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엄마의 오장육부 - 이 고약한 시절을 건너는 엄마 동지들에게
나민애 지음 / 서교책방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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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부터 이 책이 궁금해 도서관을 뒤졌지만 들어오는 족족 예약이 꽉 차서 아직 보지 못했었다. 사서 읽어도 되었겠지만 안 그래도 책을 줄여야 하는데 한 번 읽고나면 더 읽을 것 같지는 않아서 전자책 출간 알림 신청을 해 두었었다. 금요일 전자책이 출간되었다는 알림이 왔다. 왠지 밀리에도 올라오지 않았을까 하고 찾아보니 아니나 다를까 올라와 있었다. 그래서 책값은 굳었다는...


책에 접근할 수 있게 되었으니 이제 읽으라는 뜻인지, 전날 응급으로 입원했던 고양이 퇴원시키려고 병원에 앉아있는데 집사3이 사고를 쳤다는 연락이 와서 얼른 다운로드해서 시작하게 됐다. 그리고 다음날 다 읽었다. 


사춘기 자녀를 둔 많은 부모가 공감할 수 있을 만한 내용들이 있었고 휘리릭 읽기 좋다. 시인의 딸이라, 시를 공부한 사람이라 그런지 좀더 감정 표현이 애절했다. 성향의 문제인지, 아니면 내가 아직 사춘기를 제대로 겪어보지 않아서 공감이 덜 되는지 잘 모르겠다. 어쨌든 기다리기 답답하다고 책을 사지 않은 건 잘한 일이었던 것 같다. 


아직은 하산이 먼 것 같지만, 이 책이 떠오르는 날이 많지 않기를 기원해본다. 


별 세 개는 짠 것 같고 네 개는 좀 후한 것 같고... 세 개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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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 2026-08-31 1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디 건수하님 오장육부가 앞으로도 내내 튼튼하시길... 엄마를 닮았으면 사춘기 무난하게 지나가지 않을까요?

유수 2026-08-31 1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몫의 등산이 시작된 건지 요새 긴가민가하고 있습니다. 얼마전에 어디서였는지 타임라인에서 스치듯 이 책 제목을 봤는데 자주 아른거려요 ㅎㅎ

수이 2026-08-31 17: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망고님 말씀을 들으니 엄마를 닮는 경우가 많나 보네요. 엄마는 사춘기 없었지만 저는 사춘기 혹독했던지라 엄마 마음 고생 엄청 시켰는데 그때 엄마가 제게 하신 말씀이 나중에 너도 딸 낳아서 똑같이 당하게 되면 이 에미 마음을 알게 될 거다, 라고 하셨죠. 그때 제가 당돌하게 내 딸은 나 닮지 않아서 겁나 착할 거임, 나 마음 고생 하나도 안 시킬 거! 라고 대들었죠. 제목 잘 지었네요. 저도 도서관 가봐야겠습니다, 살짝 궁금!

페넬로페 2026-08-31 1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제목에서부터 내용을 다 말해주는 것 같습니다.
자녀의 사춘기는 누구나 한 번은 겪고 지나가는데 강약의 차이만 있는 것 같아요.
언젠가는 분명 하산 할 날이 있고
세월은 흘러 간답니다^^
 
괴수 보존 협회 - 2023 로커스상 수상작
존 스칼지 지음, 정세윤 옮김 / 구픽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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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의 전쟁> 의 작가 존 스칼지가 코로나가 창궐하던 시기 쓴 소설. 백신, 격리, 배달 앱 사업의 확장 등 그 시기의 정황이 배경이다. 그 당시 통치자에 대해 비꼬는 내용도 꽤 나오고 계엄령 내릴 수 있으면 좋아할걸? 이라며 까는데 그 통치자가 다시 통치하게 되었을 때 작가의 기분은 어땠을런지.. 


