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생활이 전혀 힘들지 않다고 말한다면,
회사 생활이 그저 즐겁고 보람차다고 말한다면,
그건....뻥이다.

회사를 다니면서 힘든 순간들이 있었다.
솔직히 얘기하면....많았다.
물론....확 때려치고 싶을 때도 있었다.
솔직히 얘기하면....많았다.

그럴 때 마다 생각했다.
" 일단 과장은 되고 보자."
그런 생각으로 버티고 참았다.

산을 오를 때,
너무 숨이 차서,
너무 힘들어서,
너무 다리가 아파서,
당장 퍼질러 앉아서 시원한 물을 들이키고 싶어서,
여기서 좀 쉬었다 가자고 말하면
베테랑인 동행은 손가락으로 이정표를 가리키며 말한다.

저 위 산장까지 올라가서 쉬자고,
얼마 남지 않았다고,
좀 더 힘을 내라고.

그 산장.
숨 차고, 다리 아프고, 힘들지만
이정표를 보며 이제 산장이 1,000 미터 남았다, 500 미터 남았다 혼잣말을 하며
지쳐도 계속 걸을 수 있는 그 오아시스 같은 산장.

내게 "과장"이란 바로 그 오아시스 같은 산장이었다.

어제 게시판에 뜬 간부 승격자 명단을 보고 그렇게 기뻐했던건,
표정 관리를 못하고 하루 종일 입을 다물지 못했던건,
술자리에서 축하주를 받으며 너무 "up"되서 쑈쑈쑈를 했던건,

연봉이 올라서도 아니고,
명함이 뽀다구 나게 바껴서도 아니고,
직급이 올라간게 자랑스러워서도 아니고,

내가 그토록 기다려왔던 산장,
그 오아시스 같은 산장에 도달했다는 기쁨과 안도감,
하루 종일 혼자서 엄마를 기다렸던 애가
엄마를 보자 마자 달려드는 기쁨과 안도감,
그런 가슴이 터질 것 같은 감정이었다.

쩍 팔리지만....
눈물까지 핑 돌았다.

어제는 정말, 오랜만에, 넘넘 기뻤다.
부들부들 떨며 대학 합격자 안내 ARS에 수험번호를 누르고
"수험번호 OOOOOO는 합격자 명단에 있.습.니.다.축하합니다."
를 들었을 때처럼 기뻤다.

그래서...어제 하루는
나이도 잊고,
표정 관리도 잊고,
품위 유지도 잊고,
오버하며 좋아했다.

아침에 일어나 생각하니
쩍팔리기도 하고 민망하기도 하다.ㅎㅎ

오아시스 같은 산장에 도착하기까지
힘들 때 마다 옆에서 손 잡아 주고 격려해준
많은 선배들,친구들,후배들,
항상 옆에 있어준 고마운 사람들,
무엇 보다도 부모님께 감사드린다.

당분간 한턱 낼 일이 많아
몸짱 프로젝트는 한동안 보류해야 할 것 같다.
재테크 및 절약모드도 한동안 차질이 있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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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g 2006-03-01 17: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성과장님 감축 드려요
아싸~~~ ^^

플레져 2006-03-01 17: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무지 기뻐요! 성과장님! 축하 세레모니 받으세요~!!!




마늘빵 2006-03-01 1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성과장님 축하드려요. 과장님이라고 하니깐 이상해요. ^^




바람돌이 2006-03-01 1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수선님!!! 하나의 고비를 넘겼을 때의 기쁨이라니.... 한동안 충분히 오버하셔도 되겠네요. 정말로 축하드려요. 성과장님!!! ^^

물만두 2006-03-01 18: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과장님^^

글샘 2006-03-01 1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과장님이 되셨군요. 축하드립니다.
그럼 이제 글 쓰기 더 어려워지시는 거 아닌감?

비연 2006-03-01 1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축하드려요^^ 과장님이라니..이제 중간관리자급이시네요!

파란여우 2006-03-01 1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성과장님! 축하 드려요^^
쫄따구들(!!) 하고도 잘 지내시길...

울보 2006-03-01 2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성과장님,,

이리스 2006-03-01 2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또 그다음 산장에도 이렇게 기쁘게 오르시길 바랍니다.
^.^

클리오 2006-03-01 2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승진이라니 정말 낯선단어이옵니다... ^^ 축하드려요!!

kleinsusun 2006-03-01 2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mong님, 감사합니다.^^

플레져님,기뻐해 주셔서 감사합니당. Pleasure!!!

