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잔의 향낭
한수영 지음 / 큰나무 / 2004년 12월
평점 :
절판


한수영이라는 작가의 인지도도 무시못하지만, 제목에서 느껴지는 향내와 표지의 아름다움.. 그리고, 선물받은 책이라는데서 오는 뿌듯함에 더욱 마음에 드는 책이다.  먼저 출판된 <단팥빵>이 사실은 이 책의 후속작이었다고 하니, 아직 아무것도 안 읽은 분이라면 이 책부터 읽어야 할 것이다.

혜잔은 고모가 물려주신 공방을 운영하며, 세계에서 하나뿐인 한국 전통 인형을 만든다. 혜잔의 인형은 인기가 높아 전 세계적으로 매니아들이 있다. 세계적인 그룹의 오너이자 유명한 가수인 라칸의 귀여운 조카도 혜잔의 인형을 갖고 있었다.  그리고, 그 인형은 라칸과 혜잔의 운명적인 만남을 만든다.
그들의 사랑은 만나자마자부터 시작되어 조금의 틈새도 주지 않는다. 일면 안심이 되기도 하지만, 밀고 당기는 재미는 좀  덜한 편이다..

로맨스 소설에서의 남자 주인공은 부자에다 매력적이고, 손끝 하나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카리스마를 가져야 한다. 라칸은 그런 조건에 부합되는 인물이다.  그는 부모님과 형님의 죽음으로 그룹의 오너가 되지만, 책임은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고 자신은 좋아하는 음악을 계속한다. 남편감으로 딱이다..

혜잔은 어떠냐.. ! 자신이 만든 인형과 닮았다는 찬사를 연신 듣고 다니는 인형같은 여자다. 한번 보고 싶다. 나도 이쁜거에 약하기 때문에 아마도 살살 넘어가지 않을까? 게다가 이쁘기만 한게 아니라 솜씨도 좋고 마음도 착하여 결코 남주인공에 뒤지지 않는 존재감이다.
솔직히, 난 <단팥빵>을 읽으면서 남준의 첫사랑이던 혜잔을 미워했었다. 남준의 연인이던 가란의 씩씩한 성격을 좋아했기에, 남준이 마음속에 담아두던 여자를 미워하는건 인지상정..! 하지만 쬐끔 미안스럽다.

혜잔과 남준은 유치원 시절부터의 친구이다. 혜잔이 남준을 친구로만 대한것에 비해, 남준은 혜잔을 가슴에 품는다.  나는 남준이 가란과 연인사이가 됨을 이미 알고 있어서 그런지..  혜잔에게 목매어하는 남준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너에게는 가란이가 있잖아!! ' 라고 소리쳐 주고 싶었다. 물론 가란과 연인 사이가 되기 전의 일이라 어쩔 수 없지만 ..-.-;;;

혜잔과 라칸의 사랑은 이러저러한 주변 인물들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순탄한 편에 속한다. 물론 위기도 있지만 라칸의 능력으로 간단히 해결...!  능력있는 남주는 확실히 틀리다..^^

책 중간중간 혜잔이 만드는 인형이야기가 나온다. 단순히 인형의 생김생김이 나오는게 아니라, 역사적인 인물에 얽힌 이야기들이 나와 책의 재미를 돋운다. 작가의 재해석이 들어간 이야기들은 상당히 재미있다. 따로 이야기를 엮어내도 되지 않을까 싶다. 인형 얘기들을 읽다보면 실제 인형이 넘넘 보고 싶어진다. 읽으면서 난 연지 인형들을 떠올리긴 했지만, 아마도 좀 다르겠지..

혜잔이 만든 향낭들이다.
一. 임을 위해 밝힌 봉화,  미녀 한주(韓珠).
二. 해상련(海上蓮),  심청(沈淸).
三. 아버지 대신 든 검,  전사 부랑(夫娘).
四. 아름다운 장발의  관나부인(貫那夫人).
五. 백일 붉어 고운 꽃,  자미(紫薇).
六. 비련의 여인,  낙랑공주(樂浪公主).
七. 돌아오지 않는 임을 기다리며,  백발의 마고(麻古).
八. 태양을 품다,  예부인(禮夫人).

아래는 연지 사이트에서 가져온 이미지들인데, 혜잔이 만든 인형들이 요런 이미지이지 않을까?

