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님, 아니다. 네가 먼저 반말로 댓글에 남겼으니 나도 똑같이 반말로 대답할게. 바다야. 난 네가 무슨 생각으로 내 블로그에 댓글을 남겼는지 충분히 이해한다. 내가 쓴 포르노 소설의 서평이 마음에 들지 않았겠지. 그 마음, 글을 쓰기 전부터 나도 예상했었다. 만약에 네가 알라딘 계정이 있고, 글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댓글(혹은 비밀 댓글)을 남겼으면 군말 없이 받아들이려고 했어. 그런데 비회원 계정으로 들어와서 반말로 댓글을 남겼구나. 페이스북이나 알라딘 블로그에 무례한 댓글을 몇 번 봤던 일이라 너의 시비가 그리 놀랍지 않다. 네가 내 답글을 봤는지 안 봤는지 잘 모르겠어. 어차피 보지 않겠지. 답글에 너를 향해 실컷 욕을 해봤자 아무 소용없어. 그래서 비계정 회원으로 댓글을 다는 게 문제점이 있어. 자신이 마음에 안 드는 블로거의 글에 돌을 던지고 숨을 수 있거든. 정작 던진 돌은 있는데, 돌을 던진 사람이 누군지 몰라. 이래서 비회원 계정으로 댓글을 남길 수 있는 알라딘 기능은 별로 마음에 안 들어.

 

바다야, 네가 뭔데 날 판단해. 븅신아! 넌 내 글을 제대로 읽어 봤니? 눈은 똑바로 달려 있어? 너, 난독증 있니? 내가 포르노 소설이 좋다고 말하든? 내가 이 책의 평점에 별 두 개 준 건 봤어? 네 말대로 내가 문학에 ‘문’ 자도 모르는 븅신이라면 별점 다섯 개를 줬다. 나도 제정신은 있다. 그런데 초면에 반말로 문학을 아냐고 시비를 거느냐. 너야말로 제정신이 아닌 것 같다. 내 글 내용이 불편하다고 해서 댓글을 다는 분들, ‘좋아요’를 누른 분들까지 싸잡아서 욕하지 마. ‘좋아요’ 누른 분들이 포르노 소설이 좋아서 누른 줄 아니? 이분들은 쓰레기 문학을 구별할 줄 아는 현명한 분들이시다. 감히 뭣도 모르고 븅신이라고 판단하지 마.

 

내 글에 불만이 있거나 비판하고 싶으면 직접 회원 계정으로 접속해서 댓글을 남겨라. 네가 논리적으로 비판했으면 순순히 인정하고, 그 댓글을 삭제하지 않는다. 만약에 네가 내 서평에 불편함을 느꼈다고 솔직하게 말했으면 댓글을 삭제하지 않았다. 너처럼 예의 없게 쓴 댓글은 지운다. 그러나 오늘 특별히 네 댓글을 지우지 않겠다. 네가 남긴 소중한 댓글 하나가 2016년 서재 결산에 반영되니까.

 

이렇게 길게 써봤자 네가 이 글을 보지 않겠지. 아니면 비겁하게 이 글을 눈팅만 하겠지. 바다야, 그렇게 쪼잔하게 살지 마라. 나는 내 친한 분의 블로그라도 오자나 잘못된 내용이 하나라도 있으면 알라딘 정식 계정으로 댓글을 남긴다. 내 성격상 상대방의 잘못을 보면 그냥 못 지나친다. 오히려 상대방의 잘못을 알고도 모르는 척하는 것이 더 나쁘다고 생각해. 내 지적이 잘못되었으면 공손하게 사과한다. 정말 미운 사람이 있어도 너처럼 겁보들이나 하는 짓을 하지 않는다. 아무래도 바다 너는 남을 지적하는 용기가 없는가보다. 그런 용기가 없으면서 ‘바다’라는 가짜 닉네임을 쓰는 모습이 한심하다. 바다야, 널 위한 새해 덕담이다. 내년에 나처럼 담대한 용기를 가져라. 새해 복 많이 받아라, 바다야.

 

 


※ 제가 겨냥한 ‘바다’는 비회원 계정으로 사용한 가짜 닉네임입니다. 실제로 ‘바다’가 들어간 닉네임을 사용하는 알라딘 회원들을 비난하는 것이 아니니까 큰 오해 없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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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북 2015-12-30 2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네이버 블러그 하다가 비난 섞인 글을 받아본적 있는데 그때 전자담배가 유해하다는 글이었거든요. 신문기사문를 발췌해서 썼는데 전자담배 애용하신 분이 화가나신 모양이더라고요. 아니면 전자담배 판매하시던 분이실까 하는 생각이 ㅎ 블러그 하다보면 예기치 않게 이런 속상한 댓글을 만나기도 해서 저는 그럴때 의기소침해지는데 참 멋진 대처방법 입니다. 으하핫~^~^

cyrus 2015-12-31 13:02   좋아요 0 | URL
그런 댓글을 다는 사람들의 공통점이 글을 제대로 읽지 않고 무작정 깝니다. 지들이 잘못했는데도 전혀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아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12-30 21: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니 뭔 이렇게 예의를 갖추십니까 ?
야, 오호츠크 시밤바. 명란 젓 같은.....

cyrus 2015-12-31 13:04   좋아요 0 | URL
곰발님처럼 재미있게 쓰려다가 실패했습니다. ㅎㅎㅎ  차라리 욕이라도 쓸 것 그랬습니다.

해피북 2015-12-30 2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참. 알라진 댓글 설정 할 수 있지 않나요? 로그인한 회원만 말이죵 ㅎ

cyrus 2015-12-31 13:06   좋아요 0 | URL
댓글 허용 설정할 수 있어요. 이제부터비회원 계정 댓글을 못 쓰도록 설정했습니다. ^^

지금행복하자 2015-12-30 2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 사이다입니다~^^

cyrus 2015-12-31 13:06   좋아요 0 | URL
저와 행복하자님은 서로 좋은 사입니다. ^^

AgalmA 2015-12-31 01: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비로그인으로 좋은 글 달 정도면 자기글에 욕심과 긍지가 있는 셈이라 로그인 활동을 충분히 할 것이므로, 비로그인 댓글 허락은 결국 득보다 실이 많다는 결론 하에 저는 비로그인 댓글 금지로 바꿨어요.
여러 가지를 다루는 cyrus님은 비로그인 댓글 참여자를 기대하실 만 하죠. 그런데 문제가 생기면 여러 모로 에너지 소모되는 일이라 비로그인 금지 설정 하시는 게 더 낫지 않나 싶습니다. cyrus님이 얕보이진 않아 배틀보단 저런 단발 멘트가 주로 이겠지만, 기분 상하는 건 상하는 거니깐.

