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송가들이 많이 낭송하는 시 중의 하나
그리운 바다 성산포
이 시집을 사서 읽긴 처음이다.
그동안 들었던 시구절은 일부였다는 걸 알았다.
총 81편의 시가 담겨있는데 그 중 몇 편을
임의로 엮어서 하나의 시처럼 들었던 것.
1978년에 처음 나온 이 시집이 새로 나왔다.
현재 팔십대의 섬시인이 2008년에 쓴 후기와 항께 내놓은 이 시집에는 시인이 펜으로 그린
간단한 세밀화가 여백에 조용히 자리한다.
낭송해보면 울컥하는 구절들이 많다.

더욱 놀라운 건‥ 1955년 시집 <산토끼> 이후
2013년 <골뱅이@이야기> 까지 거의 매년 시집을 세상에 내놓고 그외에도 시선집, 시화집, 수필집
등 왕성한 글쓰기 활동을 하신 점이다. 매년
새해가 시작하면 성산포일출봉에 올라 목이
터져라 시를 읽어온 것도. 이제는 새벽 찬바람에
가파른 계단을 오르기 힘들어 일출봉 시낭송은
못하고 다랑쉬오름 아래 아끈다랑쉬오름에서
성산포를 내려다보며 시낭송을 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쓴 게 2008년 7월의 후기에서다.
그 열정과 생을 사는 사람으로서의 모종의 특별한 사명감이 존경스럽다.


81. 바다에서 돌아오면

바다에서 돌아오면
가질 것이 무엇인가
바다에선 내가 부자였는데
바다에서 돌아오면
가질 것이 무엇인가
바다에선 내가 가질 것이
없었는데
날아가는 갈매기도
가진 것이 없었고
나도 바다에서
가진 것이 없었는데
바다에서 돌아가면
가진 것이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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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5-10-24 1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님,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내일도 날씨가 좋았으면 좋겠어요^^

프레이야 2015-10-24 18:57   좋아요 1 | URL
요즘 날씨가 축복이지요. 멋진 날들 보내세요, 서니데이님 이름처럼요^^

흰당나귀 2015-10-24 2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시집이 새로 나왔군요 😂 여러번의 이사중에 잃어버려서 안타까웠는데. . .

프레이야 2015-10-24 23:43   좋아요 0 | URL
네, 파란색 하드커버로 이쁘게 나왔네요^^
 

놀라운 경험이다. 너무나 선명하게 떠오르는
언행들에 걸려, 읽다가 자꾸 숨을 몰아쉬었다.
불면과 위축의 나날을 보낸 나는 심리조종자의 마수에 걸려 에너지를 빼앗기는 피해자였던 것이다. 관계의 양상은 여러 축이다. 친구,
부모, 직장상사나 부하, 연인, 부부 등등‥
실제 상담사례가 실려있다.
중요한 건, 누구나 일면 심리조종자의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에 놀라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희망적인 건, 심리조종자의 피해자들은
원래 착하고 낙천적이고 에너지가 밝은 사람들이라는 사실. 심리적 빈틈을 노리는 이들, 이기적이고 제멋대로 남의 에너지를 빨아먹고
또 엄청난 에너지를 내뿜고 살아야되는,
미숙한 어린아이가 심리조종자들이다.
그들은 심리조종이 가능하다 싶은 사람을 알아보는 본능적인 눈을 장착하고 있다.
그들은 대단한 사람도 아니고, 비열하고,
다정한 척하지만 본질은 냉정하고,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 신경이 다 가있는, 떼쓰는 못된 어린애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잊지말 것.
누군가와의 관계에서 자주 느끼게되는 모종의 불편한 의혹은 모두 이런 혐의에서 비롯된 것이었다는 게 진실. 이들의 부당한 요구에는 낮고 강한 목소리로 너의 떼를 들어주지 않겠다는 태도와 언어를 취할 것.
그리고 그들의 조종에서 서서히 놓여날 것.
놓여난 후 한동안 엄습할 공허감까지 각오할 것. 그들의 끄달림에서 풀려나면 심리적 자유와
사적인 영역의 사수가 가능해지는 새로운 삶이
펼쳐질 것이다. 피해자들은 대개 선하고
낙천적 에너지가 많은 사람들이니‥
크리스텔 프띠콜랭의 다른 책도 읽어보고
싶어진다.

