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가 전부터 작은딸에게 약속하신 게 있다.

3학년 되면 핸폰 사주겠다고 하신 거다.

이번 설에 그러마고 하시니까, 자기는 언니 것 물려받고 언니를 새 것으로 사 주란다.

희령인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는 건지, 어떨 땐 아이같지 않은 마음씀씀이에 놀란다.

희원인 전부터 봐둔, 울트라 에디션(애니콜)으로 바꾸고 희령인 언니 걸 받고는

좋아라 어쩔 줄 모르고 있다. 문자판도 금세 익혀 내게 오늘 몇 통이나 날리고...^^

애들이 흙보다 기계와 친해 걱정이 앞서지만 뾰족한 수도 없이 그렇게 묻혀가는 것 같다.

방금 온 문자의 내용은,

전에 섭섭한 일로 잘 놀던 친구와 절교한 일이 있었는데, 그 아이가 사과를 해 와서

이번 토요일에 놀기로 했다고, 기분 좋아 헤헤거리는 것이다.

그럼그럼, 핸폰보다 친구가 좋은 거지.

그렇게 좋으냐? 핸폰도 친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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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송이 2007-02-21 1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__*
어머나^^ 작은 딸인 희령이의 마음이 참!! 대견스럽고 이쁘네요^^
님의 마음도 참!! 흐뭇하시겠어요.^^
핸폰은 요즘 아이들에겐 또 다른 하나의 '소통의 길'이 되고 있는 것 같아요.^^*
이런 점은 참!! 긍정적인 모습 이지요.^^;;

치유 2007-02-21 1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쩜 그렇게 이쁜 생각을 하는지..친구가 화해해 와서 더 기쁜 희령이..너무 이뻐요..^^&

프레이야 2007-02-21 1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뽀송이님, 정말 그런 것 같아요. 그게 하나의 소통의 길이 된다는 쪽으로 좋게
생각하렵니다.
배꽃님, 친구를 무지하게 좋아해요. 놀면 하루종일 시간 가는 줄 모르죠.
그동안 무척 속상해 하며 안 그런 척 하더니, 사과 하더라며 그렇게 좋아할 수가..
그러며 자라나봐요^^

춤추는인생. 2007-02-21 1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희령이가 생각하는게 저보다 언니네요 님.^^
혹시 저번에 까페다녀와서 님께 고백했다던 그 친구일까요? 여튼 다시 만나게 된다니 저역시도 기뻐요 ^^ 휴대폰 가지게 된것과. 친구를 다시 만나게된것. 축하한다고 전해주셔요..!!

기인 2007-02-21 2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옷 그렇게 이쁜 아이라니 :)

마노아 2007-02-21 2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 생각의 크기가 너무 예뻐요. ^^

프레이야 2007-02-21 2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춤추는인생님/ 그 아이 맞아요. 피아노학원에서 마주쳐도 서로 못 본 체 한다더니 슬그머니 그 아이가 먼저 다가와주었네요. 아이들 참, 예쁘기도 하고 깜찍하기도 하고... 둘다 축하한다고 전할게요.^^
기인님, 감사합니다. 기인님의 미래 아이는 더 그럴거에요.
마노아님, 아이가 저보다 마음이 넓어보여요.^^

실비 2007-02-21 2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좋은거 가봐요.. 친구가 화해했을때 정말 기분이 좋지요.^^
 
나 뚱보 아니야 - 파란마음 001
마리 끌로드 베로 지음, 양진희 옮김 / 함께자람(교학사)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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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욕은 어떻게 생기는 것일까. 단지 생명을 잇기 위한 수단으로만 먹는다면 과식을 하는 이유가 설명되지 않는다. 식욕은 가장 기본적인 욕구이지만 이 욕구가 지나칠 때에는 심리적인 요인을 생각해 봐야 한다고 이 책은 말하고 있다. 우리집 작은 딸과 나이나 체중이나 아주 비슷한 주인공 여자 아이, 마리는 그냥 마리가 아니라 ‘달덩이 마리’라고 불린다. 이 아이는 평범하고 다정한 가족들과 별 문제 없이 사는 10살 아이다. 오빠는 집에선 뚱땡이라고 놀리지만 남들 앞에선 자기를 비호해 준다. 언니는 아주 예쁘고 날씬한 외모를 가져 마리가 닮고 싶은 대상이며 마리의 눈이 예쁘다고 칭찬해주는 상냥한 언니다. 하지만 바깥에서의 언니 태도는 돌변하여 마리를 창피해 하고 곁에서 사라져주었으면 하고 면박을 준다. 언니의 이중적인 태도에도 불구하고 마리는 언니를 좋아하고 오빠는 든든하게 생각하는 마음 넓은 아이다.


