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다닐 때 문학 시간은 참 흥미로웠다. 어학은 싫었으면서도 문학을 다루는 시간이라면 그 대상이 어떤 문학이든 즐거웠다. 교수의 해석이나 주장이 나와 꼭 일치하지 않더라도, 어쩌면 바로 그렇기 때문에 더 흥미진진했다. 그런 내게 <러시아 문학 강의>는 오랜만에 문학 강의, 그것도 나보코프라는 훌륭한 작가이자 교수로부터 1대 1 족집게 과외를 받는 듯한 기쁨을 느낄 수 있었던 책이었다. 이 책을 읽는 며칠 동안 러시아 문학이라는, 그 단어만 봐도 가슴이 설레는, 내겐 보물 창고 같은 문학 세계에 대해 나보코프와 심도 깊은 이야기를 나눈 것 같아 무척이나 행복했다.

이 책은 20세기 중반에 미국으로 건너온 나보코프가 미국의 여러 대학에서 러시아 문학을 주제로 진행한 강의를 모은 것이다. 작가로서도 빼어난 그는 문학을 보는 심미안도 뛰어나, 이 책을 읽노라면 어떤 문학이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서 좋은 문학인지, 또 그런 문학을 보는 심미안은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 좋은 독자란 어떤 독자인지 저절로 깨닫게 된다. 몇 해 전 나온 <나보코프의 문학 강의>도 훌륭했지만 이 책이 더 흥미롭게 읽힌 이유는 내가 러시아 문학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나보코프 그 자신도 러시아 문학에 애정이 좀 더 있어서 그랬던 것은 아닐까 싶다. 이 책에서 나보코프는 우리에게는 너무나 익숙한 러시아 작가들- 톨스토이, 도스토옙스키, 체호프, 고골, 투르네게프, 고리키를 다룬다. 다들 세계 문학사에서 한자리씩 차지한 이름들이다. 그렇기에 이 작가들과 그들의 작품에 관해 나보코프의 칭송과 찬탄이 내내 이어지리라 생각하기 쉽지만 천만의 말씀. 몇몇 작가에 대해서 나보코프의 비판은 신랄하기 짝이 없다.

그중 가장 당혹스러운 인물은 ‘도스토옙스키’이다. 나는 최근 <죄와 벌>을 재독했고, 여기 언급된 다른 작품에 비해 세세한 부분까지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도스토옙스키 편을 먼저 읽었다. 도스토옙스키를 박하게 평가하는 나보코프의 대범함에 놀라면서도 그의 주장에 90% 가까이는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죄와 벌>에서 느꼈던 어떤 불편한 지점이랄까, 실소가 나오던 장면들도 왜 그랬는지 나보코프의 글을 읽으니 속 시원히 해결되기도 했다. 이 책의 다른 장(톨스토이를 다룬 장)에서 나보코프는 톨스토이를 러시아의 가장 위대한 소설가로 꼽는다. 전 시대의 푸시킨, 레르몬토프 등은 논외로 치고, 러시아의 위대한 산문 작가 순서를 매겨 보기도 하는데, 그의 목록을 보면 도스토옙스키를 좋아하는, 그를 가장 위대한 러시아 작가로 생각하는 독자들은 당혹해할 것이다. 나보코프는 가장 먼저 톨스토이를 꼽고 그다음으로 고골, 3위에 체호프, 4위에 투르게네프를 놓는다. 어딜 봐도 도스토옙스키는 없다! 그도 이 순위에 놀랄 독자들을 염두에 두었는지, 도스토옙스키를 좋아하는 이들이 항의할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한다.

나보코프는 어떤 이유로 도스토옙스키를 훌륭한 산문가로 생각하지 않는 것일까?  그는 “도스토옙스키에 대해 나는 다소 난처하고 곤란한 입장”이라고 밝힌다. 이어 “모든 강의에서 나는 문학이 나를 흥미롭게 한다는 관점, 다시 말하면 불후의 예술, 천부적 재능이라는 관점에서 문학에 접근하면 도스토옙스키는 위대한 작가가 아니다. 훌륭한 유머가 번득이긴 하나 문학적 진부함이라는 황량함을 지닌 평범한 작가에 불과하다.”(196쪽)고 냉정하게 평가한다. 이어지는 그의 비판은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그는 <죄와 벌> 줄거리를 소개하고는 요즘 보기에 ‘엄청나게 상투적인 내용’이라 말한다. 사실 그렇지 않은가? 그 후 이어지는 문장에서는 포복절도하지 않을 수 없다. “요즘에는 교양 있는 독자들이 숭고한 창녀를 냉소적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란다! 이 문장에서 큰소리로 웃긴 했지만 진심으로 동의하는 바이다. 그는 이어서 말하기를 “내 입장이 곤란한 이유는 이런저런 강의에서 만나는 독자들이 모두 교양 있는 사람들은 아니라는 데 있다. 그중 3분의 1은 문학과 사이비 문학도 구분할 줄 모르고, 미국 역사 소설이나 <지상에서 영원으로> 같은 졸작을 비롯한 하찮은 소설들보다 도스토옙스키를 더 비중 있고 예술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196쪽)이라는 것이다.

