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을 얻어 독립한지 이제 2달이 다 되어 간다.
20일까지 관리비도 내야 한다. 에어컨도 별로 안 틀었는데 왜 그렇게 많이 나왔는지!

퇴근하는 길에, 쓰레기 버리러 가다, 편의점에 생수 사러 가다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은 거의 20~30대 싱글들이다.

퇴근하는 길에 마주 치는 사람들은 손에 달랑달랑 비닐 봉지를 들고 있는 경우가 많다.
짜파게티, 신라면 같은 라면 1~2개,
양파링 같은 스낵,
오피스텔 입주자 전체가 마시는 것 같은 삼다수 2리터 병.

혼자 살다 보니 시켜 먹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다.
엘리베이터에서 피자나 중국집 배달원들을 자주 본다.
한 번은 배고플 때 짬뽕 냄새 맡고 다이어트 실패할 뻔 했다.
어찌나 냄새가 진동을 하는지!

이 동네 중국집은 그릇이 많아서 빈 그릇 회수율이 낮은 건지,
게을러서 그런 건지, 장사가 안 되는 건지,
며칠씩 빈 그릇을 안 가져가는 경우도 있다.
옆 집 앞에 있던 신문지를 덮은 짜장면 그릇 하나가 며칠씩 외롭게 복도를 지켰다.

오피스텔로 이사오고 나서 한 번도 라면, 3분 카레 같은 인스턴트 식품을 먹지 않았다.
피자, 그 흔한 짜장면도 한 번도 안 시켜 먹었다.
아..... 내가 생각해도 장하다!

5월 1일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과자, 아이스크림, 청량음료, 햄버거, 초콜릿도 먹지 않았다.
동생이 말했다. "넘 독한 거 아니야? 징그럽다."

그래도....술은 마셨다. ㅋㅋ
퇴근하고 오피스텔에 들어와서 샤워를 한 후
에어컨을 틀고 책상에 앉아 책을 읽으며 맥주를 한 캔!
아.....지상낙원!

갈수록 살림이 많아지고 있다.
처음엔 뭘 해먹을 생각이 없어서 양념이나 소스가 아무 것도 없었는데
이젠... 발사믹 식초까지 있다.
유기농 샐러드를 제대로 한 번 (호텔 수준으로!) 만들어 보려고 야심 차게 샀는데,
몇 번이나 해 먹을 지는 미지수다. 썩지는 않겠지?

8월말까지 완성된 원고를 출판사에 넘겨야 하는데
오늘까지 60꼭지 중 24꼭지를 썼다. 40% 달성!
이런 저런 약속 잡지 말고, 있는 것도 잘라내고
오피스텔에 틀어 박혀 부지런히 써야 한다.
달리자, 달려!

뭐... 데이트할 남자도 없는데 잘 됐다.
집필을 핑계로 주말에 당당하게 방콕을 하자!

내일 오전에 그룹 방송 책 소개 프로 녹화가 있다.
뽀송송한 피부, 화면빨 제대로 받기 위해 일찍 자야지.

Day by day, in everyway, I'm getting better & be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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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7-07-17 2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전히 열심히 사시네요. 책을 쓰고 계신가봐요. 무지 기대되네요. 더운 여름 건강 해치지 마시고 힘내세요. ^^

마늘빵 2007-07-18 0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야. 제가 꿈꾸는 생활을 하고 계십니다. (남친이 없는거 빼고는)
무슨 책 쓰시는거에요?
녹화 프로그램두 좀 알려주세요 어디가면 볼 수 있는지. :)

moonnight 2007-07-18 0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왓. 잘 지내시는군요. 수선님이야 심지가 굳으시니 당연 홀로서기도 잘 해내실 거라 믿었어요. 책도 잘 진행되신다니 또 더 기쁘구요. 저도 수선님 나오시는 프로그램 보고 싶은데, 여기서도 볼 수 있는 건가요? +_+;

2007-07-18 08: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조선인 2007-07-18 0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출판되면 공개하는 거 잊지 마세요.

