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도 더 까먹기 전에 적어보려고 적는다. 


일단 내가 이 책을 읽고 가장 놀랐던 건 이거다. 숲의 천이 succession 에 관한 것. 



    (이미지 출처: 산림청 홈페이지)



이런거 고등학교 때 배웠나? 여튼 오래 전에 배웠는데. 내가 배웠을 때는 이렇게 가로 방향의 그림이 아니었고 세로 방향으로 달라지는 그림이었는데 요즘엔 거의 이런 그림만 있는 것 같다. 어쨌든 이 개념을 배울 때, 실제로 가르치는 사람이 뭐라고 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나는 음수림이 안정적이고 완성된 형태라고 생각했다. 위키 백과에 '천이'를 찾아보면 
천이 (생물학)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마지막 단계인 음수림 (극상 군락)을 이렇게 표현해 놓았다. 

극상 군락이란 식물의 종류가 더 이상 교체되지 않는 안정된 군락을 말하는 것으로, 이 때에는 물질 생산·축적·고사(말라죽음)의 순환이 평형 상태에 도달하게 된다. 

화살표도 있겠다, 이렇게 이렇게 가다보면 안정적이고 완성된 형태가 된다- 라고 생각한 것이다. 이 개념 자체가 그런건지 내가 그렇게 이해한 건지 모르지만 이 그림에는 시간에 따른 선형성이 표현되어 있고 나는 시간에 따라 역사는 진보할 거라는 생각을 내재화하고 있어서 이 음수림이 좋은 상태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안정적, 평형 상태라는 말은 보수적인 것 같지만 진보가 거듭되다보면 언젠가는 다 좋아지고 완성되어 안정적이 될 거라고 생각하고 그걸 바랬는지도 모르겠다. 나의 막연한 낙관주의와 잘 부합되는 개념이다. 


하지만 송이버섯에게는, 소나무에게는 이 음수림이 안정적인 상태가 아니다. 소나무는 아마 양수림 상태에서 가장 잘 자랄 것 같고 송이버섯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어떤 개체 어떤 집단에게는 불안정한 것이 더 좋고 그래서 송이버섯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은 진보의 방향성을 거슬러 그 불안정성을 만들어 낸다. 그리고 이 사람들은 자본주의의 주변에서, 자본주의의 중심지 미국에는 존재하리라 생각하지 못했던 공유지 (땅이 좁은 한국에는 거의 없을 것 같다) 에서 버섯을 채취하며 살아간다. 이 사람들에게 이것이 가장 효율적인 경제활동은 아닐지도 모르지만 많은 사람들은 전쟁이나 고향과 관계하여 숲에 대한 기억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사랑하기 때문에 또 다른 경제활동이 어려운 경우도 있어 감수한다. 그렇다고 이 사람들이 자본주의로부터 완전히 자유롭게 삶을 살아갈 수 있느냐 하면 그건 아니다. 이 사람들이 이런 방식으로 살아갈 수 있는 건 지구의 한 편 일본에서 송이버섯이 비싸게 팔리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이 사람들의 자본주의와 관계가 없는 듯한 삶의 방식도 자본주의 덕분에 존재할 수 있다. 그런데 버섯의 수요가 전세계적이지는 않기 때문에 (그러면 자본주의와 관련이 생기기도 하겠지만) 이 집단의 규모는 마냥 커질 수가 없다. 그래서 작가의 표현대로 작은 패치로만 존재할 수 있다. 찾으려고 한다고 되는 게 아니고 그저 어디 존재할 뿐 수가 적기에 모두가 이렇게 살 수도 없고 그렇기에 지속될 수 있는 삶의 방식이다.