아프락사스님, 감사합니다. 장미가 넘넘 이쁘네요.^^

바람돌이님, 하나의 고비를 넘겼을 때의 기쁨. 정말 오랜만에 느껴보는거라 넘 기뻤어요. 근데....어젠 넘 오버한거 같아요.부끄....^^

물만두님, 감사합니다.^^

kleinsusun 2006-03-01 2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샘님, 대리,과장 하는 일은 같아요. 글을 못쓰는 최고의 적은 게으름이죠.ㅎㅎ
축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비연님, 네....관리자 또는 간부라고 부르죠.어쩐지 어색.ㅎㅎ 감사합니다.^^

파란여우님, 감사합니다. 저희 팀엔 후배가....달랑 한명 있어요.ㅎㅎ

울보님, 감사합니다.^^

낡은구두님, 이제 마음 속으로 다음 산장을 그려야곘죠? 그걸 뭘로할까 생각중이예요.^^

클리오님, 학년 주임이나 교감,교장 선생님되는게 학교에서는 승진이죠?
클리오님도 승진하시면 꼭 알려주세용!^^

BRINY 2006-03-01 2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아~ 얼마나 기쁘실까요? 축하드려요~ 그 기쁜 마음 오래 오래~

끼사스 2006-03-01 2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앙골라도 1:0으로 이겼고 수선씨도 과장 되시고 즐거운 3.1절이군요. 축하드립니다. ^^

세벌식자판 2006-03-02 0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성과장님 축하드립니다. (^o^)/
기념으로 이벤트를 한 번 벌이심이 어떨까요?!!!

조선인 2006-03-02 07: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해요. 부럽 부럽.

오렌지향 2006-03-02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심으로 축하해요. 저도 이번 과장 진급을 기대하고 있는데...다른건 다 제쳐두고 수선님이 말씀하신 안도감이란 오아시스가 깊이 공감이 가네요.

코마개 2006-03-02 0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게 어떤 기분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열라 기쁜것 같습니다. ㅋㅋ
축하 축하...
흐흐흐 넘 좋아 보여서 덩달아 기분 좋은 걸요.

마태우스 2006-03-02 1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에는 이제 두명의 과장이 있습니다. 학과장인 저랑 이번에 과장이 되신 성과장님!! 과장끼리 친해 보아요!

kleinsusun 2006-03-02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Briny님, 감사합니당.기쁜 마음이 슬슬 부담감으로 바뀌겠죠? 기쁜 마음 오래오래...

훈성님, 감사합니다.^^ 전 축구는 못봤어요. 그래도 이겨서 기뻐요.ㅎㅎ

자판님, 감사합니다. 이벤트라굽쇼? 네....함 할께요.^^

조선인님, 감사합니다.^^

오렌지향님, 오아시스...이해하시는군요. 이런 생각으로 버티는 사람 저 말고도 많을꺼예요.그죠? 오렌지향님도 곧 좋은 소식 들으실꺼예요. 저한테도 알려주세요!^^

강쥐님, 네..."열라" 기뻐요.음하하. 강쥐님의 표현은 항상 넘 재미있어요.^^

마태 학과장님, 네....저희 친하게 지내요, 스페인 미녀보다 저랑 더 친하게 지내요.음하하하.

다락방 2006-03-02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너무나 근사해요, 성과장님!
과장, 이라는 호칭은 너무나 너무나 근사하지 않나요? 헤헷 :)

축하드리구요, 기회가 되면 제게도 한턱 쏘세요!!!

드팀전 2006-03-02 1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합니다.....달리 할 말이 없네.ㅋㅋ

kleinsusun 2006-03-02 1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넵, 알겠습니당. 순대볶음 좋아한다고 하셨죠? ㅎㅎ

드팀전님, 감사합니당.^^

moonnight 2006-03-03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선님.수선님. 축하드려요!!! ^^ (조금 늦었죠? 죄송해요. ㅜㅜ ) 와아. 이제 성과장님. 하고 불러야 하는 건가요? 얼마나 기쁘실까. 단지 여자라는 이유로 남자동기들보다 승진이 늦어 속상해하시던 페이퍼 생각나요. 우리 수선님. 수고하셨어요. 토닥토닥. 담에 축하주 한 잔 해용. ^^

kleinsusun 2006-03-03 2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밤님,축하해 주셔서 감사합니당^^
늦은건 아니고, "발탁"(남들 보다 빨리 되는거)을 못했죠.ㅎㅎ
발표한 날은 정말....기뻤어요.아직은 "성과장"이란 호칭이 새구두처럼 어색하네요.
나이들어 보이기도 하고.ㅎㅎㅎ

로드무비 2006-03-04 15: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선님, 축하드립니다.
과장님이라니, 세상에 이르케 이쁘고 멋진 여성 과장님도 드물 거예요.
일과 사랑 두 개 다 거머쥐시기 바랍니다.^^

kleinsusun 2006-03-04 15: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감사합니다.^^
일과 사랑.....여태까지는 사랑이 더....어려웠어요.
사랑은....해도해도 프로가 될 수 없는건가봐요.ㅎㅎ

icaru 2006-03-08 14: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아!! 성과장 님 되셨군요~~
한동안 턱 낼 일이 많으셨겠어요~
아직도... 라고요? ^____^
사내에서 제일 젊으신 과장님 아니신가요?
아무튼 저도 덩달아~ 감격적인 것은 무슨 이유인지...
축하드려요~ 클라인 수선님!!!!

kleinsusun 2006-03-09 2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턱내다 보니 지출이 장난 아닌데요.
아직도 몇번 남았어요.ㅎㅎㅎ
icaru님, 같이 "감격"해 주셔서 고마워요.^^
저도 icaru님의 행복한 소식 듣고 넘넘 좋았답니당.우리 마니마니 행복하자구요!
 

