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이 충만했을 때 글을 쓰려고 했는데 그 동안 바빠도 너무 바빠서 글을 쓰지 못했다.
지난 2월 2일 해운대 전교조 지회에서 주최하는 '그림책' 연수에 다녀왔더랬다.
김해에 근무하시는 조의래 선생님의 명성을 익히 들었던 터라 후배를 살살 꼬셔서 상당 중학교 도서관으로 갔다.
'조기 마감 예상, 선착순 접수'라는 문구에 서둘러 접수를 했더니, 1등이란다.
모인 사람은 대충 봐도 40은 훨씬 넘겠다. 다른 교실에서 책걸상을 가져와서 여기저기 많이들 앉으셨다.
어떤 분은 앞서 받은 연수에서 주최측에서 강사를 소개하시면서 이번 연수에 조의래 선생님을 모시지 못한 것이 너무 죄송하다고 말씀하셨다고 한다. 해운대 지회장님께서는 조의래 선생님 연수를 들으시고 너무 감동 받으셔서 이번에 이 연수를 기획하셨다고 한다. 시작하기 전부터 기대가 되기 시작했다.
연수학점 없는 종일 연수에 이만큼 모이신 선생님들 열정도 참으로 대단했다. 나를 포함해서 말이다. ㅎㅎ~

조의래 선생님 강의를 들으면서 읽고 싶은 책을 또 많이도 담아 두었다. 전집 도서도 사지 않건만, 매월 20만원 30만원이 넘는 돈을 책값으로 결제하고 있는 게 우리 집 경제 수준에 무리라는 판단하에 올 목표를 책 좀 적게 사기로 잠정적으로 정해 두었건만, 선생님은 또 나의 결심을 흔들리게 만드신다.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라는 고민보다는 무엇을 읽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우선 되어야 하고, 그 보다는 왜 읽어야 하나를 먼저 생각해 보라 하셨다. 나도 나는 왜 책을 읽으며, 우리 아이드에게 왜 책을 읽히고 있나를 계속 생가해 본다.

 

책을 좋아했던 동서양의 위인들이 읽었던 공통적인 책들을 읽는다면 우리도 그들처럼 위대해질 수 있지 않겠냐시면서 문사철(=인문학, 문학, 역사, 척학)에 관한 이야기를 위인들의 에피소드와 함께 들려 주셨다. 그러는 과정에 제법 묵직한 책들(내 수준에는)을 접해보아야겠다는 동기를 부여해 주셨다. 
강의를 하는 내도록 풀어주신 책 중에서 관심을 가지고 메모한 책을 잠깐 담아보면 다음과 같다.

 

이 책은 철학입문서로 추천할 만한 책이라고 한다. 철학하면 골치아프고 어려운 것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재미있는 에피소드들과 함께 철학에 접근해 갈 수 있도록 해 주는 참 좋은 책이라는 것이다.

배구에 집중에서 배구에 살고, 배구에 죽는 후배가 어느 날 찾아와서

'형님, 책 하나 추처해 주이소~" 해서 권했더니, 머리를 설레설레 흔들어서 철학자들과 관련한 이야기들을 몇 개 들려 주고는 "그 이야기가 다 이 책에 들어있다 아이가. 함 읽어봐라."하셨단다. 고개를 갸웃거리면 가져 가더니, 다음 날 눈이 뻘개서 왔길래, '점마 점마, 또 밤새 술 먹었구나.' 했는데, "형님, 어제 형님이 준 책 읽느라 날 샘 샜다 아입니꺼~ 2권도 있습니꺼? 2권도 퍼뜩 주이소."하더란다. 교사 한 명을 변화시키는 것이 아이 하나를 변화시키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는 생각은 이성희 선생님과 같으셨다. 이제 초임지로 부임한 이 젊은 남선생 아래 딸릴 아이들이 얼마나 많겠냐며 그 때 무척 기쁘셨다고 이야기 해 주셨다. 물론 그 때 후배에게 들려주셨다는 책 속 이야기를 우리에게도 들려 주셨다. 이 책 읽어 보고 싶다.

 

날마다 몇 장씩 읽고 있던 책이었다. 이 책도 다시 열심히 읽어야겠다고 생각하게 한다.
폐족으로서 자녀들이 해야 할 일이 책읽기였다고 말하는 다산 정약용.

