말하다 1
이범준 지음 / 궁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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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의 설립부터 3기(임기 6년 기준)가 끝나는 2006년 무렵까지 이야기를 속도감 있게 풀어낸다. 굵직한 헌재결정들과 그 속얘기를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어 좋다. 별 하나 뺀 이유는 글자가 한개씩 누락된 게 꽤 많이 눈에 띄어서다. ‘례‘자가 특히 많이 빠졌는데 오타도 아니고 어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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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5-05-10 14: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례?! 🤣🤣🤣

독서괭 2025-05-10 14:33   좋아요 1 | URL
이.. 장난꾸러기냥이!!!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5-05-10 19:44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엄마라는 사실에 얼떨떨해질 때가 있다.

임신부터 출산, 여러 해의 양육 과정이 꿈이었던 것처럼 느껴질 때가. 

그게 어린 나에 대한 향수인지, 자유롭고 게을렀던 시절에 대한 향수인지는 분명치 않다. 

어쨌든 그 순간은 잠시, 나는 금세 엄마라고, 다른 아이 앞에서는 아줌마라고 자연스럽게 자칭한다. 

오늘은 어버이날, 옷깃에 카네이션을 꽂고 출근했다.

어린이날에 어린이들은 쉬는데, 어버이날에 어버이들은 왜 출근해야 하는가? 

이 말을 들은 둘째는 잠시 고민하더니 말했다. 

어버이날에 못 쉬니까, 이번에 오래 쉰 게 아닐까요? 

음, 그건 엄마의 질문에 대한 답이 아니고 인과가 뒤바뀐 것 같지만... 

그래, 연휴에 잘 놀았으니 됐다. 

하지만, 그래도, "학교는 안 쉬고 회사는 쉬는" 휴일도 하루는 있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억울) 


연휴에는 제주도에 갔다.

여행을 갈 때마다 아이들이 커가는 걸 느낀다. 훨씬 수월해졌고, 할 수 있는 활동이 늘어났다. 

이제 회까지 먹으니 음식 선택의 폭도 넓다. 

지나가다 자그마한 4.3 유적지가 있어 거기도 잠깐 들렀다. 

이 끔찍한 역사를 아이들에게 설명하는 일은 난감하기 짝이 없다. 

아직 사람의 선함을 믿는 나이 아닌가. 어른으로서 민망하고... 어렵다. 


오가는 비행기에서는 <환희의 인간>을 절반 가량 읽었다.

첫페이지부터, 아 이건 서재인들이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책이 아닐까 싶었다.

"글쓰기란 넘을 수 없는 벽에 문을 그린 후, 그 문을 여는 것이다."


3년 일기도 한참 못 썼고, 서재글도 많이 못 쓰는 요즘, 

서친님들의 읽기와 쓰기의 비율이 궁금해졌다.


자, 여러분, 일주일 또는 한 달 단위로 생각했을 때,

읽는 시간과 쓰는 시간에 어느 정도 할애하고 계신가요? 

아니, 질문을 바꿔야겠습니다.

보통은 읽는 시간이 더 많을 테니, 읽는 시간 대비 쓰는 시간을 어느 정도 할애하시나요

저는 잘 줘봐야 9:1 인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시간이 나면 쓰기보단 읽기 쪽에 손이 가요. 

머릿속에서 굴리던 생각을 막상 쓰려고 하면 막혀버리기도 하고요. 

그냥, 일단, 좀 더 막 써봐야 할까요? 필사라도 해봐야 할까요. 


흐리지만 따뜻한 오늘, 좋은 하루 보내세요.



우리의 생각은 연기처럼 올라가 하늘을 흐리게 만듭니다. 나는 오늘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았어요. 그러자 하늘이 내 손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이미 저녁이지만, 당신에게 오늘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전하지 않은 채로 하루를 흘려보내고 싶지 않네요.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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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목련 2025-05-08 11: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독서괭 님께 휴일과 휴식을!!