학생일 때는 내가 하고싶은 일을 하면서 돈을 많이 벌 수 없어서, 나는 결혼도 안하고 아이도 안 낳고 적게 벌어 적게 쓰고 살려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쩌다보니 하고싶은 일과 돈을 좀 절충할 수 있게 되어서 아이도 낳고 책도 좀 사면서 적당히 살고 있다. 코로나가 한참 창궐하던 2020-2021년 지금 하는 일을 그만둘까 생각한 적이 있는데, 남편이 어쨌든 돈은 계속 벌어와야 한다고 해서 (...)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생각해보니 떠오르는 것은 대리운전, 서점주인 (자본이 부족한데), 아니면 서점 알바..? (알바를 쓸 수 있는 서점이 얼마나 될런지) 좀 무리하면 학원강사..? 그 정도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이공계서적 번역을 해보는 건 어떨까 생각도 했지만 영어나 국어 실력이 좋은 것도 아니고 이공계서적은 수요가 별로 없을 것 같다고 생각하고 말았다. 내 상상력의 한계는 딱 그 정도였고 실행력도 없었다. 주류의 생각에 의문을 제기하는 페미니즘 책을 계속 읽고 있지만 지금도 딱히 뾰족한 수가 생각나지 않는다. 다들 이렇게 상상력이 부족해서, 그래서 자영업자의 수가 그렇게 많은 모양이다. 


이 책의 역자 노고운은 역자 해설에서 번역은 주변자본주의적이라고 했다. 정희진의 공부 매거진 10월호에는 학원강사 출신 번역자가 나왔고, 11월호에는 대학교수 출신 동네 사회학자가 나왔다. 이분들이 어떻게 생계를 꾸리는지는 알 수 없지만 누군가에게 기대지 않는다면 내가 쉽게 상상할 수 있는 방식은 아닐 것 같다. 어쩌면 희진샘도, 서점이나 온갖 돈이 되지 않는 것을 운영하는 사람들도 주변자본주의적인 삶을 살고 있다고 볼 수 있겠다. 

(여기까지 쓰고 역자에 대해 찾아봤는데 역자는 전남대 문화인류고고학과의 현직 교수다. 책 어딘가에 저자가 전남대 문화인류고고학과의 한 학생에게 고맙다고 한 각주가 있었던 것 같은데 노고운 교수가 저자와 친분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책을 쓰는 것도 아니고 번역하는 것은 노고운 교수의 이력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송이버섯을 따서 사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이렇게 사는 사람도 있고.. 모두가 꼭 자본주의가 제시하는 대로 살지는 않아도 된다. 쉽게 찾을 수도 없고 그렇게 사는게 쉽지도 않지만 그래도 그렇게 살면서 얻는 것이 있을 거다. 그건 각자 선택하기 나름이다. 찾거나 선택하기 전에 생각의 방식이 달라져야겠고 그게 가장 어렵지만 말이다. 


 역자는 모두가 이렇게 살 수 없기 때문에 이런 삶의 방식을 기후 위기 시대에 인류의 미래를 위한 대안으로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류세 Anthropocene 라는 개념에 대해 잠시 언급한다. 책이 출간되던 시점에는 국제지질학연합 IUGS에서 인류세를 지질시대로 지정할 것인가에 대해 논의하고 자료를 수집했지만, 올해 투표를 통해 인류세를 지질시대로 지정하지 않기로 결론을 내렸다.

인류세는 오존홀을 발견한 화학자 파울 크뤼첸이 처음 제안한 개념이고, 인류가 지구환경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얘기는 맞다. 오존홀도 그렇고 이산화탄소 농도가 이렇게 빨리 증가한 것도 처음이다. 하지만 지질시대로 지정할 것인가에 대한 내 생각은.. 지질시대는 보통 대륙의 이동이나 생물의 대량 멸종, 큰 기후변화를 기준으로 지정하는 것인데 아직 인류가 그만큼의 영향을 미쳤느냐하면 그렇지는 않다고 본다. 인류 입장에서는 중요하고 심각한 변화지만 지구 입장에서 보면 그렇지 않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세 시대는 좀 작은 단위이기는 하지만 이미 16000년 전 기준으로 플라이스토세와 홀로세를 나눴고, 그 기준은 지구의 많은 면적을 빙하가 덮고 있다가 물러난, 나름 지질학적인 의미가 있는 사건이다. 플라이스토세에 인류는 이미 존재했지만 홀로세 이후 신석기가 시작되었고 본격적으로 경작을 시작했다. 그렇다면 홀로세 역시 인류에게 의미가 있는 지질시대이다. 현재의 기후 위기 관련해 굳이 어떤 시기를 지정해야 한다면, 제이슨 무어 (나는 이 사람을 이 책에서 처음 알게 되었는데)가 주장한 대로 산업혁명 이후를 자본세라고 부르는 것이 더 적당하다고 본다. 물론 그렇게 지정한다 해도 지질시대라고 보기는 어렵고. 