여러 가지 면에서 마리는 우리집 작은 딸을 닮았다. 이 책을 권해 주었긴 하지만 다 읽고 났을 때 보이는 반응을 보고 마음이 안쓰러웠다. 평소 다른 아이들보다 많이 나가는 체중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아이라 마음이 더욱 쓰였다. “엄마, 마리네 가족들처럼 우리 가족도 내가 살을 빼는 데 협조를 좀 해 주세요. 먹는 것들은 눈에 안 보이는 데 두고.” 이렇게 시작한 아이의 반응이 조심스러웠다. 간혹 짓궂은 남학생이 놀리는 말을 할 때면 우울한 표정으로 언니는 날씬한데 자기만 왜 통통하냐고 글썽이는 목소리를 낸다. 나는 이 책을 읽고 우리집 아이의 식욕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아이는 어릴 때부터도 아픈 적이 별로 없고 먹은 건 모두 소화 잘 시키고 또래보다 키나 체중이 많이 나간다. 고도비만은 아니지만 배 부분이 통통한 편인데 먹고 싶어하는 걸 내가 잘 막아내지 못하는 이유도 있는 것 같다. 요즘은 조금씩 줄여가자고 약속은 했지만 밖에서 나 몰래 과자를 사먹고 다니는 것까지는 어쩔 수가 없어 고민이다.


이 책은 마리의 비밀일기 같은 이야기다. 마리가 동생을 얻게 되기까지의 이야기인데 그 과정에서 마리가 느낀 고민과 그것이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부분이 의미 있다. 마리는 생각이 많은 아이다. 자신만의 꿈도 야무지게 갖고 있고 남자친구에 대한 생각도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현명한 아이다. 선생님의 마음도 헤아릴 줄 알고 친구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되지도 않을 거짓말을 늘어놓는 일이 얼마나 한심한 지도 스스로 깨닫는다. 때로는 진실을 이야기 하는 일이 거짓을 꾸미는 일보다 힘들다는 사실도 아는 슬기로운 아이다. 문제는 식욕을 자제하지 못하는 것인데, 이런 욕구는 관심과 사랑을 받고 싶은 욕구이기보다 자신이 사랑과 관심을 줄 대상을 찾지 못했기 때문에 과도하게 생성되었던 것이다. 역시 어느 싯구처럼 사랑 받는 것보다 사랑하였으므로  행복했다고, 자신을 사랑하게 된 마리가 훗날 이야기할 수 있으면 좋겠다.


사랑을 주는 마음도 먼저 사랑을 받은 사람이 나눌 수 있는 것이다. 마리는 학교에서 울고 싶은 심정이었던 일이나 의사선생님에게서 듣게 되는 듣기 싫은 용어들, 일일이 다 말 못할 사연들을 모두 들어줄 친구를 꿈꾸었다. 어느 날, 그 대상이 나타났는데, 아주 의외의 동물이다. 다락 높은 곳에서 두 눈을 빛내고 마리를 쳐다보는 그에게 마리는 ‘뽀송이’라는 다감한 이름을 지어준다. 마리에게 행운을 가져다 준 이 친구는 의외로 사납지 않고 목깃의 털이 유난히 부드럽다. 모든 걸 조건 없이 다 받아주는 이 친구에게서 마리는 위로를 얻고 다락으로 그를 만나기 위해 기어올라가면서 살도 좀 빠지기 시작한다.

 

좋은 일도 나쁜 일처럼 한꺼번에 일어난다고, 어느 날 동생이 태어날 것이라는 소식에 자기도 동생에게 뽀송이 같은 대상이 되어주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마리는 자기가 받은 상처를 다른 사람에게 그대로 푸는 아이가 아니라 그 반대로 오히려 삼가는 아이다. 타인에게 분노를 풀지 못하는 이 아이는 천상 선한 아이다. 타인에게는 관심과 배려만을 베풀려는 아이는 속으로 쌓이는 화를 식욕으로 풀었던 것이다. 마리는 동생에게 자랑스러운 언니가 되려고 마음먹고부터 오히려 자신의 몸을 사랑하게 된다. 동생을 돌볼 준비물들을 미리 챙기고 점점 체중이 불어나는 엄마와 함께 병원을 같이 가서 체중계 위에 올라가는데, 엄마와는 반대로 점차 몸무게가 줄어드는 게 마리는 신기하다. 정말 무언가 몰두하는 일이 있고 마음의 허전함이 없이 사랑을 쏟아 부을 대상이 있다는 게 중요했던 것이다. 식욕은 사랑 받고자 하는 욕구이기 이전에 사랑하고자 하는 욕구임에 틀림없다.


