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저녁으로 시간이 날 때마다 읽고 있으니 장수가 줄어들지 않는구나!
더구나 책도 두꺼우니 한숨이 절로~~~.
하지만 조금씩 집중해가며 읽어서 그런가 울컥하고 먹먹하고 가끔 눈물이 핑 돌면서 두려움과 안도, 등등 온갖 감정이 교차하는 특별한 느낌을 매번 느끼고 있다.


그동안 우리 식당의 불판을 외부로 발주를 줘서 닦게 했는데
장치하시는 분을 고용하면서 불판 닦는 기계를 샀다.
그런데 장치 일을 하시는 분이 너무 괜찮은 분이 오셔서 오전에 바닥청소를 그분이 대신해주시니

홀서빙하시는 분들을 도와드리는 일에 여유가 생겨서

며칠 전부터는 아침에도 몇 페이지 정도 읽을 수 있는 호사를 누린다.

어젯밤에 장발쟝의 깊은 고뇌를 읽고 오늘 아침에 아라스로 출발하는 부분을 읽다가
"그 여정 동안에 그는, "으로 시작하는 단락을 읽고는 더는 읽지 못하고 책을 덮었다.
물론 손님이 들이닥치기도 했지만, 손님이 오기 전부터 그 부분을 여러 번 쳐다보면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을 하느라 더는 진도를 나갈 수 없었기 때문이다.


빅토르 위고 아저씨는(이상하게 빅토르 위고는 수염 때문인지 브람스와 헷갈리면서 아저씨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능~~ㅋ)

도대체 어떤 삶을 살았을까???

레미제라블을 다 읽기 전에 빅토르 위고에 대해서 알고 싶은 생각이 문득.

그런데 [레미제라블]이나 [장발쟝]에 대한 책은 많은데

정작 빅토르 위고에 대한 책은 찾기 어려웠다.


[위고 시선]이라니! 완전 궁금하구나.

위고의 [유럽 방랑]이라는 책은 보관함에 담아놓고 때를 기다리고 있다. (때를 기다린다니까 정말 웃기지만,,ㅋㅋ)








[옛집을 생각하며]는 빅토르 위고를 검색하다 우연히 발견한 책인데 제목이 좋아서 골라봤다.
집에 대한 책은 요리와 관련된 책처럼 무조건 좋아하는 1인 인지라~~.^^;


독자들께서는 나비 씨가 어느 부분을 읽으면서 이런 호들갑을 떨고 있는지 궁금할 것이다. (위고 아저씨 흉내~~크)
1권의 374페이지를 읽어오면서 문득문득 여러 번 내가 생각한 걸 쓰고 싶었지만 사는 게 바쁘다 보니
페이퍼를 올리기는커녕 알라딘에 들어오지도 못했었다.
그런데 오늘은 어떤 의지를 동원해서라도 글로 남기고 싶었다.
더구나 지금은 점심시간이고(식당의 점심시간은 좀 늦다.) 나는 배가 안 고파서 점심을 안 먹기로 하고서 이 글을 쓴다.


그 여정 동안에 그는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아침에 그랬던 것처럼, 그는 나무들과 초가의 지붕들과 경작지들이 스쳐 지나가는 모습을, 그리고 길모퉁이를 돌아설 때마다 흩어져 자취를 감추는 풍경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것이 때로는 영혼에게 충분한 관조이며, 영혼의 사유 작용을 거의 대신해 준다. 수 천 가지 사물들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본다는 것, 그보다 더 구슬프고 심오한 것이 있으랴! 여행한다는 것, 그것은 매 순간 태어나고 매 순간 태어나고 매 순간 죽는 것이다. 아마 그의 오성 가장 희미한 구석에서, 그는 끊임없이 변하는 그 지평선과 인간의 삶을 근접시켜 대조해 보고 있었을지 모른다. 우리가 살면서 마주치는 모든 것들은 끊임없이 우리 앞에서 도망을 친다. 어두움과 밝음이 뒤섞인다. 눈부신 빛 다음에 캄캄한 어둠이 닥친다. 우리는 주시하고, 서두르며, 지나가는 것을 잡으려고 손을 뻗는다. 각 사건은 하나의 길모퉁이이다. 그리고 문득 자신이 늙었음을 깨닫는다. 일종의 진동을 느끼게 되는데, 모든것이 까맣고, 희미한 하나가 보이며, 우리를 이끌어 가던 인생의 말이 문득 멈추면, 너울 쓴 낯선 이가 암흑 속에서 말을 수레에서 떼어낸다.

-레미제라블 1권, 펭귄클래식, p.374




장발쟝인지 위고인지, 아니면 둘 다인지,,,의 사유를 따라가다가 내가 문득 늙었다는 것이 사무치게 느껴졌다. ㅠㅠ
어떤 진동까지는 모르겠지만, 오늘 아침부터 지금까지 마음이 참으로 복자압하구나.





**더 길게 내 사유(?)를 펼치고 싶었으나(~척ㅋ) 토요일이라 그런지 손님이 끊이지 않고 오시니 글을 쓸 수가 없구나….
글을 잘 못 쓰는 사람인지라 변명이 분명하지만 뭐 손님이 계속 와서 좋긴하면서도, 뭐뭐 그렇다는 말이다.
이제부터 토요일 밤 장사를 준비해야겠다. 토요일은 밤이 좋다지만 요즘 토요일 밤이 쫌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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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데이지 2012-11-03 1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시는일 모두 잘 되고 계신거죠?
뭐든.척척 재미있게 열심히 하시는것같아 보기좋습니다~
추워지는 날씨에 건강조심하셔요!