인류가 그렇게 쉽게 멸종할 것 같지는 않다. 지금처럼 우점하진 않아도 소수가 살아남을 것이다. 혹시 인류가 멸종한다 해도 지구에는 곰팡이나 식물 등 많은 생물들이 우리가 모르는 방식, 생각하지 못하는 방식으로 계속 살아갈 것이다. 처음 기후 우울을 앓고 있다는 사람들이 있다는 말에 놀랐는데, 정확히 어떤 부분에서 그 분들이 우울을 경험하는지 알아본 적이 없어 잘은 모르겠다. 그렇지만 인류는 멸종한다 해도 지구는 어떻게든 지속될 거라고 생각하면 좀 낫지 않을까? 나는 기후 관련 일을 하고 있고 무력함을 자주 느끼는데 그렇게 생각하니 좀 나아졌다. 18세기 이후를 인류세라는 지질시대로 굳이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처럼, 인간이 이 위기를 구해야 한다고, 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 사람은 인간의 능력이나 흔적을 너무 과대평가하는 건 아닐까.

 

IUGS가 인류세를 지질시대로 지정하지 않은 이유는 좀더 실용적인 것이다. 원문을 찾아보긴 귀찮아 검색을 해보니 인류세는 공식적인 지질학 시대가 될까? 이런 기사가 있다. 관심있는 분들은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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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4-11-12 21: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 부분 좋네요. 인류가 멸종한다 해도 지구에는 곰팡이나 식물 등 많은 생물들이 다른 방식으로 공존할 수 있다는 생각이요.
저도 이 책에서 묘한 희망의 기운을 느꼈거든요.
올려주신 사진이 좋아서 한참 들여다 보았어요. 평형 상태를 좋아하지 않는 소나무, 그리고 송이버섯 ㅎㅎㅎ

건수하 2024-11-12 13:22   좋아요 1 | URL
인류를 포기하면 마음이 좀 편해지죠. 막연한 희망도 생기고...
근데 그러면 우리는 왜 공부를 하는 걸까요...? 결국 지식욕 자기만족인가...

공쟝쟝 2024-11-12 19:51   좋아요 1 | URL
할 수 있으니가 하는 거 아닐까요? … 할 수 없거나 할 줄 모르거나 할 기력이 없는 사람이 더 많다고 압도적으로 많다고 생각합니다. 😝

건수하 2024-11-12 20:57   좋아요 1 | URL
인류를 포기하는데 인문학 공부 굳이… 포기가 안 돼서 그런가봅니다 ^^ 물론 여유와 기력도 있어서 그렇겠죠 ㅎㅎ

청아 2024-11-12 13: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수하님 이 글 너무 좋네요! 이따가 PC로 재독예정! 저도 대리운전 생각해 본적 있는데 운전 실력은 둘째치고 택시 기사들,대리 기사님들 얻어맞는 뉴스가 자주보여 두렵기도 했어요. 그냥. 지금 하는거나 잘 하기로ㅎㅎ통념에서 벗어난다는 게 역시 쉽지 않다, 그러나 다른 시각을 가지기 위한 노력은 늘 필요하구나 새삼 느낍니다.

건수하 2024-11-12 13:25   좋아요 1 | URL
그쵸, 대리운전은 술취한 사람이랑 같이 있어야 하니까 위험하겠더라고요..

다른 시각을 가지고 싶지만 노력한다고 되는건지... 요즘엔 잘 모르겠습니다. 어떤 조건이 주어지지 않으면 힘든 것 같아요. 노력하면 다른 시각을 접했을 때 부정하지 않는 정도는 가능한 것 같은데..

공쟝쟝 2024-11-12 19: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수하님은 일찍 하고 싶은 일을 찾으셨군요? ~~ 왜 근데 그만두고 싶어졌는지 궁금합니다.