나보코프는 실로 탁월한 수많은 예술가들, 그런 높은 기준에서 보았을 때 도스토옙스키는 비난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의 여러 주장에 고개가 끄덕여지는데 그중 가장 인상 깊은 점은 ‘감적인 것’과 ‘감적인 것’에 대한 구분이다. 나보코프는 감상주의자는 개인적으로 매우 잔인한 인간일 수 있다고 말한다. 그에 비해 감성적인 사람은 잔인과는 거리가 멀다. 그에 따르면 ‘진보적 사상에 눈물 흘릴 줄 알았던 감상주의자 루소는 친자식들을 구빈원에 맡기고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앵무새를 애지중지하는 늙은 감상주의자 하녀가 조카를 독살할 수도 있다. 어머니날을 기억하는 감상주의자 경찰이 무자비하게 자신의 적을 파괴할 수도 있다. 스탈린은 아이들을 좋아했고 레닌은 오페라에 흐느꼈다.’(205쪽). 나보코프가 보기에 도스토옙스키의 작품은 감상주의적 작품으로, 자동적으로 독자의 연민을 불러일으키게 되어 있는 친숙한 감정을 비예술적으로 과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도스토옙스키는 유럽 추리 소설이나 감상주의적 소설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여기서 말하는 감상적 영향이란 도스토옙스키가 좋아했던 갈등 구조, 즉 선량한 사람들을 불쌍한 처지에 놓이게 한 다음 그 상황으로부터 일말의 동정을 불러일으키는 구조(205쪽)에서 탈피하지 못한 것이다.

이어지는 나보코프의 비판은 더 신랄하다. 그는 도스토옙스키의 작품에서 보이는 ‘취향의 부재’, ‘전(前) 프로이트적 콤플렉스를 보유한 인간의 고통에 대한 단조로운 해석’, ‘짓밟힌 인간 존엄의 비극에 대한 탐닉’ 등 이 모든 것을 좋아하기란 쉽지 않다고 고백하면서  ‘죄를 지음으로써 예수에게 다가가는’ 혹은 이반 부닌의 직설적 표현대로 ‘온 천지에 예수를 흘리고 다니는’ 등장인물들의 이런 트릭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솔직하게 말한다. 온 천지에 예수를 흘리고 다닌다니! 정말 공감가지 않는가? 부닌의 이 표현에도 크게 웃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예술적 시각의 진화라는 측면에서 도스토옙스키는 아주 흥미롭다고 말한다. 예컨대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잘 살펴보면 어떤 자연 배경도 감각적 지각에 관련한 어떤 것도 발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풍경이 있다면 그것은 사고, 도덕의 풍경 일뿐이다. 도스토옙스키의 세계에서는 날씨도 존재하지 않고, 따라서 사람들의 옷차림도 중요하지 않다. 도스토옙스키의 작품에는 상황과 윤리적 갈등만 있을 뿐이다. 그는 심리적 반응과 내면적 번뇌를 통해 인물을 형상화하기 때문에 어떤 인물의 외모를 한 번 묘사하면 그 인물이 등장하는 장면에서 더 이상 외모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는 구시대적 방법을 사용한다.(207쪽)