암튼 서재 청정도에 수고가 많으십니다!

cyrus 2015-12-31 13:13   좋아요 0 | URL
아갈마님 말씀을 듣고 보니 저 또한 비회원 댓글의 득을 많이 못봤습니다. 비회원 댓글을 못 쓰도록 설정했습니다.

달걀부인 2015-12-31 07: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븅신.. 이거 맞춤법에 맞지 않는거 아닙니까? 저는 ˝병신˝이라 배웠는데.. 수정 부탁드려요.

cyrus 2015-12-31 13:14   좋아요 0 | URL
병신`이 맞습니다. 일부러 틀리게 썼습니다. ^^

yureka01 2015-12-31 0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회원?이라는 복면 했군요...ㄷㄷㄷㄷ
밝히지 않는 댓글은 무시하세요....

cyrus 2015-12-31 13:17   좋아요 2 | URL
그럴려고요. 어제 쓴 글을 다시 보면서 저도 어제 유치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런 쓰잘데기 없는 글을 쓰는 것보다 책 몇 쪽 더 읽고, 책 이야기 한 편 쓰는 것이 더 낫겠습니다.

달걀부인 2015-12-31 15: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농담한건데.. 진담처럼 되어버렸음요.

cyrus 2015-12-31 17:52   좋아요 0 | URL
ㅎㅎㅎ 농담인 거 알고 있어요.

stella.K 2015-12-31 1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지 않아도 어제 그 댓글 보고 화들짝 놀라긴 했다.
나의 옛 트라우마가 생각이 나서 말야.
그런데 나중에 알았는데 알라딘에 비계정으로 들어와 글 쓰지 못하게 하는
뭔가의 장치가 있었던 걸로 아는데...
처음에 난 그게 있는지도 모르고 속수무책이었다 그 장치하고부터
비계정으로는 못 들어오는 줄 알고 있어.

그냥 액땜했다고 생각해.
그래도 넌 내 서재에 가장 많은 댓글을 남겨준 5인 중 한 사람이다.
고맙고, 내년에 더욱 건강하고 변함없이 좋은 글 부탁할께.
새해 복 많이 받아!^^


cyrus 2015-12-31 17:56   좋아요 0 | URL
저도 오늘 비회원 댓글을 못 쓰게 하는 설정으로 변경했어요. 저런 댓글 하나 때문에 크게 기분 나쁘나지 않았어요. 누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감은빛 2016-01-31 15: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예전에 쓰던 블로그에 환경문제, 개발문제 등에 대한 글을 자주 써서 온갖 댓글싸움에 다 휘말려 봤어요. 그래서 저런 댓글에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 편이예요. 알라딘에서는 아직 그런 댓글을 받은 적은 없는 것 같네요. 아마 제 블로그 방문자가 많지 않기 때문이겠지요.

어쨌거나 이 글 재밌네요. 시루스님이 이런 글도 쓰신다는게 재밌습니다. ^^

cyrus 2016-01-31 18:52   좋아요 0 | URL
그녀석 망신 좀 당해봐라는 식으로 쓴 것인데 쓰고 나니 제 스스로 민망했습니다. 그냥 넘어갈 수 있는 일인데 말이 많아졌습니다. ^^;;
 
짝짓기 - 생명진화의 은밀한 기원 EBS 다큐프라임 <생명, 40억년의 비밀> 2
김시준.김현우,박재용 외 지음 / Mid(엠아이디) / 2015년 8월
평점 :
절판


 

 

 

바나나는 남녀노소가 좋아하는 과일이다. 그런데 이 바나나가 미래에 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아시는가. 놀랍게도 바나나의 멸종위기설이 이미 수년째부터 제기되어 왔다. 세계 최대 바나나 수출지역인 중남미 지역에 곰팡이 질병이 점차 퍼져나가고 있다. 농부들은 바나나를 비닐포장지로 감싸고 해충 제를 뿌리는 등의 조처를 하고 있지만 확실한 해결책은 없는 상태다. 바나나 멸종위험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야생 상태의 바나나 역시 곰팡이 질병에 시달렸다. 1950년대에 바나나가 수출할 수 없을 정도로 생산율이 저하되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개량 품종이 캐번디시다. 지금 우리가 먹고 있는 바나나 품종이 캐번디시다. 캐번디시는 야생 바나나보다 맛과 향이 좋다. 그러나 캐번디시 바나나도 곰팡이 질병에 취약했다. 이 곰팡이 질병은 야생 바나나를 공격했던 곰팡이와 다른 새로운 형태다. 바나나가 멸종위험에 쉽게 처하게 되는 이유는 ‘인간의 탐욕’에 있다. 인간은 맛 좋은 바나나를 얻기 위해 정상적인 바나나의 번식에 의도적으로 손댔다. 오늘날의 바나나는 유성생식(암수 개체의 생식 세포를 결합하여 자손을 번식시키는 방식)을 하지 못한다. 바나나는 씨가 없다. 오직 꺾꽂이 방식으로만 재배된다. 결국, 전 세계 모든 바나나는 유전적 다양성이 없는 한 바나나의 복제품이다.

 

유전적으로 같은 바나나만 재배할 경우 급격한 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다. 그러면 바나나 개체가 모두 사라질 수 있다. 아무리 강하고 유전조건이 우수한 바나나라 할지라도 복제품만 존재할 경우 새로운 질병에 적응할 짝이 없어서 생존할 수 없다. 따라서 다양한 품종을 유지하고 교배시키는 자연스러운 방법이 바나나를 보존하는 제일 나은 방법이다. 이처럼 생물 다양성의 파괴가 인간에게 주는 교훈과 사례는 한두 개가 아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1845년 아일랜드 대기근 사태. 당시 아일랜드에서는 생산성을 높이려고 유전적으로 균일한 씨감자를 밭에 심었다. 이 감자에 잎마름병이 침입해 감자가 전멸하면서 100만 명 이상이 기아로 사망했다. 이 최악의 사태로 인해 아일랜드인들이 고향을 떠나기 시작했다. 미국에 아일랜드계 이민이 많아지게 된 이유다. 잎마름병은 살균제로 해결됐으나 1980년대 중반부터 살균제에 내성이 있는 균주가 생겨나 1990년대 전 세계 감자 수확량이 15%나 감소하였다. 이래도 생물 하나쯤의 멸종이 인간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주장할 수 있는가.