코로나 시대의 기업 위기 (라기보다는 사실 사장이 개자식이라) 와 맞물려 실직하게 된, 평범한 일반인이 히어로가 되는 이야기다. 한 편의 할리우드 영화 같은데, 앞부분의 빌드업은 탄탄했고 유쾌하고 재밌었지만 뒷부분에서 갑작스레 마무리되어 용두사미가 되어버린 것은 좀 아쉽다. 주인공과 개자식 빼고 거의 모두 너드 과학자 (무기 교육자, 헬기 조종사까지도 모두 박사학위가 있다) 인데, 과학자들 집단의 양태나 현장 탐사 상황을 잘 묘사한 것 같고, 물리학자에게 갈굼당하는 불쌍한 지질학자에게 약간 감정이입이 되었다. 누구나 깔 수 있는 물리학자와 누구에게도 까이는 지질학자는 SF의 클리셰인듯. 


재미있게 읽었다. SF 매니아가 주변에 둘 있어 덩달아 책을 사다보니 <노인의 전쟁>은 옛날에 사두고 안 읽었는데 찾아뒀다가 우울할 때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 책 표지에 괴수 보존) (협회 로 쓰여있는데 뭘 의도한 디자인인지 전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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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6-08-27 11: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가운데 괴수를 글자들이 둘러싸서 보존하고 있는 겁니다. ㅋㅋㅋㅋㅋㅋㅋ ( )로 또 보호... 과보호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6-08-27 11:18   좋아요 0 | URL
둘러싸려면 협회가 180도 회전해야 될 것 같은데.... 어쨌든 글자는 그렇다 치더라도 ( ) 는 ... 방향이 이상하지 않나요? ㅋㅋㅋ

잠자냥 2026-08-27 11:20   좋아요 1 | URL
괴수가 뚫고 나가려고 시도해서 방향이 뒤틀린 겁니다.

건수하 2026-08-27 13:31   좋아요 0 | URL
오~ 그럴 듯 한데요? 확실히 책에 대한 이해력이 엄청 좋으시네요 .. 근데 센스없는 사람이 괄호만 보면 (협회 보존)이 되어버려서...;; 아 그것도 방향이 뒤틀린 거라는 뜻인가요?

책읽는나무 2026-08-27 15: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진짜 책표지 제목 잘못 인쇄된 것 같은데 잠자냥 님의 해석을 읽으니 묘하게 설득되네요?ㅋㅋㅋ

건수하 2026-08-27 15:26   좋아요 1 | URL
독자 수준을 과대평가한 표지 디자인인 것 같습니다.... ㅎ

독서괭 2026-08-28 08:40   좋아요 1 | URL
진짜 묘하게 설득력이.. ㅋㅋ
 
드립백 브라질 다테하 버본 컬렉션 - 12g, 1개입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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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보스와 커피라니 안 어울릴 것 같아서 1개만 사 보았다. 아침에 내려서 후루룩 마셨는데 걸리는 맛이 없고 금방 맛있게 다 마셨다. 그러고보니 루이보스도 좋아해서... 내겐 잘 맞는 것 같다. 다음엔 5개 사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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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6-08-14 14: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루룩

건수하 2026-08-14 14:04   좋아요 0 | URL
아이스라... 뜨겁게 마시면 호로록

독서괭 2026-08-15 0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 그게 어울리는군요?!

건수하 2026-08-15 00:54   좋아요 1 | URL
사실 루이보스 맛을 못 느끼고 그냥 맛있네 하고 마셨어요… 기억이 안나요 ㅎㅎㅎ

독서괭 2026-08-15 02:07   좋아요 1 | URL
ㅋㅋㅋ 쬐끔 들어가있나 봅니다 ㅋㅋ
 
어린이 탐구 생활
이다 지음 / 창비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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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몇 권의 책을 냈고 인터넷에도 웹툰을 연재했었던 이다(2da)의 만화책. 


약 한 달 전에 쓰레드에서 이 책 때문에 난리가 났다는 얘기를 듣고 도서관에 예약 신청을 했었다. 앞 예약자 4명을 거쳐 얼마 전 내 차례가 와서 읽어보았다. 한 달이 지났으니 더이상 화제 거리는 아니지만, 대체 뭐가 문제였나 싶어서 굳이 잘 안 들어가는 쓰레드에 들어가서 찾아보았다.


문제제기를 한 사람이 올린 사진은 이거였다. 