읽던 맛과 달리 책에 대해 듣는 맛이 이렇게 좋을 수가 없다. 
이 책에 대해 다시 한 번 존경심을 가지고 읽어보리라 맘 먹었다.



 

 

서가에 꽂혀져 있는 <강의>도 읽어야 할 목록 순서에서 상위 순서로 자리를 옮겨 보아야겠고, 앞의 세 책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고 살펴 보아야겠다.

 

 

 

 

아이들에게 게임이 아닌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를 잘 설명해 주면 아이들의 마음을 조금 움직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사진(그림)자료들과 함께 살펴본 내용들은 많은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
뇌를 단면으로 자르면 3단계로 구분할 수 있는데 과도한 영상에 노출 된 뇌는 최고 고등 기능을 수행하는 겉뇌의 활동을 멈추게 한다. 모리 아키오 교수에 의하면 게임할 때의 뇌는 치매상태의 뇌와 같다고 하니, 이 책을 관심있게 살펴보면 아이들을 책읽도록 설득하는 말을 할 때 근거 자료 제시에 도움이 될 듯하다.


 

선생님은 앞선 시대를 산 위인들을 몇 분 모시고 오겠다 하시면서 여러 이야기를 풀어주셨는데,
세종처럼 읽으면 미래에 대한 비전을 얻을 수 있고,
제갈공명처럼 읽으면 세상을 구하는 지혜를 구할 수 있고,

박지원의 허생처럼 읽으면 온 우주의 기운을 담아낼 수 있고,
정약용의 말에 의하면 책을 제대로 읽으면 가문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하셨다.
이 분들과 관련된 재미있는 이야기를 잔뜩 들었는데, 모두 다 책에서 그 내용을 가져오셨다. 책을 정말 많이 읽으셔서 말씀도 어찌나 잘하시던지...

 

선생님은 그림책을 연구하신 분이니까 선생님이 추천하신 그림책들도 관심있게 살펴보려 한다.
우선 소개해주신 많은 책들을 알고 있어서 기뻤고, 조금 생소한 책들은 따로 담아 두었다가 천천히 살펴보아야겠다.

스마트한 요즘 아이들과 함께 읽어보면 참 좋을 그림책 하나 소개 받았다.
학기초에 아이들에게 읽어주면 좋을 책이다. 한 권 살 생각.
책을 왜 읽어야 하나를 생각하게 하는 책 목록 (3월의 도서)에 이 책을 추가해 보아야겠다.

 



 

 

 

 

 

 

평소 그림책에 관심이 있던지라 선생님이 소개해 주시는 많은 책들이 익숙하다. 조금 아는 이야기들을 더 깊이 들을 수 있어 정말 좋았다.
그림책은 읽어주어야  하는 책이라는 말, 공감한다. 귀로 들으면서 눈으로는 그림을 보아야한다는 것.
아이들에게 책을 읽힐 때, 주제별, 작가별로 묶어주는 것이 책읽기를 심화확장 시켜줄 수 있다고 말해왔었는데, 선생님은 이를

깊이 읽기와 겹쳐 읽기라고 표현하셨다. 깊이 읽기는 작가 읽기고, 겹쳐 읽기는 주제 읽기다.
작가를 소개할 때, 작가와 관련한 이야기들을 해줌으로써 아이들 마음 속으로 작가를 초대하게 해 주라 하셨다.
<<까마귀 소년>>을 지으신 야시마 타로에 관한 이야기들도 아이들에게 들려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0년 간 그림책 공부 모임을 하셨다는 선생님은 처음 모임이 가지에 가지를 쳐서 커졌고 그 모임들이 생산해 낸 많은 자료들이 교육에 유의미하게 사용되기를 바란다 하셨다. 안내해주신 곳에 가면 작가들에 관해 정리 해 둔 자료도 찾을 수 있고, 수업 활용자료들도 찾을 수 있다고 하셨다.
어떤 분은 모임의 자료를 그대로 가져다가 마치 자기가 생산해 낸 자료인양 쓰셔서 (활용이 아닌 도용!) 모임 선생님들께서 마음을 다친 일도 있다고 이야기 해 주셨다. 그런 일은 없어야겠다.

 

천천히 둘러보면서 자료를 구하면 좋을 곳. 선생님들이 살펴보면 좋겠다.