독서괭 2025-05-08 13:54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자목련님(울먹) 하지만 휴일에 잘 놀았어요..ㅋㅋ 쉰 것 같지 않아서 그럴 뿐 ㅋㅋ

다락방 2025-05-08 12: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흐음.. 저도 9:1 인것 같은데요? 아무래도 많이 쓰기는 하지만 읽는것에 미치지는 못하는 것 같아서 말입니다.
그나저나 처음에 쓰신 것처럼 ‘학교는 안 쉬고 회사는 쉬는‘날이 간절하네요. 비록 저는 엄마는 아니지만.....

독서괭 2025-05-08 13:55   좋아요 0 | URL
절대적 시간은 훨씬 많으시겠지만 비율로 따지자면 저랑 비슷하실수도!
학교는 쉬고 회사는 안 쉬는 날은 많은데 반대는 없어서 말이예요.. ㅠㅠ 물론 어버이날에 선생님들도 쉬셔야 하니 어버이날은 안 될 것 같네요..흑흑

잠자냥 2025-05-08 12: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안 알랴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5-05-08 13:55   좋아요 0 | URL
네? 7:3 이라구요? 역시...

잠자냥 2025-05-08 14:04   좋아요 1 | URL
독서괭, 회장직 내려놓아야....

독서괭 2025-05-08 14:22   좋아요 1 | URL
엉? 이미 파면됐는데??

잠자냥 2025-05-08 14:26   좋아요 1 | URL
😹😹😹

다락방 2025-05-08 16:10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페넬로페 2025-05-08 12: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폭삭 속았수다 보려고 넷플릭스를 구독하는 바람에~~
읽기조차 요즘 줄어 들었어요 ㅠㅠ
둘째의 답변, 최고입니다.

산책길에서 여러 어린이집 어린이들이 어버이날 행사를 하고 있더군요.
그때가 제일 부모에게 효도하는 것 같아요^^

독서괭 2025-05-08 13:57   좋아요 1 | URL
오 폭삭 속았수다 보시는군요. 좋다는 얘기 많이 들었습니다. 저도 요즘 자전거 타느라 지하철 타는 시간이 줄어서 읽는 시간 확보가 어렵네요;;
둘째 나름 고민한 답변 ㅋㅋ
그러게요, 지금은 존재 자체로 효도 중인 듯 합니다! 페넬로페님 좋은 하루 보내세요~^^

거리의화가 2025-05-08 14: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읽는 양이 쓰는 양보다 많은듯합니다^^; 쓰는 일은 에너지가 몇 배 이상은 드는 것 같아서요. 요즘은 뭐 하다보면 하루가 후딱 가서 읽는 것도 주중에는 몇 쪽 읽는 것이 다이고 그나마 주말에나 조금 읽을 수 있을 정도인 듯 싶어요. 아이 키우는 부모는 현실적으로 책 읽는 시간조차 내는 것이 어려워보입니다ㅠㅠ

독서괭 2025-05-08 14:24   좋아요 0 | URL
그래도 화가님만큼 꾸준히 읽고 쓰는 분이 많지 않은걸요. 지금도 훌륭하십니다!
하루가 너무 짧죠ㅠㅠ 저는 요즘 퇴근길에는 잘 못 읽겠더라구요. 지하철에 사람 많으면 더더욱.. 그냥 뭐 들으면서 가게 되더라구요.
화가님도 5월엔 좀더 여유롭게 읽고 쓰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망고 2025-05-08 15:3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정말 기록을 안 해 놓으면 하루가 그저 쓱 증발해버리는 것 같아요ㅠㅠ 그래서 먹고 자고 놀고 이런 행동 위주로 기록해 놓고 있어요ㅋㅋㅋ근데 이렇게 행동을 기록하지말고 감정을 써야 한대요 왜냐면 압수수색 당하면 증거로 채택될 수 있어 불리할 수 있다나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5-05-08 18:10   좋아요 1 | URL
아니 그런 이유로?? ㅋㅋㅋㅋㅋ 오 감정을 써야 뭔가 좋은가? 했는데 압수수색 ㅋㅋㅋㅋㅋ 빵 터졌네요ㅋㅋ
망고님은 열심히 기록하고 계시군요. 저도 다시 좀 해봐야겠어요ㅠ

