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렇게 113kg을 뺐다 - 비만 전문의 Dr.닉의 다이어트 성공 7원칙
닉 이판티디스 지음, 김태 옮김 / 넥서스 / 2006년 6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원제는 [My Big Fat Greek Diet]
어디서 많이 듣던 제목이라고? 빙고!
영화 [My Big Fat Greek Wedding](나의 그리스식 웨딩)을 패러디한 제목이다.

이 책의 저자인 Nick은 그리스계 미국인 의사.

그리스인들은 가족애가 징그럽도록 끈끈하다.
한국처럼 서른이 넘어서도 결혼 전에는 부모와 함께 살고,
결혼하고 나서도 부모 옆집, 앞집에 형제들이 우르르 모여 사는 경우가 흔하다. 미국 이민자들도!

이 책은 단순히 200kg 넘었던 한 뚱보 의사의 체중 감량기가 아니라,
그리스 문화를 영화 보듯 즐겁게 느낄 수 있는 훌륭한 에세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의 번역 제목이 <나는 이렇게 113kg을 뺐다> 같은
원색적이며 화끈한(?) 문장이라는 건 아쉽다. (지하철에서 읽기도 쩍 팔렸다.)

또한... 이 책이 "건강/다이어트"로 분류된 것도 아쉽다.
요스카 피셔의 <나는 달린다>처럼 "에세이/산문"으로 분류되었더라면(품격있는 제목으로!), 장수하며 널리 애독되는 스테디 셀러가 될 수 있었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출판사 기획/편집자들도 반성을 쩜 해야 한다.
넘 공식대로, 구닥다리 마케팅 관습대로 일을 한다.

예를 들어, 강금실의 <서른의 당신에게>.
독서시장의 거대 수요자 20~30대 여자,
그 중에서도 target을 분명히 하여 "서른의 당신에게!"

이 책... 제목 때문에 뻘쭘해서 못 읽고, 안 읽는다는 사람들
주위에서 참... 많이 봤다.

강금실의 <서른의 당신에게>를 선물 받아 읽었는데
진정성이 느껴지는 훌륭한 에세이였다.
그녀의 글에서 느껴지는 "감성"은 출판사의 target인 서른의 당신,
그러니까 78년생(97학번)들 보다는 40대 여자들에게 어필할 것 같았다.

서설이 길었던 건...
이 책 <나는 이렇게 113kg을 뺐다>가 단순한 "체중감량기"로 분류되어 잊혀지는 게
안타까워서!
정말 유익하고 좋은 에세이다.

212kg이나 나가던 뚱보 의사 닉은 30세의 어느 날,
고환암 판정을 받았다.

"솔직히 말해서 너무나 두려웠다. 다행히 우측 고환절제를 받고 12주간 적극적인 방사선 치료를 받고 목숨은 건질 수 있었다. 이러한 경험은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암이라는 총알을 가까스로 피했지만 또 다른 관문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거대한 체구가 심장, 폐, 간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주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골격계에도 무리가 가고 있음은 더 말할 나위가 없었다. .....(중략)

암이라는 무서운 병마와 싸우면서 '죽음'이라는 문제를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더블 디럭스 베이컨 치즈버거' 한 입을 먹을 때마다 무덤으로 한 발 더 다가간 것이 분명했다. 건강 상태와 신체적 어려움, 새로운 적응의 필요성, 주변으로부터 받은 모질고 심한 비판들.... 나는 절망의 한가운데에 서 있었다."
(p12)

"암"이라는 혹독한 시련을 계기로 다이어트를 결심한 닉은
직장을 그만 두고 8개월 간 야구여행을 떠난다.
8개월 간 미국 전역의 아메리칸 리그와 내셔널 리그의 야구장을 모두 가 봤다. 야구경기 109회 관람. 오직 단백질 보충제만을 마시며!

"팔자 좋네!" 라고 말하기에 그는 너.무.도 절박했다.

