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가지고 있는 책을 내보내려고 합니다. 책을 내보내는데는 아주 자잘한 이유들이 수두룩하겠지만 일단 제가 내보내는 이유는 

1. 제가 두번 읽지 않을 것 같기 때문입니다. (오래전에 읽어서 기억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2. 새로 책을 꾸준히 사고 있기 때문에 어떤 책들을 빼서 책장을 비워야 합니다. 

3. 저는 현재 알라딘 불매운동에 '불참'하고 있습니다. 제 뜻은 변함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계속 구매할 예정이나, 현재 불매중이신 분들...새로운 책을 갖고 싶지 않으세요? 저한테서 가져가세요. 흐흐  

4. 한분당 두권까지만 선택 가능합니다(한권을 선택하시는 건 괜찮지만, 더 많은 분들에게 기회를 드리기 위해 두권을 넘기지는 말아주세요!). 선택은 반드시 '공개댓글'로 해주세요. 다른분들이 선택시 참고하실 수 있게요. 

5. 낙서가 있을 수도 있고 밑줄이 그어졌을 수도 있고 뭐 그렇습니다. 

 

리스트는 아래와 같습니다. 

 

'루시 엘먼'의 [의사와 간호사]  ->오즈마님께 드리겠습니다.

 

 

 

 

'그레고리 머과이어'의 [거울아 거울아] ->오즈마님께 드리겠습니다.

 

 

 

'베로니크 올미'의 [비는 욕망을 숨기지 않는다] ->아프락사스님께 드리겠습니다.

 

 

 

'안니 뒤페레'의 [파티]  ->얼룩말님께 드리겠습니다.

 

 

 

 

'노라 에프런'의 [내인생은 로맨틱 코미디] ->얼룩말님께 드리겠습니다.

 

 

 

'은희경'의 [비밀과 거짓말] ->순오기님께 드리겠습니다.

 

 

 

'김사과'의 [미나]

 

 

 

'아멜리 노통브'의 [살인자의 건강법] ->뷰리풀말미잘님께 드리겠습니다.

 

 

 

'아멜리 노통브'의 [적의 화장법] ->순오기님께 드리겠습니다.

 

 

 

'아멜리 노통브'의 [로베르 인명사전] 

 

 

 

'로버트 해리스'의 [고스트 라이터] ->뷰리풀말미잘님께 드리겠습니다.

 

 

 

'리사 클레이파스'의 [오직 당신 사랑만으로] ->무스탕님께 드리겠습니다.

 

 

 

'카를로 프라베티'의 [책을 처방해 드립니다] ->Arch님께 드리겠습니다.

 

 

 

'카트린 로캉드로'의 [밤의 클라라]  ->Arch 님께 드리겠습니다.

 

 

 

'김영하'의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아프락사스님께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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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12월예정]재고소진(읽을 예정) 목표 리스트
    from 마지막 키스 2009-12-14 08:51 
    저는 일단 소심하게 12월에 읽을 한달분만 작성해볼게요. (이것도 못할 확률이 커요. 저는 걸핏하면 술마시러 다니는 직딩 ㅜ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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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11 01: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2-11 09: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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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취약한 부분이 있다. 건드리기만 하면 눈물이 나는 부분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그래서 접근하기 싫고 그래서 접근할 때마다 눈물이 흐르는 그런 것들.  

이를테면 죽음뒤에 남겨진 사람들, 이 그렇다. 나는 내 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도 할머니를 다시 볼 수 없는것도 슬펐지만, 엄마를 잃은 나의 아버지 때문에 슬펐다. 친구의 아버지가 암으로 돌아가셨을 때는 친구의 아버지가 고통을 받다 돌아가셨다는 사실 보다 아버지를 잃고 힘들어할 친구 때문에 울었다. 

그래서 이 책에서도 죽음, 그 이후에 울었다. 

  

이 책속에는 여러명의 친구들과 여러명의 이웃들이 등장한다. 그러니 죽음이 찾아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것, 누구나 다 짐작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짐작할 수 있다고 해서 그것들이 더 쉽게 견디어 지는 것이 아니다. 그리움이 금세 옅어지는 것도 아니다. 나는 시바가 죽었을 때보다 시바의 죽음, 그 뒤에 울었다. 

 

   
 

"나는 매일 밤 시바 꿈을 꿔, 레오." 

"난 아직 시바 이야기 못 해."  

 
   

사실, 『사우스 브로드』속에는 내가 유독 약해져버리는 많은 것들이 등장한다. 나를 울게 하는 부분이 한두군데가 아니다. 1권도 2권도 읽다가 자꾸 눈물이 핑- 돈다. 그래서 이 책속의 시끄럽고 과장된 수다와 유머를  이해할 수밖에 없다. 

  

이 책속에서는 심지어 중학생이 자살한다. 대체 나한테 왜이래 싶을 정도로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울린다. 출근길 버스안에서 이 책을 읽다가 눈물을 흘리는데, 젠장, 콧물까지 나온다. 어어 이봐요, 작가님. 이러지 마세요. 이건 너무 심하잖아요. 

작가의 전작 『완득이』는 그래도 울렸다가 웃겼다가 했는데, 이건 한 순간도 웃게 해주질 않는다. 눈물 콧물 짜내며 이 책의 책장을 덮고 힘들어했다. 이렇게 쉬운 단어들이, 이렇게 어린 학생들이 어떻게 나를 울리는 걸까.  

 

물론, 『우아한 거짓말』의 중학생 '천지'가 '그냥' 죽은건 아니다. 천지는 죽기전에 자신을 힘들게 하고 괴롭게 한 친구들에 대한 원망을 담아서, 또 용서를 담아서, 그리고 가족들에 대한 사랑을 담아서  유서를 남긴다. 발견하면 울 수 밖에 없는 유서를. 

그래서 이 책이 『루머의 루머의 루머』를 닮아 있다. 

이 책속의 '해나'도 자살했다. 자신의 첫키스로 인한 루머가 점점 불어나 돌이킬 수 없게 되어버렸기 때문에. 원하던 상대와 단순히 입을 맞췄을 뿐인데 얼마후에 해나는 '헤픈 아이'가 되어 버리고 누구도 그녀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는다.  

내가 취약한 부분중의 하나는 바로 이것이다. 나를 답답하게 하고 안타깝게 하는 것. 가슴을 때리게 하고 눈물나게 하는 것. 그렇다, 그건-'잘못알고 있는 것' 이다. 모르는 것 보다 더 무서운게 잘못 아는 것이라 했던가. '그렇지 않은 애' 라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그렇지 않아!' 라고 말하는 걸 다른 사람들은 들을 생각을 하지 않는다.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이 어긋나는 것은 그들이 원하는 바가 아니기 때문에. 자신이 '틀렸다'는걸 인정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이 책속에서 정말 슬픈건 해나를 이해하려하고 좋아하고 가까워지고 싶어하는 친구 클레이에게도 해나는 진심으로 자신을 드러낼 수 없다는 사실이다.  

   
  더 가까워지고 싶다고 속으로 말했지. 나는 더 가까워지고 싶었으니까.   
   

그러나 해나는 클레이와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을 밀어낸다. 클레이의 마음이 진심인걸 알면서도. 

   
 

눈이 아플 정도로 눈을 꼭 감았어. 생각들을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걸 밀어내려고 애썼지. 자꾸 떠오르는 리스트의 사람들 그리고 그 외 몇 사람들까지. 그날 밤, 눈앞을 스쳐가는 이들. 나를 욕하던 사람들은 클레이에게 어떤 굴레를 씌울까? 나의 이미지와 클레이의 이미지는 어떻게 다를까? 