돈… 저는 많이 벌고 많이 쓰고 싶습니다!!! ㅋㅋㅋㅋㅋ 제가 이과들이 좋아할 문장을 왓이즈섹스 보면서 찾아서 킵해뒀는데요! 나중애 시간나면 적어볼개요! 귀한 이공계 친구 건조수하님!! ㅋㅋ

건수하 2024-11-12 20:56   좋아요 1 | URL
좀 회의를 느끼기도 했고 가정생활과 병행하기가 어려워서… 육아휴직 후 복직을 안할까 생각해봤었어요. 회의는 여전하지만 이제 애가 많이 커서 다닐만 해요 ^^

이과들이 좋아할 문장 ㅋㅋㅋㅋ 궁금하네요!
 


곧 내려갈 것 같아서 2시간 휴가를 내고 일터 근처의 극장에서 <룸 넥스트 도어>를 보고 왔다. 

















시그리드 누네즈가 수전 손택과 함께 살았고 회상록을 쓴 건 알고 있었다.

하지만 영화를 보기 전까지는 <어떻게 지내요>도 수전 손택이 모티브가 된 줄은 몰랐다. 


왜 굳이 죽음을 두려워 하는 사람으로 설정했는지 궁금했는데

그런 사람이 죽음을 받아들이게 되는 과정을 그리려 했을 수도 있지만 

시그리드 누네즈 자신이 그런 사람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영화는 좋았고... 

같이 보러 간 사람은 확신한 

틸다 스윈튼의 2역을 나는 알아채지 못했으며 (그냥 어디서 찾았겠거니 생각했는데)

도라 캐링턴과 리턴 스트래치를 알고 있어서 뿌듯했다. 


이제는 또 읽고 싶은 책이 생겼다.

읽지도 못하면서.....



+ <우리가 사는 방식>은 왠지 집에 있었던 것 같아서 집에 가보니 있었다. 알라딘에선 안 샀던데 언제 어디서 샀는지 @_@... 다시 사지 않아서 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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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4-11-06 16: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 아니 그걸 몰랐따니!! 저는 바로 알았다능 ㅋㅋㅋㅋㅋ 약 가지러 다시 간다고 했을 때 빡치던가요?(책만 읽은 다락방 평) 귀엽던가요?(영화만 본 잠자냥 평)

건수하 2024-11-06 16:22   좋아요 1 | URL
어디서 잘 찾았네 했다는 ㅋㅋㅋㅋ

빡치지도 귀엽지도 않고... 놓고 왔으면 찾으러 가야죠 뭐 그게 목적인데 어쩔..?

페넬로페 2024-11-06 17: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줄리언 무어와 틸다 스윈튼 배우가 둘다 1960년생으로 우리 나이 65세더라고요.
틸다 스윈틴이 예쁘게 나오고
딸 역할 소화도 잘해내어 역시 배우다 생각했어요.
근데 저는 영화 보는 내내 잉그리드가 왜 마사의 죽음을 도와주러 했는지가 궁금했어요~~
수전 손택은 어떤 모티프예요?

건수하 2024-11-06 17:38   좋아요 1 | URL
둘다 좋아하는 배우라 고민없이 보러 갔었어요.

영화에는 이유가 잘 나오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소설에는 좀 자세히 나올까요? 저는 그냥 친구가 부탁하는 데 거절하지 못해서 도와준다는 느낌이었는데, 처음에 잉그리드가 죽음을 두려워한다는 책을 냈다고 나오거든요. 그래서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서 관심이 있고 생각해본 사람이라서 더 수락했던 걸까 싶기도 했어요.

수전 손택이 생각나는 요소가 여러 개 있었는데 (암투병, 종군 기자, 어릴 때 낳은 아이 등) 결정적으로 맞다고 느낀 건 어느 전쟁이 가장 인상깊었냐고 했을 때 보스니아 전쟁이라고 대답했을 때였어요. 그러고보니 작가의 이름도 시그리드 - 잉그리드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요 ^^

페넬로페 2024-11-06 17:52   좋아요 1 | URL
네, 그렇군요.
저는 오늘 아침 영화에서 마사가 외웠던 문장이 들어 있는 제임스 조이스의 <더블린 사람들> 중 ‘죽은 사람들‘을 다시 읽었어요.
지금 읽고 있는 신곡도 그렇고요.
죽음이라는 단어는 여러 생각을 하게 하네요.
날도 추워지고 맘도 우울해요 ㅎㅎ

건수하 2024-11-06 18:04   좋아요 1 | URL
‘죽은 사람들‘ 이 <더블린 사람들>에 나오는군요.. 저는 조이스 작품은 읽어보질 못해서, 독립된 소설인 줄 알았어요.