심지어 <죄와 벌>에서는 여느 걸작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바보 같은 문장이 등장한다고 지적한다. 문제의 문장은 다음과 같다. “촛불이 깜박이며 가난에 찌든 방에서 같이 영원의 책을 읽고 있는 살인자와 매춘부를 흐릿하게 비추고 있었다.” 최근 <죄와 벌>을 읽을 때도 조금 어처구니없다고 느꼈는데 왜 그런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는지 나보코프는 명쾌하게 설명해준다. 그는 이렇게 지적한다. “‘살인자와 매춘부’, ‘영원의 책’ 이 무슨 삼각관계란 말인가?” 그가 보기에 이 문장은 도스토옙스키식 수사적 꼬임을 전형적으로 드러내는 핵심 문장이다. ‘몹시 어눌하고 비예술적이다. 진정한 예술가, 진정한 도덕주의자, 훌륭한 그리스도교 훌륭한 철학자, 사회학자 이들 중 어느 누구도 살인자와 불쌍한 매춘부를 하나의 호흡, 하나의 거짓 수사 속에 그것도 성스러운 책 위에 서로 너무도 다른 머리를 조아린 모습으로 나란히 놓아두지는 않을 것’이다. 나보코프는 라스콜리니코프와 소냐는 ‘완전히 차원이 다른 사람들’이라고 말한다. 라스콜리니코프의 비인간적이고 멍청한 범죄는 몸을 팔면서 인간 존엄에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는 소녀의 가련한 처지와 전혀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영원의 책을 함께 읽고 있는 살인자와 매춘부라니 “말도 안 되는 난센스”이며 추잡한 살인자와 불운한 소녀 사이에는 어떤 수사적 고리도 없으며 그저 감상주의적 소설에서나 볼 수 있는 사회 통념상의 연결 고리만이 있을 뿐이다. 때문에 그것은 “조잡한 문학적 속임수이지 비애와 경건함이 엿보이는 대작”(219쪽)은 아니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다음과 같은 지적은 많은 독자들이 공감할 것이다. 알다시피 도스토옙스키의 작품 주인공 중에는 사이코패스가 많다. 나보코프는 이렇게 정의한다. 스타브로긴은 ‘도덕적 정신 이상’, 로고진은 ‘호색증’, 라스콜리니코프는 ‘명백한 광기’, 이반 카라마조프는 ‘반쯤 미친 사람’으로 이들은 모두 인격해리 증상을 보인다. 이게 왜 문제냐고 물을 수도 있다. 그런데 나보코프는 반문한다. 작가가 창조해낸 인물들이 거의 대부분 정신병자이거나 미치광이일 경우 ‘리얼리즘’, ‘인간 경험’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과연 가능할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을 차치하고 도끼 선생의 인물들이 지닌 두드러진 특징이 있는데 이들은 책이 끝날 때까지 인격 변화를 겪지 않는다는 점이다. ‘주변 환경이 변하고 별의별 희한한 일들이 다 일어난다고 해도 그들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214쪽) <죄와 벌>의 라스콜리니코프를 보라! 그는 끝까지 자신의 죄를 정당화하는 헛소리를 지껄일 뿐이다. 그가 소냐의 애정에서 조금 감화 받은 것처럼 보인다 하더라도 한 마리 이를 죽였다고 항변하던 그 생각을 버리게 되었을까? 나는 그렇지 않다고 본다.

<백치>에 대한 비판은 더 혹독하다. ‘등장인물들은 말을 할 때마다 얼굴이 창백해지거나 붉어지거나 비틀거린다. 종교적 모티브는 그 몰취향으로 역겨움을 자아’낸다. ‘작가는 순전히 정의에 의존하면서 그것을 뒷받침할 어떤 증거도 제시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도스토옙스키 작품이 그토록 흥미진진한 이유는(그렇게 느껴지는 까닭은) ‘플롯 자체는 긴장을 유지시킬 수 있는 여러 기발한 기제들을 통해 솜씨 있게 전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나보코프가 보기에 ‘톨스토이를 예술가의 부드러운 손놀림에 비유한다면 이것들을 한낱 클럽에서의 주먹질에 불과’(249쪽)할 뿐이다. 때문에 도스토옙스키는 ‘진실을 좆는 위대한 탐구자이자 인간의 병든 영혼을 연구하는 천재학자일 수는 있겠지만 톨스토이 푸시킨 체호프 같은 위대한 작가’는 되지 못한다고 잘라 말한다. 그것은 도끼 선생이 창조한 세상이 비현설적이어서가 아니라, 대작이 되기 위해 응당 갖추게 되는 ‘조화와 경제성의 원칙이 결여된 채, 너무 급하게 쓰였기’ 때문이다. 도스토옙스키는 조잡한 방법론에 담기에는 지나치게 관념적이며 그의 등장인물들은 “사람의 탈을 둘러쓴 관념에 불과”하다는 나보코프의 지적은 꽤 공감이 간다.

나보코프는 이런 몇몇 작품을 박하게 평가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도끼 선생의 작품 중 최고의 작품으로 <     >를(을) 꼽는다. 그의 평가에 따르면 이 작품은 ‘거의 조이스에 가까우리만치 스토리가 정교하고 음성적 운율적 표현력이 문체에 강하게 녹아들어 있다.’ 그런데 ‘뛰어난 걸작임에도 불구하고 도스토옙스키를 추종하는 사람들에게는 인정받지 못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무엇일까? 이 책을 직접 읽어보고 정답을 맞혀보시라-

도끼 선생에 대한 이런 신랄한 비판 때문에 불만스러운 독자도 많을 텐데, 고리키를 향한 나보코프의 쓴소리에 비하면 이 정도 비판은 조족지혈이다. 이 책에서 그가 가장 매섭게 비판하는 작가가 고리키가 아닐까 싶다. 나보코프는 고리키의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도와 기계적 이야기 구조는 오래전 사라진 우화시나 중세 시대의 교훈극을 연상시킨다고 말한다. 이어서 “논리적 입증이나 추론이 성공하려며 어느 정도 지적인 영역이 필요한데, 고리키는 그것을 전혀 가지고 있지 않은” 작가라고 잘라 말한다. “빈약한 예술성, 사고의 혼돈을 보상하고자 하는 그는 충격적 테마, 대비, 갈등, 폭력, 냉혹함에 더욱 집착했고 이런 ‘강인한 소설’은 유순한 독자들로 하여금 다른 유의 진정한 평가를 할 수 없게 만들기 때문에 러시아와 전 세계 독자들에게 극도로 강력한 인상을 심어”(553쪽) 주었을 뿐이다.