단발머리 2025-05-08 19: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9:1 아니면 8.5:1 아니면 5:0.0003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버이까지 생각해주는 둘째 맘이 너무 이쁘네요. 부럽습니다^^

독서괭 2025-05-09 13:35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 아니 단발님, 다들 이러시면 저는 9:0.01 정도로 해야할 것 같아요 ㅋㅋㅋ
어버이를 생각해서 한 답인지는 모르겠지만 감사합니다 ㅋㅋ

새파랑 2025-05-08 21: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읽기 쓰기 5대5로 하고 싶지만 글을 잘 못써서 저도 9대1인거 같습니다 ㅋ 책 3권까지만 읽고 리뷰써야지 하는데 요새는 잘 안됩니다.....
역시 환희의 독서괭님~!!

독서괭 2025-05-09 13:36   좋아요 1 | URL
새파랑님은 9:1 맞는 듯요. 읽으시는 것에 비해 글을 덜 쓰신다는 뜻이니 힘내주시기 바랍니다 ㅋㅋ
환희의 독서괭?? 새파랑님이 붙여주신 별명 중에 가장 맘에 드네요!
 

5월입니다!! 

요즘 날씨가 너무 좋아요. 

저는 최근 주1-3회 정도 출근길의 절반을 따릉이로 대체하고 있습니다.

한강변 자전거도로를 따라 달리는 기분이 끝내줍니다! 

멋진 자전거를 탄 분들이 쾌속으로 저를 앞질러 가시지만..

저는 따릉이를 사릉합니다 ㅋㅋㅋ 한 시간 단돈 1000원, 역 앞에서 빌려서 역 앞에서 반납하고 지하철 타면 되고,

참으로 편리한 물건이네요. 

덕분에(?) 달리기와 홈트는 소홀해짐.... 모든 걸 다 할 순 없지. 


4월에는 이런 책을 샀습니다.

산책: 4권 


앗, 4월이라 네 권인가..? 

<헌법재판소, 한국 현대사를 말하다>는 나름 시의적절하지요? 읽는 중인데 속도감 있게 잘 읽힙니다. 꼼꼼한 자료조사와 이야기 풀어나가는 솜씨가 인상적. 

<몸에 갇힌 사람들> 4월의 여성주의책읽기 도서! 잘 읽혀서 금방 완독!

<에드워드 툴레인의 신기한 여행> 원서! 서재에서 보고 주문했습니다. 번역본은 예전에 읽었는데 좋아요. 

<김소영의 초등 책 읽기 교실> 김소영님 신간? 이건 사야죠. 에세이 아니라서 필요한 분들만 읽으면 되지만 ㅎㅎ 
















아이들 책: 6권


<여기는 루퐁이네: 귀염뽀착 탐구생활> 첫째가 빠져있는 루퐁이네 입니다. 유튜브 유명견들!

<국경> 좋다는 추천을 받고 샀는데 정말 좋아요. 그림이 매우 아름답고 여러모로 생각해보기 좋은 책입니다. 요모조모 살펴볼 수 있는 책을 좋아하는 둘째의 취향에 맞았음. 어른들이 읽기도 좋아요. 

<지구 박물관 여행> 이것도 둘째가 좋아할까 싶어 샀으나 글씨 너무 많고 어려워서 실패 ㅋㅋ 

첫째 수학 공부는 계속 진행 중 ㅋㅋ 



























읽은 책: 3권


<셜리> 1,2권. 역시 재미있는 샬럿 브론테였다... 

<몸에 갇힌 사람들> 중간에 상대에게 영향받는 부분에서는 뭔가 초자연적인 느낌이 들어 읭 했으나 그 부분 지나가니 매우 좋았습니다. 리뷰를 ...못 썼다.. 
















영어 원서 같이 읽으실래요? 