학생사모 http://www.edunpark.com/

창의인성넷-창의인성교육-창의인성자료실-독서교육길라잡이를 살펴보면 선생님이 중심이 되어 만드신 좋은 자료가 가득한 자료집이 pdf 파일로 올라와 있으니 그것도 살펴보아야겠다. http://www.crezone.net/webBook/p1st/P1st(W)/EBook.htm

 

새로 바뀐 교과서는 텍스트들이 대부분 그림책이라고 한다.
앞으로 바뀔 3, 4학년 교과서도, 5, 6학년 교과서도 그림책을 텍스트로 많이 가지고 오게 될 것이라 한다.

그 이유는 아이들에게 완성된 구조의 텍스트를 제시할 수 있으려면 그림책만한 것이 없기 때문이라고. 좋은 작품을 아이들에게 알리려면 동화는 그 중 일부를 가지고 와야 하는데, 그렇게 동강내어 가르치는 것보다 그림책의 완성도 높은 본문을 당겨오는 것이 훨씬 낫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한다.

 

앞으로 해야 할 공부들은 끝이 없겠다. 다 해 논 밥, 떠먹는 일이라도 열심히 해야겠다. 선생님이 만들어주신 자료 들락거리면서 말이다. 

 

그리고 들려주신 이야기들의 감동을 전할 수 없음이 안타깝다.
교실 밖 아이들을 만난 이야기에서는 독서치료라는 말을 한 번 더 실감하면서 그림책의 놀라운 힘을 다시 느꼈다. 자신의 시간을 쪼개어 학교를 잘리거나 스스로 나온 아이들과 삶을 이야기 하시는 선생님, 시베리아(우즈베키스탄??? 아, 모르겠다! 하여튼)에서 오신 교포 1세대, 2세대... 하여튼 우리 말이 서툰 그 분들에게 한글을 가르치실 때 그림책을 이용한 이야기들은 가슴 찡했다.

학교 도서관 담당교사를 교직을 수행하시는 동안은 계속하시겠다는 선생님은 전담 시간을 연속 세 시간으로 몰아 두고서는 그 시간에 학부모 도서 도우미 어머들과 독서토론 모임을 이끄신다고 하셨다. 그 금쪽같은 시간을!!!  

 

아름다운 사람을 만난 아름다운 시간이었다.
처음에는 여자 분인 줄 알고 갔는데 남자 분이셔서 놀랬다.
그리고 선생님이 하시는 이 아름다운 일에 나도 조금 더 깊숙이 관여할 수 있을 것 같아 기뻤다.
좋은 가르침을 받은 뜻있는 시간이었다.

그 분과 같은 일을 하고 있는 나 자신까지 덩달아 자랑스럽게 느껴졌던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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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13-02-12 0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열심이시네요. 저는 점점 출석연수 안가게 되더라구요. 이번 겨울에는 입학사정관 관련 연수 딱 2곳만 다녀왔어요.

희망찬샘 2013-02-12 18:07   좋아요 0 | URL
저도 원격연수 좋아합니다.

수퍼남매맘 2013-02-12 14: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의래 선생님 성함은 들어본 것 같아요.
주변을 돌아보면 초심을 잃지 않으시고, 아니 전보다 더 열정적으로 아이들을 가르치시는 분들이 계시는 것 같아요.
자극 팍팍 받았습니다.

희망찬샘 2013-02-12 18:07   좋아요 0 | URL
강의를 많이 다니시는 분이니까, 강의 들을 기회가 있을 수도 있어요. 기회가 되면 꼭 들으시길 강추합니다.

순오기 2013-02-13 1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생각하는 '아름다운 선생님' 그룹에 희망찬샘도 들어 있어요.^^

희망찬샘 2013-02-13 20:51   좋아요 0 | URL
아니, 이런 황송한 칭찬을요~

은이혁이 2013-02-13 1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생님들의 열정이 정말 대단하십니다~^^
더불어 좋은 내용과 좋은 책들 소개받아 감사하네요~
또 가지고 있으면서 읽지 못한 책들이 있어 반갑기도 하고 반성도 해봅니다~

희망찬샘 2013-02-13 20:52   좋아요 0 | URL
배움의 끝이 없네요.

처음처럼 2013-02-15 2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생님도 '아름다운 선생님'이다에 한표입니다^^
 

학교는 바쁘다.