사랑이 많은 작은 딸을 다시 생각한다. 아이가 품고 다 말하지 못하는 게 있을지 생각해본다. 아이가 다 풀지 못하는 분노가 있을지 생각해 본다. 아이가 아직도 인형을 좋아하고 잘 때면 꼭 인형을 안고 자는 것도 어쩌면 사랑을 주고 싶고 관심을 쏟아 붓고 싶은 대상을 안고 자는 행동인지 모르겠다. 매일 운동도 한 시간 정도 하고 있지만 배가 쉽게 들어가지는 않는다. 운동 선생님이 신경 좀 쓰셔야한다고 늘 말하니까 옆에서 보기에 마음 쓰이지만 사실 난 그다지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도 신경이 쓰이는 건, 아이가 왜 자꾸 배가 고프다고 느낄까, 하는 점이다. 헛헛한 기분, 그런 기분이 들 때면 나도 먹어대는 습관이 있는데...  아이에게서 내가 채워줄 수 있는 것들을 좀 생각해야겠다.


<나 뚱보 아니야>는 아이의 식욕과 관련하여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는 통로를 제공한다. 어른이 읽어도 열쇠를 얻을 수 있지만 동화이니 물론 대상은 아이들이다. 아이들이 이 책을 읽고 자신의 어떤 신체적, 성격적 특성이든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이 생기면 좋겠다. 마리가 자신의 이야기를 고백하는 것이라 아이의 마음을 섬세하게 읽어낼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동생의 탄생과 함께 더 이상 뽀송이에게서 위로를 얻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 마리는 점점 뽀송이를 잊어간다. 여자동생이라 더 마음에 들어한다. 뽀송이보다 더 뽀송뽀송한 동생이 생겼다. 아기의 솜털을 떠올려보면 이 이름이 정말 잘 어울린다.

 

다락에서 만난 비밀친구 뽀송이. 날개의 색깔도 그 부드러운 털의 촉감도 기억에서 희미해져가고, 어쩌면 환상이었을지도 모르는 기억 속의 벗이다. 하지만 마리의 여동생이 마리만큼 자라서 비슷한 고민으로 울적해하고 먹는 것만 신경 쓴다면, 그때 얼마나 적절하고 따뜻한 충고를 귀띔해 줄 수 있을지, 흐뭇한 상상이 가능하다. 어린 시절 경험했던, 다락이 불러오는 기막힌 판타지를 떠올려본다. 뭔가 마술 같은 기쁨이 스멀스멀 기어나오는 키낮은 방. 그곳은 하늘에 좀더 가까이 닿아있었던 유년의 로망이지 않던가. 구름이라도 손에 잡을 듯 다락으로 올라가는 좁은 계단을 딛으면 아이든 어른이든 행복해진다. 요즘 아이들이 다락을 모를 줄 알았는데 3월에 3학년이 될 아이들과 이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다가, 할머니집에만 가면 다락에 올라가 노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른다고 말한 아이가 있어 무척 반가웠다. 다른 아이들도 눈을 반짝이며 다락이야기를 더 하고 싶어했다. 


마리 끌로드 베로는 자신의 체험을 소재로 초등어린이를 위한 동화를 주로 쓴다고 한다. 아마 이 책 속의 마리는 작가 자신의 어린 시절 모습이 아닌가 싶다. 자기의 외모에 대해 민감해 지고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들여다보는 일이 많아지기 시작하는 즈음의 아이들에게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좋아하라고 가르치는 일은 또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아이들의 마음은 생각보다 깊고 넓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 동화다. 마리의 헤어스타일이 아주 독특하고 귀엽다. 삐삐 롱스타킹과 비슷하면서 조금 다르다.

- 초등 2,3학년 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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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송이 2007-02-16 2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__*
크큭~^^
아니!! 뽀송이^^ 라면 전데요.~^^;;;
전... 사람이예요.^^;;;
'뽀송이'가 '마리'의 마음을 위로해 주고,
그 위로가 자신의 뚱뚱한 몸을 사랑하게 되고,
태어 날 동생을 위하는 마음으로 발전 한다는 것과,
드디어!! 비만에서도 벗어난다는 결말이...
참!! 인상적이네요.^^*
저도 한 번 읽어볼께요.^.~

프레이야 2007-02-17 0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뽀송이님, 그 뽀송이가 구체적으로 어떤 동물인지 알아맞히셨어요? ^^
뭘까요? 행운을 가져다주는 야행성동물이라는데요, 마리에게.