" Stay Pretty! "

필리핀 거래선 K社의 Nonie 언니는 항상 내게 이렇게 말한다.
구매를 담당하고 있는 Nonie 언니의 정확한 나이는 모르겠지만,
애가 넷이고 막내가 대학생이라 하니 적어도 40대 후반은 되는 것 같다.

Nonie 언니는 나이가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항상 명랑하고 상쾌,유쾌,통쾌하다.
어찌나 잘 웃는지....

한국 드라마를 너무너무 좋아한다.
제일 좋아하는 배우는 "비"랑 "조인성".
작년 7월 필리핀 출장 때,
비 공연실황 DVD를 사다 줬더니 거의 기절했다.
한동안 매일 저녁 "Rain"의 콘서트를 보며 열광했다고 한다.
※동남아에서 한국 드라마 VCD는 무진장 싸게 살 수 있지만(물론 license 없는 카피)
공연실황 DVD는 구하기 힘들다.

Nonie 언니는 나를 참 귀여워 한다.
필리핀 출장 때는 내게 깜찍한 테디 베어와 과자, 손뜨개한 숄을 선물했다.
그 테디 베어는 내 노트북 가방에 매달려 온갖 나라에 같이 다니고 있다.

Nonie 언니는 항상 메일 첫 머리를 이렇게 시작한다.
Dearest "beautiful" Susan,

뭐 웃자고 하는 얘기겠지만
Nonie 언니는 나를 처음 봤을 때,
한국 드라마를 보는 것 같아 회의 할 때 내 얼굴만 쳐다 봤단다.
(구매 담당자들은 싸게 사기 위해 "립 서비스"를 잘한다. ㅎㅎ)

그 때부터 Nonie 언니는 항상 내 이름 앞에 "beautiful"을 붙이고,
전화할 때 마다 말한다.
" Stay pretty! "

평소 때는 " Stay pretty! " 들으면 그냥 재미있고 유쾌하고 그랬는데,
12월에는 좀 짜증이 났다.

11~12월에 계속 되는 술자리와 송년 모임, 운동 부족과 수면 부족으로
살이 많이 쪘고, 얼굴은 거의 늘 부어 있었다.

" 살이 많이 쪘네."
" 얼굴이 달덩이 같아."
보는 사람마다 말했다.

심지어 울 상무님은 "신장이 안 좋은 거 아니야?" 이런 말씀까지 하셨다.

아빠는 젊은 애가 왜 "자기 관리"를 못 하냐고 하셨고,
엄마는 "딸아, 제발 살을 빼라!"라고 말씀하셨다.

주위 사람들의 이런 충고 또는 잔소리는
내게 엄청난 스트레스였다.

사실....난 "자기 관리"에 거의 "강박"을 느끼고 있다.
너무도....해야 할 일들이 많다.

비록 내가 아침형 인간은 아니지만,
시간관리를 초단위로 하고 계획에 목숨 거는 치밀한 인간은 아니지만,
( 오히려 난 공병호 이런 사람들한테 엄청난 거부감을 느낀다.)
"자기 관리" , "자기 계발"의 강박에서 자유롭지는 못하다.

나름대로, 그러니까 정말 "나름대로"
난 "자기 계발"을 위해 이것 저것 삽질하며 열심히 살아왔다고
자신있게는 아니지만 그래도 말할 수 있다.

단순히 "요즘 살 쪘네" 수준을 넘어,
왜 "자기 관리"를 못하냐는 가까운 사람들의 비난(?)은
내게 엄청난 스트레스를 느끼게 했다.

이런 상황에서,
뭐 유행하는 말로 이런 짱 나는 시츄에이션에서,
Nonie 언니의 "Stay pretty!"는 기분 좋게 들리지가 않았다.

"pretty"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건가?
꼭 "pretty"해야 하다는 건가?

유치하게도, 정말 유치하게도,
같이 웃자고 하는 덕담 같은 말에
나는 고딩 딸이 엄마한테 반항하듯이 저항을 느꼈다.(물론 티는 내지 않았지만...)

운동을 시작한 것도
사실 이런 강박에서였다.

