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읽지 않은 지 꽤 되었다. 번역 시는 더더욱. 그렇기에 레이먼드 카버의 시집 《우리 모두》가 출간된 것을 알면서도, 가슴이 떨리던 것을 알면서도, 저 아름다운 자태에 심장이 쿵쿵 뛰던 것을 알면서도 애써 외면했다. 네가 원문으로 읽어라, 누군가의 번역을 거친 시가 온전히 카버, 그의 시이겠느냐, 외면했다. 그러다 어느 저녁 도서관에서 이 책을 발견하고 홀린 듯 그 자리에 서서 몇 장 넘기다가 결국 어떤 구절에 끌려 빌려왔고, 그렇게 몇 날 며칠 읽다가 어느 구절에서는 울컥하고, 어느 구절에서는 눈에 고인 눈물을 닦다가 결국 나는 이 책을 다 읽은 지금, 마침내 책을 주문했다. 이 시들은 간직하고 계속 읽어야 할 것이로구나….

단편소설의 대가로 잘 알려진 카버는 그의 단편보다 더 압축적인 시도 여럿 남겼다. 아니, ‘여럿’이라는 말로는 부족하다. 카버에게 큰 성공을 가져다 준 《대성당》 이후로 그는 남은 생을 시인으로 살고자 했다. 1983년부터 시 쓰기에만 매진한 그는 1988년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불》,《물이 다른 물과 합쳐지는 곳》, 《울트라마린》 등 세 권의 시집을 출간했고, 죽는 순간까지 정리한 원고인《폭포로 가는 새로운 길》이 사망 이듬해 출간되었다. 그 후 출간된 미발표 시 모음집 《영웅담은 제발 그만》까지 다섯 권의 시집을 하나로 묶은 책이 바로 《우리 모두》이다. 카버의 시를 거의 모두 수록했다고나 할까.

이 책은 앞서 언급한 시집들을 순서대로 엮었기에, 카버의 삶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잘 알려졌다시피 카버는 말년의 몇 년을 제외하고는 인생의 대부분을 가난 속에서 힘겹게 살아가면서 작품을 썼다. 제재소 노동자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알코올의존증이 심한 아버지 밑에서 자랐다. 술 때문에 아버지의 직업은 늘 불안정했고 그건 곧 가난을 의미했다. 설상가장, 아버지의 술과 가난은 카버에게 고스란히 이어진다. 스무 살도 되기 전에 결혼 해 두 아이를 가진 가장이 된 뒤로는 40대에 접어들기 전까지 얼마간의 예외적인 기간을 빼고는 한 주 벌어서 그다음 주를 근근이 버티는 생활을 견뎌야만 했다. 술과 아내에 대한 의심은 카버 부부의 생활을 불안정하게 만들었고 다시 이것은 가난으로 이어졌다. 카버의 단편 대부분이 그렇듯이 그의 시(詩)들도 대부분은 술과 가난, 단절된 부부, 해체 직전의 가족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그러나 그 목소리와 감정은 단편보다 더 압축적이고 직설적이며 생생하다.

그는 모든 문제의 근원이 술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이렇게 읊조린다. ‘술 때문에 문제가 생기지. 언제나 술-/네가 끝까지 가버린 것 그리고/네가 처음부터 사랑에 빠질 운명이었던/그 사람도 그렇게 하게 만든.’(<술>). 술로 망가진 아버지, 술로 가난했던 아버지, 그리고 그 술과 가난을 대물림 받은 아들- 그 아들(카버)은 아버지의 장례에 한 푼도 보탤 여력이 없어 그저 구경만 한다.(<아버지의 지갑>), 아버지를 묻을 때 옷을 위아래 모두 입힐 건지, 상의만 입힐 건지 장의사는 어머니에게 묻는다. 결국 아버지는 화로에 들어갈 때 반바지만 걸친다(<초원>). 죽은 아버지에게 옷을 제대로 입힐 여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는 아버지를 사랑한다. ‘아버지, 사랑해요./하지만 어떻게 아버지한테 고맙다고 말할 수 있겠어요./똑같이 술을 조절하지 못하고,/어디 가서 낚시를 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그이지만 그래도 아버지를 사랑한다(<아버지의 스물두 살 적 사진>).

그런데 이 알코올의존증은 카버의 아내는 물론 자식들에게도 이어진다. 카버가 아름다운 주정뱅이라고 부른 그의 딸은 ‘사흘 동안 취해’ 있다. ‘술이라는 게 우리 집안에서는 독약과 마찬가지라는 걸/잘 알고 있으면서도’ ‘네 엄마와 내가 이미 충분히 보여’ 주었음에도. 그는 딸에게 절규한다. ‘사랑하던 두 사람이/서로를 때려눕히고, 우리가 느끼고 있던 사랑을/한 잔, 또 한 잔 마셔 없애버린 것./그 욕설과 주먹질과 배신을’ 멀리하라고. 그러나 그 모든 걸 알면서도 딸은 술을 마신다. 그런 딸을 보며 카버는 경고한다. ‘딸아, 넌 술을 마시면 안 돼./ 그게 널 죽일 거야. 그게 네 엄마한테, 나한테/그랬던 것처럼. 그게 그랬던 것처럼.’(<내 딸에게>)

술 때문일까, 아니면 이 힘겨운 인생 때문일까. 정신이 좀처럼 잠들지 못하고 불면증을 앓는 밤, 그는 ‘체호프가 이 자리에 있어서 뭐라도 처방해줬으면’(<겨울 불면증>)하고 바라지만 그조차 쉽지 않다. 도리어 악몽에 시달린다. 꿈속에서 낯선 사나이가 위스키를 건네주고 그는 술병을 입에 가져가 마시고 입술을 훔친다. 그러고서 추락한다. 추락은 죽음을 뜻한다(<어제, 눈>). 술을 마시는 행위도 공포이지만, 인생도 두려움 그 자체이다. 그는 늘 두려움에 시달린다. ‘경찰차가 마당으로 들어오는 걸 보는 두려움, 잠 못 드는 일에 대한 두려움, 한밤중에 울리는 전화에 대한, 엄습하는 불안에 대한, 돈이 떨어지는 것에 대한, 아이들이 나보다 먼저 죽을까봐, 그래서 죄책감을 느끼게 될까봐.’ 두렵다. ‘늙은 내가 늙은 어머니와 함께 살아야 할 거라는 두려움. 잠에서 깨어나 네가 떠난 걸 알게 되는 일의 두려움. 사랑하지 않는 일, 충분히 사랑하지 않는 일의 두려움. 내가 사랑하는 것들이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치명적인 것이 될까.’ 두렵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 너무 오래 사는 일에 대한 두려움.....’(<두려움>) 모든 것이 두려움투성이다. 그래서 또 술을 마신다.

‘가난과 수치가 문을 밀고 들어오던 시절’이고 ‘그 뒤로 경찰이 끔찍한 권위를 가지고 현장을 조사하기 위해 따라오던 시절’(<섬세한 여자>)이다. ‘사랑 때문에 죽을 수 있는 시절’이기도 했지만 ‘이제는 아니다.’ ‘걸쇠를 걸어놔도, 그 시절에는 그걸로는 어느 누구도 막아낼 수 없’다.(<섬세한 여자>). 그리고 이제 그가 사랑하던 여자가 카버 자기라고 주장하는 그 사람은 어쩐지 자기가 아닌 것만 같다. 그는 어리둥절한 얼굴로 중얼거린다. ‘그녀는 아무래도 마음속에서/나를 다른 누군가와 혼동하고 있는 것 같다./별다른 특징이 없는 젊은 사내, 꿈만 가지고 사는,/그녀를 영원히 사랑하겠노라 맹세했던./그녀에게 반지를 주고, 또 팔찌를 줬던 사내./나와 함께 가, 나를 믿어도 돼. 라고 말했던 사내.’ 그런 맥락의 말들을 했던 그 사내는 어디로 갔는가. ‘나는 그 사람이 아니다./말했듯이, 그녀는 나를 다른 누군가와 혼동하고 있다.’(<그녀가 처한 불운의 저자著者>)

술에 취해 있지 않을 때는, 가족이 곳곳에서 보내온 편지들이 그를 괴롭힌다. 아들이 보내온 그림엽서의 이미지는 아름답지만, 내용은 그렇지 못하다. 아들은 파산직전이다. 급히 돈이 필요하단다. 딸이 보내온 편지도 마찬가지이다. 딸은 스피드광인 남자와 살고 있는데 그 아이들은 오트밀로 연명하고 있고, 그 애도 도움이 필요하단다. 아프고 정신이 흐려진 어머니에게서 온 편지도 크게 다르지 않다. 어머니는 그가 당신의 마지막 이사를 도와줄 수 있겠느냐고 묻는다. 당신이 거주할 집을 사줄 있느냐고(<편지>). <차>라는 시는 이렇게 고통스러운 그의 인생을 집약해놓은 것 같다. ‘앞 유리가 깨친 그 차, 브레이크가 없는, 라이데이터에 구멍이 난, 운전대가 잘 안돌아가던, 엔진 블록에 금이 간, 앞좌석이 찢어진, 뒷좌석이 없는, 오일이 타버린, 타이어가 다 닳아버린, 엔진에 불이 붙던 그 차’(<차>) 그러나 그 차는 ‘그걸 사기 위해 복숭아를 땄던’ 차이기도 하고, ‘식당에서 돈을 안 내고 도망친, 아이가 그 안에서 토한, 내가 그 안에서 토한, 내가 도로 옆에 버리고 온, 내 딸이 박살을 낸, 개를 치고 계속 달리던, 내가 남한테 줘버린, 내가 두 손 다 든’ 차이기도 하다. ‘내가 망치로 두들겨 팬 그 차. 할부금을 낼 수 없었던 그 차.’ 마침내 ‘소유권을 빼앗긴 차.’ 인생의 모든 순간, 불행도, 행복도 모두 함께 겪은 차인 것이다. 그리고 이제 ‘저 뒤 주차장에서 기다리고 있는 내가 꿈꾸던 차. 내 차.’이다.(<차>) 이 시를 읽노라면 그의 인생이, 나의 인생이, 그리고 결국 별것 없이 스러져가는, 스러져갈 대부분 우리 모두의 인생이 눈앞에 그려진다.

그렇다면 삶은 이렇게 카버의 시에서 느껴지듯이 고통으로 점철된 고난의 길이기만 한 것일까? 이런 생을 어떻게, 왜 견뎌야 하는가, 그럴 바엔 차라리 카버처럼 알코올에 빠져 사는 게 낫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들 즈음 그 고통스러운 나날 속에서도 희망을 찾으려던, 희망을 놓지 않으려던 카버의 모습을 만나게 된다. ‘우리가 별이라고 부르는 저 불빛들은/한동안 타오르다가 죽는다.’ 그리고 어머니는 ‘내일을 바라지 마라./그건 인생이 지나가기를 바라는 거야.’ 말하신다. 그러나 ‘그럼에도 나는, 내일을/바란다. 그것이 가지고 있는 최상의 것들과 함께 오기를.’(<내일>) ‘우리 모두, 우리  모두, 우리 모두는/우리의 불멸의 영혼을 구원하려 애쓰는데,/어떤 길들은 다른 길들보다 더 빙글빙글 돌고/종잡을 수 없다.’ (<스위스에서>) 그럼에도 ‘내일’을 기다리던 그는 마흔다섯이 되어서야 텅 비었던 심장이 다시 흐르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어느 강가에서 ‘마음껏 오후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다짐한다. 왜냐하면 ‘강을 사랑하는 일은 내 마음을 기쁘게’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은 ‘강의 원천까지 거슬러 올라가며/사랑하는 일./나를 불어나게 하는 모든 걸 사랑하는 일’(<물이 다른 물과 합쳐지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그는 이제 관조적으로 아들에게 이렇게 말할 수 있게 된다. ‘아들아-시간은/지나간단다./ 내 아들아, 우리 모두/미래에는 좀더 살 만해.(<아들의 오래전 사진을 보며>)


<횡재>
다른 말로는 안 돼. 왜냐면 딱 그거였거든, 횡재.
횡재, 지난 십 년.
살아 있었고, 취하지 않았고, 일을 했고, 사랑했고 또
훌륭한 여자로부터 사랑받은 십일 년
전에 사내는 이런 식으로 가다간 여섯 달 정도
더 살 거라는 소릴 들었지. 그때 사내는
내리막길로만 가고 있었어. 그래서 사내는 어찌어찌 사는
방법을 바꿨지. 사내는 술을 끊었어! 그리고 나머지는?
그 뒤로는 죄다 횡재였어. 매 순간이, 사내가, 그러니까,
어떤 게 쪼개져서 다시 사내의 뇌 속에서 자라나고 있다는
그 말을 듣던 순간까지 포함해서. “날 위해 울지마.”
사내가 친구들에게 말했어. “난 운이 좋은 사람이야.
난 나나 다른 사람들이 예상한 것보다
십 년을 더 살았어. 진짜 횡재지. 그걸 잊지 마.”



<말엽의 단편>
어쨌거나, 이번 생에서 원하던 걸
얻긴 했나?
그랬지.
그게 뭐였지?
스스로를 사랑받은 자라고 일컫는 것, 내가
이 지상에서 사랑받았다고 느끼는 것.



카버는 거듭된 실패 끝에 목숨을 잃을 위기를 넘기고 나서야 겨우 술을 끊었다. 그 이후로 자신의 삶을 줄곧 ‘덤으로 사는 인생’이라고 표현했다. 그리고 그 덤으로 10여 년을 산 후에 폐암이 뇌까지 전이되어 세상을 떠난다. 가끔 생각해본다. 그가 말하는 이 덤으로 산 10년, 말년의 행복한 시절이 그에게 존재하지 않았더라도, 그가 이렇게 과거와는 달리 충만한 느낌으로 인생을 돌아보고 얼마쯤은 만족한 채 세상을 떠날 수 있었을까? 예전에는 그렇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우리 모두》를 읽고 나니 그렇게 고통으로 이어진 인생을 살다갔어도 그는 희망을 놓지 않았으리라고, 그래서 그 고통스러운 생(生)에서 한 점의 행복이라도 발견하고 죽어갔으리라고 믿게 된다. 왜냐하면 그는 내일을 바라지 말라던 어머니의 말에도 ‘내일을, 그것이 가지고 있는 최상의 것들과 함께 오기를’ 꿈꾸던  소년이었고, 결국 ‘스스로를 사랑받은 자’라고 생각하며 ‘이 지상에서 사랑받았다고 느끼’며 죽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이 힘겨운 나날 속에서도 누구나 한 번쯤은 카버와 같은 감정을 느낄 수 있기에 그의 시가 진솔하게 다가온다. 아름다운 언어로 쓰이지 않았을지라도 날것 그대로의 생의 모습이 고스란히 전해져 온다.