마태우스 2007-07-18 0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40% 하셨다구요. 책은 초반 30%가 어렵지 그 후부턴 고속도로죠. 근데 회사일 하시랴 책 쓰시랴, 바쁘시겠어요!! 힘내시고 화이팅.

2007-07-18 12: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kleinsusun 2007-07-18 1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감사합니다. 즐거운 방학 보내세요!^^

아프님, 그룹 방송이라 외부에서는 볼 수가 없어요. 책은... 해외영업 실무 에세이예요.^^

달밤님, 오랜만이예용^^ 그룹 방송이라 외부에서는 볼 수가 없어요. 빨리 지상파로 진출해야 될텐데..ㅋㅋ

조선인님, 부끄럽지만 공개할께요.^^

마태님, 초반 30% 이후에는 가속이 붙나요? 말만 들어도 힘이 나네요. 쭈~욱 달려야 겠어요. 홧팅!^^

드팀전 2007-07-18 17: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외영업 실무에세이...제가 볼 일은 정말 없겠군요.^^ 그래도 나오면 찾아는 볼께요/
그나저나 아직도 남자친구가 없소? .. 휴.. 휴..

kleinsusun 2007-07-18 1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팀전님, 쭈~욱 없었던 건 아니고 있다 없다 하다가 지금 없는 거예요. 음하하

BRINY 2007-07-18 1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진짜 바쁘시겠어요! 전 정말 반성해야합니다. 에잇!

프레이야 2007-07-18 1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선님, 책 성공적으로 나오기 바랍니다.
내일 오전 티비에 나오시는 거에요? 보면 좋겠는데 안 알려주시는 거에요?
시간이랑 채널이랑..

kleinsusun 2007-07-18 2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BRINY님, BRINY님이 더 바쁘잖아요! 대학원도 다니시고... ^^

혜경님, 지상파가 아니라 그룹 방송이예요.^^ 지상파 빨리 진출해야 겠어요.ㅋㅋ

다락방 2007-07-19 14: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옷. 완전 화이팅이예요, 수선님!!!
 

오늘로 다이어트 60일.

60일 동안 초콜릿, 사탕, 아이스크림, 탄산음료, 피자, 햄버거, 삼겹살....
한 번도 먹지 않았다.

그래서? 5kg 감량했다. 하하하.

쉽지 만은 않았다.
욕구불만에 시달리기도 했고,
신경이 날카로워서 사소한 일에 짜증을 내기도 했다.
지난주까지 거의 매일, 저녁으로 닮 가슴살 샐러드를 먹었는데(소스도 없이!)
지난주 목요일에는 뻑뻑한 닭 가슴살을 잘못 삼켜 요란을 떨기도 했다.
그 때는 정말...이게 뭐 하는 짓인지, 우스꽝스럽기도 했고 화가 나기도 했다.

내가 매일 닭 가슴살 샐러드를 먹는다는 말에
"그 맛 없고 뻑뻑한 걸 매일?" 하며 경악했던
거래선 사장님은 신문을 읽다가 내 생각이 났다며
참치 광고 같은 신문기사를 메일로 보내 주시기도 했다.
(조중동 중 하나였는데,
기름을 뺀 참치 캔을 최고의 다이어트 식품으로 찬양하는 기사였다.)

처음 몇 주간은 초콜릿, 아이스크림이 무진장 땡겼는데
이상하게 시간이 지나면서 그런 것들이 싫어졌다.
누가 근무시간에 아이스크림을 돌려도,
출장 갔다 온 사람이 초콜릿을 돌려도,
먹고 싶은데 참는 게 아니라 먹기 싫어서 먹지 않았다.