날이 갑자기 추워지니 몸도 마음도 움츠러드는 것 같아요. 오늘은 따뜻한 것들이 당기네요 :)
페넬로페님도 따뜻한 차 한 잔 하시면서 독서하셔요~
 

북토크와 책 세트
북토크


모든 링크를 넣어본다.

사실 책 내용도 잘 모르지만…..

희진샘과 노지양 번역가의 북토크라니 이건 가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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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4-10-06 22: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서울 사시는 분들 좋겠습니다. 부러울 따름. ㅠ.ㅠ

건수하 2024-10-07 09:16   좋아요 1 | URL
사실 평일 저녁은 저도 부담스럽지만... 일단 신청했어요.
다른 지역에 사시는 분들은 더 어려우실 것 같긴 해요 ㅠㅠ
별일 없이 가게 되면 후기 남길게요~

잠자냥 2024-10-07 07: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책 사기는 했어요. 후루룩 훑어봤는데 재미있을 듯

건수하 2024-10-07 09:17   좋아요 1 | URL
저도 책은 이미 샀어요. 읽고 갈 수 있을 것인가... (아니 일단 무사히 갈 수 있을 것인가)

다락방 2024-10-07 15: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 책은 살까해요.

잠자냥 2024-10-07 15:26   좋아요 1 | URL
북토크 장소가 마포인 것 같더라고요? 홍대입구?? 그래서 다락방은 안 오겠군 했습니다... 뭐 그렇다고 제가 간다는 소리는 아님 ㅋㅋㅋㅋㅋㅋ(희진쌤 강의는 비슷한 시기에 가면 강연-북토크-팟캐스트 좀 겹치는 이야기가 많은 듯;;;;)

다락방 2024-10-07 15:50   좋아요 2 | URL
저 두 분의 조합은 제가 별로 안듣고 싶은 조합일 것 같아서요. 잠자냥 님 너무나 잘 아시겠지만, 저는 저분들과 어느 정도까지는 같이 가지만 어딘가에서 확연히 갈라지기에.. 이 책 저자도 그렇고 정희진 쌤도 팟빵에서 조앤 롤링 욕했잖아요. 저는 조앤 롤링 편입니다. 그래서 안가고 싶어요. ㅎㅎ 소아성애자들과 조앤 롤링 같이 다룬 것도 빡쳐요 ㅎㅎ

건수하 2024-10-07 16:01   좋아요 1 | URL
다락방님의 저 한 줄 댓글이 뜻하는 바를 (아래 댓글이 달리기 전에) 제가 대충 이해한 것 같아서 기뻐요.
누스바움 책 읽으면서도 생각했는데... 누스바움의 글이 너무 ideal 하다고 생각하지만
(생각도 정말 그럴까? 꾹꾹 눌러담아서 쓰지 않았을까 생각은 합니다)
저는 역시 자유주의자고 급진까지는 힘든 것 같아요.

제가 이 링크들을 올릴 때는 저 두 분의 조합을 제가 아주 좋아해서라기보단, 저 두 분이 한 일에 제가 빚진 게 많고 응원하는 입장이라서 올렸어요. 두 분이 편하게 댓글 나눠주셔서 좋아요.

건수하 2024-10-07 16:01   좋아요 1 | URL
자냥님/ 맞아요 희진쌤 한 얘기 또 하시는 일이 많더란 ㅎㅎㅎ

전 며칠 전에 몇 년 전에 있었던 <서평의 언어> 북토크를 들었는데 그것도 새롭진 않더라고요. 그래도 이다혜-정희진 조합이라 또 좋았다는.

잠자냥 2024-10-07 16:05   좋아요 1 | URL
아아- 그래서 난데없이 제 100자평 <서평의 언어>에 좋아요가 눌러진 것이로군요?!ㅋㅋㅋ

건수하 2024-10-07 16:13   좋아요 0 | URL
그렇습니다. 좋아요를 체크하시니 제 생각의 흐름을 꽤나 아실듯 ㅎㅎㅎ
 















<안톤 라이저>와 <읽지 못하는 사람들>을 듣기 포기하고 어제 새로 시작한 책.

