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하는 독서치료 아동청소년문학도서관 6
이임숙 지음 / 푸른책들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미술치료사 자격증이 있는 선생님이 동학년에 계셨다. 그림을 통해 아이들의 상처 받는 영혼을 치유하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참 신기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냥 아이를 붙들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통해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기는 힘들지만, 그림이라는 매개를 통해 이야기를 하다 보면 술술 이야기가 잘 풀려나가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런 과정을 통해 아이는 치유를 받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문제의 아이 뒤에는 문제의 부모가 있는 법! 하지만, 아이의 문제행동을 치유하고자 맘 먹은 부모는 그래도 건전한 부모다. 부모 교육과 병행하여 어린 영혼이 보다 더 나은 세상을 살아갈 수 있게 해 준다면 그것은 나름 보람이 큰 일이라는 생각! 

최근에는 이런 미술치료사 뿐만 아니라 독서 치료사를 통한 독서 치료라는 새로운 영역이 생겼다. (시작은 언제부터인지 모르겠다.) 독서치료를 보면서 하나의 의문이 생겼는데, 문제의 행동을 가진 아이들은 독서를 싫어하지 않을까 하는 거다. 사실 독서라는 것은 심리적인 안정상태가 되어야 쉽게 이루어질 수 있는 것 아니던가. 마음이 불안하고 분노가 끓는 상태에서 과연 차분한 책읽기가 가능할까? 책을 잘 읽는 아이라면 이미 독서 치료가 필요 없는 것 아닌가? 그렇다면 책이라는 것이 아이를 치료할 수 있는 도구로 크게 소용닿지 않는 것 아닌가? 하고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서 간접적이긴 하지만 이러한 의문들이 조금 해결 되었다.  

그림이 아이의 말을 트는 계기가 되었듯이 독서 치료라는 것 또한 아이의 말을 트게 하는 도구로 사용 되는 것이다. 이 때 문제 행동을 가진 아이에게 '이런 상황에서는 이런 책을'과 같은 형식의 권장도서는 의미가 없다는 것과 아이의 문제 상황을 직접 드러내어 가슴 아프게 하는 책들은 오히려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도 새롭게 접수하였다. 그리고 가장 기본은 아이의 상황을 잘 이해하고 어려움에 직면 해 있는 아이의 문제를 해결 하기 위해 아이가 원하지 않는다면 책의 도입은 뒤로 미룰 수도 있다는 사실! 

사실, 학교 현장에는 정말이지 많은 문제를 가진 아이들이 있다. 하지만, 그 아이들을 돕는데 교사는 여전히 전문적이지 못한 것 같다. (적어도 나의 경우는 그러하다.) 친구를 사귀는 것이 문제인 아이, 자기 연령에 맞는 발달과업을 달성하지 못하는 아이, 폭력적인 아이, 무기력한 아이... 그 아이 하나하나를 생각의 중심에 놓고 볼 수 있다면 좋으련만, 우리는 맡고 있는 아이도 너무 많고 해야 할 일도 너무 많고...(핑계는 언제나 준비 되어 있다.) 

얼마 전 학교에 같이 근무하는 친절한 동기 샘이 '독서 치료'에 관한 연수가 있는데 신청 해 보라고 알려 주셨다. 관심은 가지만, 퇴근 후에 아이를 맡길 곳도 없고, 바쁜 시기에 읽어 내야 할 제법 묵직한 책들에 겁이 덜컥 나기도 해서 좋은 자료만 좀 넘겨 달라고 하고 말았는데,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무리해서라도 이런 연수를 한 번 접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매력적인 영역이다.  

실패의 예도 인상적이었고, 각 문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경우의 수도 도움이 되었다. 거기다 이러한 문제가 내 아이에게 적용된다면 나는 어떻게 해 볼 수 있을까도 심각하게 생각 해 보았다. 나는 제대로 된 부모인가 한 번 더 뜨끔거리게 하는 책이었으며 새롭게 만나고 싶은 책도 소개 해 주는 무척 유익한 책읽기였다.  

꼭 기억 해 두고 싶은 것 하나. 문제를 가진 아이의 입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것 하나, 엄마 위주의 독서를 강요! 해서는 절대로 안 되겠다는 것. 아이가 원하는 책읽기가 이루어지도록 합의에 의한 독서의 방향을 제대로 잡아 책읽기의 거부감을 심어 주지 말아야겠다. 오늘도 찬이에게 책을 왜 혼자 안 읽으려고 하느냐는 한 마디와 읽어 준다고 책을 펼쳐 들고는 꾸벅꾸벅 존 것을 깊이깊이 반성하게 하는 대목이 있었다. 아이의 입장을 많이많이 생각 해 주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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