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1일은 동희장군 돌이었어요
돌잔치는 집에서 조촐하게 차려주었답니다
백설기와 수수팥떡 세가지삼색 나물에 명태전 그리고 과일을 올려주었지요.
돌잡이 용품도 간소하게 준비했는데 동희장군은 돌잡이로 청진기를 잡았답니다
동희장군 닥터 윤이 되려나 봐요,
전 실 잡아도 좋았어요
건강하게 오래사는게 최고니까요 그래서 두번째로는 실을 냉큼 잡았답니다.

 
 
 

 
돌잔치를 치르고 그야말로 설걷이도 못한 다음날 아침
우리가족은 얼른 커플티 챙겨입고 대전으로 고고씽했어요
바로 돌사진 촬영을 하기 위해서지요
우리가 도착한 곳은 대전.
인터넷에 동희 사진 올렸더니 동희 이쁘다고 홍보사진으로 찍어준다해서 망설였어요. 넘 멀잖아요. 하지만 뭐 가기로 맘먹고 다같이 가족티까지 맞춰입고 가니 조용하고 가족나들이 하는 기분으로 다녀올 수 있어서 아주 좋았답니다.
 태은양이 어느 소파에 눕더니 말해요
엄마 여기 편하다
 
  
동희 장군은 여기서 까꿍 놀이를 했답니다.
 
 
 
스튜디오 안에서 익숙해지도록 좀 돌아다니고 핸드폰으로 이런 저런 사진을 찍어보았어요.
사실 돌사진은 돌되기 한달 전쯤 많이 찍는데 저도 돌전에 찍으려고 예약했었답니다.
그런데 그만 우리 동희장군이 아파서 병원에 잠시 입원하는바람에 어쩔수 없이 366일되는 날
돌사진을 찍게 되었죠,
동희장군은 사실 10개월부터 걸어서요 얌전히 찍을 거라는 생각은 꿈에도 안했는데 생각보다 더 힘들더라고요.
한시도 가만 안 있는 동희 장군
돌아다니고 픈데 잡아두니 발버둥을 칩니다.
 
하도 돌아다녀서 엄마인 저도 사진을 찍을 수가 없더라고요.
 
동희장군 제발 멈춰요,
 
 
식탁에 앉쳐서 이쁘게 쳐다보는 모습을 찍어보려 했는데요 안되네요.
 
 
 이 청바지는 요 꽃님이네님이 태은이 물려주셨던 바지인데요 제가 잘 입히고 나두었다고 동희도 입히네요. 정말 두고두고 감사한 마음이에요.  
소파에서도 쿵쿵 뛰고
 

 

 

자 짜잔  첫번째 컨셉은 버버리 슈트를 입은 동희장군이랍니다.
 

 

두번째 컨셉은 요정같지요? 모자랑 호박바지 넘 귀여워요.

아장아장 걷는데 어찌나 귀여운지 

 
 
 

 

 

 
함꼐 온 누나는 고생이었어요
동생 잡으러 다녔거든요.
 
 

 

 

엄마 나 여기 들어가고 싶어요 라고 말하는 것 같아요.
이쁜 아기 옷들이 참 많더라고요.
다 입히고 싶당.
 

 

 

 

 
 
 마구 돌아다니는 동희 장군을 사진 찍기 위해 연신 비눗방울을 불어대며 망가지기를 서슴치 않으셨던 스튜디오 실장님
얼마나 힘드셨을까요?
커플티를 입고 간 우리가족은 간단히 핸드폰으로 가족 인증샷을 남겼답니다
고생하셨던 실장님께서 제 핸드폰으로 찍어주셨는데요.
아 문제는 바로 저네요
촌스러운 표정의 저
그래도 즐거운 우리 가족입니다.
 

 

 

 

 힘들었지만  우리 가족은 사진 촬영 후 대청호도 가서  비 살짝 내리는 대청호를 구경했는데 참 좋더라고요
가슴이 탁 트였습니다.
 