중간에 밑줄 긋고 싶은데 그럴 수 없어 부들부들 떨며 듣고 있다 (...)

왜 다들 좋다고 했는지 알겠다. 종이 책으로 사야 할런지...


로렌 벌랜트의 이름이 많이 나오지만 <잔인한 낙관>이 무지막지 어렵다고 들었기에 혹하지는 않겠다.



페니스 신화는 여성들은 부족한 존재처럼 느끼게 하는 반면에, 남성들은 스스로 사기꾼이 된 것처럼 느끼게 할 수 있다.

이것이 벌랜트가 ‘잔혹한 낙관주의‘라 명명한 감정적 교착 상태이다. 이룰 수 없는 것에 끝없이 손을 뻗는 것. ... 잔혹한 낙관주의는 가능성이 극히 희박함에도 불구하고 형편이 더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수반한다. 벌랜트는 이 낙관주의가 이런 그릇된 낙관을 고조시키는 신자유주의 사회의 전략과 관계가 있음을 시사한다.

우리는 절대 그 제품이나 서비스로 완전히 만족할 수 없지만, 소비문화가 제시하는 더 나은 미래에 대한 환상 혹은 만족의 가능성이 우리를 노예 상태에 결박하고 부질없는 희망으로 끝없이 회귀하게 한다. 이 회귀의 존재론적 결과는 끊임없이 미래를 지향하는 것, 완전히 현재에 사는 것을 막는 기대의 상태 (잔혹한 낙관주의 상태)에 살게 되는 것이다.

잔혹한 낙관주의처럼 사회의 지배적인 시나리오들은 우리의 노력이 적절한 때 열매를 맺을 것이고, 어느 시나리오가 어떻게 작동되는지만 알면 그 시나리오가 작동하게끔 만들 수 있다는 인상을 줌으로써, 우리가 처한 곤경에 지나친 인내심을 갖게 한다.

먹는 행위는 우리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즐거움 중 하나이며, 바로 이것이 그 행위로 인해 결국 더 많은 나쁜 감정이 일어나는데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과식에 의지하는 이유이다. 나약함의 표시라기보다는 한숨 돌릴 수 있는, 꼭 필요하지만 시간을 내기 어려운 현대인이 선택할 수 있는 꽤 합리적인 노력이다. 벌랜트의 적절한 표현으로는 과식은 책임감 있고 성실한 사람일 필요에서 벗어나, "즐거움과 무감각 사이의 공간"에서 "연안항법(육상을 기준으로 구한 위치선에 따른 안전하고 경제적인 항법)으로 항해하는" "작은 휴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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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4-09-05 13:0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왜 다들 좋다고 했는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게요. 이런 책 알아보는 우리의 안목을 ㅋㅋㅋㅋ 우리는 어쩌면 좋단 말입니까. <잔인한 낙관>은 어렵습니다. from 낙관 포기한 자

잠자냥 2024-09-09 15: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표지가 좀 너무했을뿐....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4-09-10 22: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잔인한 낙관을 함께 ... 하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의 단발+수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끝날 것을 알지만 그게 곧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었던 강렬한 무더위의 시간이 지나갔다. 

이렇게 갑자기 더위가 사그라드는 경험은 지난 몇 년간 해보았지만 겪을 때마다 신기한 느낌이다. 

올해 초에 헬스장을 1년 끊었기에 운동을 좀 해서 다른 여름보다는 상태가 좀 나은 것 같다.

8월에 큰 행사가 있어 바빴는데 그나마 컨디션 조절이 좀 되어서 잘 버틴듯. 


나도 네 번째로 좋아하는 계절이 여름이기에 은퇴 후엔 조금 더 시원한 곳으로 가볼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문제는 정년이 연장되면 은퇴가 ... 너무 멀다 ㅠㅠ 

그렇다고 경제적으로 여유로워서 나는 일찍 그만두겠다 할 입장은 아닌데 

국민연금 못 주겠다고 정년을 늘리다니 젊은이들 일자리는 어쩌라고 이러는 건지 원. 



더운 와중 이런 책들을 완독했다. 













