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나도 많이 읽어서인지 정희진 선생님의 이야기가 새롭지는 않다.
새로워서 좋은 게 아니고, 내 머릿속에서 맴도는 생각 (중 일부)를 정확하게 써 줘서 좋아한다.
그리고 팬심으로 계속 읽는다.
나만의 언어를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그게 융합을 통해 가능하다-
내가 알고 싶은 것, 하고 싶다고 느끼는 공부를 계속 하자.
내가 글을 쓰는 이유는 작더라도 새로운 세계를 만들고 싶기 때문이다. 내 글을 읽는 독자가 적더라도 최선을 다해 다른 세계를 만들고 싶다. 자본에 질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새로운 세계를 만들고 싶다는 욕망은 많은 글 쓰는 이들의 고민일 것이다. - P13
글쓰기는 결국 가치관의 문제다. 글을 쓰는 사람은 돈이든 명예든 자기실현이든 승화든 추구하는 바가 있다. 다시 말해 모든 글쓰기는 왜 쓰는가에 ‘따른‘ 어떻게 쓰는가의 문제다. - P14
융합은 이질적인 것처럼 보이는 지식이 만나서 새로운 앎을 만들어내는 사고방식을 말한다. - P46
창의적 사고를 하려면 앎의 규모에 대한 인식부터 바꿔야 한다. ‘지금 여기‘에서 내게 필요한 공부를 하다 보면 ‘고전‘과 만나기도 하고 충돌하기도 한다. 그러려면 우선 현재 자신의 사회적 위치를 알고 자신에게 필요한 공부가 무엇인지 깨달아야 한다. ‘지금 여기‘에서 내게 필요한 공부를 하다 보면 다음에는 어떤 공부가 필요할지 깨닫게 된다. - P53
융합은 초월적 위치에서 여러 가지 지식을 합하는 관념이 아니다. 현실에서 출발해 필요한 실천으로 옮겨 가는 이동의 사고이자 해결책을 찾는 전술적 사고다. - P133
다양성은 다양한 가치가 아니라 ‘하나‘를 중심으로 배제된 나머지를 말한다. ... 일상 생활이나 정치적 발언에서 다양성처럼 듣기 좋고 부담 없는 단어도 없을 것이다. 한마디로 말해 논쟁을 덮어버리는 도구다. ... 세련된 탈정치 방식이다. 문제는 각각의 다양성이 평등하지 않다는 데 있다. ... 관용, 배려는 스스로 우월한 위치를 설정하고 방관하는 태도를 말한다. - P159
우리는 각자 나이를 감당해야 한다. 하지만 가난하고 나이든 이들, 즉 자본주의 사회에서 쓸모없다고 간주되는 이들을 존중하자. 이것이 공정이다. - P177
페미니즘은 인류의 ‘모든 문제를 한 번에 설명하겠다‘는 거대 서사에 도전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자신에게 필요한 지식은 스스로 생산해야 한다. 이것이 사회적 약자에게 필요한 ‘자기만의 방과 자기만의 언어‘다. - P190
융합은 개별 학문을 넘어서는 가치관의 문제다. 융합의 전제는 지식이 누구에게 봉사하는 지에 관한 문제의식이다. 융합은 그 과정도 결과도 지극히 정치적이고 또 그래야만 한다. - P191
정의 구현이 어려운 것은 사안마다 각자의 이해관계가 달려 있기 때문이다. 객관적으로 말하면 역설적이게도 정의로운 사람은 복잡한 상황으로부터 자유로운 ‘방관자‘일 가능성이 많다. 비판은 타인에 관한 행위가 아니라 자신을 현실에 개입시키는 실천이기 때문이다. - P220
비교는 비교 대상의 상태에 관한 공부다. 우리가 알고 싶은 것은 A는 이렇고 B는 이렇다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무엇이 둘을 다르게 혹은 같게 보이도록 만드는가에 대한 질문이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생산된 아이디어를 다른 사회 문제에 적용할 수 있는 창의력이 중요하다. 그래야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연구, 융합이 된다. - P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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