뽀송이 2007-02-17 07: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잉~~^^;;
"의외로 사납지 않고 목깃의 털이 유난히 부드럽다."
도대체 뭐예요???
저... 시댁 가요...^^*

진주 2007-02-17 1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어린이들도 살빼기가 심각한 고민이더라구요.
제가 만나는 애는 발레를 하고 있는데, 발레, 요것이 사람 잡아요~
이제 중학교 올라가는데 한창 먹고싶은 나이에 음식조절하느라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는지 정말 안쓰럽더군요.
희령이 정도면 우리가 볼 때 귀엽고 이쁘기만 한데, 애들도 세상풍조를 따라 몸매에 관심을 많이 두겠네요...뱃살 빼는데는 줄넘기와 훌라후프가 괜찮던데^^

프레이야 2007-02-18 2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주님, 맛난 것 많이 드셨어요? 전 지금 거동이 불편할 정도랍니다. ㅎㅎ
훌라후프와 줄넘기가 뱃살을?? 아이에게 권해야겠어요. 줄넘기는 간혹 하긴
하는데 먹는 걸 워낙 더 좋아하다보니 잘 안 빠지는 것 같아요 ^^
희령이도 얼마전 피겨 2급 승급에 성공하여 이제 공중 2회전 정도 하려면
체중을 좀 빼야하는데 아이에게 자꾸 말하기도 스트레스 될 것 같고 ㅜㅜ

뽀송이 2007-02-20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__*
어머!! 님^^ 따님이 피겨 하나봐요? ^^;;
제가 참 좋아하는 종목이거든요.^^*
와~ 멋져요!!!

2007-02-21 12: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오우아 2007-02-21 1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살빼기는 아이나 어른이나 공통된 문제이지요. 요즘 저는 아침에 운동해서 그런지 이번 명절에 고생을 하지 않았습니다. 대신에 서울까지 올라오는데 시간이 초과한 것 빼놓고는 말입니다^^

프레이야 2007-02-21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뽀송이님, 김연아선수 참 예쁘죠? 저도 그 종목 좋아해요. 특히 남자선수들이
더 멋지던걸요.^^

속삭인 ㅎ님 /그리 달덩이로 보이지 않던데요 뭘.. 사실 복스럽고 좋지요^^

오우아님/ 아침마다 운동하시는 것 쉽지 않지요. 뭐든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한 데
참 잘 안 되는 것 같아요. 그래도 건강한 삶을 위한 운동, 필요한 일입니다.
명절에 먼 거리 차로 다니시느라 고생하셨지요? ^^
 
 전출처 : 물만두 > '그라피티'는 '길거리그림'으로 다듬어 쓰세요

국립국어원(원장 이상규)은 ‘모두가 함께하는 우리말 다듬기(www.malteo.net)’ 사이트를 개설, 일반 국민을 참여시켜 함부로 쓰이고 있는 외래어, 외국어를 대신할 우리말을 매주 하나씩 공모하여 결정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에는 일반적인 벽화와 달리, 벽이나 화면에 낙서처럼 긁어서 그리거나 페인트를 분무기로 내뿜어서 그리는 그림을 가리켜 이르는 외래어 ‘그라피티(graffiti)’의 다듬은 말로 ‘길거리그림’을 최종 선정하였습니다.

 

  ‘그라피티’가 길거리 여기저기에 그린 그림을 가리키므로 ‘길거리그림’으로 바꿔 써도 큰 문제는 없을 듯합니다. 회원님께서도 ‘길거리그림’이 ‘그라피티’를 대신하는 우리말로 완전히 정착될 수 있도록 널리 써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지난 2월 7일부터 2월 12일까지 주로 ‘아이템’과 결합하여 필수로 가져야 할 물건이나 제품을 가리켜 이르는 말로 쓰이는 외래어 ‘머스트 해브(must have)’를 대신할 우리말을 공모했는데 그 결과 총 560건의 제안이 들어왔습니다. 국립국어원은 이 가운데 ‘머스트 해브’가 반드시 갖추거나 간직하고 있어야 하는 것을 가리켜 이른다는 점과 주로 물건이나 제품을 가리켜 이른다는 점을 중시하여 다음 다섯을 투표 후보로 선정하였습니다. 회원님께서는 ‘머스트 해브’의 다듬은 말로 다음 다섯 가운데 어느 것이 좋으십니까?


  1. 갖출거리(미리 준비해서 가지고 있어야 할 것을 가리키므로)

  2. 챙길거리(미리 갖추어 놓아야 할 것을 가리키므로)

  3. 당연품(당연히 가지고 있어야 할 물건을 가리키므로)

  4. 필수품(반드시 필요한 물건을 가리키므로)

  5. 필수구비품(반드시 가지고 있어야 할 물건을 가리키므로)


 

  또한 이번 주 2월 14일(수)부터 다다음 주 2월 26일(월)까지는 ‘한결같이 꾸준히 팔리는 물건’을 가리켜 이르는 외래어  ‘스테디셀러(steady seller)’를 대신할 우리말을 공모합니다.