곁) 이 책을 보면서
12회 국제 다큐 작들 중 인상깊게 본
나지하의 봄, 이 생각났다.
자기삶을 변화시킨 진정한 영웅, 나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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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물방울 2015-09-24 1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이 책 재밌게 읽었어요. ^^

프레이야 2015-09-25 01:55   좋아요 1 | URL
읽으셨군요. 이런 상황 많지요. 이런 사람도 있구요. 심리조종자를 타인의 에너지를 빨아먹는 식인귀로 표현하더군요. 단호하고 구체적으로 진단하게 해줘서 괜찮은 책 같아요

2015-09-24 19: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9-25 00: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9-24 20: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보슬비 2015-09-24 2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음번 희망도서 신청할때 저도 신청해서 읽어봐야겠어요.
이런 책들은 타인과의 관계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는것 같아요. ^^

프레이야 2015-09-24 20:28   좋아요 0 | URL
네, 현명한 보슬비님^^

blanca 2015-09-25 0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읽어야 겠어요.

프레이야 2015-09-25 00:39   좋아요 0 | URL
읽어보셔도 나쁘지않을 것 같아요. 금방 읽으실거에요 블랑카님

2015-11-21 16: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1-21 17: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1-21 17: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1-21 18: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정현종 시인의 시 `방문객`은
사람이 온다는 것은 그가 그 사람의 과거, 현재, 미래를 함께 데리고 오는 것이라 한다.
그의 일생이 함께 오는 것이라 한다.

 

사람에게 가는 길 또한 그 사람의 과거, 현재, 미래로 가는 길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길을 한번 더 걷는다는 건 그 사람의 생을 한번 더 사는 일, 그사람을 사랑하게 되는 일에 버금간다.

정여울의 `헤세로 가는 길`은 오래 흠모해왔던 한 사람을 두 발로 찾아가는 행복한 여정이다.

저자가 썼듯 누구나 마음 속에 오래 간직한 `그리움의 뿌리`를 더듬어가는 길이다.
헤세의 흔적들 - 그가 남긴 시, 소설, 서간문, 수필, 수채화, 헤세박물관과 그가 걸은 산책로 그리고

그의 집 카사 카무치 - 을 찾아 가는 길에서 사진과 더불어 저자의 감성을 함께 길어올린 단상들이 가지런하다.

`헤세의 눈부신 분신`을 작품 넷에서 만나는 2장에는 일찌기 시인이 아니면 아무것도 되지 않겠다고 결심한

 헤세의 작 중 인물의 상처와 치유를 융 심리학의 측면에서 사유한다.

- 수레바퀴 아래서,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데미안, 싯다르타.

헤세가 태어난 독일의 칼브에서 취리히를 거쳐 세번째 아내 니논과 조용히 말년을 보내고 잠든

스위스 몬타뇰라까지 헤세로 가는 첫번째 자신만의 길을 간 저자는

헤세로 가는 또 다른 길을 궁리하고 있을 것이다. 그길에 또 동행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 책은 무겁지 않게 여장을 꾸리고 따라가면서 천천히 쉬엄쉬엄 그 길에 동행하게 한다.
내가 좋아하는 헤세의 수채화와 명문장들을 사이사이 배치해두어 보기에도 좋다.
무엇보다 표지의 그림에서 끌린다.
노란 작업복을 입고 물뿌리개를 들고 기우뚱하게 서 있는 정원사 헤세의 자화상인데

풍경에 사람을 그려 넣지 않았던 헤세가 유일하게 사람을 그린 그림이다.

 - 나는 이 그림을 보면 늘 어린왕자가 떠오른다.
지금 전쟁기념관에서 전시 중인 밝고 행복한 분위기의 `헤세와 그림전`에도 이 그림이 걸려 있다.

그 앞에 서면 헤세가 눈앞에서 살아움직인다. 미디어아트의 힘.
노년의 시인이자 화가이며 훌륭한 정원사였던 헤세의 혜안이 엿보이는 주옥같은 문장들과 함께

그윽한 그의 육성을 직접 귀로 듣고 마음으로 담을 수 있다.
전시장 입구에도 구매할 수 있도록 `헤세로 가는 길`이 꽂혀 있다.


