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대왕어록 <일득록> 중 '처사處事'에 대한 글귀들  중, 

일을 할 때는 모름지기 중요한 근본을 먼저 세우고, 그 다음으로 세부의 조목을 정리해야 한다.
중요한 근본이 서 있지 않은 상태에서, 비록 조목들이 만족스럽다 한들, 그것이 무슨 보탬이 되겠는가!  

------

일을 처리할 때 점진적으로 하지 않으면, 기상氣象이 촉박하게 된다.
 

------- 


빠른 효과를 구하지 말고, 반드시 원대한 계획을 품어라.
이것이 오늘날의 급선무이다. 

-------

일은 크건 작건, 신중히 해야지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
작은 일을 함부로 하게 되면, 큰 일도 함부로 하게 된다.
큰 일을 함부로 하지 않는 것은, 작은 일을 함부로 하지 않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 

무릇 일을 할 때는, 대략 열에 일고여덟이 좋으면 해야 하고,
나머지 한두 가지마저 다 좋기를 바랄 필요는 없다.
다 좋기를 바란다면 용감하게 결단하는 때가 드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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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0-12-13 1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저는 이런 책이 너무 좋아요,,,>.<
그래서 바본가봐요~~~ㅎㅎㅎㅎㅎㅎㅎ

프레이야 2010-12-14 00:08   좋아요 0 | URL
용감하게 결단하고 지금 일하고 있는 나비님이 전 좋아요.
여기 밤새 비왔는지 아침까지 추적추적 겨울비 내리더니 지금은 그친 것 같아요.

마녀고양이 2010-12-13 1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굉장히 좋은 글이예요.

언니, 전문가와 비전문가의 차이는여, 계획과 전략을 세우는데 시간을 보내는가, 아니면
무조건 행동으로 돌진해서 시행착오에 시간을 보내는가의 차이래요.

넓게 바라보고 천천히 나아갔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기분 괜찮으세요? 언니.. 편안한 저녁되셔요.

프레이야 2010-12-14 00:10   좋아요 0 | URL
무엇을 하는 데 시간을 보내느냐 정말 차이가 나네요.
오늘 오랜 알라디너 한 분의 부고를 듣고 깜짝 놀랐어요.
그렇게나 힘들게 살아오신 분인지까지도 몰랐구요.
비는 추적거리고 전 지금도 이래저래 기분이 좋지 않아요.
밤늦게 뭘 잃어버리기까지 하고...제 정신이 아닌가 감각이 둔한가 왜 이러나 몰라요.ㅠ

2010-12-14 00: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10-12-14 19:19   좋아요 0 | URL
네, 언니 저도 지금 누리는 작은 행복이 누군가에겐 정말 속하지 못하는,
그래서 더없이 감사해야하는 것이구나 생각했어요.
투덜거릴 일 있을 때마다 그런 생각 떠올려야지 하면서도...
오늘 하루도 감사합니다. 오늘 하루를 누리지 못하는 누군가에게 말에요.

hnine 2010-12-18 1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을 왜 지금에서 봤을까요.
돌다리 너무 두드리는 사람 여기 있잖아요. 두드리다 못해, 다른 사람 다 건너는 것 보고서야 한발 겨우 디뎌보는 사람이요. 그러니 남들보다 늘 늦지요. ㅠㅠ
(그런데 행동이 너무 빠른 사람도 좀 그렇긴 해요. ^^)

프레이야 2010-12-18 22:41   좋아요 0 | URL
덕담이나 속담도 시대에 따라 다르게 적용되겠지만
이 말은 정조가 한 말이라 특히 더 인상깊었어요.
너무 빨라도 너무 느려도 안 되는데...ㅠ
저도 나인님이랑 비슷한 거 같네요.^^

같은하늘 2010-12-24 0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좋은 글을 저는 이제서야 보네요.^^
저도 항상 뒤에 있는 스타일이라...
너무 빨라도 너무 느려도 안되는 적정선을 선택하도록 노력하려 하지만 성격이 어디 가겠어요? -.-;;;