나를 위해서
더 즐겁고 행복하기 위해서
운동을 하고 싶어서 시작했으면 좋았겠지만,

정말 주위 사람들의 지긋지긋한 잔소리에서 탈출하고 싶어서,
자존심이 상해서,
이러다 외모가 망가지면 어쩌지...하는 두려움에서
운동을 시작했다.

1월이라 건강 또는 다이어트를 다짐한 사람들로 헬스클럽은 넘쳐 나고,
게다가 원래 별로 회원이 많지 않았던 헬스클럽은 자금이 부족했는지 뭔지
"학생 방학 특별할인"을 하는 바람에 중딩, 고딩들이 넘쳐 난다.
시끄럽고 정신이 없다.
탈의실에 사물함이 부족해서 간이 락카를 쓰는 걸 보면,
적정 인원을 초과해서 회원을 받은 것 같다.

그러니...
헬스클럽에 갈 때는 즐거운 마음이 아니라
"의무감"으로 투덜투덜 걸어 들어갔다.
가기 싫다...고 생각하면서...

월초에 감기 걸리고 했던 통에
또 이런 저런 핑계로
운동을 자주 가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운동을 안 하다가 다시 하니까,
술도 웬만해서 마시지 않고 나름 먹는 거 신경 쓰니까,
하루에 생수 2~3병씩은 꼭 마셔 줬더니
슬슬 몸이 달라지기 시작한다.

일단 얼굴에 붓기는 다 빠졌다.
슬슬 주위에서 "살 빠지셨어요?" 말하기 시작한다.

무엇보다.... 몸이 가벼워지는 걸 느낀다.
12월 대비 컨디션이 좋아지고, 몸이 편하다.
고딩들로 붐벼 터지는 탈의실을 생각하면 정말 넘 가기 싫지만,
운동을 하고 나오면 개운함을 느낀다.
아침에 일어나는 것도 12월 대비 수월하다.

오늘 아침 출근길에 생각했다.
나의 "몸짱 프로젝트"는 나를 위한 거라고.

주위 사람들의 비난(?)이 두려워서가 아니라,
"자기관리"에 강박을 느껴서가 아니라,
변한 모습을 보여 주겠다는 불타는 의지에서가 아니라,

그저 내 자신을 위한 거라고.
좀 더 기분 좋고,
좀 더 편하고,
좀 더 가볍고,
좀 더 상쾌하고,
그래서....좀 더 행복하기 위한 거라고.

그래서...."몸짱 프로젝트"는 계속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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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마개 2006-01-25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pretty를 외모의 아름다움이 아니라 인간 본연의 아름다움, 존재의 아름다움이라 생각하심 되죠.
전 이제 접영 배우거든요. 음...매우 힘듭니다. 조금 하다보면 힘이 딸려서 익사 할것 같아요. 물이 무거워서 팔도 안 올라가고.
저도 운동 꾸준히 잘 못하는데 이번에 끈질기게 다니는 비결은 '나를 시험한다'는 생각과 함께 휴가가서 폼좀 잡아보려고...
아, 그리고 '비'는 동남아에서 무지 인기인가봐요. 지난 여름에 태국서 맛사지 받는데 맛사지사가 비 아느냐고, 넘 멋지다고, 잘생겼다고 환호를 하던데.(그 얼굴이 잘생긴건가...)

마늘빵 2006-01-25 14: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좋은데 다니시나봐요. 제가 가는덴 순 아저씨 아줌마고 사람도 별로 없어서 좋아요. ㅋㅋ 어여쁜 여성들을 못봐서 아쉽긴 하지만.

moonnight 2006-01-25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운동에 즐거움을 느끼기 시작하셨군요. 부러워요. ^^ 게으른 저 같았음 옛날옛날에 때려쳤을거에요. 갖가지 핑계를 스스로에게 대면서 ;; 몸이 가뿐해지니 기분도 더 상쾌하실 거 같아요. 그럼요. 수선님 자신을 위한 운동이 되어야죠. 몸짱 프로젝트는 계속되어야한다. 쭈우욱 ^^

2006-01-25 15: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kleinsusun 2006-01-25 1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쥐님, 저도 수영을 잘 하고 싶어요. 한번 호텔 수영장에서 폼나게 수영해 보고 싶어요.유유자적...^^ 벌써 몇번을 배우다 포기했네요. 자유형에서... 강쥐님은 꼬~옥 끝까지...홧팅,홧팅!

