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교수 열린책들 세계문학 96
샬럿 브론테 지음, 배미영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상속받거나 결혼을 통해 획득하는 재산 혹은 소득에 기대지 않고 스스로의 능력으로 자수성가하는 인물을 그려냈다는 점 (물론 그전에 훌륭한 교육을 받았기에 가능했던 일이지만), 우울증을 앓는 남성 (상대적으로 남성답지 않은 남성) 인물을 주인공이자 화자로 내세웠다는 점, 당시 사회의 인물상, 계급, 종교, 교육, 산업혁명의 양상과 관련된 작가의 견해를 '직접적으로' 강하게 표현했다는 점, 결혼 후에도 계속 일하고 사회활동에 대한 열정을 갖고있는 여성을 그려냈다는 점 등이 파격적이다. 


예전에 한 번 읽다가 관둔 적이 있는데, 역시 다시 읽어도 재미있고 흥미롭지는 않아서 (<다락방의 미친 여자>가 아니었으면 읽다가 관두었을 가능성이 높다) 별을 한 개 뺄까 하다가 급진적이라는 부분에 가산점을 주기로 하고 별 다섯 개. <교수>에 비하면 <제인 에어>는 확실히 재미있다고 할 수 있겠다. <제인 에어>를 다시 읽을 것인가 <빌레뜨>로 넘어갈 것인가.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2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책읽는나무 2022-11-09 10: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재미는 덜 해도 뭔가 시사하는 바는 큰 것 같네요!!!
어쨌든 <교수>도 지금 아니면 못 읽을 것 같아 일단 찜해 두고 읽어야 할 책입니다.^^

건수하 2022-11-09 10:49   좋아요 1 | URL
네 중요한 작품인 것 같긴 합니다 :) 샬롯 브론테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도..

거리의화가 2022-11-09 10: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인물 설정이 흥미롭네요^^ 저도 일단 이북으로 구매는 해두었습니다. 그래도 5점을 주셨다는게!ㅎㅎㅎ

건수하 2022-11-09 10:50   좋아요 1 | URL
재미는 좀 떨어져도 읽는 보람은 있는 것 같아서.. 그리고 샬롯 브론테의 급진적인 점에 5점을! :)

바람돌이 2022-11-09 13: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지금 아니면 이 작품을 읽지 않을듯하니 저도 찜합니다.

건수하 2022-11-09 19:49   좋아요 0 | URL
바람돌이님 저보다 더 재미있게 읽으시길 바래요 ^^

베터라이프 2022-11-09 19: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수하님~ 우연히 수하님의 이 글을 읽었다가 어느새 알라딘에서 결제하고 있는 저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ㅜㅜ 감사합니다.. 지갑이 더 얇아졌어요 ㅜㅜ

건수하 2022-11-09 19:50   좋아요 1 | URL
베터라이프님 안녕하세요~ 지갑이 얇아졌… 감사한 거 맞나요? ㅎㅎ 구입하셨다니 재미있게 읽으시길 바랍니다 ^^

단발머리 2022-11-10 17: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3분의 1 지점에서 헤매고 있는 1인입니다. 저만 어려운 거 아니었군요. 다행이고 감사합니다!!

건수하 2022-11-10 17:35   좋아요 0 | URL
조금 장황하고 지루하지 않나요?
저는 사실 <제인 에어>도 좀 그랬던 기억인데 (20년도 더 전에 읽었지만).. 제인 오스틴 한참 읽다가 읽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요. 제인 오스틴이 참 재미있게 쓰는 재능은 탁월한 것 같아요.
 