 

다양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동물들도 환경 조건에 따라서 살아가기 위한 나름의 방식이 있다. 이들은 유전자의 발현을 달리하는 유연성을 보여준다. 10주 이상 교미하는 대벌레, 여왕벌의 몸에 자신의 정자를 뿌려놓고 죽는 수벌들, 암컷의 배에 뾰족한 생식기를 찔러 정자를 주입하는 수컷 빈대. 짝을 찾고 번식하기 위해 노력하는 동물들도 있다. 수컷 공작의 화려한 깃털, 개미의 페로몬, 수컷 유럽풍선파리가 암컷에게 주는 선물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짝을 유혹한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번거로운 유혹부터 시작해 기묘한 짝짓기를 하면서까지 고통을 감수할까. 대답은 간단하다. 새로운 유전자 조합을 위한 개체 창조의 몸부림이다. 유전자 다양성은 동물의 진화에 있어 필요한 요소다. 대다수 동물은 유혹과 짝짓기라는 피곤한 행위를 선택했다. 짝짓기를 통해 서로의 유전자를 섞어 환경의 변화에 더욱 쉽게 적응할 수 있었다. 적응 방식을 찾지 못하거나 인간의 손에 의해 번식하는 종은 절멸된다. 조류인플루엔자는 인간이 유전적 다양성의 섭리에 도전해 자초한 재앙이다. 산란이든 고기용이든 돈 버는 축산은 닭을 생명체로 여기질 않는다. 그저 돈벌이 수단일 뿐이다. 현대축산은 유전적 다양성을 거부한다. 오로지 단일품종만 키우기 때문에 다양성 결여로 역병에 매우 취약하다. 공장식 축사에 조류인플루엔자가 돌면 닭들은 삽시간에 전염돼 죽게 된다.

 

유전적 다양성은 지구 상 모든 생물들(인간도 포함)에게 보이지 않는 많은 혜택을 주고 있지만, 인간은 그것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진화의 다양성을 긍정적으로 인정하면서도 젠더 역할을 이분법적으로 해석하려고 한다. 동물, 인간을 포함한 이 세계에는 암컷과 수컷의 짝짓기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제3의 성도 있다. 성 소수자 차별은 진화에 관한 무지와 편견에 의해 지탱된다. 진화는 단순히 강한 생물체로 거듭나기 위한 과정이 아니다. 즉, 힘이 있고 우수한 것만 살아남는다는 학설이 아니다. 블루길은 큰 수컷, 중간 크기의 수컷, 작은 수컷, 암컷 네 가지 형태를 보인다. 이중 중간 크기의 수컷은 큰 수컷의 영역에 접근해 구애 행동 후 함께 산다. 암컷이 함께 있을 때는 셋이 함께 구애 행동과 짝짓기를 하기도 하며 영역을 공유한다. 인간과 가장 가까운 영장류 중 하나인 보노보는 동성애를 한다. 동물의 동성애는 서로의 관계를 돈독하게 하고, 무리의 혜택을 공유하며 더 잘 생존한다. 이렇게 되면 성 선택 이론을 제시한 찰스 다윈의 입장이 곤란해진다. 다윈은 동물과 인간이 짝을 얻어야 건강한 형질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자연에는 다양한 동성애 관계가 있다. 그리고 상어, 코모도도마뱀처럼 수컷 없이도 처녀생식을 하기도 한다. 다윈의 성 선택 이론에 따르면 이런 동물들은 도태되어야 한다.

 

그렇기에 다양한 젠더의 등장은 돌연변이나 기형이라기보다는 자연스럽게 존재하는 다양성의 한 일부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여전히 성별에 대한 이분법으로 성 소수자들을 기형이나 변태로 생각한다. 어느 집단은 동성결혼 합법화가 이루어지면 인간과 세상이 망한다고 하더라. (그렇다면 동성애를 반대하는 우익들이 사랑하는 천조국은 망하겠군) 인간 역사가 대단할 것 같지만 길게 잡아 300만 년이다. 그중에 원인에서 현생 인류로 진화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1만 년에 불과하다. 지구 나이 46억 년과 우주 나이 150억 년에 견주면 아무것도 아니다. 다른 생명체들을 인정하면서 좀 더 겸손해져야 할 이유는 이것으로 충분하다. 누가 더 잘 사고 생존에 강한지 비교우위를 따지면서까지 서로 으르렁거릴 필요가 없다. 인간만이 지구의 주인이라는 오만한 생각은 모든 존재의 파멸을 초래한다.

 

 

 

 

 딴지걸기

 


※ 주변 환경과 경쟁 대상은 끊임없이 변화하기 때문에 어떤 대상이 변화를 시도해도 상대적으로 뒤처지거나 제자리에 머무는 현상을 ‘붉은 여왕 가설’이라고 한다. 책에서는 가설을 제안한 사람을 ‘윌리엄 해밀턴’으로 적혀 있다(30쪽). 해밀턴이 붉은 여왕 가설을 세상에 널리 알리게 한 사람은 맞다. 하지만, 이 가설을 가장 먼저 생각했고, 루이스 캐럴의 소설 속 인물 이름을 빌려서 '붉은 여왕 가설'이라고 처음으로 말한 사람은 리 반 베일른이라는 진화학자다. (리하르트 다비트 프레히트 《사랑, 그 혼란스러운》 참조)

 

※ 115쪽에 동영상 커뮤니티 사이트를 ‘유투브’라고 썼다. 외래어 표기 규정에 따르면 ‘유튜브’라고 써야 한다.  

 

※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디오니소스의 어머니 이름은 세멜레(Semele)다. 책에서는 ‘세밀레’로 되어 있다. (162쪽)

 

※ 사약의 재료로 쓰였던 천남성이라는 식물이 있다. 181쪽에 천남성의 모습이 있는 사진이 있다. 사진 하단에 천남성을 알리는 문장이 있는데 ‘천남생’으로 잘못 적혀 있다.

 

※ ‘교미 기회 얻고’ (227쪽, 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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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2015-12-30 2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명의 그 다양성을 아직 - 그리고 꽤 많은 시간이 지나도 - 이해하고 또 존중하기에는 많이 이른 것 같습니다. :-)
갑자기 바나나 먹기가 좀 지루해지려고해요. ㅎㅎㅎ

cyrus 2015-12-31 13:20   좋아요 0 | URL
그 부분에 대해서 알아야 할 현상들이 너무 많아서 완전히 이해하기에는 시간이 많이 걸릴 듯합니다. ^^

해피북 2015-12-30 2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예전에 책에서 바나나 위기설을 읽은 적 있는데 바나나가 없는 세상은 너무 슬플 것 같아요. 그리고 딴지걸기를 읽으며 생각한건데...정말 대단하세요 ㅎㅎ

cyrus 2015-12-31 13:23   좋아요 0 | URL
이 책을 만든 출판사가 서평 이벤트를 자주 해요. 신간도서가 나오면 이 책의 서평을 써줄 독자를 선정합니다. 저도 이 책을 신청하려다가 안 했어요. 만약에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이 글을 썼으면 제 글을 읽은 출판사 직원은 당황했을 겁니다. ^^

마립간 2015-12-31 0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나리도 바나나와 같은 상황이죠.

