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눈속임 - 앤서니상 수상작 아르망 가마슈 경감 시리즈
루이즈 페니 지음, 유혜영 옮김 / 피니스아프리카에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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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래간만에 가마슈 경감을 본다.
출판사에서 이 시리즈를 출간하는 순서가
페니가 쓰고 발표한 순서와 다르다는걸 알고
무슨말인지 알수 없는 가마슈의 죄책감과 고뇌가
먼저 발표되었으나 출간순서가 바뀌어 맥락을 알수 없을때 짜증이 났었어.
이를테면 잭 리처 처럼 아무 책이나 손에 닿는 대로 봐도 문제없는 시리즈도 있지만
가마슈 경감시리즈는 그렇지 않거든
언제든 페니의 순서대로 읽어보려고

순서가 뒤죽박죽이라도 좋이니 모두 출간해주시만 하면 땡큐인걸로.


2.
클라라가 왜 다이슨의 부모에게 찾아갔는지 알수가 없다. 거길 왜가. 약 올릴려고? 정말 이해가 안돼.
이런 행동을 하면서 착한 척하는 것도 이해안되고
스리파인즈의 사람들은 대체로 엉큼하다.
겉과 속이 다르고, 의심스러워.
고상하고 세련된 겉모습 안에 냄새나는 비밀이 있다.
페니가 말한다. 인간은 원래 다 그렇다고.
맞아. 나도 그래. 거짓말도 하고 사악할때도 있지.

그래서 가장 재밌는 캐릭터는 욕쟁이 할머니 시인 루스다.
착하고 약한 마음을 심술궂은 말로 가리는 그녀 또한
겉과 속이 다루긴 하다.
클라라가 그녀를 성모로 그렸다니, 정말 딱이야.
마을 한가운데 벤치에 앉아 새들에게 빵조각을 던지며
세상을 직관하고 꿰뚫어 본다.
보부아르가 아니를 보는 눈빛을 보고 그 안타까운 사랑의 마음을 가장 먼저 알아채는 사람도 루스다.

사람이 변할까.
나는 변하지 않는다에 한표
조금씩 변하고 성장하고 늙어가지만 근본적인 성향은 변하지 않더라고. 나도... 다른사람들도.


3.
라코스트 형사는 기운이 소진되었다. 카페오래잔과 크루아상을 들고 벽난로 옆에있는 커다란 소파에 가서 웅크리고 싶었다. 그리고 머나네 가게에서 산 낡은 페이퍼백을 읽고 싶었다. 매그레 경감이 등장하는 낡은 책. 읽다 짐들고. 읽다 잠들고. 벽난로 앞에서.

매그레를 읽다가 잠들었다가 다시 읽는 벽난로 앞
진정한 휴식이란 이런 거 맞아.
라코스트 어서 쉬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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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호손 박사의 불가능 사건집 샘 호손 박사의 불가능 사건집
에드워드 D. 호크 지음, 김예진 옮김 / GCBooks(GC북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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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이 짧은 단편보다는 장편을
트릭보다 스토리텔링을 좋아한다.
정교한 트릭, 이라는 말에 싱겁게 속은 적이 많아서

에드워드 D. 호크
이런 작가가 있었네
짧은 단편들의 트릭이 좀 무리일 때도 있지만
속았다는 느낌보다 귀엽다는 느낌
작품를 거듭할수록 샘 호손과 노란색 오픈카 피어스에로
에이프릴과 노스몬트 사람들에게 애정이 생긴다.
트릭보다 사건이 발생하는 상황들이 재밌다.
한 마을에 사건이 계속 발생하면 이상하지 않은가.
그것을 익숙하고 독창적인 상황으로 리얼리티를 준다.
호크는 이야기를 만드는데 능숙한 작가다.

경쾌하고 무겁지 않아
3박4일 강원도 여행하는 동안 가방에 넣어가서 즐겼다.
바닷가 파라솔 아래서도 좋았고
펜션에서 잠들기 전에도 좋았다.

트릭보다 캐릭터에 더 뛰어난 것 같아.
작자 소개에 다양한 캐릭터 시리즈가 있다는데
다른 캐릭터들도 소개되길 바란다.
검색하니 샘 호손의 두번째 불가능 사건집이 이미 나와있어 반갑다.
처음 맛본 호크에게 반했다. 맛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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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점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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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래간만에 미미여사
미미여사는 언제나 옳다. 특히 에도시대
흑백의 방에서 괴담을 듣는 미시야마 시리즈
이야기를 듣고 버리던 오치카가 시집을 가서
사촌오빠인 도미지로가 듣는다.
한량에 미식가에 그림을 잘 그리지만
일상의 생활력은 헐렁한 느낌의 도미지로
이 또한 재밌네
과하게 잔인하거나 독한기운 없이
말랑말랑하지만 사람사이의 마음이 선명하게 보인다.