 

 

 

 

 
찍은 사진이 어떻게 나올까 무척 궁금했어요,
아 그런데 정말 깜짝 놀랐어요 몇장 카페에 올려주셔서 봤는데 정말 깜짝 놀랄만큼 이쁜 사진이 나왔답니다. 우리 동희 장군 어떄요?
넘 이쁘지요?
 

 

 

 

 

 
저 살아있는 생생한 표정과 눈빛
오 동희 장군
난 네게 반했어.
 
 

 

 

 

 
 
이 사진은 모두 어린왕자 같다고 해요.
우짜니 고슴도치 엄마는 넘 이쁘구나
 

 

 

 

 
동희 장군은 짝짜꿍을 아주 잘하는대요 그모습을 이쁘게 담아주셨네요.
 

 

 

 

 
 
무엇이 신기할까요?
한장한장이 참 이쁘고 곱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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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9-18 1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동희군의 돌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정말 너무너무 예쁘고 잘 생긴 동희장군!!
저도~동희장군에게 홀딱 반했어요~~!!!
다정한 가족사진도, 참 좋습니다~~

하늘바람님! 행복하고 좋은 한가위 되세요~*^^*

후애(厚愛) 2013-09-18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동희군의 돌을 진신으로 축하드립니다.^^
한번 안아보고 싶은 동희군이에요.
 

 
 
 
집 근처에 수목원이 있다는 이야기는 해니트리님 블로그에서 보고 알았는데 토요일 점심먹고 뒹구는 중 옆지기가 온수역에서 가까운 수목원이 있는데 갈까 했어요.
'아 나 거기 아는데~'
사실 아는 건 아니고 블로그에서 오 좋네 가보고 싶다 했지요.
온수역은 집에서 지하철 2구역
내려서 3번 출구로 나와서 유한 공고 쪽으로 걸어서 조금만 가면 푸른 수목원이 나와요
처음 가보는 동네인데 음 이 동네 참 조용하네 싶었어요
서울같지 않다는 거지요.
서울 혹은 서울 주변에는 서울같지 않는 곳이 꽤 있답니다.
이곳도 그렇더라고요. 고급빌라도 있고요.
 
 

 
 
입구에 푸른 수목원이라 써 있고 곳곳에 이정표가 있어서 찾기 쉬웠어요.
 

 
엄마 여기야 여기~
앨리스 양 좋아서 신났네요.
올 여름 멀리 여행도 못가서 늘 몸이 근질근질한 앨리스 양이랍니다.
 

 
무엇보다 탁 트여보이는 연못이 좋았어요
오리도 있고 물고기도 보이더라고요.
서울에 이런 곳이 있다니~
게다가 집 근처라니
오호~
 

 
한참 바람을 맞으며 구경하는데 앨리스양 화장실 가고 싶다는 거예요.
천천히 둘러보고 싶었는데 화장실 먼저~
 

 
여긴 화장실 앞 잔디밭이에요
아이들이 엄마 아빠랑 신나게 뛰어 놀더라고요
그래서 우리 반디도.
 

 
처음 걸어보는 잔디밭을 신나게 걸어다녔어요.
10개월 부터 걸어다닌 반디는 11개월인데요 곧 12개월이 되어가네요.
돌쟁이 아가인거죠.
보행기 신발이 딱 맞아  주로 신고 다니는데

 

발바닥이 얇아서 발밑 감촉이 잘 느껴지겠죠?

 

  

 
커다란 버드 나무 아래서 찍고 싶었는데 좀체 가주지 않은 반디군
 
 

 
여기는 카페와 화장실이 있는 곳이에요
편안해 보이는 주말이지요.
  
  
 

 
담벼락을 이리 예쁘게 장식했네요
아 우리집 정원이면 좋겠다.

 
 
 
돌다리를 건너보고 싶다는 앨리스
안 건너보면 저 돌다리도 무섭게 느껴지죠.
전 무섭더라고요.
 

 
개울가도 아기자기.
 