9살인데, 가슴에 그리고 오줌 누는 곳에 뽀뽀를 하는 '꿈을 꿨다' 는게 누군가를 충격받게 한 것 같다. 9살인데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것 그리고 이걸 보는 아이들도 모르던 것을 알게 되어 '나도 해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까봐 걱정을 했던 것 같다. 


이 책이 KBBY (Korean Board on Books for Young People - 국제아동청소년 도서협의회 IBBY의 한국 지부 인듯) 주목도서라고 되어 있어 찾아보니 올해 4월에 아동-청소년 책 중 선정이 되어있었다. 올해 1월에 나온 책인데 4월에 선정이 되면서 아무래도 많은 도서관에서 이 책을 구입하는 계기가 되었을 것 같다. 책의 내용이나 어조로 미루어보면 작가가 대상독자로 어린이를 상정한 건 아닌 것 같고, 대체로 어른들에게 하고 싶은 말 그리고 본인의 어릴 적에 대해 하고싶었던 말이 담겨있다. 그런데 만화책이고 그림체도 귀엽고(?), 또 문제의 사진이 들어있는 장 빼고는 대체로 누가 봐도 어린이들이 읽어도 괜찮을 내용으로 구성이 되어있다보니 어린이 책으로 분류하기도 하는 것 같다. 알라딘의 주제 분류는 이렇다.





쓰레드에서 문제삼은 사람의 말은 일단 어린이 책에 이런 내용이?! 였고 딱히 어린이 대상 책이 아니라는 의견이 나오자 그 다음에 문제삼은 것은 이 책이 어린이도서관, 어린이 열람실에 비치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도서관 측에서 분류를 잘못 해서 책을 배치했다는..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본 결과, 사람들의 마음에 걸릴만한 내용이 있다면 딱 저 페이지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마저도 뒤에 이어지는 내용을 보면 매우 건전한 문제제기라서 도대체 뭐가 문제인가 싶다. 








쓰레드의 어떤 댓글은 '초등학생이 보기는 좀 그렇다' 였는데, 처음 글 작성한 사람은 '고등학생 때나 봤으면 좋겠다' 라고 써 두었더라. 자기 아이가 중학생이어도 이런 건 몰랐으면 한다는 거다. 쓰레드에 워낙 어그로 끄는 사람 (심지어 본인 얼굴이랑 신분도 공개하면서도) 이 많아서 - 그들의 목적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홍보를 하겠다인지 아니면 난 내 생각을 자신있게 말한다인지는 모르겠지만 - 그 사람이 정말 학부모인지 아닌지, 아이가 있는 성인인지 아닌지는 판단할 수 없지만, 


요즘 초등학교 5-6학년은 저렇게 순진하게 '내가 왜 이런 꿈을 꾸었지?' 하기는 커녕 얘기하는 애들도 많고 경험하는 애들도 있는데, 인터넷과 미디어에 노출되는 건 괜찮고 이런 책을 도서관에서 읽을까봐 걱정한다니.. 아이들이 저 정도도 안 읽었으면 한다면 인터넷/미디어 노출은 물론 학교도 안 보내고 홈스쿨링을 해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굳이 딱 저 이미지 하나만 올리면서 얘기한 건 정말 어그로 끄는 거였다고 생각한다. 정말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한다면 안담의 <소녀는 따로 자란다>를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당신이 생각하는 초등학생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보라고.


어쨌든 그런 덕분에 이 책을 읽게 되었으니 나로서는 나쁘지 않았다. 


리뷰라고 쓰면서 투덜거리기만 해서, 100자 이내 평을 덧붙이자면 


김소영의 <어린이라는 세계>의 좀더 친근하고 솔직한 버전이라고 하겠다. 어린이가 읽어도 어른이 읽어도 좋을 책이다. 그렇다고 마냥 내용이 가볍지는 않아서 아마 9-10살 이하 어린이는 앞쪽 조금 보다가 덮을 것이다. 