cyrus 2015-12-31 13:25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코너스톤 출판사의 에드거 앨런 포 전집을 읽기 시작한 날은 정확히 12월 8일이다. 이번 달 안에 4권까지 다 읽으려는 목표를 설정했는데, 현재 3권까지 읽었다. 하늘연못 출판사의 《우울과 몽상》(약칭 ‘우몽’)을 같이 읽다 보니 읽는 책 읽는 속도가 더디다. 책을 읽다 보면 오역이 의심되는 문장을 발견한다. 역시 《우몽》은 명성에 걸맞게 오역이 많았다. 코너스톤 출판사 번역본에도 오역으로 추정할 수 있는 문장 몇 개 있었다. 이 정도면 코너스톤 번역본은 독자평점 만 점을 받을만한 책이 될 수 없다. 원문을 독해하는 능력은 부족하지만, 단어사전을 찾아보면서 문장을 꼼꼼하게 읽으니까 내 눈에 어색한 내용이 보였다. 원문, 코너스톤 출판사 번역본(《에드거 앨런 포 소설 전집 2 : 공포 편》),  《우몽》 순으로 인용문을 배열했다. 내 의견이 잘못되었거나 더 보충할 내용이 있으면 댓글로 알려줘도 좋다.

 

 

 

 

 

Scene #1 『병 속의 수기』(MS. Found in a Bottle)

 

이 소설은 《에드거 앨런 포 소설 전집 1 : 미스터리 편》에 수록되었다. 번역문은 별 문제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잘못된 내용의 역주가 있어서 이 글에 포함시켰다. 《에드거 앨런 포 소설 전집 1 : 미스터리 편》 199쪽 문장에 ‘크라켄’이 나온다. 여기에 대한 역주 설명은 이렇다.

 

 

바다에 큰 소용돌이를 일으킨다고 하는 전설상의 괴물로, 그리스 신화에서 페르세우스가 베어낸 메두사의 머리로 크라켄을 퇴치하고 안드로메다 공주를 구함.

 

(《에드거 앨런 포 소설 전집 1 : 미스터리 편》 199쪽)

 

 

 

크라켄에 대한 설명이 틀렸다. 크라켄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괴물이 아니라 북유럽 지역에 알려진 괴물이다.

 

 

 

 

 

크라켄 (Kraken)

 

 

 

 

피에로 디 코시모  「안드로메다를 구출하는 페르세우스」 (1510년경)

그림 중앙에 페르세우스가 케투스의 몸에 올라 타서 괴물을 죽이려고 한다

 

 

 

크라켄(Kraken)은 노르웨이어로 ‘무서운 바다 괴물’이라는 뜻이다. 페르세우스가 퇴치한 괴물은 케투스(혹은 케토스, Cetus)다. 케투스는 고래와 흡사하게 생겼고, 크라켄은 거대한 오징어나 문어와 비슷하다.

 

 

 

 

Scene #2 『생매장』(The Premature Burial, 《우몽》판 제목은 ‘때이른 매장’)

 

 

➡ The "Chirurgical Journal" of Leipsic -- a periodical of high authority and merit, which some American bookseller would do well to translate and republish, records in a late number a very distressing event of the character in question.

 

* 독일 라이프치히의 <의학 전문지>는 권위와 명성이 자자한 정기 간행물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사건의 매우 비극적인 기사를 실었다. 기사의 내용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에드거 앨런 포 소설 전집 2 : 공포 편》 236쪽)

 

* 높은 권위와 명성을 가진 정기간행물인 <치러지컬>지는 몇몇 미국 서점들이 번역해 출판하는데, 최근호에 아주 비참한 사건의 내역이 실렸다. (《우몽》 624쪽)

 

 

‘Chirurgical’은 ‘Surgical’의 고어(古語)다. ‘의학’보다는 ‘외과’로 번역하는 것이 맞다.

 

 

 

➡ "I have no name in the regions which I inhabit," replied the voice, mournfully; "I was mortal, but am fiend. I was merciless, but am pitiful."

 

* "내가 사는 곳에는 이름이 없다. 나는 한때 인간이었지만 지금은 인간도 악령도 아니다. 나는 한때 무자비했었지만 지금은 긍휼하다." (《에드거 앨런 포 소설 전집 2 : 공포 편》 244쪽)

 

* "내가 사는 곳에는 내 이름이 없다. 나는 죽어야 할 운명이지만, 나는 악마이다. 나는 무자비하지만, 불쌍히 여긴다." (《우몽》 630쪽)

 

 

‘I was mortal, but am fiend’, 이 문장만 떼어 내보자. ‘but’은 ‘그러나’, ‘하지만’을 뜻하는 접속사다. 그러면 《우몽》의 번역문이 맞다. 만약에 코너스톤 번역본의 문장을 영문으로 쓰면 이렇게 된다. I was mortal, but ain't[am not] fiend. 참고로 ‘fiend’는 ‘악령’, ‘악마와 같은 사람’이라는 뜻을 가진 명사다. 

 

 

 


➡ "Hillo! hillo, there!" said a gruff voice, in reply.
"What the devil's the matter now!" said a second.
"Get out o' that!" said a third.
"What do you mean by yowling in that ere kind of style, like a cattymount?" said a fourth.

 

* "이봐요! 어이, 거기!"
걸걸한 음성이 대답했다.
"이건 또 무슨 황당한 일이지?"
두 번째 음성이 말했다.
"거기서 당장 나와!"
세 번째가 소리쳤다.
"힌두교도 같은 옛날 옷을 입고 뭐라고 떠드는 거야?" 네 번째 음성이었다.

 

(《에드거 앨런 포 소설 전집 2 : 공포 편》 250쪽)

 


* "이봐! 이봐, 저기!"
어떤 쉰 목소리가 대답했다.
"이게 무슨 일이지!"
두 번째 목소리가 말했다.
"저기 꺼내자구!"
세 번째가 말했다.
"심술궂은 고양이가 우는 소리인데, 도대체 무슨 말하는 건가?" 네 번째가 말했다.

 

(《우몽》 634쪽)

 

 


코너스톤 전집 번역은 ‘바른번역’이라는 번역가 집단이 맡았다. 그런데 그 이름에 어울리지 않게 오역이 발견된다.

 

"What do you mean by yowling in that ere kind of style, like a cattymount?"