한나 아렌트, 세 번의 탈출 - 한나 아렌트의 삶과 사상을 그래픽노블로 만나다
켄 크림슈타인 지음, 최지원 옮김, 김선욱 감수 / 더숲 / 2019년 3월
평점 :
품절


“살아있는 것과 사유하는 것은 같은 거야.”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22-10-23 17: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0-24 11: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맨스필드 파크 시공 제인 오스틴 전집
제인 오스틴 지음, 류경희 옮김 / 시공사 / 2016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맨스필드 파크>의 후기가 별로 없는 것은 두꺼운 분량 (700페이지가 넘는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덜 매력적인 여주인공 패니 때문이 아닐까 싶다. <오만과 편견> <이성과 감성>의 여주인공들은 유머 감각이 넘치고 당당하여 흥미로운 에피소드들을 많이 생산하지만, <맨스필드 파크>의 주인공은 예민하고 주목받는 걸 부담스러워하며 소중히 생각하는 가치를 지키면서 자기 자리를 지키는 사람이다. (패니 프라이스가 천성적으로 쾌활하고 명랑한 성격을 타고났다 하더라도, 끊임없이 자신의 위치를 재확인시키는 이모 노리스 부인이 있는데 어떻게 당당한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었겠는가!) 제인 오스틴이 젊을 때 썼던 작품에 비해 통통 튀는 매력이나 흥미로운 이야기의 비중은 적은데 책은 두꺼우니 인기가 없을 만도 하다. 독자들은 대개 <오만과 편견>을 먼저 읽었을 것이므로 한참 읽었는데도 재미있는 이야기는 없고 품성 이야기만 하고 있으니 중도하차하고 싶어질 것 같다.  


제인 오스틴이 결혼 문제에만 집착하는 여성 작가라고 보는 사람들도 있지만, 결혼은 사랑과 현실이 결합된 것이기 때문에 그만큼 인간의 본성을 잘 드러내 주는 문제다. 다른 소설에서도 그런 면이 나타나지만, <맨스필드 파크>는 넉넉한 지면을 통해 애정과 결혼에 관련된 사람들의 이기심과 본심을 자세히 서술한다. 그리고 작가가 생각하는 인간이 추구해야 할 가치 - 배려, 예의범절, 품행, 소신, 종교-에 대한 이야기도 전한다. 가장 올바른 인물들조차 이기심을 갖고 있고 사랑에 눈이 멀어 바르게 행동하지 못할 때가 있지만, 그들은 경험을 통해 깨닫게 된다. 


나는 연애 문제나 이해 관계에 있어 사람들이 어떤 선택을 하는 지의 (내가 잘 이해하지 못하는) 이유를 잘 풀어 주어서 제인 오스틴을 좋아하게 되었는데,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여전히 매력적이었다. 좀 두껍고 진지하고 인물이 좀 전형적이긴 하지만, 작가가 하고싶은 이야기를 충분히 한 것 같아서 마음에 들었다. 


내가 생각하는 주요 등장인물은 다섯 명이다. 


패니 프라이스, 에드먼드 버트럼, 헨리 크로퍼드, 메리 크로퍼드, 노리스 부인. 


다 자세히 적기가 좀 귀찮(...)은데 (귀찮으면 리뷰는 왜 쓰니), 

패니 프라이스와 에드먼드 버트럼이 올바른 성품을 대표하는 인물들이라면 (물론 이들도 인간적인 면을 보여준다)

헨리와 메리 크로퍼드 남매가 세속적인 사람들, 악의 축(?)이고 

노리스 부인은 그냥... 닳고 닳은 책략가랄까. 처세의 달인이다.  



패니 프라이스는 이런 사람이다. 


그녀는 비할 데 없는 원리원칙주의자였고, 따라서 자신의 의무를 다하기로 결심했다.