집사3이 재밌겠다고 하길래 보라고 하고 저 장에 대해 같이 얘기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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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6-08-06 14: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저 논리라면 박아박아도 문제 삼아야 할 거 같은데…. ㅋㅋㅋㅋ 미디어가 (폰이) 더 충격적이지 않나요? 저는 이번에 아동 성매매한 청주시 시의원 사건 보고 어른이 어른답지 못한 세계에서는 아이들에게 폰이 참 독약일 수도 있겠구나 싶더라고요…. 에휴

건수하 2026-08-06 14:10   좋아요 0 | URL
남자애들이 그러는 건 충격적이지 않았나봐요. 그런건 인터넷에 널려있기도 하고..
요즘 12세나 15세 영화 수위도 높잖아요. 왜 그런 건 문제 안삼고...?

카카오톡 오픈채팅이 온갖 범죄의 온상이라고 하더라고요. 담배는 물론 마약도 살 수 있고 성매매도 하고. 다 아는데도 그걸 막을 수도 없고 막을 생각도 없는 것 같아요.

그 시의원이란 작자는 성착취물도 만들었다더군요... 그래놓고 공직자 선거를 나갈 생각을 하다니. 이건 자신감이 넘친다고 해야하나요...?

망고 2026-08-06 16: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잉? 제가 초딩때였을때도 저정도의 언급은 어린이 도서에서 접했던건데...저학년은 아니었고 고학년쯤에 어린이 성교육책 같은게 추천도서 목록에 있었고 저도 읽었던 기억이 나는데요🤔 이 정도가 난리날 정도인가...

건수하 2026-08-06 17:58   좋아요 0 | URL
그러고보니 안담 작가 소설도 작가가 성인이니 한참 전 얘기인데… 현실을 잘 모르는 보수적인 사람이었던 것 같아요.

차별금지법이 동성애 조장한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잖아요… 에휴

책읽는나무 2026-08-11 16: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처음 접하는 책이긴 합니다만.
문제 제기의 그림과 글 편만 본다면 충분히 그럴 수도 있겠다 싶지만 그 뒷편의 페이지를 읽어보니 작가의 의도는 그게 아님을 알겠는데…끝까지 다 읽어보지 않아서일까요?

존중과 평등이 당연한 세상이었다면 나에게 성은 아직도 아름다운 것이 아니었을까? 란 문구가 어른의 입장에선 좀 뜨끔하게 만듭니다.
아이들과 대화를 나눠볼 수 있는 좋은 성교육책 같은데요.
따님과도 좋은 대화시간 되셨는가요?^^

건수하 2026-08-12 16:48   좋아요 1 | URL
문제를 제기한 사람이 한 페이지만 보고 화들짝 놀라서 올렸던건지...
뒤 페이지를 보고도 앞 페이지만 공유한 건지
뒤 페이지를 봐도 앞 페이지는 문제가 되는건지는 저희로서는 알 수가 없는거죠 뭐 ^^

아이가 (노느라) 바빠서 책을 안 보고, 반납일이 되어 반납을 했더니 대화는 나누지 못했습니다;;
대화를 나누고 나면 꼭 알려드리겠습니다 나무님 :)

다락방 2026-08-14 17: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음.. 저는 문제제기 할 것 같은데요. 어그로 아니라고 생각하고요. 그런데 여기 댓글들도 모두 그럴 수 있다고 하셔서 좀 충격적입니다. 저는 굳이 오줌 누는 곳에 뽀뽀를 아이들 책에 써야 했을까, 라는 생각을 합니다. 저는 그 부분이 어떤 사람들의 트라우마를 건드릴 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문제제기한 사람처럼 아동 서적으로 분류되지 않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저는 저 장면 이 페이퍼에서 보자마자 불쾌했어요.

건수하 2026-08-14 18:16   좋아요 0 | URL
음 사실 제가 분류한다면 저는 어린이 도서로 분류할 것 같지는 않아요. 책을 읽어보면 자신의 어릴적 이야기를 하면서 요즘은 그때 했던 생각들을 잊고 있다, 어른들이 자신의 어린이 시절을 잊고 있다고 하는 말이 많거든요.