프레이야 2010-12-25 12:07   좋아요 0 | URL
저도 그래요.
어떨 땐 너무 앞서고 어떨 땐 너무 주춤거리고.
그래도 전 일단 마음 먹으면 밀어붙이는 편이긴 한데..ㅋ
 

김훈의 신작을 낭독녹음 하고 있다. 반쯤 했는데 역시 김훈 방식의 소설이다.
자주 쓰는 단어들은 여전하고 서사보다 특유의 사유와 문체에 집중되는 면이 강하다.
그럼에도 역시 매력적인데 가령 아래와 같은 구절(접힌 부분)은,
작가가 삶의 나신을 속속들이 들여다보고 
마치 구질구질한 삶의 눈꼽 낀 얼굴을 지긋이 바라보며 망연히 씻어주는 느낌이다. 
이 소설은 아무래도 제목에서 혹시 연상할 수 있는 것과는 달리 낭만적인 '젊은 날의 숲'이 아니라
실핏줄과 튼살과 꿰멘 자국까지 다 보이는, 정밀하고 적확해서 떨림이 오는 상처의 숲이다.  


 

 

 

 

 

 

 

>> 접힌 부분 펼치기 >>

 

이 책의 제목은 가수 하덕규의 노래 '숲'의 마지막 구절에서 따왔다고 한다. 

 

 

 

 김훈의 인터뷰 장면을 보면 강직한 인상이지만 생각보다 부끄럼도 타고 내성적일 것 같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손가시를 괜스레 잡아떼고 있는 모습도 꼭 내 아버지를 닮았다. 

 

 시인과 촌장의 맴버 하덕규의 '숲'이다. 하덕규는 내가 좋아하는 '한계령'을 만든 가수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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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0-12-08 2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웅~~ 작년에 뵌 김 훈 작가를 여기서 보니 더 반갑네요.
아버지 이야기는 <바다의 기별>에 많이 나오는데, 젊은 날의 숲에도 깔려 있군요.
사인본으로 사놓고는 뭘하느라 손도 못대고 있어요.ㅜㅜ
시인과 촌장~ 분위기도 노래도 참 좋아했는데... 고마워요!

프레이야 2010-12-08 22:56   좋아요 0 | URL
오기언니가 보내주신 책으로 지금 낭독하고 있어요. 김훈 사인본이더군요.
다 하고나면 편집과정에서 필요하니 도서관에 빌려줘야 해요.
물론 다 끝내고 나면 다시 찾을 거구요. 고마워요. 너무 좋아요.^^
아버지는 작품 속에서 큰 역할이 없지만 전반에 깔려서 여주인공의 배경으로 톡톡히 역할해요.
세상의 밑바닥을 긁어서 식구를 먹이는 가련한 포유류로서.
은유로 보아도 좋을 것들이 역시 많구요.

꿈꾸는섬 2010-12-08 2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시인과 촌장의 숲, 좋아요. 프레이야님이 풀어내는 내 젊은 날의 숲 이야기도 참 좋으네요. 이 책이 너무 궁금하네요.

프레이야 2010-12-08 22:42   좋아요 0 | URL
실제로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미안하다'는 말을 남겼대요.
그런 말을 유언으로 해선 안 되는 거죠,라고 인터뷰에서 말하네요.
이 책, 꽃과 뼈를 세밀화로 그려내는 일, 생명을 그려내는 일, 숲과 나무와 익명성과 개별성의
이야기들이 두루 들어앉아 있어요. 저 위의 인용구절은 정말 절박하지요.

2010-12-09 00: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10-12-09 08:23   좋아요 0 | URL
서재 스킨요? 붉은 단풍잎색이에요.ㅎㅎ
그런 심리가 내재되어 있겠군요. 그래서인가, 전 옷도 붉은 색이나 선명한 색을 좋아해요.
사실 좀 그래요. 잘 들여다보신 것 같아서 그냥 위로가 좀 되네요. 참 고마워요.
님도 감기 조심하시고 좋은하루 보내세요.^^

같은하늘 2010-12-09 0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웅~~ 넘 오랜만이예요.
하는일 없이 바쁜 사람~~~^^;;
프레이야님의 이런 글을 읽을때 마다 녹음된 목소리로 듣고 싶어져요.