원래 패니는 노리스 이모를 생각할 때조차도, 초라하고 쓸쓸한 작은 집에서 사는 그 이모와 가장 최근에 자리를 함께했을 때 다소 관심을 덜 기울인 게 아닌지 자책하지 않고서는 못 배기는 성향이었다


(노리스 이모는 그녀에게 매우 인색하며, 그녀가 항상 감사하고 사양해야 하는 처지임을 상기시키는 인물이다)


상대방 남자가 아무리 사람들의 호감을 사는 사람이라 해도, 적어도 여자들 가운데 한 명에게서 인정이나 사랑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건 어떤 여자든 분명히 느낄 거라고요. 그 남자가 이 세상 온갖 완벽한 장점들을 갖고 있다 해도, (우연찮게도 그의 쪽에서 먼저 좋아하게 된) 여자라면 누구나 그를 받아들일 거라고 정해놓아선 안 된다고 생각해요.



에드먼드 버트럼은 패니 프라이스에게 많은 영향을 끼친 사람이며, 성직자가 되려고 한다.  


여가 시간을 즐겁게 해줄 책들을 권장하고, 패니의 독서 취향을 격려하고, 분별력을 바로잡아준 것은 에드먼드였다. 읽은 내용을 두고 함께 이야기를 나눔으로써 패니의 독서를 유익하게 만들었고, 적절한 칭찬으로 독서의 즐거움을 고조시켰다.


그는 지금껏 패니의 정신을 형성시키고 그녀의 애정을 차지해왔으니, 사고방식에 있어서도 그녀를 자신과 같게 만들 가능성이 아주 높았다.


개인적으로 보든 집단적으로 보든, 아니면 일시적으로 보든 영원한 시간으로 보든, 성직자는 인간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성직자는 종교와 도덕의 수호자입니다. 그리고 그 두 가지의 영향으로 생겨나는 예의범절의 수호자이기도 하지요.



이 사촌남매는 크로퍼드 남매와 남녀 관계로 엮이게 되는데 크로퍼드 남매는 숙부 집에서 지내면서 바람둥이 숙부의 행각과 그로 인해 숙모가 마음 고생하는 것을 보며 자랐고, 런던의 사교계에도 익숙하여 결혼에 대해 세속적인 기준을 갖고 있다. 


헨리 크로퍼드의 대사를 보자. 


약혼한 여자는 늘 약혼하지 않은 여자보다 더 매력적이거든요. 자기 자신에 대해 만족하고 있으니까요. 걱정이 끝났으니 아무런 의심 없이 다른 사람을 매혹시키는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거죠. 약혼한 아가씨와 함께하면 모든 게 안전해요.


그 아가씨 성격은 어떨까? 진지한 편인가? 별난 편인가? 왜 나만 보면 그렇게 움츠러들면서 심각한 표정을 짓지? 좀처럼 말을 하게 만들 수가 없어. 내 평생, 어린 아가씨와 함께 있으면서, 즐겁게 해주려고 그렇게 오랜 시간을 들이고도 실패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니까! 그렇게 심각한 표정으로 나를 보는 아가씨를 만나본 적도 없었고! 그 표정으로 꼭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아. '저는 당신이 마음에 안 듭니다. 당신을 좋아하지 않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속으로 '아니, 그렇게 될걸’ 이라고 하지.


그가 그녀의 품행이 아주 견실하고 규칙적이라 말했을 때, 그녀가 고귀한 명예 관념을 갖고 있으며, 어떤 남자든 그녀의 신념과 성실성을 전적으로 믿을 수밖에 없게 하는 예의범절을 준수하는 사람이라고 말했을 때, 그는 그녀가 훌륭한 원리원칙과 종교적인 심성을 갖고 있다는 걸 알게 됨으로써 자신의 마음속에 떠오른 생각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녀라면 전적으로, 절대적으로, 신뢰할 수 있을 것 같아." 그가 말했다. "내가 원하는 게 바로 그런 모습이거든."


(여자의 마음을 가지고 노는 걸 즐기는 그도, 신뢰할 수 있는 여성을 원한다)



이 소설에서 가장 현실적이며 흥미로운 인물은 메리 크로퍼드이다. 그녀는 에드먼드 버트럼을 사랑하고 에드먼드나 패니의 품성을 좋게 생각하지만 재산을 상속하지 못하며 성직자가 되려는 차남과 결혼할 생각은 없다. 재산이 많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오빠와 달리 그녀는 재산을 간과할 수가 없다. 