팔자가 늘어지게 좋아서, 돈이 튀어서
직장을 그만 두고 여행을 떠난 게 아니라,
그에게는 다이어트가 절박한, 살기 위한 일이었다.

212kg라는 고도비만의 특성상 일상생활을 계속 하면서 다이어트를 하기는 힘들었다.
단백질 보충제를 제외한 모든 음식을 "절식"하는 극단적인 조치가 필요했던 그에게는
음식 대신 "좋아하는 일"이 필요했다.
음식을 포기하는 박탈감과 상실감을 보완할 수 있는 제일로 좋아하는 일!

이 책에는 2001년 4월 1일 LA다저스의 첫경기(212kg) 부터
뉴욕 매츠의 시스타디움(126kg)까지 시간의 경과에 따른 닉의 수많은 사진들이 있다.
물론 113kg을 감량하고 난 후의 완죤 다른 사람 사진도!

8개월 동안의 다이어트 여행 동안
닉이 겪었던 배고픔, 좌절감, 포기하고 싶은 마음.... 그 과정을 넘어서며 얻은 새로운 삶!

다이어트를 떠나... 한 인간이 자기파괴적인 삶의 양식을 청산하고
새로운 삶을 찾아 가는 과정이 사뭇 감동적이다.

바뀌기 위해서는 현재의 삶의 양식을 포기해야 한다...는 걸
자명하게 보여주는 훌륭한 에세이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실 2007-05-21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읽어봐야 겠습니다. 확실한 동기부여가 될듯....
아이 낳고 13킬로나 쪘어요. ㅠㅠ

kleinsusun 2007-05-21 2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홧팅!^^
 
살에게 말을 걸어봐
이유명호 지음 / 이프(if) / 2001년 10월
평점 :
절판


<살에게 말을 걸어봐>(이유명호 지음/이프)를 읽다.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자궁>을 읽고, 이유명호 선생님의 다른 저서인 <살에게 말을 걸어봐>를 읽어봐야 겠다고 생각했다.
<꽃피는 자궁>은 여자로서의 "생물학적 자긍심"을 일깨운 책이었다. 내 몸에 대한 나의 무지함과 무관심을 깨닫고, 또 반성하고...

이유명호 선생님이 쓴 다이어트 책이라면,
병원 광고 전단지와 다를바 없는 이왕림 박사의 책이나
TV에 자주 나오는 반연예인 의사들의 책들과는 확실히 다를거라고 생각했다.

나의 예감, 나의 믿음은 틀리지 않았다.

<살에게 말을 걸어봐>는 "한의사 이유명호의 몸을 살리는 다이어트 자습서"라는 책표지의 문장대로, 트렌드를 따라 가기 위한 억지스런 노력이 아니라,
몸을 살리기 위한, 건강하고 행복해 지기 위한 "살풀이" 자습서다.
이유명호 선생님 같은 의사들이 많으면, 보다 건강한 세상이 될거다.의사들이 지금처럼 부자는 아니겠지만...

지방분해침 놓고, 살빠지는 보약 팔고, 공부해야 할 시간에 기발한 마케팅 전략을 구상해서 환자를 낚는 의사들...
"비만클리닉"을 전업으로 패키지 상품까지 팔아가며,
웬만한 여자들 월급보다 더 많은 돈을 살빼준다고 받는 의사들....
환자들이 날씬해 지는거 보며 보람을 느낀다면 할 말은 없지만,
근본적인 생활 패턴을 개선하지 못하는 수동적인 환자들에게
주사 놓고 약 먹이고 지방분해침에 전기마사지 까지 해주고
요요현상이 일어나서 다시 찾아 오는 환자들에게 세일까지 해주어야 할까?

"다이어트"는 생활습관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거다.
수동적인 자세로,
먹던대로 먹고 움직이지 않으면서,
제3자의 물리적인 힘으로 살이 빠지기를 바라면 안된다.
그건 자기 몸에게 미안한 일이고, 자존심 없는 일이다.