프레이야 2010-12-09 08:22   좋아요 0 | URL
하는 일 없기는요, 같은하늘님은 정말 부지런하시잖아요.^^
어떤 날은 호흡이 힘들고 어떤 날은 술술 수월하고 그래요.
심리적인 걸까요?^^
아, 벌써 12월9일이에요.~~

세실 2010-12-09 0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몇년전 김훈작가 강의 들을 기회가 있었는데 참 좋았어요. 외모와는 달리 여성적인 면도 느껴지고...ㅎㅎ
허접쓰레기들의 정체를 명확히 보려면 돈이 떨어져야 하는군요. 음.....

프레이야 2010-12-09 08:55   좋아요 0 | URL
굿모닝~ 세실님^^
전 접힌 구절들이 다소 공감되는 한 해를 보냈어요.
난 자리는 선명하다는 게 사람이 아닌 경우에도 적용되는 거 같아요.
시댁어른께 섭섭한 생각도 들었지만 어쩌겠냐 내 복단지가 그만큼이지 생각하구요.
김훈 작가는 외모와 달리 정말 그래 보여요. 저 위의 인터뷰에만 봐도요.
자신의 작품에 소극적 연애담이나 사랑의 표현에 대한 질문에도
꽤 쑥쓰러워하고, 그런 걸 잘 못하는 게 자신의 한계라고 하더군요.ㅎㅎ

2010-12-09 22: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10-12-09 23:39   좋아요 0 | URL
많이 아프셔서 걱정이에요.
저처럼 많이 먹고 쫌 그래봐요.^^
저같은 경우엔 폐활량이 부족한 편이고 맥박도 적고 낮게 뛰는 편이지만
목청은 좋은가봐요.ㅎㅎ(농담)
가만히 앉아 하는 일이니까요. 발성은 요령이 생기고 조절해서 하면 괜찮아요.
눈이 피로하고 목줄기와 어깨가 쑤시는 게 문제지만, 가끔 일어나 몸을 풀어주면 낫구요.

hnine 2010-12-18 1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훈 작가가 상대방을 쳐다보는 눈길에서 저는 그 사람이 별로 강인한 성격은 아니라고 넘겨짚었어요. 말씀하신대로 오히려 내성적이고 수줍음도 많은 사람일꺼라고. 하지만 자기 감성이나 생각을 부풀려서 나타내기 보다는 절제해서 나타내려고 노력하는 사람인 것 같아요. 작가의 방을 훔쳐보니 방도 그런 것 같네요.
이 책은 눈독 들이고 있는 것만으로도 뿌듯하다고 하면 억지일까요? ^^

프레이야 2010-12-18 22:43   좋아요 0 | URL
아뇨, 억지는 아닐 거 같은걸요.^^
그럼에도 끌리는 사유의 문장은 밑줄 그어뒀어요.
서사는 그닥.. 김훈 식인데.. 어찌 보면 서사도 절제한다는 느낌이랄까 그래요.
눈길이 불안하구나, 하는 걸 느꼈어요. 수줍음 같은 것이겠지요.
 
왕발이 삼촌 내인생의책 작은책가방 1
조지 오코너 글.그림, 강유하 옮김 / 내인생의책 / 2008년 9월
평점 :
절판


이 그림책의 부제는 '다문화가정 및 다양성에 관한 조금 다른 이야기'이다.
부제가 말하듯 요즘 쏟아지고 있는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는 방식이 조금 특별하다.

'다름'을 인지하고 인정해가는 과정이 화자인 소년 '나'에 의해 진행되는데
재미있는 건 소년의 갸우뚱한 머리와 한쪽으로 확 쏠린 게슴츠레한 눈초리다.
순수한 의심과 호기심, 자의식이 싹트기 시작한 아이다운 편견과 두려움,
그런 것들을 부정적으로 부각하지 않고 지극히 자연스러운 발전의 단계로 보여준다.
끝까지 그 표정은 바뀌지 않고, 아이답게 풀리다가
또 다른 대상에게 다시 호기심과 편견과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얼굴이 웃음을 유발한다. 
교훈적이지 않으면서 색다른 흥미거리를 불러와 '다름'을 인식하게 하는 방식이다.
단번에 완전히는 아니고 어느 정도 조금씩 차츰차츰, 이런 방식이 오히려 믿음을 준다.

