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권 - 명문 사립 고등학교의 새로운 엘리트 만들기
셰이머스 라만 칸 지음, 강예은 옮김 / 후마니타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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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관리 계급에 대한 비판>에서 자녀교육 부분이 적어 읽어보게 된 책. 한국과는 온도차이가 좀 있는데 ‘내가 열심히 노력해서 번 돈인데 왜 세금 많이 내라고 하냐‘ 는 사람들이 어떻게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지 (머리로는) 조금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한국의 능력주의에 대해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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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도는 땅
김숨 지음 / 은행나무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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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모임을 오랫동안 하고 있는데, 올해는 이호철통일로문학상 수상 작가의 작품을 읽고 있다.


이호철통일로문학상은 은평구에서 50여 년 동안 작품 활동을 한 통일문학의 대표 문인인 故 이호철 작가의 문학 활동과 통일 염원 정신을 기리기 위해, 故 이호철 작가 서거 1주기를 맞아 2017년 은평구에서 제정한 문학상이다. 시상 분야로는 본상인 '이호철통일로문학상'과 국내상인 '이호철통일로문학상 특별상'이 있으며, 매년 시상한다. 본상 수상자는 언어와 국적에 관계없이 현재 활동 중인 생존작가를 대상으로 하며, 전 지구적 차원에서 일어나고 있는 분쟁, 젠더, 난민, 인종, 차별, 폭력, 전쟁 등으로 발생하는 문제를 문학적 실천을 통해 극복하고자 노력하는 작가 중 선정하여 시상한다. (출처: 위키피디아)

(은평구 멋짐 뿜뿜)


궁금한 분이 계실까봐... 본상과 특별상 수상작가 명단은 다음과 같다. 

<본상 수상작가>


1회 (2017)- 김석범 (일본 - 재일교포)

2회 (2018)- 사하르 칼리파 (팔레스타인)

3회 (2019)- 누르딘 파라 (소말리아)

4회 (2020)- 아룬다티 로이 (인도) 

5회 (2021)- 예니 에르펜베크 (독일)

6회 (2022)- 옌롄커 (중국)

7회 (2023)메도루마 슌 (일본) 

8회 (2024)- 애나 번스 (아일랜드) 

9회 (2025)- 현기영 (대한민국)


<특별상 수상작가, 작품>


1회 (2017)- 김숨 <한 명>

2회 (2018)- 송경동 <나는 한국인이 아니다> 

3회 (2019)- 김종광 <놀러 가자고요> 

4회 (2020)- 김혜진 <9번의 일>  

5회 (2021)- 심윤경 <영원한 유산>

6회 (2022)- 장마리 <시베리아의 이방인들>

7회 (2023)진은영 <나는 오래된 거리처럼 너를 사랑하고>  

8회 (2024)- 김멜라 <없는 층의 하이쎈스>   

9회 (2025)- 김기창


이호철 작가님에 대해서 몰랐지만 이 상 덕분에 알게 되었고.. 이번에 읽은 책은 1회 특별상을 수상한 김숨 작가님의 <떠도는 땅> 이다. 연해주에 살던 고려인 17만명이 화물열차를 타고 카자흐스탄으로 강제 이주하게 된 사건을 다루고 있고, 문학잡지 악스트에 연재되었던 것을 책으로 펴낸 것이라고 한다. 


이야기의 시작은 화물열차를 타는 것, 그리고 끝은 화물열차에서 내려 새 삶을 살기 시작하는 것이라 배경은 주로 열차 안이다. 불과 며칠 전 떠난다는 통보를 받고 일주일 정도 생활할 식량과 짐을 챙기라는 것 외에 사람들은 아는게 없다. 어디로 가는지, 왜 가는지... 사방에는 널빤지가 대어져 있고 바닥에는 건초가 깔려있는 화물열차는 사람이 아닌 동물을 운반하는 열차였고, 창문도 막아버려 빛이 들어오지 않아 낮인지 밤인지도 알 수 없다. 심지어 열차 벽면에 널빤지를 가로질러 놓아 2층처럼 만든 곳에까지 사람을 태웠다. 그 안에서 사람들은 40일 넘게 먹고, 자고, 배설하고, 그리고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고향이 어딘지, 어디에서 왔는지, 어떻게 살아왔는지..


작가가 공들여 만든 여러 인물이 있지만, 그 인물들의 목소리에 다른 목소리들이 섞여들어가 있는데 그 목소리는 누구의 것인지 나와있지 않다. 그렇지만 전혀 어색하지가 않다. 왜냐하면 그 상황에 있는 누구라도 할 법한 말이기 때문이다. 


