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을 살아가고 내 앞에 무엇이 놓여 있는지 제대로 보려면 철학사상이 아닌 내 경험을 바탕으로 생각해야 한다.
<인간의 조건> 서문 말미에서 한나는 이렇게 조언했다.
"그러므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간단하다. 지금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생각해보라.‘
이 말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내 발밑의 세계가 아닌 우주에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들을 향한 비난이며, 잠시 멈추고 우리가 어떤 위치에서 인간 조건의 활동에 대한 생각에 다가갈 수 있을지 고려하라는 간청이다.
한나의 1955년 8월 사유 일기를 보면 첫 부분에 이런 글이 있다.
"하이데거는 틀렸다. 인간은 ‘세상에‘ ‘던져지지‘ 않았다. 그렇다면 인간은 지구상에서 동물과 다를 바 없다. 인간은 던져진 게 아니라 정확하게 나아갈 방향을 갖고 있는 존재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그의 지속성이 생겨나고 그가 속해 있는 길이 드러난다.‘ - P212

사회혁명이든 정치혁명이든 권위의 몰락이 필수 조건이다. 무력, 즉 경찰과 군대를 향한 충성심이 여전히 강한 상태에서는 어떤 혁명도 성공할 수 없다. 정치 체제의 분열이 혁명을 가져오지는 않는다. 혁명이 성공하려면 "사람들이 간절히 열망하고 날개를 펼치길 기다리면서 권력에 대한 책임을 견딜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18세기에는 문인들hommes de lettres이 그런 사람들이었다". "
미국혁명을 통해 한나는 지역 정치에 뿌리를 둔 더욱 민주적 형태의 정부가 가능하리라 보았다. 한나는 공적영역에 활발히 참여함으로써 행복을 발견하는 시민의 모습을 상상하며, 프랑스 정치학자 토크빌의 저서를 읽고 의회 제도에 대한 개념을 발전시켰다. 미국 같은 입헌공화국에서는 시민권을 보장해주지만 정치적 행동을 통해 그러한 권리를 확보하는 것은 시민들 몫이다. 한나는 정치는 신념에서 나오는 용기가 아니라(신념은 어렵지 않다), 일상과 관습 속에서 경험한 용기에서 나온다고 보았다. 대중의 행복 경험은 혁명 정신을 유지하는 데 필수다. - P252

세상 속 경험과 사건에서 사실이 비롯된다. 다시 말해 사실 존속 여부는 기억과 이야기에 달렸다. 누군가 사실을 각색하기 시작한다면 인간이 공통으로 경험한 세상은 사라진다. (중략)

주어진 문제를 관찰하며 마음속에서 더 많은 사람의 관점을 떠올릴수록, 내가 그 사람들 처지라면 어떻게 생각하고 느낄지 더 자세히 상상할수록, 타인을 대변하는 나의 사고 능력이 더 강해질수록 타당한 결론, 즉 의견을 내놓을 수 있다."

끝없는 거짓말은 내 발밑의 땅을 앗아가 내가 설 땅을 하나도 남기지 않는다. 논문은 "진실은 무엇인가"란 질문에 대답하며 끝난다.
"개념적으로 우리는 우리가 바꿀 수 없는 것을 진실이라 부를지도 모른다. 은유적으로 표현하면, 진실은 내가 발 딛고 서 있는 땅이고 내 머리 위로 펼쳐진 하늘이다."
진실은 이 세상에서 내게 안정감을 준다. 하지만 항상 움직이는 땅과 하늘과도 같다. - P258

한나는 야스퍼스에게서 경청과 대화를 하나의 예술로 이해하고 이 세속적 활동들을 자신의 삶과 일의 중심에 끌어올린 한 남성을 보았다.

이 작은 세상에서 그는 자신의 비할 데 없는 대화 능력을 펼치고 발휘했다. 매우 주의깊게 들었고, 언제나 자신을 꾸밈없이 드러냈으며, 인내심 있게 토론 주제를 음미할 줄 알았고, 무엇보다도 어쩌면 침묵으로 그칠 것을 공론화하고 대화 주제로 만드는 능력이 탁월했다. 말하고 들음으로써 그는 변화와 확장을 가져왔고 이를 더욱 갈고 다듬었다. 그의 아름다운 표현을 빌리면, 밝게 비추었다.