아프락사스님, 좋은데가 아니고요 "학생 방학 특별할인"을 엄청 파격적으로 하거든요.중딩,고딩들이 바글바글 시끄러버요.ㅠㅠ

moonnight님, 저...이제 한달도 안됐어요.ㅎㅎ 글쿠...몇번 가지도 않았어요. 부끄...
단지...12월 대비 몸이 많이 좋아졌어요. 아마도...과음을 안해서 그런것 같아요.호홋. 근데..오늘 술 약속이 있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몸짱 프로젝트는 계속된다!아자!

kleinsusun 2006-01-25 1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설프게 숨어계신 님, 고맙습니당.^^

바람돌이 2006-01-26 0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선님을 보면요. 저런 거래선들하고도 퍽 인간적인 관계를 유지하시는 것이 신기해요. 사실 회사생활에서 그러기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제가 뭘 몰라서 하는 말이긴 합니다만 어쨌든 그게 수선님의 프리티의 비밀이 아닐까 싶은데요. ^^

kleinsusun 2006-01-26 1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뭐...인간적인 관계라기 보다도 제 성격이 원래 좀 "casual"한 스타일이라, 그냥 다 친구 먹고 지내요.ㅎㅎ
 

12월 초, 세계일보 M기자에게 전화가 왔다.
세계일보의 스포츠신문 <스포츠월드>에 [한강로 산책]이라는
오피니언 란이 있는데, 글을 좀 써달라는 거였다.

수선 : 어떤 주제로요?
M기자 : 아무 주제나요. 성대리님 글 잘 쓰시쟎아요.

칭찬에 약하고 또 거절에 약한 나.
잠시 망설인 끝에 대답했다.

"네....그럴께요. 출장 다녀와서 써드릴께요.
10일에 돌아오니깐, 14일까지 원고 보낼께요."

시키지도 않은 납기까지 스스로 정해서 말해 버렸다.
역시...일 저지르는데는 뭐 있다. ㅎㅎ

월요일(12일)에는 막 출근해서 출장보고서에,밀린 일에 정신 없었고,
화요일이 되면서 슬슬 부담이 밀려 왔다.
뭘 쓰지? 언제 쓰지? 바쁜데....

수요일(14일)... 시간이 째깍째깍 갔다.
납기는 지켜야 하는데.....

결국...그날 난 회사에 남아서 글을 썼다.
기왕 쓰는거 "시의성"이 있는 글을 쓰자...생각하고
이번에 제작한 크리스마스 카드에 대해 썼다.
A4 한장을 써서 이메일로 보냈다.

목요일 아침, M기자에게 회신이 왔다.
글도 좋고, 시의성도 있다며
21일 신문에 올린다고 했다.

그리고는 계속되는 송년 모임의 떠들썩함과 분주함 속에
며칠 잊고 있었다.
21일 출근하니, 홍보팀 J주임이 <스포츠월드>를 몇부 가져다 주며 말했다.

"성대리님, 수고하셨어요! 기사 좋네요.ㅎㅎ"
디따...뻘쭘했다.

※ [한강로 산책] - "내가 만든 크리스마스 카드" 전문
http://sportsworldi.segye.com/Service5/ShellView.asp?SiteID=&OrgTreeID=2656&TreeID=2483&Pcode=0072&DataID=200512201435000135

이 기사를 보고 많은 사람들이 물었다.
"나는 왜 카드 안줘?"

해외 거래선들한테는 크리스마스 휴가 전에 도착하게 하려고
서둘러 보냈는데,
국내에는 바쁘기도 하고, 날씨도 너무 춥고 해서(우체국이 5분 거리인데도 체감 거리는
몇 km 되는 것 같다) 하루 이틀 미루고 있다가 크리스마스가 되어 버렸다.
야심차게 카드를 만들어 놓고 정작 보내지 못하다니....
연하장으로 보내야 겠다.
이런 일을 대비하여 카드 제목을 New Year's Greeting으로 했다.ㅎㅎ

신문을 본 엄마가 말씀하셨다.
" 야...니가 만들었다는 카드 나도 한번 보자."

헉!!! 저 멀리 스페인으로, 독일로, 이태리로, 덴마크로
거래선들한테는 서둘러 보냈으면서도,
정작.....같이 살고 있는, 가장 가까운 식구들한테는 카드를 보내지 않았다.

매일 계속되는 송년회 속에 체력의 한계를 시험하면서,
온갖 바쁜 척은 혼자 다하면서,
항상 옆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가장 소중한 사람들에게 소흘했던 나....부끄럽다.

내일 아침에 출근하면서 살짝 카드를 식탁 위에 얹어 놓고 나가야 겠다.

"엄마, 새해엔 꼭 결혼할께!"
라고 적는다면 엄마가 가장 듣고 싶은 말이겠지만,
이미 공수표를 많이 날렸으므로 양치기 소녀가 되지 않기 위해
자제해야 겠다.

아직 4차례의 송년회가 남았다.
4차례의 송년회가 끝나면 새해부터는 반드시 다이어트를 하겠다고,
건강미인이 되겠다고,
그래서 여름에 레게머리를 하고 배꼽티를 입고 휴가를 가겠다고 다짐해 본다.