 
 
저런 길도 이뻐보이네요.
끝에 아빠를 찾아가는 앨리스 보이시죠?
 

 
 
저곳에서 앨리스는 폴짝폴짝 뛰기를 했어요.
무서워서 못 뛴다더니 나중엔 아주 재미있어 하더라고요.
  
 

 

 

 
연잎이 가득한 연못엔 곧 연꽃이 피어나겠죠
생각보다 아기자기 하답니다.

 
이곳을 보며 순천만이 생각났어요.
아 다시 가고 프다 순천만.
 

 
나무로 만들어져 걸음마 하기 딱 좋은
빠질 염려만 없으면 좋을텐데
손도 안 잡으려 하는 반디
따라다니기 힘들어요.
 

 
 
그래도 아주 신나서 많이 걸어다니더라고요
날씨도 선선해서 참 좋았어요.
아주 더운 여름엔 비추고요 요즘 처럼 하늘이 높고 바람 선선해질 떄 딱이에요
나무가 좀더 크고 많았으면 좋겠다 싶어요.
수목원이라기 보다는 정원이나 공원같은 느낌이랍니다.
 

 
누나의 줄넘기가 반디에겐 전화기네요
여보세요?
아 제가 너무 통화를 많이 하나봐요
 

 
 
함께 바라보는 것
함께여서 더 좋지요.
 

 
돌아가는 길에  토끼를 만나는 행운까지.
아기자기한 푸른 수목원은에는 더 볼거리가 많아요 직접 가셔서 확인 하셔요
가을엔 더 아름다울 것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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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3-09-03 0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맨발로 뛰어놀 데까지 있으면 훨씬 좋겠지만,
이만큼 되어도 아주 멋지네요.
자주자주 나들이 가셔요~
겨울에도 예쁘겠구나 싶어요.

하늘바람 2013-09-17 00:10   좋아요 0 | URL
네 꼭 그러려고 마음 먹고 있어요 잘 될지는 모르지만요
감사합니다

icaru 2013-09-09 1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장소 반갑네요~ 부천 사는 동생 식구 따라서 갔는데, 행정구역상 서울이면서, 광명에서도 가깝고, 부천에서도 가깝구만요~ ㅎ

하늘바람 2013-09-14 02:08   좋아요 0 | URL
네 맞아요 온수역에서 걸어갈 수 있거든요
^^
 

 
금요일 주문한 마미포코 기저귀가 오자 아이들은 눈을 동그랗게 떴어요
커다란 상자가 집에 왔거든요
그냥 거실에 놔두고 방에 들어오는데 앨리스  태은양이 낑낑 대며 가져오네여
그러고는 내용물을 꺼내고는 들어가는 거예요.
아이고 거길 왜 들어가
박스 속에 들어간 누나를 보는 반디
반디야 누나 나오라고 해
그런데 이 녀석 들어가고 싶어하네요
아니 저 좁은데 위험하지 않나
결국 들어갔지요
ㅎㅎ
아주 한참 놀았고요
숨기 놀이까지 하더라고요
게다가 반디가 박스를 빨아서 누나에게 혼나기도 했어요
박스 하나오니 아주 신났네요
아 이쁜 집하나 있음 좋겠구나 싶어요
똘똘이집이 있는데 그건 마구 쓰러지거든요
좋은 텐트 하나 구해볼까
그런 엄마 맘과 달리 아이들은 그저 신나서 히히 까르르
고맙다 얘들아.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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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3-09-01 07: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은 나름대로 놀거리를 잘 찾아내서 놀더라고요. 번듯하게 만들어 파는 것 사주고 싶은건 부모 마음이지만 오히려 나름대로 찾아서 어떻게 가지고 놀까 궁리하면서 아이들 머리는 더 발달하는게 아닌가 싶기도 해요.