'왕발이'(Big Foot)는 소년의 삼촌이다. 남과 다른 특별난 외모로 붙여진 별명일 것이다.
하지만 인디언들의 오랜 전설 속에 빅풋은 사람과 가까운 형제로 여겨지고
라코타 인디언은 '치예-탄카' 즉 '키가 큰 형님'이라 부르며 빅풋을 존중한다는 설명이 앞장에 곁들여 있다.
우리나라 도깨비에 비유하여 빅풋은 상상의 인물이지만 친근하여 종종 이를 본 사람이 있다고 할 정도다.
 
이 그림책의 특별한 관심거리는 각 장마다 배경으로 소년의 집 책장에 꽂혀있는 책들인데
하나 같이 특이한 생명체(상상 혹은 미확인 생명체)와 미스터리 물체에 관한 것이다.
빅풋 못지않게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미스테리한 생명체들(예를 들어 모스맨, 유니콘, 네시 등)과
크롭서클이나 로즈웰 같은 미스터리한 마크나 지역이 그림의 배경에 책이나 액자 속 글자로 나오는데
이들 14가지는 책 뒤에 '찾아보기'로 상세히 설명되어 있다.
초등 저학년에게 권장할 수 있는 그림책이지만 이런 부분은 어른이 읽고 쉽고 간단히 설명해 주면 좋을 듯.

아이가 편견을 서서히 깨고 결정적으로 마음이 기울기 시작하는 건 엄마의 말에 의해서다.
역시 엄마는 아이가 가장 신뢰하는 '세상'이다.
발이 크다고 빅풋이라고 하면 안 되지, 라고 말하고 있는 엄마의 방에는 '섀스타산'이라 적힌 책이 꽂혀있다.
섀스타산은 미국 오리건의 인디언이 선한 눈의 신이 산다고 믿는 산이란다.
(사악한 불의 신은 마자마산에서 산다고 믿고.)
이런 것이 이 그림책이 이야기하는 선한 방식이다. ^^
 
사진 찍히기를 싫어하는 빅풋 베니 삼촌은 조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갔다.
세상의 모든 사람은 다 다르고 다른 방식으로 가치있다고 어느정도 인식할 즈음에 그는 떠났다.
하지만 아이답게도 빅풋 삼촌이 보고 싶은 게 아니라 호기심의 대상은 벌써 옮겨졌다.
스코틀랜드에서 엽서가 왔고 조만간 놀러올 네시 고모는 또 소년에게 어떤 관찰대상이 되어
어떻게 다르고, 멋지고, 특별한 또 한 명의 사람이 될지 궁금하다.
잔뜩 심각한 표정으로 탐정처럼 팔짱을 끼고 눈썹을 치켜뜨고 눈을 흘겨 보고 있는 아이. 
제대로 안다는 건 제대로 이해하고 인정한다는 것, 사랑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네시는 스코틀랜드 네스 호에 산다는 괴물이다.
멸종한 수장룡이라는 주장이 있지만 과학적인 증거는 없다.
빅풋 삼촌과 네시 고모, 어떻게 그려져 있을지 상상해 보면 더욱 재미나다. 
<왕발이 삼촌>은 유머러스하고 따뜻하고 지적인 그림책이다.
일러스트레이션도 유쾌하고 생동감 있다.
아이들의 눈에 보이는 대로 인상적인 건 과장되게 그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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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0-11-30 1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굉장히 오랜만에 보는 서평입니다.^^

글샘 2010-11-30 23:37   좋아요 0 | URL
저도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

sslmo 2010-12-04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아주 좋은걸요.
트랙백해서 미리 보기로 좀 보고 보관함에 담아놨어요.
아~좋아요.

마녀고양이 2010-12-04 1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틀림이 아닌 다름.