머지않아 우리는 모두 땅속에서 썩을 것이다.
이 말엔 진실이 들어 있지 않다, 다만 사실일 뿐.
살아 있는 동안 서로에게
그토록 많은 행복을 안겨준 우리들-
우리는 썩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썩지는 않을 것이다. 여기서는 아니다. (<가능한 일>)













댓글(23) 먼댓글(0) 좋아요(4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공쟝쟝 2022-07-19 15:2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다 읽다니 잠자냥. 근데 고마워요. 이렇게 카버의 삶을~ 쭉 정리 안해주셨으면 ㅋㅋㅋㅋ 레이먼드 카버 이놈 시키 이놈 시키 이러면서 미워하면서 시집 읽다 말았을지도...? ㅋㅋㅋ 하지만 그치만 이놈 시키 이놈 시키 이러면서 계속 읽은 건 함정임. 역시... 필립 로스 말이 맞습니다. 잘쓰면 됨. 잘쓰면.
이 시집 읽는 동안 만큼은 이 시집 때문에 술 마시는 일은 없어야 하겠다 라고 마음 먹었는 데... 쉽지는 않겠네요. 참고로 저는 집에서 혼술 하지 않은지 꽤 되었습니다. 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 언제까지? ㅋㅋㅋㅋㅋㅋ 글쎄? ㅋㅋㅋ

잠자냥 2022-07-19 15:39   좋아요 4 | URL
난 사람이 망가지는 시기가 꼭 있다고 생각해요... 카버는 망가졌던 시기가 알코올과 함께..... 그러나 그때도 썼다. 그래서 그렇게 살아남았다!
쟝쟝도 쓰세요.... 다부장을 향한 러브레타, 그리고 그것이 쟝쟝을 살게 할 지어다. 혼술 안 하고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7-19 15:46   좋아요 3 | URL
저 차였어요 그 사람 연애 안한대요 근데 뭐 나도 연애하자고 한 건 아닌데… 역시 부장님은 좀… 근육을 너무 좋아하신달까…. 이 아픔을 글로 쓰면서 극복할게여 흑흑

다락방 2022-07-19 15:47   좋아요 2 | URL
전완근 과 등근육은 여전히 나를 코피 터지게 해요.....

다락방 2022-07-19 15:51   좋아요 4 | URL
음 잠자냥 님 댓글 읽다가 생각난건데, ‘망가지는‘과 정확히 일치하는 건 아니지만 제게도 그런 시기가 있었어요. 사실 저는 그 시간을 ‘죽어있던 시간‘ 혹은 ‘인생에서 들어내도 전과 후가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 시간‘ 이라고 표현하곤 해요. 그게 아쉽게도 저에게는 20대 였어요. 20대가 썩어있었어요... 하아-

잠자냥 2022-07-19 15:55   좋아요 3 | URL
저는 사랑할 때, 특히 그 대상하고 싸울 때 아주 망가지는 것 같습니다..
내 안의 가장 추한 나, 밑바닥의 나가 나올 때는 사랑하는 누군가와 싸울 때가 아닌가 싶어요.
휴..... -_-
현실 속 사랑은 탕웨이랑 박해일처럼 못함....
나를 묻기보다는 상대를 묻으려고 싸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_-;

다락방 2022-07-19 15:56   좋아요 4 | URL
오! 그게 잠자냥 님과 저의 차이네요. 저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혹여라도 가장 추한 나, 밑바닥의 나를 보일까봐 신경쓰거든요. 그래서 가는 사람을 붙잡지도 못한다는 커다란 약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붙잡다가 추해질까봐. 하아-

공쟝쟝 2022-07-19 15:57   좋아요 3 | URL
더해줘 하앍 두분 사랑얘기 더 해주세요 !!! (저기 관객1 공쟝쟝님? 여기서 이러시면 ㅋㅋㅋ)

다락방 2022-07-19 15:3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멋진 글을, 그리고 이 책에 대한 찬사이건만, 왜 리뷰로 안쓰고 페이퍼로 썼어요, 잠자냥 님?

잠자냥 2022-07-19 15:43   좋아요 3 | URL
카버 이 시집은 카버 생을 알지 못하면 좀 이해하는 데 한계가 있겠다 싶은 부분이 있어서 다른 책들도 소개하느라 그랬어요~ (알라딘 리뷰는 책 한 권만 들어가더라고요?)
근데 다부장님은 리뷰랑 페이퍼 어떻게 차별을 두고 씁니까?

다락방 2022-07-19 15:47   좋아요 4 | URL
음... 저는 그 책에 좀 집중해서 그 책에 대해서만 얘기하면 리뷰로 가고요 그 책을 읽었지만 다른 얘기가 더 많으면 페이퍼로 가는데, 그래서 대부분 페이퍼가 돼요. 게다가 저는 ‘리뷰 쓰자‘ 이러면 뭔가 각잡게 되어서 리뷰를 못쓰겠어요 ㅠㅠ

페넬로페 2022-07-19 15:4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레이먼드 카버가 시도 썼군요!
이 새로운 사실과 그의 생애도 잘 알게 되었어요^^
글과 시의 매칭이 넘 좋아요👍👍

잠자냥 2022-07-19 15:53   좋아요 6 | URL
카버는 단편보다 더 시가 감정을 응축한다고, 그래서 단편소설은 장편보다 시와 더 가깝다고 생각했더라고요. 그래서 그런가 이 시집을 읽다 보면 카버의 초 단편을 읽는 기분도 들더라고요.

바람돌이 2022-07-19 17:3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시를 읽지 않는데..... 더구나 번역시는 더더더 읽지 않는데....
그래서 내 사랑 레이먼드 카버가 쓴 시래도 안 읽으려고 했는데 이런 잠자냥님 글이라니.....
안읽을수가 없잖아요. ㅠ.ㅠ

잠자냥 2022-07-19 21:15   좋아요 3 | URL
ㅎㅎㅎ 저도 그랬습니다만, 도서관에서 낚였습니다요!

그레이스 2022-07-19 18:0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너무 절절합니다.
시가 너무 좋은데,
카버는 리얼리티가 너무 강해서 읽고픈데, 읽기 힘든, 읽고 나서 우울한...!

잠자냥 2022-07-19 21:16   좋아요 4 | URL
ㅎㅎ 읽기 힘들지만 그래도 그의 인생처럼 시도 갈수록 밝아집니다..!

새파랑 2022-07-19 18:1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그놈의 술이 문제인거 같아요. 그런데 또 영감을 주는 술 ㅋ
번역시는 그렇게 와닿지 않던데 카버의 시는 좋네요. 이건 필수 구매 책인거 같아요~!!

잠자냥 2022-07-19 21:18   좋아요 4 | URL
카버의 시는 아마도 그의 단편처럼 단문으로 쉽게 쓰여서 더 와닿은 것 같아요. 뭔가 언어 유희 같은 것이 없을 것 같아서(원문을 보지 않았으니 단정할 수는 없지만), 한편으로는 그의 일기를 보는 것도 같았습니다.

mini74 2022-07-19 19:2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하루키가 극찬하던 작가님이시네요 저도 단편 읽은게 다네요. 시도 쓰셨군요 ~ 자냥님덕에 작가님 인생이 입체적으로 확 와닿습니다 ~

잠자냥 2022-07-19 21:19   좋아요 2 | URL
네, 하루키가 카버 널리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지요. 적어도 일본과 우리나라는 ㅎㅎㅎ 시도 참 좋더군요.

2022-07-22 00: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잠자냥 2022-07-22 01:12   좋아요 1 | URL
카버는 첫번째 아내와 자식들하고 정말 술 때문에 가족이 붕괴된 것 같더라고요. 그 첫 아내도 나름 똑똑하고 카버가 작가로 성장할 수 있게 여러모로 도움을 준 여성인 것 같아 그녀의 붕괴도 안타깝더라고요. 그래도 카버는 그 말년에는 행복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대성당> 같은 희망적(?)인 보기 드문 글도 남긴 것 같고요….. 술이 참 신기해요. 저도 건강이 좀 나빠지면 술을 좀 멀리하다가도, 또 금방 잊고 마시게 되더라고요. 케이 님이 무려 2019년 3월부터 금주하고 있다는 게 놀랍고!!! 그러고도 쌍둥이들 때문에 그때가 그립지 않다는 게 뭔가 뭉클합니다. 암요, 아가들 웃음이 술 한 잔보다 더 행복하지요!
 

어제는 퇴근 후 도서관에 다녀왔다. 6월 희망도서로 신청한 책이 도착했다고 해서 저녁 먹고 잠깐 산책 삼아 나갔는데 갑자기 또 쏟아지는 폭우를 피해 한 시간쯤 도서관에서 머물다 나왔다. 도서관에 가서 서가 사이를 이리저리 거닐면 마음이 무척 편안해지는데, 사실 이런 기분은 서점에서도 잘 느껴지지 않는다. 아무래도 서점은 도서관에 비해 번잡해서 그런 것 같다.

나는 도서관에 가면 늘 가는 코너, 그러니까 주로 문학책이 꽂혀 있는 곳에서 서성이는데 검색해서 빠르게 원하는 책을 찾기보다는 이렇게 한가롭게 거닐다 뜻밖의 책을 발견하는 재미를 놓치고 싶지 않아서 그러는 것 같다. 어제는 몇몇 새로운 작가의 책이 눈에 들어오기는 했는데 빌려오지는 않았다.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은 문화가 있는 수요일인가 뭔가 해서 두 배로 대출을 받을 수 있어 총 10권을 빌려올 수 있었지만 그래봤자 다 못 읽고 반납할 걸 알기에 욕심을 내려놓고 다섯 권만 빌려왔다. 어제는 도서관을 나오면서 심드렁하게 속으로.... ‘에, 신간도 별로 없네. 우리집만 못해....’하고 나왔는데.... 그래, 그러니까 집에 있는 책부터 읽으라니까!!!

이사 전까지 책을 안 사리라!(사실 이사 가서도 더 늘리면 안 되긴 해. 읽는 만큼 팔거나 산 책은 다 읽고 사!) 다짐했지만 이렇게 도서관에 희망도서로 신청해서 빌려오고, 또 음, 에, 음... 그러니까 동거인 몰래 사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 온라인으로 주문해서 택배를 받는 대신, 서점에 들러서 한 권 두 권 야금야금 사는 거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미쳐 증말 이것도 병이다. 병.

그렇게 빌리고 몰래 산 책들....



헨리 제임스, <비둘기의 날개>
헨리 제임스의 신작! 희망도서로 신청했다. 출판사 책 소개에는 ‘헬레나 본햄 카터 주연, 영화 <도브>의 원작!’이라는데 영화는 잘 모르겠고, 믿고 읽는 헨리 제임스라 구매.....가 아니고 희망도서로 신청. ㅋㅋㅋㅋ ‘영국인 케이트 크로이와 머튼 덴셔는 약혼한 사이로, 너무나 결혼하고 싶지만 경제력이 없어 어려움에 처한다. 머튼이 기자 일로 여행을 떠난 사이, 케이트는 부유하지만 알 수 없는 병으로 고통받으며 시한부 인생을 사는 미국인 밀리 실을 알게 된다.’는데.... 왠지 재미있을 것 같지 않나요?




벵하민 라바투트,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길 멈출 때>
이 책도 희망도서로 신청. 요즘 핫한 책이다. 사서 볼까 싶어서 장바구니에 담아뒀었는데..... 이사 가야 해... 아니 그것보다는 처음 만나는 작가라 아직 뭐랄까 덜컥 사도 괜찮을까 싶은 미심쩍은 마음이 있었달까. 아무튼 칠레의 젊은 작가 벵하민 라바투트의 세 번째 작품으로, 2021 부커상 최종심에 오른 논픽션 소설.




백승주, <미끄러지는 말들-사회언어학자가 펼쳐 보이는 낯선 한국어의 세계>
때마침 몇 주 전에 예약해놓은 이 책도 도착해서 같이 빌려왔다. 구어, 지역방언, 신조어, 노동 현장의 언어, 이주민의 한국어…. 성별, 연령, 계층, 국가도 모두 다른 다종다양한 언어 사용자와 이들이 모여 살아가는 사회, 이를 둘러싼 삶의 얽히고설킨 관계를 섬세하게 들여다본다고.




레이먼드 카버, <우리 모두>
사실 이 책 출간된 것 보고 가슴이 뛰었다. 그러나 내가 번역 시집은 잘 읽지 않는 관계로 살까말까 망설이다가 카버임에도 사지 않았다. 그런데도 궁금한 카버의 문장들. 결국 도서관에서 빌려왔다. 읽어보고 마음에 들면 살 것 같다. 그런데 어제 살포시 도서관에서 몇 장 읽어본 것만으로도 이미 마음에 들어.... ㅠㅠ  (왜 우니?)

그러니까 이런 시......


    나도 언젠가 서른다섯이었던 때가 있었다고 하면
    믿을 사람이 있을까?
    서른다섯 때 내 심장은 텅 비고 시들어 있었다!
    그것이 다시 흐르기 위해서는
    다섯 해가 더 지나야 했다.
    이 강가의 내 자리를 떠나기 전, 나는 여기서
    마음껏 오후 시간을 보낼 것이다.
    강을 사랑하는 일은 내 마음을 기쁘게 한다.
    강의 원천까지 거슬러올라가며
    사랑하는 일.
    나를 불어나게 하는 모든 걸 사랑하는 일.
    _<물이 다른 물과 합쳐지는 곳>  




프랑수아즈 사강, <패배의 신호>
지난번에 빌렸다가 결국 못 읽고 반납했던 책인데 서가에 얌전히 있어서 다시 빌려 옴. 궁금하지만 선뜻 사게 되지는 않는 사강의 책(미안하다 사강아, 그렇지만 내게 당신의 작품은 그래... 그래도 궁금한 게 어디야). <신기한 구름> 이후 4년 만에 출간했던 사강의 여섯 번째 소설로 그녀가 삼십대에 쓴 작품.





이렇게 빌려왔다. 당당하게 책상 위에 놓았다!



그리고 몰래 산 책

몰래몰래 여러 권을 샀지만..... 그중 신간만 소개.




캐링턴, <귀나팔>
영국 태생의 멕시코 초현실주의 화가, 리어노라 캐링턴의 소설. 초현실주의 화가라 그런지 이 작품도 약간 초현실주의적인 면이 있다. 요즘 읽고 있는 책. 70에서 100세까지의 할머니들이 대거 등장한다. 심지어 주인공 할머니는 아흔두 살!!! 고양이를 키우며 멕시코로 추정되는 한 주거지역에서 아들 가족의 집에 얹혀산다. 나이 들었기에 귀가 잘 들리지 않는데 어느 날 친구가 선물해준 귀나팔을 받고서부터 세상의 모든 소리가 잘 들리기 시작하는데....!