"Happy New Year"를 기다리며...

p.s) 원고 제목은 "세상에 하나 뿐인 크리스마스 카드" 였는데,
신문에는 "내가 만든 크리스마스 카드"로 났다.
신문 기사는 제목이 길면 안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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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클 2005-12-25 2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문에도 난 그 유명한 카드를 제가 받은거군요. 이런 영광이! ^^

바람돌이 2005-12-25 2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선님 사진속 밝게 웃는 모습이 정말 예쁘네요. 신문에 나는 사람이랑 알고 지내다니 이런 가문의 영광이.... ^^

kleinsusun 2005-12-25 2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카드 잘 보관하고 계세요? ㅎㅎ
그 카드 보고 "사진 조작"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어요.음하하.

kleinsusun 2005-12-25 2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바람돌이님 주소를 알고 있답니당. 카드 보낼께욤. 기둘려 주세용.^^

moonnight 2005-12-25 2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혹시 장만옥 닮았던 그 사진인가요? ^^ 카드 받으신 분들 정말 행복하셨을 거에요. 밝고 따스한 수선님의 기를 잔뜩 받으셨을테니. 내일 식탁 위에 놓인 수선님의 예쁜 카드를 발견하실 어머님두 그러시겠죠. 수선님은 행복을 선물하는 산타아가씬가봐요. 아직 두시간 남았죠? 메리 크리스마스. (앤 해피 뉴이어^^;;)

mong 2005-12-25 2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멋집니다
카드사진 보여주세요 ^^

마태우스 2005-12-26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님의 팬입니다. 아시죠?? 글구 전 조작의혹을 제기하지 않았답니다. 야클님이 그랬던 것 같아요

kleinsusun 2005-12-26 1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moonnight님,크리스마스는 즐겁게 보내셨나요? 카드 받은 사람들 대부분이 좋아하지만, 일부 사진 조작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답니다.ㅎㅎ 우체국 가야 되는데 넘 춥네용.^^

mong님, 사진 올릴텐니깐 웃지 않는다고 약속해 주세용. ㅎㅎ

마태님, 조직 의혹을 야클님이 제기했던가요? 기억이 가물가물.... 저는 마태님의 팬이예요.ㅎㅎ

끼사스 2005-12-26 2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이 너무 짧아도 안된답니다…^^: 글도 좋고, 수선씨도 좋군요. 좋은 연말 되세요. - 널널한 야근 중

kleinsusun 2005-12-27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훈성님도 기자인가요???^^
연말인데도 일이 많으신가봐요. 오늘은 야근 안하시죠?
즐거운 연말 보내시구요, Happy new year!^^

mong 2005-12-27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 웃을께요~~ ^^
(엇, 웃었다) =3=3=3

2005-12-29 17: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수요일 밤,
인터넷의 바다에서 헤엄치느라 한시가 훌쩍 넘어서 잤다.

수요일 저녁에 문득....
설날이 다가 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달력을 확인해 보니.... 1월 말.
하필 설날은 일요일.달랑 3일 연휴다.

추석은 유럽에 출장을 가는 기묘한 일정으로 자~알 넘어갔다.
그런데...설날이 다가오는구나.
어디에 갈까? 생각했다.

명절에 집에 있으면...
정말 스트레스 받는다.
친척들은 할 말이 그렇게도 없을까?
세배를 하면서 "올해는.....꼭....." 이런 말 듣기 싫다.

어디를 갈까 생각하다가
일본 유휴인이 생각났다.
큐슈에 있는 작은 온천마을이다.
몇년 전 부터 가려고 호시탐탐 기회를 노렸으나 가지 못했다.

노천 온천에 몸을 푹 담그고,
차가운 공기가 주는 상쾌함과
따뜻하게 몸을 안아주는 포근한 온천수....
온천을 하면서 마시는 뜨거운 사케 한잔....
아...생각만 해도 기분 좋다.

일본 료칸에는 꼭 한번 가보고 싶었다.
낮에는 느긋하게 온천을 하고,
저녁에는 유카타 차림으로 잘 차려진 상을 받아 편안하게 저녁을 먹고....

수요일 밤에 사진들을 보면서 너무도 설레였다.
당장이라도 가고 싶은....

그러나....
일단 설연휴에 후쿠오카 가는 비행기는 벌써 매진.
대기예약은 할 수 있으나 가능성은 희박하다.

또....
료칸의 비용은 인당이기 때문에
2박 3일 후딱 가는 여행치고는 상당히 경비가 많이 든다.

그래서.....
이번 설날에는 가지 못하지만,
강력한 06년 여름 휴가지로 정하기로 했다.

출장과 여행은 정말 다르다.

출장 갈 때 비행기에서는
잔머리를 굴려가며 자료를 본다.