   
<그림을 클릭하면 큰 이미지로 보실 수 있습니다..>

격렬한 사랑이라기보다는 조금은 잔잔한 사랑이야기에 속한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잔재미들이 많아, 책의 두께에 비해  술술 넘어가는 편이다.  활활 불타는 사랑만을 찾는것이 아니라면 즐겁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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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2005-01-08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라마는 가란과 남준을 돋보이기 위해 혜잔을 그런 이미지로 설정했을 거예요..^^ 이 책을 단팥빵보다 먼저 읽었어야 하는데 정말 아쉬워요.. 그래야 혜잔을 좀 더 예뻐해 줬을텐데 말이죠..^^

날개 2005-01-08 2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혜잔이 먼저 결혼했어요.. 혜잔의 결혼 후 남준이 실연의 상처를 안고 고향으로 돌아갔다가 가란을 만났다는 설정이거든요..^^ 작가님 말씀으론 그때 인터넷 연재 당시에 남준이 불쌍하다는 독자들의 항의가 빗발쳐서 단팥빵을 썼다네요..ㅎㅎ

드라마랑은 완전히 다르죠?

로드무비 2005-01-10 16: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개님, 이 책 꽤 재미나겠네요.

그런데 줄거리 자세히 소개해 놓으면 좀 웃겨요.

신문에 드라마 내용 소개해 놓은 게 그런 것처럼......^^

날개 2005-01-10 1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제법 재밌습니다.. ^^* 기회되면 한번 보세요..

글구 다른 소설들과는 달리 로맨스 소설은 줄거리 소개가 좀 필요해요.. 선택을 위해서요~^^*

겨울 2005-01-18 2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읽고 싶어 신청했어요. 드라마 '단팥빵'의 작가라는 사실은 지금 알았네요. 이 작가의 소설로는 처음인데, 기대가 커요.

날개 2005-01-18 2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옷~ 님의 리뷰 기대하지요..+.+

인터라겐 2005-04-22 1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두 단팥빵의 가란을 더 이뻐라 했고 혜잔은 좀 미운털 박았는데..
드라마에서도 혜잔이 좀 그렇게 나왔잖요...ㅎㅎ 저두 이거 빨리 보고 싶어요...보관함에 담았둬야겠어요...지금은 밀린게 많아서요...

날개 2005-04-22 1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켈님, 잔잔하게 진행되는 이야기를 좋아하신다면 괜찮으실 거예요..
인터라겐님, 그러게요.. 단팥빵이 먼저 나오는 바람에..ㅎㅎ
 
렌 - 상
지영 지음 / 아름다운날 / 2004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네버엔딩스토리 에서 활약하시는  프레야님의 '렌'이 책으로 나왔다. 조급증으로 말미암아, 연재하는 소설은 읽지 않기 때문에 어떤 내용인지는 전혀 모르고 책을 샀다. 다만, 많은 사람들에게 반향을 일으킨 작품이라 어느 정도는 기대를 했었고, 역시나 그 기대는 충족되었다..^^*

때는 조선 선조 30년, 임진왜란이 끝날 무렵이다. 양반집 자제였던 여주인공 설연은 11살의 나이로 어머니와 함께, 퇴각하는 왜인들의 포로가 되어 왜국으로 끌려간다. 낯선 땅 왜국에서 천민으로 살아가는 조선 백성들의 삶은 짐작할 수 있다시피 비참했다.

그러던 어느 날,  설연은 조선에서 도움을 주었던 왜인을 만나 천민의 신분에서 벗어나게 되고.. 세월이 흘러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에는 그의 양녀가 된다.   하나, 그녀의 운명은 그리 평탄치 않아, 결국 세력다툼의 희생양이 되어 미인계의 목적으로 다른 곳으로 보내진다.

읽으면서 처음에는 새로운 용어와 생소한 지명과 낯선 인물들 때문에 조금은 버거웠다. 아래쪽에 각주를 달아놓았지만, 한번 본다고 외워지는 것도 아니고, 자꾸만 각주를 봐야 하니 흐름이 끊기기도 하고...