내가 옳다고 주장하는 안에는, 아마도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숨어있는거겠죠?
다르다고 이해하지 않고, 틀리다고 주장하다는 것 역시 그런 결핍의 일종이겠죠?
코드가 다를 뿐이야, 이해하기 어려울지라도 틀린 건 아냐.. 라고
생각할 수 있는 저를 바랍니다. 그런데도 뉴스나 여러 상황들에서 불끈 치미는 화는... 아하하.

분노하지 않는 자는 성인일건데, 저는 성인이고픈 맘은 없으니, 혼자 화를 박박 내기도 해보렵니다.
나랑 달라, 아냐 나랑 같아........... 인간이야, 같은. 횡설수설. 중얼중얼. 크.
 

 

 (늦가을 아침, 하동 평사리 토지길을 걷던 중 내가 만난 거미 한 마리) 

 

기미라는 것은 움직임의 은미한 부분이니, 움직이면 곧 드러나는 것이다.
선악의 기미는 진실로 그 중에서도 큰 것이다.
사물마다 각각 그 기미가 있나니, 남들이 보지 못하고 자기가 깨닫지 못하는 가운데,
그 기미는 이미 싹이 터서 나온다.
그러므로 잘 배우는 사람은 먼저 그 은미한 부분을 잘 살펴서,
天理를 보존하고 人慾을 차단한다. 

-------- 

어떤 일의 기미나 조짐은 처음에는 작은 데서 시작한다.
그러나 작다 하여 깨닫지 못하고 그대로 내버려 두면, 나중에는 걷잡을 수 없는 지경에
빠지게 마련이다. 그것을 '주역' 곤괘에서는 "서리를 밟으면 단단한 얼음이 이른다"고
경계하고 있다. 늦가을에 서리가 내리는 것은 한겨울 혹한의 기미요 조짐이다.
그러므로 그 기미가 보일 때 미리 대비해야만, 한겨울의 혹한을 무사히 견뎌낼 수 있을 것이다. 

-[일득록] 정조대왕어록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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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0-11-28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아~ 사진은 역시 '그 남편에 그 아내'!!
평사리 후기 기대해도 될까요?
폭우 속의 소쇄원도 아직 안 올린 내가 보챌 자격은 없지만요.ㅜㅜ

어제 중학교 독서회에서 학생들과 같이 부안 매창뜸, 새만금방조제, 채석강, 내소사~ 다녀왔어요.
올 나들이를 요거를 마감해야 할 듯.^^

프레이야 2010-11-28 11:13   좋아요 0 | URL
평사리 후기 써야되는데 이리 밍기적거리고 있어요.ㅎㅎ
조만간 올려볼게요.^^
폭우 속 소쇄원, 정말 좋았어요, 언니. 언능 올려줘요.
어제 독서회에서 다녀온 곳도 좋으네요.
12월엔 나들이 계획 없어요?
매창뜸은 글벗의 돌아가신 부친께서 매진하여 일군 곳이라던데 저도 가보진 못했어요.

blanca 2010-11-28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님, 정조가 저런 얘기를 했군요...더 좋아질라고 해요^^;; 평사리를 가셨어요? 거미 사진 옆지기분이 찍으신 줄 알았어요. 프레이야님 사진도 더없이 좋은데요..저는 마침 책이 따악 떨어져서 너무 무료하게 주말을 보내고 있답니다. 어제 왕창 주문하고 월요일에 오기를 기다리는데 화요일날 올까봐^^;; 걱정되네요.. 프레이야님도 남은 주말 즐겁고 재미나게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프레이야 2010-11-28 20:30   좋아요 0 | URL
정조대왕어록인데 가끔 아무곳이나 들춰봐도 좋아요.
읽을 책이 딱 떨어져서 무료한 시간, 전 부럽네요.
그만큼 밀리지 않고 읽어내고 계신거잖아요.
집에 사놓은 책도 다 못 읽고 있는 게으른 사람인데요.
블랑카님 내일 꼭 주문하신 책들이 오길 바래요.^^

글샘 2010-11-29 0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올겨울엔 일득...하고 싶은 책입니다. 기미... 좋네요.
곤괘의 가르침은 참 무섭습니다. 가장 낮은 괘, 곤...이거든요. 땅바닥, 밑바닥...
설상가상을 준비해라... 살아 남는 게 목표가 되는 무서운 세상이에요. 밑바닥 괘...