"... 중도적인 정직함, 세상살이의 여러 상황 중 중간 지점의 삶에서 보이는 정직함이, 제가 크로퍼드 양이 경멸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는 전부입니다." (에드먼드)

"하지만 저는 그 정직함이 가난보다 더 훌륭할지라도 경멸할 거예요. 더 높은 삶의 위치로 올라갈 수 있는데 그저 그런 수준에서 만족하는 삶이라면 분명 경멸할 만하죠." (메리)


젊은 분이 너무 가엾게도! 만약 그분이 세상을 떠난다면, 가엾은 젊은이 두 분이 세상에서 사라지게 되겠죠 (한 명은 재산을 상속하게 되어 가엾지 않아진다는 뜻이다). 두려움 없이, 대담한 얼굴로 저는 누구에게라도 이렇게 말할 수 있어요. 그분의 부와 영향력이 그 둘을 차지할 만한 가치가 더 많은 분의 수중에 들어갈 수 있다고요.


(이 대목에서 메리 크로퍼드의, 제인 오스틴의 솔직함에 조금 놀랐다) 



패니는 애정, 가치관, 그리고 소극적인 태도로 잘못된 선택을 피할 수 있게 되고 

에드먼드는 일련의 사건들로 결국 정신을 차리게 된다. 


그 여자는 이번 사건을 그저 어리석은 짓으로만 생각하고 있더라고. 그런 어리석은 짓에 발각이라는 도장이 찍힌 것일 뿐이래. 통상적인 신중함과 조심성이 부족했다고…… 세상에! 패니, 그 여자는 그들의 죄가 아니라 발각된 것만 비난했어. ...

그 여자의 잘못은 원칙의 잘못에서 비롯된 거야, 패니.


그리고 결말은 좀 진부하긴 하지만 좋은 성품의 사람들이 행복해지는 것으로 끝난다. 



이 소설은 200년 전에 쓰여졌고, 지금은.. 패니나 에드먼드 같은 사람을 찾아볼 수 있을까? 메리나 헨리 크로퍼드 같은 사람들도 요즘은 딱히 비난받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의 언행은 일관적이지 않고 그들 자신의 내면과 일치하지 않을 때도 많다. 그렇지만 대화나 행동으로 어떤 사람들을 짐작하는 것에 관심이 있다면 <맨스필드 파크>를 추천한다. 두껍지만 읽어볼 가치가 있다. 아주 흥미진진하지는 않지만 나름 재미도 있다. 



댓글(16)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거리의화가 2022-10-14 13: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결말이 제가 예상하지 못한 장면으로 끝나서 의외였어요^^ 패니가 기존 오스틴 소설에서 보이는 것처럼 당차고 자신의 처지를 개척하는 그런 인물과는 거리가 있어서 좀 답답하게 느껴지는 면도 있었는데(애드먼드도 마찬가지) 지금은 이런 사람 찾기 어려울듯합니다^^;
인물들이 평면적이란 단점을 제외하곤 저도 꽤 재밌게 읽었어요. 수하님이 5점을 주셨다니 놀랐어요~ㅎㅎㅎ

건수하 2022-10-14 13:47   좋아요 1 | URL
음.. 사실 저의 별점에 확고한 기준이 없어요. 5점까지는 아니고 4.5점 주고 싶은데 알라딘은 별을 쪼갤 수가 없네요. ㅎㅎ
최근 <작별인사>를 4점 주었으니 이건 5점 해야되겠다 하며 매겼어요 :)

다락방 2022-10-14 14: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오 너무 재미있을 것 같아요. 인용문의 패니 성격을 보면 저랑 비슷한 지점이 있으면서 또 저랑 아주 다른 지점도 있는 것 같지만, 하늘 아래 저랑 같은 사람은 없는게 맞죠. 후훗. 저는 책은 이미 사둔 바 읽기만 하면 됩니다. 두껍긴 두껍더라고요. 저는 민음사로 가지고 있어요.