또한, 살을 혐오하고 무조건 몸에서 떼버리려고 강박관념을 갖고 덤비는 것은 현명한 일이 아니다.
살도 내 몸의 일부다.
왜 살이 쪘는지,살과 대화를 해 보아야 한다.
자신의 신체 부위 하나하나와 대화를 해 보고,
자신의 생활 습관을 돌이켜 보고,
자신을 세심하게 관찰해야 한다.

이유명호 선생님의 글은 대단히 "감정적"이라,
책을 읽는다기 보다는 마치 옆에서 하는 얘기를 듣고 있는 듯 하다.
그래서 더 자극이 된다.

이 책을 읽고 나는 "라면"을 먹지 않기로 결심했다.
라면!!!!!!
( 난 라면을 정말 좋아한다. 부대찌개도 라면 때문에 먹는다.
그리고 분식집에서 가장 좋아하는 메뉴는 라볶기다.김치찌개에도 라면사리를 넣어 달라고 한다.)

이 책의 "독이 되는 음식" 을 보면 기름,설탕,밀가루 등과 함께
"라면"이 등장한다.

라면-몸이 쓰레기통인가(p128)

라면의 가장 큰 문제는 몸과 환경에 남기는 쓰레기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라면에 포함된 정제소금이 보통 6g(세계보건기구,하루 섭취량을 8~10g으로 제한),스프에 들어 있는 조미료가2g(세계보건기구,하루 3~5g으로 제한)이나 밤에 자기 전에 먹었다간 물이 먹고 싶어서 난리가 난다.우리 몸이 짜서 몸부림인데 환경은 괜찮겠는가.그럴 리 없지.먹다 남긴 라면국물,아무렇지도 않게 버리지만 그걸 정화하려면 욕조 물 하나 가들 들이부어도 모자랄 지경이다.또 면을 튀길 떄 쓴 기름도 포화지방산이 고기기름과 다를 게 없는 팜유 아니던가.(라면 한봉지는 65g의 살)

나 라면 먹고 국물 맨날 남긴다.그것도 거의.
휴가 때 황용사에 다녀 왔더니, 물이 얼마나 귀한지 알겠다.
라면 국물 버린거 정화하려고, 욕조 가득한 물이 있어야 하다니...
못할 짓이다. 치즈라면, 떡라면 등 내가 라면을 30년간 수도 없이 많이 먹었으니, 나는 대온천탕 수준의 물을 낭비한 셈이다.
몸에 좋지도 않은 라면을 먹지 말자!!!

다이어트에는 왕도가 없다.
긍정적인 생활습관을 갖는 것,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
자기 자신과 대화하는 것,
절제할 줄 알기, 자신의 욕망을 다스릴 줄 알기.

누가 비싼 한약을 먹고 살을 엄청 뻈다더라,
누가 장세척을 하고 100년된 살이 쏙 빠졌다더라,
누가 한달 월급 다 주고 경락마사지 받아서 얼굴이 반쪽이 됐다더라,
이런 말에 귀가 얇아지고, 의욕을 상실해서,
" 그래, 다이어트도 돈이 있어야 하지."
이렇게 체념하면서,
이런 스트레스로 토핑 잔뜩 얹은 피자를 먹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자신의 몸을 돌보는 것은 오직 자신만이 할 수 있다.
이 책은 좋은 "자습서"가 되어 줄 것이다.

 

수선이의 도서관

www.kleinsusun.com

 


댓글(3)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이드 2004-10-10 2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지금 나가서 라면 사오려고 했는데;;

바람이되다 2005-01-06 16: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이어트... 무엇보다 작심이 중요한것 같습니다. 저두 10킬로 뺐습니다. 10킬로정도면 목둘레에서 타이어 바퀴하나 빠진것과 같습니다. ^^; 오직 살을 빼본 사람만이 다이어트의 즐거움과 건강을 이야기해 볼 수 있다~!고 외쳐봅니다. 물따로 밥따로만 해도 한달에 3킬로는 그냥 빠진다는 비밀을 슬쩍 드리며 ... 건강하시길 빕니다.

2005-08-30 09:52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