나도 어쩔 수 없었어. 내 이미지는 이미 내가 컨트롤 할 수 없게 돼버렸어. 클레이, 너의 이미지는 존중받을 만해. 그러나..난 아니었어. 그런 내가 너 같은 아이와 함께 있다니. 또 하나의 추문이 추가 되겠네.

 
   

내가 생각하는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이 만들어놓은 내가 세상에 알려지는 내가 되는 것, 그것은 한마디 말로 시작한다. 시작은 언제나 '한 사람'의 '한마디 말'이다. 나는 '다른 누군가가 정해놓은 나' 때문에 스스로를 못난 사람으로 여기게 되는 것이 몹시 가슴 아프다.  

 

더 가까워지고 싶다고 속으로만 생각하지 않고 살 수 있게 됐으면 좋겠다. 더 가까워지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을 걱정하지 않으면서. 모두가 죽는 건 어쩔 수 없다는 건 알지만, 그러니 슬프고 힘들겠지만, 그 후의 시간들을 견뎌야 하는 건 정말 어쩔 수 없지만, 만약 내 입밖으로 내는 한마디 말을 조금 더 조심한다면 누군가의 죽음은 조금 더 뒤로 늦출 수도 있다. 가까워지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과 가까워질 수도 있다. 덜 가슴아플 수 있다.  

나는 내가 유독 취약해지는 이 부분들을 단지 '소설속에서만' 만나고 싶다. 소설로서만 울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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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08 00: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2-08 08: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2-08 09: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09-12-08 11:32   좋아요 0 | URL
나두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네꼬 2009-12-08 0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계속 <우아한 거짓말>에 대해 뭐라고 적고 싶은데, 다시 책을 들출 엄두가 안 나요. 아무려나, 울지 말아요 다락님. 소설에서도 그 밖에서도.

다락방 2009-12-08 11:33   좋아요 0 | URL
요즘은 소설에서도 그 밖에서도 자꾸 눈물이 핑핑 돌아서 아주 미치겠어요. 나는 참.. 우는것과는 거리가 먼 사람인데, 요즘은 정신이 나가버린 건지 눈물샘이 빵꾸가 난건지..나이 들어 서러워지는건지 orz

근데 네꼬님.
나 버스안에서 눈물 콧물 다 찍어내고 있어도 아무도 손수건을 건네지 않더라구요. 더러운 세상!!뷁!!

무해한모리군 2009-12-08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절대 읽지말아야할 목록에 우아한 거짓말 넣어야 겠군요 ㅠ.ㅠ
요즘 안그래도 눈물이 너무 많아서..

다락방 2009-12-08 13:20   좋아요 0 | URL
나도요... 나도 요즘 눈물이 너무 많아졌어요. 왜이러나 몰라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섬사이 2009-12-08 14: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물콧물 짤까봐 <엄마를 부탁해>도 안 읽었는데, <우아한 거짓말>도 읽지 말아야겠네요.
전 별로 눈물을 잘 흘리지 않는 편인데,
눈물 흘리지 않으려고 이 꽉 깨물고 목이 조여오는 걸 참는 게 얼마나 힘든지.
정도가 심해지면 괜히 옆에 있는 사람한테 막 신경질 내고 짜증부리고 그러거든요.
울지 말고 즐겁고 신나고 웃기는 책을 읽으세요, 빨리 !!!

다락방 2009-12-08 16:22   좋아요 0 | URL
아, 그게 말이죠 섬사이님.
「우아한 거짓말」을 읽기 전과 읽고난 후에 '조용훈'의 『요절』을 읽었구요, 지금은 바로 집어 든 책이 '김영하'의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에요. 어째 선택이 이 모양이었을까요? 김영하의 책은 자살 얘기더군요. 아 정말..후딱 읽고 말씀하신 것처럼 신나고 즐겁고 웃기는 책을 골라봐야 겠어요. 어째 저는 하는 일이 이모양인지, 원.

저는 아예 눈물을 흘리지 않는 사람이었는데 어느순간부터는 아주 그냥 건드리기만 해도 눈물이 흘러요. 누가 이걸 좀 고쳐줬으면 좋겠어요. 바람이 불어 그러는건지..

조선인 2009-12-08 1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치님 명 받자아 왔습니다.
오늘 102, 총 49994 방문

웽스북스 2009-12-08 15: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105, 총 49997 방문
에 아깝다. 천천히올걸

무스탕 2009-12-08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108, 총 50000 방문
꺄~~ 잡혔어~~~ >0<

BRINY 2009-12-08 15: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109, 총 50001 방문
무스탕님 축하드려요. 다락방님도 축하드려요.

무스탕 2009-12-08 16:25   좋아요 0 | URL
저는 축하 안받아도 되어요. 다락방님을 와장창 축하해 드리자구요 ^^

조선인 2009-12-08 15: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참, 내가 이렇다니깐.
오늘 113, 총 50005 방문
그래도 대칭숫자로만 골라서 잡았어요. 이만하면 이뻐해주실라나?

다락방 2009-12-08 16: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조선인님, 웬디양님, 무스탕님, BRINY님,무스탕님,조선인님
고맙습니다. 음....또 어떤말을 해야할지 잘 모르겠어요. 고맙습니다!!

레와 2009-12-08 16: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___________________________^*


인기녀, 다락방 ♡

무해한모리군 2009-12-08 16: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118, 총 50010 방문

축하드려요 다락방님 ㅎㅎㅎ

Kitty 2009-12-08 17: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125, 총 50017 방문

저도 슬쩍- 축하드리옵니다~ ㅎㅎㅎㅎㅎ

아시마 2009-12-08 1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127, 총 50019 방문

저도 살그머니~ 축하드려요. ㅎㅎㅎ
전 휘모리님과 반대로 반드시 읽어야 할 목록에 <우아한 거짓말> 넣을까 봐요. <완득이>를 딱히 좋게 보지 않아서 패스하려던 책인데, 그런 내용이라니.
아. 오늘도 다락방님의 뽐뿌질에 걸렸다...

다락방 2009-12-08 22:10   좋아요 0 | URL
저는 대놓고 울리는 소설을 좋아하질 않아서 [우아한 거짓말]보다는 역시 [완득이]가 훨씬 좋아요. 완득이는 울다가 웃다가 했거든요. 아시마님도 [우아한 거짓말] 읽고 나면 울게 되실까요? 리뷰 기다릴게요.

다락방 2009-12-08 2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레와님, 휘모리님, Kitty님, 아시마님 고맙습니다. 으흐흐흐흐

마늘빵 2009-12-09 0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1, 총 50036 방문

어 나 오늘 첫번째 방문. 너무 늦게 왔다. 5만힛 많이 넘었네.

다락방 2009-12-09 08:55   좋아요 0 | URL
그러게 왜 이렇게 늦게 온거에요? 쳇.

... 2009-12-09 1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31, 총 50066 방문

이런... 저는 항상 늦어요. 굼뜨고, 미루고....

다락방 2009-12-09 11:59   좋아요 0 | URL
브론테님 왜 요즘에 페이퍼 안써요? 바빠요? 저 계속 기다리잖아요.
(아니야 브론테님이 안쓰는게 도와주는거야.)