건수하 2022-10-14 14:25   좋아요 0 | URL
저도 저 4명 중에 패니에게 가장 공감이 되어요. ‘원리원칙주의자‘ 이 부분에서 특히...

가끔 한참 재미있게 읽는데 끝나버리면 슬프거든요. 이 책은 그렇지 않아서, 아쉽지 않아서 좋았어요.



독서괭 2022-10-14 14: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잉 인기가 덜한 이유를 설명해주셨는데도 이 글 보니 읽고 싶어지네요! “애정과 결혼에 관련된 사람들의 이기심과 본심”이라고 하시니 호기심이 확~!

건수하 2022-10-14 20:38   좋아요 1 | URL
제인 오스틴이 원래 그런 얘기 하잖아요 ^^ 라지만. 독서괭님 읽고 싶으시다니 반가워요 ㅎㅎ

얄라알라 2022-10-14 16: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수하님, 어제 ‘열정‘을 이야기하셨죠?
[다락방...] 가지치기 공부 열정, 정말 대단하세요

700쪽 넘는 소설 다 읽으시고
귀찮다 하시면서도 리뷰까지...

상대적으로 ˝덜˝ 매력적이라는 패니, 그러니까 더 끌리는 거 있죠 ㅎ

건수하 2022-10-14 20:47   좋아요 0 | URL
공부의 마음은 아니고… 재밌어서 읽고 있습니다 ㅎㅎ 공부라고 생각하면 안 할 것 같아요 ^^

얄라알라님도 읽으실래요? :)

유부만두 2022-10-14 17: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노리스 부인과 악역(?)들의 묘사 및 대사가 너무 재미있었어요.

건수하 2022-10-14 20:48   좋아요 0 | URL
저는 반쯤 넘어가니 노리스 부인에게 점점 화가 나더라구요… ㅎㅎ

2022-11-13 13: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1-13 15: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1-13 16: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1-13 16: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1-13 16: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1-13 16: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작별인사 (밤하늘 에디션)
김영하 지음 / 복복서가 / 2022년 9월
평점 :
품절


인공지능과 휴머노이드 (인간형 로봇) 그리고 인간과 클론. 김영하 작가의 요즘 관심사는 이런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고 가즈오 이시구로의 책 두 권 <나를 보내지마>와 <클라라와 태양>이 떠오르기도 했다.

전체적인 소감을 한 문장으로 쓰자면 ‘SF라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이렇게 디테일할 줄은?‘ 이다. 인공지능과 로봇, 그리고 인류의 미래에 관한 본인의 생각을 열심히 정리해서 담았다는 느낌. 나는 SF를 읽으며 참신한 시각과 가능성 혹은 선택지를 접하는 걸 좋아하는 편인데, 사실 이 소설에 나오는 SF적 요소들이나 전개해 나가는 생각은 상당히 상투적이다. ‘인간다움‘ 이라는 것이 의미, 인간다움이란 어디서 오는 것인가, 그리고 인간다움이 앞으로 침해 혹은 보존되지 못할까 하는 두려움, 인간이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 하는 생각.. 다만 그게 아주 구체적으로 서술되고 잘 정리되어 있다. 작가가 그동안 했던 고민의 결과를 공유해주는 느낌이랄까.

생각할 여지를 많이 남겨주기 때문에, 그리고 말로 직접적으로 표현하기보다는 묘사 등으로 좀 멀찍이 떨어져 표현하는 걸 좋아해서 가즈오 이시구로가 더 좋았다. 그리고 소재 외에는 두 작가의 공통점을 별로 느끼지 못했다.