페르난도 바예호, <청부 살인자의 성모>
벌써 다 읽고 냉큼 100자평 써서 올리고 민음사 세계문학 꽂아둔 곳에 살포시 꽂아두었는데.... 책등이 너무 새 책 티가 나서 움찔움찔. ㅋㅋㅋㅋ 콜롬비아의 참혹하고 폭력적인 사회가 날것 그대로 소개되고 있다.




호세 에우스타시오 리베라, <소용돌이>
요즘 콜롬비아 문학이 봇물 터지듯이 번역되어 나오고 있다. 이 책도 그중 하나. 우리나라에는 처음 소개되는 작품으로 젊은 시인 아르투로 코바가 겪은 사랑과 폭력이 뒤엉킨 모험을 그리고 있다. 작가 사망 이후 여러 차례 영상화되고 세계 각국에서 번역되는 등 콜롬비아 문학을 대표하는 작품이라고. 처음 몇 장만 읽어봤는데 일단 문장 같은 것은 나에게는 합격점.




압둘라자크 구르나, <낙원>
압둘라자크 구르나 3종을 모두 장바구니에 담아뒀었는데 이렇게 야금야금 서점에서 한 권씩 사고 있다. 100자평, 리뷰 모두 남김. 그리고 책꽂이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코너에 살포시 꽂아둠. 동거인은 모르는 것 같아. ㅋㅋㅋㅋㅋㅋ




디어드라 마스크, <주소 이야기>
이 책 부제가 ‘거리 이름에 담긴 부와 권력, 정체성에 대하여’라는데 이거 너무 재미있을 것 같지 않나요?(근데 왜 아직 안 읽니?) 주소의 기원과 역사를 탐색하고 주소 체계와 거리 이름에 담긴 다양한 사회 정치적 이슈를 탐구한다. 저자는 미국 전역뿐 아니라 영국, 독일, 오스트리아 등 유럽 지역과 한국과 일본, 인도, 아이티, 남아프리카 공화국까지 전 세계의 사례를 취재하고 인터뷰했다고.



아무튼 고새를 못 참고 야금야금 서점에서 한 권씩 사들이고 있는 나.... 굿즈도, 10% 할인도 다 포기하고 서점에서 몰래 몰래 사는 나..... 다 읽고 냉큼 새 책이 아닌 척 책꽂이나 책탑 밑이나 중간에 밀어넣고 있는 나..... 이것도 참 병이다, 병. 책탑 사진은 그래서 없어요.



이 페이퍼, 최초에는 책탑 사진은 없었는데.... 아니 알라딘채콴자, 이 사람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 책탑 사진을 찍어올리기로 약속하고... 잠자냥은 어제 퇴근 후 호시탐탐 사진 찍을 기회를 노렸는데!  어제 따라 내리는 비에 동거인이 삼겹살에 소주를 먹자고 외쳤고.... 밖에서 주륵주륵 내리는 비를 바라보며 삼겹살에 소주 각 1병씩 마시고 집으로 들어오니, 이 인간이 나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원래 이 사람은 저녁마다 길냥이 밥주러 나가는 사람, 그렇다 나는 책에, 이 사람은 고양이에 진심인... 아니 미친자들...-_-;;) 나는 기다리다 못해 밥주러 안 나가냐고 물었더니 비도 많이 오고, 다른 사람이 이미 줬다고(동네에 같이 돌보는 사람들 많음 -_-;;) 오늘은 안 나간다고!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하는 게 아닌가..! 그래서 나는 이 인간을 조종, 그렇다! 가스라이팅하기 시작했다. "그래도 널 기다리는 애가 있지 않아? 너가 가야지 맛있는 거 먹는 거 아냐? 비도 오는데 이거 하나 더 주던가..." 하면서 우리 둘째가 특별히 좋아하는 간식 런치보니또 치킨 맛을 주섬주섬 꺼내주었다. 그랬더니 이 조종하기 쉬운 사람은 으응, 그렇겠지 하면서 주섬주섬 나가더라능.... 그 틈을 타서 찍은 사진!




으응??? 왜 책이 더 많아? 본문에 소개된 것보다 더 많아! ㅋㅋㅋㅋㅋㅋ 그래요, 중고로 저만큼 샀어요. (옆에 둘째)



요즘 내 책상을 자기 돌침대 삼아 주무시는 이분.... 자다 노려보심. "시방 뭣하는 짓이여?"




귀여운 나를 찍어야지, 이따위 먹지도 못하는 짐덩어리 책을 찍냐? 닝겐은 참 이상하다 하는 표정......


그렇습니다. 그렇게 이렇게, 이번에도 책과 고양이가 함께 있는 풍경~ 사진 올리기 성공!



댓글(62) 먼댓글(0) 좋아요(5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잠자냥 2022-07-01 11:45   좋아요 3 | URL
알라딘 독자 2인 구매 확보라고 기획서 올리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2-07-01 22:17   좋아요 0 | URL
저도 미들마치 읽어보고 싶은데 ㅎㅎ 지금 번역 별로인가봐요

잠자냥 2022-07-01 22:39   좋아요 1 | URL
지금 유일하게 나와있는 미들마치 판본 번역자는 이미 예전에 돌아가신 분으로… 유족 허락 아래 옛 번역을 그대로 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1990년 금성출판사에서 두권으로 나왔다 절판된 역본을 그대로 받아 재간) 30년전 문장 그대로라 올드하단 지적이 많더라고요. 1500쪽 가까운 분량을 한 권으로 만드니 두께도 가격도 너무 부담스럽기도 하고요… 흠

건수하 2022-07-01 22:41   좋아요 0 | URL
아 그렇군요;; 책이 그리 오래되진 않았던 거 같아서 일단 담아뒀었는데… 확실히 언어가 빨리 변하는지 예전 번역은 읽기가 힘들더라고요.

다락방 2022-07-01 11: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어엇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탑 사진 너무나 좋지만 책탑 사진을 찍기 까지의 사연이 더 좋네요? ㅋㅋㅋㅋㅋㅋ아 근데 비오는 날 소주에 삼겹살이라니.. 잠자냥 님 인생 성공하신 분.........

잠자냥 2022-07-01 11:44   좋아요 1 | URL
어제 주룩주룩 비 퍼붓는데 연탄집에서 소주 먹으니까 좋더라고요. 마무리는 껍데기로~ ㅋㅋㅋㅋㅋ

2022-07-01 11: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읽는나무 2022-07-02 09: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몰래 산 책이 이정도!!!!!~~짠
별 거 아니지....훗!!!
책탑 사진 보니 왠지 저런 문구가 절로 떠오릅니다ㅋㅋㅋ

전 예전에 택배 상자 낮에 오면 얼른 뜯어서 시리즈도 다 흩어지게 아무 책 속에 막 꽂아뒀었어요. 눈치 못채게 한다구...^^;;;
그러다 시리즈 다 채워지면 쫙~ 일렬로 정리했더니 그제서야 눈에 띄어, 책 샀어??
시간이 흐르면 확 불어난 책들로 인해, 결국 몰래 산 책들도 곱으로 들통 나는 듯 했어요.ㅜㅜ 책도 새끼를 치나 보네? 하면서 능청 떨긴 했는데...^^
근데 전집 속에 한 권씩 추가해 넣어도 잠냥님 책장에서 최근에 산 책 찾아내기는 결코 쉽지 않겠어요.ㅋㅋㅋ
오로지 둘째 냥이만 모든 걸 알고 있을 뿐!!!
둘째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아 보입니다.
까딱하다간 다 불어버릴 기세!!!!!!
잘해줘야 겠군요ㅋㅋㅋ

어쩌다냥장판 2022-07-12 18: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둘째가 저희집 유기묘중 찰스라는 녀석과 닮았어요 ㅎㅎ 귀여워라 요즘 잠자냥님의 리뷰로 책구매에 도움받고 있어요 감사합니다

잠자냥 2022-07-12 20:06   좋아요 0 | URL
ㅎㅎㅎ 저희 둘째도(아니 세 녀석이 다 그렇지만) 스트릿 출신인데요, 그래서 그런지 길에서 요런 녀석들(턱시도) 보면 더 정이 가고 안쓰럽고 그렇습니다. 찰스도 이름만 들어도 눈에 훤하네요. ㅎㅎㅎ 재미난 책, 아련 님 기호에 맞는 책 발견하게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alummii 2022-07-16 14: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갑자기 등장한 냥이 넘 귀여워요

잠자냥 2022-07-16 15:44   좋아요 1 | URL
ㅎㅎ 귀엽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알라딘 서재 이달의 북튜브 챌린지가 '#나의상반기pick'이라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아니, 버,버,벌써 상반기를 정리할 때가 된 거야? 믿어지지 않아! 그런 심정. 해마다 상반기. 하반기로 나눠서 정리하고는 있는데, 올해는 상반기에 아주 강렬한 책은 없었기도 해서 그냥 넘어갈까 하다가 그래도 그냥 넘어가면 아쉬운 것 같아 상반기에 읽은 책들 가운데 좋았던 책을 정리해 보았다.....

소설



1. 디노 부차티, <타타르인의 사막>
웬만하면 2022년에 나온 신간 중에 상반기에 가장 좋았던 작품을 골라보고 싶었으나, 올해는 어쩐지 작년의 <나는 고백한다>처럼 강렬한 작품이 없다. 그런 가운데 <타타르인의 사막>이 묘하게도 계속 생각이 난다. 책, 특히 문학 작품은 어떤 시기에 읽느냐에 따라서도 영향을 크게 주는 것 같다. 이 책은 지난 2월 건강 상의 이유로 병원을 들락거리던 때 읽었는데 그래서 더 인상 깊었던 게 아닐까 싶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기의 ‘요새’ 안에서 ‘사막’을 품고 오지 않을 그 무엇인가를 기다리고, 희망하면서 그렇게 늙어가고 죽어가는 게 아닐지. 삶에 관한 거대한 은유를 한참동안 생각하게 하는 작품.



2. 압둘라자크 구르나, <낙원>
이 책을 읽고 생각했다. 달리 노벨문학상을 받는 게 아니구나! 이 작품은 일단 재미있다. 한 소년이 떠돌면서 성장하는 이야기인데, 재미있지 않을 수가 있을까? 게다가 문장도 아름답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프리카 대륙의 이야기를 아프리카 사람이 한다. 거기서 태어나고 자란 백인, 또는 그 땅에 몇 년쯤 머물면서 그곳을 관찰한 백인의 시선에 익숙한 독자들에게 <낙원>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설 것이다.



3. 안나 제거스, <약자들의 힘>
지만지 책은 비싸서 독자들이 쉽게 선택하지 않는 것 같은데, 이 책은 그렇게 묻히기에 좀 많이 아깝다. 스페인 해방 전쟁에 참전했다가 전사한 아들의 뒤를 이어 종군하는 어머니, 에티오피아를 침공한 이탈리아 정복자들을 산으로 유인해 함정에 빠뜨리는 소년, 프랑스 병사를 사랑하게 된 독일 아가씨 등등 역사의 소용돌이를 직접 온 몸으로 겪은, 그리고 아주 미미한 역할로 한 역할을 한 아주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 9편이 옴니버스처럼 펼쳐진다.




4. 모리츠 지그몬드, <모리츠 단편집>
힘없고 가난한 이들의 삶을 참으로 진솔하게 그리고 있다. 문장이 화려한 것도, 이야기가 말할 수 없이 흥미진진한 것도, 또 그렇다고 상상력이 놀라울 정도라거나 상징이 오묘하고 헤아릴 수 없이 깊어서 무릎을 칠 만큼 기막힌 것도 아닌, 그저 소박하기 짝이 없는 이야기인데도 마음을 움직이는 작품들- 헝가리 사회의 병폐와 모순을 사실적으로 그린 작품들과 주변 환경으로 인해 고통받는 가난한 이들의 모습을 담은 자연주의 작품들을 여럿 남겼다.



5. 하인리히 뵐, <아담, 너는 어디에 가 있었느냐>
전쟁의 참상을 꼭 처절하게 보여줘야지만 전쟁이 끔찍하게 다가오는 것은 아니다. 뵐의 문장은 늘 그렇듯이 이 작품에서도 담백하기 짝이 없다. 묘사 또한 과하지 않다. 거리를 두고 아주 객관적으로 서늘하게 바라보는 시선. 그런데 그렇기에 작품 속에서 그리고 있는 사람들, 전쟁으로 인해 삶이 파괴되는 사람들이 삶이 더 안타깝게 다가온다. 특히 파인할스와 그가 사랑했던 여인 일로너의 부서진 삶을 그 누가 보상할 수 있을까. 전쟁 중에도 당연히 아름다움이 존재할 수 있지만 전쟁 중이기에 그 아름다움이 끝끝내 무참히 짓밟히고 마는 장면들이 강렬하게 남는다.




6. 이렌 네미롭스키, <무도회>
책 부피는 얇고, 짧은 이야기들이 고작 몇 편 실려 있을 뿐인데 아주 강렬하다. 특히 표제작 <무도회>는 속물 부르주아 부모를 바라보는 10대 소녀의 신랄한 시선과 그 나이 때의 욕망 등이 아주 적나라하게 그려지고 있다. 그 밖에도 대부분의 작품들이 자기 욕망에 충실한 사람들을 그리고 있는데, 그 안에서 인간을 가엾은 존재로 보는 작가의 연민어린 시선이 와 닿는다. 이렌 네미롭스키 선집 모두를 기꺼이 기대하게 하는 작품집.




7. 엔도 슈사쿠, <침묵>
나는 종교인도 아니고 종교의 어떤 면을(특히 한국형 기독교) 아주 싫어한다. 그런 내가 우연히 <깊은 강>으로 처음 만난 작가가 엔도 슈사쿠- 그날 이후 해마다, 아니 몇 년에 한 권씩은 꼭 읽는 작가가 된 엔도. 그의 작품 중 가장 대중적으로 인기를 끈 이 <침묵>을 아껴두었다가 드디어 읽었다. 종교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게 전부가 아닌 작가. 인간에게 신념이란 무엇인가. 사랑과 믿음, 순교와 배교, 나약한 인간과 강한 인간, 그리고 신의 침묵…  엔도 슈사쿠는 언제나 나를 뒤흔든다. 나도 약간 종교적인 면이 있는 걸까 고민하게 될 정도로.