화물열차에 실려가는 상황이 노예선이나 강제수용소를 연상시키고, 기차 안에서 사람이 죽기도 하고, 인민재판이 일어나기도 한다. 내가 죽으면 날 버리고 가라고 하는 노인의 말도 서글펐지만 가장 서글픈 것은 이 강제로 다른 곳으로 가고 있는 사람들이 원래 조선에서도 배가 고파서 강을 건너 연해주로 이주를 했고, 연해주 안에서도 땅을 겨우 일구고 나니 다른 곳으로 옮겨야 했었다는 사실이었다. 몇 대에 걸쳐 그렇게 옮기고 옮겨 겨우 터전을 잡았는데, 스탈린은 국경 근처에서 조선인들이 일본의 스파이가 될 수 있다는 이유를 대면서 강제 이주를 지시했다고 한다. 

그런 이유도 있었겠지만 사실 스탈린은 민족을 넘어서는 단일한 사회주의 체제를 만들겠다며 고려인 외에도 많은 소수 민족들을 이동시켰다. 비옥한 우크라이나 땅에서 수백만명이 굶어죽게도 만들었으니 고려인만 희생된 것은 아니고 그 시절 많은 사람들이 억울하게 고초를 겪었지만, 조선에서 간 사람들이라 그런지 좀더 감정이입을 하게 됐다. 디아스포라라는 말은 많이 들었으나 직접 자세히 접하기는 거의 처음이었던 것 같다.. 열차를 타고 40여일간 이동하는 과정, 그 과정에서 사람들이 나누는 말을 보면서 '디아스포라' 라는 말이 무엇인지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그렇지만 이 인물들이 중앙아시아에서 어떻게 살아가는지가 궁금했는데, 기차에서 내리고 이제 막 희망을 갖고 살아가려고 하는 부분에서 끝나서 조금 아쉬웠다. 워낙 척박한 땅이다보니 엄청나게 고생을 했다-라는 이야기가 나왔을 것 같긴 하다. 사실 이주 과정보다 거기서 정착하는 부분에 더 관심이 있었다. 워낙 멀리 왔으니 말도 잘 안 통하고 사는 것도 많이 달랐을텐데.. 각자의 사연이 있는 인물들도 아까웠는데. 작가는 이들의 이전 삶, 이동 과정에 집중하고자 한 것 같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인물은 주인공격인 금실의 시어머니 소덕이었다. 보따리 장사를 하는 아들은 오지 못했고 만삭의 며느리와 함께 기차를 타게 된 소덕은 무명 천을 잘라 작은 주머니를 만들어 각종 씨앗을 담고 그것을 입고 있는 옷에 꿰매두었다. '내가 죽으면 시체는 아무데나 버리더라도 옷은 꼭 벗겨서 가지고 가라' 고 금실에게 말했던 소덕은, 기차가 잠시 멈추었을 때 용변을 보려고 기차 밑으로 들어갔다가 다시 타지 못했다. 남자들은 아무데서나 용변을 보는데, 여자들은 그럴 수 없어서 벌어진 상황...  지금의 나도 올해 그린란드에서 그랬는데, 조선시대에는 상상도 못할 일이었겠지. 그런데 소덕이 중앙아시아에 금실과 함께 도착했다면 그 씨앗들을 심어서 수확할 수 있었을까? 연해주에서 키우던 작물들을 카자흐스탄, 키르기즈스탄에서도 키울 수 있었을까...?


새로 도착한 곳에서는 아기가 태어나고, 또 다른 아기가 잉태된다. 노인들은 오지 못하거나 도착해서 명을 다한다. 진부하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희망이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마지막에 소덕과 인설의 인연이 이어지는 상황도 진부했지만, 삶이란 게 원래 되풀이되고 진부한 것이니까. 진부한 것이 오히려 평범한 것이니까.


그러고보니 왜 작가는 제목을 <떠도는 땅>이라고 지었을까. 떠도는 것은 땅이 아니라 사람인데..


"어르신, 고향 떠나온 뒤로 내내 떠돌며 살지 않으셨어요?"

"그야 그랬지... 땅이 떠도는 것인지, 내가 떠도는 것인지 분간이 안 갈 정도로 떠돌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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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5-09-10 16: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은평구 멋집니다. ^^
제가 알기로 중앙아시아애 도착한 이후 더 많은 사람이 죽었다고 알고 있어요. 그야말로 허허벌판에 내려진거라... 현지인들의 도움을 받을 수 없었던 사람들은 많이들 죽었다고해요.

