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 해가지지 않는 나라 영국의 오만한 자의식은
셰익스피러를 인도와도 바꾸지 않겠다, 했다지.
그들이 말하는 소위 제3세계 인민의 입장에서 보면 매우 모욕적인 표현이라고 생각했는대
영국인들이 셰익스피어를 인도와 바꾸지 않을지는 모르지만
셰익스피어를 셜록과 바꾸는 것에는 흔쾌히 동의한 것으로 보인다.
셜록, 유령신부는 셜로키언들을 위한 종합선물세트다.
이 영화의 독자적인 스토리라인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
코난 도일이 창조한 오만한 제국주의자 부르주아 신사 셜록을 21세기 버전
예민한 수다쟁이 마약중독자로 바꿔 적폭적인 애정표현을 한 BBC 드라마 버전으로 바꾸는것에 성공한 영국인들이
그것으로 모자라 90분짜리 셜록 에피소드를 만들었다.
셜로키언드리 상상하며 좋아하는 셜록을 만들고 보면서 함께 즐긴다.
아, 모든 셜로키언들은 모리아티와 결투하는 폭포 장면을 눈으로 보고 싶었을 거라고 생각해.
폭포가 비처럼 쏟아지는 절벽의 한 모퉁이
이 장면을 보며 영국인들이 셜록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고백하는 장면이라는 생각이들었다.
어쩌면 꼭 내 상상속의 장면과 똑같던지.
브라운 색상의 빅토리아 시대와 쿨하고 차가운 속도의 현대를 오가며 셜록을 즐긴다.
왓슨은 물론이고 원작에는 몇번 등장하지도 않는 허드슨부인과 그의 형까지 상상하며 즐기고
각본을 쓰는 사람과 감독과 구경꾼까지 모두 이 에피소드를 즐긴다.
세기를 뛰어넘는 소설과 그 속의 인물들을 우리는 언제쯤 만날 수 있을까.
과거의 소설속 인물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즐기는 영국인들이 부러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