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에게 말하다 김혜리가 만난 사람 1
김혜리 지음 / 씨네21북스 / 2008년 2월
평점 :
절판


1.
인터뷰하는 상대보다 인터뷰하는 자의 자의식을 더많이 드러내는 인터뷰. 별루다.
예민한척 떨리는 문장. 별루다.
그녀의 문장은 까다롭게 아픔과 고통을 자꾸 강요하는 느낌이 있다.

서리 내린 것이 대견한 듯 서글픈 듯 말투가 오묘하다. 가느다란 그의 시선을 따라가보니, 길가의 고춧잎들이 찬 기운에 풀이 죽어 수굿하다.
이런 문장. 곱씹어 걸치적거리는 문장이다.
서리 내린것이 대견한듯, 서글픈듯, 말투가 오묘하고 가느다란 시선.

김진은 바람처럼 변덕스럽고 숲처럼 혼미한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상처투성이의 책임을 받아들여야 하는 서늘한 운명을 굿한다.
이렇게 수식이 화려한 문장이 걸치적 거려.
담백한 사람을 표현하며 담백할 줄 모르는 문장들.
표백된듯이, 세상에 저홀로 순수해 자라지 않는 소녀라고!

그녀가 인터뷰한 사람들, 바로 그 사람들을 나도 인터뷰하고 싶고, 생각과 삶이 궁금한 사람들이다.
그런면에서 그녀는 성공했다.
대중적이고 말장난이 아닌 인터뷰이고 싶기때문에 넘치는 것인지.

전체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의 회고가 스스로 소심하다해도 여유있다.
의외로 자신감있는 분명한 어조보다 말줄임표와 여백이 많은 인터뷰들.
씩씩한 수다조차 은밀한 독백처럼 만들어버리는 희안한 재주가 그녀에게 있다.
내 취향은 아니다.



2.
언젠가 그는 "인간을 혼자 있을수 있도록 한다"는 점을 책의 미덕으로 꼽은 적이 있다.
디자이너 정병규다.
120% 동의한다. 정말그래. 책이 좋은것은 나를 혼자 있을수 있도록 하기 때문이다.
나를 쉬게해주니 좋을수 밖에.

덜자란 김혜리가 만난 장인들.
임현식과 김선아의 인터뷰가 그중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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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의 밤
로베르토 볼라뇨 지음, 우석균 옮김, 알베르토 모랄레스 아후벨 그림 / 열린책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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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한사람의 독백으로 소설을 만드는 방식 좋아하지 않는다.  
김훈의 칼의노래도 그래서 미심쩍었다.  
영웅에 의한 영웅을 위한 글은 문장이 빼어나도 그뿐  
김훈이 이순신을 내면화하며 스스로 잘난척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소설에 몰입하는것을 방해했었다.
적어도 내게는 그렇다.  

칠레의 밤은, 세상에  
지식인, 소위 문학하는 자들의 잘난척하는 허위의식을 이렇게 엉키고 꼬이게 써놓다니.  
물론 사색적이고 유려한 문체조자 지식인의 얄팍한 허영을 고발하려고한 의도 같기도 하지만  
그래서 그런 지식인들의 위선에 학을 떼게 하는게 목적이라면, 성공이긴하다.    
질린다.  

피묻은 피노체트 독재정권에 협력하며 세련되고 교양있는척 떠드는 자들을 보여주기 위해    
굳이 이렇게 쓸 이유가 몰까. 했는데,  
아마도 칠레의 역사를 더 생생하게 아는 그동네 사람들은  
실물과 비교하며 더욱 재미있었을지 모르겠다.  
책을 덮으며 피곤하였다.   

문득, 지식인들이 피곤한 것은 칠레뿐인가?   
한국의 군사독재 아래에서만 지식인들이 위선떨며 독재에 협력했는가.  
명바기네편 지식인들도 잘난것으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걸. 
폭우쏟아지는 한국의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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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에 미치다 - 현대한국의 주거사회학
전상인 지음 / 이숲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1.
제목만큼 흥미롭지 않다.
아파트에 대한 해석이 다체로운데 가볍다.

왜 한국사람이 유독 아파트를 선호하는지, 왜 집에 대한소유의 개념이 과잉되어 재테크의 수단이 되는지
그리하여 왜 미치는지 원인분석이 딱히,
머 이것도 원인이고 저것도 원인이고 나열하고 있는데 핵심을 못짚는 느낌

핵심은 대한민국 정부의 정책이 국민들에게 세금걷어서 건설자본 뒷돈대주는 방식이니까 그렇다.
용산재개발 현장에서 경찰이 망루에 올라간 세입자들을 죽인원인은
삼성, 포스코, 대림 자본의 이익을 위해 용산에서 한평생 살아온 사람을 몰아내는 것이 당연하다는 법원판결에 있다.
공적인 영역조차 점차 이윤의 수단으로 자본에게 줘버리는 정책의 문제
개인의 삶의 질은 온전히 경쟁을 통해 다투어야 하는 책임의 문제가 되는 것

그러면서 은행의 이자는 낮고
사회보장제도가 잘 되어 있어서 내가 지금 열심히 살면 내 미래의 의식주는 국각가 책임을 져줄거라는 믿음이 있으면
집값이 저렇게 미치지는 않는다.