저의 영어 원서 읽기를 이끌어주시던 함달달 대장님이 부재중이시네요 ㅜㅜ 

이대로 중단하면 안 될 것 같아, 

혼자라도 읽으려고 계획을 세워봅니다.


5월은 위에 산책에 있는 에드워드 툴레인! 














6월은 <A good girl's guide to murder>

제목부터 흥미롭지 않나요?? 

넷플 드라마 <핍의 살인사건 안내서> 원작이라 하니, 드라마를 함께 봐도 재미날 듯














드라마 얘기를 하니, 제가 간만에 미드를 좀 봤는데,

<에밀리 파리에 가다> - 여기서 젠더이슈를 다뤄서 흥미롭더라구요. 

향수 광고에서 여성 모델이 누드로 걷고 남자들이 경탄하는 표정으로 바라보고 나서

미인의 꿈이었나.. 그런 말이 뜨는데,

주인공이 이건 성적 대상화다, 미국 여자들은 좋아하지 않을거다, 해서 

Sex or Sexist ? 하고 SNS에 투표를 해보기로 하는, 데까지 봤습니다 ㅋ 



갑자기 샛길로 샜는데, 영어 원서 같이 읽으실 분 손손~ 

언제든 아무때나 참여하셔도 환영합니다. 


연휴 즐겁게 보내세요>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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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 2025-05-02 21: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함께 원서읽기 좋은데 저는 다른 책을 읽고 있어서요ㅠㅠ 많이들 참여하셔서 독서괭님 외롭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독서괭 2025-05-03 11:57   좋아요 1 | URL
다행히 외롭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ㅎㅎ 망고님 읽고 싶은 책이 보이시면 언제든 함께 해요😘

단발머리 2025-05-03 12: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헌법 재판소 책, 색이 너무 이쁜데요 (외모에 많이 흔들리는 편....) 저도 찾아봐야겠습니다.

원서읽기는 손 들고 갑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꾸준히 참여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독서괭님이 세우신 계획에는 항상 솔깃한 사람이라서요. 😘😜😎

독서괭 2025-05-03 11:59   좋아요 1 | URL
헌재책 예쁩니다 ㅋㅋ 정치흐름과 연결되어 있어서 시사에 밝은 단발님은 더 흥미롭게 읽으실 것 같아요!
원서읽기 손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부담없이 할 수 있을 때 즐겁게 같이 읽어요!

하이드 2025-05-03 12: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에드워드 툴레인 넘 좋고요.
GGGM 페이퍼백은 글씨가 진짜 제가 세상에 태어나서 읽은 모든 책들 중에 가장 작습니다. 참고하시길!
엄청 재미있긴해요. 근데, 분량이 꽤 길고요.

독서괭 2025-05-03 12:40   좋아요 0 | URL
네? ㅋㅋㅋㅋㅋ 태어나서 읽은 모든 책들 중 가장 작다니 ㅋㅋㅋㅋ 충격적입니다. ㅋㅋ 분량이 꽤 길다면 두달로 기간을 잡아야겠네요🤔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하이드님!!

다락방 2025-05-06 00: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에드워드 툴레인 7-10 세 네요? 저도 도전해보겠습니다. ㅎㅎ

독서괭 2025-05-07 20:07   좋아요 0 | URL
우왕 함께해요~~>ㅁ<

다락방 2025-05-07 20:08   좋아요 1 | URL
책 샀어요. 내일 도착할듯 합니다!

독서괭 2025-05-07 21:39   좋아요 0 | URL
👏👏👏👏👏
 
[세트] 셜리 1~2 세트 - 전2권
샬럿 브론테 지음, 송은주 옮김 / 은행나무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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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럿 브론테가 <제인에어>의 성공 후 썼다는 <셜리>에는 많은 인물이 등장한다. 제목과 달리 셜리가 등장하려면 한참 기다려야 한다. 우선 보좌사제 3인방(개그담당)과 주임사제 헬스턴이 나오고, 이들은 이 소설 전체를 아우르는 정치적 소란의 근원지인 할로 공장으로 간다. 이제 공장주 로버트 무어, 매력적인 젊은 남성이 등장할 차례다. 그는 공장에 최신식 기계를 들여오면서 많은 사람을 실직하게 만들었다. 그는 이방인이며, 영국 북부의 요크셔 지역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는 인물이다. 