예를 들어, 에타 - 주로 강가에 살며 마소의 도촉업이나 청소를 담당하던 천민. 갖바치나 백정과 유사 ;;  히닌 - 에도 시대 사형장에서 잡역에 종사하던 사람. 시체 처리를 도맡아 함 ; ; 동자치 - 동자아치의 준말. 남의 집에서 부엌일을 하는 여자. 식모 ;;  토노 - 영주. 귀인에 대한 높임 말 등등...

게다가 워낙에 일본식 이름 외우는데 소질이 없는 나는 도쿠가와 가문의 누구, 도요토미 가문의 누구등  비슷하게 자꾸 등장하는 이름들이 너무나도 헷갈렸다. 다 읽고난 지금도 두 주인공들이 살았던 시대적 배경을 어렴풋이 밖에 파악하지 못했음이 안타깝다. -.-  연표로라도 정리를 해주었으면 좋았을텐데..

렌..  설연의 일본식 이름이다. 기타카와가에 미인계로 바쳐진 렌은 사실 미인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 고고함과 단아함.. 뛰어난 총명함은 누구도 따라 올 수 없는 매력이었다. 여자에 대해서라면 질렸다고 자부하던 기타카와가의 영주 류타카도 이런 렌의 매력에 속수무책이었다.

렌은 말없이 소맷자락에서 손수건을 꺼내 건넸다. 그러자 그녀를 가만히 바라보던 그가 살며시 고개를 흔들며 옷소매로 이마를 대충 문질렀다. 그녀가 이상한 듯 쳐다보자 그는 멋쩍은 표정으로 대꾸했다. 

"손수건에서 나는 네 향이 없어질까 그런다." 

그리고는 그녀에게서 손수건을 받아 마치 귀한 것을 간직하듯 품안에 집어넣었다.

두 사람의 사랑은 평범할 수가 없다. 포로가 되어 같이 끌려온 사촌오라비를 위해 왜국 영주의 측실이 되었지만, 조선을 그리워하고 돌아가고 싶어하는 마음을 어이할까!  또한, 조선인 포로들의 비웃음과, 순결을 목숨보다 중요시하던 당시의 상황은 렌에게는 고통이다.   항상 떠날것만 같은 렌을 바라보는 류타카의 심정도 괴롭다.  정략결혼으로 여러번의 결혼을 하였던 류타카가 처음으로 마음을 준 사람..  그는 닿지 않는 사랑에 가슴 아파한다.

"왜 하필 왜놈이냐? 차라리 양민이라도 조선인 사내를 만나지, 어째서 그놈이야?"

사납게 힐난하는 오라비의 외침에 그녀는 쓰라린 어조로 되물었다.

"죄입니까? 그를 마음에 품은 것이 그리도 큰 죄인가요?"

"죄다. 나라를 팔고, 가문을 욕되게 한 죄다. 부모를 버리고 형제를 부정한 죄란 말이다!"

"허면, 그 죄...... 나중에 제가 죽어 받으면 안 될까요?  그 사람을 사랑합니다. 제가 가진 상처와 눈물을 가슴으로 받아 준 사내예요. 정이 많고 깊어 따스하고 온화한 사람입니다. "

렌이 왜국에서 고생하는 동안, 조선에서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발생한다.  렌과 그녀의 어머니에 대한 장례가 진행이 된 것이다. 가문의 명예를 위해서, 끌려간 사람을 찾을 생각은 않고 서둘러 죽었다고 처리해 버리는 무정함..  왜국으로 끌려간 조선인들은 이미 배에 태워진 순간 조선에서는 버려진 것이다.  렌이 그토록 마음 고생을 할 이유가 뭐가 있단 말인가!  예나 지금이나 백성들을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나라의 모습이 서글프다...

어느 나라건 세력다툼은 있게 마련이고, 기타카와가도 예외는 아니었다. 암투와 배신으로 갖은 어려움을 겪은 두 주인공이 죽을뻔한 위기를 벗어나고서 사랑을 확인하는 장면은 가슴을 짠~하게 한다.