하늘바람 2013-09-01 08:22   좋아요 0 | URL
ㅎㅎㅎ 네 볼품은 없지만 재미는 만땅인거죠
그래서 아직 안버리고 페품집처럼 있네요
뭐라도 붙여줄까 싶기도 해요^^

잎싹 2013-09-02 1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창 박스가지고 좋아할 때에요.
우리아이들도 그랬어요~~ㅎㅎ

숲노래 2013-09-03 0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는 캐리보우(caribou) 텐트를 사서 가끔 마당에 펼쳐 놓는데
그러면 아이들이 아주 한참 오래 잘 놀아요.

펴고 접기 쉬워
이런 텐트 하나쯤 있어도 좋으리라 생각해요.
나중에 바깥마실 갈 적에
(자가용 있으면) 짐칸에 싣고 나가서
공원이든 어디에든 펼치면
그야말로 더 재미날 테고요~
 

동희를 간신히 재웠을 때 휴대폰이 울렸다

예민해져 있는 난 갑자기 신경질이 팍

깨면 안되는데

그래서 모기소리만한 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엄청 친한척

누구세요?

나 누구예요

안녕하세요

이년전

아니 삼년 되었나?

다니던 회사 계열사 방송국의 차장님이었다.

 

요즘 뭐하냐고

그냥 애 키구고 있다고

어디 다니는 줄 알았다고

녹음 건이 있으면 소개 좀 시켜달라고

얼마나 궁했으면 나를 생각했으랴 싶었다

얼마나 답답했으면 화시 떠난지 삼년은 족히 되는 사람을 생각했으랴

 

참 난 극과극이다.

회사 다닐때 가장 최근에 다녔다고 볼 수 있는 그 회사에서 난 꽤 높은 자리까지 올라갔다.

팀장

내 능력과 그 외 여러가지에 어울리지 않는

하지만 하라하면 다시 할 자리.

 

치열했다

싸웠고

설득시켰고

직원들을 위해주려 했다

하지만 그 방법이 술사주고 밥사주는 방법은 아니었다

일을 시켰고

일을 가르쳐 캐리어를 만들어주고 능력을 주려 했다.

내가 아는 정보를 넌지시 알려주어 어디에서도 써 먹을 수 있게 했고

작가를 원하면 작가를 알아봐주고 화가를 원하면 화가를 알아봐주고

아는 인맥 모르는 인맥 다 동원해서 일을 처리할 수 있게 해주었다.

마치 그들이 한 것인양 뒤에서 일을 해 주어 능력있는 직원이게 하려 했다

 

그 모든 걸 그들이 알아주리라 생각했었다.

 

그러면 안된다는 걸 뒤늦게 알았다.

부하직원은 도와주어서는 안된다.

그건 동기나 할일이다

부하직원을 평가하고 그들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해야지

내 능력으로 일을 하게 한뒤 그걸 그들의 능력으로 대신해주었다 해서

그게 그들의 능력도 아닐뿐더러 고마워 하지도 않는다

가장 중요한 건 그들은 그것이 참 어이없게도 그들의 능력이었다고 믿는다.

 

치열했다

동화를 사랑했고

지키고 싶었고

동화라는 자리를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많은 작가들이 그 영역에서 마음껏 책을 내게 해주고 날마다 새로운 작품 이야기를 하게 해주고 싶었다.

그걸 아는 작가들은 수시로 전화를 했었고 모르는 작가들은 툴툴댔다

 

할 수 없었다

생각만해도 억울해서 알라딘에서도 제대로 말하지 못했고

아직도 말하지 못하고 있다

삼년 빠르게 삼년정도가 가고 있는데

난 아직 그때 일이 생생하고 억울해서 떨린다.

영화를 찍어도 그런 영화는 없었으리

 

그때만큼 열심히 일만 생각해본적도 없는데

나는 마치 나만 생각하고 내 책을 위해 내 글을 위해 회사와 직원을 이용한 사람이 되어 있어서

 

회사를 다니며 한번도

단 한번도

나올때 잡고 잡고 또 잡아도 뿌리치며 나왔지 억울하게 나온적이 없었기에

더더욱

잊을 수 없다.