공장에서 일어난 소동을 해결하고 나서야, 셜리에 버금가는 주인공, 캐럴라인을 만날 수 있다. 그녀는 주임사제 헬스턴의 조카딸로서 엄마와 헤어지고 아빠는 사망하여, 부인을 사별한 숙부 헬스턴과 함께 살고 있다. 캐럴라인은 사촌인 로버트와 그 누이 오르탕스가 사는 집에 종종 찾아간다. 사촌이라 더욱 조심스러우나,, 캐럴라인은 로버트를 향해 커지는 마음을 어쩔 수가 없다.  

그러던 어느날 짠 하고 등장하는 상속녀!! 셜리는 가문의 유일한 상속녀로서 매년 상당한 금액을 받고 있는 부유한 여성이다. 그녀는 나폴레옹과의 전투로 인해 영국과 유럽 사이의 교역이 막혀버려 어려움을 겪는 로버트의 할로 공장에 투자하고, 로버트와 가까워진다. 

자, 뻔하디 뻔한 삼각관계 로맨스인가? 그렇지 않다. 우리의 샬럿 브론테는, 한 남자를 두고 두 여자가 서로 경쟁하고 미워하는 쉬운 길은 가지 않는다. 오히려 셜리와 캐럴라인은 마음을 나누는 매우 가까운 사이가 된다. 캐럴라인이 심한 절망에 빠졌을 때도, 그녀를 절망에서 꺼내주는 건 셜리와 그녀의 가정교사 프라이어 부인, 이 여성들이다. 


그리고 2권에서는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여 셜리에 관한 새로운 사실들이 밝혀지는데.. (직접 읽어보세용) 


뭐, 시대적 한계이겠지만 로맨스는 아쉬운 점이 많다. 일단 남자들이 아쉽다 ㅋㅋ 제인에어에서 로체스터가 맘에 안 들었듯이, 이놈이나 저놈이나.. 흠흠. 로체스터만큼 나쁜 놈은 나오지 않긴 한다. 제인에어, 빌레뜨와 셜리의 가장 큰 차이점은 여성들의 미모가 빼어나다는 점일까. 로버트무어도 잘생겼다. 관계성에 있어서는 제인에어-로체스터만큼 계급차이가 있지 않고 오히려 역전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더 눈에 띈다. 여성이라서 불리한 점이. 


가장 매력적이고 가장 아쉬운 인물은 역시 셜리다. 

셜리는 이런 인물이다. 로버트 무어 왈, '소녀의 리본으로 된 어깨끈 아래에 상태 좋고 혈기왕성한 심장을 가진 당신 같은 사람은 지금 이런 사소한 사건들이 일어날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말해도 겁먹지 않겠지요'(2권, 11쪽). 여기서 당신이 셜리다. 그녀는 용감하다. 기개가 있고, 자신감이 넘치며, 똑똑하고, 건강하고, 활기차다. 심지어 그녀는 책도 좋아하거든. 


올려다보니 달이 떠 있다. 그녀는 책을 덮고 일어나 방 안을 거닌다. 아마도 좋은 책이었을 것이다. 마음을 새롭게 하고, 채워 주고, 다시 따뜻하게 해주었다. 뇌를 자극하고, 마음에 생생한 그림들을 채워주었다. 조용한 응접실, 깨끗한 벽난로, 황혼의 하늘로 열린 창, 새롭게 왕좌에 앉은 그 영광스러운 하늘의 '달콤한 지배자'로의 모습이 셜리에게는 지상을 에덴으로, 삶을 시로 만들기에 충분하다.  -2권, 87쪽


그녀는 무슨 일이든 해낼 수 있었을 것이다. 결혼을 강요하는 친척들이 아니라면, 여성이 할 일은 집 안에, 바느질감에 있다고 생각하는 사회가 아니라면. 그녀는 치안판사도 될 수 있고, 사제도 될 수 있고, 공장주도 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얼마나 많은 셜리들이 그 재능을 아깝게 썪혔을까. 