로맨스 소설을 읽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철저한 해피엔딩을 바란다. 하지만, 렌의 결말은 뭐라고 해야 할까..  결론에 대해 여러 말들이 있음을 알았기에, 결말을 읽을때는 가슴을 콩닥거리며 읽었다. 사실 두 주인공의 상황이 완전한 해피엔딩을 바라기에는 조금은 무리였다는걸 감안한다면 나는 어느 정도 만족한다. 물론 궁금하시다면 결말은 직접 읽으시기 바란다..^^

두 권을 숨죽이며 읽어 내려갔다. 뒤가 궁금해서 도저히 책을 놓을 수가 없었다.  오랜만에 괜찮은 국내로설이 나와 너무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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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자 2004-11-15 2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재미있을 것 같아요...^^ 제가 좋아하는 역사물이라 맘에드는데...님의 리뷰까지 보니...진짜 보고 싶어요~ 돈이 없어 지금은 못사지만...ㅠ.ㅠ 땡스투와 추천 날립니다.

날개 2004-11-15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놀자님..^^ 땡스투를 날리시다니, 꼭 알라딘에서 책 사셔요..헤헤~

로드무비 2004-11-15 2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헹, 내가 안 보인다고 허전하다더니 페이퍼 올려도 본 척도 안하시고......

(날개님, 택배사에서 전화한다더니 연락이 안 오네요.)

날개 2004-11-15 2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아니여요~ 모른척하다니요.. 페이퍼 올리실 때마다 젤 먼저가서 꼬박꼬박 다 봤다구요.. 댓글을 남기는데 좀 게은른 면이 있지만.. ㅠ.ㅠ 죽을 죄를 졌어요..

로드무비 2004-11-16 1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개님, 그렇게까지 말씀하시면 제가 무안하잖아요.

농담인데......(약간 뼈있는...)ㅎㅎ

로드무비 2004-11-16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퍼즐과 따로 넣은 예쁜 노트북은 날아갔나요?

하기야 택배 아저씨가 주머니 돈 털어 물어줘야 한다면

저라도 그 정도 선에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겠네요.

퍼즐은 그렇다치고 참 예쁜 노트북이었는데...쩝.

날개 2004-11-16 1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흑~ 뼈있는 농담....

댓글이란게.. 참 그렇더군요.. 뭐라고 쓰고는 싶은데, 어떨땐 도통 뭐라고 해야 할지 몰라서 그냥 넘어가고, 어떨 땐 끼어들기 뻘쭘해서 그냥 넘어가고...

다른 분의 글들에도 그렇지만.. 로드무비님의 글에도 수십개의 댓글들이 달릴뻔 하다 말았습니다...ㅎㅎㅎ

그래서, 로드무비님이 여러군데 댓글 달아놓으신 거 보면 존경스럽다구요..^^*



아!!! 그리고 퍼즐에다 노트북이라니..ㅜ.ㅠ 정말 생각할 수록 아까워 죽 겠네.. 아저씨가 직접 오셔서 이런저런 사정 얘기 하시는 바람에 어쩔 수가 없었어요..흑흑~


2004-11-16 11: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날개 2004-11-16 1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고마워용~ 싸랑해용~ ^^

loveyun 2004-12-10 1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리뷰를 열심히 쓰려구 노력하는데, 님의 리뷰는 참 멋지네요....이책을 살까말까 고민하다가 님의 리뷰를 보고 구입했답니다. 님의 리뷰를 읽고 책을 읽어서인지 좀더 이해가 잘되더라구요...앞으로도 책 많이 읽고 리뷰많이 하세요~

날개 2004-12-10 14: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anes님 고맙습니다..^^ 도움이 되셨다니 기쁘군요.요런 얘길 들으면 리뷰 쓸 맛이 난다지요..헤헤~

리뷰에 더욱 매진을!!! 이라고 하고싶지만, 요즘읽는 로설들이 쉬원찮아서.. 쓰고싶은게 없네요.. 좀 더 멋진 소설들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kmr5023 2007-10-22 2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가장 애장하는 책이예요... 눈물도 눈물이지만, 여운이 너무도 오래남아 오랜 날을 후유증에 시달렸었지요. 마지막 장면을 잊을 수가 없네요. 사랑하는 여인의 죽음 후에 머리가 하얘져 여자의 방을 나오던 류타카의 모습... 어느정도의 슬픔과 상실감이어야만 그렇게 될 수 있는걸까요? 그리고 훗날 완전한 일본여인의 모습으로 일본무사의 영정과 함께 나란히 놓인 딸의 영정을 바라보는 조선인 아버지의 모습... 슬프면서도 왜그리 아름다워보이던지... 한장면 한장면 잊을 수가 없는 작품이었습니다.
 