한나에게 야스퍼스는 사유가 무엇인지 몸소 보여준 사람이다. - P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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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지기 2022-10-03 2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데거에 대한 한나 아렌트의 비판이 인상깊네요 ㅎㅎ

프레이야 2022-10-04 08:45   좋아요 0 | URL
하이데거, 한 권도 읽어보지 않아 뭐라 말 못하겠지만 아렌트는 그것을 넘어섰어요. 청출어람. 69세로 일기를 마감하기 전 하이데거와 대화를 하려고 노년의 하이데거 부부를 찾아갔는데 그때도 부인이 자리를 비켜주지 않아 둘만의 진지한 대화를 나누지 못했더군요. 일생에 걸쳐 뭔가 듣고픈 말과 하고픈 말을 가지고 찾아갔을텐데 말이죠. ^^
 

한나에게 유대인 문제는 언제나 정치적 문제였다.
《전체주의의 기원》 서문에서 한나는 이렇게 말한다.
"유대인의 역사에서 유감스러운 사실 중 하나는, 유대인 문제가 정치적 문제임을 적군은 알았으나 정작 유대인 친구들(유대인 자신들)은 몰랐다는 것이다."
한나는 유대인에게 고향이 필요하다고는 생각했지만 유대 민족국가 건립은 반대했다. 《아우프바우》에 게재한 칼럼에서 한나는 모든 유대인이 고향을 가질 수 있는 유럽식 연방제를 지지했다. 그래야만 유럽에서 그랬듯 민족국가 체제가 실패하더라도 안전을 보장받기 때문이다. 한나는 국가가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지 않으면 이에 항의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전체주의의 기원》에서 한나는 이를 "권리를 가질 권리"로 공식화했다. 한나는 유대인 전선을 원했고 여러 국가에 흩어져 사는 유대인들의 연대를 바랐다. - P157

1951년 여름, 유럽 여행 후 한나는 뉴 헤이븐에 가서 그가 남긴문학적 유산을 살펴보고, 그의 죽음을 기리는 〈H. B.에게〉라는 시를썼다.

살아남았다.
그런데 죽은 사람과 함께 살 수는 없을까? 말해다오,
그들의 친구의 목소리는 어디로,
한때의 그들의 몸짓은 어디로 갔을까?
지금도 그들이 우리 곁에 있다면 좋으련만.

그들을 떠나보내고
그들의 텅 빈 눈에 드리운 베일을 끌어당기는
그 애통함을 누가 알까.
도대체 무엇을 도울 수 있을까?
우리는 그들에게 우리 자신을 보내고
살아남는 법을 배우기 위해 마음을 바꾼다. - P175

한나가 마르크스를 비판한 주된 이유는 마르크스가 노동 활동을 인간 조건의 근본적 활동으로 격상시켰다는 것이었다.
"노동은 인간의 창조자다."
마르크스의 이 한 문장은 한나에게 모든 걸 말해주었다. 한나는 노동, 작업, 행위라는 세 가지를 각각 구분하면서 우리를 자연 그리고 우리의 동물 상태에 묶는 것이 노동이라고 가정한다. 한나에 따르면 좋은 삶이란 노동 활동만으로는 얻을 수 없으며, 노동에서 해방되어 자유롭게 공적영역으로 나아가 말과 행동으로 타인 앞에 모습을 드러낼 때 비로소 가능하다. - P211

"정치를 논하는 작가는 이 세계를, 인간사pragmata ton athropon가 뒤얽힌 이 세계를 사랑한다."
이 세계를 사랑한다는 건, 있는 그대로의 세상과 자신을 이해하고 받아들인다는 뜻이다. 혹은 한나의 표현에 따르면 "실제로 벌어진일들을 똑바로 마주하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생각이다. 아모르 문디는 한나가 《인간의 조건》 서문에 적은 "멈추어 지금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생각해보라"는 구절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 P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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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도 예쁜 것들이 있다 - 볼수록 매혹적인 우리 유물
이소영 지음 / 낮은산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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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자기는 한국 포장 디자인을 대표하는데, 무엇을 싸느냐에 따라 책가방, 옷 보따리, 장바구니 등 다양한 용도로 변신한다. 게다가 쓰고 남은 자투리 조각 천들을 모아 만드니 지혜와 알뜰함이 돋보인다.
버려질 천 조각을 활용하다 보니 크기, 모양, 색상이 조금씩 다르지만 여러 도형들을 자유롭게 결합해서 파격과 조화미를 보인다.
조각보의 세련된 조형미는 네덜란드의 추상표현주의 작가 피에트몬드리안Pieter Mondrian, 1872~1944의 작품과 자주 비교될 정도로 현대적이다. 독일 린덴국립민속학 박물관장인 피터 틸레가 몬드리안이혹시 한국의 조각보를 본 적이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의문을 제기했을 정도로 몬드리안 작품의 조형미는 조각보와 닮은 점이 많다. - P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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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수 작가의 신작이 나왔다. 예약 장바구니행.