이 책 읽으면서 오늘 날의 난민에 대해서도 샹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건수하 2025-09-11 14:08   좋아요 0 | URL
그럴 거라고 생각했지만, 정말 그랬군요 ㅠㅠ
현지인의 ‘너희는 대체 무슨 죄를 지었기에 여기로 오게 된거냐‘는 말이 떠오르네요.

우크라이나, 가자 지구.. 그리고 아프리카 어딘가에서도 계속 난민이 발생하겠죠... 마음이 무겁습니다.


단발머리 2025-09-10 17: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바람돌이님 리뷰 보고 이 책을 알게 되었거든요. 저는 알고 싶은 마음과 또 모르고 싶은 마음이 동시에 있어서 아직까지도 읽지 못하고 있어요. 중앙아시아까지 본의가 아니게 끌려가는 과정은 유대인들 이야기와도 흑인들의 이야기와도 겹쳐서 그려지네요. 외부의 강제적 힘이 내 삶을 억압할 때, 많은 경우에 무력할 수 밖에 없고요. 건수하님 말씀처럼 우리네 민족, 우리 조상들의 이야기라 더 가까이 느껴질 거 같아요.

저도 독서모임이 여럿 있었습니다만, 현재는 1개의 독서모임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ㅎㅎ 오랜 독서모임이라 하시니 많이 부럽네요^^

건수하 2025-09-11 14:12   좋아요 2 | URL
전 독서모임 책으로 정해져 있었는데 (다른 멤버가 선정) 바람돌이님이 리뷰를 올리셔서 엄청 반가웠었어요 ^^ 책을 읽으면서는 각 인물의 서사가 흥미로워서 그렇게 괴로워하며 읽지는 않았습니다만, 다 읽고나니 마음이 무거워지더라고요. 어쩌면 그들의 이후 삶이 얼마나 힘들었을지를 생각하게 되어서 그랬는지도 모르겠어요.

그 독서모임은 2018년 10월에 시작했으니 이제 만 8년이 다 되어가고 있네요. 그 모임의 첫 책은 마거릿 애트우드 여사님의 <눈 먼 암살자> 였답니다 ^^

 
전문·관리 계급에 대한 비판 - 자본주의에 복무하는 진보주의자를 고발한다
캐서린 류 지음, 이대희 옮김 / 에코리브르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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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님이 추천하셔서 (별은 네 개라고 하셨지만) 읽어본 책. 

제목이 거창한데.. 미국의 소위 '강남좌파' 를 비판한다는 책이다. 


원제는 <Virtue Hoarders 덕목을 모으는 자들> 으로, 전문·관리 계층 (Professional Managerial Class - 책에서는 계속 PMC라는 약자로 쓴다) 들이 소위 진보적 가치 (다양성, 포용, 성평등, 환경 보호, 채식주의 등) 와 특별한 취향, 문화적 성향을 근거로 노동자 계급보다 도덕적으로 우월함을 과시하면서 자신들의 사회적 권력과 지위를 정당화하는 것을 비판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하나의 계급으로서 그들은 독서를 하고, 아이들을 키우고, 음식을 먹고, 건강을 챙기고, 성생활을 영위했다.

자신들이 인류 역사상 문화적·정서적으로 가장 진보한 사람이라면서 말이다.

12-13쪽


언젠가부터 우리나라의 정치인들에 대해 회의를 느꼈다. 몇몇 정치인들의 사생활 - 특히 자녀 교육이나 대학 진학 등 - 이 그들이 내세우는 청렴함과 공정함에 잘 맞지 않는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위법한 것이 아니라면 처벌받을 대상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그들을 전처럼 신뢰하게 되지는 않았다. 


PMC는 한 정의에 따르면 "생산 수단을 소유하지 않고 봉급을 받는 정신노동자들" 로

"노동의 사회적 분업에서 그들의 주요 기능은 대체로 자본주의 문화와 자본주의 계급 관계의 재생산" 이라고 한다.

그리고 대표적인 업종으로 문화산업 개발자, 기자, 소프트웨어 기술자, 과학자, 교수, 의사, 은행가, 변호사를 예로 들었다. 