... 2009-12-09 12:07   좋아요 0 | URL
저 요즘 읽은 책이 거의 없어요 ㅠㅠㅠ

그와중에도 알라딘으로 부터 이벤트 메일을 받고, 신간을 둘러보러 잠깐 들렀,,,,,큭

다락방 2009-12-09 12:36   좋아요 0 | URL
앗 그럼 또 신간 페이퍼 쓰겠네요. ㅎㅎ 들어가지 말아야지 불끈!! 저 12월은 재고소진의 달로 삼았어요. 아직까지는 ㅋㅋ
 



 와- 평소 비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고 그다지 관심도 없었는데, 상영하는 영화중에는 내가 보고싶은게 없길래 선택했다. 음, 보고 싶은게 있었어도 이 영화는 언젠가 볼 것 같기는 했지만. 여튼, 

비의 노력의 흔적이 영화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세상에! 식스팩과 근육, 체지방 영프로인 몸을 만드는 노력을 말하는게 아니라, 그의 액션 장면을 찍기 위한 노력이라고 봐야 할 것 같다. 언젠가 한 티비 프로그램에서 그가 몸을 만들기 위해 트레이너들과 얼마나 고생스럽게 트레이닝을 하는지 본 적은 있었지만 액션을 이렇게 기가 막히게 잘 했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는데, 어쩐지 그는 이 영화의 성공을 가져올 것 같고, 그것은 90프로 그의 노력때문일 것이다. 물론, 중간의 영상도 한몫 했다. 영화의 거의 마지막, 칼날이 날아오는 장면에서 나는 윽, 소리를 내며 몸을 피했다. 나한테 날아오는 줄 알았다. 정말이다.  

노력한게 보여서 비가 이 영화로 반드시 성공하기를 바란다. 그렇지만, 

 

이 영화를 모두에게 보라고 권할 수가 없다. 영화의 시작부터 잔인하고 끔찍하다. 피를 철철철 넘치게 흘리는 영화다. 끔직한 장면을 못 보는 사람이라면 이 영화의 초반만 보고도 기진맥진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이 영화가 미성년자 관람불가인 것이 당연하고 다행이다. 미성년자 관람가로 만들었다면 이도 저도 안됐을 것 같다. 이건 엄청나게 하드코어 액션이다. 이 영화가 잘 되기를 바라지만, 권할수는 없으니 이 노릇을 어찌할꼬. 내가 이런 영화를 꽤 잘 볼 수 있다는 것이 다행. 귀신만 안나오면 된다, 나는. 

 

우리는 항상 토요일에 만나고 항상 영화를 본다. 그리고 언제나 묻지도 않고 을지로 전주집 삼겹살집으로 향한다. 삼겹살을 안주 삼아 소주를 먹고-반드시 배 터지게 먹는다- 또 당연하다는 듯이 『늘 푸른 호프』로 향한다. 그렇다. 늘 푸른 호프가 그 호프집의 이름이다. 그러나 사실 우리는 그 호프집의 이름을 말하기 보다는 '노가리집'으로 부르는 것이 더 익숙하고 정답다. 그 맥주집은 노가리 한마리만 주문해도 된다. 천원이다. 쥐포 한마리를 주문해도 된다. 한마리당 이천원이다. 어제는 친구와 쥐포 두마리를 고추장소스-진짜 맵고 짜다. 생각만 해도 침 고인다. 그 비결은 라면 수프라고도 한다.-와 마요네즈 간장소스에 찍어먹었는데, 어제는 친구가 새로운 안주에 도전하자며 이천원짜리 멸치를 시켰다. 오, 멸치!! 



이천원이다. 정말이다. 이천원만 주면 맥주와 함께 이 멸치를 저 입안 가득 침고이게 하는 화끈한 고추장 소스에 찍어먹을 수 있다. 그런데 윽, 저 머리와 똥들을 빼야 한다. 그냥 먹을것이냐, 똥을 뺄것이냐, 귀찮네...하고 있는데, 



 

무슨 이런 친구가 다 있냐!! 멸치 머리도 똑 따주고 똥도 다 빼서 내 앞에 가지런히 놓아줬다. 아, 정말 멸치 똥 빼주는 친구라니, 멸치 똥을 빼주는 친구라니!! 난 정말 사람들한테 묻고 싶다. 

 

"당신은 멸치 똥을 빼주는 친구를 갖고 있습니까?" 

 

아, 스스로 너무 뿌듯하고 자랑스럽다. 나는 멸치 똥 빼주는 친구를 갖고 있다. 아마 이런 친구는 다시 없을 것이다. 전무후무, 유일무이 할것이다. 사실 그간 온라인 친구들을 오프에서 만나면서 누구를 만났는지 공개적으로 얘기한 적이 없었는데, 이 멸치똥을 빼 준 친구에 한해서는 감추지 말아야겠다. 당당하게 드러내야겠다. 

 

네꼬님! 멸치 똥 빼줘서 고마워요. 그전보다 더 많이, 네꼬님을 좋아하게 됐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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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9-11-29 16: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네꼬님이 멸치똥을 빼주는 친구였군요~ 멋져요!!
그럼 두분이 토욜마다 만나서 영화보고 소주에 삼겹살을 먹고 노가리집으로~~ ??

오늘 주민등록상 내생일이라 지역영화관에서 무료로 영화를 보고 팝콘을 제공받을 수 있어요.
이따 이 영화보러 가려고요~ 나도 하드코어 영화 꽤 잘 봐요. 것도 혼자서...^^

순오기 2009-11-30 00:18   좋아요 0 | URL
영화 보고 왔어요. 윽~ 너무 끔찍한 장면들, 모자로 가리고 봤어요.ㅜㅜ
그래도 악을 응징하는 내용이라 괜찮았어요~ 비, 고생 좀 했겠어요.

다락방 2009-12-01 08:51   좋아요 0 | URL
네꼬님을 토요일마다 만난건 아니구요, 우리가 만날땐 항상 토요일이었다는 뜻이었어요.
그런데요 순오기님, 하드코어 영화 잘 보신다면서 모자로 가리고 보시면 어떡해요!!!!!!!그냥 두 눈 부릅뜨고 봤어야죠!!!!!!!!!!!!!! 하하하하하

네, 정말 비는 고생 많이 한 것 같아요. 액션이 군더더기가 없더군요. 이왕이면 비의 액션씬이 더 많이 나왔으면 좋았을 텐데요. 액션은 정말 잘했어요, 비. 아, 그리고 영어도 잘하던데요. 안어색해요. :)

순오기 2009-12-01 10:52   좋아요 0 | URL
하하~ 그러게 말입니다.
처음에 이런 걸 보여주냐고 난리치던 아짐이
나중에 두 눈 부릎뜨고 몸을 앞으로 당겨서 보고 있더라니까요.ㅋㅋ

다락방 2009-12-01 11:34   좋아요 0 | URL
너무 처음부터 피철철이라 사람 기절하게 만들더니 이게 또 계속 보고 있으려니 익숙해지더라구요. 으윽, 그래도 다시 생각하면 몸이 부르르 떨릴정도로 피철철이에요. ㅜㅡ

마노아 2009-11-29 1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앙, 멸치 똥 빼주는 네꼬님과 멋지구리 데이트를 하시다닛! 넘흐넘흐 부러워요!
저도 이 영화 곧 보려고 해요. 우리 비군이 잘 되었음 좋겠어요.^^

다락방 2009-12-01 08:52   좋아요 0 | URL
마노아님, 나중엔 같이 만나요! 그래서 우리 다같이 조곤조곤 수다 떨며 멸치 똥 빼보아요!

그런데 마노아님이 보기에 이 영화는 너무 '셀' 것 같은데요. ㅜㅡ

네꼬 2009-12-02 21:52   좋아요 0 | URL
오우, 내가 보기에도 마노아님한테는 쎈 영화예요. 난 영화 절반도 못 봤어요. 좀 기다리면 비 근육 부분만 편집한 동영상이 돌지 않을까?