<이토록 평범한 미래>는 작가가 최근 2~3년간 집중적으로 단편 작업에 매진한 끝에 선보이는 소설집으로, ‘시간’을 인식하는 김연수의 변화된 시각을 확인할 수 있게 한다. 김연수는 과거에서 미래를 향해 흐르는 것으로만 여겨지는 시간을 다르게 정의함으로써 우리가 현재의 시간을, 즉 삶을 새롭게 상상할 수 있는 가능성을 아름답고 서정적인 언어로 설득해낸다. 특별한 점은 그 가능성이 ‘이야기’의 형태로 전달된다는 것이다.

- 알라딘 책소개 중



#
4년전 겨울 그러니까 그 해의 첫달에 세종시에서 한 김연수 작가 강연을 들은 적이 있다. 순한 인상이었다. 작가는 대만 스펀에서 천등을 띄워 올린 경험을 꺼내며 강연을 시작했다. 한마디 한마디 사려 깊은 어조였는데 그때 말한 작가의 내적 경험은 구체적이고 세밀했다. 지금은 자세히 기억나지 않지만 그것은 소설가에게 질료가 되기 이전에 뭔가 본질적인 감정을 떠올려 주었다.

그전 해 구월 여름같던 날, 나는 소박한 스펀역에서 기차를 타고 탄광마을로 들어갔다. 낡은 철로가 이어진 마을에서 커다란 천등과 소망의 글귀를 써서 함께 하늘로 올려 보냈다. 난 소망이랄 게 딱히 없었지만 사람들이 다함께 그렇게 하는 데에는 또 어떤 의미가 있어 보였다. 사람들이 가족 건강과 행복 어쩌고 적었지만 그게 다 무슨 소용, 그런 생각을 했더랬다. 소망을 적는다는 건 부끄럽고 쑥쓰럽고 뭐 그런 일이다, 내겐. 고개를 한껏 들고 하늘로 날아가 나에게서 멀어져가는 등을 바라보며 무슨 생각을 했던가. 벅차면서도 아련하게 무언가 내 안에서 빠져나가는 느낌. 명명하기 어려운 충만한 감정. 시간이, 순간이 저만치 날아가 어디에서 내려앉을 것 같았다.

김 작가는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이야기가 있다며 그런 이야기를 찾아 쓰는 데에 있어 상상력보다 언제나 더 중요한 건 경이감을 잃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나는 그 말이 인상 깊었다.
내게 있어 경이감은 고양이의 눈 같은 것이다. 그땐 함께 살진 않아 잘 몰랐지만 그로부터 몇 개월 후 고양이가 내게 왔다. 나를 관찰하고 창밖을 감상하며 견자인 듯 몽상가인 듯, 그런 고양이의 눈에 빠져 버렸다. 똑 같아 보이는 하루하루, 빛나는 호기심과 놀라움으로 날마다 새로운 삶을 사는 고양이. 일주일치를 하루에 살아내는 기적적인 생명체. 유리구슬 같은 눈망울로 무얼 생각하니? 책상 앞에서 아무것도 못하게 하는 요 녀석!