라로 2012-11-07 21:39   좋아요 0 | URL
잘 된다고는 말씀 드릴 수 없지만 최선을 다 하고 있어요,,^^;;
뭐든 척척 해야 하건만 늘 좌충우돌이랍니다,,,하지만 인생이 뭐 그런거겟죠??ㅎㅎㅎ
언제 시간이 되면 대전에서 블루데이지님과 복수동 근처에서 만나고 싶은데~~~.^^

프레이야 2012-11-04 1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비님 지금 하시는 일, 그 경험이 자산이 될거에요. 훗날! 경험을 다양하게 쌓고사는 게 좋겠단 생각 전 요즘 부쩍 해요. 토욜저녁 지금 손님들 북적이고 있겠군요. 홧팅! 아 그리고 제게 생일선물 주신 그책의 저자도 위고 아자씨 책 한 권 들고 파리여행 한 거지요. 정말 한 사람의 생, 특히 위대한 문학작가의 생은 어느 소설보다 드라마틱할 거란 생각이요. 전 요새 뒤늦게 안나 카레니나 읽고있는데 톨스토이의 생 하나만 해도 연구대상이 아닐까싶어요.

라로 2012-11-07 21:45   좋아요 0 | URL
지금 하는 일과 경험은 저에게 어떤 자산이 될까요??
일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요. 그 사람들을 관찰하는 버릇이 생겼어요.
하지만 바쁠때는 정신없으니,,뭐~~~ㅎㅎㅎ
하지만 무조건 홧팅!!^^
톨스토이 빅토르위고 정말 대단한 작가들이에요!!
연구대상이라는 말 딱이네요~~~.ㅎㅎㅎ
그런데 언제 연구를 하나??ㅠㅠ
우리 언제 꼭 책 한권 들고 떠나봅시당~~~.^^

2012-11-04 02: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1-07 21: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oren 2012-11-04 1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계절이 문득 문득 '어떤 낯선 사유들'로 갑자기 이끄는 경향도 없진 않겠지요. 음식점의 눈코뜰새없는 바쁜 와중에도 책을 읽고 글을 올리시는 걸 보니 문득 고향마을의 집안할배 얘기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일제시대에 태어나신 그 할배는 집안형편이 어려워 초등학교밖에 졸업하지 못하고 집안 농사일을 도울 수밖에 없었는데, 한겨울에 땔감나무를 해오라고 할라치면 하루종일 지게는 내팽겨두고 '책'만 읽었답니다. 결국 그 할배는 나중에 사법고시를 거쳐 부장판사까지 하셨지요. 십년 전까지도 변호사일을 하신다고 들었는데, 아직도 돌아가셨다는 소식은 듣지 못했답니다. 암튼 인생의 종착역은 언젠가 도달하게 마련이겠지만, 또 거기까지 가다보면 누구나 모두 늙고 쇠약해질 수밖에 없겠지만, 그래도 늘 '새날'과 '새봄'이 오는 희망도 있으니 늘 즐겁게 살아가야겠지요.. 그렇지만 아무래도 오늘 날씨는 확실히 '겨울'을 재촉하긴 하네요..

라로 2012-11-07 21:59   좋아요 0 | URL
이런 멋진 댓글이라니요!!! 바로 위에 댓글을 달아주신 분의 댓글과 일맥상통하는 멋진 댓글이에요~~.
감사합니다.^^
요즘 일산의 날씨는 좀 많이 우울하지요??
어제 대전의 날씨도 별반 다르지 않긴 하던데 왜 일산의 날씨가 더 추울까요?? 북쪽에 있어서 그렇겠지요??
오늘 밤은 님의 댓글을 기억하며 레미제라블을 읽을테니 더 잘 읽히힐 것 같아요.
그런데 지금 제가 읽고 있는 부분은 전쟁이야기랍니다.
여자라 그럴까요???상상력도 희박하고 좀 그러네요,,,ㅎㅎㅎㅎ
매일 매일 즐겁게 살고자 하겠습니다. ^^

댈러웨이 2012-11-05 1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진도를 못 내시는 걸 보니 정말 바쁘신 게 실감이 되네요. <레미제라블>은 다락방님 리뷰보고 장바구니에 담아만 뒀는데, 아마 그냥 장바구니에서 평생 구제 못 되겠지 싶어요. 언제 읽을까 싶다는. 저는 <안나 카레니나> 세 권 읽으며서도 죽는 줄 알았는데. 올해 가장 클릭 안 된 인물(책이 아니라)에 안나-브론스키를. --; 그나저나 저 고기 먹고 싶네요. ㅠ.ㅠ

라로 2012-11-07 22:09   좋아요 0 | URL
정말 바빠요. 오늘도 페이퍼로 쓸 이야기거리가 있었는데
바쁘다보니 지금 페이퍼로 쓰기엔 김이 빠져버렸어요,,ㅎㅎㅎㅎ
저도 언젠가 댈님과 함께 안나카레리나에 대해 얘기하고 싶었어요~~~.
주인공 답지 않은 주인공이랄까?//좀 안타까와요..하지만 댈님이 레미제라블을 안 읽는다면 그건 범죄라고 말씀드리면 좀 심하죠???ㅋㅋㅋ
그나저나 고기먹으며 얘기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