새 학년이 시작하는 3월이 바쁘고 (요즘은 이를 준비하는 2월 중순, 발령 이후, 학반 배정부터 바쁘긴 하지만...), 학년을 마무리 하는 2월이 특히 바쁘다. 게다가 6학년은 졸업까지 겹쳐 더욱 바쁘다.

이 바쁜 때에 나는 정신없는 일을 한 가지 벌렸다. 나 혼자 벌린 것이 아니라, 옆반을 쑤시기까지.

그건, 바로바로 문집 만들기.

계획은 방학 때 완성하는 거였는데, 성적처리도 겨우겨우 한 지라, 방학 때는 손도 대지 못했다.

등 안 붙이고 자려는 찬이 때문에 알라를 등에 업고 타자를 쳤던 기억까지 가지고 있는 이 일은 횟수로 12년째를 접어들고 있다. 희망이 낳고 2학기부터 맡았던 아이들에게도 해 주었으니, 내가 생각해도 참 대단하다.

할 때마다 드는 생각은 내년에는 절대 안 해야지~ 하는 거다.

그런데, 아이들의 일기를 검사하다가 좋은 글을 만나면, 이걸 그냥 버리기가 너무 아까워, 또 시작을 하는 거다. 정말 묘한 중독증세다.

책 만든다고, 지금 아이들 4학년 때 맡았을 때는 다음 해 5월이 되어서야 문집을 완성해 줄 수 있었고,
어떤 해에는 열심히 만든 문집에 막 낙서를 해 대서 빼앗아서 돌려 준다는 것이, 까먹고 챙겨 와 버려서 그 아이에게 주지 못한 것이 내내 미안하고 (룡*야, 문집 찾아가라~)
어떤 해에는 일러스트레이터가 꿈인 한 소녀가 그림을 그려줘서 너무 감사했고,
또 어떤 해는 2학년 꼬맹이가 열심히 타자를 쳐 주어 무척 도움이 되기도 했다. 

처음에는 문집 만드는 돈을 아이들에게 부담 시켰는데, 요즘은 쿨하게 내가 부담한다.
내 돈 쓰고, 내 시간 쓰고, 정말 뭐지?

이 문집 만드느라 수험생마냥 잠을 못 잤다.
새벽 5시에도 일어나고, 새벽 4시에도 일어났다.
몸이 슬슬 아프기 시작했고, 아무도 안 시킨 일을 하는 내가 비정상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어느 학교에는 문집 만드는 비용이 학교 예산에 포함되어 있다고 하는데, 잠시 부러워했다가 자발적이 아닌 문집 만들기는 전혀 즐거운 일이 아니겠다는 생각에 그것도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니겠다는 생각도 들긴 했다.

옆 반 부장님은 아이들 작품을 표지로 하고, 그걸 칼라로 만들어 주기로 햇다고 약속하셨다 해서, 앞뒤표지값만 6만원 든다고 하시길래, 그럴 필요 절대 없다고 겨우겨우 뜯어 말렸다. 아이들이 문집 받고 투덜투덜 하면 어쩌냐고 걱정하시길래, 그런 개념없는 아이들 쳐다 보지도 마시라고 했다.

사실 문집 준비하면서 맘도 많이 상한다.

좋은 글이 많은 아이들은 걱정없지만, 아무리 살펴도 글이 없는 아이들은 문제다. 매월 내 주는 학급홈에 일기 옮겨쓰기도 하지 않았고, 일기장을 내면 대신 쳐 주겠다 해도 일기장 잃어 버려서 없다 그러고... 편집 막바지에 글이 없는 것을 발견하고, 아침 일찍 일기장 좀 챙겨 오라고 학교 출발하기 전 시간에 전화 했더니 잠 자는데 깨웠다고 투정이다. "야, 이녀석아. 아무 것도 안 하고 급기야 이 아이 일기장 들고 오지 않고 학교 오면 오늘 완성 어렵다는 생각에 신경써서 시간까지 따져 전화하느라 머리 아팠을 선생님께 죄송한 줄 알아라." 하고 말았다. 그래도 살짝 미안해는 하길래 용서 해 주었다.

후배는 아무래도 도저히 완성 못 하겠다고, 중학교 가서 스승의 날 찾아오면 그 때 주던지 해야겠다고 이야기 한다. 아이들 보고, 너희들이 글을 안 내니까 일이 완성이 안 된다고, 이 다음에 받으라 하니 아이 하는 말 "선생님 우리 주소 다 알잖아요. 우리 집 우편함에 좀 꽂아 두세요."하더란다. 화가 나서 "그럼 너는 문집 값 내라."하면서 씁쓸했다는...