반딧불,, 2010-11-29 1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사진이 예술입니다..글도 좋고, 역쉬^^

가시장미 2010-12-03 04: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거미 사진을 보고 글을 읽었더니, 기미를 거미로 읽고 있었네요. ㅋㅋ
기미라고 다시 읽으면서 또 떠오른 것은 제 얼굴에 기미였어요.
글과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지만, 제가 깨닫지도 못 하는 사이에 기미가 점점 진해진지라.. ㅠ_ㅠ
저 글을 읽고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답니다. 아...출산의 휴유증이란....
오랜만에 혜경언니 서재에 와서 헛소리만 남기네요. ^^;;
저 사진은 정녕 직접 찍으신 사진인가요? 넘 멋지네요.
앞으로도 좋은 사진과 글 많이 기대할께요. 더 자주 뵈어요~!

프레이야 2010-12-03 23:11   좋아요 0 | URL
히힛, 디카인데 하나 건졌어요.
기미요?ㅎㅎ 장미님은 지금도 하나도 없어보이는데요.
전 출산 후에도 없던 기미가 마흔 이후 생겨요.
자주 봐요. 현호가 너무너무 이뻐요. 훈훈한 현호!!^^

마녀고양이 2010-12-04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두 좋구, 인용하신 글두 좋구.

작은 기미, 작은 틈.
그런데요 언니, 저 '기미'가 과연 둑을 무너뜨릴 조짐인지 아니면
그저 다른 이도 가까이 할 수 있는 살짝의 모자름인지는 잘 판단해야겠다 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직 시험은 안 끝났는데, 조금 여유 생겨서 들려요. 역시나 이쁜 페이퍼... 좋아랑.

프레이야 2010-12-05 19:56   좋아요 0 | URL
오버센스는 건강을 해치겠지요.ㅎㅎ
시험 잘 치세용~~~
막간에 들러서 요렇게 귀여운 댓글 달아주고 우힝~마녀님^^

세실 2010-12-06 06: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미....
혹한을 견디려면 대비해야 겠죠. 그 의미 실감하고 있는 아침입니다.
편안한 한주 되세요^*^

프레이야 2010-12-07 20:47   좋아요 0 | URL
혹한이 올 거란 생각을 안 하고 참 대비없이 살았어요.
지금도 사실 그런 편이구요.
이제 올해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그날의 행복이라도 챙기고 살고 싶어요.
영원할 것처럼 사랑해라~ 이말이 생각나는 날이에요^^
 

[어느 카페에서 복사해온 글] 

 

당신을 긍정적으로 반사해 주는 사람, 있으십니까?
 

정신분석가 하인즈 코허트는
"인간에게는 거울같은 인물이 필요하다."라고  말했습니다.
정신분석 용어로는 '자기 반사 대상(mirroring self object)'이라고 하는데,
자신의 긍정적인 면을 비춰주고 격려해 주는 인물이 필요하다는 의미지요.

우리는 알게 모르게 주위 사람들의 영향을 많이 받게 됩니다.
상대방이 나를 긍정적으로 반사해 주면,
스스로도  자신을 긍정적으로 보게 되지만,
상대방이 나를 부정적으로 반사하면,
스스로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을 부정적으로 여기게 되는 거죠.

마음의 자유와 휴식을 얻게 하는 정신 분석을 통해
많은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있는 이무석 박사는
자신의 저서'30년만의 휴식'에서 만약 자신의 주변에 늘 잘못을 지적하고,
죄책감을 느끼게 하는 사람이 있다면
일단 거리를 두는 것이 좋다고 말합니다.

“다 너를 위해서”라고  얘기한다 하더라도,
그들의 지적이 우리 스스로를 뭔가 잘못된 사람처럼 느끼게한다면,
그런 반사 자체가 당신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있기 때문입니다.  