시간이 흘렀고, 저만치 날아간 그 때 그 순간이 돌아온 것 같이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가끔은 미래의 어느 지점에 나를 세워두고 현재를 바라보게 하자고 생각하곤 한다. 그게 작가가 염두에두고 쓴, “시간과 삶을 새롭게 상상할 수 있는 가능성”에 닿아 있을 것이다. 김연수 작가가 시간을 벼려 쓴 이번 소설집도 각자 또 함께 잘살기 위한 소망을 하늘로 올리는 일이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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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26 12: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9-26 12: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읽는나무 2022-09-26 12: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저 금방 예약주문하면서 땡투 어쩌지? 고민했었거든요.^^
땡투 누를 수 있게 해 주셔 감사합니다. ㅋㅋㅋ

프레이야 2022-09-26 12:36   좋아요 3 | URL
그랬군요 ㅎㅎ 저도 땡큐에용

호우 2022-09-26 12: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상상력보다 경이감. 자주 생각하는 거지만 작가가 되는 사람들은 확실히 좀 다르네요.

프레이야 2022-09-26 12:37   좋아요 2 | URL
네. 호우 님 그때 그 말을 들은 후 경이감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잊을 만하면 떠올리기. 그 눈을 잃는 순간 우리는 늙는 것이겠지요^^

거리의화가 2022-09-26 12: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우! 김연수 작가님의 신작 기대됩니다. 제가 좋아하는 몇 안되는 작가분들 중 한 분이에요~^^
프레이야님 덕분에 즐거운 마음으로 신간을 기대해봅니다.

프레이야 2022-09-26 13:54   좋아요 2 | URL
두둥실 ~~
화가 님 저도 같이 설레네요.
10월 7일이 곧 오겠죠^^

페넬로페 2022-09-26 14: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김연수 작가 신작 엄청 기대되네요~~
좀 어렵지 않을까 우려도 되지만요
전작들이 어렵더라고요^^
워낙 깊이 있게 들어가서 그렇겠지요~~

프레이야 2022-09-26 14:22   좋아요 3 | URL
전 어떤 건 좋았고 어떤 건 좀 내려놓고 그랬는데 생각해보면 시절인연이었던 것 같아요. 책도 사람도 그런 면이 있지요. 에세이도 좋았어요. 지지 않는다는 말. ^^

얄라알라 2022-09-26 14: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껴두셨던 4년전 사진을 방출해주셨네요^^ PPT 서체랑 느낌이 매우 특이하네요^^ 그것 역시 순한 느낌

프레이야 2022-09-26 14:29   좋아요 2 | URL
ppt도 재미있게 만들어 왔더군요
동글동글한 서체로 보기 좋게요 ^^

blanca 2022-09-26 15: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너무 기대되는데 너무 늦게 나오더라고요. 어떻게 기다리죠? 대만에 가보고 싶어요. 대만, 김연수 작가 강연회 경험 다 부럽습니다.^^

프레이야 2022-09-26 20:09   좋아요 0 | URL
저 그때 어쩌자고 세종시까지 한달음에 달려갔을까요. 세종도서관도 들르고 호수 주변 한 바퀴 걷고 그랬네요. 한번씩 자극 되는 강연 들으면 좋은 거 같아요 ^^

바람돌이 2022-09-26 16: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김연수작가 책 장바구니 넣었어요. 너무 오랫만에 나왔잖아요. ^^
스펀에서 저도 천등 띄웠는데 저는 친구들이랑 가서 진짜 하나도 안 진지하게 대충 띄웠던 기억이.... 저는 그 때 이 동네에서 먹을 닭날개 볶음밥이랑 맛있는 커피집 생각밖에 머리에 없었던것 같네요. 역시 김연수작가님이나 프레이야 작가님 같이 작가인 분들이랑 저같은 평범이랑은 생각의 중심이 다른듯요. 그래도 스펀에서 먹은 닭날개 볶음밥 맛있었어요. ^^

프레이야 2022-09-26 20:07   좋아요 1 | URL
오랜만이라 더 반갑죠^^
저도 안 진지모드였어요. ㅋ 좀 들떠 있었고요.
낡은 기차가 신기해 구불렁한 기찻길에 서서 그거 바라보는 게 더 신나기도 했고요. 하늘 높이 올라가는 등이 비현실적으로 보였어요.
뭘 먹었는데 별로 맛이 없었나 기억에 없고 커피는 맛있어요. ㅎㅎ 기억도 이리 가물가물.