잠자는 숲 속의 왕자님
카렌 마리 모닝 지음, 박희경 옮김 / 신영미디어 / 2004년 4월
평점 :
품절


카렌 마리 모닝의 시리즈 중 네번째 이야기.. [잠자는 숲속의 왕자님]을 읽었습니다..^^

오오~  이 작가분은 어찌하여 갈수록 더 맘에 든단 말입니까!

다른 작가분들의 시리즈물은 첫번째가 가장 재밌고 다른 것들은 좀 못하거나 비슷한 정도였는데..

카렌 마리 모닝의 하이랜더 시리즈는..  어찌된 일인지 시리즈를 더해갈수록 점점 더 재밌어집니다..

 

저는 원래 시간여행에 관련된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그래서.. 처음 하이랜더 시리즈가 나왔을때.. 거의 무조건적으로 책을 샀었지요..

하지만,  하이랜더 시리즈에 사용된 시간여행이란 소재는 뭐랄까.. 좀 부차적인 문제 정도의..

말하자면,  단지 시간여행을 했다..란 의미밖에 없는 정도랄까요..

시간여행에 따른 인과관계나.. 그외 일반 시간여행SF 소설에 등장하는 위험성 같은 문제에 대해서는

크게 문제삼지 않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잠자는 숲속의 왕자님]에선 좀 더 본격적인 시간여행 이야기가 나옵니다..

남주 드루스탄과 여주 그웬의 슬픈 이별도 이 시간여행의 인과관계에 따른 것이었지요..

 

스코틀랜드의 영주 드루스탄은 어리석은 한 인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주문에 걸려 그만 500년간 잠이 들고 맙니다..

그리고 현대.. 운명의 시간에 그웬은 우연히 그의 잠을 깨우게 되지요..

드루스탄은 그웬을 처음 본 순간부터 그녀에게 끌립니다.. 그웬도 마찬가지였구요..^^

거석을 향한 둘의 여행은 그들이 사랑에 빠지는데 충분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시간여행을 하게 해 줄 거석에 도착한 후.. 그들은 사랑을 나눕니다..

드루스탄은 그녀에게 영원히 묶이게 될 주문을 그녀에게 바치지요..

 

- 만약 무언가를 잃어야 한다면, 당신을 위해 내 명예를 잃으리라

- 만약 누군가가 버림을 받아야 한다면, 당신을 위해 내 영혼을 버리리라

- 만약 죽음이 가까이 다가온다면, 당신을 위해 내 목숨을 바치리라

- 난 바쳐진 자라

 

아아~ 감동적인 주문입니다..^^

 

드루스탄은 그웬에게 모든걸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그녀가 혹여나 도망갈까 두려웠기 때문이죠..

그러나.. 그로인해 그들은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거석에서의 의식이 잘못되어 원래 가야할 시간보다 더 과거로 떨어지면서..

드루스탄은 존재하는 과거의 자신때문에 사라지게 되고,

그웬은 뭘 어찌해야 할지 정확히 모른채.. 아직 자신을 모르는 드루스탄 앞에 서게 된거죠..

 

책을 읽으면서 또 한가지 정말 마음에 드는 점..

우리의 여주인공 그웬이 너무나도 똑똑하고, 현명하고, 용감하다는 것이죠..^^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도 그웬은 현명하게 처신합니다..

자신을 믿어주지 않는 드루스탄을 끈질기게 설득하고.. 결국 미래의 기억을 되돌려 놓습니다..

 

하지만, 그웬과 드루스탄은 시간여행의 인과관계에 의해 이별을 하게 됩니다..ㅜ.ㅜ

모든 위험을 물리친 드루스탄은 잠이 들지 않았으니.. 미래의 그웬을 만날 이유가 없었던거죠..

해피엔딩이란걸 모르고 보고 있는 책이라면 꽤나 속상했을거란 생각이 듭니다..

 

16세기에 있는 드루스탄과 현대의 그웬은 어떻게 다시 만날까요?

읽으면서 내내 이것저것 상상을 해봤는데.. ㅎㅎ 저는 상상대로 이루어졌습니다..