Forgettable. 2009-11-29 2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멸치똥 빼주는 친구라면 신신애의 친구 해리가 있죠 ㅋㅋㅋㅋㅋ 그거보고 귀여워 죽는줄;;
전 귀신나오는 영화 무서워도 좋아하는데! 오히려 피철철 영화는 못봐요 ㅠㅠ
다락방님은 소주를 마시고 커피를 마시는 걸 좋아한다고 하신 걸 보고 왠지 취할정도로 안마실 것 같은 이미지인데 ㅎㅎ 맞나요? ^^

다락방 2009-12-01 08:53   좋아요 0 | URL
아, 맞아요 맞아요 맞아요 맞아요. 신신애의 친구 해리~~ 아 맞아요 맞아요 맞아요. 저도 그 에피소드 봤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 피철철은 괜찮은데 귀신은 정말 너무 무서워요. 막 꿈 꾸고 후유증 작살이에요. 엑소시스트 무삭제판 봤다가 며칠을 고생했어요. 세수하는데 물에 막 사탄이 떠있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 저는 취해서 커피를 마시러 가는겁니다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도넛공주 2009-11-29 2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네꼬님이 다락방님께는 이런 서비스를 해주는 거군요.................알았어요 알았어...

다락방 2009-12-01 08:54   좋아요 0 | URL
네꼬님을 만나면 삼겹살은 제가 굽지요. 후훗

네꼬 2009-12-02 21:52   좋아요 0 | URL
오호호호, 네, 삼겹살 받고 멸치똥 콜? ㅎㅎ

웽스북스 2009-11-29 2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 없을 때 만나다니. 미워미워 미워미워 미워할 거에요. 나도 멸치똥 빼줄 수 있는데. ㅜㅜ

다락방 2009-12-01 08:54   좋아요 0 | URL
하하하하 웬디양님은 와규먹으러 갔다왔잖아욧~~~~~~ 그 사진 보고 기절하는줄 알았어요. ㅠㅠ
아무래도 우리 멸치똥 빼는 계모임이라도 할까봐요. ㅎㅎㅎㅎㅎ

네꼬 2009-12-02 21:52   좋아요 0 | URL
어, 웬디님 귀 안 가려웠어요? ㅋㅋ

2009-11-30 0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나 없을 때 만나다니. 미워미워 미워미워 미워할 거에요2

나는... 멸치똥만 먹어도 되는데... ㅜㅜ

코코죠 2009-11-30 00:31   좋아요 0 | URL
너무 맘이 급해서 로그인도 안 하고 ㅠㅠ

다락방 2009-12-01 08:55   좋아요 0 | URL
아 오즈마님! 우리 아주 근사한 모임이 만들어지겠어요. 멸치똥 빼는 사람들과 멸치똥만 먹는(응?) 사람들과 멸치 머리만 먹는 사람들과 몸통만 먹는 사람들이 한데 어우러져 지화자~ 얼쑤~ ㅎㅎ

네꼬 2009-12-02 21:53   좋아요 0 | URL
오즈마님 귀 안 가려웠어요? 2
그러고보니 멸치똥 빼는 모임 대충 견적이 나오네!

마냐 2009-11-30 0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두분 사이 넘 찐함다. 멸치 똥 빼주는 사이라니.. 저 가지런하게 놓여있는 멸치의 자태에서 드러나는, 그 세심하고 따뜻한 배려라니...우오오.

다락방 2009-12-01 08:57   좋아요 0 | URL
그치요, 마냐님? 멸치 똥 뺀것도 넘치는 자상함인데 저렇게 가지런하게 놓아주다니! 정말 대단하죠? 저라면 상상도 못할 일이에요. 멸치 똥도 안빼겠지만 저렇게 가지런히 놓는 건 제가 살면서 해본적이 없는 행동인 것 같아요. 아~~ 네꼬님은 완벽한 여성상이에요! ㅎㅎ

네꼬 2009-12-02 22:03   좋아요 0 | URL
-_-V 멸치똥 빼기 한번에 완벽한 여성상이 되다니, 이거 참 해볼 만한 장산데!

기억의집 2009-11-30 0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기 다락방님, 아줌마인 저도 평소에 멸치똥 잘 빼니깐 한번 데이트 신청 해 볼까요!

다락방 2009-12-01 08:58   좋아요 0 | URL
기억의집님, 반드시 멸치똥을 빼야만 저랑 데이트할 수 있는건 아니에요. 삼겹살을 구워도 되고, 술을 따라도 되고, 밥을 비벼도 되고 뭐, 많잖아요? ㅎㅎㅎㅎㅎ

그런데요 뜬금없이, 멸치똥은 붙여쓰는 건가요, 멸치 똥 이라고 띄어써야 하나요? 아 어려워요 ㅜㅡ

2009-11-30 09: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2-01 09: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paviana 2009-11-30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부러운 사진이에요. 멸치똥을 빼주고 싶은 친구라니,다락방님도 너무 멋진 분이시잖아요.
네꼬님도 다락방님도 모두 부러워요.
근데 네꼬님 나도 멸치똥 빼 줄 수 있는데요..

다락방 2009-12-01 09:03   좋아요 0 | URL
오옷- 세상엔 멸치똥을 빼 줄 수 있는 분들이 너무나 많군요! 역시 세상은 한번 살아볼 만한 곳이에요!!
나중에 멸치똥빼기 모임 한번 해야겠어요, 정말!! ㅎㅎ

네꼬 2009-12-02 21:54   좋아요 0 | URL
파비님, "나도 멸치똥 빼 줄 수 있는데"를 얼핏 잘못 읽으면
네꼬씨가 멸치똥만 먹는 것처럼 오해가...

섬사이 2009-11-30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멸치 똥 빼주는 아들과 딸은 있어요.
물론 나 먹으라고 빼주는 건 아니지만, 암튼 국물멸치 한 봉지를 사면
같이 둘러 앉아서 머리 따고 똥 빼고 그러죠. ^^
흠, 그렇지만 함께 술 한 잔 기울이며 멸치 똥 빼주는 관계라니~~
샘나요, 샘!!!

다락방 2009-12-01 09:57   좋아요 0 | URL
와- 머릿속에 그려져요, 섬사이님. 멸치 똥 빼주는 아들과 딸 그리고 섬사이님. 무척 다정한 그림이에요. 멸치 똥 빼주는 친구도 좋지만 멸치 똥 빼주는 아들과 딸도 근사한데요! 게다가 그 아들 딸이 무럭무럭 자라나면 언젠가는 멸치 똥 빼녀 술도 한잔 기울일 수 있지 않겠어요? 멋져요, 섬사이님!! >.<


네꼬 2009-12-02 21:54   좋아요 0 | URL
섬사이님, 아들 딸 빨리 키워서 멸치똥 빼면서 술 먹는 모임에 좀 보내주세요!

조선인 2009-11-30 1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부럽습니다.

다락방 2009-12-01 09:58   좋아요 0 | URL
^___________^

비로그인 2009-11-30 1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혼자 딴 이야기]사랑이 떠나가면-슬프지도 기쁘지도 아무 맛도 없습니다. 멸치 똥 같은 맛일 거에요.

다락방 2009-12-01 09:59   좋아요 0 | URL
흐음....멸치 똥은.... 그런 맛인건가요? 흐음.....어쩐지 가끔은 멸치 똥을 씹어 줘야 할 것 같아요........

2009-11-30 15: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2-01 10: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깐따삐야 2009-11-30 15: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동태눈과 알을 쏙쏙 빼먹는 친구입니다. 반성하게 되는 페이퍼네요. -_-

다락방 2009-12-01 10:02   좋아요 0 | URL
아뇨, 아뇨, 깐따삐야님! 왜 반성을 하십니까? 대체 왜요? 반성 안하셔도 되요. 혹 절 만나신다면 제가 멸치눈깔도 (응?) 양보 (또, 응?) 해드릴게요!!!!!!!!!

뷰리풀말미잘 2009-11-30 2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멸치똥 잘 빼는데..