 

  부디 회원님께서도 이번 주 중 저희 사이트를 찾아 주셔서 ‘머스트 해브(must have)’와 ‘스테디셀러(steady seller)’의 다듬은 말을 결정하는 데에 직접 참여해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말 다듬기 사이트’를 방문하실 분은 여기를 눌러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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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송이 2007-02-15 1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__*
좋은 일이네요.^^ 우리말로 순화해서 쓰는 것!!

2007-02-15 18: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Indian Road - The Best Of Native American Flute Music Vol.1
Various Artists 연주 / 알레스2뮤직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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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푹 빠져 듣고 있는 음반이다. 모 서재지인의 소개글로 알게 되었는데 이전부터도 인디언의 노랫소리는 나와는 아무 관련 없어 보이는 저 먼 곳으로부터의 인연에도 불구하고 귓밥을 끌어당기는 ‘무엇’이었다. 인디언들은 사라져간 쓸쓸한 것들의 상징인 양, 애잔한 감성으로 현대의 뭇사람들에게 원초적인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하나의 ‘이름’이 되어버린 것 같다. 아니, 'Indian'이 아니라 'Native American' 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그들이 겪은 처참한 박탈과 살육의 역사를 어찌 잊을 수 있겠는가. 그들의 노래가 특별히 심금을 울리는 까닭은 슬픈 역사의 뒤안길에 돌아서서 홀로 삼나무 플루트를 불고 있는 어느 인디언 청년의 이글거리는 눈동자를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다.


작년에, 뜻밖에도 한강유람선을 탄 적이 있다. 잉크빛 어둠이 내리고 있던 봄날 저녁의 강, 저 멀리 사람둥지의 불빛만이 별빛처럼 떠 있고 뭐든 삼켜버릴 듯한 짙은 강물이 우리가 탄 배를 밀고 나아갔다. 음산한 다리 밑에서 무언가 기어 나올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강물을 보고 있던 나는 갑자기 아득히 먼 곳에서 들려오는 것 같은 나무피리 소리에 흠칫 고개를 돌렸다. 선실의 보잘 것 없는 작은 무대에서 공연이 시작되었던 것이다. 인디언 복장을 하고 커다란 깃털을 꽂은 모자를 쓴 남자 세 명이 무대에서 부르고 있는 가락과 알 수 없는 나무 악기가 시선을 끌었다. 아, 저 소리! 소리가 만약 보이는 것이라면 이런 건 기시감일 테지. 깊이 공명하며, 소박해 보이는 나무통을 쓸고 나오는 바람의 소리가 나를 머나먼 곳 어느 평원으로 데려가는 것 같았다. 천 년 아니 수백 년만이라도 거슬러 언젠가 그곳에 내가 있었을까. 그저 눈을 감고 근거 없는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았다. 그들 중에서도 특히, 가장 오른쪽에 서서 진지한 얼굴로 두 가지의 악기를 다루던 청년의 새까만 눈은 탄탄해 보이는 몸과 함께 생명력이 느껴졌다. 나머지 두 사람은 배가 조금 나오고 콧수염을 기르고 있었는데 시종일관 낙천적인 표정으로 유머러스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길지 않은 공연이었지만 경쾌함과 처연함이 교차했던 시간, 이국의 청년이 불던 나무악기의 소리로 남았다. 그 여운을 못 잊은 나는 여러 개의, 길이가 다른 나무관이 나란히 달린, 그와 비슷한 악기를 어느 타국에서 사기도 했다. 조야해 보이긴 해도 한 번씩 꺼내 아랫입술에 살짝 대고 날숨을 쉬면 예의 그 휘파람소리가 난다.


몇 해 전이었던가. 우연히 기(氣)체험을 한 적이 있는데 내 기운은 보라색이었다. 영혼이 성하여 기수련 같은 체험을 하면 남다른 효과를 볼 수 있는 유형이란다. 하지만 정적인 힘이 강하여 자칫하면 에너지가 너무 가라앉을 수 있으니 동적인 활동을 반드시 겸하여 주라는 결론이었다. 그때 난 기수련을 시작하진 않았지만 이런 쪽에 관심이 자꾸 가는 게 아무래도 전생이 미심쩍다.^^  여담이 길어졌지만, 이 음반은 이런 영혼의 성향에 잘 부합한다. 정적인 본성을 배태하고 있지만 바닥으로부터 일어나는 역동적인 춤사위를 품고 동시에 새벽잠을 깬 동물의 기지개마냥 서서히 일어나는 가락을 갈구하는.


