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에는 적게 사고 적게 읽었다.
여성주의책같이읽기 4월책의 마지막 권을 샀고,
한국의 급진 페미니스트들의 입장이 궁금해서 난민과 여성혐오를 샀고,
책모임에서 4-5월 함께 읽을 낸시 폴브레의 돌봄과 연대의 경제학을 샀다.
잠자냥님이 추천하신 메모의 즉흥성과 맥락의 필연성도 사고.
완독 기준으로 글자책 3권, 그래픽 노블 1권, 만화책 4권을 읽었다.
그리고 <영장류, 사이보그 그리고 여자>와 <시스터 아웃사이더>와 <이기적 유전자>를 읽고 있었다.
작년부터 읽던 <갈대 속의 영원>을 다 읽었다. 책이 끝나지 않고 계속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고.. 그러고보니 요즘 나의 길티 플레저인 '책에 관한 책'을 한참 안 읽었구나, 그래서 이렇게 헛헛한가 싶어 더 읽어보기로 했다. 대신 사놓고 안 읽은 책이 이미 넘치게 많으므로 <갈대 속의 영원>에 나오는 책 제목은 메모하지 않았다. 다행히도 긴 시간 천천히 읽어서인지 머릿속에 남은 것도 없다. 그저 이 책을 읽는 동안 즐겁고 행복했다는 기억만 남았다.
<나는 당신들의 아랫사람이 아닙니다>를 읽고 이후 이야기 <아내라는 이상한 존재>를 읽었다. 마음이 복잡해지는 책이었지만 이런 책을 써준 작가에게 고맙다.
<야무진 고양이는 오늘도 우울>을 4권까지 읽었다. 고양이도 귀엽고, 나오는 사람도 귀엽고... 재밌고, 읽는데 힘들지도 않고, 읽고 있으면 시간 잘 가고, 걱정도 없다. 그런데... 고양이가 우렁이 각시가 된 이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고 있는 나의 마음은 대체 무엇일까,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인걸까... 하는 생각에 자괴감이 들어 일단은 그만 읽기로 했다. 내가 한남으로 태어났으면 페미니즘에 눈감았을 것 같아... 귀여운 고양이가 나오는 만화를 보면서도 자괴감을 느끼게 만드는 페미니즘을 거부하는 여성들이 어쩌면 현명한지도 모른다. 어쨌든 나로서는 돌이킬 수 없다.
<바늘땀>은 예전에 사두었다가 책 정리하려고 읽었다. 진작 읽을 것을.. 2009년에 나온 책이니 앨리슨 백델의 <펀 홈> (2007)보다 오히려 더 시기는 뒤이지만 솔직하게 이야기하기보단 은유적으로 혹은 보여주는 식으로 풀었다. 이 책을 산 건 몇 년 전인데.. 어쩌면 그 때는 내가 이 책을 읽을 준비가 되지 않았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때는 부모의 상황보다는 부모가 자녀에게 저지른 폭력에 초점을 맞추었을 것 같다. 물론 지금도 부모가 성 정체성의 이유로 괴로움을 겪었다고 해서 자식에 대한 폭력이 정당화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저 예전보다는 억지로 사회의 기준에 맞춰 살지 않아도 되길 (그렇다면 부모가 되지 않았겠지), 뒤늦게 알았더라도 그저 참고 살지 않고 다른 방법을 찾을 수 있는 분위기가 되기를 바란다. 다락방님이 읽으신 <정욕>이 일본인들에게 충격을 안겨 베스트셀러가 되고 영화화 되었다는 것이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어찌보면 좋은 시그널일 수도 있겠다.
<Story of the World Vol.2>는 재미있게 읽고서도 자꾸 까게 되는 책인데... 나는 원래 불만이 많은 사람이니까. 미국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어디까지 PC해질 수 있는가의 한계를 보여주는 책인 것 같다.
4월에도 많이 못 읽을 것 같은데, 읽기로 한 책이 많아 걱정이다.
5월부터는 읽어야 하는 책을 줄이고 (약속을 줄이고) 그동안 읽다 만 책들을 마무리하는 등 자유롭게 읽어보려 한다.
<시스터 아웃사이더>는 읽다보면 필사하고 싶은 구절이 많아서 필사하며 천천히 읽고 있다. 오드리 로드 너무 멋진 사람. 4월엔 마무리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