몇 년 전만 해도 6학년 졸업시키면 교실 청소 해 주겠다고 찾아오고, 교실 짐 옮겨준다고 자발적으로 찾아 왔는데, 이제는 그런 것을 기대하기도 힘든 시절이 되어 버렸다.

받는 것에만 익숙한 이 아이들 보면서, 무작정 퍼 주는 것이 참 씁쓸할 때가 많아, 내가 너희를 위해 이렇게 하고 있는데, 너희의 태도는 뭐냐고 자꾸 말하게 되는데... 이러면서 나도 나이 들어 잔소리가 느나 보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마음을 내려 놓아야해. 하면서도 쉽지 않다. 그래도 개념 어린이들은 이 마음 잘 이해할 거야~ 하며 위로한다.

문집 한 거 자랑할려고 시작했는데, 이야기의 결말은 푸념으로 끝나 버리고 말았네.
문집 제본 맡기러 가면서 지인의 차를 얻어 타려고 기다리던 중 땅바닥에 자료 놓고 찰칵 한 방 박았다.

금요일까지 가지고 와야 해 주신다 해서 부랴부랴 하느라, 선생님 글도 못 넣었고, 페이지도 손으로 적었고, 머리말 꼬리말도 예전처럼 달지 못했고, 글의 차례도 싣지 못했다. 라벨지에 출력해서 붙여줘야 할 듯하다.

문집이 제 때만 나와 주면 롤링 페이퍼까지 해서 졸업식 날 줄 생각인데, 가능할지 모르겠다.
어쨌든 마음을 짓누르던 일 하나 마무리 해서 홀가분하다.
이러는 중에 내 주위의 많은 일들이 밀려 있다.
바쁜 것은 여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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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남매맘 2013-02-09 1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집 만드시느라 알라딘에 뜸하셨군요.
졸업 준비에 문집 만들기에 진짜 몸이 아프실만도 합니다.
문집 나오면 사진 올려주세요.
저도 고학년 맡으면 문집 만들었는데 저학년 데리고는 못하겠더라고요.

희망찬샘 2013-02-11 07:21   좋아요 0 | URL
시간이 딸려 페이지, 머리말, 꼬리말, 차례도 못 넣어 버렸어요. 페이지는 들어갈 것이 제대로 들어갔을지도 모르겠고... 아쉬움 투성이지만, 그래도 대견한 일을 해 냈어요.

처음처럼 2013-02-15 2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생님의 노고가 헛되지 않고 시간이 흘러 먼 훗날 아이들에게 소중한 선물로, 소장 목록이 되어 있지 않을까요^^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러 가는 길.

희망이가 캠프를 간 뒤라, 찬이 혼자 집에 두기 뭣해서 학원을 하나 빼고 달고 나갔다.

나가는 중에, 공문 처리할 일이 있어 여기저기 전화 하느라 흥분을 좀 했는데...

지하철을 내려 환승을 하려고 보니 손가방의 지퍼가 열려 있었다. 뭔가 가벼운 느낌, 이건 뭐지?

악, 내 지갑?!

놀라서 카드 정지부터 시키자 생각하고 전화를 거니 지하라 그런지, 걸리다 말고 걸리다 말고...

계단을 오르며 전화를 거는데 무슨 놈의 ARS가 이리도 긴지... 마음은 급한데, 상담원 연결도 안 되고...

계단을 다 오르니 마침 부산은행이 보여서 달려가 직불카드와 신용카드 정지를 시키고, 나머지 카드도 정지를 시켰다.

정신을 수습하고 보니, 수중에 돈도 한 푼 없고, 집에 어떻게 돌아가나 막막!

찬이가 택시 타고 가자 하는 걸 무시하고, 하철이를 이용했건만 하철이는 나를 배신했다. 엉엉.

친구가 택시 타고 오면 택시비를 내 주겠다고 해서 일단 점심 먹으러 갔는데...

내 하소연을 늘어놓느라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이랑 이야기도 어케 했는지...

아, 신분증은 어떻게 하나? 다시 하러 가야하니 귀찮겠구나. 생각하면서 며칠을 보냈는데...

집에서 신분증이 하나씩 나오더라.