정치인은 포함되어 있지 않았으나, 한국의 정치인의 다수가 이전에 저 업종의 일을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작년에 나와 나름 잠시 핫했던 <야망계급론> 이란 책이 떠오르기도 하는데 (읽지는 않았다), 나도 대체로 진보적 가치를 좋아하고 관련된 책을 읽고, 정신 노동을 하고 있다. 사실 저기 언급된 업종 중 하나의 일을 하고 있기는 하는데... 내가 하는 일이 딱히 이 체제를 공고히 하고 있는데 기여할 만한 것은 없어서 PMC에 속한다고 볼 수는 없을 것 같지만, 하는 일 자체가 기여하지 않더라도 비슷한 업종에 속한 사람이 갖는 공통점이 있을 수는 있겠다. 어쨌든 행동하기 보다는 개인적으로 읽고 만족하기만 하니까 진보적 언어에만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은 그동안 많이 해 봤다. 요즘 미국에서 정치적 올바름 politically correctness 이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고 하던데 그것도 이런 맥락인 것 같고, 그로부터 자유롭지는 않다.  


아이가 어릴 때는 이 아이가 성인이 될 때쯤이면 모두가 대학에 가려고 애쓰지 않는 분위기가 조성될 거라는 턱없는 희망을 품었다. 하지만 나 역시 다른 사람들처럼 사교육을 시키게 되었고, 말로는 대학을 안 가고 하고싶은 일을 해도 된다고 했지만 - 아이가 학원 숙제를 안하거나 할 때 너의 선택이다 하고 - 그냥 놔두지 못한다 (내가 돈을 내서 그런 걸까? --;). 한 번은 아이에게 학원을 다니는 것 자체가 학원을 다니는 목적이 아니므로 너가 이렇게 열심히 안할 거면 학원은 그만 다녀도 될 것 같다고 했더니 그러면 자기는 대학에 못 갈 거라며, 그럼 엄마한테 평생 빌붙어 살겠다고 해서 -_- 대학에 가든 안가든 성인이 되면 빌붙어 사는 것은 절대 안되고 자립해야 한다고 말하고 말았다. (참고로 아이는 초등학생이다...)


그래서 이 책의 목차


서론

1 전문성의 경계 ‘넘기’

2 전문·관리 계급과 자녀

3 전문·관리 계급과 독서

4 전문·관리 계급과 성생활

결론


중 2장에 기대가 있었다. 정확히 어떤 기대가 있었는지 모르겠다. 그저 그들은 자녀를 어떻게 키우는가...막연히 참고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 -; 

물론 152쪽의 얇은 책이라 좀더 부담없이 읽기 시작한 것도 있다.



기대했던 자녀 교육 부분은 사실 내용이 많지 않았는데, (미국을 따라한) 우리나라의 대학 입시제도에 우리나라의 PMC들이 의도적으로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들었다. 


부자와 빈자의 격차가 커짐에 따라 사회 이동이 모든 인종과 종족 집단에서 감소하면서,

PMC 가정은 이제 어떤 비용을 치르더라도 자기 자녀의 성공을 도우려고 노골적인 뇌물과 교묘한 속임수 전략을 비롯해

갈수록 화려해지는 고가의 어린이 돌봄 장비와 육아 기법의 실험실이 되었다.

78쪽

(고가의 어린이 돌봄 장비가 무엇인지 궁금했다...)



모든 운동장을 평평하게 만들 수 있고 모든 젠더·인종·성별·성정체성 등에서

놀라울 정도로 다양한 사람들에게 기회와 평등을 창출할 능력을 유일하게 갖추었다고 생각했던 나라에서,

미국의 제도는 지능과 노력의 대가를 소수에게 배분하는 데 갈수록 능란해지고 있다.

100-101쪽


이 문장은 의외로 3장 전문·관리 계급의 독서 에서 나왔다. 독서, 독서의 방식도 PMC 계급을 공고히 한다는 이야기였는데... 

책에 집착하는 자인지라 2장보다 오히려 여기에서 좀 찔렸다. 사실 PMC에 속하지 않더라도 진보적 가치를 추구한다면서 행동을 일치시키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결론에서는 이 책의 대상 독자가 PMC이고, 그들의 자기 비판을 촉구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말하는데... 

나는 진보적 가치를 향유하고 만족하는데 (책을 읽는데) 그치지 않고 뭔가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해야겠다- 정도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사회주의 지식인은 미덕과 박식, 초연함의 가면을 거부해야 하고, 노동자와 피착취자 편에서 계급 투쟁의 장에 들어갈 준비를 해야 한다.