mini74 2022-09-26 17: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김천이 낳은 작가 김연수와 김중혁 ㅎㅎ 진짜 넘 반갑네요. 저도 찜해갑니다 ~

stella.K 2022-09-26 19:05   좋아요 1 | URL
김천이 나은 작가 또 한명 있는데.
그레서 김천 삼총사라고... 이 모라는 작간데
이름이 생각이 안 나는군요. 아, 이놈의 건망증은 고질입니다. ㅠ

stella.K 2022-09-26 19:13   좋아요 1 | URL
아, 이문재였던 것 같습니다. 아닌가...?ㅋㅋ

프레이야 2022-09-26 19:57   좋아요 2 | URL
스텔라 님, 문태준이랍니다 ㅎㅎ
이문재 시인은 김포 출생요.
김중혁 소설집 예전에 악기들의 도서관
낭독녹음 했는데 이후 티비에서 보이더만 요샌 안 보이네요. ^^

stella.K 2022-09-26 20:00   좋아요 1 | URL
ㅎㅎㅎㅎ이거 끝까지 모른 척 했어야 하는 건데. 왜 헷갈렸을까요?ㅠㅠ

프레이야 2022-09-26 20:14   좋아요 2 | URL
ㅋㅋ 스텔라 님 귀여우셔라.
김천 김포 헷갈리죠. 문태준 이문재 모두 시인이고요. 김천역까지 고속철 타고 가봤네요. 아는 게 너무 많으면 막 섞여요. 이제 기억도 가물거리고요 ㅎㅎ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stella.K 2022-09-26 19: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한 15년전인가? 무슨 문학 좌담회 때 게스트로 나온 걸
본적이 있습니다. 단단해 보이고 아직 청년의 이미지가 남아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지금은 많이 중후해졌겠죠? ㅋ
김연수 팬들 많죠. 근데 전 소설은 그닥 잘 모르겠고, 에세이는 읽을만하더군요.
<소설가의 일>과 <소설가의 산책>은 좋게 읽은 기억이 있어요.
고양이 같이 경이감을 가져라. 그렇군요.
갑자기 저희 집에도 고양이 한마리 들여놓고 싶네요.ㅠ

프레이야 2022-09-26 20:01   좋아요 2 | URL
고양이는 제 느낌이에용 스텔라 님. 김 작가는 고양이 얘긴 안 했구요. 조근조근 부드럽게 이야기하더군요. 15년 전이면 완전 청년이었네요. 제가 본 작가는 적당히 나이 든 표도 나고 수수했어요. ^^
고양이 생각해 보세요 님. 반려견과 이별하셔서 마음 안 좋으신데 강아지와 성격은 달라도 위안이 될거에요.

stella.K 2022-09-26 20:12   좋아요 3 | URL
그니까요. 아무리 마음을 단단히 먹고 키웠는데도
막상 마지막 때는 좀 허물어져 정말 다시 키울 자신이 없더군요.
모든 건 생로병사를 다 거치게 마련인데 이게 왜 이리도 익숙치 않은지
모르겠어요. 그동안은 더워서 하루하루 버티며 사느라 별 생각도 없었는데
바람이 스산하게 부니 다롱이 생각이 많이 나더군요.ㅠㅠ
미안해요. 고양이 예쁘게 키우고 계신데 웬 주책인지 모르겠어요.ㅋ

프레이야 2022-09-26 20:23   좋아요 1 | URL
제가 페이퍼를 그렇게 오해되게 썼나 싶어서 조금 보강 수정했어요. 스텔라 님 고양이 입양하시면 다롱이라고 이름 불러주면 좋을 것 같아요. 다롱아~ ㅎㅎ

stella.K 2022-09-26 20:29   좋아요 1 | URL
아유, 안 그러셔도 되는데. 제가 괜히 부담 드린 것 같아 미안하네요.ㅠ
뭐 다롱이도 좋긴하죠. 그런데 고양이는 고양이스러운 이름이 있는 것 같아요.
예를들면, 암컷이라면 춘희나 몽희.
수컷이라면 춘식이나 몽식이쯤 될 수도 있겠군요.ㅋㅋ

프레이야 2022-09-26 20:43   좋아요 2 | URL
ㅋㅋㅋ 암튼 춘. 몽. 이네요
울집 냥느님은 모꾸입니다. 고양이답지요 ㅎㅎ
오늘 목성이 아주 가까이 지구에 다가온다고 하는데 보이려나요. 이번에 못 보면 2100년에나 온대요.

stella.K 2022-09-26 21:01   좋아요 1 | URL
맞아요. 모꾸였죠? 그 이름도 좋은 것 같아요.
모꾸도 제 이름 불러주면 알아 듣나요?
저는 고양이는 거의 키워 본적이 없는지라...
우리 다롱이는 알아 듣는 것 같긴했어요.