이렇게 비판만 하다니, 나보코프 당신은 대체 얼마나 잘났기에? 하고 볼멘소리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나보코프는 톨스토이와 체호프, 고골에 대해서는 깊은 애정을 드러내며 그들의 작품을 상찬하기에 바쁘다. 그들의 작품을 진심으로 칭찬하는데 이런 모습에서는 그런 작품을 읽을 수 있어 행복했던 한 독자로서의 면면이 엿보여 슬며시 미소가 지어지기도 한다. 나보코프는 이렇게 말한다. “투르게네프와 고리키, 체호프는 해외에서 특히 유명한 작가들이다. 그런데 그들 사이엔 어떤 자연적 연관성도 없다. 다만 투르게네프의 최악이 고리키를 통해 완벽히 재현되었고, 투르게네프의 최선이 체호프에서 아름답게 승화되었다.”(144쪽)고.

나보코프는 체호프를 “일상성의 천재”라 명명한다. 체호프는 “조화롭게 오가는 사소한 대화들을 통해 인과 관계의 노예들은 넘볼 수 없는 위대한 경지”(517쪽)를 개척한 작가이다. “유머를 아는 사람들에게 체호프의 작품은 슬프다. 다시 말하면, 유머 감각이 있는 독자들만이 그 슬픔을 느낄 수 있다. 비극적 장면 직후 기술적 휴지기 확보를 위해 작가가 일부러 만들어 낸 끔찍한 종류의 유머는 진정한 문학과는 거리가 먼 트릭이다. 체호프의 유머는 이들 중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다. 그것은 온전히 체호프식 유머.”(460쪽)이다. 몇몇 러시아 비평가들은 체호프의 문체와 단어 선택에는 고골이나 플로베르, 헨리 제임스가 가진 어떤 특별한 예술적 천착이 결여되어 있다고 지적하는데, 나보코프도 체호프는 고골 같은 어휘 발명가는 아니라고 인정한다. 그러나 바로 그렇기 때문에 ‘그의 문체는 늘 평상복 차림으로 파티에 간다. 때문에 체호프는 탁월하게 생기 넘치는 어휘 기술이나 극도로 세밀한 문장의 굴곡 없이도 완벽한 예술가의 경지에 오를 수 있음 보여주는 좋은 본보기’(460쪽)가 된다. 정치적 성향을 가진 비평가들은 인물에게 어떤 정치 성향도, 어떤 강령도 부여하지 않는 체호프가 못마땅했겠지만 나보코프는 바로 이게 체호프 문학의 핵심이라고 말한다. 체호프 속 무능한 이상주의자들은 테러리스트도, 사회 민주 당원도, 신예 볼셰비키도, 러시아 수많은 혁명 정당의 당원도 아니었다. 전형적인 체호프적 주인공은 “짊어지고 가지도, 내던져 버리지도 못하는 짐을 인 채로 모호하지만 아름다운 인간의 진실을 담아내는 불행한 전달자다. 체호프의 모든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자꾸 무언가에 걸려 넘어지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이들이 넘어지는 건 하늘의 별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462쪽)이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상찬인가! 체호프를 사랑하는 독자로서 흐뭇해지지 않을 수 없다.

나보코프는 체호프의 작품 중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을 최고로 꼽는다. 그가 보기에 전통적인 스토리텔링 기법은 20쪽 남짓인 이 아름다운 단편 속에서 모조리 무너졌다. 문제도, 일반적인 클라이맥스도, 끝을 맺는 마침표도 없지만 이 소설은 가장 위대한 작품이 되었다. 이 작품에서는 최대한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이어진다. 투르게네프나 모파상처럼 식사 후 벽난로 옆에서 그러는 게 아니라 일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을 이야기하듯이 은은한 목소리로 쉼 없이 천천히 이어진다. 평범한 작가들이 의존하는 지속적인 묘사 반복, 강조 등을 철저하게 배제하고 소소하지만 가장 현저한 자질을 세심하게 선택하고 배분함으로써 정확하고 풍부한 성격 묘사를 이뤄 낸다. 어떤 묘사든 선택된 하나의 디테일이 행위 전체를 비춘다. (477쪽).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이 절로 다시 읽고 싶어지지 않는가?