며칠 전, 퇴근 길에 지하철역 앞 포장마차를 지나가다가
바짝 튀겨 놓은 핫도그와 김말이, 각종 튀김들을 보니 나도 모르게 화가 났다.
왜 저렇게 몸에 나쁜 걸 파는 거지?
고개를 확 돌리고 잰 걸음을 걸어 지나쳤다.

지하철을 타고 생각했다.
혹시...내가 음식에 대한 강박을 느끼나?
아니면... "저까짓 신 포도를 누가 먹겠어?" 하며 돌아서는 여우랑 같은 증상일까?

궁금하기도 하고, 걱정이 되기도 해서
친한 의사 샘에게 물어 봤다가 이런 대답을 들었다.
"수선씨는 어쩜 그렇게 잘 알아요?"
다이어트하는 사람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심리적 현상이라고 했다.

60일 동안 과일, 야채를 의식적으로 많이 먹으려고 노력했다.
출근할 때 방울 토마토를 싸가서 공복이 느껴질 때 먹었다.
싫어하는 저지방 우유도 하나씩 마셔 줬다.

단백질 위주로 먹어서 그런지,
평소에 비해 운동량을 늘려서 그런지,
5kg 감량하면서 근육은 거의 잃지 않았다.

오늘 퇴근할 때, J대리가 말했다.
"과장님, 요즘 자꾸 예뻐지네요. 결혼하실 때가 됐나 봐요."

예뻐졌다는 말에 업 됐다가,
"결혼"이란 말에 쿵!
주말마다 한참 어린 후배들 결혼식 가느라 바쁜데...
오늘도 축의금을 냈다. ㅠㅠ

60일간의 다이어트가 성공해서 기쁘다.
4월에 한참 힘들었을 때,
울고 불고 콧물을 흘리다가 결심했다.
아름다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자!

여름이다.
과감한 노출 패션을 즐기자. 호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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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샘 2007-06-29 0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성공을 축하드립니다.^^
과감한 노출 패션... 이라 하심은...

시비돌이 2007-06-29 0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60일 성공하신거 축하드리구요. 앞으로도 하실건가요? ^^ 근데 이건 왜 물어보는거야?
글샘/ No出 나가지 않는다, 이런 뜻 아닐까요? ㅋㅋ

세실 2007-06-29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드디어 성공하셨군요~ 축하드립니다~
음식에 대한 강박관념 저도 느꼈어요.
그 좋아하던 던킨도너츠 한 입 물고는 '아우 달어, 느끼해, 트렌스지방 덩어리, 이런 걸 왜 먹지?' 했답니다. ㅎㅎ
히 전 9킬로가 목표랍니다. 5킬로는 성공했어요~~

BRINY 2007-06-29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5kg이라니...고기가 몇근입니까...성공 축하드립니다.

moonnight 2007-06-29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아. 축하드려요.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대단한 의지예요. 부럽네요. ^^

icaru 2007-06-29 1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자그마치 5킬로그램..!
예뻐진 모습 보고 싶어요~
사진 어케 안 되나요?

마늘빵 2007-06-29 15: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저는 과감한 노출(?)패션 올여름 힘들거 같습니다. -_-
 

 
 
"어제 만난 선배 P가 신나서 떠드는 나를 보며
라디오 패널 같은 거 하면 잘하겠다...고 말했다.
술 먹다가 한 지나가는 말이었지만, 가슴이 막 설레였다. 촌스럽게.

난 사실....라디오 책 소개 프로 패널이 되고 싶다는 바람이 있었다.
누구한테 말해 본 적은 없지만.

내가 무슨 문학평론가도 아니고,
이주향처럼 교수는 아니더라도 시간강사도 아니고,
하루하루 헉헉거리는 회사원 주제에 그런 기회가 있겠어? 하며
혼자 생각하고 혼자 꼬리를 내렸다."

- 06년 6월 10일 에세이 <6시간 동안의 수다의 향연> 中

작년 6월 10일, 그러니까 딱 1년 전에 쓴 글이다.
1년이 지난 지금,
난 SBC(삼성 그룹 방송)의 책 소개 코너 <즐거운 책 읽기>의 진행자다.
오늘 아침, 두 번째 방송이 나갔다.