그리고 지금은 검색이 안 되는데, 스레드라는 곳이 좀 어그로 끄는 글이 많아요. 혐오를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하는 글도 많고.. 어린이 도서로 왜 분류하냐고 말은 하고 있었지만 저 페이지 하나만 찍어서 올리고 (저도 저 페이지 보고 놀랐었어요) 어떻게 이런 책을 도서관에? 우리 애 이거 보고 스포일될까 걱정된다 이런 식의 말투여서 제가 이 책을 찾아서 읽어본 거예요.

그런데 뒤 페이지까지 보면 저 페이지 내용이 누가 가슴에 그리고 쉬하는 곳에 뽀뽀를 하는 걸 봤다는 얘기가 아니잖아요. 내가 성에 대해 1도 모를 때 그런 꿈을 꾸었고 그래서 놀랐다는 건데... 이건 꼭 경험하거나 학습해서가 아닌 성에 대한 호기심과 상상력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저걸 봤을 때 누군가의 트라우마를 건드릴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 못했네요. 저도 어릴 때 저도 모르게 어떤 성적인 상상을 친구들이랑 얘기한 적이 있고 그러기도 하나? 했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좀 흑역사지만 그게 그렇게 논란이 될 거리는 아니라 생각해요. 그리고 뒤에 이어지는 문제제기는 좋았고요. 그래서 뒤 페이지까지 다 읽었다면 앞장만 올리면서 그렇게 글을 쓴 건 어그로 끄는 일이었다고 생각했어요.

저걸 보고 나도 가슴에, 오줌누는 곳에 뽀뽀해봐야겠다 라고 생각하는 어린이가 있을 지도 모르는데.. 저 책의 뉘앙스는 그걸 권장하는 느낌은 아니었고, 또 요즘 미디어나 인터넷에 만연한 컨텐츠를 보면 그건 꼭 책이 아니어도 알 수 있는 경로가 많다고 생각했네요. 물론 도서관의 어린이 책들은 좀더 건전했으면 하지만요.

트라우마 문제는, 건드린다면 어린이보다는 대개는 어른의 트라우마를 건드릴 가능성이 높을 것 같은데요. 어른은 이미 사람들이 저런 행위를 한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요. 물론 그걸 알고 있는 어린이도 있을 수 있지만... 그리고 누군가의 트라우마를 건드릴 수 있으면 어떤 내용을 책에 넣지 않아야 하는지,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다락방 2026-08-14 19:16   좋아요 1 | URL
트라우마는 개인적인 것이고 문학이 그걸 건드리지 말아야 한다는 건 당연히 아니고요, 저는 저 장면에서 아동 대상 성폭력이 떠올랐어요. 아동일 때 성폭행 당한 피해자들이 저런 식으로 당해서 한창 트위터에 경험 올라왔었거든요. 그때 성인 여성이 아이였을 때 성인 남자가 한 성폭행에 “왜 더럽게 오줌 누는데 뽀뽀해?” 라고 했었다 했어요. 책의 내용은 주인공의 꿈이지만, 저 장면의 워딩이 딱 그 워딩이어서 저걸 보는 순간 이게 뭐야! 하고 문제제기 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어른의 시점에서 읽고 문제제기 할 수 있다고 한거고, 정작 아이는 어떻게 읽을지는 모르겠어요. 노파심에 재차 말씀드리자면, 누군가의 트라우마를 염려하여 작품을 만들때 검열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당연하죠. 그러나 어떤 독자들은 문제제기가 가능할 수 있는 장면이라고 생각합니다. 쓰레드를 몰라서 저 글을 올린 의도가 수하님 말씀처럼 어그로용인지는 제가 알 수 없으나, 만약 제가 이 책을 읽었다면 저 장면에 대해 저도 얘기했을 것 같다는 거에요. 그러나 수하님의 페이퍼와 또 다른 분들의 댓글을 읽고 이건 지극히 저의 사적인 경험치 때문이라는 생각은 합니다.