그래서 기회가 온다면

사이코처럼 다시 그 회사에 가서

나 이런 사람이라고 당신들은 무엇을 본거냐고 하고 싶을 떄가 있다.

 

많은 이들이

그래 내가 옳았다고

회사가 나빴다고

당시 회사 대표가 말도 안되는 사람이라고

했지만

 

그들은 곧 돌아선다

나는 지금 그들이 보는 난 아무것도 아니기에

 

실제 그렇다

생활고와 함께

두 아이들을 데리고 뻑빽 소리지르는 하루하루가 가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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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3-08-21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들이 무엇이라 보든 무슨 상관있나요?
하늘바람님은, 있는 그대로 멋진 분이세요...
뒤늦게 두째 아이를 낳을 용기를 지닌 분이시구요.

회사 생활, 정말 힘들어요.
저 역시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아요. 하늘바람님도 억울할만하세요.
그때 많이 힘드셨잖아요... 뒤돌아보고 후회하지 마세요, 제가 보기엔 충분히 최선을 다하신걸요.
하늘바람님께서 애써 주신걸 감사하게 못 알아본 사람들이 바보이지요.

자, 토닥토닥, 힘내세요... 쪼옥~

하늘바람 2013-09-01 07:01   좋아요 0 | URL
마고 언니
어떻게 하면 언니처럼 적때 적소에 어울리게 위로의 말을 해 주실 수 있을까요
참 고마워요
늘 고마운 마음만 갖고 살아서요
내가 참 이렇게 얼굴 두꺼워질 수 있나 싶어요
언제 어디서나 빛이 나는 언니
좋은 9월 되셔요
 

아침에 일어나면 그것도 꽤 늦게

태은양을 옷입을것 챙겨주고 머리 빗겨 주고 그 사이 둘째 동희군이 젖달라 보채면 젖도 주고

그러다 밥챙겨주고

어린이집에 데려다 줍니다

데려다 주는 길은 즐겁습니다

셋이 손잡고

사실 동희군은 아기띠하고 태은양 손을 잡고 뛰어가는데 이 더위에 뛰어가는 이유는

태은양과 동희군이 까르르 웃으며 즐거워 하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집에 와서 잠시 일을 보고는 태은양 숙제를 하기 시작했어요

내일 까지 시장에 있는 가게 하나를 만들어 가야 하거든요

그것도 입체적으로ㅜㅜ

 

 

만들때 동희군이 자고 있었어요

그 시간 정말 황금시간이에요

그런데 내가 이 시간에 이걸 하다니

갑자기 마구 화가 나는거예요

에효

요즘 왜케 자꾸 화가 나는지

전엔 그냥 우울해 지기만 했는데 요즘은 화가 나더라고요

그래서 기분 전환 겸

옥상에 바질 싹을 채취하러 갔어요

아는 엄마 두명에게 바질 싹을 분양 하기로 했거든요

 

열심히 흙을 파서 작은 우유팩에 넣고 흙도 채우고 물도 좀 주고 비닐 팩에 물도 좀 뿌려서 갖다 주었어요

어린이집에 데리러 갈 시간에 맞추어 놀이터에서 놀게 할 심산으로 엄마들과 약속을 잡았드랬죠

바질을 안기며 인사했는데

뭐 근데 그닥 좋아하는 것 같지도 않더라고요

게다가 이상하게도 집에 가스레인즈를 켜고 온 느낌

불을 줄이고 와서 타면 연기 자욱

생각만 해도 아찔해서 미안하게도 가야겠다고 하고는 태은양과 동희군을 데리고 허둥지둥 집으로 왔답니다

가스레인지는 꺼져 있었어요

휴 허탈하고 허무하고 다행인데도 말이에요.

옥상 화초들에게 물을 주어야 겠기에 화장실에 호수 연결 태은양에게 물을 틀라하고 주는데 물이 안나오는거예요

호수가 빠졌다네요.