8. 토머스 새비지, <파워 오브 도그>
우리는 어쩌면 이 잊혔던 작품을 다시 되살리는 데 큰 역할을 한 ‘애니 프루’에게 고마워해야 하지 않을까. 애니 프루는 이 작품을 일컬어 이렇게 말했다. “한 편의 심리 연구이자, 혐오라는 형태로 분출되는 억압된 동성애를 다룬 비범한 작품이다. 새비지는 거장의 솜씨로 미국 문학사에서 가장 강렬하고 사악한 인물을 창조했다.” 그이의 평가에 진심으로 동의한다. ‘필’- 이 남자의 뒤틀린 심리 묘사는 진짜 압권이다.




9. 찬 쉐, <마지막 연인>
중국의 카프카라고 불리고 있는 ‘찬쉐’-한 번만 읽어서는 완전히 이해하기 어려운 작품이 아닐까. 표면적으로는 권태기를 겪고 있는 세 커플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그러나 그 전달 방식이 굉장히 색다르다. 꿈결을 거닐 듯, 독특하고 몽환적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지독히 현실적인 작품. 이제까지 읽은 중국 작가들의 작품과 완전히 결이 다르다. 최근 <오향거리>가 또 출간되었다. 이 작품도 얼른 읽어봐야지.



10. 보리스 사빈코프, <창백한 말>
처음에는 테러리스트인 주인공이 중2병을 못 벗어난 허세남 같아서 약간 거슬렸는데 참 신기하게도 읽은 지 좀 지나면 다시 읽고 싶어지는 작품. 아마도 작품의 서정적인 면이 크게 한몫하는 것 같다.  “다른 사람을 위해 죽는다는 거, 사람들에게 자기 죽음을 바친다는 건 쉬워. 삶을 바치는 쪽이 더 어렵지.”(45쪽) 이런 문장들이 문득문득 심금을 울린다. 사빈코프의 작품도 속속 번역되길 바라본다.



비소설




1.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나보코프의 러시아 문학 강의>
사실 이 책이 나의 상반기 ‘원 픽!’ 이다. 읽는 내내 찬탄&감탄했고 너무 재미있어서 책장이 술술 넘어갔다. 러시아 문학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이 책을 피할 수 없지 않을까. 체호프, 톨스토이, 도스토옙스키, 고골 등 우리가 너무나도 사랑한 러시아 문학을 더 깊고 그윽하게 읽는 법이 이 책 안에 담겨 있다. 물론 나보코프의 견해에 모두 동의하지 않고, 또 그럴 수도 없(겠)지만 적어도 이 책을 보면 문학 작품을 읽을 때 훌륭한 독자로 재탄생하는 법을 조금 배울 수는 있을 것이다. 이 책으로 인해 나는 요즘 고골을 다시 읽어보고 있다.




2. 크리스티앙 보뱅, <환희의 인간>
나는 에세이를 딱히 좋아하지 않는다. 감성 돋는 에세이일수록 오그라들어서 피하는 편인데, 와 이 책은 인정. 읽으면서 어쩜 이렇게 아름답지? 어쩌면 이런 문장을 쓸 수 있지 감탄했다. 크리스티앙 보뱅의 모든 책을 읽어보고 싶게 만든 문제작(?). 책 전체를 연필로 꾹꾹 필사해 보고 싶어지는 책으로 오랜만에 정말 아름다움으로 가득한 산문을 만났다. 비 내리는 날, 읽고 또 읽으려고 간직하고 있는 책....




3. 김승섭, <미래의 피해자들은 이겼다>
트라우마 생존자의 이야기를 담은 책. 세월호 생존학생 연구와 천안함 생존장병 연구를 진행했던 김승섭 교수가 그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한국 사회에서 여전히 정치적으로 가장 예민한 사건인 두 사건의 생존자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있노라면 나 또한 진영 논리에 빠져 그들의 목소리를(나의 경우에는 천안함 생존자의 목소리를....) 외면했던 것은 아닌지 반성하게 된다. 김승섭 교수의 책을 읽으면 타인의 고통에 둔감한 이 사회가 나아갈 길은 무엇인지 곰곰 생각하게 된다.



4. 사울 레이터, <영원히 사울레이터>
레이터가 사진을 찍기 시작하던 1940년대 초기작부터 세상을 떠나기 전 마지막 10여 년간의 미발표작까지, 레이터의 작품세계가 만들어지고 변화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엄선한 사진들을 소개하고 있다. 세상을 단순하게 바라보고, 그 단순한 것이 지닌 아름다움을 믿은 사람. 세상은 무한한 기쁨의 근원이라 생각한 사람. 그래서 그의 이 일상을 담은 소소한 사진들을 바라보노라면 문득 내가 사는 세계에, 사람에 애정이 생긴다.




5. 모드릭스 엑스타인, <봄의 제전>
전쟁사를 이렇게 쓸 수도 있구나 감탄했던 책.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에서 1, 2차 세계대전의 폭발 징조를 읽어낸 이 탁월한 책은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처럼, ‘봄’을 그저 새로운 시작, 탄생으로만 보지 않는다. 모든 탄생에는 소멸이, 죽음이, 새로운 시작을 위한 희생이 있음을, 그리고 그 희생에는 분명 폭력이 따를 수밖에 없음을 주목한다. 현대의 탄생을 알린 발레 작품과 세계대전을 하나의 주제로 엮어서 풀어낸다는 것이 조금은 의아하기도 했지만 <봄의 제전>은 이런 의구심을 말끔하게 해소해준다.




6. 토니 모리슨, <타인의 기원>
얇지만 그 안에 담긴 내용은 묵직한 책. 인종차별과 젠더 갈등 등 인간은 왜 나와 타인, 즉 타자를 만들고 혐오 또는 차별하지 않고는 못 배기는 것일까? 이에 관한 토니 모리슨의 날카로운 분석이 담겨 있다. 그렇게 나와 다른 집단을 만들고 그들을 비인간화하면서 나의 권력이 강화된다고 착각하는 오류- 이런 착각에 빠진 사람들이 이 땅에도 너무나 많기에 토니 모리슨의 이 예리한 사유는 이곳에서도 유효하다.




7. 도나 해러웨이, <한 장의 잎사귀처럼>
<사이보그 선언문>을 읽기 전에 해러웨이에 관한 책을 찾아 읽던 중 발견한 책. 해러웨이의 성장 배경이나 개인사 등 그의 학문적 바탕이 된 환경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도나 해러웨이에 관한 지형도(밑그림)를 그리기에 알맞은 책이랄까. 대담집이라 인터뷰하는 사람도 중요한데, 해러웨이의 제자인 사이어자 니콜스 구디브가 대화를 이끌어가고 있어 그의 사상을 잘 이해하고 질문한다는 느낌이 든다. 무엇보다 좀 놀라웠던 점은 종교적 환경이 오늘날의 도나 해러웨이를 있게 한 데 좀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이랄까.




8. 양경인, <선창은 언제나 나의 몫이었다>
제9회 제주4·3평화문학상 논픽션 부문 수상작으로 저자는 제주4·3 사건을 언급하는 것조차 금기였던 1987년부터 5년 동안 끈질긴 채록과 집요한 취재를 거쳐 제주 여성운동가 ‘김진언’의 삶을 복원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내내 도대체 사람에게 신념이란 무엇인가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여기 등장하는 모든 여성운동가들의 삶과 증언에 그저 먹먹해진다.



9. 추적단 불꽃, <우리가 우리를 우리라고 부를 때>
책은 사놓은 지 한참 되었는데, 심적으로 힘들 거 같아서 계속 미루다가 올해 박지현 위원장이 민주당에(정확히는 이재명 대선 캠프에) 합류하게 된 것을 계기로 읽었다. 읽는 동안 내내 이 두 젊은 여성에게 대단하다,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의 간절함과 집요함, 고통받는 타인에 대한 연대의식이 N번방 사건 및 디지털 성폭력을 수면 위로 올리게 하지 않았을까. 그래도 세상은 여전히 바위처럼 단단하지만 불과 단 같은 여성들이 있기에 조금씩 나아질 것이라고 믿는다.



10. 룰루 밀러,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 책에는 굉장히 뭐라고 설명할 수 없는 양가감정이 든다. 2022년 출판계 상반기를 거의 휩쓴 책이기도 하고 잘 쓴 책이기도 한데, 그리고 놀라운 책이기도 한데 나는 이상해... 이상해.... 이 책이 마음으로부터 좋아지지는 않는다. 뭐랄까, 공부 엄청 잘하는 전교 1등 학생을 바라보는, 그런데 그 학생을 마음으로 예뻐할 수는 없는 선생님의 눈이랄까.......... 대체 왜 그런 거쥬? 그래서 맨끝에 살포시 올려본다......



댓글(26) 먼댓글(0) 좋아요(6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단발머리 2022-06-28 14:12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벌써 상반기 결산 페이퍼가 올라오는군요. 이 곳은 믿고 찾는 잠자냥님 서재입니다^^
잠자냥님이 심사 숙고 고르고 고르신 책들인데 전 표지도 제목도 처음인 책이 많아서 마음껏 주워담아 갑니다.
맨 마지막에 간신히 올려두신 룰루 밀러 책을 읽고 있어서 휴, 다행이다, 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 전교 1등 바라보는 선생님의 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살포시라도 올려주셔서 감사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2-06-28 14:21   좋아요 7 | URL
전교 1등 예뻐하는 선생님들도 많지 않습니까? 근데 전 왜 공부 잘 못해도 예쁜 아이가 있을 것 같아서리.... ㅠㅠ 룰루 밀러... 너는 전교 1등이란다....

다락방 2022-06-29 12:36   좋아요 2 | URL
저는 전교1등이 아닙니다. 해본 적도 없습니다.

그럼 이만. =3=3=3=3=3

새파랑 2022-06-28 14:12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잠자냥님의 전반기 마무리군요. 저도 써보고 싶습니다~!! 소설 10편중 제가 읽은게 3편 (모두 좋았음)인게 뿌듯하군요~!! 타타르 vs 침묵 우열을 가리기 힘든거 같아요 ^^

잠자냥 2022-06-28 14:24   좋아요 8 | URL
새파랑님은 다달이 이 작업을 하지 않으십니까?! 북플 걷기 앱(독보적)하고 같이! 볼 때마다 대단하심.
타타르, 침묵 둘 다 정말 좋은 작품들입니다.

mini74 2022-06-28 14:16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6권 겹쳐서 기쁜 *^^* 벌써 6월도 끝나가네요. ㅠㅠ

잠자냥 2022-06-28 14:24   좋아요 6 | URL
와, 정말 시간 왜 이렇게 빨리 가죠? ㅠㅠ

그레이스 2022-06-28 14:1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7권이요
김승섭 교수 책 담아갑니다~!

잠자냥 2022-06-28 14:28   좋아요 4 | URL
네, 그레이스 님이 제가 읽은 책과 같은 책 리뷰 올리시면 잘 챙겨 읽었습니다.
<미래의 피해자들은 이겼다> 추천합니다~

그레이스 2022-06-28 14:29   좋아요 3 | URL
감사합니다
저도!

거리의화가 2022-06-28 15: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한 권 빼고 읽어보지 못한 책들이네요~ 몇몇 책들은 보관함에 담겨 있거나 조만간 읽을 책들로 구매해놓았습니다.
<약자들의 힘>하고 <선창은 언제나 나의 몫이었다>은 관심이 가서 담아놓습니다. 감사합니다^^

잠자냥 2022-06-28 15:55   좋아요 2 | URL
네, 저에게 그랬듯이 그 두 권의 책이 거리의화가님의 마음에 들기를 바라겠습니다~

등대지기 2022-06-28 15:2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잠자냥님 소개글 보면 항상 책 읽어보고 싶어져요:) 감사해요 잘 읽겠습니다!

잠자냥 2022-06-28 15:56   좋아요 3 | URL
아이코, 이런 댓글이 무엇보다 큰힘이 되는 거 아시죠? 감사합니다.

독서괭 2022-06-28 15:3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우 벌써 상반기 결산이군요!! 2022 상반기 결산에서는 문학보다 비문학 쪽이 좀더 끌리네요^^ <나는 고백한다>만한 작품이 없었다는 말씀 때문인가 ㅋㅋㅋ 잠자냥님 원픽은 사둬서 손해볼 것 없는데. 그럼 이번에는 나교수님 강의를 들어봐야 하려나요? 전 마지막 두권만 읽었네요. <물고기는~> 이거 저도 잘 읽었지만 애정이 딱히 가지는 않아요. 왤까요..?

잠자냥 2022-06-28 15:58   좋아요 4 | URL
ㅎㅎ 아무래도 올해 상반기에는 <나는 고백한다>처럼 강력하게 열광하게 된 문학을 만나지 못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만.... 생각해 보니 그런 책 만나기 쉽지 않기는 하죠. ㅎㅎㅎ 나교수님 강의 책은 문학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맞아, 맞아 하면서 읽으실 수 있을 거예요-

공쟝쟝 2022-06-29 08:2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페이퍼를 한문장으로 요약하자면 대체로 ˝싫어하고 안좋아하지만 이건 인정ㅋㅋㅋ˝
무한한 애정이 아니라 조건부 애정, 그것을 차별화하는 것에 대한 타당한 이유까지 있는 애정 ㅋㅋㅋ 잠자냥의 키워드에 ‘편애‘를 넣었던 어제의 나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 페이퍼입니다. 제 생각에 잠자냥에게 편애는 본질에 가깝다 ㅋㅋㅋ

잠자냥 2022-06-29 10:15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 나의 편애 본질을 꿰뚫어 보다니!

다락방 2022-06-29 12:3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음.. 전 이 페이퍼를 읽고 ‘나 나뭇잎 샀던가?‘ 하고 갸웃했어요. 사진 찍어놓은거 찾아봐야지. 샀나 안샀나.
그나마 이 페이퍼에 올라온 책들 중에서 읽은 것도 있지만 갖춘 것도 있어서 좋습니다. 으하하하하.

잠자냥 님 페이퍼나 리뷰를 읽을 때마다 느끼는건데 정말 글이 고급스러워요. 이 페이퍼 역시 고급진(이라는 단어를 좋아하진 않습니다만) 페이퍼네요. 양질의 페이퍼입니다.