2.
"벚꽃 마을을 비롯하여 둥근 산들이 지켜 주던 땅의 누에 님이 주시는 비단실이 질이 좋은건 사실이에요."

이런 문장도 좋다.
공장식 축산과 벌목, 농약으로 키우는 작물까지
자연을 착취하고 혹사시키는 것이 아니라
꼬물거리는 누에님이 질 좋은 비단실을 주신다니
고마워하는 느낌이고 모시는 느낌이잖아.
인간이고 자연이고 더불어 사는 느낌이 좋아.
미미여사는 점점 더 문장을 잘 쓴다.

세상에서는 '귀신 천마리'라고 하는 시누이
ㅎㅎㅎㅎ
일본에서는 시누이를 귀신 천마리라고 하나봐.
시대와 국경을 넘어 시누이, 올케 사이는 안좋은 가봐.가부장제의 아들을 소유한 집안의 갑질이 어디나 같은 거겠지.


3.
이번에는 특별히 동행이인편 좋다.
사랑하는 이를 잃은 슬픔이란 이런 것 같아.
마음의 준비없이 갑자기 닥치는 죽음의 이별이란

"눈, 코, 입을 잃고 놋페라보가 되어서도 울고 있었던 겁니다. 그래서 머리기 움직이고 있었던 거지요."

뒤를 쫒아오는 얼굴없는 유령 놋페라보가
사랑하는 아내와 딸을 잃고 슬퍼 우는 남자로 바뀌는 순간
역시 사랑하는 아내와 딸을 잃고 슬퍼하던 가메이치가 위로 받아 살아지기 시작한 순간

"저는 코를 풀고 옷차림을 정돈하고 다시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달리는 파발꾼으로 돌아온 것이지요."

똑같은 슬픔을 아는 사람과 유령이 서로 위로한다.
내가 애정하는 미미여사의 에도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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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여자가 공부를 잘하면 뭐해. 시집가면 그만인걸.˝
˝지금은 은실이 수정이가 공부를 잘해도 나중에는 남자애들이 더 잘하게 되있어.˝
˝광부의 아이들은 불쌍하지.˝

노동자계급의 딸이었던 나에게
초등학교때 선생님을 포함해 많은 어른들이 했던 말이다.
저 말들을 들었을때 느낀 감정이 모욕이라는 것을
나중에 알았지.

1983년 내가 초등학교 선생님에게 저 말을 듣고 있을때,
˝의욕꺽기는 여자들이 뭔가 배우려 들 때 포기하게 만드는 행위˝ 라고
조애나 러스는 뛰어난 통찰로 이미 나를 위로하고 있었구나.

2.
가부장제 사회가 여성의 글쓰기를 얼마나 집요하게 다양한 방식으로, 뻔뻔스럽고, 폭력적으로 방해하는지
그 모든 방해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성취를 이룬 여성은
어떻게 손쉽게 삭제하는지
다양한 예를 들어 조목조목 쉽게 설명해 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읽고, 쓴다.
책읽는 여성과 글쓰는 여성에 대한 주제의 책들을
더 찾아 봐야 겠다.

3.
옮긴이 글을 왜 책 맨앞에 배치했을까.
이런식의 간섭 노땡큐다.
로스를 직접 만나고 싶어서 읽지 않았으나
살짝 불쾌했다.
그냥 그책을 내눈으로 직접 만나는 편이 좋다.


예술을 하지 못하게 공식적으로 금지하지 않는다고 해서 비공식적인 금지까지 없어지는 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한다. 예를 들어, 빈곤과 여가 시간 부족은 예술 활동을 방해하는 강력한 원인이다. 하루 14시간씩 일하는 19세기 영국 노동자가 완벽한 소네트를 짓는 데 평생을 바칠 수는 없을 것이다.(물론, 노동자 계급 문학이 실제로 등장할 때 - 등장했었고 계속 등장하고 있다 -여성의 예술 활동을 가로막아 왔던 방법이 동일하게 동원될 수 있다. 두 집단은 분명 서로 겹친다.)  - P25