건수하 2026-08-14 23:54   좋아요 0 | URL
아동 성폭력은 생각 못했네요.. 문제제기가 자식이 성에 대해 각성하는 것을 걱정하는 어머니의 입장이었기 때문에요. 트라우마라는 건 개인적이고 각자 경험이 다르기에 일부러 넣지 않더라도 예상하지 못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도 첫 페이지는 굳이 저런걸 왜? 햇지만 다음 페이지를 보니 불편하지 않았고 작가가 얘기한 성별에 따른 이중잣대 얘기가 좋아서, 쓰레드에 글 쓴 사람이 일부러 첫페이지만 올렸다고 생각했던 거죠. 본인이 꽂힌 페이지는 저것이라 하더라도 저렇게 다섯 페이지가 한 에피소드인데 일부만 올리면서 매도한다는 느낌을 받은거죠. 뒷부분까지 다 올리고도 불편하다고 했다면 어그로라고까지 생각하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수평선 너머
벤자민 마이어스 지음, 최리외 옮김 / 다산책방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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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하자면 읽기 전부터도, 다 읽고 난 지금도 왜 이 책이 그렇게 화제의 책인지 (정말 화제의 책인지 아닌지도) 잘 모르겠다. 다정하고 사랑이 가득한 이야기는 많고 많지 않나. 지금 지구촌 여기저기서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지만 지구 전체가 평화로운 때가 얼마나 있었던가?


어쨌든, 밝고 다정하고 희망찬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많다. 그런 이야기를 지난 몇십 년간 이미 많이 읽었다고 생각하므로 굳이 읽으려 하는 편은 아니다. 이 책은 다른 이유로 기억하게 될 것 같다.


나는 시가 마냥 어려운 사람이다. 시랑 친해져보겠다고 <시를 잊은 그대에게>라는 책도 읽어보았고, 사람들이 좋다고 추천하는 시인의 시를 읽어보려고 시도해 본 적도 있지만 여전히 어렵고 가까이하기 힘들다. 작년 언젠가 한 시인의 산문집을 읽고, 올해 여름 그의 시집을 읽으면서 시라는 것에 조금 마음을 열게 됐다. 그 시인이 시를 평이한 언어로 좀 풀어서 쓰는 편이고, 내가 그 시인이 어떤 걸 말하고 싶어하고 어떤 방식으로 쓴다는 걸 이미 좀 알고 있어서인지 이번엔 그리 어렵게 느껴지지 않았다. 


<수평선 너머>의 로버트와 덜시가 로미의 시를 한 편 한 편 읽을 때마다 좀더 로미를 이해하게 되었다는 것처럼, 나도 시를 한 편씩 읽을 때마다 조금 더 이해가 되는 것 같았다. 그저 시 몇 개를 같이 묶어서 내는게 아니라 여러 시들을 관통하는 정서나 키워드가 있기에 시 한 편을 그냥 읽는 것과 시집을 읽는 것은 무척 다르다는 것도 느꼈다. 그리고 이제는 그런 생각도 들었다. 혹시 조금 이해하고 많이 오해한다 한들 무슨 문제가 되겠는가. 내가 그 시인을 직접 만나 시에 대해 대화를 나눌 것도 아닌데.  


이렇게 시에 마음을 조금 열게 된 시기에 읽은 책이라서, 공감되는 부분들이 있었다. 영국의 아름다운 자연 (정말 그렇게 아름다운지는 잘 모르겠으나, 묘사는 아름다웠다) 묘사와, 다정한 이야기들도 충분히 읽을 만 하지만 가장 좋았던 건 시와 관련된 부분들이었다. 이래놓고 또 금방, 아냐 시는 어려워- 하면서 멀리할지도 모르지만 일단 지금 당장은 그렇다. 




"학교에서 배운 부분은 지루했어요. 전혀 이해가 안 되더라고요. 외국어 같았어요."


"그랬다면 학교에서 잘못 읽힌 거야. 잘못된 작품을 고른 거지. 정말이지 비극이 아닐 수 없구나. 우리에게 필요한 건 우리가 공감할 수 있는 시인데."


"그런 건 없는 것 같아요."