더위의 흔적이 보인다.. 그 외 이것저것 조금씩 건드린 게 있지만 완독한 건 이게 다고,

8월의 여성주의책같이읽기 책은 아직도 읽는 중... 



그리고 산 책은 다음과 같다. 












완독한 건 <버지니아 울프의 이름으로> 하나이고

<읽지 못하는 사람들>은 전자책으로 출퇴근하며 듣고 있는데 졸려서 요즘 멈춰 있는 상태.

<성적인 밤>은 아직 못 읽었는데 9월에는 꼭 읽고 싶다.



9월에는 이런 책들을 읽을 예정이다. 함달달 책 8월에 시작도 못해서 맘이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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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4-09-04 10: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여름을 네 번째로 좋아하시나요. 저는 첫 번째... 그래서 좀 아쉬워요 ㅠㅠ 너무 덥긴했지만 ㅠㅠ 아쉬워. 잘가 여름아 ㅠㅠㅠ

망고 2024-09-04 12:58   좋아요 1 | URL
저도요 저도 첫번째 여름! 밤에 선선해진 공기에 아쉬움 한가득ㅜㅜ

건수하 2024-09-04 13:16   좋아요 0 | URL
앗 두 분 다 여름이 첫 번째군요 저는 겨울이 첫 번째예요.
근데 가을이 오는 건 저도 별로 안 좋아합니다. 왜냐하면 계절성 알러지가 있어서... ^^;;

잠자냥 2024-09-04 11: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밤엔 좀 춥더라고요? 귀신 같은 냥이 녀석들 허구한 날 베란다 나가서 자더니 요며칠 침대 위로 다 기어들어오........지마! ㅋㅋㅋㅋ
<읽지 못하는 사람들>을 듣고 있는 읽지 못하는 건수하, 가을에는 읽는 사람으로 태어나시오.

건수하 2024-09-04 13:17   좋아요 0 | URL
새벽에 추워서 자다가 일어나 창문 닫고 잤어요 ㅎㅎ

<읽지 못하는 사람들> 이랑 <안톤 라이저> 듣기 너무 힘들어서 <버지니아 울프의 이름으로> 들었습니다. ㅎㅎ

희선 2024-09-05 03: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번엔 무더위가 꽤 길었네요 정말 가지 않을 것 같은 느낌도 들었는데, 어느 날부터 밤에 시원해졌어요 그랬다가 다시 밤에도 조금 더운 날이 있기도 하네요 여름보다는 시원하고 풀벌레 소리도 들리니 괜찮습니다


희선

건수하 2024-09-05 09:15   좋아요 0 | URL
희선님도 여름 잘 나셨나요? 지나고 돌아보니 지낼만 했던 것도 같고... 이렇게 며칠 사이로 사람 마음이 참 다르네요 ^^
낮에는 좀 더워도 밤이 시원해서 잠을 잘 자니 한결 쾌적한 것 같아요.

단발머리 2024-09-05 13: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다시 건수하님 방에서 <울프 일기>를 다짐합니다. 아주 예전에 샀고, 새 책이고 ㅋㅋㅋㅋㅋㅋ 아직 읽기 전입니다.

네번째로 좋아하는 계절이 여름이시라니, 건수하님 이번 여름 특히 힘드셨을거 같아요. 저는, 여름을 좋아하는데..... 정확히는 뜨거운 여름이 아니라ㅋㅋㅋㅋ 반팔 입을 수 있는 그 시간을 다 좋아라 합니다. 이제 곧 긴팔 입어야 하네요.

건수하 2024-09-10 21:27   좋아요 0 | URL
여름이 계속되어서 단발머리님 아쉬움을 조금 유예하셔도 되겠어요 :)

독서괭 2024-09-10 11: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수하님 이번달 읽을 책 2권 겹치네요 ㅋㅋ 열심히 읽어보아요.
읽지 못하는 사람들 읽지(듣지) 못하시겠다니 슬픔 ㅋㅋㅋ 듣는 것보단 읽으시는 편이 나을 듯요!

건수하 2024-09-10 21:28   좋아요 1 | URL
무슨 책인지 알겠어요 ㅎㅎ 10일인데 두 권 다 시작도 못했다는 슬픈 뒷이야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