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 울프
댈러웨이 부인의 산책길 따라 런던을 걸었네.
여성딱지 떼고 작가이고 싶었던
여성작가, 라는 카테고리를 싫어한
여자 꼬리표 달고 사는 느낌은
사막을 걸어가는 코끼리의 느낌
‘셰익스피어에게 누이가 있었다면
그녀가 셰익스피어가 될수 있었을까‘
당연히 될 수 없었다, 에 한표
영국최고 작가가 되고 싶은 열망이 차가웠던
댈러웨이 부인
인생에 대한 긍정과 예찬
감기와 함께 1차세계대전의 후유증과 사회적 트라우마가 회복되는
그녀의 파티, 삶을 구원하고 완성하는
산책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용기는 어디서나 용기를 불러온다.˝
국회의사당 광장에 현수막 들고 선
여성참정권 운동이 치열하던 시절
경마장에 뛰어들어 숨진 에밀리 데이비슨
싸우는 여자가 이긴다, 펭크허스트
여자도 사람이라고, 우리도 투표 좀 하자고 목숨을 걸었던 그녀들 덕에
내가 오늘 투표를 한다.
오후에는 찰스 디킨스 뮤지엄
저에게 스프를 조금 더 주세요.
말했다 조롱당하는 그 유명한
올리버 트위스트를 보았네
이 여행은 파티
일상의 긴장을 내려놓고 탈출하는 비상구
잠시 쉬어가는 막간
내일은 다시 서울, 혼탁한 미세먼지 속,
사랑과 증오가 모두 있는 전선으로
그러나 아직은 런던
마지막 한방울의 시간까지 즐기지 않을 도리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