 

‘cattymount’는 미국 남부 지방에서 사용되는 ‘catamount’의 방언이다. 단어에 ‘cat'이 들어가 있다. ‘cattymount’가 무슨 뜻인지 몰라 이 단어가 ‘고양이’와 연관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catamount’는 고양이과의 동물, 즉 퓨마와 스라소니를 의미한다. 이쯤 되면 어느 책의 번역이 잘못되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무슨 생각으로 ‘힌두교도’로 번역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catamount’와 힌두교와 무슨 연관성이 있는 것일까. 아무리 찾아봐도 그와 관련된 정보가 나오지 않는다. 사실 네 번째 사람이 "힌두교도 같은 옛날 옷을 입고 뭐라고 떠드는 거야?"라고 말하는 건, 이야기의 상황에 맞지 않는다. 무덤 안에 갇힌 소설의 주인공이 밖으로 나가려고 소리를 지르고 있는데, 무덤 밖에 있는 사람이 그 소리만 듣고, 힌두교도 옷을 입은 사람이 떠드는 건지 어떻게 아는가. 말이 안 된다.

 

 

 


Scene #3 『모렐라』(Morella)

 

 

➡ Morella’s erudition was profound. As I hope for life her talents also were of no common order — her powers of mind were gigantic. I felt this, and in many matters became her pupil. Rare and rich volumes were opened for my use; but my wife, perhaps influenced by her Presburg education, laid before me, as I took occasion to remark, chiefly those speculative writings which have, from causes to me unknown, been neglected in these latter days, and thrown aside, whether properly or not, among the mass of that German morality which is indeed purely wild, purely vague, and at times purely fantastical.

 

* 모렐라는 학식은 매우 깊이가 있었다. 그녀의 재능은 보통이 아니었고 막대한 지성을 갖추고 있었다. 나는 이를 느끼고 많은 부분에서 모렐라에게 배움을 얻었다. 하지만 모렐라는 슬로바키아에서 교육을 받았기 때문인지, 보통은 초기 독일 문학의 싸구려 작품들로 간주되는 다수의 불가사의한 글을 내 앞에 내놓곤 했다. (《에드거 앨런 포 소설 전집 2 : 공포 편》 255~256쪽)

 

* 그러나 프레스부르크 교육 탓인지, 그녀는 대부분 초기 독일 문학의 졸작으로 간주되는 여러 편의 이상한 글을 내 앞에 내놓았다. (《우몽》 780쪽)

 

 

‘바른번역’ 소속 번역자는 ‘Presburg education’을 ‘슬로바키아에서 받은 교육’이라고 옮겼다. 프레스부르크는 슬로바키아의 수도 브라티슬라바(Bratislava)의 독일어 이름이다. 1541년부터 1784년까지 프레스부르크는 헝가리의 수도였다. 당시 슬로바키아는 헝가리의 지배를 받았다. 제1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에 1918년 체코슬로바키아에 편입되어 지방 도시로 전락했다. 동유럽 공산주의가 무너진 1992년에 체코와 슬로바키아가 분리되면서 프레스부르크는 현재 슬로바키아의 수도가 되었다. ‘Presburg’는 도시 지명이므로 ‘슬로바이카의 수도’라고 써야 한다. 그러나 이렇게 써도 원문에 나오는 ‘Presburg’의 의미와 완전히 달라지므로 의도치 않은 오역이 나오게 된다. 포가 이 글을 발표했던 시대에 프레스부르크는 수도 지위가 박탈되었으나 여전히 헝가리가 통치하고 있었다. 역사적 사실을 따른다면 ‘헝가리의 도시’라고 쓰는 것이 더 정확하다. 센스 있는 번역자라면 프레스부르크의 역사를 간략하게 설명한 역주를 달아줘야 한다.

 

 

 


Scene #4 『베레니스』(Berenice) 

 

 

➡ Of Mademoiselle Sallé it has been well said, “Que tous ses pas etaient des sentiments,”


* 사람들은 프랑스 무용가 마리 살레에 대해 '그녀의 모든 발걸음이 감정이었다'고 말했다. (《에드거 앨런 포 소설 전집 2 : 공포 편》 307쪽)

 

* <마드셀 살르>에는 "모든 발걸음이 감상이었다"는 구절이 있다. (《우몽》 829쪽)

 


드디어 《우몽》의 오역 사례를 소개해본다. ‘Mademoiselle Sallé’는 프랑스의 무용수 마리 살레(Marie Sallé, 1707~1756)를 가리킨다. 《우몽》의 번역자는 ‘마드모아젤 살레’를 책 이름으로 옮기는 실수를 했다. 그나저나 ‘Mademoiselle’은 딱 봐도 ‘마드모아젤’로 읽는데 ‘마드셀’이라고 쓰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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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돈주앙 : 일만 일천 개의 채찍 - 밤의 문학 4 밤의 문학 4
기욤 아폴리네르 지음 / 예문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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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퀴한 쌈마이 냄새가 나는 괴작 도서를 소개하는 데 내용을 길게 쓸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 지난달 중순에 괴작 도서 두 번째로 아폴리네르의 포르노 소설 《소년 돈 주앙의 회상》을 소개했다. 서평을 다시 읽어보니까 부끄러움이 내 얼굴에 밀려왔다. 책의 줄거리 설명에 치중하는 바람에 성적 표현이 많이 나오고 말았다. 알라딘에 검열 제도가 있었다면 내 글은 강제로 비공개로 설정되었을 것이다. 오늘 소개할 괴작 도서를 독자들이 어떻게 볼지 걱정된다. 왜냐하면, 이 책도 포르노 소설이다. 글쓴이는 《소년 돈 주앙의 회상》을 쓴 작가이다. 아폴리네르. 그의 대표 시 ‘미라보 다리’가 유명해지지 않았으면 그의 포르노 소설들은 영원히 무명작가의 삼류 소설로 남았을 것이다. 아폴리네르의 명성 덕분에 포르노 소설들은 불쏘시개가 되어 사라지지 않았다.

 

 

 

 

 