그러나 그 어떤 작가보다도 톨스토이에 대한 나보코프의 애정은 더없이 깊다. 그는 <전쟁과 평화>를 대작, <안나 카레니나>라는 불멸의 걸작이라 말한다. 특히 <안나 카레니나>의 주인공 ‘안나’에 대한 애정 어린 상찬은 눈길을 끈다. 나보코프가 보기에 안나는 세계 문학사에서 가장 매력적인 여주인공으로 ‘젊고 멋지고 본성이 착한 여인이며 너무나 불운한 여인’(281쪽)이다. 단순히 여성 중에 우월한 종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그 본성이 강렬하고 진지한 도덕관념으로 꽉 차 있는 인물로, 그녀의 캐릭터와 관련된 모든 것이 의미심장하다. 나보코프는 플로베르도 높이 평가하지만 ‘안나는 엠마 보바리와 다르다.’(282쪽)- 사실 나는 <안나 카레니나>를 그리 즐겁게 읽지 못했던 독자로서 나보코프의 이런 상찬을 지켜보노라니, 내가 분명 놓친 게 있구나 싶어 조만간 <안나 카레니나>를 다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러시아 문학 강의>를 읽다 보면 나보코프의 주장에 모두 동조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나보코프는 무엇보다 예술 작품으로서 문학을 사랑했고, 예술적 미학에 충실한 작품을 높이 샀다. 그의 이런 관점은 <나보코프 문학 강의>에서도 이미 확인할 수 있었고, 이 책 초반에 실린 ‘러시아 작가, 검열관, 그리고 독자’을 통해서도 재확인 할 수 있었다. 나보코프는 문학적 전통이 전무했던 러시아에서 오직 19세기만으로 예술적 가치나 세계적 영향력 등 분량을 제외한 모든 면에서 오래전부터 대작들을 배출해 온 영문학과 프랑스 문학의 빛나는 성과에 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같은 미학적 가치의 기적적인 분출이 가능했던 것은 19세기 러시아가 정신적 성장과 관련된 다른 분야에서도 비정상적인 속도로 오래전 서구 국가들이 이루었던 문화 수준을 달성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혁명 이전의 자유로운 사고의 발전은 ‘1920, 30년대 공산주의 선동으로 완전히 왜곡’되었다.(30쪽) 이념적인 독소, 이른바 ‘메시지’가 19세기 중반부터 러시아 소설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고 20세기 중반 즈음 러시아 소설을 말살시켰다고 본다. 그런 나보코프이기에 고리키의 작품을 박하게 평가할 수밖에 없으리라.

무엇보다도 나보코프는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작가들이 국경을 초월하듯, 훌륭한 독자 역시 시공간적 제약에 구속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예술가를 황제, 독재자, 사제, 청교도, 속물, 정치 도덕주의, 경찰, 우체국장, 좀도둑들로부터 구해낸 것은 다름 아닌 뛰어난 독자”로 훌륭한 독자는 “어떤 국가나 계급에도 속하지 않고, 감시관이나 북클럽도 그의 영혼을 좌우하지 못한다.” 훌륭한 독자는 “주인공 중 어느 한 인물과 자신을 동일시하면서 ‘묘사를 생략’하는 일반 독자와 달리 소설을 대할 때 그런 유치한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다.” 훌륭한 독자는 “자신을 작품에 등장하는 소년이나 소녀와 동일시하는 것이 아니라 그 책을 구상하고 구성하고 있는 사고와 동일시”한다. 또한 훌륭한 독자는 “보편적 관념보다는 개별적 상상을 좋아한다. 특정 그룹 사람들과 어울리기 위해 소설을 읽는 게 아니라, 작품의 섬세한 디테일을 흡수하고 이해하기 때문에, 작가가 의도한 즐거움을 즐길 줄 알고, 내면과 온몸으로 빛을 뿜을 줄 알기 때문에, 그리고 위조의 달인, 상상의 달인, 마술사, 예술가가 만들어 낸 상상의 세계에 전율을 느끼기 때문에 소설을 읽는다.” 그렇기에 “위대한 작가가 창조하는 최고의 등장인물들은 바로 독자.”(45~46쪽)이다. <러시아 문학 강의>를 읽으면 당신도 분명, 이 훌륭한 독자에 조금 더 가깝게 다가서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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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2-05-24 15:1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 저 나보코프 문학강의 책도 사놓기만 하고 안읽었는데 러시아 문학강의라니, 이것도 일단 사둬야겠네요. 아놔.
저는 안나 카레니나 읽으면서 톨스토이 천재천재 이천번 외쳤던 사람으로서 ㅋㅋ 나보코프가 안나 카레니나 칭찬하는 거 좀 더 봐야겠어요. 저는 안나 카레니나 친구랑 같이 읽었는데 친구랑 그랬거든요. ‘톨스토이는 심지어 개가 되어서도 글을 쓰네‘ 라고요. 크-
언급하신 가장 뛰어난 도선생님 작품이 뭔지 궁금하기도 해서(백치.. 인가요..) 그것도 알고 싶고 읽고 싶고 일단 이 책을 사는 걸로...

그럼 이만.