헤세가 술을 즐겼다는 사실은 처음 알았다.
친구와 와인을 마시며 허물없는 이야기 나누기를 좋아했고 신장을 염려하면서도 와인을 마시며
터키의 고관대작이 된 듯 행복한 착각을 했다니 의외의 귀여운 면이 있다.

그 많은 열정과 광기를 다스리느라 평생 고독했던 헤세에게로, 그 길에 아무 때나 불쑥 들어서도 좋을 편안한 책이다.


누구든 제대로 말할 기회를 얻어
진심으로 이야기한다면
우리는 그 사람을 사랑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책들에 관한 메모」
(116쪽)


덧. 헤세로부터의 편지,는 구입 목록에 넣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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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9-08 1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만 봐도 `헤세`스러운 느낌이 확 나는군요. ^^

프레이야 2015-09-08 21:04   좋아요 0 | URL
그죠. 헤세스러운 수채화들 너무좋아요. ^^

세실 2015-09-09 1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세와 그림전 언제까지예요? 보고싶어요^^
저도 어린왕자가 생각나는 그림입니다~~

프레이야 2015-09-09 2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1월1일까지에요 세실님^^
 

8월 중순에 본 `헤세와 그림전`은 놀랍도록 행복한 힐링의 시간이었다. 

전시되어 있는 것들 하나하나를 놓치고 싶지 않을 정도였고 오래 머물러 있고 싶은 특별한 공간이었다.
헤세와 그의 수채화를 좋아하는 사람에겐 특히 권유하고 싶다. 11월1일까지 한다.

초등생들도 엄마랑 많이 왔고 대충 봐도 연령대가 다양했다. 남성들보다는 여성들이 많았다.

나는 특히 헤세의 수채화를 아주 좋아하기에 단숨에 달려갔다.

아침 일찍 기차를 타고 부산에서 용산 전쟁기념관으로.

오전 11시에 이 전시를 기획한 분이 직접 도슨트한다는 걸 알고 그 시간 이전 10경에 도착했다. 

가을을 예감하는 듯 유난히 하늘이 높고 햇살은 뜨거웠던 날!

미디어아트 3D 영상으로 살아서 움직이는 헤세의 그림들을 보며 그 풍경 속에 들어가 있는 느낌이었다.

2007년 4월에 부산에서 열렸던 헤세전이 떠올랐고, 그때 이후 내마음 가득 들어와 앉은 헤세의 수채화가

이번엔 내게 또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더 미루지말고 내년에는 꼭 수채화를 시작하리라.

찬찬히 둘러보다 유독 `청춘은 아름다워라`의 저 아래 사진 속 글귀가 쏘옥 들어왔다.

그 문장을 직접 책에서 확인하고 싶어 구매한 책이 바로 문지사의 이 책이다.

차분하고 견고한 느낌의 갈색 표지와 '청춘'의 독특한 서체, 액자 같은 내지가 인상적이다.

`청춘은 아름다워라`는 헤세의 단편집이다.
단편소설이지만 자신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내 작은 삶의 이야기를 시작하면서`로 시작하여 `청춘은 아름다워라`까지 총 6개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자전적 스토리로 한 사람의 시간적 추이에 따른 일련의 경험처럼 전개되지만

각각의 이야기에 등장인물의 이름이 모두 다르고 상황도 별개다.

 성장소설이라 할 수 있겠는데, 헤세가 수채화로도 그린 달리아를 비롯해 꽃들에 대한

지극한 내적묘사(가을로 흐르는 강물과 같은 꽃이 달리아다, 라고 썼다)와

욕망과 열망 속에서 얻은 삶에 대한 고요한 깨달음이 지긋하게 기억에 남는다.

헤세의 정확한 사유, 고아한 문장 그리고 유년, 사춘기, 청년시절을 거치며 누구보다 예민하고 다감하게

느끼며 겪은 감정을 솔직한 자기고백으로 시나브로 차분히 고양되는 느낌이다.

밤은 우리들로부터 공동생활이라는 습관적이며 허위적인 감정을 멀리해준다. 