하는 수없이 엄마가 간다하며 갔지요

다시 물을 나오게 하고는 괜히 딸래미에게 물을 뿌리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에잇

 

화분에 물을 주는 척하며

물 폭탄 발사

그런데 이녀석들

아주 좋아하는 거예요

동희군은 아기띠에 안겨서 까르르

태은양도 깔깔깔

 

뭐 그래서 마구마구 발사

그랬더니 저한테 복수를 하려고 하더라고요

뭐 그래서 저도 조금 젖었지요

하지만 아무래도 호수 물총이 탐났나봐요

뭐 기꺼이 양보했어요

 

토마토가 생명을 다해가서 이젠 잎이 바삭거려요 신기한건 그런데도 토마토가 열려요 늘 한줌씩

그리고 까마주도 열리고 고추도 열리고

바질도 잎이 작아지고 꽃도 피고 말라갔는데 이젠 씨가 맺히고 그 씨에서 새싹도 트더라고요

부추는 볼품없이 심었는데 제가 몇잎씩 따서 계란 찜할때 계란 말이할때 뭐 오이 좀 무쳐먹을 떄 넣어요, 유용하죠

하여튼 식물들도 시원하게 배불리 물을 먹고 덕분에 옥상이 물바다가 되었어요.

태은양은 재밌었는지 낼 또 하자네요.

전 차라리 비와라 했답니다. 맘으로요,

내려와서 바로 목욕 모드로 돌입

실컷 노는데 아뿔사 목욕하다 잠든 동희 장군

럴수 럴수 이럴수는 없는데

 

저 원피스는 태은양이 직접 빨겠다고 비누를 잔뜩 칠하고는 두어번 헹구더니 빨래끝 하더라고요

에그 나도 몰라 했어요

사실 손빨래도 제겐 아주 운좋은 여유예요

목욕탕 문만 열면 다짜고짜 들어서는 동희 장군에게 전 당할 재주 없어요.

 

밥먹고 빨래걷고 청소좀 하려는데 동희장군 일어났어요

빨래 개키고 청소하는데 징징징

엥엥엥

요즘 동희장군은 어찌나 소리를 질러내고 징징 대는지 아주 정신이 혼미해지고 제가 수시로 멘붕이 옵니다.

그런데 태은양은 텔레비전만 보는거예요

뭐라나 흑마녀

사실 그거 저도 무지 재밌더라고요,

그래도 그렇지 ㅠㅠ

가게 만들기로 하지 않았니?

가게 간판도 안 만들었고 옷도 더 그려야 해. 옷가게라고.

그런데 들은 척도 안해요

그래서 발끈 했어요

소리소리 질렀죠

누구 숙제냐 네 숙제냐 내 숙제냐

정말 엄청 화가 나더라는

하나라도 그려라 등등

그랬더니 정말 티셔츠 딱 하나 그리고는 허준을 본다는 거예요

갑자기 엄청 화가 났어요

뭐 그럴려면 하지마 등등

에구구

내가 이런 엄마가 아니었는데

화가 나서 청소를 잽싸게 한다고

물론 그 와중에 동희는 아기띠에 업혀서 있는 대로 징징 쟁쟁 에엥

재활용 정리 한답시고 빈 참치 캔을 잡다가 잘 못 잡아서 손을 베었어요 피가 뚝뚝

 

태은아 엄마 다쳤다

이놈의 지지배 그좀 혼났다고 들은척도 안해요

그런데 피가 참 많이 나요 그것도 순식간에 손이 피투성이가 되더라고요

태은아 엄마 피가 많이 나네 반창고좀 가져와라

빨간색을 좋아하는 태은양 피를 보더니 겁을 먹고는 엄마 많이 아파?

하는거예요

아니야

했더니 방으로 가서는 숙제를 하더라고요

옷을 그리고 간판을 오려 붙이고

수많은 잔소리보다 엄마 한번 다쳐 주는게 낫더란 말인가

암튼

갑자기 태은양을 안아주고 싶어졌어요

그래서 불렀죠

엄마가 왜 혼낸줄 아느냐 등등의 소리를 하며

껴안고 뽀뽀로 마무리.

