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13, 총 150777 방문(이런 숫자를 잡는 걸 좋아하는거 보면 정말 유치하다,난. 큭)
오늘 아침 8시 30분에 왕 갈비탕 예약이 있었다.
일산 모범택시 운전자 협회에서 수능 학생들을 태워주고 식사를 하러 오셨다.
우리 식당은 원래 11시 30분에 오픈이지만 그분들의 편의를 배려해서 우리 식구와 실장님만 나와서
준비를 했는데 우리는 정성껏 준비했고 그분들도 맛있게 드시고 가셔서 좋았다.
주변의 왕 갈비탕집이 있지만, 그 집은 간장게장을 주고 11,000원을 받는데
우리는 간장게장은 안 드리지만, 갈비를 푸짐하게 넣어서 8,000원에 판매한다.
기사분들은 다양한 곳에서 식사하시기 때문에 가격 등 많은 것에 빠삭하신데
우리 식당이 가격도 저렴하고 분위기도 좋고 서비스도 좋으면서 깔끔하다고 만족해하셨다.
식당을 하면서 몸이 힘든 것보다 고객들을 만족하게 하지 못했을 때 좌절감을 느끼게 되는데
오늘은 기분도 좋고 자신감도 생기고 아침부터 매상도 오르고,
그렇게 그렇게 두루두루 다 좋은 날이다.
시작이 좋으니 남은 저녁 장사도 기분 좋게 마감할 수 있으면 좋겠다.
오늘 저녁에도 50분 정도 예약이 있다.
11월 4일에 고양
아람누리에서 연주를 했던 바로크 오라토리오 앙상블이라는 연주 단원들이 회식하러 오는 거다.
우리 식당에서 그분들 팸플릿을 만드시는데 전면광고를 지원했더니 그 보답으로 식사하러 오시는 거다.
누이 좋고 매부 좋고지만 오늘 식사를 하러 오신 단원이 다른 사람에게 입소문을 낼 수 있으니
어쩌면 우리가 더 이익일지 모른다.(응?)
그런 이익을 생각하고 광고지원을 한 건 아니지만, 말이지~~ㅋ
날씨가
꿈꿈 해서 그런가?? 식당에 손님이 많았다.
식사하러 오신 분들도 술까지 시켜 드시며 오늘은 일하기 싫은 날이라고 하신다.
그래서 내가 "맞아요, 저도 어디론가 훌쩍 가버리고 싶으니 말이에요."라고 응수했다.
식당이 넓으니 그나마 이 공간에 머물 수 있지 작았으면 나는 속이 터져서 뛰쳐나갔을 것이다. ㅠㅠ
며칠 전 남편과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남편이 이렇게 주말부부처럼 일주일에 3일 만나는 짓은 못하겠다면서
자기가 학교를 그만두고 완전 주부가 될 테니까 나보고 돈을 버는 건 어떠냐고 했다.
박장대소를 하고 웃었는데 남편이 주부가 되겠다며 자기는 잘할 수 있다는 말이 얼마나 코믹하던지!!
ㅎㅎㅎ
하지만 정작 나는 주부로 돌아가고 싶다.
사장이고 사업이고 뭐고 다 싫다.
나는 집안일 하면서 읽고 싶은 책도 읽고 만나고 싶은 사람도 만나면서 그렇게 살고 싶다.
하지만 현실은 언제나 잔인한 법.
내가 원하는 대로 된 적도 없고.... ㅠㅠ
그런데 왜 나 아닌
대부분의 사람이 자기가 원하는 대로 사는 것처럼 보일까???
다른 집의 잔디가 더 푸르러 보이고 남의 떡이 더 커 보이는 이치이겠으나
식당 안에 갇혀 있다 보니 ( ") 책 읽고 싶을 때 책 읽고 자고 싶을 때자고 나가고 싶을 때 나갈 수 있는
사람이 엄청 부럽다.
그래도 자축 할 일은 [레미제라블] 1권
을 다 읽고 2권을 시작했다는!!!
꼬제뜨의 이야기가 나오려면 아직 먼 것 같다.
내가 별로 재미없어하는 전쟁이야기를 읽고 있는데 빅토르 위고의 위대한(?) 문장 덕분인지 괴롭지는 않다.^^;;
50여 페이지를 더 읽으면 꼬제뜨 이야기가 나올 거다.
조금 더 기운을 내서 오늘 밤 장사까지 무사히 마감해야지.
조금 더 참다 보면 원하는 것을 만나게 되기도 하니까. 전쟁이야기를 참고 읽으면 다른 이야기가 펼쳐지는 것처럼.
가을의 마지막 모습이 마음을 한껏 파고드는 요즘이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