또 ‘철이‘ ‘선이‘ ‘민이‘ ‘달마‘ 라는 인물의 이름도 참 전형적이어서 그것도 조금 아쉬웠다. 특히 ‘민이‘라는 이름이. 백성, 국민, 민중.. 민이의 마지막을 생각하면 그 뻔한 이름이 서글펐는데, 굳이 그렇게 설정했어야 했나 싶다.

세부사항을 자세히 기술하는 성향과, 작품의 배경을 통일된 한국 그 중에서도 평양으로 설정하는 등 한반도의 분단 상황을 의식하는 것은 여전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한편으론 반가웠다. 나는 사실 한국의 통일에 큰 관심이 없는 사람인데 김영하 작가 작품을 읽으며 이 작가는 한국의 분단된 상황을 의식한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나보다 좀 윗세대라 그런지 작가 개인의 성향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소설만 읽었는데, 김영하의 에세이를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 소설이 맘에 들지 않아서 그런 것일까?
그래도 별점은 굳이 매긴다면 4점.

댓글(5) 먼댓글(0) 좋아요(1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프레이야 2022-10-10 13: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직 읽어보지 않은 소설입니다.
평양 배경이군요 오호 ^^
김영하의 에세이 좋습니다 ^^

건수하 2022-10-10 15:01   좋아요 1 | URL
시작하는 부분의 배경이 그렇고.. 그렇지만 자세히 나오진 않습니다 :) 프레이야님도 좋다고 하시니 에세이 하나쯤은 읽어봐야겠어요.

바람돌이 2022-10-10 13: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김영하작가의 이번 책은 저도 좀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본격적인 SF소설이라 보기는 힘들고, SF를 소재로 가져온 정도라는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오히려 작가의 주제의식과 소재가 완전히 맞지 않는 삐걱거림이 좀 보인달까? 다음을 또 기다려보고 있습니다.

건수하 2022-10-10 15:00   좋아요 1 | URL
작가가 이 이야기를 정말 하고싶었나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주제는 에세이로 써도 괜찮았을 것 같지만, 소설로 쓰는 것이 더 널리 잘 전달될 거라고 생각했었던가 봅니다 ^^

레삭매냐 2022-10-12 09: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느 카페에서 김영하 작가의
예전 여행 에세이 읽다만 생각
이 나네요.

에세이가 좋다고 하니 한 번
읽어 보고 싶어지네요.
 









이제는 나도 많이 읽어서인지 정희진 선생님의 이야기가 새롭지는 않다. 


새로워서 좋은 게 아니고, 내 머릿속에서 맴도는 생각 (중 일부)를 정확하게 써 줘서 좋아한다. 

그리고 팬심으로 계속 읽는다. 


나만의 언어를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그게 융합을 통해 가능하다- 

내가 알고 싶은 것, 하고 싶다고 느끼는 공부를 계속 하자. 

내가 글을 쓰는 이유는 작더라도 새로운 세계를 만들고 싶기 때문이다. 내 글을 읽는 독자가 적더라도 최선을 다해 다른 세계를 만들고 싶다. 자본에 질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새로운 세계를 만들고 싶다는 욕망은 많은 글 쓰는 이들의 고민일 것이다. - P13

글쓰기는 결국 가치관의 문제다. 글을 쓰는 사람은 돈이든 명예든 자기실현이든 승화든 추구하는 바가 있다. 다시 말해 모든 글쓰기는 왜 쓰는가에 ‘따른‘ 어떻게 쓰는가의 문제다. - P14

융합은 이질적인 것처럼 보이는 지식이 만나서 새로운 앎을 만들어내는 사고방식을 말한다. - P46

창의적 사고를 하려면 앎의 규모에 대한 인식부터 바꿔야 한다. ‘지금 여기‘에서 내게 필요한 공부를 하다 보면 ‘고전‘과 만나기도 하고 충돌하기도 한다. 그러려면 우선 현재 자신의 사회적 위치를 알고 자신에게 필요한 공부가 무엇인지 깨달아야 한다. ‘지금 여기‘에서 내게 필요한 공부를 하다 보면 다음에는 어떤 공부가 필요할지 깨닫게 된다. - P53