지갑을 작은 걸로 바꾸면서 주민등록증은 큰 지갑에 놔두고 운전면허증만 작은 지갑으로 옮겼던 것.

큰 지갑에서 주민등록증 찾았다.

며칠 전, 자동차 보험건으로 운전면허증을 스캔해서 보내느라 작은 지갑에 넣어 둔 운전면허증도 복합기 안에 넣어 두었던 것.

정지한 카드 재발급 받느라 은행 출동 한 번 했고, 카드 다시 신청하는 일은 귀찮지만,

신분증 분실하지 않은 것만도 천만다행!!!

이 나이에 두 가지 일은 금물. 내 인생 처음 당한 쓰리였다.ㅜㅜ

찬이 왈, 엄마가 잘못해서 흘렸을 거예요. 내가 엄마 옆에 꼭 붙어 있었는데, 어떻게 지갑을 빼 갈 수 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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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3-01-11 1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윽~~~~ 지하철에 소매치기가 있군요.ㅜ
나는 그런 일 여러번 겪었어요. 심지어 학교에서도...
찬이의 믿음에 배반하지 않는 사회로 진화하기를 기원합니다.^^

2013-01-15 00: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1-15 17: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동서가 아침에 아이들 크리스마스 선물을 못 샀다고 문화상품권을 들고 우리집으로 왔다.

같이 늦은 아침을 먹고, 서점 구경을 가자고 해서 신세계 교보 문고 가는 길에 영화도 같이 보자고 했다.

보통은 아이들이 보는 만화 영화를 어른들이 따라 보는데, 동서 보고도 만화 영화 보라 하기 그랬다. 동서는 괜찮다 했지만.

이번에는 우리 아이들도 좀 컸으니 좀 다른 영화를 봐도 괜찮을 것 같았다.

그래서 정보도 없이 요즘 이 영화 괜찮다더라~ 하며 한 편의 영화를 골랐다.

사람들의 평도 좋았고, 예술성도 높다하니... 그리고 12세 관람가니까, 보호자 동반 하에 우리 아이들이 보는 것도 무리는 없을 것 같았다. 그래도 혹시나 싶어서 매표소 아가씨에게 물었다. "이 꼬맹이들도 봐도 될까요?" 하고 말이다.

그렇게 해서 4인 티켓을 끊었다.

아, 그리고 7층에서 표를 끊었는데, 8층에 상영관이 있다고 해서, 8층 찾아 헤매다가 백화점 길로 들어서서 다시 돌아와서 올라가고 하느라, 영화 시간에 늦어 버렸다.

우리가 1시간 전에 표를 끊어서 정말 좋은 자리 잡았는데, 늦게 들어가는 바람에 다른 사람들이 다 앉아 있어서 그냥 앞 자리 빈 곳에 앉자 했다.

희망양 자기는 어지러워서 앞에서 절대로 못 본다 해서 그럼 넌 뒤로 가서 봐라 해서 혼자 뒤로 갔다.

영화관은 팝콘 먹는 재미에 오는 찬군. 열심히 먹으면서 화면에 눈화살을 쏜다.

그런데 한참을 보는데...

대사들이 민망해지기 시작했다. 아무렇지도 않을 대사가 꼬맹이들이 있어서 민망한 대사가 되어 버린 거다.

동서랑 둘이서... 좀 그렇지 않나? 우리 나갈까? 했다.

찬이는 왜 나가요? 하다가 그럼 나가요. 사실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어요. 했다. 고마운 찬이.

그리고 저 뒤로 올라 가 있는 희망이 찾아서 더듬더듬 다시 계단을 내려왔다.

사람들이 뒤에서 영화 감상하다가 그랬겠다. 저 아줌마 뭐냐고? ㅜㅜ

이 영화 12세 관람가는 아닌 것 같다. ㅜㅜ

남편 꼬셔서 심야영화라도 보러 가야겠다.

아, 아까운 내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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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2-12-28 0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욱 읽다가 막 웃었어요. 고생하셨는데 전 웃고ㅎㅎ 죄송해요. ㅋㅋ 이 영화는 희망이랑 찬이는 쫌 ㅜㅜ

희망찬샘 2012-12-28 14:02   좋아요 0 | URL
저도 재미있었어요. 정보가 부족했어요. 정보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더 느낍니다. 그래도 등급은 좀 조정되어야 할 영화네요.