잠자냥 2022-05-24 15:18   좋아요 4 | URL
<문학 강의>도 재미나지만 이 책은 진짜 더 재미났어요. 아니 어쩜 이래 신랄한지 ㅋㅋㅋㅋ 모파상 까대는 부분도 있는데 그 부분도 빵 터집니다. 이 책 읽으니까 정말 여기서 언급한 작품 다시 다 읽어보고 싶어졌어요. 일단 저는 고골부터... 근데 이 책은 어찌 보면 <안나카레니나> 분석 책 같기도 해요. 이 책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합니다. ㅎㅎㅎ

다락방 2022-05-24 15:19   좋아요 3 | URL
잠자냥 님 넘나 멋쟁이...

잠자냥 2022-05-24 15:20   좋아요 1 | URL
아 이러니까 못 놀리겠다.......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5-24 15:21   좋아요 1 | URL
엣헴-
내가 이렇게 똑똑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2-05-24 15:24   좋아요 2 | URL
다락방 학생, 나 교수님 강의 과락 예약 아닌가요? 과락다락

다락방 2022-05-24 15:27   좋아요 1 | URL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울면서 뛰쳐나간다)

라파엘 2022-05-24 16:41   좋아요 2 | URL
잠자냥님 문제에 대한 답을 초성으로 쓰려고 했는데, <ㅂㅅ>이라고 쓰면 뭔가 욕하는 것 같아서 초성만 쓰기는 좀 그렇네요... 그나저나 ˝그 본성이 강렬하고 진지한 도덕관념으로 꽉 차 있는 인물˝이라면 저는 안나 카레니나가 아니라 다른 알라디너 한 분이 떠오르는데요 ㅎㅎ

수이 2022-05-24 16:48   좋아요 1 | URL
락방아 락방아 울지 마! 잠자냥 교수님 나빠! 나빴어! 교수님,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왜 우리 락방이 울려요. (어흑_ 뛰쳐나간 락방이 위로하러 같이 달려 나간다)

다락방 2022-05-24 16:50   좋아요 2 | URL
라파엘 님/라파엘 님이 말씀하신 그 알라디너는 설마.... 모든 과목에 과락을 예약한..... 그 분 입니까??

비타 님/ 같이 뛰어나와줘서 고마워요. 근데.. 공부하기 싫어서 그랬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수이 2022-05-24 16:54   좋아요 2 | URL
학교 앞에 우리가 자주 가는 그 삼겹살집에서 소주 마시자. 공부하고 싶은 욕망을 애써 누르고!!! 소주를 마시러 달려 갑시다🥰

잠자냥 2022-05-24 16:57   좋아요 1 | URL
라파엘님 ㅋㅋㅋㅋ 진짜 정답 초성만 있으니까 바로 욕이 되네요? ㅋㅋㅋㅋㅋ
근데 정말 그 도덕관념으로 꽉 찬 여인이 설마 다락발인가요? 오마이갓.... 대천사 라파엘이여.... 정녕 그대는 타락천사가 되고 싶느뇨?

라파엘 2022-05-24 17:19   좋아요 2 | URL
그 본성이 강렬하고 진지한 도덕관념으로 꽉 차 있는 그분과 그분을 따라나간 비타님께 복사해드릴 수 있도록, 저는 강의실에 남아서 교수님의 말씀을 열심히 필기해두도록 하겠습니다 😅

다락방 2022-05-24 17:09   좋아요 2 | URL
저는 대학때도 하도 수업 안들어가고 공부 안해서 친구가 복사해주고 막 그랬는데 ㅋㅋㅋ(제가 부탁한 게 아니라 친구가 막 답답해서 해줌) 라파엘 님, 덕분에 저 대학시절로 돌아간 것 같습니다. 역시 대천사 님.. ♡

수이 2022-05-24 17:15   좋아요 2 | URL
라파엘님 천사라는 소문이 정녕 소문이 아니었군요. 저도 앞으로 대천사님이라고 부를게요. 멋진 분!

수이 2022-05-24 17:16   좋아요 2 | URL
방금 알았는데 저는 잠자냥님이 나 교수님이라고 해서 나(lt’s me) 교수님이라고 하는 줄 알았는데 그게 그게 아니었나 보네요 🙄

잠자냥 2022-05-24 17:29   좋아요 1 | URL
ㅋㅋㅋ 비타 님 네, 나 (보코프) 교수님이요. ㅋㅋㅋㅋㅋㅋ

유부만두 2022-05-24 15: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나보코프의 강의는 잠자냥 조교님 덕분에 더더 인기 폭발이겠는데요? 그런데 이거 삼학점 짜리 맞죠? 소설들 다 읽으려면 30학점 짜리 맞먹겠는데요? 저기 빈칸에 들어갈 책이 뭔지 궁금해서 당장 ….

잠자냥 2022-05-24 15:20   좋아요 1 | URL
ㅎㅎㅎㅎㅎ 네 이건 3학점인데 여기 언급된 작품 다 읽으려면 30학점 훌쩍 넘습니다. ㅋㅋㅋㅋㅋ
나 교수님 강의는 러시아 문학 애호가들은 꼭 읽어야(들어야) 할 듯합니다~

다락방 2022-05-24 15: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근데 나 백치 샀나요? 이런건 단발머리님이 잘 아시는데..

