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어버리기 전에 올리고 싶었던 다른 음악은 바로 하이페츠의 연주.
하이페츠가 연주하는 멘델스존을 올리고 싶었으나
그건 어려워 대신 차이코프스키를 올린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하이페츠보다
동시대 같은 나라의 연주가인 오이스트라흐를 더 좋아했다.
물론 하이페츠의 대단함을 인정하지만
그래도 오이스트라흐의 인간적인 면모를 더 좋아했던듯.
하지만 우연한 기회에 하이페츠에 대한 글을 읽고서는
두 사람에 대한 서열을 나누지 않기로 했다.
완벽해 보이는 하이페츠에 대한 연민이 생겼다고나 할까?
다비드 오이스트라흐가 말하길
"세상에는 많은 바이올린 연주가들이 있고, 그리고 하이페츠가 있다"라고 했단다.
워낙 오이스트라흐는 겸손한 사람이고 인격이 훌륭한 사람이라
경쟁자를 경쟁자로 생각하지 않았겠지만
그의 그 한마디에는 질투의 감정은 한오라기도 느껴지지 않는다.
다만 완벽한 연주가에 대한 경외감만이 느껴질 뿐이다.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사람이라면 다 사용하는
정확한 스케일책 칼플레쉬를 남긴 칼플레쉬가 한 말도 기억에 남는다.
"하이페츠, 당신의 연주는 너무 훌륭해서 신이 질투할지도 모르니까
자네는 앞으로 기도하는대신 잠자기 전에 연주를 하나 하면서 일부러 틀려주게나,,"
(맞게 잘 옮겼는지 모르지만)라고 했단다.
딸아이가 사용해서 알지만 칼플레쉬를 완벽하게 연주할 수 있는 사람도
하이페츠 한사람 뿐이었을지 모른다.
무표정하면서 완벽하기만 한 차가운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러한 하이페츠도 사춘기 시절 방황을 했다는 글을 읽으니
그가 신동이라는 미명아래 느꼈을 그 무거운 중압감이 내게도 전해지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륵 흘러 내렸다.
(요즘 갱년기가 가까와오는지 눈물이 흔하다지만,,)
비록 그의 완벽한 연주를 보진 못했지만
기술의 발달로 그의 연주장면을 동영상으로 볼 수 있는 이 시대에 살고 있다는게
새삼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