사회보장제도가 잘 되려면 정부의 정책이 건설자본의 이윤을 걷어서 국민들에게 나누는 방식이어야 한다.
이윤이 미친듯이 보장되지 않으면 건설자본이 기를 쓰고 아파트를 지을 이유가 없다.
한사람이 두체, 세채가 아니라 열채넘게 집을 소유하고 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 불법이어야 한다.
소유상한제를 두면되지.
그런건 왜 못할까.
제개발한다고 영세입주민, 세입자들 길바닥으로 쫓아내는건 잘하면서
왜 한사람이 5채이상 소유하면 몰수한다는 법은 못만들까?

의료와 교육이 수익좋은 사업이어서는 안되는것처럼
집장사 역시 수익좋은 사업이어서는 안된다.
국가의 정책이 국민의 삶을 위해서가 아니라 건설자본의 이익을 위해 늘 그 과도한 수익을 보장하니까 문제다.


2.
원인 분석이 다채롭지만 부실하기 때문에 이런 대안도 제시한다.
주거양식의 다양화를 위해 호화주택에 대한 국민의 정서적 거부감을 넘어서야 한다는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의 발언을 이런점에서 경청할 가치가 있다.  

주거양식의 다양화를 위해 호화주택에 사는 부자들을 옹호해주자고!
내참. 다양한 집은 부자들만 지을수 있는 이유가 모야.
주거양식의 다양화를 원하면 다양한 집을 지어 무주택 서민들에게 나누어 줘도 된다.
친환경에 가까운곳에 시장과 병원과 도서관과 학교가 있는 작은집들이 효율적인 마을을 기획하면 된다.
그동안 건설자본에게 대준 뒷돈이면 그런 다양한 마을 천개도 만들겠다.

호화주택이 문화적으로 더 좋은것이라는 발상도 참으로 천박하고.
초가집보다 양반들의 기와집이 더 가치있다고?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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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흉하게 꿈꾸는 덱스터 모중석 스릴러 클럽 4
제프 린제이 지음, 최필원 옮김 / 비채 / 2006년 8월
평점 :
절판


내 취향 아니다.
이런건 도무지 동의가 안된다.
물론 반드시 철학이 일치해야 소설이 재밌는건 아니지만, 덱스터는 심하다.

개성적인 캐릭터 하나는 재밌다고나 할까.
덱스터와 데보라의 대화는 익숙한 반어법과 비틀기로 미국식 유머를 잘 보여준다.
요거 딱하나만 재밌고 나머지는 꽝이다.

사람을 죽이면서 즐기는걸 정당하게 표현하는 수준이 눈에 거슬려 소설을 즐기기 어렵다. 역겨워.
스토리는 너무 대충이고
최소한 이야기 구조안에서 앞뒤가 연결은 되야 하는데, 꿈이라니, 거기다 형까지.

사람을 죽이고 토막내는걸 실감나게 보여주는것에 비해 나머지는 너무 엉성하다는거.
거기에 번역도 여러번 어색하다.
지루하고 재미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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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십 트루퍼스 행복한책읽기 SF 총서 5
로버트 하인라인 지음, 강수백 옮김 / 행복한책읽기 / 2003년 6월
평점 :
품절


1.
하인라인은 보수적인 마초지만 그래도 독특한 상상력이 자유로운 사람이다.
빠르고 깔끔하게 전개되는 스토리와  마치 모델이 있는것처럼 개성적이고 생생한 캐릭터를 기반으로
처음보는 세상을 유연하게 창조해서 보여준다.
달은 무자비한 밤의 여왕 또한 엘리트주의 정치철학에 동의하지 않지만 재밌는 소설이었다.


2.
스타십 트루퍼스
우주전쟁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하면 오해다. 남자들만의 군대이야기다.
전쟁과 폭력에 대한 신뢰, 군국주의 파시즘에 대한 예찬을 날카로운척하며 선동하지만 지루하다. 
철학이 달라도 소설이 재밌다면 노골적인 정치선동 없이 자연스럽게 사람을 보여줄때이다.
배경과 인물들이 잘 어울려 고민과 행동이 설득력 있어야 보수고 진보고를 넘어 소설로 재미있다. 
마초들의 병영이야기가 실패한 이유는 엘리트중심의 전체주의를 너무 노골적으로 설교하기 때문이다.

모든 남자들은 군대에서 진정한 남자가 된다고
그런 사람들이 세상을 지배하고 다스리는 것은 당연하다고
그러므로 아랫사람은 판단하지 말고 기양 시키는대로 하라고
뛰어난 자가 되고 싶으면 너도 군대가서 박박기라고
군대도 안갔다온 주제에 투표권은 왜 달라고 하냐고  
신병을 훈련시키는 부대의 훈련장교들은 모두 사디스트들인데, 그러면 왜 안되냐고
사실은 그게 사랑이라고.

전쟁에 반대하고 군대에 가는짓 따위는 미친 짓이라고 생각해도 소설은 즐길수 있는데
이번 책에서 하인라인은 그 여지를 주지 않는다.
이 고집불통 노인네는 마치 놈현대통령 영결식장에 나타나 행패부리고 큰소리치는
해병대, 특수부대 출신 할배들같다.
즐길여지가 없이 눈쌀이 찌푸려지는거지

특히 조니의 아버지가 입대하여 보병이 된후 장교가된 조니와 조우하는 장면은 압권이다.
뜨아, 미쳤군.
하인라인을 읽을땐 조심해야 겠다. 이정도면 감성을 헤치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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