공중파 방송은 아니지만....
꿈은 이루어진다. 비스무리 하게라도!

한 달에 한 번, 주제별 책 소개를 하고 있다.
주제 선정부터 주제에 맞는 책 선정, 책 소개까지 완결형으로!

지난 달, 첫번 째 방송은 너무 긴장을 해서인지
목소리 톤도 너무 높고 안정감이 없었다.

오늘 두 번째 방송은 한결 안정감이 느껴졌다.
사무실에 앉아 내가 나오는 방송을 보고 있자니
디따 뻘쭘하면서도 매우...행복했다.
내가 상상했던 곳에 내가 있음에.

기회가 된다면
회사원들이 출근길에 듣는 라디오 아침방송(그러니까...FM 대행진 같은) 패널이 되어
회사원들의 감성과 눈높이에서 소설을 소개해 보고 싶다.
코너 제목은.... 회사원들이여, 소설을 읽자! or 회사원 감성 충전소?

사실...회사원들이, 특히 30대 이상의 남자 회사원들이
소설에서 멀어지는 데는 일간지 기자들과 문학평론가들도 크게 한 몫하고 있다.

일간지 북섹션을 보면 한숨이 나온다.
매주 기자들이 모여 사전회의를 하나?
무슨 짜고 치는 고스톱도 아니고 신문 마다 똑 같은 신작소설을 소개한다.
붕어빵처럼 똑같이 박혀 있는 표지 사진들!

기사들은 또 어찌나 두리뭉실하게 쓰는지...
그런 기사들을 읽으면 예전에 택시를 타면 자주 볼 수 있던 문구가 생각난다.
아빠, 오늘도 무사히!

회사원들이 간만에 소설 한 번 읽어보려 해도
뭘 읽어야 할지...도대체 알 수가 없다.

입사 10년, 나날이 "드라이" 해지는 자신의 감성에 덜컥 겁이 나
해외여행이라도 가듯 큰 맘 먹고 간만에 소설 한 번 읽어보려는 30대 후반 남자.
그런데...그는 알 수 없다. 뭘 읽어야 할지.

문학평론가가 말하는 "좋은" 소설이 누구에게나 좋은 소설은 아니다.
한 페이지 넘는 "묘사"가 가득한,
특별한 줄거리 없이 심리 묘사로만 가득한,
"서사 없는" 소설을 간만에 소설을 잡은 회사원이 읽는다면?
빙고! 다시는 소설 안 읽는다.

평론가들은 그런 소설에서 새로운 문제의식과 미학을 발견하지만
회사원들은 그런 소설에서 민방위 훈련 보다 참을 수 없는 "지루함"을 느낀다.

언젠가... 금요일 아침방송 코너를 맡아
주말에 배 깔고 누워,
우울한 퇴근 길 지하철에서,
회사생활이 너무 힘들어 외계인한테 납치라도 당하고 싶을 때,
읽을 수 있는 소설들을 소개하고 싶다.

꿈은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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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덕화 2007-06-21 2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합니다. 지금 이 글을 다시 내년 쯤, 더 큰 꿈을 이룬 후에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좋은 인연도 만나시기를......^^

비로그인 2007-06-21 2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수선님...
제꿈도 그렇게 이뤄지면 좋겠어요 :)

마늘빵 2007-06-22 0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우와 축하해요. 나도 이런거 하고 싶다아. 라디오 방송 듣지는 않아도 하고는 싶던데. 잠시 라디오PD를 꿈꿔본 적이 있어요. :)

드팀전 2007-06-22 0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곧 섭외 들어오겠군요.^^ ...이런 게스트를 찾을 때가 있을 겁니다.
갑자기 생각이나서 S그룹 있는 친구에게"야 너 혹시 화학 쪽에 있는 성과장 아냐?"물어더니..
그친구가 그러네요.."어..책 좀 읽는 성과장...직접은 모르고 그냥 알아" 이러네요.^^