The Indian Road (최근 2,3집도 나왔다)는 내면적이며 명상적인 곡들이 수록되어 있다. 명상적이라고 했지만 다분히 정적이지만은 않고 너른 벌판을 나는 새의 날갯짓처럼 느린 움직임이 있는 쪽이다. 이 음반의 연주자들은 칼로스 나카이, 메리 영블러드 그리고 로버트 미라발이다. 칼로스 나카이는 북미 인디언 플루트 연주자 1세대이며 현존하는 최고의 거장이라고 한다. 메리 영블러드는 알라스카의 알류트 족과 플로리다의 세미놀레족의 피를 반씩 이어 받았다고 하는데, 흑단 같은 긴 머리를 한 그녀가 연주하는 1번곡 <기도>와 2번곡 <안개>의 음량은 깊고 풍성하다. <기도>는 미국삼나무로 만든 플루트로 연주하는데 청명하고 맑은 기운이 몸속으로 퍼지는 느낌이다. <안개>의 리듬은 두꺼운 적막의 안개 속을 거니는 야생동물의 발바닥 같이, 공기처럼 가벼우면서도 낮게 깔리는 존재의 무게감이 가슴에 스미는 듯하다.


그녀가 부르는 3번곡 <대답 없는 사랑>은 생(生)이라는 오랜 연인에게 바치는 애가처럼 수수한 잔물결을 일으킨다. 스페인 삼나무로 만든 플루트의 선율이 심금을 퉁기는 가녀린 기타소리와 어울려 나직한 울림을 준다. 베토벤이 가장 완벽한 악기라고 칭송했다는 기타는 어느 악기와도 조화로운 장점이 있는데 인디언 플루트와도 멋진 하모니를 낸다. 넓디넓은 평원에 홀로 서서 먼 하늘을 향해 부르는 짝사랑의 노래처럼 높은 곳에 있는 생의 절대자에게 바치는 애잔한 찬가다. 4번곡 <평화와 힘>은 셰난도의 새벽공기 같은 보컬과 첼로의 나지막한 탄식이 부산한 시간을 사는 우리를 평화의 인터미션으로 이끈다. 그곳에는 누구도 막지 못할 힘이 있다. 진정한 힘은 내면의 평화에서 우러나오는 것이다. 막간의 평화를 생활 속에서 부단히 실천하라는 말을 되새김하게 되는 곡이다. 기획서문에서 밝혔듯이 ‘발산’이 아니라 ‘수렴’의 음악으로 승화된 모든 곡들 중에서 가장 그 힘이 강한 것 같다. 5번곡 <내 마음 안에>는 메리 영블러드의 검은 호두나무 플루트 연주로만 울려퍼진다. 단순한 것에 아름다움이 있다는 말이 실감되는 단조로운 곡조의 이 노래는 ‘내 마음 안에’ 맑은 기운을 몰고 오는 것 같다.


6번 <탈주의 노래>는 칼로스 나카이의 플루트와 피아노 선율이 멋진 하모니를 이루어내는 곡이다. 미국 디스커버리 채널에서 방영한 ‘How the West was Lost' 라는 다큐멘터리의 삽입곡이었다고 한다. 이 곡은 둘 곳 없는 마음을 파고 들 것처럼 황량하고 쓸쓸하다. 백인이 부르던 승리와 개척의 송가가 이들에게는 비참한 상실의 신음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7번곡 <독수리가 와서 날 위해 기도하네>는 독수리 뼈로 만든 휘슬의 음률이 적막한 우리의 영혼을 흔들어 깨우는 것 같다. 감사의 기도를 담고 있는 이 노래는 지금도 어디선가 버려진 벌판에 무리지어 앉아 휘슬을 불고 있을 것만 같은 그들을 떠올려보게 하는 것이다. 평원의 너른 하늘을 거침없이 날아다니는 독수리의 기도소리는 주술의 음절처럼 들린다. 메리 영블러드는 9번곡 <독수리의 후예>를 흔쾌히 부르며 ’나는 추가치 알류트족, 독수리의 후예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독수리는 힘과 지도력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라고 말했다고 한다. 제왕의 발톱과 매서운 눈을 가진 독수리의 후예로서 자긍심을 지키면서도 절제된 창법으로 바람을 뿜어내고 빨아들인다. 그녀가 들이쉬는 바람의 숨소리가 플루트의 몸통을 거쳐 내 귓가 가까이 다가온다.


