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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연 1
조윤주 지음 / 대현문화사 / 2005년 4월
평점 :
절판
- 세상의 어리석은 남정네들은 선인이라 해서 다르지 않구나. 우둔한 자들아, 너희 남정네들만이 세상의 인연을 주관한다 생각하느냐? 모름지기 여인이 몸과 마음을 활짝 열지 않으면 제아무리 좋은 조건을 구비한 남정네라 해도 모두 부질없거늘, 그 몸과 마음을 얻는 것은 남정네의 힘이 아닌 여인 스스로의 의지라는 것을 내 친히 보여줄 것이다...
오호~ 마음에 드는 문구로고...! 그러니까, 아무리 인연의 끈이 있다 해도 결국 선택하는 것은 여인네의 의지라는 얘기다. 이 말은 두 선인들간의 다툼을 중재한 서왕모의 가소로운 중얼거림이다..
다툰 장본인인 화합이성과 월하빙인은 인간들의 연을 맺어주는 이가 서로 자신이라고 주장한다. 이에 중재에 나선 서왕모, 내기를 제안하니.. 한 여자에게 두명의 멋진 남정네를 붉은실로 인연을 맺어, 그녀가 누구를 선택하느냐를 보자는 것이다.
두 명의 남자를 점지받은 행운의 여인은 사사.. 그녀는 평범한 외모이나 사람의 눈을 머물게하는 은은함이 있고, 현명하다. 그녀에게 점지된 한명의 남자는 태진국 황제 건, 또 한명은 유목민족으로 이루어진 소률국의 칸인 류이다. 둘 다 만만찮게 카리스마 있고 멋진 남자이다. 한 명의 멋진 남자 만나기도 힘든 마당에 두 명이나 인연의 끈이 이어져 있다니.. 복도 참 많다...^^
건과의 인연은 그녀가 황제의 후궁으로 간택되면서 시작된다. 후궁이라 해도 수십명의 미녀들 속에 섞엔 사사가 그리 쉽게 눈에 뜨일리 없다. 우연찮게 황제의 씨를 품게 되지만, 어이없게도 무조건 임신을 하여야 할 지경에 이르는데... 이에, 사사를 점찍어두었던 내시에 의해 <검은수레- 외부에서 씨내리 남자를 데리고 오는 수레>가 들어오게 된다. <검은수레>를 통해 들어온 류와의 인연은 이렇게 이어진다.
권력을 잡고자 하는 무리들은 사사를 이용하거나, 적대시하거나 둘중의 하나이다. 계속해서 뻗어오는 내시감과 황태후의 손길은 사사를 두렵게 하고, 그녀를 해하려는 무리들의 암투도 고통이다. 마음속마저 두 남자에 대한 갈등이 이어지니, 현명한 그녀가 아니라면 그 누가 헤쳐 나올 수 있을런지..
숨겨진 황궁의 뒷 얘기, 내시들에 대한 얘기 등도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사실, <검은수레>에 대한 얘기는 충격적이었는데, 중국 황실에선 흔히 있는 일이었다고 한다. 중국 황실의 황손들이 사실은 진짜가 아닐수도 있다는 얘기이다. 인간들이 얼마나 어리석은지.....ㅡ.ㅡ
어려움속에서도 자신의 진정한 사랑을 찾는 사사의 모습이 아름답다. 황제를 배신했던 내시감이 너무 쉽게 뉘우쳤다는 것이 좀 어색하긴 했지만, 두 권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그녀가 자신의 의지로 선택하는 남자가 누가 될지는 말 안할랜다. 책을 직접보고 확인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