이미 하나의 등불도 켜져 있지 않고, 사람의 소리도 들리지 않을 때 혼자 눈을 뜬 사람은 고독을 느끼며

외계로부터 단절된 고립무원한 자기 자신을 느낄 것이다. 그러한 때에는 언제나 자신은 피할 수 없이 고독하며, 

또한 고독 속에 살고 그 고독 속에서 고통과 공포와 죽음을 겪고 견디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저 가장 무서운 인간의 감정이 떠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건강한 젊은이에게는 일말의 그림자가 되고 경고가 되며,

약한 자에 대해서는 하나의 전율이 되는 것이다. (206쪽)

 

문제는, 오탈자, 잘못된 띄어쓰기와 교열, 이상한 번역문이 잦아 책 자체가 주는 신뢰감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게다가 전시장에서 마음에 담은 저 문장은 이 책에서 도저히 찾을 수 없었다.

번역의 문제라고밖에 볼 수 없는 것 같은데, 답답하다.

번역이 이상한 경우의 예를 들자면

˝신앙이라는 것은 사랑과 같은 분별해서 오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너도 언제든지 분별로 모든 것이 다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225쪽)

앞뒤 문맥으로 보아 내 생각은,

사랑과 같은 ☞ 사랑과 같이
그러나 ☞ 그러니

게다가 아래의 이런 문장은 용납이 안 된다.

˝지식은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이란다. 모든 것을 잘 안다고 하는 사람은 진실로 무얼 잘 안다든가

확실하게 아는 것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사람에게 보여주는 일이 매일같이 일어나고 있잖니. 

그리고 바램은 신뢰와 안심이 필요한 법이란다. ‥‥‥˝ (224쪽)

37쪽에는 같은 문장이 두번 잇달아 나온다.
이 문장이다. - 곧 나는 전혀 새로운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것이 나를 지배하였다.


헤세는 사소한 것의 완벽함을 추구한 사람이다.

건망증과 대충주의가 작품전체를 망가뜨린다고 생각하고 정확성과 치밀함을 중요하게 여긴다.

자잘하게 말하자면, 오자 하나가 책 전체의 신뢰감을 떨어뜨린다고 생각하는 작가인데,

자신의 글이 이렇게 어수선한 채로 돌아다니는 줄 안다면, 어떨지. 
그래서 이 책은 `헤세`라서 별 셋이다. 



덧) 수염 기른 헤세, 노년의 그와 꽤 다른 느낌이다.

 누구나 그렇듯 세월의 인장처럼 변해가고 달라지는 사람의 인상, 한참 쳐다보았다.
헤세가 죽은 1962년으로부터 15년 후, 앤디워홀이 작업한 유일한 헌정작 실크스크린으로 탄생된 

헤세의 초상도 볼 수 있고 마광수가 그린 캐리커쳐 같은 헤세의 초상도 볼 수 있다.
특히 내가 예상하지 못한 보너스 중 최고는 헤세의 육성으로 시를 들을 수 있다는 사실!!

독일어가 딱딱하다는 편견은 잘못이었다.  깊은 우물에서 울려나오는 듯한 목소리인데 부드럽고 그윽하다.

헤세(원어) 한 줄에 가수 정원관(번역문) 한 줄, 이런 식으로 시를 들을 수 있는 코너를 만들어 놓았다.

인공이지만 작은 자작나무숲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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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15-09-07 1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너무 보고 싶어요. 흑흑.

프레이야 2015-09-07 14:07   좋아요 0 | URL
블랑카님 분홍공주 데려가면 좋아할거에요. 어린이들이 많이 왔던군요. 그림이 움직여서 신기해 할 거고 밝은 수채화 때문에 전시장분위기도 편안하고 아이들이 그림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있어요. 작은아이 맡기기가 어렵나요? 유모차에 태워서는 안 될까요~ 앗참 전시장 밖에 아이들 노는 곳도 마련돼있던데요

책읽는나무 2015-09-07 13: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글귀가 그냥 눈물이 나네요ㅜ

프레이야 2015-09-07 14:10   좋아요 1 | URL
헤세의 문장은 그런 것 같아요. 한 글자 한 글자 정확하고 바른 느낌. 과다감정이지 않으면서 고요히 자기 안을 들여다보고 정확히 그려내는‥ 노년의세계로 들어가면서 성찰한 문장들은 특히나 감동입니다.

antibaal 2015-09-08 20: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좋은 리뷰 감사드립니다. 서울까지 올라오셨다니 열정이 대단하세요.