잠자냥 2022-06-29 13:20   좋아요 1 | URL
고급진 자냥이가 인정하는 더 고급진 다부장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2-06-30 10: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편집장의 선택이 아닌 알라디너 잠자냥의 선택!! 코너로군요^^
잠자냥님에게 간택되어진 책들은, 잠자냥님의 소개글만 읽어도, 그야말로 귀는 팔랑팔랑 가슴은 벌렁벌렁....문학 좋아하는 사람들은 잠자냥님의 리뷰나 페이퍼는 필수로 읽어야 할 것 같아요.
전 부끄럽게도...올리신 책 중 겹치는 책이 있는 영광을 누려보려고 열심히 찾아 보아도 한 권도 없네요. 다만, 이번엔 읽다 한참 쉬고 있는 책들이 네 권이나 됩니다ㅋㅋㅋㅋ 이마저도 제겐 영광스럽네요^^
내일부터 올 하반기 동안엔 잠자냥님의 픽한 상반기 책들 중 눈에 들어온 몇 권의 책을 꼭 읽어보기! 목표를 실행해 보겠습니다.
다가올 12 월, ‘잠자냥의 선택‘ 좋은 책들 또 기대하겠습니다^^


잠자냥 2022-07-01 11:13   좋아요 1 | URL
아니 이 댓글을 오늘에야 봤네요. 저랑 겹치지 않는다고 부끄럽기는요~ 세상은 넓고 읽을 책이 얼매나 많은데요~
하반기에 제가 소개한 책들 중 몇 권 읽어보시고 마음에 들기를 바라겠습니다!

moonnight 2022-06-30 11: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잠자냥님 안녕하세요 벌써 상반기 결산이라니@_@ 시간 가는 거 생각 안 하고 있다가 깜짝 놀랍니다@_@;;; 잠자냥님과 겹치는 건 마지막 단 한 권이라 부끄럽네요^^;
룰루 밀러의 책을 읽고 다들 좋다고 난린데 나는 왜 이런고-_-a 하고 어리둥절하던 와중에 잠자냥님 글을 읽고 뭔가 안심합니다.ㅎㅎ;;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잠자냥 2022-06-30 13:02   좋아요 2 | URL
맞아요! 정말 저도 상반기 결산하라는 거 보고 깜짝 놀랐어요. 내일부터 하반기 시작.... 털썩.....ㅠㅠ
어이쿠, 저랑 안 겹친다고 부끄러워하실 일이 있나요. 책은 다 취향따라 읽는 것이죠.
룰루 밀러 책 마음으로 좋아지지 않아서 저도 고민이긴 합니다만 ㅎㅎㅎ 그런 분들도 많은 것 같아서 안심입니다. ㅎㅎㅎ

coolcat329 2022-07-04 08: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벌써 상반기 이렇게 좋고 많은 책을 읽으셨네요.
저는 이 중 네 권 읽었는데 정말 다 🌟 🖐 입니다.
이 페이퍼에 있는 책들 다 끌리네요.

잠자냥 2022-07-04 11:56   좋아요 0 | URL
우웅... 그런데 제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은 책은 드물어요. 흐흐흑. ㅎㅎㅎ
 
<침묵> 을 읽고 있다



나도 <침묵>을 읽고 있다. 어쩌다 보니 다락방 님과 함께 읽는 책이 되었는데, 다락방 님은 출근길에 읽는 것에 비해 나는 퇴근 후 방 안에 틀어박혀 조금 읽다가 잠들.....(기 일쑤이다). 이 책이 지루하다거나 해서는 아니고 요즘 내 상황이 여의치(?) 않아 책을 많이 읽지 못하고 읽어도 금방 잠이 들고 있다. 이사 때문에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퇴근 후 이 집 저 집 보러 다니고, 그러고 나서 집에 오면 냥이들 챙겨주고 뭐 이런 다음 책 읽고 누우려면 10시가 넘는데 정신적으로 엄청 피곤해서 그런지 요즘 책이 잘 안 읽히기는 한다. 아무튼, 서울에서 책 많은 사람이, 거기다 고양이까지 여러 마리 있는 사람이 자가 아닌 전세로 집구하러 다니는 일은.... 오마이갓...... 주여,  제가 어찌 이 많은 책을 샀나이까? 주여, 저에게 딱 맞는 집을 내려주소서. 주여 어찌 계속 침묵하고 계시나이까?! 그렇다. 나의 주는 아직 침묵 중이다.... -_-;

요즘 같은 때 <침묵>을 읽고 있으려니 농담처럼 나의 하느님은 언제쯤 침묵을 깨고 응답해주시려나 하는 생각이 문득 들더라. 그렇다고 내가 하느님을 믿는 것은 아니다. 하느님을 믿기는커녕 신의 존재를 나는 믿지 않는다. 불가지론자도 아니고 거의 무신론자에 가깝다. 그러면서도 아주 어렵고 힘든 일이 닥치면(예를 들어 우리 둘째 고양이가 생사를 넘나들던 시기에) 나도 모르게 ‘하느님, 우리 땡땡이 좀 살려주세요.’ 빌고 있으니 나란 사람도 참 모순이다. 그러다가 그 일이 이루어지면 그래도 “하느님 감사합니다!” 정도까지의 인사는 하지만 혹시라도 그 간절히 바란 일이 이루어지지 않으며 역시 신은 없어, 라고 냉소적으로 생각해버리는 것이다. <침묵>의 페레이라 신부의 제자들, 그러니까 로드리고 등등이 생각하듯이 어찌하여 신은 침묵하고 계실까 생각하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거기서 더 나아가 신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참 편리하게도 생각하고 마는 것이다.

이 책은 현재 절반쯤 읽었기에 그 끝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지만, 나 또한 다락방 님처럼 신념과 믿음, 신의 침묵에 대해 생각해 보고 있다. 특히 나는 종교가 없고, 신의 존재를 믿지 않기 때문에 한 사람이 어떤 마음으로 그토록 깊이, 그토록 단단히 보이지 않는 존재를 믿을 수 있는지, 그리고 따를 수 있는지 거의 경이로움에 가까운 감정으로 로드리고 및 일본의 숨은 가톨릭 신자들을 지켜보고 있다. 인간에게 신념이란 정말 무엇일까, 인간이 어떤 경지에 다다르면 저토록 모진 고문을 당해도 신념을, 믿음을 버리지 못할까? 나로서는 도저히 아직도 여전히, 풀 수 없는 문제이다. 현재의 삶이 너무나 고달파 천국을 약속한 가톨릭을 믿게 되었고, 그렇기에 그 천국에 대한 꿈을 버리지 못해 박해받는 와중에도 신을 저버리지 못하는 일본의 신자들의 모습을 지켜보노라면, 현재의 삶이 이토록 고달프고 더 가혹해지는데 확인조차 할 수 없는 천국에 대한 믿음 때문에 배교하지 못하는 신념이란 무엇일까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나처럼 나약한 사람에게는 이 작품에서 (아직까지는) 굉장히 기회주의적이고 비열하게 그려지는 ‘기치지로’ 같은 인물이 더 인간적으로 다가온다. 너무나도 고통스러운 박해를 받았기에, 눈앞에서 형과 누나가 하느님을 믿는다는 이유만으로 가혹한 처벌을 받고 죽임당하는 것을 지켜봤기에 하느님을 저버리고 배교 행위를 한 그가, 도리어 로드리고처럼 굳세게 하느님을 믿는 이들보다 더 이해가 간다. 이럴 때 나라면 어땠을까(나보코프 교수님은 이런 식으로 등장인물에 감정이입하지 말라고 하셨지만... 나는 하찮은 독자라 그렇게 하련다) 생각해 보게 되는데 발 아래로 바닷물이 밀려오면 바로 그 순간 자진해서 성화를 짓밟으며 지나가지 않았을까.... 아니 그 전에 이미 다 불어버렸을지도 모른다.....저기 가톨릭을 믿는 신자들이 뭉쳐 있다고.


아니, 성화를 짓밟는 정도는 나 한 사람의 믿음을 저버리는, 내 양심을 버리는 일이므로 수치스러움 정도에서 끝날 테지만 누군가를 밀고하는 일은 그 사람을 죽음으로 몰아갈 일이라 꽤 망설여질 것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내 앞에 죽음이 닥쳤다면 내가 그러지 않을 자신이 있을까? 나는 기치지로처럼 나약하고 고통에 약한 사람이므로 아마도 기치지로의 길을 갈 확률이 더 높을 것이다. 그래서 그런 걸까. 나는 로드리고보다 이 기치지로라는 인물에게 자꾸만 눈길이 간다. 그가 인간에, 아주 평범한 인간에 더 가깝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만일 정말로 하느님이 존재한다면, 그리고 예수가 정말로 우리가 알고 있는 그런 인물이라면 어쩐지 이런 나약하기 짝이 없는 기치지로 같은 인물도 저버리지 않을 것만 같다. 신의 침묵은, 하느님의 침묵은 그런 가련한 너희들조차 쉽게 정죄하지 않는다는 포용을 드러냄은 아닐까.

아무튼, 이 책을 다 읽은 것은 아니고 <침묵>에 관한 어떤 리뷰도 읽지 않았기에 이 책의 끝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 다만 기치지로 못지않게 로드리고도 신념으로 똘똘 뭉친, 그래서 어떤 고통 속에서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강한 인간은 아닐 것 같다는 예감은 든다. 엔도 슈사쿠의 그간의 작품들 속 인물들이 대부분 그러했기 때문이다. 나약하기 짝이 없는 인간들, 그렇기에 신을 붙들 수밖에 없는 사람들, 하느님에, 종교에 의지해 삶을 부여잡고 이 힘겨운 세상을 버티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너무나 삶이 너무 버거워져 믿음을 잃고 신을 저버리려 해도, 결국 그 인간을 끝내 버리지 않는 신, 존재이기보다는 손길로 그 나약한 인간을 어우르는 양파와도 같은 신, 그런 신의 모습을 <침묵>은 보여주지 않을까.

그러니 양파와도 같은 주여, 저에게 제 마음에 쏙 드는 집을 어서 하사해 주시옵소서.... (응?)



댓글(27) 먼댓글(0) 좋아요(4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공쟝쟝 2022-06-10 13:0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ㅇ ㅏ ㅠㅠㅠㅠㅠ 주여 ㅠㅠㅠㅠㅠ 저도 🙏 함께 비나이다 (무신론자 2인 추가해서 비니까 구해지지 않을까?) 원래 집 토끼 보다 바깥 토끼가 더 절실…?

잠자냥 2022-06-10 13:09   좋아요 4 | URL
ㅋㅋㅋㅋㅋ 바깥 토끼 ㅋㅋㅋㅋㅋ 우리 계속 바깥 토끼하자! ㅋㅋ

공쟝쟝 2022-06-10 13:10   좋아요 4 | URL
일단 필요할땐 기도하는 ㅋㅋㅋㅋ 비열한 스탠스를 유지하고 죽기 전에 회개하자 ㅋㅋㅋㅋㅋ (밀당 천재)

잠자냥 2022-06-10 13:26   좋아요 3 | URL
바로 그거야! (이 댓글 하느님이 못 보시게 가리자....)

공쟝쟝 2022-06-10 13:30   좋아요 3 | URL
보실 거 같긴 한데 우리 같은 사람 한둘이겠어? 하느님 미안🫶🏻 조금만 기다려… 언젠가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근데 그거 미리 알려주면… 좋겠… 그럼 고지…고지인가? -넷플릭스 지옥 참조-) 이 모든 회의론을 집어치우고 열렬히 깨달을게! (이로서.. 저의 믿음에 대한 이론은 비트코인에 대한 믿음-욕망-과 같은 것으로 결론 났..)

새파랑 2022-06-10 13:19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두 셀럽분들이 동시에 읽는 <침묵> 이군요. 신에게 제물을 바라면 안되는거 아닌가요? ㅋ 제물은 알라딘(요술램프)에게 비셔야 할듯 ^^

양파와 같은 신을 보니 왠지 반갑습니다~!!

잠자냥 2022-06-10 13:26   좋아요 5 | URL
저는 셀럽이라기보다는 셀프럽~ㅋㅋㅋㅋㅋㅋ

거리의화가 2022-06-10 13:2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과 잠자냥님에 뒤이어 저도 조만간 이 책을 읽을 작정입니다^^ 저도 무신론자지만 이 책이 종교와는 관계없이 어떤 메시지를 던져줄지 기대가 됩니다.
그나저나 집구하기 화이팅입니다!

잠자냥 2022-06-10 14:20   좋아요 4 | URL
저 또한 신을 믿지 않는데도(그리고 종교인을 좀 안 좋아하는데도;;), 엔도 슈사쿠의 작품은 계속 읽게 되더라고요, 그런 의미에서 거리의화가 님도 이 책 좋아하실 게 틀림없습니다!

집구하기 잘 되겠지요! 감사합니다!

다락방 2022-06-10 13:51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잠자냥 님 저랑 비슷한 감상이셔서 너무 반갑네요. 비열하고 비굴하지만 저는 제 스스로가 기치지로에 더 가깝지 않을까 싶었거든요. 바닷물이 차오르는 데 묶여 있다면, 차오르는 걸 보게 된다면, 그걸 보면서도 내 종교를(그게 종교가 아니라 다른 무엇이라도) 지킬 수 있을 것 같지 않아요. 저란 존재가 그렇게나 강할까 라고 생각하면 정말 자신 없습니다.
같이 읽으면서 중간에 이렇게 감상도 나누니 넘나 행복합니다. 저란 인간, 이렇게 작은 것에 행복해하는 인간.

저는 국내든 국외든 여행가면서 어떤 종교적인 장소에 가게 되면 다 들어가서 기도해요. 교회도 성당도 들어가면 기도하고요, 얼마전에는 일자산에 돌덩이들이 무더기로 쌓여있길래 저도 돌 하나 살짝 얹고 또 빌었어요. 보름달이 뜨면 보름달 보고도 소원을 빕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쪼록 집 문제는 잘 해결되시길 바랍니다. 얼른 고양이들과 발 뻗고 편히 주무시기를..

잠자냥 2022-06-10 14:25   좋아요 3 | URL
우린 넘나 나약하기에 많이 먹는 것입니다. 괜찮습니다. 그것이 인간이니까요.
전 다부장님이 엔도 슈사쿠 작품 한 권도 안 읽었대서 좀 의외였는데요, 아마 계속 읽게 되시리라고 봅니다요~ ㅎㅎ

종교적인 장소마다 들어가서 기도하는 거 신기해요! 그것도 의외네... ㅋ
보름달 뜨면 보름달 보는 거 늑대인간 아닌가효?
늑대인간 다부장의 일자산 돌덩이! 그 소원 이뤄지길 바랍니다!
저도 집 문제 잘 해결되겠죠!

단발머리 2022-06-10 14:17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두 분이 같은 책 읽으시는 거 전 처음 본거 같아요. <침묵>을 6월의 픽으로 정해야 하는 거 아닌지요.
얼른 집 구하시기를, 저도 기도할게요. 저는 독실한 기독교인으로서, 주님이 제 기도 들어주셨던 다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ㅋㅋㅋㅋㅋ 기도할게요.
근데, 잠자냥님! 저는 이 페이퍼에서 이 문장에 콕 꽂히네요.