139쪽


최근 한 정당이 당내에서 일어난 성적 괴롭힘 사례에 어떻게 대처했는지를 알고 나니 한국의 PMC들도 각성과 자기 비판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소위 한국의 진보정당이라는 것이 얼마나 진보적인가 하는 생각도. 주로 그들을 진보라고 분류하는 것은 보수세력이지만, 그들 스스로도 진보라는 단어를 사용함에 있어 부끄럽지 않기를, 계속 위성정당으로만 있을 게 아니라 원내에 진출하기를 원한다면 적어도 일반 대중을 의식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적어본다. 

우파 평론가들은 평범한 사람들의 분노를 경청하면서, 그 느낌을 반동적인 정치적 목적을 위한 무기로 삼았다. 도널드 트럼프만큼 PMC에 대한 대중의 분노를 동원하는 데 유능한 사람은 없었다. 그는 PMC의 자유주의가 대중과 대중 이익의 적이라고 수십 년간 성공적으로 주장해 온 보수주의적 선전을 활용하기 위해 나섰을 뿐이다. 트럼프는 절대로 미덕이 있는 척하지 않았다. 그의 이드 주도적인 정치와 통제력 결여는 자유주의적 초자아에 업신여김을 당했다고 느낀 사람들에게 호소력을 가지는 핵심 요소였다. 포퓰리즘으로 포장된 반동적 정치를 무너뜨리기 위해서는 PMC의 미덕 쌓기의 또 다른 도구가 되어버린 정체성 정치가 아니라, PMC에 맞서는 좌파의 투쟁이 필요하다. - 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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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5-09-09 19:0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개인 이익이 끼어들고 공사구분이 불분명해지는 순간 진보고 뭐고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자식 문제에서... 그래서 요즘 잡음이 많이 일어나는거 보면서 저는 그래도 다행인건 이게 문제가 된다는거예요. 최근 정당내 성적 괴롭힘 사건도 그렇구요
그들은 그게 문제가 아닐거라고 생각했을거고 2차 가해를 가해가 아니었을거라고 생각했을거고요. 다 해결됐다고 생각했겠죠. 하지만 다행인건 우리 사회가 당신들이 틀렸다고 말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정도인듯요
물론 해결의 과정은 또 난망하겠지만요. 결국 진보는 그들이 하는 말이 아니라 행동에서 드러나는거같아요

건수하 2025-09-09 19:32   좋아요 2 | URL
저도 바람돌이님 의견에 동의합니다. 말이 아니라 행동에서 드러난다.


진보에게만 가혹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 안타깝기는 하고, 인간적인 공감은 됩니다만... 하지만 진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잣대가 있는 것이고, 보수는 보수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잣대라는 게 있겠지요.

단발머리 2025-09-09 19: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자녀 교육에 대해서라면 진보 보수가 큰 차이가 없으리라 생각하고요. 그 욕망을 금지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결국에는 이걸 합법과 불법의 영역에서 그 차이를 명확히 하고, 혜택을 받지 못하는 계층이 더 좋은 교육 기회를 얻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계급 간의 격차는 점점 더 커지고....

건수하 2025-09-09 19:36   좋아요 1 | URL
네, 자녀문제는 인지상정이죠... 제가 보수 세력을 지지한 적이 없어서 보수 정치인에게도 그런 잣대가 요구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스스로 진보라고 주장한다면 달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혜택을 받지 못하는 계층이 더 좋은 교육 기회를 얻고 있는가? 그렇지는 않은 것 같고.. 현재의 입시 제도(제가 아주 잘 알고 있지는 못한데)를 미국으로부터 도입한 것도 엘리트 계층이고, 도입한 이들은 그 제도의 의미를 잘 알고 있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 제도를 잘 활용할 수 있었고요.

이 관련해서 <특권>이라는 책을 읽고 있는데... 다 읽게 될 지 모르겠지만 혹시 다 읽게 되면 또 글 써볼게요.

페넬로페 2025-09-09 22: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강남좌파에 대해 언급하신 건수하님의 글에 공감합니다. 그들이 좌파의 의식을 가졌지만 영위하는 삶은 그리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들에 대해 실망도 많이 했고요.
자녀분인 초등학생의 말에 빵 터졌습니다. 평생 빌붙어 살게 될지도 모른다는 말요.
저의 딸아이도 결혼하기 전까진 끝까지 빌붙고 자신이 번 돈은 자기를 위해서만 쓰기를 원하거든요.
어쨌든 제가 부모를 생각했던 마음과는 너무 다른 것 같습니다^

건수하 2025-09-10 10:17   좋아요 1 | URL
세상을 바꾸겠다고 한다면 스스로도 달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당연한 말이지만요..