<셜리>에서 또하나 눈에 띄는 부분은, 시대 상황에 관한 샬럿 브론테의 이런저런 논평들, 여성의 처지에 대한 비판, 한심한 사제들을 향한 유머 섞인 조롱들이다. 특히 독신 여성들의 처지에 대한 문제의식이 부각된다.  



'(...) 하지만 어떤 인간들은 다른 사람들이 자신들을 위해 삶을 포기하고 자신들에게 봉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는 칭찬으로 보답하지. 그런 인간들은 그들이 헌신적이고 고결하다고 해. 그걸로 충분한가? 그게 사는 건가? 나를 바칠 나 자신만의 것이 없다는 이유로 남에게 자신의 존재를 내줘버린 사람들은 끔찍한 공허함, 조롱, 결핍, 갈망이 없을까? 내 생각에는 있을 것 같아. 자아를 버리는 데에 미덕이 있을까? 난 그렇게 생각지 않아. 과도한 겸손은 폭압을 만들어내. 나약한 양보는 이기심을 만들어 내고. 가톨릭이 특히 자아를 버리고 남들에게 굴종하도록 가르치는데, 가톨릭 사제단만큼 탐욕스러운 폭군들이 많은 곳도 없지. 모든 인간에게는 자기 몫의 권리가 있어. 각자가 자신에게 주어진 몫을 알고 순교자가 자신의 신조를 결연하게 고수하듯이 그 몫에 충실한다면, 모두가 행복해지고 잘 살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이런 이상한 생각이 내 마음속에 밀려들다니. 이런 게 옳은 생각일까? 잘 모르겠네.' - 1권, 249쪽


하지만 분명 무언가 잘못됐어. 독신 여자들이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아야 해. 지금보다 더 흥미롭고 돈이 되는 일을 할 수 있는 더 나은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내가 이렇게 말한다고 해서 하느님께서 내 말에 불쾌해하실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아. 내가 불경스럽다거나 참을성이 없다고, 혹은 신심이 깊지 못하다거나 신성을 모독한다고도 생각 안 해. 하느님께서는 수많은 신음소리를 들으시고, 인간이라면 귀를 막거나 무력한 경멸감으로 얼굴을 찌푸릴 슬픔에 대해서도 동정해주신다는 것만이 나의 위안인걸. 무력한 경멸감이라 한 건, 쉽게 치유할 수 없는 이런 불만들에 대해서 사회는 보통 경멸을 무기삼아 아예 말하지 못하게 막아버리기 때문이야. 이런 경멸은 약점을 덮는 번쩍이는 망토에 불과해. 사람들은 고칠 능력이나 의지가 없는 문제들을 상기시키면 싫어해. 그러면 어쩔 수 없이 스스로의 무능을 절감하거나, 그보다 더 고통스럽게도, 내키지 않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끼게 되니까. 그게 그들의 안락함을 방해하고 자기 만족을 흔들어놓지.  -2권, 92-93쪽



해설에 잘 설명되어 있지만, 샬럿 브론테 자신이 노동자 계급이 아니었기 때문에 노동자 계급의 생계가 달린 시위를 부르주아 계급의 도덕의식에 기대어 해결하려 하는 모습이 엿보인다. 로버트 무어의 비정함이 깨달음을 통해 달라져서 자신의 결정에 대한 도덕적 책임을 인지하게 되면, 그러면 공장 기계화에 수반되는 노동자들의 터전 잃기와 계급 갈등이 해결될까? 시혜적인 태도로 계급 문제를 바라본다는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샬럿 브론테는 좋다. <셜리>의 출간에 감사하며, 별 다섯 개를 드립니다.  