다락방 2009-12-01 10:03   좋아요 0 | URL
와- 멸치똥빼는 모임을 만들면 유일한 이성이 되시겠어요, 어여쁜말미잘님. 어흑, 멸치똥 빼는 남자라니....아, 너무 낭만적이에요!!!! 언젠가 소설을 쓰게 되면 멸치똥 빼는 남자 얘기를 꼭 넣고 싶어졌어요. 불끈!!

메르헨 2009-12-02 1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멸치...뼈만..먹는 사람... 여기 추가요.^^

다락방 2009-12-02 14:13   좋아요 0 | URL
오오오오 멸치.....뼈만 드세요? 세상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하는군요!!!!

2009-12-02 15: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09-12-02 16:11   좋아요 0 | URL
^___________________________^

네꼬 2009-12-02 2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것참, 트랙백 달아서 (울면서) 뭐라고 뭐라고 쓰다가, 이렇게 사랑스러운 페이퍼에 뭐라고 써봤자지, 하고 지워버렸어요. 그러니까 내 말은, (잘 들어요)

다락님이 원하면 고등어를 통째로 먹기도 하겠어요!

이게 주제이자 제목이었어요. -_-; 멸치똥 따위 대수겠어요. 당신같은 초미녀가 맥주잔을 부딪쳐오는데? 그것도 다정하게 생글생글 웃으면서? 응?
-열렬하다 못해 불타는 사랑을 담아, 네꼬.

다락방 2009-12-03 10:56   좋아요 0 | URL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이건 뭐 나 막 공주가 되어버린 기분이에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네꼬님께 몸과 마음을 바쳐 충성을 다할것을 굳게 다짐합니닷!!!!!!!!!!!!!!!!!!!!!!!!!!!!!!!!!!!
 

요즘 『지붕 뚫고 하이킥』은 내게 최고의 재미를 주고 있다. 이거 볼라고 집에 일찍 가고 싶을 정도다. TV보고 싶어서 집에 일찍가다니! 마지막으로 푹 빠졌던 프로그램은 『아메리칸아이돌 5』였으니, 아주 오랜만이다. 하이킥의 모든 캐릭터가 좋고 모든 스토리가 좋지만 요즘은 특히 세경이의 사랑이 싹트려는 시점이라 미칠듯 좋다. 

세경이는 닥터(최다니엘-이름 너무 길어서 나 혼자 걍 닥터라 호칭함)네 집의 도우미인데, 이 닥터가 동정인지 연민인지 관심인지 모를 것들을 세경에게 보이며 아주 잘해준다. 그러니 의지할 사람이라곤 동생밖에 없는 세경으로서는-설사 의지할 사람이 많았어도 그랬겠지만-자꾸만 닥터에게 연정이 싹트는걸 어찌 막을수 있을까. 자꾸 자꾸 자라는 마음. 그런데 닥터는 세경 자신이 가질 수 없는 사람임을 깨닫게 되고, 그 순간부터 닥터를 마음에서 떠나보내고자 한다. 이 모든 장면장면들이 아, 정말 가슴 시리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러브라인이지만, 그래서 세경이의 아픈 마음이 아주 완전 잘 이해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경이의 사랑을 응원해주고 싶다.  

그러다보니 사랑,   

 

요즘 읽고 있는 책은 '제럴딘 브룩스'의 『피플 오브 더 북』인데, 오오, 무릇 사랑의 시작은 아주 사소한것이고 순간에 의한 것이렸다. 그러니까 짧고 뭉툭할 줄 알았던 그의 손이 길다는 걸 깨달은 그 순간에 시작되는게 아닌가! 

 

   
 

그는 얼굴을 찡그리더니 얼룩덜룩한 카페 테이블 위에 쫙 펴놓은 자기 손을 내려다보았다. 길고 섬세한 손가락이었다. 우스운 일이지만, 그에게 무례하게 굴면서 내 소중한 양피지에 함부로 뭉툭한 손을 갖다 대지나 않을까 염려하던 순간에는 그의 손가락이 그렇게 섬세한지 알아차리지도 못했다.(p.47) 

 
   

만약 그의 손이 섬세한지 알아차리지 못했다면 그 다음의 식사나 그 다음의 대화가 계속 유지될 수 있었을까? 모를일이다. 만약 그들이 사랑할 운명이었다면, 그러니까 사랑이 운명이라면, 그의 손이 어떠했던들 그녀는 처음의 이미지를 내다 버리고 그와 웃으며 식사를 나눴을지도 모를일이다. 어쨌든 그녀는 그의 앞에서 얼굴이 화끈거리기도 하고 웃기도 한다. 

   
 

그때 그가 손을 뻗더니 내 뺨에 묻은 기름 자국을 닦아줬다. 나는 웃음을 멈췄다. 그가 손을 치우기 전에 냉큼 잡아 그의 손바닥을 뒤집어 보았다. 깔끔하고 가지런한 손톱에, 학자다운 손이 분명했다. 하지만 굳은살도 있었다. 포위 기간에는 땔감을 구할 수만 있다면 학자라도 장작을 패야 했을 것이다. 그의 손톱 끝은 내 뺨에 묻었던 양고기 기름으로 반짝였다. 나는 그것을 내 입술로 가져가 천천히, 하나씩 핥았다. 그의 녹색 눈은 나를 향해 누구라도 알아들을 수 있는 질문을 던졌다.(p.51) 

 
   

그의 손이 섬세함을 알고, 그와 웃으며 식사를 하고, 그의 눈이 하는 말을 알아들었을 때, 얼마나 설레였을까. 그러나 사랑이 순간에 시작된다면 절망 역시 순간에 오는것인가 보다. 그녀는 그의 아파트로 들어갔다. 그러나, 

   
 

불꽃이 흔들림을 멈추자 맞은편 벽에 걸려 있는 구상화가 보였다. 어느 여자와 아기의 초상화로, 물감을 두껍고 거칠게 칠한 그림이었다. 여자 몸의 굴곡에 아기가 조금 가려져 있었고, 그래서 아기는 안전하게 감싸인 것처럼 보였다. 여자의 몸은 아기를 향하고 있었지만, 침착하고 찬찬한 시선은 아름답고 진지하게 화가를,  그리고 우리를 돌아보고 있었다.
"멋진 그림이네요." 내가 말했다.
"네, 아까 말했던 친구 다닐로가 그려준 겁니다."
"저 여잔 누군가요?"
그는 이맛살을 찡그리더니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고는 마치 건배하듯 잔을 들어 올렸다.
"내 아내예요." (pp.52-53) 

 
   

젠장. 그순간 그녀는 그의 아파트를 뛰쳐 나가야 했을까? 그 둘이 그 후로 어떻게 됐는지는 패쓰하고. 예전부터 생각해오던 건데, 유부남에게는 유부남임을 모두가 알아볼 수 있게 하는 표식이 있었으면 좋겠다. 모두 머리를 삭발한다든지, 온몸이 푸른색으로 변한다든지 하는. 결코 다른 여자들을 그리고 자신의 아내를 속일 수 없도록. 그러다가 그가 다시 혼자가 되면 머리도 확 자라고 푸른색이었던 몸이 다시 돌아오는거다. 그래야 세상의 불륜이 없어지지 않을까. 뭐, 이건 갑자기 딴말을 한거네. 여튼, 

세경이의 사랑이 무사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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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23 11: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1-23 12: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1-23 12: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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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도 어째 간질간질해지는 게 쓸 만한 기분이야. 내가 돌아가면 집 안에 꼬물거리는 녀석이 있을 거잖아. 어쩌면 녀석 나오기 전에 돌아갈 지도 모르지. 그러면 나는 녀석을 어떻게 맞을까. 그건 이제부터 궁리해 볼게. 할 일이라곤 생각밖에 없을 텐데 시간이 많잖니. (pp.279~280)  
   

작년4월에 결혼한 여동생이 임신을 했어요. 이제 6주째라고 합니다. 순서대로(응?) 제가 먼저 결혼하고 임신을 했다면 동생에게 알려줄게 많았을 것 같은데, 그렇지 못하니 좋은 책을 많이 선물해 주려고 합니다. 임신기간에 읽을 좋은 책은 어떤게 있을까요? 추천 부탁드릴게요. 태교에 좋은 책이어도 좋고, 임신 자체에 관계된 책도 좋습니다. 그동안 알라디너 여러분들의 서재를 돌아다니면서 아이들이 읽을 좋을 그림책은 많이 넣어두었는데, 막상 지금 다시 돌아다녀보니 임신한 상태에 읽을 책은 눈에 띄질 않아서 말이죠.