이게다예요 2007-06-22 0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그게 생각보다 쉬운 일은 아니더라고요. 나중엔 책 고르느라 스트레스도 좀 받고. 하긴 저는 너무 정신없는 틈에 맡겨진 일이라 더 그랬기도 했지만요.
아무튼 꿈이셨다니, 멋지게 해 내세요! 정말 적성에 딱 맞게, 잘 하실거 같아요. ^^

stella.K 2007-06-22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꿈은 이루어지죠. 축하해요. 정말 수선님은 방송 진행 잘 하실거 같아요. 기회 있으면 방송 내용 좀 올려 주세요. 수선님 목소리 좀 들어 보게.^^

BRINY 2007-06-22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행복하셨다니 좋으네요. 축하드려요~

2007-06-22 15: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kleinsusun 2007-06-22 2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혜덕화님, 감사합니다.^^ <밀양>에서 교회 주차 안내하면서 싱글벙글거리는 종찬 같은 남자 만나고 싶어요. 꿈은 이루어진다! 호홋

체셔고양이님, 님의 꿈이 꼬~옥 이루어질꺼예요. 홧팅^^

아프님, 저도 대학4학년 때...라디오 PD 시험쳤다 떨어진 적 있어요. ㅋㅋ

드팀전님, 친구분이 저를 안다구요? 쑥스럽네요.^^

이게 다예요님, 벌써...다음달 주제를 뭘로 할지, 어떤 책을 고를지 걱정이 되요.
많은 지도편달을 부탁드려요.^^

stella님, 감사합니다.^^ 동영상을 어떻게 올리는지 몰라서...ㅋㅋ

BRINY님, 감사합니당^^

속삭이신님, 저는 그런 소설을 소개하는 것만으로 만족을...^^
암튼....파이팅!!!
 

하루에서 가장 바쁜 일과 시간은 4시에서 6시 사이다.

주로 유럽 회사들과 일을 하기 때문에
유럽의 아침이 되면 호떡집에 불난 것처럼
독일에서, 이탈리아에서, 네덜란드에서 전화가 온다.
회사전화가 통화 중이면 성격 급한 바이어들은 핸드폰으로 전화를 건다.
정신이.....없다. 헉헉!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주말 보내십시오!" 씩씩하게 인사를 하고
6시 30분에 퇴근, 한겨레 문화센터로 달려 갔다.
강유원의 강의 <서구 고전 읽기 : 정치사상편>.

현충일에 늦잠을 자고 일어나 신문을 보다가
강유원의 강의가 있다는 한겨레 문화센터 광고에 제대로 "필" 받아
"충동적"으로 수강 신청을 했다.
그 자리에서 한겨레 문화센터 사이트에 들어가
온라인 결제까지 해 버렸다.

커리큘럼은
플라톤 <<국가>> (박종현 옮김, 서광사)
아리스토텔레스 <<정치학>> (이병길 옮김, 박영사)
마키아벨리 <<군주론>> (강정인 옮김, 까치)
로크 <<통치론>> (강정인 옮김, 까치)

내친 김에 책까지 한꺼번에 다 주문했다.

그런데... 성격상 일은 저질렀으나...
700 페이지 넘는 플라톤의 <국가>를 읽다 보니 덜컥 겁이 났다.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지?
안 그래도 저질러 놓은 일이 많은데
이 수업까지 들을 수 있을까?
이 텍스트들을 제대로 읽을 수나 있을까?

그래도 어쩌랴...
벌써 저지른 일인데...

한편으로는 궁금함과 기대로 설레이기도 했다.
강유원은 어떤 사람일까?
강유원의 강의는 어떨까?