대학을 못가면 돈을 못 번다고 생각하는 게 좀 충격적이었습니다..
요즘 예전에 비해 취업이 어렵다고도 하지만, 세대 분위기도 좀 다른 것 같아서 여지를 미리 차단하려고 합니다 ^^
어릴 때부터의 세뇌가 효과가 있기를..

잠자냥 2025-09-10 10: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집사3님! 치즈 고양이 키우면서 살려면 엄마한테 빌붙으면 안 돼~~ 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5-09-10 10:17   좋아요 1 | URL
ㅋㅋㅋ 기억력 뛰어난 잠자냥님!
 
물방울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92
메도루마 슌 지음, 유은경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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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 같은 <물방울>, 담담한 <바람 소리>, 엉뚱한 <오키나와 북리뷰> 가 담겨 있다. 오키나와 전투와 이후 상황을 전달하면서 유머도 잃지 않았다는 점에서 별 넷. 인도-태평양 전략의 요충지로 현재도 군사화가 진행되고 있는 오키나와의 상황을 생각할 때 (많은 분들이 읽기를 바라며) 별 다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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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5-07-17 2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 넷이이면서 동시에 별 다섯이라니~~~ 오키나와 다녀온 사람으로서 무한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저도 읽어볼게요!!
 
이재명의 길 - 소년공에서 대선후보까지, ‘그들의 악마’ 이재명이 걸어온 길
박시백 지음 / 비아북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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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공에서 대선후보까지, ‘그들의 악마’ 이재명이 걸어온 길 

이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박시백 화백이 그렸지만 이재명 측의 이야기를 근거로 만들었으니 일종의 자서전이라고 볼 수 있겠다.


초반부에는 이재명이 변호사가 되기까지의 생애를, 중반부 이후에는 이재명이 이룬 업적과 어쩌다 전과 4범이 되었는지의 사연, 그에 대한 '오해들' 에 대한 이재명 측의 해명을 담고 있다. 두 번에 걸쳐 대통령 후보가 되었는데도 내가 그동안 믿지는 않았지만 적극적으로 알아보지 않아 명확하게 알지 못했던 '오해들' 에 대한 이재명 후보 측 이야기를 볼 수 있었다. 


유명하고 유력한 대통령 후보 중 이렇게까지 사생활이 노출되고 논란이 많았던 사람이 있었던가? 

왜 이 사람이 대통령이 되는 걸 싫어하는 사람이 그렇게 많은지 의문을 갖고 있었다면, 이 책을 읽고 조금은 이해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이 책에 나오는 것은 이재명이라는 사람의 주장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판단은 독자의 몫이다. 

다만 박시백 화백이 이 책을 맡았다는 것, 그리고 지금까지 제기된 무수한 주장들에도 불구하고 그가 대통령 후보로 나설 수 있었다는 것이 판단에 도움을 줄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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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5-06-02 18: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밖에 나가면 정치 이야기 잘 안하는데 빨간색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이재명 기소 많이 되었다고. 잘못한 거 많아서 기소된거라고... 검찰과 언론의 말을 찰떡같이 믿고 있는 사람들의 말을 듣는 게 힘들더라구요.
저도 언론 보도로만 들었지 이재명의 이야기는 제대로 들어보지 못한 거 같아요.
독자 중 1인으로서 한 번 판단해 보겠습니다. (사전투표했지만 아직 못 읽은 1인)

건수하 2025-06-02 19:36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님 당연히 읽으셨을 줄 알았습니다 ^^;; 저도 사실 사전투표 마치고 읽었어요… 😅

독서괭 2025-06-02 21: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호, 박시백 작가가 쓴 것인 줄은 몰랐어요! 만화라 금방 읽을 것 같은데 아직 시작을 못했네요.

건수하 2025-06-07 12:46   좋아요 1 | URL
만화지만 두께에 비해서는 내용이 촘촘했어요 ^^

yamoo 2025-06-03 08: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찾아 보겠습니다. 이런 책도 나왔군요!

건수하 2025-06-07 12:49   좋아요 0 | URL
저도 서재 이웃분 덕분에 알게 되었어요. 즐거운 독서 하시길 바랍니다 :)

2025-06-28 14: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6-28 15: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25-06-28 15:04   좋아요 1 | URL
알려드리고 싶었던 제 마음을 부디 알아주시기 바래요ㅋㅋㅋㅋ 많은 성원과 관심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