참고로 여동생은 자극적인 책을 전혀 좋아하지 않고, 전공책(생물과 수학) 말고는 그다지 읽은 책도 많지 않습니다. 

내년 여름이면 제가 이모가 되요. 정말이지, 간질간질해지는 게 쓸 만한 기분입니다. 흣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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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09-11-17 1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글에 처녀인 제가 댓글을 다는게 좀 그렇습니다만 ㅎㅎ
참, 일단 축하드립니다~
조카는 얼마나 귀여운지 히히 또 남의 아이랑 다르더라구요.

1. 예방접종 어떻게 믿습니까
아이를 낳고 얼마되지 않으면 많은 예방접종을 하잖아요. 그 백신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어떤 것을 맞추고 어떤것은 안할지 판단에 도움이 될 듯 합니다.

2. 삐뽀삐뽀 119 소아과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한권씩 있는 책이지요. 아주 두껍고 필요할 때 찾아볼 수 있어,
출산 선물로 많이 했습니다.

3. 베이비 위스퍼와 베이비 토크
이 두책은 육아책의 고전쯤 되는 듯 해요.
말못하는 아이의 마음을 알지 못해서 고민이 될 때가 많잖아요.
이럴 때 아이가 이러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이렇게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용도로 괜찮은 듯 해요.

다락방 2009-11-17 13:40   좋아요 0 | URL
저도 이제 6주째라는데 와 얼마나 이쁠까 이런 생각만 해요. ㅎㅎ

말씀해주신 책들은 와- 다 무척 좋은데요. 저는 알지도 못했던 것들이에요. 한꺼번에 많이 주는게 아니라 천천히 두세권씩 꾸준히 줄 생각이에요. 추천 고마워요 휘모리님. 아 막 이 책들을 줄 생각을 하니 설레이는 거 있죠. 히히

미아 2009-11-17 1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태교책 준비에 들어가시는군요. ㅎㅎ
위에 2번 삐뽀삐뽀 119 소아과 강추에요.
선물 많이 했는데 반응들이 아주 좋았어요.
특히나 초보엄마에겐 필수인듯 ... 태교책은 잘 모르겠군요..

다락방 2009-11-17 13:40   좋아요 0 | URL
네, 태교책 준비는 어쩐지 제 몫인것만 같아요. ㅎㅎㅎㅎㅎ
빨리 조카를 보고 싶은데, 그러려면 저도 빨리 늙어야겠죠. ㅜㅡ

2009-11-17 17: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1-17 17: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야클 2009-11-17 14: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임신이나 태교에 관련된 '책' 보다는 임신이나 태교에 관련된 '현금'이나, 임신이나 태교에 관련된 '상품권' 선물을 더 좋아하는 주부도 많더이다. 아, 물론 우리 마눌 얘기는 아니구요.ㅎㅎㅎ

저는 무슨 책이 좋은지는 몰라도,하여간 <임신캘린더>라는 일본소설은 절대 읽히면 안됩니다. 제목만 보고 임신부가 읽었다가는 큰일 나는 소설입니다.

다락방 2009-11-17 17:10   좋아요 0 | URL
『임신캘린더』에 대한 리뷰를 언젠가 보았던 기억이 나요. 아주 오래전에요.

임신이나 태교에 관련된 '현금'이나 '상품권'을 더 좋아할 것 같다는데에 저도 동의하고, 저 역시 같은 상황에 놓이면 그럴 것 같긴 해요, 야클님. 히히히

Arch 2009-11-17 1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간질간질해지는게 쓸만한 기분이란거, 아~
드디어 이모의 세계에 들어오는군요. 다락방님^^ 환영해요~
전 태교책은 잘 모르지만 일전에 아프님이 어떤 책(아이를 가진 내용의 소설책)인가를(내가 찾아볼게요.) 괜찮다고 했었는데..
인사가 늦었어요. 다락방님, 축하해요.
제가 다음에 이모 노릇 아치처럼 하면 큰일난다 정도의 페이퍼를 올리도록 할게요. 크크. 난 왜 간질거리는지.

다락방 2009-11-17 17:15   좋아요 0 | URL
Arch 님. 그 책 찾으면 얘기해줘요, 알았지요?
그나저나 제가 앞으로 Arch님께 물어볼게 정말 많을것 같아요. 저도 이러다가 조카들 얘기로 페이퍼를 쓰게 되지는 않을지. 흐흐흐 꼬물꼬물 거리는 녀석을 볼 생각을 하면 정말 .. 헤헷.
축하 고마워요, Arch 님!

조선인 2009-11-17 14: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키 아이오빈의 '임신 출산 가이드'를 강추합니다. 임신하면서 내 몸과 마음에 일어나는 온갖 극적인 변화에 대해 아주 유머러스한 충고를 던져줘요. 번역 제목이 구리구리해서 그렇지, 원제 'The Girlfriend's guide to pregnancy'처럼 절친한 여자친구끼리만 털어놓을 수 있는 속내와 속사정을 거침없이 일러주고, 수퍼맘 신드롬을 가볍게 비웃어주지요. 그녀의 '출산 후 엄마를 위한 가이드' 역시 강추인데, 이건 중고샵에만 있네요. 건지길 희망합니다.

다락방 2009-11-17 17:18   좋아요 0 | URL
오와 조선인님, 고맙습니다. 안그래도 임신중일때 읽을만한 책을 찾고 있었거든요. 검색해 보았는데 조선인님의 댓글과 책 설명이 비슷해요. 얼른 장바구니에 넣었습니다. 음, 그런데 다른분들의 평은 없네요. 땡스투는 저 멀리에...

hnine 2009-11-17 15: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동생 처가 임신했을 때 저는 서형숙 저 <엄마학교> 를 사주었어요.

다락방 2009-11-17 17:20   좋아요 0 | URL
후딱 검색해서 잽싸게 보관함에 넣었습니다, hnine님. 고맙습니다. (--)(__)

메르헨 2009-11-17 15: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신의진 교수님의 육아서적 시리즈 강추입니다.
삐뽀삐뽀119는 몇권 사서 돌리기도 했어요.^^
누가 제게 이런 책을 먼저 보라고 해줬다면 초기엄마 시절을 좀 편안하게 보냈을거 같아요.
신의진 선생님의 <대화법> 요거는 정말 강추랍니다.^^
아, 참고로 저는 임신했을때...<해리포터>시리즈와 <반지의 제왕> 독파했어요.
덕분에 저희 아이가 참으로 ... 재미있지요.하핫...^^

다락방 2009-11-17 17:21   좋아요 0 | URL
삐뽀삐뽀119는 정말 모두의 사랑을 받는 책이로군요! 사지 않을 수 없겠어요. 그나저나 제 동생은 판타지를 싫어하는데...말씀해주신 신의진의 책들을 좀 더 살펴봐야 겠어요. 고맙습니다! :)

마노아 2009-11-17 16: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별찜만 하고 갑니다. 결혼 안 한 이모로서 조카들에게는 좋지만, 다락방님 동생분께 도움이 안 되네요.;;;;

다락방 2009-11-17 17:22   좋아요 0 | URL
아 마노아님. 이 페이퍼 엄청 유익하죠? 역시 책 추천은 알라디너가 최고에요. 저도 제 페이퍼에 별찜했어요. 수시로 꺼내보고 차근차근 다 사줄거에요. 아, 의욕이 막 앞서요. 불끈!
마노아님의 서재는 서재 자체로 제게 도움이 되는걸요. 아이만 낳았단 봐요, 어디. 마노아님 서재에서 살 거에요. ㅎㅎㅎㅎㅎ

개인주의 2009-11-17 16: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삐뽀삐뽀119소아과 이거 정말 좋아하던데요. ^_^

날마다 날마다 놀라운 일들이 생겨요.
사랑해*3
짱뚱이동화시리즈6권..(이게어디에속하는지 몰라도 읽으면 일단 재밌습니다.ㅋㅋㅋ)
내 아이가 책을 읽는다.