단발머리 2022-05-24 15:33   좋아요 1 | URL
아....................... 약간 가물가물해요. 근데 산거 같아요. 샀어요, 샀어. 찾아보고 알려주세요!!! 맞춰야하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5-24 15:35   좋아요 1 | URL
아... 샀다고 하면 이제 찾아봐야 되는데... 하아 ---------- 시름이 깊다..... 언제 찾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5-24 15:44   좋아요 1 | URL
저 지금 인스타 휘리릭 뒤졌는데 1월다에 <백야> 샀네요. <백치>가 아니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휴 백치 사야겠다 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2-05-24 15:47   좋아요 1 | URL
아…. 이럴수가 ㅋㅋㅋㅋㅋㅋ 백치 말고 백야였다니 ㅋㅋㅋㅋㅋ

잠자냥 2022-05-24 16:03   좋아요 1 | URL
다락방 학생 도스토옙스키 강좌도 과락예약.......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5-24 16:03   좋아요 1 | URL
이게 다 도선생님 때문입니다. 아니 백치만 쓰면 됐지 백야는 또 왜 써가지고 사람 헷갈리게 하는겁니까!!

단발머리 2022-05-24 16:27   좋아요 1 | URL
<충격속보> 나 교수의 진정한 히어로 도선생, 과락예정 학생 다락방에게 백야, 백치 썼다고 호된 꾸중 듣고 크게 상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수이 2022-05-24 16:48   좋아요 2 | URL
벌써 과락 예약하면 어째요. 잠자냥 교수님이 과락 예약이라고 하니까 내가 왜 막 초조해지지. 얼른 백치 사요.

수이 2022-05-24 16: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교수님 땡투하겠습니다. 글은 이따 컴으로 읽겠습니다.(5월에는 진짜 딱 한 번만 책 사려고 했는데 아이참 ㅠㅠ)

잠자냥 2022-05-24 16:58   좋아요 1 | URL
아 이거, 제가 쓰고도 북플로 읽기에 너무 길다.......;;

수이 2022-05-24 17:43   좋아요 0 | URL
몰라몰라몰라요 잠 교수님도 나 교수님도 미워할거야 ㅠㅠ

새파랑 2022-05-24 17: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나보코프에게 인정받은 도선생님 작품이 뭔지 궁금하네요. 미성년? ㅋ 감히 누가 도선생님을 까다니 생각해보다가 나보코프니까 음 말이 되는것 같기도 합니다. 이 책 읽어보고 싶네요. 저도 체호프의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이 정말 좋더라구요 ^^

잠자냥 2022-05-24 17:30   좋아요 1 | URL
새파랑 님 러시아 문학 증말 많이 읽어보셨으니까 이 책 증말 재미나게 읽으실 수 있을 듯합니다!

공쟝쟝 2022-05-24 18:2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훌륭한독자님의 훌륭한 리뷰.. 저 침삼키며ㅠ읽었어요!! (죄와벌… 하권 어디에 있지? 뒤적뒤적) 감상-감성 논의는 제가 읽는 중인 <터프 이너프>의 주제의식이랑도 맞닿아 있어 더 흥미로웠습니다. 어떤 고통스러운 사건이 지나가는 중에야 어쩔 수 없지만 사건이 지나간 후의 비탄과 연민의 감정으로 모든 것을 묻어버리는 일종의 감정전염이 전 싫어요. 같은 생각보다 같은 감정을 요구하는 분위기에 (그렇지 않으면 인간적이니 아니니하는)서 속상한 적이 많았던 저로서는 이 글과 제가 읽고 있는 책에 훨씬더 구미가 당깁니다.

잠자냥 2022-05-24 19:26   좋아요 3 | URL
침 닦으세요. ㅋㅋㅋㅋㅋ 죄와 벌 어여 마저 읽으시고. <터프 이너프>도 궁금해지네요!

공쟝쟝 2022-05-24 23:37   좋아요 2 | URL
잠냥님이 죄와벌 읽으라니까 왜 안나카레니나 읽고 싶냐능. 잠냥님 또 안나 카레니나 읽을 생각 있으시면 그 때 저랑 같이 읽어요. ㅋㅋㅋㅋ (나 도저히 누가 엉덩이 뻥 차지 않으면 고전 안읽는 사람... 아니 뻥 차도 잘 안읽는 사람...응?)

잠자냥 2022-05-25 11:08   좋아요 2 | URL
아니 이런 쟝개구리......!