정신분석가 하인즈 코허트는 환자들을 분석하다가 
열등감이 심하고 쉽게 상처받고
허무하게 무너지는 사람들은 대부분 어릴 때부터
자기를 알아주고 비춰주는 인물을
갖지 못한 사람들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어린 시절부터 상대방의 반응을 통해
스스로에 대한 자아상을 확립해 나가기 시작합니다.
어린 아이들은 스스로에 대한 자아상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자기가 누구인 지 모르는 거지요. 

정신의학자들이 아이들을 관찰한 보고서에 따르면
아이들은 다만 본능적으로 자기가 위기에 처하면 누군가 달려와
보호해 줄 것이라는 믿음만을 갖고 태어난다고 합니다.
실제로 아이가 태어나면 엄마는 아이의 충성스런 보호자가 됩니다.
늘 곁에서 대기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아이의 요구에 즉각즉각 반응해 주지요.
아이는 그런 엄마의 반응을보고 자아상을 그려나가기 시작합니다.

엄마라는 거울에 비춰진  자기의 모습을 보고
‘나는 예쁜 아이구나!’,‘나는 중요한 아이구나!’라는
자아상을 확립해 나가게 되는 것입니다.
‘예쁜 아이’,‘소중한 아이’라는 자아상을
처음부터 가지고 태어나는 아이는 없는 것이지요.
 
그 시기에 긍정적인 ‘자기 반사 대상’을 가질 수있어야
‘건강한 자기애’가 형성될 수있고,
건강한 자기애가 형성된 사람은
‘소중하다’는 것의 느낌을 알고있기 때문에,
내가 소중한 사람인 것처럼 이웃도 소중하다는것을 알고
남의 권리 역시 존중해 줄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게 됩니다.
그런 건강한 사람은 쉽게 자존심에 상처받지 않으며,
인기에 굶주린 나머지
무조건 다른 사람의 의견을 따르고 보는 우를 범하지도 않습니다. 

반면,
이런 긍정적 자기 반사 대상을 갖지못했던 사람들은 
코허트가 발견한 것처럼, 열등감이 심하거나, 쉽게 상처받고,
무너지는 사람이 되는 것이지요.  

이는 성인이 되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당신에게는 ‘따뜻한 긍정과 관심’을 가지고
멘토 역할을 해줄 수있는 사람,
나를 비판하거나, 평가하지 않고 내 얘기를 들어주는 사람,
마음 편히 속생각을 터놓고 얘기해도
여전히 건강하고  긍정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이 주변에 있나요?

그들은 당신의 친구나 선배, 직장 동료일 수도 있고,
상담가나 종교인일 수도 있습니다.
어린 시절, 긍정적 거울 역할을 해주는 사람을
갖지못했던 사람들은 더욱 이런 인물이 필요합니다. 

인생을 살다가 자신이 한없이 초라하고  한심해 보여서 괴로울 때,
이런 긍정적 반사대상은 우리를 나약하다고 비난하거나 부끄럽게 하지 않고,
안심시키고 격려해 줄 것입니다.
그런 격려를 통해서 우리는
다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회복하게 되지요. 

주변에서 자신의 긍정적인 면을 비춰주고 
격려해 주는 인물을 찾아보세요.
그들과 함께 지내는  시간을 늘려 보세요.
그들은 분명 당신이 훨씬 더 긍정적이고 활기찬 삶을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도와줄 것입니다
.

- 김보승 (자기계발작가) -
  

--------- 

나도,나부터,  다른 사람의 긍정적인 거울이 되어야겠다.
또한, 나를 비추는 나의 내면의 거울도 깨끗하고 반짝반짝하게 닦아두고
나의 긍정적이고 예쁜 부분을 많이 반사하도록 하자.
그러도록 노력하자.
나도, 타인도 분명 긍정적인 면이 훨씬 많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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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2010-11-25 2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비슷한 내용 강의 들었는데..하하. 읽는 것과 행하는 것은 또한 다른 것이니^^

프레이야 2010-11-26 20:38   좋아요 0 | URL
맞아요. 행하는 게 늘 문제지요.^^

세실 2010-11-25 2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좋은 글이네요.
우리 아이들에게 긍정적인 반사대상이 되어야 겠다는 결심을 한번 더 하게 됩니다.