프레이야 2015-09-08 21:06   좋아요 1 | URL
한번 더 가보고 싶어요. 가깝다면 또 가봤을텐데요~

고양이라디오 2015-09-11 00: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지난 주말에 서울다녀왔는데, 이 글을 좀 더 일찍 읽었더라면 좋았을텐데 아쉽네요ㅠ
그래도 11월 1일 까지라니 그전에 꼭 다녀와야겠습니다^^
좋은 정보 감사드립니다.

프레이야 2015-09-11 06:38   좋아요 1 | URL
아직 날짜가 많이 있지요^^
 

애거사 크리스티가 메리 웨스트매콧이라는 필명으로 집필한 소설 중의 한 권이다. 자신의 추리소설 애독자들을 위한 배려 차원에서 오십 년간 비밀에 부쳤다고 한다.
단순한 서사에 인물의 심리에 집중해 생과 사랑과 관계의 지리멸렬한 진실과 포장의 간극을 서늘하게 보여준다.

셰익스피어의 소네트를 인용해 로드니가 이 책의 주인공이자 아내 조앤에게 진심을 고백하는 장면(독자로서 예감했지만, 조앤이 아닌 다른 대상을 향한 진심)이라든가 로드니가 자신이 그리는 천국을 묘사한 구절 그리고 결말의 마지막 문장에서 로드니가 조앤에게 속으로 하는 말에서 소름이 돋는다.

사람을 사는 일은 이토록 어렵고 냉혹한 것이구나. 사랑이란 그 사람의 생을 다시 한번 사는 것이라는 말, 알면 사랑하게 된다는 흔한 말에 동의하는 한 말이다.
나 또한 조앤이 아닌가‥ 싶은 생각에 뒤통수가 뻐근하다. ˝당신은 외톨이고 앞으로도 죽 그럴 거야. 하지만 부디 당신이 그 사실을 모르길 바라.˝







"조앤, 내가 바라는 천국은 말이야. 무슨 공상 같지만 난 가끔 이런 상상을 해. 출근하려고 하이 스트리트를 내려 가다가 좁은 골목에서 벨 워크로 꺾어 들어가는데 어느날 눈앞에 계곡이 있는 거야. 초록 풀밭과 양 옆으로 나무가 우거진 야트막한 언덕들도 보여. 그 계곡은 죽 거기 있었어. 마을 한가운데에 비밀스럽게. 복잡한 하이 스트리트에서 그 계곡으로 들어간 나는 어리둥절해서 `내가 지금 어디에 있는 거지?` 하겠지. 그 때 사람들이 다가와 아주 가만히 말해 주는 거야. 당신은 죽었다고‥‥‥"

9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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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5-08-26 0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밑바닥까지 떨어진 사람 마음을 알고 쓴 것이 고스란히 느껴져서 같이 아프고,같이 상처나고,같이 외면하고 그렇게 여자(女,者)아닌 여성 (如,性)이 되는 과정.. 결혼 하고 아이낳고 저 정도 되면 여인은 다른 또하나의 성을 갖는 듯! 싶어요. 슬프고도 대견한, ㅡ말 안되는 말 장난 같기도 하고. 죄송^^ ㅡ 참 우물이 깊은 소설예요!

프레이야 2015-08-26 19:28   좋아요 0 | URL
긴 댓글 고맙습니다. 우물,이라고 하시니 또 요즘 잡고있는 키워드라 단상들이 떠오릅니다. 정리해야하는데요. 우물 깊은 소설이라는 말씀 공감합니다^^

페크pek0501 2015-08-27 1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페이퍼, 멋집니다.
조곤조곤 말해 주시고 한 문단 뽑아 주시고.
만약 제가 이런 스타일로 페이퍼 쓴다면 프레이야 님한테서 배운 것이야요.

프레이야 2015-08-27 19:03   좋아요 0 | URL
ㅎㅎ조곤조곤 했나요? 그리 들어주셔서 고마워요. 주인공 여자가 딱 우리나이대에요. 페크님보다는 좀 연하일지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