어제 강의실에 들어갔을 때,
앞에 서서 수강생들과 농담 따먹기를 하고 있는 강유원 선생님(이제 저자가 아니라 나의 선생님이다!) 을 처음 봤을 때,
난 너무 놀라 쌩뚱 맞은 질문을 해 버렸다.

"선생님..... 강유원 맞아요?"
( 강유원 선생님 맞으세요? 라고 했어야 했는데,
당황한 나머지 질문이 꼬였다. ㅠㅠ)

선생님은 껄껄 웃으며 말했다.
"학교 청소부 아줌마들도 내가 선생 아닌지 아는데....하하."

질끈 묶은 긴 파마 머리,
더 이상 편할 수 없을 것 같은 티셔츠와 볼링화 같이 생긴 운동화,
사람 좋아 보이는 쾌활한 말투와 웃음소리...

"회사원 철학자"라고 해서 "회사원" 스러운 이미지를 상상했었는데
기억 속의 록 밴드 같기도 하고,
사주 카페에서 만날 수 있는 도인 같기도 했다.

무엇 보다도...
"시니컬"해 보일 꺼라고 생각했는데
농담 따먹기도 너무 잘하고
능글능글하게 말도 잘해서 굉장히 놀랐다.

강유원 선생님의 강의는 내게
신선한 충격이었다.
앞으로 강의를 들으면서 끊임 없는 "자기반성"의 시간을 가질 것 같다.
(지금 외출을 해야 해서 글을 마쳐야 한다. 강의후기는 다음에 써야지.)

끊임 없는, 지치지도 않는 나의 삽질에 스스로 경의를 표하며.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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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팀전 2007-06-16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열심히 배워서 남주세요...^^ 꼭이요.
어제 글샘,달팽이님하고 술먹어서 힘들어 죽겟네..헤

마법천자문 2007-06-16 1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삽질' 이란 두 글자를 보니 댓글을 안 남길 수가 없군요. 강유원씨는 토속에로영화에 나오는 마당쇠 같은 분입니다.

그나저나 저는 저런 강의에 돈 받으면서 다니라고 해도 못 다닙니다. 책 제목들만 봐도 골이 빠개지려고 하는군요. ㅎㅎ

2007-06-16 14: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kleinsusun 2007-06-17 1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팀전님, 오!!! 부산 모임이 있었나봐요? 잼 있었겠당^^
저도 어제 과음으로 숙취가...ㅋㅋ

분노의 삽질님, 마당쇠 보다는 변강쇠 같아요. ㅋㅋ
강의 재미있어요.^^ 숙제도 있어요. 해야 되는데..언제 할지 모르겠어요. ㅎㅎ

속삭이신님, 학구열이 아니라 삽질이예요. ㅋㅋ
일은 쉽게 저지르는데 수습을 잘 못해요. 돈키호테 스타일 이랄까요? 음하하하
 

며칠 전, 출근 길에 신문을 읽다가
전도연이 칸 여우 주연상 트로피를 들고 있는 사진을 보니
가슴이 짜~안 한 것이 울컥하기 까지 했다.
전도연의 친구라도 되는 것처럼.

내가 신입사원이었을 때, 그러니까 97년,
전도연은 <접속>으로 영화에 데뷔했다.

그 때는 PC 통신이 한참 인기였고,
전도연과 한석규 주연의 <접속>은
주제가였던 Sarah Vaughan의 [Lover's concerto]가
서울의 모든 카페와 길거리 리어카에서 울러 퍼질 만큼 인기였다.

그 후 <약속>, <해피 엔드>,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인어공주>, <너는 내 운명> 등 쉬지 않고, 꾸준히 영화를 해 왔다.

<약속> 같이 "이래도 안 울래?"하는 신파의 극치, 허접한 영화도 있었고
<해피 엔드> 같은 두고두고 잊혀지지 않는 영화도 있었고,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같은 잔잔한 소품 같은 영화도 있었다.