독한 책?만 아니면 뭐든 좋지 않을까요 ^^
참 그리고 작년에 출산한 친구녀석한테 꼭 필요한 거 한 개만 말해
했더니 브라운 귀체온계 사달라고 하더군요.
그거 병원에서도 쓰는거라고..
암튼. 그거 사주니까 받자마자 만지작거리며 신랑이 먼저 신랑귀에 넣어보더라고 얘기를 전해줬어요..
ㅋㅋㅋ
이웃집토토로 dvd는 어떠신지. ^^


다락방 2009-11-17 17:24   좋아요 0 | URL
앗! 귀체온계요? 오옷, 그거 좋은데요, 스누피님? 아, 역시 여러분들의 지혜가 필요해요. 저는 생각하지도 못했거든요. 이웃집토토로는 저도 보지 않은 작품인데, 괜찮은가요? 염두에 둘게요. 고맙습니다, 스누피님! :)

비로그인 2009-11-17 2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민희의 '황금빛 똥을 누는 아이'가 딱 떠오르는데 절판되었네요. 참 좋은 책이었는데요... 이모되시는군요. 처음 이모되었을 때의 그 기쁨 잊을 수 없습니다.^^

다락방 2009-11-17 23:09   좋아요 0 | URL
전 벌써부터 떨려요. 제 남동생도 못난 삼촌이 되어서는 안될텐데, 이러면서 조금 붕- 떠있구요. 아, 정말 얼마나 기쁠까요! 꼬물거리는 아기를 본다는 것은. 게다가 처음 이모- 라고 불러준다면 정말 자지러질것 같아요. ^________^

2009-11-17 22: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1-17 23: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09-11-18 0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모의 세계로 들어오시는 다락방님을 위하여~~ 건배라도 들고 싶어요.^^
엄마되는 거보다 활홀했던 기억이 제게도 있어요.ㅋㅋㅋ
그 조카가 이젠 돌쟁이 엄마가 되어 알라디너가 되었거든요. 부라보!!

음~ 추천하는 책이라~~ 뭐가 좋을까? 부시럭부시럭~~~~ 헤헤

다락방 2009-11-18 09:19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의 댓글을 읽다보니 오와, 세월이 참 빠르구나 싶어져요. 시간이 얼마나 휙휙 가는지 댓글로 절절하게 느껴지네요. 저도 잔뜩 기대하고 있어요, 이모가 되는것에 대해 말이지요. 부라보~!

섬사이 2009-11-18 0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전 늦게 결혼해서 임신한 친구에게 이주헌의 <생각하는 그림 정>이랑 그림책 <엄마 마중>을 선물했더랬어요.
피터 레이놀즈의 <점>이라는 그림책은 웬만한 육아서 뺨치는 내용을 담고 있으니까,
그것도 좋을 것 같아요.
그림책 중에서 몇 권 골라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요???

다락방 2009-11-18 09:20   좋아요 0 | URL
저 역시 그림책 몇권을 생각하고 있답니다. 섬사이님께서 말씀해주신 이주헌의 책은 다른분도 추천해주셨어요. 피터 레이놀즈의 [점]은 뭘까요? 이것도 검색해서 봐야겠어요. 고맙습니다. 헤헷 :)

람혼 2009-11-18 0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니가 저를 가지셨을 때는 태교(?)로 <세계추리문학전집>을 수개월 동안 독파하셨다고 하시더군요...
아이의 추리력(?)을 키워주시고자 하는 지극히 '순수한' 의도였다고 하시는데...
그 결과, 제가 지금 이 '모양'이 되었다는,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상당한 설득력을 띤 설도 나돌고 있다고 합니다...

어쨌든 유년기에 어머니 덕분에 안 읽은 추리소설이 없을 정도였죠...^^

그나저나 동생 분께서는 '자극적인' 책은 별로 안 좋아한다고 하시니,
제 경우를 '추천'해드릴 수는 없겠고요...
책 한 권을 추천하자면,
<어리석은 농부와 귀신들의 합창>이라는 정말 매력적인 그림책을 추천합니다.
(지은이: 나세르 케미르 / 그린이: 엠레 오룬 / 옮긴이: 이효숙 / 솔 출판사)

이 책이 태교에 좋을지는, 임신을 해보지 않은 저로서는 전혀 알 수 없지만,
아마도 조카가 태어나고 나면 그 아이 자신이 더 좋아할지도 모를 책이라고 생각해서요...
이 책의 매력적인 화두는 다음과 같습니다:
"만약 귀신이 도와 주겠다고 한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

다락방 2009-11-18 12:36   좋아요 0 | URL
오호라, 뱃속에 아이가 있을때 추리소설을 읽으면 아이가 람혼님처럼 똑똑해지는거군요! 이건 팁이네요, 팀! 게다가 람혼님은 이미 유년기에 추리소설을 다 읽으셨다니! 와- 멋져요!

흐음, 만약 귀신이 도와주겠다고 한다면 저는 수락하겠지만, 얼씨구나 하고 달려들테지만, 그렇지만 그 귀신이 조건없이 도와 준다는걸까요? 어쩐지 무언가 하나를 내놓으렴, 할 것 같고 또 어쩐지 저는 그 무엇도 내어주어서는 안 될것만 같아요.

날이 춥네요, 람혼님. 털모자 쓰고 다니세요.

람혼 2009-11-19 04:42   좋아요 0 | URL
제 스스로는 그러한 태교(?)가
제가 '이 모양 이 꼴'이 되게 한 주요한 원인들 중의 하나라고
말하자면 '소급적용'하고 있는 편입니다.^^
그러니 사실 '똑똑함'과는 아무 상관이 없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훌륭한 추리소설들 때문에
유년기를 화려한 '어둠과 범죄' 속에서 보낼 수 있었던 건
분명 제겐 큰 '행운'이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귀신 이야기에 관해서는, 아주 잘 보셨습니다.
'계약'에는 '조건'이 뒤따르게 마련이죠.^^

아닌 게 아니라 요즘 같은 추운 날씨에 모자는 제게 '필수 아이템'입니다.
(심지어 가죽 장갑까지 착용하고 다니고 있습니다...ㅠㅠ)

다락방 2009-11-19 08:35   좋아요 0 | URL
어떤 모자를 쓰고 다니실까요? 귀마개는 필요 없으실까요? 털이 보송보송한 귀마개로 귀도 따뜻하게 해주시고 머리도 따뜻하게 해주세요. 장갑은 저도 어제부터 끼고 다녀요. 아- 쌀쌀해요.

아시마 2009-11-18 0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웰컴 투 이모 월드. ^^ 첫조카는 정말 환장하게 이쁩니다. 각오하시길.