여행 갈 때 비행기에서는
느긋하게 소설을 읽거나 영화를 본다.
아무 것도 안하고 그저 가만히 있어도 웃음이 나온다.

출장 가서는 하루에도 몇번씩 회사에서 오는 전화를 받아야 하고,
그날 그날 미팅 보고를 해야 한다.

여행 가서는 핸드폰 전원을 끊다.
회사 일, 골치 아픈 일, 싹 잊어 버린다.

출장 가서는 거래선들이랑 저녁을 먹고 들어오면 지쳐 쓰러진다.
여행 가서는 밤의 끝을 잡고 놀고 싶다. 놀아도 놀아도 피곤하지가 않다.

다음 주 일주일간 출장을 갔다 오면
12월 세째주가 시작되고, 슬슬 송년회가 시작된다.
그 다음주는 크리스마스고....
그러다 보면 올해가 훌쩍 가겠지....

05년 목표를 지키지 못하고 밍기적 넘어가지만,
어느새 또 06년 목표를 세워야 할 시점이다.
시간....정말 빠르다.

06년엔 꼭....유후인에 가야지. 누구랑?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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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클 2005-12-03 2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설마 가수 하하랑 가려구요? ^^

세벌식자판 2005-12-03 2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슬픈 소식 하나...
앞으로 13년 동안인가??? 설날이나 추석 연휴 중 한 번은 꼭 일요일과 겹친답니다.
OTL

세벌식자판 2005-12-03 2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리고요... 일본은 여름이 무지 덥고 습해서... 피서 가기가 적당하지 않답니다.
일본에서 바캉스 시즌은 겨울철이라던데.... 한 번 알아보고 가세요 ^^;

뒷말 하나 : 아무래도 온천은 여름보다 겨울하고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플레져 2005-12-03 2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후~' 좋은 사람 '人' 과 꼭 같이 가세요.

물만두 2005-12-03 2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클님땜에 으흐흐흐 더 좋은 분과 가세요^^

드팀전 2005-12-03 2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또 저기 가봤잖아요..ㅎㅎ
물론 저안에서 묵은 건 아니구요.ㅎㅎ 일본적인 분위기가 많이 나서 일본내에서도 돈좀 있는 사람들이 간다더군요.마을 위쪽에 작은 호수가 있었는데...거기에서 노천욕도 하더만요.남녀혼탕이던데...ㅎㅎ
부산에서는 후쿠오카까지 대개들 배를 타고 간답니다.그리 오래걸리지는 않았는데..

BRINY 2005-12-04 1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후인 가보면 별 거 아니더라구요. 산속 온천 마을 전체를 아기자기하게 꾸며놨다는 것 정도. 거금 주고 일본식 료칸에 하룻밤 묶고 올 형편이 아니라면, 벱푸에 묶으시면서 당일치기 관광으로 다녀오시면 되실 듯.

kleinsusun 2005-12-04 1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클님,제가 하하 좋아하는거 어떻게 아셨어요? ㅎㅎ, 근데...하하가 저랑 가줄까요? 음하하하.

kleinsusun 2005-12-04 1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벌식 자판님, 뭐라고요? 13년이라고요???? 헉.... 넘하다, 넘해.....
근데...연휴 짧은걸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답니다. ㅎㅎㅎㅎㅎㅎ
저도...온천에 당근 겨울에 가고 싶죠. 근데....휴가를 내기가 쉽나요? ㅠㅠ
도고온천이라도 다녀오죠 뭐.ㅎㅎㅎㅎㅎㅎ

kleinsusun 2005-12-04 1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님, 감사합니당. 좋은 사람이랑 다녀와서 맘껏 자랑할께용.^^

물만두님, 네...하하 보다 멋진 남이랑 다녀올께요. ㅎㅎ

드팀전님, 음....그 혼탕에서 드팀전님도 온천을 하셨나요? 궁금...ㅎㅎ
부산에서 배 타고 가는것도 좋은데 연휴에는 부산가는 기차표 구하기가 더 어렵쟎아요. 아...좋으셨겠당. 유후인도 다녀오시고...

Briny님, 아....님도 가보셨군요. 네...벳부에서 당일 여행을 할 수도 있겠군요.
근데...저는 료칸에 꼭 한번 자보고 싶어요. 유카타를 입고 하루 종일 게으름을 피워보고 싶다는....ㅎㅎ
 



머리가 복잡하고 이것 저것 심란할 때,
매사가 귀찮고 시들시들할 때, 
일상을 탈출하고 싶은 강한 욕구를 느낄 때,
너무나 다행히도....
내겐 출장이라는 선물이 주어진다.