프레이야 2010-11-26 20:38   좋아요 0 | URL
저도 아이들에게 긍정적인 거울이 되어야겠다는 결심을
공식적으로 하고 싶어서요.^^

비로그인 2010-11-26 0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성과 의욕을 함께 가지게 되는 멋진 글이네요.
자존감이라는 게 얼마나 중요한 건지를 알면서도 정작 이렇게 실천하려 노력한 적이 없는 것 같아요.
'따뜻한 긍정과 관심'...지금 이 순간부터 가슴에 콕 박아놔야겠습니다.
프레이야님 멋진 글...감사해요^^

프레이야 2010-11-26 20:39   좋아요 0 | URL
의욕!! 좋은 말이에요.
'나'의 좋은점이 얼마나 많은데 말에요. 자존감이 우선되어야
타자도 존중하게 되지요. ^^

자하(紫霞) 2010-11-26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디너분들은 긍정적인 분들이 많으심~
그리고 긍정적인 면을 많이 발견해주시고 칭찬해주심~
고로 알라딘서재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결론?ㅎㅎ

프레이야 2010-11-26 20:39   좋아요 0 | URL
네, 그래요^^
베리님의 결론에 동감이에요.ㅎㅎ

blanca 2010-11-26 15: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님도 저를 긍정적으로 반사해 주시는 분이에요. 저도 명심해야겠어요. 아이한테 그런 존재가 되어 주어야 겠어요. 뿐만 아니라 주위 사람들한테도...

프레이야 2010-11-26 20:40   좋아요 0 | URL
블랑카님도 제게 그래요.^^ 고마워요.
주위 사람들에게도, 나 자신에게도 멋진 거울이 되어야겠어요.

섬사이 2010-11-26 2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헉~!
요즘 아들이랑 한바탕 냉전을 치뤘거든요.
프레이아님 글 읽고 가슴이 뜨끔합니다.
제가 아들에게 긍정적인 반사를 해주지 못한 것 같아서요.
반성반성반성....ㅠ.ㅠ

프레이야 2010-11-26 21:29   좋아요 0 | URL
우리 대개는 그렇지요. 섬사이님만 그런 게 아니라 저도 그래요.^^
반성하고 저도 잘 해야겠어요. 나에게든 타인에게든.
섬사이님 오랜만에 반가워요.^^

실비 2010-11-27 0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격려해줄신분을 찾아야겠네요...
알라딘님들은 저를 격려해주시지요..
다른데서 찾기가 어렵네요 ^^:
좋은말 읽을수있게 해줘서 고마워욤 ^^

프레이야 2010-11-27 08:30   좋아요 0 | URL
실비님 서로 격려해 주는 말이 힘이 되어요.
나의 좋은 점을 반사해주는 사람 곁에는 늘 밝은 기운이 넘치죠.
저도 그런 사람이 되어야할텐데 말에요.^^

라로 2010-11-27 0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긍정적인 반사 거울이 되려면 그만 자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님도 굿나잇

프레이야 2010-11-27 08:30   좋아요 0 | URL
나비님, 너무 고단하면 병 나요. 잘 잤어요? 굿모닝~

순오기 2010-11-28 0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한테는 긍정적 반사를 하면서도 가족에게는 그러기가 쉽지 않다는 걸 발견했어요.
급반성~ㅜㅜ

프레이야 2010-11-28 09:22   좋아요 0 | URL
오기언니는 잘 할 것 같은데도요?^^
가까운 사이에 더 그래야하는데 거꾸고 더 잘 안 되는 게 맞아요.
심리적 거리감을 둘 수 없어서 그런가봐요.ㅠ

가시장미 2010-12-03 0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혜경언니 다우세요. ^^
반짝 반짝 빛나는 거울 같은 언니시잖아요.
보고있으면 막~~ 날씬해보이고, 더 예뻐보이고 그런 거울요. 으흐

프레이야 2010-12-03 23:09   좋아요 0 | URL
나는나는, 우리 가시장미님을 거울로 삼고 싶어요.
발랄하고 밝은 에너지가 확~ 웃는 얼굴이 무지하게 매력적인 늘씬한 거울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