전 애들 가졌을 때 제목을 나열할수도 없을 정도로 많은 책을 미친듯이 읽었는데(솔직히, 태교를 위해서라곤...;;;) 태백산맥부터 해리포터까지 온갖 장르를 섭렵했더랬죠. 그렇게 낳은 큰놈은 책을 무진장 좋아하는데 똑같은 환경에서 똑같이 있었을 둘째놈은 책가지고 집짓기 놀이하더군요. 아하하... 큰놈 어릴때 사람들이 우리애는 책가지고 블록놀이해요 하면 신기했는데, 진짜 책으로 블록놀이 하는 놈이 한놈 울 집에 있습니다. 내 속에서 어떻게 저런놈이 나왔는지 나도 신기합니다. ;;;;;

삐뽀삐보 119 다들 추천해 주시니, 거기에 하나 추가하면 삐뽀삐뽀 우리아이 모유먹이기라는 책과 이유식 책도 있어요. 둘다 강추. 세권 셋트로 사서 선물하시길. ^^ 하정훈샘은 제 육아의 멘토죠.

참고로 삐뽀삐뽀 119는 외모와는 달리, 읽다보면 빵빵 터집니다. 읽다보면 "택도 없습니다." 이런 구어체 문장이 줄줄이라 술술 읽히죠. 미리 읽어보면 좋아요.

다락방 2009-11-18 12:38   좋아요 0 | URL
첫조카가 정말 미친듯이 예쁘다는 말은 아주아주아주아주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벌써부터 기대중이어요. 흐흣. 네네, 각오 단단히 할게요.
음, 저도 제 여동생이 사실 임신중에 미친듯이 책을 읽어주길 바라지만, 제 여동생은 전공서적이 아니고서는 책을 워낙에 가까이 하질 않아서..orz
삐뽀삐뽀 시리즈는 말씀하신대로 다 사줘야겠어요. 히히 :)

습관 2009-11-18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여기서부터 Jude님의 글이 시작된거군요? 아닌가? ^^

다락방 2009-11-18 12:38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습관님. Jude님께는 제가 긴히 부탁 드리기도 했어요. :)

기억의집 2009-11-18 1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 조카에게 푸욱 빠질 분 곧 나타나시겠는데요. 아시마님 말씀대로 첫조카 무지무지무지 이뻐요. 미치도록 환장할 정도로. 애인 저리가라에요. 저도 첫 조카 생겼을 때 월차까지 내서애 봐주었거든요. 내 너를 위해 무슨 일이든 다하리~~ 심지어 저 결혼식 준비할 때 조카 데리고 다녀서 결혼 관계자들이 애엄마가 재혼 하는 줄 오해도 하셨어요.

이제 다락방님의 페이퍼에 슬슬 그림책도 올라오겠군요. 음하하핫

전 임신과 출산에 관해 전반적으로 소개한 책 읽었던 거 같아요. 두께가 베개만한.
다락방님, 일단 오프 나가셔서 임신과 출산 코너에 가서 이것저것 들쳐보심이 어떨지.....^^

다락방 2009-11-18 12:39   좋아요 0 | URL
음, 그래서 생각해 봤는데요, 기억의집님. 조카가 너무 예뻐서 데이트때도 제가 업고 나가지 않을까요? 하하하하핫
네, 오프에 나가서도 한번 둘러봐야겠어요. 막 여기에서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으니 마구마구마구마구 행복해요. 좋아요 정말. :)

네꼬 2009-11-18 1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카바보' 세계에 입성한 걸 축하해요. 하하하하. 돈 되게 많이 든다?

다락방 2009-11-18 17:45   좋아요 0 | URL
완전 각오하고 있어요. 난 조카가 태어나기도 전인데 오늘 벌써 동생에게 책 세권을 보냈어요. 벌써 몇만원이 깨진거야.. 여튼 계속 계속 보내줄거에요. 히히.
정말 돈 많이 들겠죠? 조카에게 맛있는거 좋은거 많이 사주기 위해서 저는 결혼하지 않고 계속 돈이나 벌까봐요. ( '')

오즈마 2009-11-19 01:57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이제 클났다 다락방님은. 앞으로 주말은 반납(애기 보러 가야 하니까 -누가 시켜서도 아니고 저절로 발길이 그리로 갑니다) 보너스도 반납(인형 및 장난감을 사바쳐야 하니까 - 대체 걸어다니지도 못하는 아기에게 나이키 운동화를 사바친 나라는 이모란!) 고물 똑딱이 카메라 반납(웃는 얼굴을 찍어놔야 하니까) 팔불출낙찰 (내 조카가 세상에서 젤 이쁘다는) 술 먹고 닭똥같은 눈물 흘리며 전화해서 숨소리라도 들려달라고 애원하기 등등의 바보행동이 기다리고 있어요. 그리고 조카를 보고 오는 날엔 석양을 바라보며 절규하죠. 아 대체 이렇게 이쁘면 내 속으로 낳으면 얼마나 이쁘다는 거냐규!!! 하고요.



웰컴 투 불출이모월드...

참 저는 장난감만 사다날라서 책은 모르겠어요! 저는 저희 언니한텐 별 관심 없었어요. 다만 그 뱃속이 궁금했죠! 낳아보니 세상에 이럴수가 그만한 걸작품이 없다니까요! 맙소사 이게 우리 성질 고약한 언니가 만든 거란 말인가 하고요. 얼마나 얼마나 이쁜지 몰라요! 다락방님은 이제 클났다! 맨날맨날 다이나믹한 일들이 생겨요, 가슴뛰는 일이 생긴다구요! 뭐 제가 이모계에선 선배니까 모르는 거 있으면 물어보세요. 전 리틀타익스 전자칠판이랑 기타랑 점보블럭 뽀로로 비행기 어디가 제일 싼지 잘 아니까요. (가슴을 탕탕 두들긴다)



다락방 2009-11-19 08:32   좋아요 0 | URL
오오오옷 선배니이이이임~

아 정말 숨소리라도 들려달라고 애원하게 되는거에요, 정말? 아아 그럴리가요, 설마 그럴리가요. 전 이제껏 한번도 누군가의 숨소리를 듣고 싶어한적이 없었는데요?! 정말, 정말 그렇게 된단 말여요. 아 어떡하지. 해외로 도망갈까요? 곁에서 예뻐하지 않도록?
그리고 선배니이이이임~ 이제 내년에 조카가 태어나면 제가 아주 받들어 모실게요. (뭔지는 모르겠지만)그 전자칠판이란거랑 기타랑 점보블럭 뽀로로 비행기 어디가 제일 싼지 제가 물어볼게요. 제게 조카가 생기면 덩달아 오즈마님도 귀찮아 지실거에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헤스티아 2009-11-22 2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에는 댓글이 너무 많아 패스 하고 제 댓글만 써요 ㅎㅎ
저도 추천하는거 좋아해요 ^^ 저는 제가 임신하면 읽어보려 했던책들을 추천드릴께요 ~ 구입하는 것은 다락방님 몫

1. 아이의 사생활
아이 키우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서 ^^ EBS에 방영되었던 것을 책으로 엮은 거예요
2. 모유수유육아백과
3. 삐뽀삐뽀 119 이유식
4. 딸을 세상의 중심으로 키워라
5. 작은 소리로 아들을 위대하게 키우는 법
6. 내 아이를 위한 사랑의 기술

쓰다보니 많아 졌네요 ^^ 이정도요 도움되셨으면 좋겠어요 ^^

다락방 2009-11-23 08:21   좋아요 0 | URL
아이의 사생활 추천하는 분들이 많으셔요. 그래서 저도 보관함에 넣었습니다. 참고할게요, 헤스티아님. 고맙습니다. 헤헷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