역시나.. 그 방법밖에 없지요.. ^^ 궁금하시면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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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씬의 마법 플라스크
카렌 마리 모닝 지음, 박희경 옮김 / 신영미디어 / 2004년 3월
평점 :
품절


카렌 마리 모닝의 시간여행 시리즈중 세번째 작품인 <써씬의 마법 플라스크>를 읽었습니다..
한마디로 유쾌하고 재밌는 작품이네요..

이 작가님의 전작들인 <한여름밤의 꿈>, <미녀와 하이랜더> 도 재밌었지만..
저는 이 세번째 이야기가 좀 더 낫군요..^^
갈수록 더 재밌어진다는 느낌입니다..

1편에 나왔었던 요정 아담 블랙이 이번 3편에서 연결고리로 등장을 합니다..

요정들의 성물을 보호하는 자인 써씬은 성물인 플라스크를 그만 잃어버리고 맙니다..
그는 그 플라스크에 마법을 걸어놓았는데.. 누구든지 그 플라스크에 손을 대기만 하면,
자신에게로 되돌아오게 돼 있었죠..

문제는.. 그가 아담에게 그 플라스크를 가져오는 자를 죽이겠다는 맹세를 한것에 있습니다..

시대가 흘러.. 그 플라스크는 700년후 현대에 발견됩니다..
박물관에서 청소일을 하던 리사는 주체할 수 없는 호기심에 그 플라스크를 만지게 되고..
결국 플라스크와 함께 과거에.. 써씬의 앞에 나타나게 되죠..

플라스크를 가져오는 자를 죽이겠다고 맹세를 한 써씬..
하나, 그의 앞에 나타난 아름다운 리사에게 처음부터 정신을 빼앗기게 됩니다..

하나의 거짓말은 또 다른 거짓말을 낳게되고..^^
리사를 보호하기 위해 왕의 사촌이라고 속였던 써씬은,
그 왕에 의해 리사와 결혼을 해야 하는 처지가 되죠..

써씬은 결혼을 하지 않겠다는 맹세도 했었습니다..
그 이유는 그가 불사의 몸이기 때문이었죠..
더이상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죽어가는 것을 볼 수가 없다는 마음에, 아무것에도 마음을 주지 않는 생활을 계속해 왔지만.. 리사를 사랑하는 마음을 멈출 수가 없습니다..

자신의 맹세가 계속 깨어지고.. 마음이 흔들리고.. 그토록 거부해왔던 자신의 능력을
리사때문에 받아들이게 됩니다..

둘이 처음 나눈 사랑의 결과로 아이가 생기는데..(둘은 첨엔 모르지만요..)
그 아이로 인해 둘 사이에 교감의 능력이 생깁니다..
말을 안해도 서로 느끼고, 이해하고, 감정을 주고받는..
아~ 정말 편하겠다.. 란 생각을 했습니다..
오해가 끼어들 여지가 없더군요..^^  다 보여주는 거라..

사실 끝부분은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능력을 써씬이 계속 발휘해버리는 바람에..
조금 아쉽기도 했습니다..
뭔가 좀 모자르는게 있어야.. 더 안타깝고 할텐데 말이죠..^^;;;
과거와 현대를 오고가며 살다니.. 참 멋진일이기도 하지만요..

한가지 더 생각한건.. 써씬과 리사의 자식들은 불사일까요? 아닐까요?
만일 불사가 된다면.. 자식들의 배우자도 또 불사로 만들어줘야 하고.. 또 그 후손들도?
불사 인구가 엄청 늘어나겠군.. 하는 엉뚱한 생각을 했습니다..^^;;;;

술술 잘 넘어가던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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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요정 2005-03-04 1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재미있게 봤어요~~~^*^

날개 2005-03-04 2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이거 정말 한참전에 쓴 리뷴데..ㅎㅎ

Phantomlady 2005-05-20 0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카렌 마리 모닝이라 어떤 작가인지 궁금해요.. 우리 동네 대여점엔 로맨스 소설이 없어서 몇 년 째 거의 못 보고 있는데.. 사서 읽어야 하나.. ^^;

날개 2005-05-20 0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카렌 마리 모닝이 이 시리즈를 다섯권 내었었는데, 한창 인기가 있었어요.. 시리즈가 갈수록 재밌어지는 형태라.. 구해서 보시면 괜찮으실거예요..^^
 
키다리 아저씨 그 후 이야기 Classics in Love (푸른나무) 9
진 웹스터 지음 / 푸른나무 / 200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키다리 아저씨를 모르시는 분은 안계시리라 믿습니다..
로맨스를 좋아하시는 분이시라면 대부분.. 주디와 키다리아저씨의 동화같은 러브스토리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으니까요..^^

이 이야기는 주디의 대학 친구인 샐리(기억하시나요?)의 이야기입니다..