프레이야 2022-09-26 21:24   좋아요 2 | URL
네. 완전 알아들어요. 영리해요 고양이. 먹돌이여서 먹꾸에서 모꾸로 ㅎㅎ 작은딸이 지었는데 정감있는 이름 ㅋㅋ 일명 꾸돌이, 꾸꾸, 박 사장… 수컷이거든요.

희선 2022-09-28 01: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작가인데, 저는 소설 보면서도 잘 모르기도 했습니다 예전엔 그랬지만 지금은 좀 다를지... 지금도 다르지 않을 것 같아요 소설이 어려운... 한국 단편소설은 왜 그렇게 어려워 하기도... 김연수 작가 단편소설에 제 이름이 나오기도 하는군요 메일 보면서 새로운 소설집 나왔다는 거 알았어요

모꾸 늘 건강하게 지내면 좋겠습니다


희선

프레이야 2022-09-28 07:59   좋아요 2 | URL
착한 모꾸는 요즘 사람으로 치면 청년이라 혈기왕성하고 건강해요. 차츰 나이 먹고 아프고 그럴거라 생각하면 애잔해져요. 우리가 하루를 살면 모꾸는 일주일을 사는 거라. 놀아달라고 보채는데 ㅎㅎ 녀석 에구. 다묘인은 어떻게 다 놀아주고 그러는지 몰라요.
소설에 이름 나오면 왠지 반갑지요.
소설가는 아떻게 인물의 이름 지을까요.
그냥 떠오른대로 혹은 의도적으로.
 

세상 아가씨들에게!

그래서 초고가 어땠냐고? 난 웃었징… 밑그림이나 좀 그려 두랬더니 채색까지 적잖이 해놓았으니까, 사람 당황스럽게시리…

작가가 워낙 단순한 기교를 능가하는, 사물의 본질을 꿰뚫어보는 재능을 가진 덕분이었다. 읽자마자 "거의 다 익은 것 같아!"라고 뇌까린 다음 이 각본에 내가 한 일이라고는 뭐랄까, 스토리에 입체감을 좀 더해준 정도? 그 비슷한 어떤 것.
(중략)
그래도 따지고보면 나란 놈은 정말이지 운도 좋지 뭔가, 팬들이 그 모든 어려움을 뚫고 <아가씨>에게 와주었잖아. 그래....그랬기 때문에 <아가씨〉가 새롭게 태어나게 된 건 맞다. 모름지기 영화란 관객 하나하나와의 사적인 만남을 통해 무수히 새로 태어나는 법이 아니던가. 나는 참 행복하다, 감독이란 뭐니 뭐니 해도 손님들이 영화에서 좋은 냄새 난다고 그럴 때가 제일로 기쁜 법이니까. 나는 뿌듯하다, <아가씨>는 내 아기씨니까. 그리고 또 나는 든든하다, 이렇게 <아가씨〉를 사랑하는 이들이 <아가씨>를 지켜줄 힘까지 가졌으니까.

박찬욱 - P8

그래서 이것은 두 사람의 사랑이야기이면서 성장담이다.

한 여자아이가 세상으로 나가기 전에 얼마나 엄마가 없는 것처럼 느껴지는지, 그리고 다른 여자아이를 발견하고 그녀의 아름다움에 얼마나 감탄하게 되는지, 그런 아름다움의 가능성이 나에게도 있는지 거울을 비춰보게 되고, 다른 여자아이를 아기처럼 돌보는 일에 얼마나 만족감을 느끼는지, 그렇게 돌봄을 받는 것이 얼마나 감미로운지, 그 아이를 돌보기 위해 얼마나 강인해질 수 있는지, 얼마나 사납게 싸울 수 있는지, 그런 것들을 쓰고 싶었다.

정서경 - P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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