물론 출장 준비와 결과에 대한 스트레스....장난 아니다.
영업사원에게 실적은 곧 인격이며,
비행기 값도 못 건지는 결과를 들고 돌아온다면
"뭐 하러 갔냐?"는 비난을 감수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혼자서 10시간 넘게 비행하고,
이 도시 저 도시를 혼자 돌아 다니고,
낯선 도시의 공항에서 비행기를 기다리며
혼자 뭔가를 생각하고 뭔가를 끄적거릴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는 것.
그건 축복이다.

어쩌면 이런 시간은 내가 회사 생활을 버틸 수 있는 힘이고, 
이리 저리 비틀거리다가도 씩 웃으며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원동력이다.

어제 Milan으로 날라 왔다.
파리에서 Milan으로 transit했는데,
파리공항에서 4시간을 기다린데다가
비행기가 거의 두시간이나 연착을 하는 바람에
(무슨 항공기의 결함이나 기상 문제도 아니고
항공사에서 예약을 너무 많이 받았다.)
Malpensa 공항에 밤 10시에 도착,
다시 Biella에 있는 호텔로 가니 11시.
방에 들어가자 마자 푹 고꾸라져서 잤다.

오늘 아침....
피곤함을 물리치기 위해
밥그릇 만한 카푸치노에 설탕을 쏟아 마시며
멍하니 앉아 있는데 Paola가 데릴러 왔다.

우리는 꼭 껴안았다.
인사에는 두 종류가 있다.
형식적인 인사와 진심이 느껴지는 반가움.

Paola에게는 항상 따뜻함이 느껴진다.

Paola 언니는 67년생.
까무잡잡한 피부,
군살 하나 없는 늘씬함 몸매,
치약 모델처럼 하얗고 고른 치아,
굵은 웨이브의 자연산 까만 머리....
건강하고 섹시하다.

Paola는 쿨한 74년생 남친과 동거하고 있다.
지난번 출장 왔을 때,
Paola 남친과 그 남친의 친구와 저녁을 먹었다.

Paola 남친은 축구선수다.
신문에 날 때 마다 Paola는 scan해서 기사를 보내 준다.
이태리어를 읽을 수는 없지만,
사진 하나 만큼은 예술이다.
자~알 생겼다.

동거한지 벌써 몇 년 됐고,
집도 같이 샀지만
결혼할 생각은 없다. 

지금 이대로가 좋고 행복한데
왜 결혼을 하냐고 한다.
내가 결혼 때문에 이리저리 스트레스 받는다고 하면,
이태리 와서 편하게 살라고 한다.

미팅을 하러 Paola네 회사로 가기 전에
새로 생긴 카푸치노 가게에 가서 커피를 마시며
"girl's talk"를 나누었다.

Paola와 이런저런 일상의 고민거리들,
girl's talk에서 빠질 수 없는 사랑,연애....
이런 얘기들을 하니
이솝 우화(?) 그런데서 땅인지 나무를 파고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를 외친 농부처럼 속이 다 시원했다.
카타르시스? 뭐 그런 걸 느꼈다.

Paola 같은 친구가 있다는 것...
가슴 뻐근하게 고마운 일이다.

실컷 수다를 떤 후( "수다가 사람 살려"....정말 110% 진실이다.)
Paola네 회사에 가서 사장 아저씨와 미팅을 하고
셋이서 점심을 먹었다.

Paola의 미소를 바라보며 스파클링 와인을 마시다가
순간 "난 참 행복하다"고 느꼈다.

이렇게 진심이 느껴지게 나를 꼭 안아 주는 친구가 있음에, 
그 환한 미소에 내 마음까지 환해지는 친구가 있음에,
멀리 있지만 이 세상 한 구석에서 나를 걱정해 주는 친구가 있음에....

Paola가 말했다.
"Life is one way trip. Do it in first class!!!"

Paola를 보며 느낀다.
사소한 일에 목숨 걸지 말고,
S생명 광고처럼 인생은 기니까
내 마음대로 안 되는 일에 넘 열 받지 말고 까잇거...하며 넘기기도 하고,
순간 순간을 즐기자고.....

또 Paola 처럼 밝고 낙천적인 에너지를 주위에 마구 전염시키는 사람이 되자고....

고마워, Pao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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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5-09-20 0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선님 글을 보면 말예요. 일종의 대리만족이랄까 뭐 그런걸 느끼게 돼요. ^^
질투는 아니고 그냥 약간의 선망과 뭐 그런것 말예요.
수선님에게서 저도 낙천적인 에너지를 얻고 갑니다. ^^

2005-09-20 00: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9-20 00: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9-20 14: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끼사스 2005-09-20 15: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뒤쪽 두 아저씨도 포즈를 취하고 계시군요. ^^

로드무비 2005-09-20 1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클라인수선 님도 파올라 같은 에너지가 있어요.
주변을 밝고 경쾌하게 전염시키는......
멋진 친구분에게 추천 한 방!!^^

세벌식자판 2005-09-20 2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러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