저 어릴땐 엄마가 정말 하나도 안 도와 주셨어요

잘해가든 못해가든 상관 안하셨어요

그래서 전 어땠을까요

다른건 못해도 만들기나 미술, 글짓기 같은건 참 잘했어요

하기만 하면 바로 칭찬

그건 엄마가 하나도 안도와줬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엄마가 된 전 왜 도와주는 걸까요

우리딸이 알아서 잘 하길 바래야 하는데 참 성에 안차니

이걸 어쩔까요

안 도와줄수가 없는거예요.

이러면 안되는데 말이에요.

도와줘 놓고 네숙제냐 내 숙제냐 소리치고 난리치고

화내고 밤마다 반성하고 나중엔 제 눈치까지 보고 그러네요

태은아 넘 미안하구나

사실 태은양 넘 착해요

동생때문에 책하나 편히 읽을 수가 없거든요

 

 

 

동생이 누나껀 다 뺏고 다 따라하고 다 못하게 하잖아요.

얌전한 아기이길 바라지만

 

 

이렇게 누워 뎅굴거리는 건 정말 가뭄에 콩나는 일이고요

동희장군은

 

 

이렇게 귀엽게 여보세요 하며 전화놀이하는것도 아주 드물어요,

두드리고 부스고 던지고 소리지르고

 

 

끌고 다니지요

그럼에도 다 참고 동생과 함께 노는게 행복하고 즐겁다 해요

 

 

 

태은아

요즘 엄마가 매일 혼내서 미안하다

책도 안 읽어주고 함께 놀아주는 것도 거의 없고

맛난 것도 좋은 장난감도 거의 못 사주고

늘 소리만 버럭지르는 엄마로 변해가서 참 미안해

하지만 엄마가 정말 사랑한다

태은아.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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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3-08-21 07: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추는 다 뜯지 말고 몇 포기 남겨 보셔요. 그러면 곧 꽃대가 올라와서 하얀 부추꽃이 핀답니다. 그러면 꽃이 지고 나서 까만 씨앗을 잘 받으셔요. 그 씨앗을 심으면 이태(두 해) 뒤에 다시 부추풀 먹을 수 있도록 자라요~

아이들은 늘 고운 사랑 받아먹고 살아가니
소리 질렀어도 다 잊으시면 됩니다~

appletreeje 2013-08-21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태은양이 참 예쁘고 착한 누나네요~!
저도 아이들이 저만할 때 많이 소리도 치고 힘들었던 것 같아요.
더구나 남자아이들이라서 더 한시도 가만있을 날이 없었지요..ㅎㅎ
그래도 뜨거운 여름이 지나면, 고운 열매 맺는 가을이 오듯..조금만 더 이 시기를
지나가시면 다 즐거운 추억으로 남으실 듯 합니다~

태은양 숙제로 만드신 작품이 참 예쁘네요~?^^
우유팩에 심어진 바질,도 싱싱하니 예쁘구요~ 저같으면 무지하게 좋아했을텐데...

하늘바람님! 오늘도 좋은 날 되세요. *^^*


2013-08-21 11: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조선인 2013-08-22 0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궁, 태은이랑 동희가 언제 이렇게 컸나요? 태은이도 안경을 쓰기 시작했나요? 해람이도 올해부터 안경을 쓰게 됐는데... 간만에 보는 똑닮은 오누이 사진에 감탄만 합니다. 반성은 무슨 반성! 이렇게 잘 키우고 있는데요. ^^

야클 2013-08-22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남얘기 같지가 않네요. 잘 읽었습니다. ^^

하늘바람 2013-08-31 04:08   좋아요 0 | URL
야클님도요? 아웅
오래간만에 넘 반가워요
잘 지내시죠

하늘바람 2013-08-31 04:08   좋아요 0 | URL
야클님도요? 아웅
오래간만에 넘 반가워요
잘 지내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