아폴리네르는 무명 시절 익명으로 포르노 소설을 펴냈는데, 그 두 권의 작품이 바로 《소년 돈 주앙의 회상》과 《일만 일천 개의 채찍》이다. 이 두 작품은 1907년에서 1910년 사이에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두 작품은 발표된 지 60여 년이 지나서야 아폴리네르의 이름으로 세상에 다시 공개되었다. 그리고 1993년 플레이야드판 아폴리네르 전집에 포함되었다. 두 작품의 플롯은 단조롭다. 하드코어 포르노비디오의 플롯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섹스에 환장한 남자 주인공이 엽기적인 방식으로 쾌락을 탐닉한다. 《소년 돈 주앙의 회상》의 돈 주앙은 벌써 어린 나이에 성의 세계를 알아버려 몸으로 실천하는 귀족이다. 《일만 일천 개의 채찍》의 주인공 모니 비베스퀴는 터키 왕가의 피가 흐르는 왕족이다. 이 두 작품은 성귀수 씨가 처음 번역했다. (당시 제목은 ‘일만 일천 개의 채찍질’, ‘어린 동쥬앙의 무용담’으로 두 작품 모두 한 권의 책에 수록되었다) 아폴리네르 연구로 학위를 받은 황현산 교수도 하지 못한 일을 성 씨가 했다. 성 씨는 입에 담기 힘든 성적 표현을 아주 적나라하게 옮겼다. 성 씨의 번역본이 절판되어 한동안 구하기 힘든 책이 될 줄 알았건만 예문출판사의 ‘밤의 문학’ 시리즈로 부활했다. 그런데 출판사(혹은 번역자)는 악명 높은 두 작품을 단행본으로 공개하는 것에 부담이 있었던가 보다. 두 작품 모두 전자책으로 출간되었다. 그래서 ‘밤의 문학’ 시리즈로 나온 단행본은 에밀 졸라의 《나나》와 알퐁스 도데의 《사포》, 단 두 권뿐이다. 전자잭도 시리즈에 포함하면 총 네 권의 작품을 소개했다. 《소년 돈 주앙의 회상》은 ‘밤의 문학’ 세 번째 작품, 《일만 일천 개의 채찍》는 ‘밤의 문학’ 네 번째 작품이다. 번역자는 이 두 작품을 돈 주앙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시리즈처럼 번역했다. 예문출판사의 《소년 돈 주앙의 회상》을 읽어보면 원래 주인공 이름인 비베스퀴가 아닌 돈 주앙으로 바뀐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일만 일천 개의 채찍》도 《소년 돈 주앙의 회상》만큼이나 황당하면서도 정상적이지 않은 장면이 줄줄이 나온다. 모비 비베스퀴도 소년 돈 주앙처럼 이성의 족쇄 따위 신경 쓰지 않는 음란한 주인공이다. 《일만 일천 개의 채찍》의 명장면(이라 쓰고, ‘충격과 공포’라고 말한다)은 스너프 필름에 나올 법한 대단히 충격적인 묘사다. 비베스퀴는 자신의 하인을 대동하고 루마니아의 수도로 향하는 특급 열차에 탑승한다. 그들은 열차 안에서 유명 여배우와 하녀를 우연히 만난다. 야동도 남녀 주인공이 한 장소에서 우연히 만나면서 시작된다. 네 사람은 침대칸으로 모여 서로의 몸을 탐한다. 아폴리네르는 알퐁스 알레라는 시인의 시구를 인용하여 이제 곧 펼쳐지게 될 광란의 축제를 암시한다.

 

 

기차는 기분 좋게 덜컹거리고 우리네 골수(骨髓)까지 욕망은 밀려오네.

 

(성귀수 번역, 《일만 일천 개의 채찍》 62쪽)

 

 

 

※ 성적 묘사, 잔인한 표현이 있습니다. (북플로 접속하면 글이 보입니다)

이 글을 보면, 시인이라고 생각했던 아폴리네르가 성인(性人)으로 보일 겁니다. 시인 아폴리네르를 기억하고 싶은 분은 이 글을 읽지 않았으면 합니다.

 

 

 

접힌 부분 펼치기 ▼

 

베스퀴, 그의 하인 그리고 여배우의 하녀가 쓰리섬을 하면서 쾌락이 최고조에 이르는 순간, 하녀의 몸은 경직되어 꿈쩍하지 않는다. 하인이 너무 흥분한 나머지 하녀의 목을 졸라 죽이고 만 것이다. 이들의 엽기적인 행각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쾌락의 흥분을 억제하지 못해 하녀의 시체를 훼손한다. 하인은 죽은 하녀의 시체로 시간(屍姦)을 한다. 하인은 하녀의 음부에 손을 집어넣어 창자를 끄집어낸다. 선혈이 묻힌 창자를 보고 흥분한 하인은 토악질하는 동시에 사정을 한다. 아직도 정력이 남아 있는지 하인의 남근은 여배우의 몸을 노린다. 비베스퀴와 여배우의 성행위가 끝나자마자 하인은 인간이라면 해선 안 될 몹쓸 짓을 저지른다. 하인은 누워 있는 여배우의 얼굴 위에 배설하고 칼로 그녀의 배를 난도질한다. 이 장면을 목격한 비베스퀴는 경악하지만, 그 역시 쾌락에 미쳐 제정신이 아니다. 그 역시 숨통이 끊어진 여배우의 시체를 시간한다. 두 사람은 애액, 대변, 토사물 냄새로 가득한 침대칸을 얼른 떠난다.  

 

펼친 부분 접기 ▲

 

 

이 소설의 결말도 엽기적이다. 비베스퀴는 죽는다. 아주 잔인한 방법으로. 어떻게 죽게 되는지 설명은 생략한다. 주인공의 잔인한 최후를 설명하면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까. 결말의 힌트는 소설 제목에 있다. 일만 일천 개의 채찍질. 결말이 궁금한 독자는 전자책을 읽어보시라. 단, 극악무도한 성행위와 가학 행위 묘사를 끝까지 읽을 수 있는 정신력이 있어야 한다.  

 

아폴리네르의 친구인 피카소는 《일만 일천 개의 채찍》이 자신이 읽은 문학작품 중 최고라고 칭찬했다고 한다. (여기서 괴작의 조건 하나. 비범한 천재의 눈에는 괴작이 명작으로 보인다) 그의 바람기를 생각하면 포르노 소설을 극찬하는 피카소가 이해된다. 그렇지만 여성을 포악스러운 남성의 성행위에 잔인하게 짓이겨진 존재로 묘사한 점은 비판적으로 볼 수 있다. 번역가 조은섭 씨는 아폴리네르의 변태적 성묘사가 남성의 무자비한 성욕에 희생당한 여성의 위치를 역설적으로 부각하기 위한 시도로 보고 있다(조은섭 《포도주, 해시시 그리고 섹스》, 2003년). 그러나 필자는 후자의 해석에 반대한다. 궁핍한 생활을 했던 무명의 아폴리네르가 그런 해석을 의도하면서 포르노 소설을 썼을 가능성이 희박하다. 그 당시에 자극적인 묘사로 가득한 삼류 포르노 소설이 큰 인기를 얻고 있었다. 당장 먹고 살길이 급급했던 아폴리네르도 돈이 되는 포르노 소설을 써냈을 것이다. 아폴리네르는 제대로 된 시와 소설을 쓰면서 성공한 작가의 반열에 올랐다. 어린 시절 귀족 문화에 익숙했던 아폴리네르는 돈과 명예를 가지게 되면서부터 화려하고 자유분방한 생활에 취했다. 아폴리네르도 여러 명의 여자를 만났지만, 비베스퀴나 어린 돈 주앙처럼 괴랄한 성행위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는 폭식이 심했다. 특이하게도 그는 음식을 먹고 나서 배가 부르면 화장실로 향하는데, 무조건 최고급 호텔의 화장실을 이용했다. 게걸스럽게 먹고 고급스러운 배설의 반복. 아폴리네르는 삶의 즐거움을 남근이 아닌 입으로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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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5-12-29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cyrus님, 북플에는 드래그 부분이 나오는 것 같아요^^;;;