어쨌거나 전도연은 재벌 또는 재벌의 방계와 결혼해서
활동을 중단했다가 이혼 후 컴백을 한다거나,
쌩뚱 맞게 가수로 데뷔한다거나,
쇼 오락프로 패널로 출연한다거나 하지 않고
쉬지 않고, 꾸.준.히 영화를 해 왔다.

10년간 꾸준히 성장해가는 동갑내기 전도연을 지켜보면서
웬지...동지의식(?) 같은 걸 느꼈다.
지치지 않고, 외도하지 않고 꿋꿋하게 한 길을 파는 그녀에게!

2007년, 97년 <접속>으로 데뷔한지 10년만에
전도연은 10번째 영화 <밀양>을 찍었고,
10번째 영화는 그녀에게 칸 여우 주연상이라는 커다란 선물을 줬다.

칸 트로피를 거머쥔 전도연의 모습에 그토록 가슴이 뻐근했던 건
언제나 품고 있었던 나의 믿음, 꾸준함은 힘이 세다! 를 그녀가 보여 줬기 때문이다.

꾸준함은 재능 보다 힘이 세다...고 나는 믿는다.
작년에 알게 된 노동자 화가 S는
자신이 매일 아침 외우는 말을 전시회 도록과 함께 메일로 보내 줬다.
"재능이란 자기 자신과 자기의 힘을 믿는 것" (화가 고르키가 한 말이란다.)

꾸준함을 이기는 자산은 없다.(그렇게 믿는다.)
그 어떤 재능도, 그 아무리 대단한 부모의 빽도...

힘들다고 투덜대지 말고,
당장 눈에 보이는 보상이 없다고 좌절하지 말고,
남들과 비교하며 안달하지 말고,
꾸준히....꾸준히 가야지.
때로 힘들 때는 버티기 전략으로!

Go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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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7-06-04 0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go go~~~ 전도연 참 멋진 배우임을 새삼 느낍니다. 진정한 배우지요~
저 다요트 시작했구 3킬로그램 감량했습니다. go go!

글샘 2007-06-04 0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아하는 일을 한다면, 재능 이상의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자기 자신에게 늘 불만이고, 불안해하기 쉬운 것이 재능없는 사람들의 특성이죠.
자기를 믿는 것, 그리고 뒤돌아 보지 않고 매진하는 것. 그것이 정말 큰 재능 중의 하나 아닐까요? 99%의 노력을 할 수 있는 독한 뚝심같은 것. 세실님은 그 뚝심을 가지신 분이군요. ㅎㅎㅎ 모두모두 고고 합시다.!!

프레이야 2007-06-04 0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꾸준함을 이기는 자산은 없다. 저를 위한 경구로 알고 기분 좋은 하루 시작할게요.
수선님도 좋은 하루! 님, 스킨이 참 멋져요. 우아한 포인트벽지 같아요. ^^

사마천 2007-06-04 0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꾸준한 노동자 화가라고 하니 고흐가 떠오르네요 ^^

blowup 2007-06-04 16: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들이 고작 책을 읽으며 남의 인생을 더듬어 보는 동안,
배우들은 빙의처럼 남의 인생을 살아 보니.
성숙해지지 않는 것이 이상하겠죠?
네이버에서 본 이동진의 전도연 인터뷰가 꽤 재미있었습니다.
전도연 씨의 대답들이 참 영리하면서도 깊더군요.
꾸준함은 없던 재능도 만들고, 게으름은 있던 재능도 갉아먹는 것 같아요.

혜덕화 2007-06-04 1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행복하게 잘 살았으면 좋겠다, 그녀의 결혼 소식을 듣고 혼자 말했습니다. 어찌 전도연 뿐이겠습니까? 세상의 모든 커플들이 행복하게 잘 살았으면 좋겠다, 세상의 모든 싱글들도 씩씩하게 잘 살았으면 좋겠다, 오지랖 넓은 아줌마의 생각이랍니다. ^^

2007-06-07 15:49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