"아이고, 얘야. 당연히 있어. 당연히 있다고. 네가 지금까지 느낀 모든 감정은 너보다 앞선 다른 누군가가 느꼈던 거란다. 넌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지 몰라도 그게 진실이야. 그게 바로 시란다. 바로 그 사실을 알려주는 게 시의 존재 이유지. 시는 우리가 이 세상에서 완전히 혼자는 아니라는 점을 일러주는 인류의 표현 방식이야. 캄캄한 밤을 홀로 항해하는 뱃고동에서 애절하게 울려 퍼지는 소리처럼, 시는 시대를 초월해 공명하는 위로의 목소리를 들려주지. 고대 그리스로부터 내일 오후까지 수 세기를 이어주는 사다리가 바로 시란다. 네 문제는 진정한 시인을 아직 만나지 못했다는 거야. ...."


138-139쪽




+ 왜 원제는 The Offing (앞바다 - 소설에 나오는 시집의 제목)인데, 번역된 제목은 수평선 너머인가. 

제목에 어떤 의미를 담거나 암시하고자 하는 듯한 한국 번역서 제목은 나랑 취향이 영 안 맞는다. 

네가 지금까지 느낀 모든 감정은 너보다 앞선 다른 누군가가 느꼈던 거란다. 넌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지 몰라도 그게 진실이야. 그게 바로 시란다. 바로 그 사실을 알려주는 게 시의 존재 이유지. 시는 우리가 이 세상에서 완전히 혼자는 아니라는 점을 일러주는 인류의 표현 방식이야. - P138

자, 또 뭐가 있을까. 음, 휘트먼. 미국인의 시각을 갖기엔 <풀잎>이 제격이지. 로런스를 비롯해 많은 이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쳤어. 여기 셸리도 있군. 존 클레어도 있고. 로빈슨 제퍼스...... 또 한 명의 패혈증 환자지. ... 흥미로운 인간이야, 제퍼스는. 바다 건너편에선 추앙받는데 여기선 거의 알려지지도 않았어. 오든도, 키츠도 마찬가지야. 저번 전쟁 때 젊은 작가였던 인물들도 좀 찾아보면 좋을 텐데, 지금으로선 제일 하고 싶지 않은 일일 것 같구나. 나도 남성이 쓴 책만 보여줄 순 없고. 안 그래? 그러니까 에밀리 디킨슨을 들여다봐야 해. 북부 지역 사암 같은 느낌을 주는 크리스티나 로세티도. 에밀리 브론테도 있군. 히스클리프 이야기는 가볍게 들춰 보기 좋지. 심하게 능력 좋은 편집자가 도와줘야 하긴 하지만. - P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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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6-07-28 16: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시를 잊은 그대 시건망증 건수하 ㅋㅋㅋㅋㅋㅋ

건수하 감성은 수평선 너머보다 앞바다! ㅋㅋㅋㅋㅋㅋㅋ

4별 주셨기에 좋았나 보다 했습니다... 그런 이유가 있었군요.

건수하 2026-07-28 17:15   좋아요 0 | URL
그럼요! 책 제목으로 스포일러 하면 안된다는! ㅋㅋ

그래도 5별은 못 주겠더라고요.. 이거 쓰고 이제 알라딘에 팔 지도 몰라요 ㅋㅋ

잠자냥 2026-07-28 17:19   좋아요 1 | URL
사람 참…. 시건망지네 ㅋㅋㅋ

(전 바로 팔았다능 ㅋㅋㅋ)

건수하 2026-07-28 17:34   좋아요 1 | URL
ㅋㅋㅋ 그거 꼭 써보고 싶었어요? ㅋㅋㅋㅋㅋ

잠자냥 2026-07-28 17:43   좋아요 1 | URL
🙆🏻‍♀️😹😹😹

독서괭 2026-07-28 23:31   좋아요 1 | URL
시건망 ㅋㅋㅋㅋㅋ

독서괭 2026-07-28 23: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시 이야기가 저도 궁금해지네요. 그냥 다정한 이야기는 딱히 땡기진 않지만요!
저도 시가 어려워요. 한때 갬성 풍부할 때는 외우는 시도 좀 있었건만 ㅋㅋ

건수하 2026-07-29 23:18   좋아요 1 | URL
한때 풍부하실 때가 있었으니 마음에 여유가 생기면 다시 살아나지 않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