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400. 비를 피할 때는 미끄럼틀 아래서 (오카다 준)
92/400. 인류를 다시 시작하는 장치 (오카다 준)
93/400. 용을 물리치는 기사가 되는 법 (오카다 준)
모험은 바로 이 곳, 내가 사는 이 동네 골목, 우리 교실에서 일어난다. 현실의 묘사가 아무런 꾸밈없이 이어지다가 갑자기, 어린이들은 환상의 세계에 발을 쑥 들여놓게된다. 냉동칸에서 언 밥을 꺼내 혼자 저녁밥을 챙겨먹는 소년, 술집을 하는 엄마의 늦은 귀가를 기다리느라 잠이 모자라 학교에선 꾸벅꾸벅 조는 소녀. 말상대가 없어서 연못 속의 물고기와 수줍은 대화를 나누는 꼬마. 시침 뚝 떼고 자신이 용을 잡는 기사라고 소개하는 사투리 쓰는 남자...
아이들은 갑자기 펼쳐진 현실 속의 환상모험에 당황한다. 처음엔 그 경험을 살짝 부정해보지만, 친구의 손을 잡고 힘을 합쳐 악의 상대를 무찌르고, 신나게 뛰어놀기도 한다. 차라리 현실의 과학이 더 우스꽝스러운 마술처럼 보이기도한다. 그리고 모두들, 안전하게 현실세계로 돌아오고 따뜻한 마음으로 생활을 이어간다. 여전히 소년은 언 밥을 해동시켜 남은 반찬으로 저녁을 먹지만, 이제는 혼자가 아니라 함께 용을 무찌른 친구와 함께다. 작가 오카다 준은 38년동안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했다고 한다. 생생한 아이들의 대사와 행동 묘사는 그의 교직 경험에서 우러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