cyrus 2015-12-29 22:50   좋아요 1 | URL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원래 `펼치기` 기능으로 설정하여 작성했는데, 업로드하니까 `펼치기` 기능이 되지 않았어요. 전부터 글을 작성하면 `펼치기` 기능 설정이 되지 않아요. 어쩔 수 없이 드래그 설정을 했는데 북플에는 글자가 보이는군요... 허무하네요. ^^;;

akardo 2015-12-29 2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부터 괴랄한데요. ㅎㅎ; 작가들의 무명시절 흑역사를 파보면 참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많은 것 같아요. 참 아폴리네르는 사드작품 선집도 냈었다는군요. 그런 거 보면 저 소설들도 그냥 돈 때문에 썼다기 보다 그런 쪽에 나름 관심이 많았던 거 아닐까 싶습니다. 하하;;;;;

cyrus 2015-12-30 10:26   좋아요 0 | URL
네, 맞습니다. 사드를 재평가한 사람이 아폴리네르입니다. 아폴리네르뿐만 아니라 20세기 초에 활동했던 초현실주의자들은 사드처럼 이성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자유분방함을 선호했어요.

2015-12-29 23: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2-30 10: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다 2015-12-30 05: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븅신.... 늬들이 문학을 알아 제정신이 있어?


cyrus 2015-12-30 10:30   좋아요 1 | URL
초면에, 그것도 비회원 계정으로 들어와서 반말하지 마. 븅신아, 너는 내 글을 제대로 읽어 봤냐? 눈은 있어?


2015-12-30 14: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표맥(漂麥) 2015-12-30 1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웃~ 므흣한 주제를 이렇게 다룰 수 있다는 것... 예사 내공이 아니면 어려운 일... cyrus님을 응원합니다.
새해, 항상 뜻한 바 이루는 한 해 되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cyrus 2015-12-30 20:22   좋아요 0 | URL
과도한 표현이 나오지 않도록 자제하면서 썼을 뿐입니다. 저는 특별한 내공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ㅎㅎㅎ 표맥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곰곰생각하는발 2015-12-30 1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괴작 소개 코너가 제일 재미있습니다. 과랄한 괴작 자주 소개해주십시오....

cyrus 2015-12-30 20:22   좋아요 0 | URL
생각보다 괴작에 어울릴만한 책이 보이지 않네요. 할 수 있는데까지 해보겠습니다. ^^

서니데이 2015-12-30 2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책이 문학수첩에서 나온 책이네요. 문학수첩은 어쩐지 해리포터가 생각이 나서^^;
cyrus님, 추운 날이지만 좋은 저녁 되세요.^^

cyrus 2015-12-30 21:15   좋아요 1 | URL
《일만 일천 번의 채찍질》이 나오고 거의 두 달 뒤에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이 출간되었습니다. 서니데이님도 좋은 밤 보내세요. ^^
 
출판, 노동, 목소리 - 지금껏 보이지 않았던 11인의 출판노동 이야기 숨쉬는책공장 일과 삶 시리즈 1
고아영 외 10인 지음 / 숨쉬는책공장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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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가 끝나갈 무렵이 되면 출판단체나 언론 매체, 평론가들이 올해 출간된 책 가운데 중요한 책들을 고른다. 그들은 ‘놓치기 아까운 책’이라며 ‘올해의 책’을 선정해 목록을 소개한다. 내가 알지 못한 좋은 책들이 있는지 목록을 확인한다. 잠깐, 이상하다. 아무도 이 책을 선정하지 않은 것일까? 내가 생각하기에 ‘이 책’이야말로 정말 놓치기 아깝다. 아니, 그냥 잊히기에 너무 아깝다고 보면 된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책을 만드는 사람들이 연말 맞이 추천도서에 ‘이 책’을 단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다. 

 

올해 놓치기 아까운 책, 아니다. 이런 표현은 언론 매체나 평론가들이 많이 써먹어서 지겹다. 잊히기에 아까운 올해의 책을 소개해보련다. 숨쉬는책공장 출판사가 펴낸 《출판, 노동, 목소리》라는 책이다. 책 제목의 쉼표를 떼어내면 이 책의 메시지가 확연히 드러난다. 출판 노동 목소리. 그렇다. 이 책은 출판 노동에 뛰어든 사람들의 목소리가 생생하게 담긴 소중한 기록이다. 책의 글쓴이들 모두 책을 만드는 노동자다. 이들은 출판사의 영업, 디자인, 편집 분야로 활동했거나 현재도 활동 중이다. 책 앞표지를 한 번 보시라. 책 속에 있어야 할 판권 정보를 앞표지에 넣었다. 정말 과감한 시도다. 자신의 이름을 ‘지은이’에 올린 열한 명 노동자들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출판, 노동, 목소리》를 판권 정보가 앞표지에 있는 특이한 책으로 여기지 마시라. 독자들에게 튀고 싶어서 시도한 것이 아니다. 출판노동 현실에 눈감은 출판사에 절대로 굴복하지 않으려는 확고한 의지를 선언한 것이다. 《출판, 노동, 목소리》는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출판노동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책이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출판사들은 연말 분위기에 취해서 ‘놓치기 아까운 책’을 고를 때가 아니다. 당신들, 올해 어떤 일이 있었는지 벌써 잊으셨는가. 자음과모음 출판사의 직원 부당 발령, 신경숙 작가의 표절 문제에 대한 창비 출판사의 태도. 올해 출판업계의 상황은 최악이었다. 올해만 그런 게 아니다. 작년에 쌤앤파커스 출판사는 사내 성폭력 사건을 미온적으로 처리하는 바람에 ‘가족 같은 회사’를 꿈꾸다가 그만 ‘족 같은 회사’로 이미지 한 방에 ‘가’ 버렸다. 이쯤 되면 문제의 심각성을 깨달았을 법한데 출판노동 현실을 되돌아보는 출판사가 보이지 않는다. 반성하는 척하는 출판사도 없다. 골치 아픈 문제 앞에서 입을 닫고, 눈을 감아서 모른 척 넘어가겠다는 자세일까. 심각한 문제를 외면한 채 무슨 기쁜 일인처럼 연말 맞이 추천도서를 소개하는 일부 출판사 대표들이 안쓰럽다. 어떻게든 책을 더 팔아보려고 안간힘을 쏟는 느낌이다. 책이 너무 안 팔려서 힘든 거 다 안다. 그렇지만 이보다 더 힘든 사람들 걱정해본 적이 있는지 궁금하다. 출판사 대표들은 열악한 근로환경 속에 책 한 권 만드는 노동자들의 심정을 이해해본 적이 있었을까. 출판노동자들은 윗선의 눈치에 못 이겨 부당한 일은 침묵해야만 했고, 노동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노동자들이 겪은 부당한 경험은 대략 이렇다. 연차가 보장된다는 회사 측의 말을 믿고 연차를 사용하면 연장 근무가 늘어난다. 합당한 근거 없이 직원들을 해고하는 회사에 근근이 버틴 직원들은 죽을 맛이다. 노동조합을 설립하자고 제안을 하면 배부른 아이들이 투정하는 소리로 여긴다. 결국, 노동조합 얘기를 입 밖에 꺼내지 말라는 핀잔이다. 이들이 불리한 처지에 놓이면 어디 하소연할 때가 없다. 사실 출판노동자들의 근로 실태는 책에 나오는 내용보다 더 심각하다. 노동권의 기본인 근로계약서 작성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당연한 권리를 누리려고 하면 해고나 인사상 불이익 등의 불리한 대우를 받는다. 연장근로 수당을 한 푼도 못 받는 직원들이 많다.