(나보코프 교수님은 이런 식으로 등장인물에 감정이입하지 말라고 하셨지만... 나는 하찮은 독자라 그렇게 하련다)

그럼 나교수님은 어떻게 읽으라고 하셨는지, 간단하게라도 알려주세요.
from 소설 읽을 때 감정이입하는게 잘 읽는 독자라고 생각하고 사는 1인

다락방 2022-06-10 14:20   좋아요 4 | URL
안그래도, 저도 그게 궁금하던 참입니다.

잠자냥 2022-06-10 14:31   좋아요 4 | URL
ㅋㅋㅋ 다부장님이 여성주의책 읽을 때 저도 읽으면 되는데, 그게 잘 안 되네요!
해러웨이 선언문도 정작 그 책은 아직 안 읽고 있어요!
단발머리 님의 기도의 힘을 제가 잘 받겠습니다! ㅎ

나보코프 교수님은 훌륭한 독자를 이렇게 정의하셨습니다. 고대로 옮겨 봅니다.

“주인공 중 어느 한 인물과 자신을 동일시하면서 ‘묘사를 생략’하는 일반 독자와 달리 소설을 대할 때 그런 유치한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다.” 훌륭한 독자는 “자신을 작품에 등장하는 소년이나 소녀와 동일시하는 것이 아니라 그 책을 구상하고 구성하고 있는 사고와 동일시”한다. 또한 훌륭한 독자는 “보편적 관념보다는 개별적 상상을 좋아한다. 특정 그룹 사람들과 어울리기 위해 소설을 읽는 게 아니라, 작품의 섬세한 디테일을 흡수하고 이해하기 때문에, 작가가 의도한 즐거움을 즐길 줄 알고, 내면과 온몸으로 빛을 뿜을 줄 알기 때문에, 그리고 위조의 달인, 상상의 달인, 마술사, 예술가가 만들어 낸 상상의 세계에 전율을 느끼기 때문에 소설을 읽는다.” 그렇기에 “위대한 작가가 창조하는 최고의 등장인물들은 바로 독자.”이다.

단발머리 2022-06-10 14:43   좋아요 4 | URL
사건 중심으로 읽기 때문에 ˝주인공 중 어느 한 인물과 자신을 동일시하면서 ‘묘사를 생략’하는 일반 독자˝가 바로 저라서요 ㅋㅋㅋㅋㅋ 저도 훌륭한 독자가 되고 싶기는 한데요. 작가의 구상과 그걸 구성하는 사고를 파악한다는 건 진짜 어려운 일일 것 같아요.
작가랑 같이 책을 ‘만들어가는‘ 독자가 되라는 건데, 오호호... 전 그냥 읽어야 되겠어요.
훌륭한 독자가 되는 길이란 너무 험난한 것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2-06-10 15:07   좋아요 2 | URL
저도 사실 묘사 왕 싫어함;;; 발자크.... 플로베르..... -_-;;;;

독서괭 2022-06-10 16:3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이고야 주여,, 우리 잠자냥님에게 어서 딱 좋은 집을 하사하라!! (저 역시 신을 안 믿기 때문에 약간 건방짐..게다가 내 일이 아니라서 부탁하는 주제에 더 건방짐 ㅋㅋ) 저도 신을 안 믿는데, 저는 불가지론자에 더 가까운가..? 어차피 인간이 인식가능한 존재라면 신이 아니다, 라고 생각하고 신이 있건 없건 절대 이 먼지같은 인간의 하찮은 부탁같은 걸 들어줄 의지는 없을 것이므로 나랑은 상관없다, 라고 생각합니다 ㅋ
저도 나교수님 말씀에 따른 좋은 독자 되기는 글렀네요.. 쩝쩝

잠자냥 2022-06-10 17:01   좋아요 5 | URL
ㅋㅋ 괭님의 기운까지 받아서 꼭 좋은 집을 찾고야 말겠습니다!
나 교수님 말 진리는 아니에요. ㅋㅋㅋ 참고만 하세요~

유부만두 2022-06-10 17:4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나는 ‘침묵’을 안 읽고 있습…

잠자냥 2022-06-11 01:42   좋아요 1 | URL
저도 그러다 이제 드디어 지금!

mini74 2022-06-11 21: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기도에 동참합니다 자냥님과 고양이님께 은혜로운 집을 내려주세요 !!!

잠자냥 2022-06-12 02:27   좋아요 4 | URL
와…. 알라딘 요정 여러분의 기도가 힘을 발휘한 것 같습니다. 진짜 마음에 들고 조건도 잘 맞는 집을 발견했고 월욜에 계약하기로 했어요! ㅎㅎㅎ

coolcat329 2022-06-14 09:46   좋아요 1 | URL
오! 구하셨군요! 축하드립니다. 🤗

coolcat329 2022-06-14 09: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나교수님이 인물에 감정이입하지 말라셨군요! 왜죠? 러시아 문학강의에 나오나 보네요. 찾아보겠습니다.
그나저나 잠자냥님 집 구하시느라 힘드시겠어요. 고양이들에 책까지 ㅠㅠ
건강 잘 챙기시고 꼭 좋은 집 찾으시길요!

잠자냥 2022-06-14 09:42   좋아요 0 | URL
네 감사합니다~ 다 좋은 집 가려는 과정이겠죠. ㅎㅎㅎ

coolcat329 2022-06-14 0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위에 댓글에 이유를 써놓으셨군요. 감사합니다!

잠자냥 2022-06-14 09:42   좋아요 0 | URL
넹넹~
 

학교 다닐 때 문학 시간은 참 흥미로웠다. 어학은 싫었으면서도 문학을 다루는 시간이라면 그 대상이 어떤 문학이든 즐거웠다. 교수의 해석이나 주장이 나와 꼭 일치하지 않더라도, 어쩌면 바로 그렇기 때문에 더 흥미진진했다. 그런 내게 <러시아 문학 강의>는 오랜만에 문학 강의, 그것도 나보코프라는 훌륭한 작가이자 교수로부터 1대 1 족집게 과외를 받는 듯한 기쁨을 느낄 수 있었던 책이었다. 이 책을 읽는 며칠 동안 러시아 문학이라는, 그 단어만 봐도 가슴이 설레는, 내겐 보물 창고 같은 문학 세계에 대해 나보코프와 심도 깊은 이야기를 나눈 것 같아 무척이나 행복했다.

이 책은 20세기 중반에 미국으로 건너온 나보코프가 미국의 여러 대학에서 러시아 문학을 주제로 진행한 강의를 모은 것이다. 작가로서도 빼어난 그는 문학을 보는 심미안도 뛰어나, 이 책을 읽노라면 어떤 문학이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서 좋은 문학인지, 또 그런 문학을 보는 심미안은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 좋은 독자란 어떤 독자인지 저절로 깨닫게 된다. 몇 해 전 나온 <나보코프의 문학 강의>도 훌륭했지만 이 책이 더 흥미롭게 읽힌 이유는 내가 러시아 문학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나보코프 그 자신도 러시아 문학에 애정이 좀 더 있어서 그랬던 것은 아닐까 싶다. 이 책에서 나보코프는 우리에게는 너무나 익숙한 러시아 작가들- 톨스토이, 도스토옙스키, 체호프, 고골, 투르네게프, 고리키를 다룬다. 다들 세계 문학사에서 한자리씩 차지한 이름들이다. 그렇기에 이 작가들과 그들의 작품에 관해 나보코프의 칭송과 찬탄이 내내 이어지리라 생각하기 쉽지만 천만의 말씀. 몇몇 작가에 대해서 나보코프의 비판은 신랄하기 짝이 없다.

그중 가장 당혹스러운 인물은 ‘도스토옙스키’이다. 나는 최근 <죄와 벌>을 재독했고, 여기 언급된 다른 작품에 비해 세세한 부분까지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도스토옙스키 편을 먼저 읽었다. 도스토옙스키를 박하게 평가하는 나보코프의 대범함에 놀라면서도 그의 주장에 90% 가까이는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죄와 벌>에서 느꼈던 어떤 불편한 지점이랄까, 실소가 나오던 장면들도 왜 그랬는지 나보코프의 글을 읽으니 속 시원히 해결되기도 했다. 이 책의 다른 장(톨스토이를 다룬 장)에서 나보코프는 톨스토이를 러시아의 가장 위대한 소설가로 꼽는다. 전 시대의 푸시킨, 레르몬토프 등은 논외로 치고, 러시아의 위대한 산문 작가 순서를 매겨 보기도 하는데, 그의 목록을 보면 도스토옙스키를 좋아하는, 그를 가장 위대한 러시아 작가로 생각하는 독자들은 당혹해할 것이다. 나보코프는 가장 먼저 톨스토이를 꼽고 그다음으로 고골, 3위에 체호프, 4위에 투르게네프를 놓는다. 어딜 봐도 도스토옙스키는 없다! 그도 이 순위에 놀랄 독자들을 염두에 두었는지, 도스토옙스키를 좋아하는 이들이 항의할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한다.

나보코프는 어떤 이유로 도스토옙스키를 훌륭한 산문가로 생각하지 않는 것일까?  그는 “도스토옙스키에 대해 나는 다소 난처하고 곤란한 입장”이라고 밝힌다. 이어 “모든 강의에서 나는 문학이 나를 흥미롭게 한다는 관점, 다시 말하면 불후의 예술, 천부적 재능이라는 관점에서 문학에 접근하면 도스토옙스키는 위대한 작가가 아니다. 훌륭한 유머가 번득이긴 하나 문학적 진부함이라는 황량함을 지닌 평범한 작가에 불과하다.”(196쪽)고 냉정하게 평가한다. 이어지는 그의 비판은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그는 <죄와 벌> 줄거리를 소개하고는 요즘 보기에 ‘엄청나게 상투적인 내용’이라 말한다. 사실 그렇지 않은가? 그 후 이어지는 문장에서는 포복절도하지 않을 수 없다. “요즘에는 교양 있는 독자들이 숭고한 창녀를 냉소적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란다! 이 문장에서 큰소리로 웃긴 했지만 진심으로 동의하는 바이다. 그는 이어서 말하기를 “내 입장이 곤란한 이유는 이런저런 강의에서 만나는 독자들이 모두 교양 있는 사람들은 아니라는 데 있다. 그중 3분의 1은 문학과 사이비 문학도 구분할 줄 모르고, 미국 역사 소설이나 <지상에서 영원으로> 같은 졸작을 비롯한 하찮은 소설들보다 도스토옙스키를 더 비중 있고 예술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196쪽)이라는 것이다.

나보코프는 실로 탁월한 수많은 예술가들, 그런 높은 기준에서 보았을 때 도스토옙스키는 비난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의 여러 주장에 고개가 끄덕여지는데 그중 가장 인상 깊은 점은 ‘감적인 것’과 ‘감적인 것’에 대한 구분이다. 나보코프는 감상주의자는 개인적으로 매우 잔인한 인간일 수 있다고 말한다. 그에 비해 감성적인 사람은 잔인과는 거리가 멀다. 그에 따르면 ‘진보적 사상에 눈물 흘릴 줄 알았던 감상주의자 루소는 친자식들을 구빈원에 맡기고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앵무새를 애지중지하는 늙은 감상주의자 하녀가 조카를 독살할 수도 있다. 어머니날을 기억하는 감상주의자 경찰이 무자비하게 자신의 적을 파괴할 수도 있다. 스탈린은 아이들을 좋아했고 레닌은 오페라에 흐느꼈다.’(205쪽). 나보코프가 보기에 도스토옙스키의 작품은 감상주의적 작품으로, 자동적으로 독자의 연민을 불러일으키게 되어 있는 친숙한 감정을 비예술적으로 과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도스토옙스키는 유럽 추리 소설이나 감상주의적 소설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여기서 말하는 감상적 영향이란 도스토옙스키가 좋아했던 갈등 구조, 즉 선량한 사람들을 불쌍한 처지에 놓이게 한 다음 그 상황으로부터 일말의 동정을 불러일으키는 구조(205쪽)에서 탈피하지 못한 것이다.

이어지는 나보코프의 비판은 더 신랄하다. 그는 도스토옙스키의 작품에서 보이는 ‘취향의 부재’, ‘전(前) 프로이트적 콤플렉스를 보유한 인간의 고통에 대한 단조로운 해석’, ‘짓밟힌 인간 존엄의 비극에 대한 탐닉’ 등 이 모든 것을 좋아하기란 쉽지 않다고 고백하면서  ‘죄를 지음으로써 예수에게 다가가는’ 혹은 이반 부닌의 직설적 표현대로 ‘온 천지에 예수를 흘리고 다니는’ 등장인물들의 이런 트릭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솔직하게 말한다. 온 천지에 예수를 흘리고 다닌다니! 정말 공감가지 않는가? 부닌의 이 표현에도 크게 웃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예술적 시각의 진화라는 측면에서 도스토옙스키는 아주 흥미롭다고 말한다. 예컨대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잘 살펴보면 어떤 자연 배경도 감각적 지각에 관련한 어떤 것도 발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풍경이 있다면 그것은 사고, 도덕의 풍경 일뿐이다. 도스토옙스키의 세계에서는 날씨도 존재하지 않고, 따라서 사람들의 옷차림도 중요하지 않다. 도스토옙스키의 작품에는 상황과 윤리적 갈등만 있을 뿐이다. 그는 심리적 반응과 내면적 번뇌를 통해 인물을 형상화하기 때문에 어떤 인물의 외모를 한 번 묘사하면 그 인물이 등장하는 장면에서 더 이상 외모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는 구시대적 방법을 사용한다.(207쪽)