주디와 저비스(일명 펜들턴 부부..^^)의 부탁으로 존 그리어 고아원의 원장이 된 샐리가
고아원 운영을 하면서 주디, 약혼자인 고든, 그리고 샐리의 러브스토리 상대역인 맥클레이에게 보내는 편지로 이루어진 책입니다..

전편인 키다리 아저씨에서도 보았듯이.. 샐리의 편지는 재기발랄하고, 유머가 넘치는 글들로 가득합니다..
너무나도 열악한 상황의 고아원을 온갖 정성으로 사랑이 가득한 고아원으로 바꾸고..
만나는 모든 사람을 자선 사업가로 변신하게 만드는 모습들은 절로 미소가 지어지게 하더군요..

로맨스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빼놓을 수 없는 또 하나의 이야기.. 샐리를 둘러싼 삼각관계지요..^^

정치가이면서 샐리와 약혼을 하게되는 불쌍한 고든.. 에.. 여기서 불쌍하다는건 결국 샐리에게 버림을 받기 때문이지요..  환심을 사려고 그렇게 고아원에 선물공세도 많이 했는데..쯧쯧..

또 한사람의 남자는 고아원의 의사인 맥클레이.. 샐리는 그를 샌디라고도, 싸움꾼(제가 옛날에 본 책에선 강적으로 번역되어 있었죠.. 원작엔 strong enemy입니다..^^)이라고도 불러가며 그에 대한 묘사를 합니다..
처음엔 도저히 상종못할 인간으로.. 그 다음엔 친구로.. 그리고.. 냉전을 거쳐 마지막엔 연인으로..

첨에 책을 읽으면서.. 학창시절에 느꼈던 그 재미를 못느끼면 어쩌나 걱정을 했습니다만..
걱정할 필요가 없더군요..  글이 아주 맛나게 쓰여 있습니다..
중간에 고아원에 불이 나고 그 과정에 벌어지는 사람들의 헌신적인 도움부분에선 찡한 감동까지 곁들여진답니다..ㅎㅎ

이 책을 덮고나서.. 키다리 아저씨를 다시 읽었습니다..
워낙에 이 책은 외울정도로 많이 읽었던 책이지만.. 다시한번 봐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더군요..
재밌습니다..^^
가격도 아주 쌉니다..
다른 책 사실때 슬쩍 하나 끼워넣어서 사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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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4-07-28 2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왜 어릴 때부터 키다리아저씨 같은 책을 안 좋아했을까요?
할리퀸도, 로맨스소설도 한 권도 읽어보지 않았습니다.
이상하게 드라이한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리뷰 잘 읽었습니다.
쏙쏙 잘 읽히도록 글을 쓰시네요.^^

날개 2004-07-28 2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번쯤 로맨스소설을 도전해 보시지요.. 만화를 좋아하는 사람이 로설도 좋아하더이다..^^

sooninara 2004-08-12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책 다른 출판사걸로 가지고 있는데..출판사가 아동용을 타겟으로 만든건지..책이 조금 조잡하더군요..번역도 매끄럽지 못하고..
그래도 그뒤에 잘 살았더라와 샐리의 이야기 재미있더군요..
워낙 키다리아저씨의 쥬디에게 반해있어서..

날개 2004-08-13 1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ooninara님 반갑습니다..^^ 외국책은 번역하는 사람에 따라서 참 다르죠?
저도 이 책 사면서 혹시 아동용 아닐까~ 하는 두려움에 떨었지만.. 그런데로 괜찮더군요..
완역본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요..ㅎㅎ
쥬디의 이야기도 재밌었지만, 샐리이야기도 못지 않은것 같아요..

Phantomlady 2005-05-20 0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저도 다른 출판사 꺼로 읽었는데 좀 이상하더라구요. 푸른나무 꺼로 함 읽어봐야겠어요. 고마워요. 사게 되면 땡스투 누를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