2012-12-28 13: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2-28 14: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BRINY 2012-12-28 17: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무슨 영화인가 했어요. 생각해보니 초등학생들에겐 좀 그렇겠네요.

희망찬샘 2012-12-29 05:55   좋아요 0 | URL
글쵸~ 많은 분들이 좋은 영화라 하셔서 그런가 보다만 생각했지... ㅜㅜ

순오기 2012-12-28 2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 상영 등급 매기는 사람들이 영화는 보고서 매기는지 의심이 피어나요.ㅠ
나중에 어른들끼리 다시 보셔요, 이 영화는 두 번 봐도 좋을 거 같아요.^^

희망찬샘은 올해도 제 서재 댓글 달아주신 Top3가 되셨네요.
고맙습니다~ 복 받으시어요!^^

희망찬샘 2012-12-29 08:57   좋아요 0 | URL
나와서 좀 따지기라도 할 걸, 너무 놀라서 따지지도 못했네요. 아이들이 봐도 괜찮겠냐고 분명 물어보기까지 했는데... ㅜㅜ
오우~ 북적북적 손님 많은 순오기님 서재에서 제가 놀라운 성적을 냈는걸요. 좋은 글 많이 써 주신 덕분이지요. 제가 감사합니다. ^^
살펴보니, 제 서재 댓글 2위시네요. 빚갚아야겠어요.
작년에 제가 댓글 덕분에 순오기님께 책 선물 받았거든요.
제일 읽고 싶으신 2013년용 책 선물 하나 쏩니다.
제목만 말씀해 주세요.
나머지 자료는 다 가지고 있어요. ^^
이 댓글 안 보심 손핸데...

순오기 2012-12-29 14:49   좋아요 0 | URL
아이들이 봐도 괜찮겠다는 기준도 각자 다를테니까 따져봤자 본전 찾기 어려웠을 듯...
제가 님 서재에서 2위 했군요~ 아마도 1위는 수퍼남매맘님?
2013년을 열어줄 첫선물~~~~~~~두구두구구~~~~~~~ 손해 안날려고 댓글을 봐버렸어요.ㅋㅋ

BRINY 2012-12-31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온스타일 채널에서 레미제라블25주년 갈라콘서트 실황 보여주던데, 그거 15세 이상이었어요. 노래 가사가 애들 듣기엔 좀 적나라한 부분이 있더라구요^^;; 하지만, 마지막엔 감동, 감동이었어요.

희망찬샘 2013-01-02 16:49   좋아요 0 | URL
늑대소년이 15세 등급인데, 전혀 이상한 장면 없었거든요. 이 영화 등급 조정 필요해요. 정말이지. 15세 관람가였다면, 우리 아이들 데리고 들어가지도 않았을 건데... ㅜㅜ

은이혁이 2013-01-02 14: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선생님~~ 저희도 아이들이랑 보다가 딱 그부분에서 대략난감이었어요~~등에서 진땀이 나더라구요~
그 뒤에는 정말 좋았답니다~~^^ 12세 보다는 15세 였다면 어느정도 각오를 하고 봤을것 같아요~ 그래도 저희 큰아이는 늑대소년보다 훨씬 짱 재밌었다고 합니다~^^;;

희망찬샘 2013-01-02 16:48   좋아요 0 | URL
뒤에는 괜찮을 거야~ 하고 생각했지만, 정말 그 뒤를 예상할 수 없기에 과감히 나왔습니다. 아직도 못 보러 갔어요. 희망양 자기들을 재우고 가라는데, 요녀석들이 잠을 자 주어야 말이지요. 제일 큰 상영관에서 하던데... 웅장!!! 새해의 목표입니다. 이 영화 보는 거.
 

 

 

이 그림에 아이들이 빠졌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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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12-12-18 2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부지방에 비하면 약과네요^^ 하지만, 부산에서 눈이 쌓일 정도로 왔다는 건 대단한 일이겠지요!

희망찬샘 2012-12-19 11:09   좋아요 0 | URL
5교시 수업 후 눈이 많이 와서 6교시 수업은 하지 않고 하교 지도 하라 했는데, 아이들이 하교하는 순간 펑펑 내리던 눈이 그쳐버렸지요. 아이들 강아지 마냥 좋아하면서 뛰어놀았습니다. 이 적은 양의 눈만으로도 행복 가득한 아이들. 부산에서는 정말 눈 구경이 어렵거든요.