 

앞에서 출판노동 문제에 침묵하는 출판사들을 비판했지만, 이를 지켜보는 전문가(혹은 지식인) 그리고 우리 독자들도 문제의 책임에 벗어날 수 없다. 이런 사건이 터지면 전문가와 독자들은 일단 커다란 관심을 보인다. 서로 입을 모아 문제를 개선하라고 성토한다. 하지만 이런 열띤 반응은 오래 지속하지 못한다. 전문가와 독자 들은 회사와 직원 간의 분쟁을 부각해 입방아에 오르내리기만 한다. 출판사, 출판 평론가 그리고 독자가 함께 모여 진지한 논의를 시도해보지 못한 채 사건이 잊힌다. 독자는 그 후로 이 분쟁이 어떻게 해결되는지 잘 모른다. 나 또한 그런 독자 중의 한 사람이다. 이쪽 문제에 관심을 가진다고 생각했으나 이 책을 읽고 나니까 흘깃 쳐다만 보는 수준에 불과했다는 걸 깨달았다. 기나긴 침묵은 그 문제를 은연중에 비관적으로 바라보는 태도로 이어진다. 즉, 문제를 비판적으로 보면서 해결점을 찾는 일을 피하는 꼴이다. 인문사회비평지 《말과 활》 기획위원 김신식은 출판계 전망을 비관적으로 보는 데 그치는 전문가와 독자의 태도에 아쉬움을 드러낸다.

 

출판노동자의 목소리가 수면에 드러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일까. 알라딘 MD 박태근은 ‘책’이라는 결과물에 치중하는 출판환경 때문이라고 말한다. 책이 나오면 부당한 상황들은 잊게 된다. 그냥 불편한 추억이라고 생각하면서 지나가 버린다. 지금도 연말을 맞아 ‘올해의 책’을 선정하는 출판사들은 직원들의 불편한 추억을 잊어버리려고 애쓴다. 어쩌면 직원들에게 ‘너희가 고생해서 만든 책, 열심히 홍보해줄 테니 내년에도 열심히 일하자’라는 무언의 신년 각오를 보여주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독자로서 이들을 적극적으로 도와주지 못해서 송구스럽다. 그렇지만 출판노동자들의 입장을 이해해주는 독자들과 있다는 사실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저항의 목소리가 잃지 않기를 응원한다. 내가 줄 수 있는 건 이 노래 밖에 없다. 그들을 위해 김보경의 노래 '혼자라고 생각 말기'를 들려주고 싶다.

 

 

지치지 않기. 포기하지 않기, 어떤 힘든 일에도 늘 이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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찔레꽃 2015-12-27 1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제부턴가, 책 안에 들어있는, 책 제작에 관여한 분들의 이름을 읽어보는 습관이 생겼어요. 님의 글을 읽으니, 잘 들인 습관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 ^ 꼭 한 번 읽어봐야 겠습니다. 좋은 책 소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cyrus 2015-12-28 20:28   좋아요 0 | URL
제가 읽는 책은 다른 분들의 독서 취향과 거리가 먼 것이라서 추천을 하지 않아요. 그런데 이 책만큼은 책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죽을 때까지 추천하고 싶어요. ^^

살리미 2015-12-27 2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책도 있었네요~ 제가 가끔 듣는 팟캐스트 <뫼비우스의 띠지>에서 저도 처음 출판 노동자의 현실을 알았어요. 그 팟캐스트를 운영하시는 분 성함도 보이네요. 사실 저도 팟캐스트 듣기 전까지는 `책` 만드는 일이 막연하게 멋진 일이라고만 생각했지 그렇게 힘든지 몰랐어요.
이런 글로 힘 보태주시는 cyrus님... 멋지십니다^^

cyrus 2015-12-28 20:30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오라질년` 정유민님의 글이 수록되의 있어요. 박태근님은 `바갈라딘`이라는 별명이 너무나도 유명하죠. ^^

표맥(漂麥) 2015-12-27 2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출판사옆대나무숲이 생각나게 하는 책이군요... 한번읽어보고 싶어집니다...^^

cyrus 2015-12-28 20:32   좋아요 0 | URL
제가 트위터를 하지 않아서 `대숲`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몰라요. 이름은 많이 들어봤습니다. 저는 팟캐스트 `뫼비우스의 띠지` 를 들으면서 출판 노동 사정을 알게 되었어요.

yureka01 2015-12-27 2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구..출판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라니...그들의 노동 또한 그렇게 녹록하지 않을텐데,
그래도 출판업이라서..책으로 내다니...숙연해지기까지 하네요.

언제쯤 우리나라에서 출판업에 종사하면 최고의 직업,.아니 출판이란 사명감을
가질수 있을지 숙연해지네요....

cyrus 2015-12-28 20:39   좋아요 0 | URL
도서정가제 도입 때문인지 출판업계 사람들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이 좋지 않아요. 힘든 사정을 알지도 못하면서, 도서정가제를 찬성한 출판사들을 수익에 눈이 먼 회사쯤으로 생각해요. 여전히 도서정가제의 실효성에 의문이 들긴 하지만, 배경을 모르면서 나쁘게 매도하는 태도는 부정적으로 생각해요. 출판업계 사람들의 기를 죽이는 일입니다.

서니데이 2015-12-29 2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보다 실제의 사정이 더 좋지 않다는 말이 마음에 걸려요.
잘 읽었습니다. cyrus님, 오늘도 편안한 밤 되세요.^^

cyrus 2015-12-29 22:20   좋아요 1 | URL
책 속에 나오는 내용들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합니다. 정말 별 희한한 사건들이 출판사 내부에 일어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