심지어 <죄와 벌>에서는 여느 걸작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바보 같은 문장이 등장한다고 지적한다. 문제의 문장은 다음과 같다. “촛불이 깜박이며 가난에 찌든 방에서 같이 영원의 책을 읽고 있는 살인자와 매춘부를 흐릿하게 비추고 있었다.” 최근 <죄와 벌>을 읽을 때도 조금 어처구니없다고 느꼈는데 왜 그런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는지 나보코프는 명쾌하게 설명해준다. 그는 이렇게 지적한다. “‘살인자와 매춘부’, ‘영원의 책’ 이 무슨 삼각관계란 말인가?” 그가 보기에 이 문장은 도스토옙스키식 수사적 꼬임을 전형적으로 드러내는 핵심 문장이다. ‘몹시 어눌하고 비예술적이다. 진정한 예술가, 진정한 도덕주의자, 훌륭한 그리스도교 훌륭한 철학자, 사회학자 이들 중 어느 누구도 살인자와 불쌍한 매춘부를 하나의 호흡, 하나의 거짓 수사 속에 그것도 성스러운 책 위에 서로 너무도 다른 머리를 조아린 모습으로 나란히 놓아두지는 않을 것’이다. 나보코프는 라스콜리니코프와 소냐는 ‘완전히 차원이 다른 사람들’이라고 말한다. 라스콜리니코프의 비인간적이고 멍청한 범죄는 몸을 팔면서 인간 존엄에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는 소녀의 가련한 처지와 전혀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영원의 책을 함께 읽고 있는 살인자와 매춘부라니 “말도 안 되는 난센스”이며 추잡한 살인자와 불운한 소녀 사이에는 어떤 수사적 고리도 없으며 그저 감상주의적 소설에서나 볼 수 있는 사회 통념상의 연결 고리만이 있을 뿐이다. 때문에 그것은 “조잡한 문학적 속임수이지 비애와 경건함이 엿보이는 대작”(219쪽)은 아니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다음과 같은 지적은 많은 독자들이 공감할 것이다. 알다시피 도스토옙스키의 작품 주인공 중에는 사이코패스가 많다. 나보코프는 이렇게 정의한다. 스타브로긴은 ‘도덕적 정신 이상’, 로고진은 ‘호색증’, 라스콜리니코프는 ‘명백한 광기’, 이반 카라마조프는 ‘반쯤 미친 사람’으로 이들은 모두 인격해리 증상을 보인다. 이게 왜 문제냐고 물을 수도 있다. 그런데 나보코프는 반문한다. 작가가 창조해낸 인물들이 거의 대부분 정신병자이거나 미치광이일 경우 ‘리얼리즘’, ‘인간 경험’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과연 가능할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을 차치하고 도끼 선생의 인물들이 지닌 두드러진 특징이 있는데 이들은 책이 끝날 때까지 인격 변화를 겪지 않는다는 점이다. ‘주변 환경이 변하고 별의별 희한한 일들이 다 일어난다고 해도 그들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214쪽) <죄와 벌>의 라스콜리니코프를 보라! 그는 끝까지 자신의 죄를 정당화하는 헛소리를 지껄일 뿐이다. 그가 소냐의 애정에서 조금 감화 받은 것처럼 보인다 하더라도 한 마리 이를 죽였다고 항변하던 그 생각을 버리게 되었을까? 나는 그렇지 않다고 본다.

<백치>에 대한 비판은 더 혹독하다. ‘등장인물들은 말을 할 때마다 얼굴이 창백해지거나 붉어지거나 비틀거린다. 종교적 모티브는 그 몰취향으로 역겨움을 자아’낸다. ‘작가는 순전히 정의에 의존하면서 그것을 뒷받침할 어떤 증거도 제시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도스토옙스키 작품이 그토록 흥미진진한 이유는(그렇게 느껴지는 까닭은) ‘플롯 자체는 긴장을 유지시킬 수 있는 여러 기발한 기제들을 통해 솜씨 있게 전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나보코프가 보기에 ‘톨스토이를 예술가의 부드러운 손놀림에 비유한다면 이것들을 한낱 클럽에서의 주먹질에 불과’(249쪽)할 뿐이다. 때문에 도스토옙스키는 ‘진실을 좆는 위대한 탐구자이자 인간의 병든 영혼을 연구하는 천재학자일 수는 있겠지만 톨스토이 푸시킨 체호프 같은 위대한 작가’는 되지 못한다고 잘라 말한다. 그것은 도끼 선생이 창조한 세상이 비현설적이어서가 아니라, 대작이 되기 위해 응당 갖추게 되는 ‘조화와 경제성의 원칙이 결여된 채, 너무 급하게 쓰였기’ 때문이다. 도스토옙스키는 조잡한 방법론에 담기에는 지나치게 관념적이며 그의 등장인물들은 “사람의 탈을 둘러쓴 관념에 불과”하다는 나보코프의 지적은 꽤 공감이 간다.

나보코프는 이런 몇몇 작품을 박하게 평가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도끼 선생의 작품 중 최고의 작품으로 <     >를(을) 꼽는다. 그의 평가에 따르면 이 작품은 ‘거의 조이스에 가까우리만치 스토리가 정교하고 음성적 운율적 표현력이 문체에 강하게 녹아들어 있다.’ 그런데 ‘뛰어난 걸작임에도 불구하고 도스토옙스키를 추종하는 사람들에게는 인정받지 못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무엇일까? 이 책을 직접 읽어보고 정답을 맞혀보시라-

도끼 선생에 대한 이런 신랄한 비판 때문에 불만스러운 독자도 많을 텐데, 고리키를 향한 나보코프의 쓴소리에 비하면 이 정도 비판은 조족지혈이다. 이 책에서 그가 가장 매섭게 비판하는 작가가 고리키가 아닐까 싶다. 나보코프는 고리키의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도와 기계적 이야기 구조는 오래전 사라진 우화시나 중세 시대의 교훈극을 연상시킨다고 말한다. 이어서 “논리적 입증이나 추론이 성공하려며 어느 정도 지적인 영역이 필요한데, 고리키는 그것을 전혀 가지고 있지 않은” 작가라고 잘라 말한다. “빈약한 예술성, 사고의 혼돈을 보상하고자 하는 그는 충격적 테마, 대비, 갈등, 폭력, 냉혹함에 더욱 집착했고 이런 ‘강인한 소설’은 유순한 독자들로 하여금 다른 유의 진정한 평가를 할 수 없게 만들기 때문에 러시아와 전 세계 독자들에게 극도로 강력한 인상을 심어”(553쪽) 주었을 뿐이다.

이렇게 비판만 하다니, 나보코프 당신은 대체 얼마나 잘났기에? 하고 볼멘소리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나보코프는 톨스토이와 체호프, 고골에 대해서는 깊은 애정을 드러내며 그들의 작품을 상찬하기에 바쁘다. 그들의 작품을 진심으로 칭찬하는데 이런 모습에서는 그런 작품을 읽을 수 있어 행복했던 한 독자로서의 면면이 엿보여 슬며시 미소가 지어지기도 한다. 나보코프는 이렇게 말한다. “투르게네프와 고리키, 체호프는 해외에서 특히 유명한 작가들이다. 그런데 그들 사이엔 어떤 자연적 연관성도 없다. 다만 투르게네프의 최악이 고리키를 통해 완벽히 재현되었고, 투르게네프의 최선이 체호프에서 아름답게 승화되었다.”(144쪽)고.

나보코프는 체호프를 “일상성의 천재”라 명명한다. 체호프는 “조화롭게 오가는 사소한 대화들을 통해 인과 관계의 노예들은 넘볼 수 없는 위대한 경지”(517쪽)를 개척한 작가이다. “유머를 아는 사람들에게 체호프의 작품은 슬프다. 다시 말하면, 유머 감각이 있는 독자들만이 그 슬픔을 느낄 수 있다. 비극적 장면 직후 기술적 휴지기 확보를 위해 작가가 일부러 만들어 낸 끔찍한 종류의 유머는 진정한 문학과는 거리가 먼 트릭이다. 체호프의 유머는 이들 중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다. 그것은 온전히 체호프식 유머.”(460쪽)이다. 몇몇 러시아 비평가들은 체호프의 문체와 단어 선택에는 고골이나 플로베르, 헨리 제임스가 가진 어떤 특별한 예술적 천착이 결여되어 있다고 지적하는데, 나보코프도 체호프는 고골 같은 어휘 발명가는 아니라고 인정한다. 그러나 바로 그렇기 때문에 ‘그의 문체는 늘 평상복 차림으로 파티에 간다. 때문에 체호프는 탁월하게 생기 넘치는 어휘 기술이나 극도로 세밀한 문장의 굴곡 없이도 완벽한 예술가의 경지에 오를 수 있음 보여주는 좋은 본보기’(460쪽)가 된다. 정치적 성향을 가진 비평가들은 인물에게 어떤 정치 성향도, 어떤 강령도 부여하지 않는 체호프가 못마땅했겠지만 나보코프는 바로 이게 체호프 문학의 핵심이라고 말한다. 체호프 속 무능한 이상주의자들은 테러리스트도, 사회 민주 당원도, 신예 볼셰비키도, 러시아 수많은 혁명 정당의 당원도 아니었다. 전형적인 체호프적 주인공은 “짊어지고 가지도, 내던져 버리지도 못하는 짐을 인 채로 모호하지만 아름다운 인간의 진실을 담아내는 불행한 전달자다. 체호프의 모든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자꾸 무언가에 걸려 넘어지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이들이 넘어지는 건 하늘의 별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462쪽)이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상찬인가! 체호프를 사랑하는 독자로서 흐뭇해지지 않을 수 없다.

나보코프는 체호프의 작품 중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을 최고로 꼽는다. 그가 보기에 전통적인 스토리텔링 기법은 20쪽 남짓인 이 아름다운 단편 속에서 모조리 무너졌다. 문제도, 일반적인 클라이맥스도, 끝을 맺는 마침표도 없지만 이 소설은 가장 위대한 작품이 되었다. 이 작품에서는 최대한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이어진다. 투르게네프나 모파상처럼 식사 후 벽난로 옆에서 그러는 게 아니라 일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을 이야기하듯이 은은한 목소리로 쉼 없이 천천히 이어진다. 평범한 작가들이 의존하는 지속적인 묘사 반복, 강조 등을 철저하게 배제하고 소소하지만 가장 현저한 자질을 세심하게 선택하고 배분함으로써 정확하고 풍부한 성격 묘사를 이뤄 낸다. 어떤 묘사든 선택된 하나의 디테일이 행위 전체를 비춘다. (477쪽).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이 절로 다시 읽고 싶어지지 않는가?

그러나 그 어떤 작가보다도 톨스토이에 대한 나보코프의 애정은 더없이 깊다. 그는 <전쟁과 평화>를 대작, <안나 카레니나>라는 불멸의 걸작이라 말한다. 특히 <안나 카레니나>의 주인공 ‘안나’에 대한 애정 어린 상찬은 눈길을 끈다. 나보코프가 보기에 안나는 세계 문학사에서 가장 매력적인 여주인공으로 ‘젊고 멋지고 본성이 착한 여인이며 너무나 불운한 여인’(281쪽)이다. 단순히 여성 중에 우월한 종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그 본성이 강렬하고 진지한 도덕관념으로 꽉 차 있는 인물로, 그녀의 캐릭터와 관련된 모든 것이 의미심장하다. 나보코프는 플로베르도 높이 평가하지만 ‘안나는 엠마 보바리와 다르다.’(282쪽)- 사실 나는 <안나 카레니나>를 그리 즐겁게 읽지 못했던 독자로서 나보코프의 이런 상찬을 지켜보노라니, 내가 분명 놓친 게 있구나 싶어 조만간 <안나 카레니나>를 다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러시아 문학 강의>를 읽다 보면 나보코프의 주장에 모두 동조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나보코프는 무엇보다 예술 작품으로서 문학을 사랑했고, 예술적 미학에 충실한 작품을 높이 샀다. 그의 이런 관점은 <나보코프 문학 강의>에서도 이미 확인할 수 있었고, 이 책 초반에 실린 ‘러시아 작가, 검열관, 그리고 독자’을 통해서도 재확인 할 수 있었다. 나보코프는 문학적 전통이 전무했던 러시아에서 오직 19세기만으로 예술적 가치나 세계적 영향력 등 분량을 제외한 모든 면에서 오래전부터 대작들을 배출해 온 영문학과 프랑스 문학의 빛나는 성과에 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같은 미학적 가치의 기적적인 분출이 가능했던 것은 19세기 러시아가 정신적 성장과 관련된 다른 분야에서도 비정상적인 속도로 오래전 서구 국가들이 이루었던 문화 수준을 달성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혁명 이전의 자유로운 사고의 발전은 ‘1920, 30년대 공산주의 선동으로 완전히 왜곡’되었다.(30쪽) 이념적인 독소, 이른바 ‘메시지’가 19세기 중반부터 러시아 소설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고 20세기 중반 즈음 러시아 소설을 말살시켰다고 본다. 그런 나보코프이기에 고리키의 작품을 박하게 평가할 수밖에 없으리라.

무엇보다도 나보코프는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작가들이 국경을 초월하듯, 훌륭한 독자 역시 시공간적 제약에 구속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예술가를 황제, 독재자, 사제, 청교도, 속물, 정치 도덕주의, 경찰, 우체국장, 좀도둑들로부터 구해낸 것은 다름 아닌 뛰어난 독자”로 훌륭한 독자는 “어떤 국가나 계급에도 속하지 않고, 감시관이나 북클럽도 그의 영혼을 좌우하지 못한다.” 훌륭한 독자는 “주인공 중 어느 한 인물과 자신을 동일시하면서 ‘묘사를 생략’하는 일반 독자와 달리 소설을 대할 때 그런 유치한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다.” 훌륭한 독자는 “자신을 작품에 등장하는 소년이나 소녀와 동일시하는 것이 아니라 그 책을 구상하고 구성하고 있는 사고와 동일시”한다. 또한 훌륭한 독자는 “보편적 관념보다는 개별적 상상을 좋아한다. 특정 그룹 사람들과 어울리기 위해 소설을 읽는 게 아니라, 작품의 섬세한 디테일을 흡수하고 이해하기 때문에, 작가가 의도한 즐거움을 즐길 줄 알고, 내면과 온몸으로 빛을 뿜을 줄 알기 때문에, 그리고 위조의 달인, 상상의 달인, 마술사, 예술가가 만들어 낸 상상의 세계에 전율을 느끼기 때문에 소설을 읽는다.” 그렇기에 “위대한 작가가 창조하는 최고의 등장인물들은 바로 독자.”(45~46쪽)이다. <러시아 문학 강의>를 읽으면 당신도 분명, 이 훌륭한 독자에 조금 더 가깝게 다가서게 될 것이다.






댓글(45) 먼댓글(0) 좋아요(3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락방 2022-05-24 15:1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 저 나보코프 문학강의 책도 사놓기만 하고 안읽었는데 러시아 문학강의라니, 이것도 일단 사둬야겠네요. 아놔.
저는 안나 카레니나 읽으면서 톨스토이 천재천재 이천번 외쳤던 사람으로서 ㅋㅋ 나보코프가 안나 카레니나 칭찬하는 거 좀 더 봐야겠어요. 저는 안나 카레니나 친구랑 같이 읽었는데 친구랑 그랬거든요. ‘톨스토이는 심지어 개가 되어서도 글을 쓰네‘ 라고요. 크-
언급하신 가장 뛰어난 도선생님 작품이 뭔지 궁금하기도 해서(백치.. 인가요..) 그것도 알고 싶고 읽고 싶고 일단 이 책을 사는 걸로...