융합은 초월적 위치에서 여러 가지 지식을 합하는 관념이 아니다. 현실에서 출발해 필요한 실천으로 옮겨 가는 이동의 사고이자 해결책을 찾는 전술적 사고다. - P133

다양성은 다양한 가치가 아니라 ‘하나‘를 중심으로 배제된 나머지를 말한다. ... 일상 생활이나 정치적 발언에서 다양성처럼 듣기 좋고 부담 없는 단어도 없을 것이다. 한마디로 말해 논쟁을 덮어버리는 도구다. ... 세련된 탈정치 방식이다. 문제는 각각의 다양성이 평등하지 않다는 데 있다. ... 관용, 배려는 스스로 우월한 위치를 설정하고 방관하는 태도를 말한다. - P159

우리는 각자 나이를 감당해야 한다. 하지만 가난하고 나이든 이들, 즉 자본주의 사회에서 쓸모없다고 간주되는 이들을 존중하자. 이것이 공정이다. - P177

페미니즘은 인류의 ‘모든 문제를 한 번에 설명하겠다‘는 거대 서사에 도전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자신에게 필요한 지식은 스스로 생산해야 한다. 이것이 사회적 약자에게 필요한 ‘자기만의 방과 자기만의 언어‘다. - P190

융합은 개별 학문을 넘어서는 가치관의 문제다. 융합의 전제는 지식이 누구에게 봉사하는 지에 관한 문제의식이다. 융합은 그 과정도 결과도 지극히 정치적이고 또 그래야만 한다. - P191

정의 구현이 어려운 것은 사안마다 각자의 이해관계가 달려 있기 때문이다. 객관적으로 말하면 역설적이게도 정의로운 사람은 복잡한 상황으로부터 자유로운 ‘방관자‘일 가능성이 많다. 비판은 타인에 관한 행위가 아니라 자신을 현실에 개입시키는 실천이기 때문이다. - P220

비교는 비교 대상의 상태에 관한 공부다. 우리가 알고 싶은 것은 A는 이렇고 B는 이렇다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무엇이 둘을 다르게 혹은 같게 보이도록 만드는가에 대한 질문이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생산된 아이디어를 다른 사회 문제에 적용할 수 있는 창의력이 중요하다. 그래야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연구, 융합이 된다. - P228


댓글(6)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mini74 2022-09-14 19: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다양성이 평등하지 않다는거 뭔지 알 거 같아요. 참 좋은 문장들 ~ 저도 시작해야 하는데 ㅎㅎ 말이죠. 다들 평이 좋네요 ~

건수하 2022-09-15 08:50   좋아요 2 | URL
5권은 무난하게 좋습니다 :) ‘융합‘ 에 좀 꽂히셨나 하는 생각이 들고요.

미미 2022-09-14 20: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만약 여성학 토론모임같은걸 한다면 정희진 쌤의 책으로 하면 좋겠다싶어요. ^^*

건수하 2022-09-15 08:50   좋아요 2 | URL
할 이야기가 엄청 많겠는데요... :)

단발머리 2022-09-14 22:0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전 한 번 읽었고 (줄도 안 긋고 눈으로만 살곰살곰) 곧 다시 읽으려고요. 전 5권이 엄청 좋았다가 지금은 4권이 더 좋은걸로....
그렇게 정했습니다^^

건수하 2022-09-15 08:51   좋아요 2 | URL
저는 그냥 처음부터 줄 그으며 읽었습니다. 요즘은 막 줄 긋고 플래그도 잘 안 붙여요 (더 게을러짐).

4권은 아직 안 읽었는데 평이 좀 갈리는 것 같군요. 안 본 영화가 많아서 읽기 주저하게 돼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