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400. 비를 피할 때는 미끄럼틀 아래서 (오카다 준)

92/400. 인류를 다시 시작하는 장치 (오카다 준)

93/400. 용을 물리치는 기사가 되는 법 (오카다 준)

 

모험은 바로 이 곳, 내가 사는 이 동네 골목, 우리 교실에서 일어난다. 현실의 묘사가 아무런 꾸밈없이 이어지다가 갑자기, 어린이들은 환상의 세계에 발을 쑥 들여놓게된다. 냉동칸에서 언 밥을 꺼내 혼자 저녁밥을 챙겨먹는 소년, 술집을 하는 엄마의 늦은 귀가를 기다리느라 잠이 모자라 학교에선 꾸벅꾸벅 조는 소녀. 말상대가 없어서 연못 속의 물고기와 수줍은 대화를 나누는 꼬마. 시침 뚝 떼고 자신이 용을 잡는 기사라고 소개하는 사투리 쓰는 남자...  

 

아이들은 갑자기 펼쳐진 현실 속의 환상모험에 당황한다. 처음엔 그 경험을 살짝 부정해보지만, 친구의 손을 잡고 힘을 합쳐 악의 상대를 무찌르고, 신나게 뛰어놀기도 한다. 차라리 현실의 과학이 더 우스꽝스러운 마술처럼 보이기도한다. 그리고 모두들, 안전하게 현실세계로 돌아오고 따뜻한 마음으로 생활을 이어간다. 여전히 소년은 언 밥을 해동시켜 남은 반찬으로 저녁을 먹지만, 이제는 혼자가 아니라 함께 용을 무찌른 친구와 함께다. 작가 오카다 준은 38년동안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했다고 한다. 생생한 아이들의 대사와 행동 묘사는 그의 교직 경험에서 우러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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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5-02-17 2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 밥을 꺼내 혼자 저녁밥을 챙겨 먹는 부분에서 맘 한 켠이 ㅠㅠ

유부만두 2015-02-18 07:46   좋아요 0 | URL
그래도 야짱은 `어른이 된 것같다`며 달걀프라이 만들 생각도 하지요. 용을~ 은 아주 밋밋하게 덤덤하게 이야기가 쌓이다가 퐉! 하고 터집니다.
미끄럼틀은 한편씩 아껴 아이와 함께 읽었어요...

유부만두 2015-02-18 0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류~ 책은 나름의미가 있지만 오카다 준의 여느 어린이 학교/동네 모험과는 살짝 달라요

수이 2015-02-18 0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 밥을 해동시켜 먹는 아이가 나중에 크면 어떤 사람이 될까요? 새삼 궁금해져요. 아 그리고 유부만두님_ 얼굴 공개는 아무래도 창피해서요_ 뒤로 미루겠습니다 ^^;;;

유부만두 2015-02-18 07:56   좋아요 0 | URL
ㅎㅎ 시집들이 야나님이신걸요~ ^^

여기 나온 아이들은 씩씩하고 평범합니다. 책의 끝엔 (용을 ~) 15년 후 성인이 된 소년의 이야기도 나와요.

라로 2015-02-18 14: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읽었는데 벌써 몇억년은 된 것 같아 기억이 안 나네요~~~~ㅋ

유부만두 2015-02-18 18:38   좋아요 0 | URL
전 얼마전 ˝신기한 시간표˝로 처음 오카다 준을 알게됐어요. 모험이 바로 교실과 집안, 동네 놀이터에서 펼쳐진다는 게 새롭게 와닿더라구요. 읽다보면 저도 막 어린시절로 돌아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