8번곡 <노란 숫양의 노래>는 드럼 소리가 플루트와 어우러져 심장박동 소리를 연상하게 한다. 북소리는 관능적인 생명의 소리로, 차분한 플루트 소리는 죽은 숫양에게 바치는 진혼곡의 소리로 죽음처럼 낮고 음울하다. 생과 사의 조화로움과 영혼의 영원함이 북소리와 함께 가슴 두근거리는 감격을 건넨다. '엘 콘드르 파사'의 진혼곡처럼 대자연 아래서 그들이 품은 생명력은 어느 것에도 치우치지 않아보인다. 그녀는 이렇게, 정적인 선율만이 아니라 역동적인 선율로 흥분을 몰고 온다. 호흡량이 무척 커야할 것 같은 대담하고 격렬한 선율에 인디언들의 원초적 에너지가 분출하는 것 같다.


10번곡 <유바 Yuba>는 드럼의 활기찬 리듬이 썩 매력적이다. 적삼나무 플루트로 메리 영블러드가 불었고, 현대 창작곡이다. ‘유바는 마이두 인디언 부족의 조상들이 살던 마을이 있던 지역으로 시에라에서 흘러오는 큰 강줄기가 깃털 모양의 강과 만나는 곳이었다.’  그들은 이곳의 차가운 강물이 영혼을 새롭게 충전시킨다고 믿었다. 가볍고 리드미컬하게 타고 흐르는 선율이 강물처럼 자연스럽고 시원하여, 재즈곡처럼 분방한 리듬에 자유로운 영혼을 담았다. 그녀가 연주한 13번곡 <갈가마귀 달 아래서>는 기타의 선율과 어울려 동물과 인간의 영혼이 소통하는 것 같은 신비한 분위기를 만든다. 14번곡 <벽들이 말을 한다면>은 피아노와 신디사이저가 플푸트와 어울려 흐느끼듯 울리며 현대적인 감각으로 인디언들의 비감을 표현해 내고 있다. 마지막 곡 <퓨마와 늑대의 춤>은 격렬한 춤을 연상하게 하는 다소 웅장한 리듬이 내부로부터 솟아나온다. 광활한 대지의 한 가운데 야생의 생명이 어울려 돌아가는 춤을 보며 그들은 무엇을 생각했을까. 오래 전 보았던 영화 ‘늑대와 춤을’과 '라스트 모히칸'이 문득 과장되게 살아나고, 인디언의 전설 ‘크레이지 호스’의 위대한 심장을 경악과 분노로 읽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가장 정적이면서도 동적인 곡은 두 개의 자장가 곡이다. 반복되는 낮은 가락이 입에서 맴을 돈다. 11번곡 <나바호족 전통 자장가>와 12번곡 <이로쿼이족 자장가>. 단순한 멜로디에 정겨운 보컬이 잠 못 들고 칭얼대는 아이를 달래듯 우리의 어지러운 영혼을 토닥여 잠재운다. 내일을 위해 오늘 평안의 수면으로 이끄는 이들 자장가의 가사에는 ‘네 인생에는 너 홀로 넘어야 하는 많은 언덕들이 있단다.’와 같은 구절로, 오래도록 지혜로 이어져온 자연의 가르침이 자연스레 녹아있다.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에서 체로키 인디언의 현명한 교육철학이 생각난다. 북미 인디언 최고의 가수라는 셰난도의 목소리에 담긴 운율이 어디선가 들어본 듯 친근하다. ‘잘 자거라, 잘 자거라 나의 귀여운 아가야, 너를 사랑한단다. 너는 착한 아이, 너를 사랑한단다.’ 어린 시절 할머니의 무릎을 베고 누워 편안한 잠 속으로 빠져들던 기억. 이들의 자장가는 소란스러운 마음으로 복닥거리며 사는 우리네 가슴에 조용히 침잠하는, 소박하고 고결한 영혼의 소리다.


- “너희들 도시의 길은 너무 밝다! 너희는 별이 겁나느냐?

   너희 음악 소리는 너무 크다! 너희는 바람의 속삭임이 두려우냐?“ -

곡마다 풍경이 자연스레 그려지고 귀가 열린다. 막힘 없는 풍경 속에서 자연과 일체되어 자연속에서 가르침을 얻고 살아갔던 그네들을 떠올려본다. 눈을 감고 들으면 시공을 넘는 여행을 하는 듯하다. 어쩌면 다른 시간, 머나먼 이국의 귀퉁이에 사는 한 사람이 갖는 동경에 지나지 않을지라도. 'Native American'의 플루트 소리는 그들의 애절한 영혼을 훑고 빠져나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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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7-02-12 2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음반 제가 찾던 음반인것 같은데요. 작년엔가 남미 인디오 음악이 너무 좋아서 다른 음반들을 몇개 샀는데 실패했거든요. 근데 님의 글을 보니 제가 찾던 분위기의 음악일것 같은 느낌이 확 드네요.