슬픔과 두려움은 침묵 속에서 돌보면 거인족의 아기들처럼 자라나지요. (2권) - P266

자신을 존중하려면 다른 사람들에게 정의를 실현하고 있다고 믿을 수 있어야 합니다. 제가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보다 무지를 더 배려하고 고통에 더 관대해지지 않는다면, 저는 저 자신을 대단히 부당한 인간이라고 경멸해야 할 것입니다.(2권) - P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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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과함께 2025-04-16 09: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벌써 다 읽으셨군요! 기대되네요. 저도 곧 읽겠습니다~

독서괭 2025-04-16 09:38   좋아요 1 | URL
솔직히 내용으로는 별 다섯개는 아닌 것 같습니다만 ㅎㅎ 그래도 좋긴 하더라구요. 햇살님께도 즐거운 독서가 되길~^^

페넬로페 2025-04-16 09: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 시대가 여자에게 엄청 불리했는데 그래도 그때의 여자 작가들이 많이 분투했다는 생각도 들어요.
이 책, 기대됩니다^^

독서괭 2025-04-16 10:22   좋아요 1 | URL
맞아요. 비평은 비평이고, 분투한 여성 작가들이 존경스러운 건 사실입니다.
페넬로페님도 어서 읽어보셔요~^^

책읽는나무 2025-04-18 11: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럼에도 샬럿 브론테가 좋아 괭오별을 하사하셨군요?
책 표지도 은은하니 이쁘네요.
왠지 셜리의 외모가 연상되는 것도 같구요.^^

독서괭 2025-04-25 10:11   좋아요 1 | URL
아휴 책나무님, 댓글이 너무 늦어졌네요!
책 표지 괜찮아요. 띠지가 별로라서 뜯자마자 벗겨 버렸어요 ㅋㅋ
캐럴라인은 청순미인, 셜리는 강렬한 미인인 것 같습니다. 제인에어랑 빌레뜨를 먼저 접한 사람으로서는 신선한 설정이네요 ㅋㅋ

단발머리 2025-04-19 22: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히려 셜리와 캐럴라인은 마음을 나누는 매우 가까운 사이가 된다. .... 그러니깐 이 부분에서 저는 엥? 이렇게 되고 말았습니다. 자세히 안 풀어주셔서 읽어봐야 알 수 있겠네요.

저는 <제인 에어>의 어두침침한 느낌을 좋아하거든요. 빌레뜨가 상대적으로 밝아서 좋았는데, 이 작품은 용감하고 기개 있는 여성이 주인공이라 더더욱 기대됩니다. 아직도 아끼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5-04-25 10:13   좋아요 1 | URL
아휴 단발님, 댓글이 너무 늦어졌네요! 2
엥? 하셨습니까? ㅋㅋㅋㅋ 제인에어랑 빌레뜨보다 여성간 우정서사가 많이 나오는 게 좋더라구요. 캐럴라인이 셜리를 연적처럼 인식하면서도 그녀를 좋아합니다.
제인에어의 어두침침한 느낌 저도 좋아해요! 빌레뜨 읽고 의외로 밝아서 놀람 ㅋㅋ 약간 초현실적인 부분들이 둘다 나오는데, 셜리에는 그런 점은 적은 것 같아요. 그만 아끼고 뜯어보셔요 ㅋㅋㅋ

잠자냥 2025-05-09 17: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럴 줄 알았다옹

독서괭 2025-05-09 17:26   좋아요 1 | URL
고맙다옹 덕분에 알았다옹 ㅋㅋ
 
[세트] 셜리 1~2 세트 - 전2권
샬럿 브론테 지음, 송은주 옮김 / 은행나무 / 2025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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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샬럿 브론테 작품은 재미있다. 대사가 찰지고 인물들이 생동감 있다. 1권까지는 제인에어랑 빌레뜨보다도 재밌는데! 했고, 2권은 그 정도는 아니었지만 재미있었다. 하지만 그 빛나는 셜리가... 결국에는 .... 그게 너무 아쉽다. 하지만 그녀가 뜻한 바대로 되었으면 너무 판타지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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