얄라알라 2022-05-25 02: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참, 사람 귀가 팔랑 귀인지라

알라딘에서 그 많은 플친님들께서 ˝도끼옹˝ 이라 애칭하며 전집영접 사진 올리실 때는 <죄와 벌> 열광이 피부로 와닿지 않다가, 주변에서 최근 온/오프 만나면 <죄와벌>예찬하시는 가까운 분이 계시니, 열광 온도가 더 가까이서 느껴집니다.
그런데 ‘나‘교수님 견해는 조금 다르시군요. ˝문학적 속임수˝라... 저는 잠자냥님께서 친절히 힌트와 더불어 << >> 내주신 문제 맞추지도 못하겠고, 문제의 그 3요소 등장 문장도 잘 모르겠고

잠자냥님 이 리뷰 겁나 멋지다는 것은 알겠습니다!



잠자냥 2022-05-25 08:33   좋아요 2 | URL
ㅎㅎㅎ 나보코프와 달리 도끼 선생 좋아하는 독자들이 많으니 그토록 오래 사랑받는 것이겠지요! ㅎㅎ << >> 정답 맞히신 분 있습니다. 댓글 잘 보면…. ㅎㅎㅎ

긴 글 읽느라 수고하셨는데 과찬의 댓글까지 감사합니다.

coolcat329 2022-05-25 12: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나보코프가 도스토예프스키 작품 중 <분신>을 최고로 평가했다고 알고 있어요.
정말 귀가 얇아서 나보코프님 글을 보니 또 끄덕여지네요ㅋ
근데 저도 소냐랑 로쟈가 둘이 소냐 방에서 성경읽는 그 장면 ㅋㅋ 아니 이 현실과 넘 다른 장면 뭐지! 했네요.
이 책을 담아두긴 했지만 결국엔 또 살거같습니다.

잠자냥 2022-05-25 14:11   좋아요 1 | URL
오 역시 요즘 도선생님 작품 많이 읽으시더니 딩동댕! ㅋ
그쵸 팔랑팔랑거리죠? 저도 그래서 안나를 다시 만나보려고요!
쿨캣 님도 이 책 재미나게 읽으실 거 같아요. ㅎㅎㅎㅎ

독서괭 2022-05-26 20: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나교수님이라길래 우리나라 작가가 쓴 줄 알고 클릭했다가 나보코프 ㅋㅋㅋㅋㅋ
도스토예프스키를 정말 대차게 까는군요? 저 이런거 좋더라고요. 고전들 읽으면 나는 별로여도 왠지 내가 뭘 몰라서 별로였던 게 아닐까 싶어 눈치보게 되는데, 저명한 사람이 대차게 까주면 오 그래 고전이라고 모든 사람에게 훌륭할 수는 없지 싶어서.. ㅎㅎ
멋집니다 잠자냥님. 체호프 좀 읽어봐야겠네요😅

잠자냥 2022-05-26 21:32   좋아요 0 | URL
ㅋㅋㅋ 네 그 러씨아 나 교수님입니다. 나 교수님 눈에는 도끼 옹 작품이 미학적으로 떨어지는가봅니다. ㅎㅎ 체호프 꼭 읽어보세요~!

케이 2022-05-27 00: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무리 나보코프가 도선생님을 까도 전 도스토옙스키를 사랑합니다. ㅜㅜ 크흑.
저도 도스토옙스키 소설에서는 신기할 정도로 자연이나 주변 묘사가 없단 생각은 했어요. 근데 전 소설에서 주변 환경이나 건물 구조 같은 거 써져있는 부분 읽는 걸 엄청 싫어하는 편이라 오히려 도스토옙스키 소설이 좋았는데, 그걸 싫어할 수도 있군요. 그리고 인간이 안 변한다는 건 진리 아닌가요?ㅋㅋㅋㅋ (어쩐지 도선생님을 변호하고 있는)
톨스토이와 도스토옙스키를 둘다 좋아할 수 없는 것 같아요. 서로 너무 다르기에...
전 체호프 소설 중에선 그다지 유명하지 않은 [다락이 있는 집]을 읽고 본격적으로 체호프를 사랑하게 되었는데 그 어느 곳에서도 이 소설은 언급이 안되더라고요. 제 취향이 마이너 한가 봐요. 아님 소설 읽는 심미안이 부족하거나...
오늘도 재밌게 읽고 갑니다!

잠자냥 2022-05-27 00:36   좋아요 1 | URL
네 도스토옙스키는 플로베르 같은 작가에 비하면 진짜 주변 묘사 거의 없죠. 그래서 지루하지 않게 읽히는 면도 있는 게 확실하긴 합니다. 그에 비해 인물 대사는 참 많고요. 나보코프는 이런 요소들을 지적하면서 도스토옙스키는 소설보다는 극작가에 어울린다고 평하기도 했습니다.

톨스토이와 도끼 선생은 정말 다르죠. 전 톨스토이를 그다지 좋아하진 않는데 <이반일리치의 죽음>은 진짜 좋았어요. 나보코프가 <안나 카레니나>와 이 작품을 극찬해서 좀 기분 좋았습니다… ㅋ (팔랑귀)

‘다락이 있는 집’ 찾아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