프레이야 2007-02-12 2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이 음반은 북미인디언음악을 담았습니다. 좋더군요.
2,3집도 신청해두었어요. 남미와 북미 인디언 음악에 조금 차이가 있는지
어떤지는 잘 모르겠네요^^

글샘 2007-02-13 2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사고 싶은 것이 왜 이리도 많답니까? 엄청난 뽐뿌질의 연속...ㅠㅡ

프레이야 2007-02-14 0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샘님/ 지름신보다 막강한 힘을 휘두르는 뽐뿌신이 강림하셨나 봐요.^^

짱꿀라 2007-02-14 2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왠 인디언 노랫소리요. 저는 생소하기만 한데요. 아마 적합지를 못해서 그런가 보네요. 잘 읽고 갑니다.

프레이야 2007-02-15 1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타님, 그러게요 왠 인디언 노랫소리요^^ 인디언이라 부르지 않고 내이티브 아메리칸이랍니다. 근데 생소한 그 소리가 들어보면 아주 귀에 익은 느낌이 들어요. 왜일까요. 그게 참 신기해요.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그 선율이 마음을 편안하고 맑게 합니다. ^^

달팽이 2007-03-08 1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음 이 음반을 들었을 때
내 영혼이 갑자기 마구 주체할 수 없이 떨리던 느낌들이 납니다.
뭔가 나의 마음 속의 선율과 딱 맞아떨어져서
온몸을 울리던...
뭐랄까..
내 몸이 악기가 되어버린... 그런 느낌요..
몇 번을 들어도 싫증나지 않는 오히려 마음이 차분해지는 그런 음악입니다.

프레이야 2007-03-08 2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팽이님/ 정말 그랬어요. 이 음반 님의 서재에서 알게 되었지요.^^
내 마음속 선율과 딱 맞아떨어져서 온몸을 울렸다니, 정말 님의 명상적인 마음과
잘 맞는 말이에요. 우리몸도 하나의 악기가 아닌가요! 나무로 만든 플루트의 소리가 정말 몸속에서 공명하는 것 같았어요. 마음이 부산스러울 때면 찾게 되는 음악이에요. 2,3집도 구입했는데 3집은 아직... 아끼고 있습니다.^^

풀꽃선생 2007-06-27 1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탈리아 뒷골목에서 거리공연 하던 인디오들 본 적 있어요. 그 음악의 신비함이 너무 낯설었는데... 들어보고 싶어요.

프레이야 2007-06-27 22:24   좋아요 0 | URL
풀꽃선생님, 이탈리아 뒷골목! 정말 그려보는 풍경이지요.
뒷골목들을 다녀보고 싶은 꿈이랍니다. 이 음반, 님도 좋아하실 것 같아요.
3집까지 나와있더군요.^^
 
 전출처 : 푸하 > 비슷한 정서의 세 시.

서시 / 윤동주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 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바다와 나비 / 김기림 

 


   아무도 그에게 수심(水深)을 일러준 일이 없기에
흰나비는 도무지 바다가 무섭지 않다. //


청(靑)무우 밭인가 해서 내려갔다가는
어린 날개가 물결에 절어서
공주(公主)처럼 지쳐서 돌아온다. //


삼월(三月)달 바다가 꽃이 피지 않아서 서글픈
나비 허리에 새파란 초생달이 시리다 //
 

 

 

추천사 / 서정주


 
향단(香丹)아, 그넷줄을 밀어라.
머언 바다로
배를 내어 밀듯이,
향단아.
 
이 다수굿이 흔들리는 수양버들나무와
벼갯모에 뇌이듯한 풀꽃데미로부터,
자잘한 나비새끼 꾀꼬리들로부터
아주 내어 밀듯이, 향단아.
 
산호(珊瑚)도 섬도 없는 저 하늘로
나를 밀어 올려 다오.
채색(彩色)한 구름같이 나를 밀어 올려 다오.

이 울렁이는 가슴을 밀어 올려 다오!
서(西)으로 가는 달같이는
나는 아무래도 갈 수가 없다.
 
바람이 파도를 밀어 올리듯이
그렇게 나를 밀어 올려 다오.
향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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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집 2007-02-12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학을 공부하던 시절 세 분 모두 제겐 스승이었답니다.

프레이야 2007-02-12 1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나무집님도 문학을 공부하셨군요. 어느 쪽인지는 몰라도, 문학적 감수성은
여전하실 듯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