엘렌 글래스고는 자신의 첫 소설의 초고를 뉴욕에 있는 "문학 고문"(출판사)에게 가져갔고, "당신은 소설가가 되기에는 너무 예쁜데요. 옷 안에 들어 있는 당신 몸매도 그렇게 탐스럽나요?"라는 소리나 들어야 했다. 그런 뒤 그는 그녀를 강간하려고했고 그녀는 사정사정을 한 뒤에야 풀려났다. "나중에 꼭 다시오겠다고 약속을 해 주자 나를 놔 주었어요. 그자는 내 원고뿐만아니라 내 돈 오십 달러도 갈취해 갔어요. (……) 나는 멍투성이가 되었고 분노로 온몸이 떨렸어요." 그녀가 다시 원고를 가져가만난 출판 담당자는 그런 공격은 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여자들이 쓴 글은 더 이상 받고 싶어 하지 않았다. 특히, 가임기 젊은여자들에게서는, 그는 말했다. ‘내가 당신한테 해 줄 수 있는 최고의 충고는…… 그만 쓰고 남부로 돌아가 아이들을 낳아 기르라는 거요. (……) 가장 위대한 여자는 훌륭한 책을 쓴 여자가 아니라…… 훌륭한 아이를 가진 여자요."  - P57

성차별주의자인 동시에 인종차별주의자가 되려면, 더불어 자신의 계급적 특권을 유지하려면 그저관습적이고, 평범하고, 일상적이고, 심지어 예의 바르게만 행동하면 된다.

- 그냥 살면, 성차별주의자인 동시에 인종차별주의자가 되고 그냥 살면 계급적 특권을 유지하며 심지어 예의바르게 살 수 있다! 너는 어떻게 사니?
- 로스의 직관이 빛나는 직설화법의 이런 문장 좋다.
- P74

지속적 이고도 광범위하게 의욕을 꺾으려는 장애물 앞에 선 여자들에게는 본보기가 필요하다.여자로 살면서 어떤방식으로 문학적 상상력을 발휘해 왔는지 보기 위해서뿐만 아니라, 이류가 되거나 미쳐 버리거나 사랑을 하지 못하거나 하지 않고도 예술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확신을 얻기 위해서 말이다. 음탕한 여자, 우울한 독신녀, 헌신적이고 고분고분한 아내,
그리고 (최근에는) 비극적 자살자에 이르기까지, 여성 예술가에대한 잘못된 범주화는 문학에서 여성 전통을 말살하는 길로 수렴되어 가장 강력한 해를 끼친다.
한마디로 젊은이들에게서 본보기를 박탈하는 것이다.
- P235

여성으로 존재한다는 것은, 불행히도, 남성이 정의한 많은 것들을 믿고 있다는 의미다. (……) 나는 오르가슴이 무엇인지에 대해 채털리 부인으로 가장한 D. H. 로렌스에게서 배웠다. (….) (수년 동안 나는 나의 오르가슴을 채털리부인의 오르가슴에 비추어 보면서 내게 무슨 문제가 있는 게아닐까 생각했다.) 나는 도스토옙스키에게서 그들 여자들)에게 종교적 감정이 없다고 배웠다. 스위프트와 포프에게서는 그들에게 종교적 감정이 지나치게 많다고 (그렇기 때문에 결코 충분히 이성적일 수 없다고) 배웠다. 포크너에게서는 그들이 대지의 여신이며 달과 조류와 작물과 함께하는 이들이라고 배웠다. 프로이트로부터는 그들이미숙한 슈퍼에고를 가진, 영원히 "불완전한 존재들이라고배웠다.

- 에리카 종이 자신이 받은 문학교육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고..... 나도!
- P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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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갬빗 에라스트 판도린 시리즈
보리스 아쿠닌 지음, 이형숙 옮김 / 아작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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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년쯤 전에 황금가지에서 나온 아자젤의 음모와 리바이어던 살인을 재밌게 봤는데
터키 갬빗은 재미없다.
러시아 사람이 아니라면 알수 없는 표현이 많아서
각주가 달려있지만 몰입을 방해한다.
각주를 읽어 이해한다 한들 맛은 떨어진다.
오래간만에 보는 판도린이라
뭐랄까 시리즈를 모두 읽어 그를 알기위해 읽기는 읽는다.
여주인공 바랴도 호감을 갖기엔 무리다.
책을 덮을 만큼 비호감은 아니라 참는다.
판도린은 이런식으로 배경처럼 슬쩍 나와서 사건을 해결하지만
전쟁에 나선 탐정이라는 설정 자체가 한계가 있다고 생각해
전쟁은 정치라서
그냥 살인사건을 해결하는 탐정이 좋은 것 같아.
다음 판도린을 읽기 위한 사전 지식을 위해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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