그럼 이만.

잠자냥 2022-05-24 15:18   좋아요 4 | URL
<문학 강의>도 재미나지만 이 책은 진짜 더 재미났어요. 아니 어쩜 이래 신랄한지 ㅋㅋㅋㅋ 모파상 까대는 부분도 있는데 그 부분도 빵 터집니다. 이 책 읽으니까 정말 여기서 언급한 작품 다시 다 읽어보고 싶어졌어요. 일단 저는 고골부터... 근데 이 책은 어찌 보면 <안나카레니나> 분석 책 같기도 해요. 이 책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합니다. ㅎㅎㅎ

다락방 2022-05-24 15:19   좋아요 3 | URL
잠자냥 님 넘나 멋쟁이...

잠자냥 2022-05-24 15:20   좋아요 1 | URL
아 이러니까 못 놀리겠다.......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5-24 15:21   좋아요 1 | URL
엣헴-
내가 이렇게 똑똑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2-05-24 15:24   좋아요 2 | URL
다락방 학생, 나 교수님 강의 과락 예약 아닌가요? 과락다락

다락방 2022-05-24 15:27   좋아요 1 | URL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울면서 뛰쳐나간다)

라파엘 2022-05-24 16:41   좋아요 2 | URL
잠자냥님 문제에 대한 답을 초성으로 쓰려고 했는데, <ㅂㅅ>이라고 쓰면 뭔가 욕하는 것 같아서 초성만 쓰기는 좀 그렇네요... 그나저나 ˝그 본성이 강렬하고 진지한 도덕관념으로 꽉 차 있는 인물˝이라면 저는 안나 카레니나가 아니라 다른 알라디너 한 분이 떠오르는데요 ㅎㅎ

수이 2022-05-24 16:48   좋아요 1 | URL
락방아 락방아 울지 마! 잠자냥 교수님 나빠! 나빴어! 교수님,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왜 우리 락방이 울려요. (어흑_ 뛰쳐나간 락방이 위로하러 같이 달려 나간다)

다락방 2022-05-24 16:50   좋아요 2 | URL
라파엘 님/라파엘 님이 말씀하신 그 알라디너는 설마.... 모든 과목에 과락을 예약한..... 그 분 입니까??

비타 님/ 같이 뛰어나와줘서 고마워요. 근데.. 공부하기 싫어서 그랬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수이 2022-05-24 16:54   좋아요 2 | URL
학교 앞에 우리가 자주 가는 그 삼겹살집에서 소주 마시자. 공부하고 싶은 욕망을 애써 누르고!!! 소주를 마시러 달려 갑시다🥰

잠자냥 2022-05-24 16:57   좋아요 1 | URL
라파엘님 ㅋㅋㅋㅋ 진짜 정답 초성만 있으니까 바로 욕이 되네요? ㅋㅋㅋㅋㅋ
근데 정말 그 도덕관념으로 꽉 찬 여인이 설마 다락발인가요? 오마이갓.... 대천사 라파엘이여.... 정녕 그대는 타락천사가 되고 싶느뇨?

라파엘 2022-05-24 17:19   좋아요 2 | URL
그 본성이 강렬하고 진지한 도덕관념으로 꽉 차 있는 그분과 그분을 따라나간 비타님께 복사해드릴 수 있도록, 저는 강의실에 남아서 교수님의 말씀을 열심히 필기해두도록 하겠습니다 😅

다락방 2022-05-24 17:09   좋아요 2 | URL
저는 대학때도 하도 수업 안들어가고 공부 안해서 친구가 복사해주고 막 그랬는데 ㅋㅋㅋ(제가 부탁한 게 아니라 친구가 막 답답해서 해줌) 라파엘 님, 덕분에 저 대학시절로 돌아간 것 같습니다. 역시 대천사 님.. ♡

수이 2022-05-24 17:15   좋아요 2 | URL
라파엘님 천사라는 소문이 정녕 소문이 아니었군요. 저도 앞으로 대천사님이라고 부를게요. 멋진 분!

수이 2022-05-24 17:16   좋아요 2 | URL
방금 알았는데 저는 잠자냥님이 나 교수님이라고 해서 나(lt’s me) 교수님이라고 하는 줄 알았는데 그게 그게 아니었나 보네요 🙄

잠자냥 2022-05-24 17:29   좋아요 1 | URL
ㅋㅋㅋ 비타 님 네, 나 (보코프) 교수님이요. ㅋㅋㅋㅋㅋㅋ

유부만두 2022-05-24 15: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나보코프의 강의는 잠자냥 조교님 덕분에 더더 인기 폭발이겠는데요? 그런데 이거 삼학점 짜리 맞죠? 소설들 다 읽으려면 30학점 짜리 맞먹겠는데요? 저기 빈칸에 들어갈 책이 뭔지 궁금해서 당장 ….

잠자냥 2022-05-24 15:20   좋아요 1 | URL
ㅎㅎㅎㅎㅎ 네 이건 3학점인데 여기 언급된 작품 다 읽으려면 30학점 훌쩍 넘습니다. ㅋㅋㅋㅋㅋ
나 교수님 강의는 러시아 문학 애호가들은 꼭 읽어야(들어야) 할 듯합니다~

다락방 2022-05-24 15: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근데 나 백치 샀나요? 이런건 단발머리님이 잘 아시는데..

단발머리 2022-05-24 15:33   좋아요 1 | URL
아....................... 약간 가물가물해요. 근데 산거 같아요. 샀어요, 샀어. 찾아보고 알려주세요!!! 맞춰야하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5-24 15:35   좋아요 1 | URL
아... 샀다고 하면 이제 찾아봐야 되는데... 하아 ---------- 시름이 깊다..... 언제 찾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5-24 15:44   좋아요 1 | URL
저 지금 인스타 휘리릭 뒤졌는데 1월다에 <백야> 샀네요. <백치>가 아니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휴 백치 사야겠다 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2-05-24 15:47   좋아요 1 | URL
아…. 이럴수가 ㅋㅋㅋㅋㅋㅋ 백치 말고 백야였다니 ㅋㅋㅋㅋㅋ

잠자냥 2022-05-24 16:03   좋아요 1 | URL
다락방 학생 도스토옙스키 강좌도 과락예약.......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5-24 16:03   좋아요 1 | URL
이게 다 도선생님 때문입니다. 아니 백치만 쓰면 됐지 백야는 또 왜 써가지고 사람 헷갈리게 하는겁니까!!

단발머리 2022-05-24 16:27   좋아요 1 | URL
<충격속보> 나 교수의 진정한 히어로 도선생, 과락예정 학생 다락방에게 백야, 백치 썼다고 호된 꾸중 듣고 크게 상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수이 2022-05-24 16:48   좋아요 2 | URL
벌써 과락 예약하면 어째요. 잠자냥 교수님이 과락 예약이라고 하니까 내가 왜 막 초조해지지. 얼른 백치 사요.

수이 2022-05-24 16: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교수님 땡투하겠습니다. 글은 이따 컴으로 읽겠습니다.(5월에는 진짜 딱 한 번만 책 사려고 했는데 아이참 ㅠㅠ)

잠자냥 2022-05-24 16:58   좋아요 1 | URL
아 이거, 제가 쓰고도 북플로 읽기에 너무 길다.......;;

수이 2022-05-24 17:43   좋아요 0 | URL
몰라몰라몰라요 잠 교수님도 나 교수님도 미워할거야 ㅠㅠ

새파랑 2022-05-24 17: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나보코프에게 인정받은 도선생님 작품이 뭔지 궁금하네요. 미성년? ㅋ 감히 누가 도선생님을 까다니 생각해보다가 나보코프니까 음 말이 되는것 같기도 합니다. 이 책 읽어보고 싶네요. 저도 체호프의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이 정말 좋더라구요 ^^

잠자냥 2022-05-24 17:30   좋아요 1 | URL
새파랑 님 러시아 문학 증말 많이 읽어보셨으니까 이 책 증말 재미나게 읽으실 수 있을 듯합니다!

공쟝쟝 2022-05-24 18:2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훌륭한독자님의 훌륭한 리뷰.. 저 침삼키며ㅠ읽었어요!! (죄와벌… 하권 어디에 있지? 뒤적뒤적) 감상-감성 논의는 제가 읽는 중인 <터프 이너프>의 주제의식이랑도 맞닿아 있어 더 흥미로웠습니다. 어떤 고통스러운 사건이 지나가는 중에야 어쩔 수 없지만 사건이 지나간 후의 비탄과 연민의 감정으로 모든 것을 묻어버리는 일종의 감정전염이 전 싫어요. 같은 생각보다 같은 감정을 요구하는 분위기에 (그렇지 않으면 인간적이니 아니니하는)서 속상한 적이 많았던 저로서는 이 글과 제가 읽고 있는 책에 훨씬더 구미가 당깁니다.

잠자냥 2022-05-24 19:26   좋아요 3 | URL
침 닦으세요. ㅋㅋㅋㅋㅋ 죄와 벌 어여 마저 읽으시고. <터프 이너프>도 궁금해지네요!

공쟝쟝 2022-05-24 23:37   좋아요 2 | URL
잠냥님이 죄와벌 읽으라니까 왜 안나카레니나 읽고 싶냐능. 잠냥님 또 안나 카레니나 읽을 생각 있으시면 그 때 저랑 같이 읽어요. ㅋㅋㅋㅋ (나 도저히 누가 엉덩이 뻥 차지 않으면 고전 안읽는 사람... 아니 뻥 차도 잘 안읽는 사람...응?)

잠자냥 2022-05-25 11:08   좋아요 2 | URL
아니 이런 쟝개구리......!

얄라알라 2022-05-25 02: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참, 사람 귀가 팔랑 귀인지라

알라딘에서 그 많은 플친님들께서 ˝도끼옹˝ 이라 애칭하며 전집영접 사진 올리실 때는 <죄와 벌> 열광이 피부로 와닿지 않다가, 주변에서 최근 온/오프 만나면 <죄와벌>예찬하시는 가까운 분이 계시니, 열광 온도가 더 가까이서 느껴집니다.
그런데 ‘나‘교수님 견해는 조금 다르시군요. ˝문학적 속임수˝라... 저는 잠자냥님께서 친절히 힌트와 더불어 << >> 내주신 문제 맞추지도 못하겠고, 문제의 그 3요소 등장 문장도 잘 모르겠고

잠자냥님 이 리뷰 겁나 멋지다는 것은 알겠습니다!



잠자냥 2022-05-25 08:33   좋아요 2 | URL
ㅎㅎㅎ 나보코프와 달리 도끼 선생 좋아하는 독자들이 많으니 그토록 오래 사랑받는 것이겠지요! ㅎㅎ << >> 정답 맞히신 분 있습니다. 댓글 잘 보면…. ㅎㅎㅎ

긴 글 읽느라 수고하셨는데 과찬의 댓글까지 감사합니다.

coolcat329 2022-05-25 12: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나보코프가 도스토예프스키 작품 중 <분신>을 최고로 평가했다고 알고 있어요.
정말 귀가 얇아서 나보코프님 글을 보니 또 끄덕여지네요ㅋ
근데 저도 소냐랑 로쟈가 둘이 소냐 방에서 성경읽는 그 장면 ㅋㅋ 아니 이 현실과 넘 다른 장면 뭐지! 했네요.
이 책을 담아두긴 했지만 결국엔 또 살거같습니다.

잠자냥 2022-05-25 14:11   좋아요 1 | URL
오 역시 요즘 도선생님 작품 많이 읽으시더니 딩동댕! ㅋ
그쵸 팔랑팔랑거리죠? 저도 그래서 안나를 다시 만나보려고요!
쿨캣 님도 이 책 재미나게 읽으실 거 같아요. ㅎㅎㅎㅎ

독서괭 2022-05-26 20: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나교수님이라길래 우리나라 작가가 쓴 줄 알고 클릭했다가 나보코프 ㅋㅋㅋㅋㅋ
도스토예프스키를 정말 대차게 까는군요? 저 이런거 좋더라고요. 고전들 읽으면 나는 별로여도 왠지 내가 뭘 몰라서 별로였던 게 아닐까 싶어 눈치보게 되는데, 저명한 사람이 대차게 까주면 오 그래 고전이라고 모든 사람에게 훌륭할 수는 없지 싶어서.. ㅎㅎ
멋집니다 잠자냥님. 체호프 좀 읽어봐야겠네요😅

잠자냥 2022-05-26 21:32   좋아요 0 | URL
ㅋㅋㅋ 네 그 러씨아 나 교수님입니다. 나 교수님 눈에는 도끼 옹 작품이 미학적으로 떨어지는가봅니다. ㅎㅎ 체호프 꼭 읽어보세요~!

케이 2022-05-27 00: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무리 나보코프가 도선생님을 까도 전 도스토옙스키를 사랑합니다. ㅜㅜ 크흑.
저도 도스토옙스키 소설에서는 신기할 정도로 자연이나 주변 묘사가 없단 생각은 했어요. 근데 전 소설에서 주변 환경이나 건물 구조 같은 거 써져있는 부분 읽는 걸 엄청 싫어하는 편이라 오히려 도스토옙스키 소설이 좋았는데, 그걸 싫어할 수도 있군요. 그리고 인간이 안 변한다는 건 진리 아닌가요?ㅋㅋㅋㅋ (어쩐지 도선생님을 변호하고 있는)
톨스토이와 도스토옙스키를 둘다 좋아할 수 없는 것 같아요. 서로 너무 다르기에...
전 체호프 소설 중에선 그다지 유명하지 않은 [다락이 있는 집]을 읽고 본격적으로 체호프를 사랑하게 되었는데 그 어느 곳에서도 이 소설은 언급이 안되더라고요. 제 취향이 마이너 한가 봐요. 아님 소설 읽는 심미안이 부족하거나...
오늘도 재밌게 읽고 갑니다!

잠자냥 2022-05-27 00:36   좋아요 1 | URL
네 도스토옙스키는 플로베르 같은 작가에 비하면 진짜 주변 묘사 거의 없죠. 그래서 지루하지 않게 읽히는 면도 있는 게 확실하긴 합니다. 그에 비해 인물 대사는 참 많고요. 나보코프는 이런 요소들을 지적하면서 도스토옙스키는 소설보다는 극작가에 어울린다고 평하기도 했습니다.

톨스토이와 도끼 선생은 정말 다르죠. 전 톨스토이를 그다지 좋아하진 않는데 <이반일리치의 죽음>은 진짜 좋았어요. 나보코프가 <안나 카레니나>와 이 작품을 극찬해서 좀 기분 좋았습니다… ㅋ (팔랑귀)

‘다락이 있는 집’ 찾아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